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쓰레기처리, 만만찮은 고된 작업<br> 신속·근면함으로 독도 청정화 힘모아
오늘은 쓰레기를 처리하는 날이다. 보통 사람들은 독도를 떠올린다면 아름다운 괭이갈매기들이 푸른 하늘을 날아다니는 무인도를 상상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만은 않다.
괭이갈매기들이 하늘을 날면서 단체로 실례(?)를 저지르면 독도경비대 기동복이 괭이갈매기의 변에 뒤덮이기도 하고 동도의 독도경비대 건물과 서도의 주민가옥도 온통 변으로 널려있다.
더욱이 여름이면 관광객이 하루에도 수백여명이 오기 때문에 독도가 무인도라는 말은 사실상 옛말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이러한 이유로 독도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작업은 보통 상식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 고된 작업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쓰레기를 분리수거한 상태로 모아두었다가 주기적으로 쓰레기 처리용 선박에 싣는다. 하루에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과정이 길어서 쓰레기 처리를 하는 날이면 모두가 심한 악취에 시달린다. 내가 속한 독도경비대 청룡지역대는 쓰레기 처리과정때는 전 대원이 힘을 합쳐 신속하게 해치운다. 인력으로 선착장까지 내리는 일도 있다. 수직 높이만 어림잡아도 약 90m를 오가는 작업인데 수평 이동거리까지도 만만찮다.
독도는 청정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쓰레기 처리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평소에는 솔직히 귀찮을 법한 담배꽁초를 줍기도 이곳 독도에 오면 누가 안 시켜도 하게 될 정도로 독도 청정화에 힘을 쏟는다.
쓰레기를 운반하는 과정에서 봉지가 터져서 곤란할 때도 있다. 쓰레기를 다시 담는 것도 고된 일이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바람에 날아간 쓰레기가 독도를 더럽힐까봐 걱정이다.
쓰레기 처리를 하면서 선임들의 노련함과 신속함, 근면함은 나에게 큰 본보기가 됐다. 계급이 높다고 떠넘기지 않는 태도가 우리 청룡지역대 선임 대원들의 장점이자 배울 점이라고 생각한다. 날이 습해서 그랬는지 쉬고 있어도 서서히 지치게 되는 하루다. 깔끔해진 독도의 자연을 벗삼아 저 멀리 독도 망망대해에 내린 황혼 끝자락을 바라보며 나는 다시 한 번 다짐한다. 이번에 배운 교훈을 앞으로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