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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경비대 청룡소대 원용재 이경

등록일 2013-09-02 00:17 게재일 2013-09-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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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선 귀한 음식 삼겹살로 행복한 시간<bR>  단체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에 긴장하기도

아침부터 내리는 빗소리에 깨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비가 왔지만, 대원들은 울릉도에서 들어오는 여객선 접안지 근무를 나가고 나는 오전 10~12시 등대 관측근무 준비를 하는데, 다행히 비가 그쳤다. 비가 온 뒤여서 바람이 차가웠지만, 독도를 지키겠다는 열정으로 추위를 날려버렸다.

오늘은 일요일(8월25일)이다. 하지만, 독도에서는 주말이 따로 없이 1주일 내내 근무를 서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등대로 가서 근무를 섰다. 근무하러 갈 때마다 요즘 발전시설을 교체하는 아저씨들과 웃으며 인사를 한다.

오늘 메뉴는 삼겹살! 육지에선 흔히 먹을 수 있는 삼겹살이지만, 섬에서는 특히 독도에서는 아주 귀한 음식이다. 오랜만에 대원들이 다 같이 모여서 삼겹살을 구워먹고,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다.

간만에 회식이라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이 찔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대원들과 더욱더 가까워질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다.

오늘 특이사항으로 발전기교체를 위해 물과 전기를 아껴야 한다는 것이다. 독도에서는 물과 전기가 매우 귀하고, 다른 대원들을 위해서 물과 전기를 최대한 아껴야겠다고 다짐했다.

3일 만에 울릉도에서 들어오는 독도 여객선 접안지로 내려갔다. 하지만, 오늘 임무는 계단 관측근무. 계단 앞에서 무장한 채, 허가받지 않은 관광객들이 계단을 오르는 것을 막는 역할이다.

오랜만에 관광객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는데 약간의 실망감이 들었지만, 평소처럼 복장을 착용하고 근무에 임했다. 오전의 여객선은 외국인들이 단체로 와서 신기하기도 하고 말을 걸까 무섭기도 했지만, 다행히도 다들 한국말을 할 줄 알아 부담이 덜했다.

관광객들은 우리에게 수고한다며 격려의 말과 함께 손에 조그마한 과자를 쥐어주시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분도 있어 뿌듯함을 느낀다. 독도! 이름만 들어도 울컥하는 독도. 이러한 독도를 나는 오늘도 이 한 몸바쳐 지키고 또 지킨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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