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서 보내온 편지<BR>관광객들 격려 박수와 고마움의 눈빛<BR>값진 경험들 하나하나가 자양분 될 것
내가 독도 경비대로 지원한다고 부모님께 처음 말씀드렸을 때 위험하고 외롭고 집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며 막내인 저를 걱정하시면서 매우 반대 했다.
그래서 저도 그만 포기하고 다른 친구들처럼 육군으로 지원하려고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찰나, 내가 왜 독도 경비대를 지원하려 했었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또다시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다시 부모님을 설득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독도경비대로 뽑혀 독도로 가기 하루 전날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다. 부모님께서 걱정하고 계실 거란 저의 생각과는 달리 아버지의 목소리는 힘차고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아들아 나는 네가 너무나 자랑스럽구나” 저희 아버지께서는 아직도 지인 분들에게 항상 자랑을 한다. 우리 아들이 우리나라 동쪽 끝 독도를 지키는 독도경비대라고. 저는 아버지 어머니의 막내아들이다.
휴가 중에도 무뚝뚝하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한 아들이 이렇게 글로 마음을 전하게 돼 항상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훈련소에서 애써 눈물 참으시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벌써 1년 4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항상 덜렁대고 부족한 아들이었지만 군 생활 하는 동안 많이 성숙해지고 단단해졌다. 막내아들이라서 항상 걱정하시고 노심초사하시는 그 마음 잘 알고 있다.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완벽한 남자가 돼서 전역하겠다.
오늘은 오랫동안 정든 선임 분들을 떠나보내는 전역식이 있었다.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런지 더 애틋하고 각별한 우리들의 우정이 저희를 울보로 만들었다.
전역하는 선임 분들에게 좋은 것이라도 해드리고 싶지만, 저희가 여기서 해줄 수 있는 것은 소중한 마음을 담은 롤링페이퍼 한 장과, 기타와 함께 진심으로 부르는 노래뿐이다.
하지만, 전역하시는 선임들도 알 것이다. 우리가 지금 느끼는 감정은 그 선임의 선임을 떠나보낼 때 느꼈을 감정 그대로였을 테니까. 집으로 가는 선임들을 태우고 울릉도로 향하는 배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저희는 손을 흔들며 마음속에 얼굴을 새긴다.
한 사람 한 사람 떠날 때마다 느낀 섭섭하고 소중한 감정,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처음 독도에서 생활할 때에 느낀 설렘과 기대감이 이젠 아쉬움과 그리움으로 변했다.
나는 이 아쉬운 마음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울릉도에서 들어오는 여객선을 맞이하며 관광객들에게 간신히 환한 미소로 먼 곳까지 와 주신데 대한 감사의 보답을 해드린다.
내가 이제까지 누군가에게 이렇게 많은 박수를 받은 것도 처음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악수와 저희를 향한 격려, 그리고 그 관광객 분들의 저희에 대한 고마움의 눈빛 속에 담겨 있는 마음을 악수를 통해 느꼈을 때의 벅찬 가슴, 이 모든 감정들은 내가 독도 경비대를 잘 선택했다고 수백번 확신하고 다짐하게 했다.
이 작은 섬, 독도에서의 값진 경험은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고, 훗날 나에겐 커다란 자양분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제 왼쪽 가슴에 항상 독도경비대라는 자부심을 품고 근무하고 있다. 온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독도를 지키겠다.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