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서 보내온 편지 ⒁ 독도여! 올 겨울에 다시 만나자
이제 아침이 밝으면 두 달여 동안 정들었던 독도를 떠난다. 대원들과 함께 울릉도에 있는 울릉경비대로 돌아간다. 독도에 입도 할 때는 신임대원들이 많아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훌륭한 지휘요원들과 대원들의 헌신 노고 덕분에 아무런 사고 없이 임무를 완수하고 복귀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동안의 독도 접안 지 모습이 눈에 선하다. 울릉도를 출발해 독도에 들어오는 많은 탐방객의 애국심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불편한 몸으로 휠체어, 유모차, 지팡이에 의지해 독도 땅을 밟고 감격해 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 갈매기 배설물이 쌓여 있어도 엎드려 절을 하며 뽀뽀하는 아저씨, 어린 고사리 손에 태극기를 흔들며“독도는 우리 땅!”이라 외치는 어린 새싹, 너무나 감격스럽고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세계 각국에서 참가, 독도에서 출발하는 코리아컵 국제 요트대회 제2구간 레이스를 보면서 독도가 세계 속의 섬, 대한민국 섬임이 다시 한 번 더 입증됐고, 고사리 손에서 80세가 넘은 노인들까지 독도 사랑하는 뭉클한 마음을 느끼면서 독도를 경비하게 됨을 감사하게 생각했다.
지금까지 7만 3천 명의 독도 방문객을 맞이하며 30분간의 짧디 짧은 만남의 기쁨과, 이어진 안타까운 이별의 순간들…“안녕 하세요.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워요, 안녕히 가세요.” 기상악화로 그 먼 길 뱃멀미에 시달리며 찾아왔건만 접안도 못하고,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고 회항하는 안타까운 모습도 눈에 선하다,
이 모두가 거룩한 우리 땅! 독도를 사랑하고 지키고자 하는 열망, 대한민국 국민의 애국심이라는 것을 가슴깊이 느꼈다. 어제 접안 지에서 독도의 신에게 큰 절로 고사를 올리고, 경찰관으로 점지해 주신 것에 대한 고마움과 신의 보살핌으로 무사히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리고, 우리 독도 무사안녕과 영원을 빌며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다음에 독도에 들어올 때는 눈보라가 치는 엄동설한이 될 것 같다. 눈보라, 폭풍 치는 등 근무 환경이 악조건일수록 독도의 소중함을 더욱 간절하게 느낄 것이다.
나와 함께한 백호지역대 대원들의 노고와 헌신에 다시 한 번 감사 드리며, 독도여! 건강한 모습으로 올 겨울에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