따뜻한 손 한번 잡아 드린 적 없어 죄송함 뿐<BR>“더 큰 책임감과 자부심으로 복무 잘할게요”
아버지, 어머니! 별일 없으신지요? 아들 욱진 입니다. 아들이 오랜만에 쓰는 편지를 읽고 흐뭇해하실 모습을 상상하니 저 또한 흐뭇해집니다.
지난해 12월 26일, 함께 집을 나서 입대하던 날. 아들 앞에서 애써 눈물을 참던 부모님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해 가슴 뭉클한데, 벌써 입대 한지 두 달이 지나 석 달째를 맞고 있습니다.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14년 2월 6일 울릉경비대로 전입한지 갓 한 달이 조금 넘은 현재 막내로서의 역할을 잘하고 있는 건지, 혹여나 실수를 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등 여러 가지 부분을 생각하며 본분에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제가 처음 어머니께 독도경비대에 지원한다고 말씀 드렸을 때 `독도`라는 말을 들으며 약간은 걱정하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더 `독도`는 어떤지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최동단 독도. 독도는 생각보다 크고 아름다운 섬인 것 같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우려하는 변화무쌍한 날씨, 거센 파도와 바람, 드문 인적 등도 있지만 늘 우리를 반겨주는 괭이갈매기들과 독도의 수호견 `서도`와 `천사`, 햇살을 머금은 넓고 깨끗한 동해바다, 해질 무렵 보이는 노을의 평온함과 석양의 뜨거움까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아름다운 모습을 저 혼자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아쉬움마저 남습니다. 무뚝뚝한 아들이 평소에 사랑한다는 말도 한번 제대로 해본 적 없고, 손 한번 따뜻하게 잡아 드린 적 없는 것 같아 죄송스럽고 후회가 되는 요즈음입니다.
아버지, 어머니! 군생활 전체를 볼 때 이제 한 걸음 내딛는 이 시점에, 더 많이 배우고 익혀서 더 큰 걸음 내디딜 수 있는 그런 아들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독도경비대원으로서 더 큰 책임감과 자부심, 사명감으로 복무에 충실하는 자랑스러운 아들 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