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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경비대 청룡지역대 한성준 상경

등록일 2013-08-26 00:22 게재일 2013-08-2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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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서 보내온 편지<BR> TV 주인공된 삽살개에 샘솟는 무한애정<BR>  전화와 업무 넘쳐도 상황실근무 늘 즐거워

지난 12일(월요일)은 두 달여간 수고를 해준 앞 소대와 근무교대가 있었다. 선발대로 지난 9일 들어와 잠시나마 함께 근무를 하고, 이야기를 하며 어려움과 외로움들 속에서 든든히 독도를 지켜준 그들이 고마웠다.

독도에 입도하고 다음날 나에게 큰 비보가 전해졌다. 불과 이틀전까지만해도 제대하면 꼭 같이 학교축제의 노래대회에 나가자고 연락을 주고받았던 친한 후배가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것. 한동안 이를 받아들이질 못했고, 독도라는 너무 먼 곳에 있어 마지막 모습을 지켜봐줄 수 없다는 죄책감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오늘 하루만 눈물 흘리고 다시 `정말 멋있다`,`부럽다`며 항상 치켜 세워준 멋진 독도경비대의 모습으로 돌아가 하늘나라에서 지켜보고 있을 동생에게 떳떳해지자는 다짐을 했다.

지난 22일 목요일 `SBS 동물농장`에서 삽살개 촬영을 위해 방문했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간혹 접안지에서 관광객 분들이 묻곤 했다. 독도에 있다는 삽살개가 어디에 있는지, 접안지에 데려오면 안 되는지. 같이 살아서 익숙해서 평소엔 `얘가 밖에선 그렇게 유명한가….` 싶었는데, 이처럼 방송촬영까지 하게 된걸 보았을 땐 독도경비대가 밀린 기분에 부러움과 질투도 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조연`으로 같이 촬영하고 TV에까지 나가게 되자 무척이나 예뻐 보였다. 앞으로 우리 보물단지 녀석! 명성에 해 끼치지 않도록 자주 목욕시켜야겠다.

독도에 온 후, 근무가 끝나면 내무반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는 대부분의 대원들과 다르게 나는 자는 시간 외에 거의 모든 시간을 상황실에서 보내곤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에게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다름 아닌 `지박령`. 본래 뜻은 죽은 귀신이 자신이 살던 곳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 그 곳을 떠돈다는 뜻인데 언제나 상황실에 앉아있어 신기하다는 이유로 대원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소대 행정업무 및 독도 상황실업무`라는 보직을 갖고 있는 것보다도 상황실에 있으면 편안해서일까. 항시 많은 전화와 업무가 넘치는 독도경비대 상황실이지만 그래도 나는 즐겁다. 낮과 밤의 경계가 사라진 생활을 하고, 바쁜 업무로 시간이 흐르는 것조차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로 독도 근무의 초반을 복기할 수 있게 됐다.

우리 땅 독도를 지키는 멋진 사나이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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