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에 걸친 독도 `이사작전` 귀중한 경험<Br> 생소한 레이더 근무 힘들지만 보람도 커
어머니, 아버지 안녕하십니까? 아들 김관훈입니다.
오랫동안 편지를 쓰지 못하다가 독도에 들어와서야 편지를 올립니다. 독도 입도 전 약 50일간의 훈련을 잘 마치고 이달 1일 독도로 왔습니다. 원래 50일 훈련을 마치면 이사준비로 한 주 정도의 시간을 주는데 이번 경우에는 해상날씨 및 여러 변수로 이사준비를 3일 만에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훈련으로 지친 체력을 회복할 틈도 없이 이사준비를 해야 했기에 힘들었을 텐데 저희 대원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이런 대규모 이사는 처음이었기에 생소한 부분이 많았는데 지휘요원들과 선임들의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가 저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아버지 말씀대로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습니다. 울릉도에서 2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독도에서 저희를 맞아준 청룡소대와 인수인계를 마치고 약 7시간에 걸친 이사를 시작했고 선임·후임 할 것 없이 모두 열심히 참여해 재미있고 즐겁게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 중간에 점심으로 먹은 주먹밥은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취사 대원들이 새벽 3시에 일어나 준비해준 주먹밥이라 그런지 더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사가 끝날 무렵 관측 근무를 서게 됐는데 자연경관이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신비한 광경에 압도돼 있는데 더불어 해가 지면서 연출된 석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군 복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고 감사했습니다. 이사를 마치고 처음으로 맞이한 레이더 근무는 저를 당황케 했습니다. 하지만, 처음 보는 장비에, 용어에, 근무방식은 저에게 새로운 일에 대한 설렘을 가져주었습니다. 이렇게 지금 저는 새로우면서 다양한 일들을 맞이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가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성장해 매 휴가마다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늘 어머니, 아버지가 강조하신 것처럼 받은 도움보다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고, 타인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군 생활을 하며 어머니, 아버지의 바람에 응답할 수 있는 아들로 성장하겠습니다. 많이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