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독도경비대 백호소대 김도한 상경

등록일 2013-05-20 00:10 게재일 2013-05-20 2면
스크랩버튼
독도서 보내온 편지 ⑼ <br>친할머니처럼 두 손에다 쥐어주신 사탕<Br>그 깊고 따뜻한 마음에 힘이 절로 납니다

“충성, 신고합니다. 이경 김도한은 2012년 5월 10일부로 독도경비대 전입을 명받았습니다”

이렇게 전입신고를 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전입한지 1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입대까지 합치면 1년이 넘었지만 독도경비대에게서의 생활은 이제 딱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지금 제 가슴에 새겨진 이름 석 자와 오른쪽 어깨에 독도경비대라는 마크가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한편으론 무거운 책임감도 느낍니다. 이 영광스러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저는 긍지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이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동해의 끝, 한반도의 아침을 여는 곳, 또 다른 최전방이 독도입니다. 대한민국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독도경비대는 그 국경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얼떨떨 하기도 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이제야 `진정한` 독도경비대원이 된 느낌입니다.

최근 근무 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평소와 같이 접안지 근무 중이었는데 뱃멀미에 지친 80대 정도의 할머님께서 저에게 다가오셨습니다. 그리고는 제 손에 `사탕`을 쥐여주셨습니다. 수고한다고 말하면서…. 그리고 손자 같은 마음이 든다고 했습니다.

근무 중에는 관광객 분들께 어떤 것이든 받으면 안 되는 걸로 되어 있지만 저 역시 친할머님이 생각나 별것도 아닌 사탕. 아니 소중한 `사탕`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할머님은 그렇게 제 손을 꼭 잡고 의지하신 채 꽤 오래도록 서 계셨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할머니의 눈가에는 눈물이 촉촉했더랬습니다. 저는 그 눈물을 독도에 올라 감격스러움과 손자 같은 아들들을 이곳에 두고 가야 한다는 안타까움이 혼재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뱃멀미에 한 번 울고온 할머니의 그 애틋한 정….

그것이 우리에겐 힘이 됩니다. 그리고 독도경비대원들은 늘 새롭게 다짐합니다. 두 눈을 부릅뜨고, 그 어떤 세력도 독도 야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요. 우린 요즘 독도에서 박근혜 대통령께서 주창하는 국민행복시대에 한 톨이라도 보태려 노력하고 있기도 합니다.

어떤 강한 남자라 할지라도 듣는 것만으로 가슴이 미어지고 약해지는 것이 `가족`입니다. 이는 제가 독도에서 시간을 버티는 힘의 원천이자 안식처입니다. 멋진 `사람`이 되어서 돌아가겠습니다. 멋진 `남자`가 되어서 돌아가겠습니다. 멋진 `김도한`이 되어서 돌아가겠습니다.

그리고 사회 나가서 멋있게 살겠습니다.

24시간 해안경계, 오늘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아들은 날카로운 바닷바람도 마다한 채 근무에 나섭니다. 충성.

독도서 보내온 편지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