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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선남농협 집하장 증축 부실 우려

불량 순환골제 사용 의혹… 시공업체 “환경업체서 납품 어쩔 수 없어” 【성주】 성주 선남농협 집하장 증축공사 현장에 바닥기초용으로 활용된 순환골재 일부가 이물질이 섞인 불량 순환골재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말썽을 빚고 있다. 이 공사는 선남농협이 시행하고 B 산업개발이 시공, K 건축사무소가 감리를 맡아 선남면 관화리 617-2번지 외 3필지에 집하장(허가용도 창고시설)을 증축하는 것으로 지난 3월28일에 착공, 총사업비 4억 4천만 원을 들여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조합원 L씨(53)는 집하장 토목 기초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특히 바닥기초용으로 활용된 순환골재에 이 물질이 섞인 불량 순환골재가 사용됐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 21일 현장을 확인결과, 이물질량이 1% 이상 섞여 있는 불량 순환골재가 유입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그는 또 바닥기초용으로 사용된 순환골재 내에는 유리, 비닐, 과자 봉지, 폐 타일, 나무 등이 섞여 있었으며 이 중에는 골재가 기준치 크기 이상인 것들도 발견돼 순환골재로 사용이 가능한지 의심이 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그는 이어 순환골재를 깐 후 바닥 다짐도 없이 콘크리트 기초시공를 해 부실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성토재와 보조기층재ㆍ도로기층재 또는 복토재로 재활용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최대직경이 100mm 이하이고 이물질 함유량이 부피기준으로 1% 이하가 되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이처럼 불량 순환골재를 반입하고 있는데도 관리감독을 해야 할 시공사와 관리·감독자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아 관리 부재를 드러냈다.시공사 B 산업개발 관계자는 “인근 D환경업체로부터 순환골재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질 좋은 순환골재가 아닌 것은 사실이지만 환경업체에서 순환골재를 납품하고 있어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농협관계자는 “순환골재를 사용해도 무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손창익기자 sohn6770@kbmaeil.com

2011-05-02

황사 덮쳐 경주 보문단지 등 관광지 썰렁

대구·경북 일부 지역 오늘 오후까지 지속 전망 5월 첫 주말인 1일 최악의 황사가 대구·경북 지역을 뒤덮으면서 주요 유원지 등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강한 바람과 짙은 황사로 이날 포항북부해수욕장에서는 관광객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해수욕장에서 운동하는 시민도 평소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으며, 대부분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리에 나섰다.경주의 보문단지도 황사로 타격을 입었다. 대표적 경주의 명소지만, 황사로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황사가 기승을 부리자 많은 시민이 실내로 발길을 돌렸다.이날 경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경주 세계태권도 선수권대회 개막식`에는 관중 7천여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또 포항 롯데백화점과 영화관 등에 많은 시민이 붐비면서 실외 유원지와는 다른 모습이 연출됐다.이날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은 오전 10시부터 황사주의보가 발효됐으며, 오후 4시 현재 1시간 평균 미세먼지농도는 대구 218㎍/㎥, 안동 277㎍/㎥, 울진 187㎍/㎥를 기록했다.대구기상대 관계자는 “2일 아침까지 짙은 황사가 나타나겠고, 일부 지역은 오후까지 황사가 이어지겠다”며 “노약자나 호흡기질환자는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황사가 기승을 부리자 경북교육청은 1일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황사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학생 건강관리에 신경 쓸 것을 당부했다.도교육청과 지역교육지원청에 비상대책반을 설치 운영할 것과 각급학교에서 위생적인 황사예방 마스크 활용방법 지도와 손 씻기 생활화 등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교육을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 경북교육청은 기상청 홈페이지에 특보사항을 수시로 확인하고 특히 실외 현장학습을 자제하라고 강조했다.도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최악의 황사를 맞아 효율적이고 신속히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창훈·김남희기자

2011-05-02

문(門)

하재영시인문(門)은 하나의 경계를 넘어 다른 세계로 들어서는 곳이다. 문은 지극히 이분법적으로 안과 밖을 구획 짓는 공간이기도 하다. 문이라는 공간을 통해서만 나와 남은 만나게 되고, 그 만남은 자신의 영역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이웃과의 결속을 공고하게 한다. 4월의 달력에는 기독교의 가장 큰 기쁨이라 할 부활절이 있고, 5월 달력에는 불교의 경축일인 석가탄신일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신도를 갖고 있는 기독교와 불교는 한국이라는 공간의 문을 넓히는데 분명히 큰 역할을 했다.우리 역사 속에서 두 종교는 한국의 정치인과 경제인이 하지 못할 일을 해왔음에 어느 누구도 부인 못할 것이다. 특히 소외받는 사람들을 다독거리고 아픈 이웃을 어루만져 주는 일을 놓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잊지 않고 소명으로 이어 간다.이따금 두 종교간의 갈등이 언론을 통해 보도될 때가 있다. 특히 권력과 밀접한 곳에서 파생된 문제는 종교를 벗어나 우리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 때도 있다. 교리에 따른 기도나 행동이라 하더라도 그 행위가 상호간에 충돌로 발생될 때는 아무래도 우려되고 걱정스럽다. 이미 우리는 발칸반도의 코소보를 비롯하며 많은 나라에서 종교 문제로 내분이 발생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어 피비린내 풍겼음을 알고 있지 않은가.종종 일부 종교의 지도자들의 편협한 인식이 상대 종교에 대해 적대적 인식을 심어주는 경우가 있다.작은 예를 하나 들어본다. 몇 년 전이었다. 중고등학교 학생과 단체로 경주 문화 유적을 답사하는데 몇 학생이 불국사에 입장하지 않고 차에 머물겠다는 것이다. 이유를 물어보니 자신은 기독교 신자인데 절은 사탄의 영역이라 들어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동행하던 나로서는 그 학생을 설득할 만한 말을 찾지 못해 머뭇거렸던 적이 있다. 어떤 교리를 배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성인의 나이가 되었을 지금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는지 궁금할 뿐이다. 분명 그 학생이 그런 행동을 하게 된 이유는 종교 지도자들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사소한 문제라며 그냥 넘길 수도 있다. 특히 그런 종교 지도자들일수록 타 종교에 대해 배타적이고 문을 걸어둔다.기독교의 사랑과 용서, 불교의 자비는 지상의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문(門) 없는 용어일 것이다.인터넷 사전에서 자비를 검색해 보면 `자(慈)는 사랑의 마음으로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을 말하는데, 진실한 우정을 뜻한다. 비(悲)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주는 것으로, 공감, 동정, 연민, 함께 슬퍼함 등을 뜻한다. 불교에서는 세계를 대하는 태도로서 지혜를 바탕으로 하는 자비의 정신을 강조하여 인간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와 무생명체에 이르기까지 무차별적인 자비를 베푸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라고 써 있다.분명 이질적 종교지만 가르침의 안을 들여다보면 같다. 종교의 이름도 다르고, 기도 방법도 다르지만 인간을 향한 끝없는 사랑과 자비는 두 종교의 가장 굵은 대들보로서 시공을 초월해 그 종교를 받치고 있다.4월과 5월, 좋은 봄날이 간다. 핍박받고 돌아가신 예수의 부활이 축복의 구원 사업이고, 부활의 기쁨이 온 누리에 퍼지기를 기원하는 그 맘에는 불교의 자비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또한 석가모니 탄신을 봉축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에는 기독교의 이웃 사랑도 담겨 있을 것이다.인간의 구원과 깨달음을 생각하게 하는 두 종교의 대명절을 보내고 맞으며 종교의 문(門)을 생각해 본다. 인간에게 열려 있는 문은 분명 종교간에 닫혀 있는 것이 아니라 활짝 열려 있을 것이다. 그 열린 문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고 인간의 앞날을 기쁨으로 가득 차게 했으면 좋겠다.

2011-04-29

노인의 기쁨

이원락포항장성요양병원장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열심히 추구하는 삶을 우리는 `바람직한 삶`이라고 부른다. 이는 나이와 관계가 없다. 나이를 먹어도 `추구하는 삶`은 새로운 것을 시작하게 해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계속적으로 노력하면 누구나 언제나 사회적 기여가 가능하다. 사람의 일생에서 노년기는 자신을 위한 시간이 충분함으로, 주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혹자는 노년을 자기답게 살아갈 수 있는 시기라고 말하기도 한다. 즉 노인이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노화에 따른 마이너스 이미지만 떠 올리지만, 노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모습은 크게 달라진다. 늙음의 모습은 여러 가지로 다양하다.늙을수록 용기가 줄어들고 두려움이 많아지지만 그래도 `바람직한 삶`을 과감하게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시도를 그 노인은 도전으로 느낄 수 있다. 도전 할 때에는 `기쁨의 기회`보다는 `실패해 낙담`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노인은 `도전해 자기를 개발`하려 애쓴다. 그는 개발과정에서 일어나는 어려움을 극복할 때, 거기서 큰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최선을 하면 이뤄 내지 못한다 해도, 노력한 만큼 가슴 뿌듯하다.가슴 속에 도전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매일을 열심히 사는 것은 언제나 권할 만하다. 자식들을 성장시킨 후 잘 알지 못하는 세계에 뛰어들어 전심전력을 기울려 노력하면 할수록 거기에 쓰인 시간은 자신에게 뿌듯한 만족감과 기쁨을 줄 것이다.도전에는 괴롭고 어려운 것들이 뒤따른다. 이런 것을 시련이라 하며, 시련의 극복이 성패의 관건이 된다. 살아가는 과정에서는 슬프고 어려운 일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가끔 반짝 희망이 빛나는 순간도 보인다. 어려울 때 이 반짝이는 시간을 끄집어 낼 수 있으면, 앞으로 나갈 힘이 솟아오를 것이다. 노인들은 이것을 생활 중에서 매일 실감하고 있다.우리 인생에는 고뇌보다도 훨씬 작은 정도지만 그래도 기쁨이 조금은 준비돼 있다. 우리는 작은 양이라도, 그것을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우리는 어려움 속에서도 기쁨을 찾아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인생이란, 도전해 어려움과 시련을 넘어 설 때, 비로소 큰 힘을 얻어 앞으로 전진한다. 시련을 당하면서 배우는 경험은, 자기 앞에 놓인 인생을 힘차게 살아나가기 위해, 꼭히 겪어야 하는 필요악이다. 노령에도 이런 경험은 필요하다. 노인은 많은 자유 시간을 이용할 수 있으므로, 자기 안에 내재되어 있는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여 개발하는 일에 충분한 시간을 갖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인격을 더욱 다듬을 수 있다.또 자기 개발을 위해서 노인은 봉사활동에도 시간과 힘을 쏟는 방법이 있다. 절망으로 가득해 보여도 도처에 사랑이 필요한 대상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마음을 자기의 것에만 두지 말고, 다른 이의 형편을 고려하는 여유를 가진다면, 기쁨은 점차 크기가 커지게 된다. 그래서 드디어는 산다는 것에 대한 감사까지도 실감할 수 있다. 자기만을 위하는 것 보다, 남을 위해 행동할 때가, 마음속에 훨씬 더 큰 것으로 채워 준다. 남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될 때, 삶에서 행복감은 더욱 넘치게 된다.삶이라는 시간속의 내용은 사는 방식에 따라 크게 다르다. 인생이 얼마 남지 않았을지라도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붓는 때야 말로, 삶의 기쁨을 속속들이 맛보는 시간이 된다. 귀중한 시간 속에 자기를 얼마나 밀도 있게 채우느냐에 따라, 노년 생활의 성패가 갈린다.생산적이고 활기찬 노년을 살고 싶다면, 변화를 받아드리는 긍정적인 마음과 유연성이 필요하다. 변화의 적극적 수용은 얼굴에 상냥한 표정으로 나타난다.

2011-04-29

미국식 슈퍼볼

슈퍼볼이라고 불리우는 미식축구는 우리에겐 생소한 것 같지만 우리나라에 도입된지도 60년이 된다. 승부의 요체는 땅따먹기다. 팀당 11명씩 길이 120야드, 폭 53과 3분의1 야드 그라운드에서 싸움이 시작된다. 선수들은 공격과 수비로 전문화돼 있다. 공격팀은 4번 공격해 10야드(9.14m) 이상 전진하지 못하면 공격권을 놓친다. 매공격을 다운(down)이라고 하며 10야드 이상 전진하면 4번의 공격권을 다시 가진다. 공격 때 선수가 태클을 당해 넘어지거나 볼을 놓치면 볼은 데드(dead), 볼을 든 선수의 무릎이 땅에 닿아도 볼은 데드가 된다. 프로야구 메이저리그(162경기)나 프로야구(82경기)에 비해 훨씬 적은 16경기이다. 슈퍼볼 역시 단판 승부다. 경기 수가 적다는 건 매 경기가 결승전이나 마찬가지란 얘기다. 5천 달러(약 560만 원)가 넘는 입장료를 내고 슈퍼볼을 즐기는 이유는 `짧고 강렬한 축제`를 통해 개척자의 정신을 계승하고 한 판이라 임펙트(impact)가 강렬해 모두가 흥분된다는 것이다. 수 천 가지 작전으로 전개되는 경기로 바둑의 수 싸움 이상으로 치열하고 박력이 있어 짜릿한 쾌감은 직설적이면서 간단명료한 미국인의 특성에 딱 맞는 운동이 바로 미식축구인 것이다. TV 시청자가 6천 만 명이 넘을 만치 광고료가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 군사학교에서는 미식축구로 전술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공격은 크게 런, 패스, 키킹 등 세가지다. 런은 볼을 들고 뛰는 플레이로 전형적인 육군식, 패스는 적진을 향해 달려드는 와이드 리시버(wide-receiver)에게 긴 패스로 연결하는 공군전법, 런과 패스를 혼합해 좌우 사이드로 기습 공격하는 것은 해병대 스타일이 함축된 경기이다. 미식축구는 할리우드 영화와 자주 비교되는 것은 거친 몸싸움과 폭력성에 더욱 매료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국기(國技)인 씨름이 우리의 국민성을 닮은 것과 같은 성격의 스포츠로 보면 잘 이해가 된다. /손경호(수필가)

2011-04-29

청도천 수해 상습지 개선 착공

884억 들여 2013년 완공 【청도】 청도군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청도천 수해상습지 개선 사업이 본격화됐다. 청도군은 28일 청도읍 구미리 현장에서 수해 상습지역인 청도천을 자연친화적인 친수공간으로 조성하는 청도천 수해상습지 개선사업 착공식을 했다.착공식에는 최경환 국회의원과 김관용 경북지사, 이중근 청도군수, 도의원, 군의원 등 주민 500여명이 참석했다.이 사업은 각북면 덕촌리에서 청도읍 유호리 밀양강 합류점까지 총 연장 38.75㎞구간에 사업비 884억원(국비 530억원, 도비 177억원, 군비 177억원)을 투입, 재해예방과 환경친화적인 청도천으로 탈바꿈시킨다.2013년 완공을 목표로 하천정비 7.9㎞, 구미교와 박월교 노후 위험교량 개체, 자전거도로 2.7㎞를 비롯한 풋살장, 배구장, 게이트볼장, 농구장 등 체육시설을 갖춘 친수 공간으로 조성된다.군은 오랜 주민숙원 사업인 청도천 수해상습지 개선사업을 위해 국토해양부와 경북도 등 관련부처를 여러차례 방문, 국·도비 예산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이중근 청도군수는 “하천 정비사업이 재해예방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인 친수공간으로 조성되어 주민 여가생활 및 쉼터로 이용할 수 있어 군민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이승택기자 lst59@kbmaeil.com

2011-04-29

로스앤젤레스 풍경 몇 점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필자의 기억이 맞는다면 2004년도에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를 방문했던 것 같다. 미국 서부의 최고 명문 대학이다. 버클리 대학 캠퍼스는 유서 깊은 장중함을 가지고 있었고 샌프란시스코 자연과 도시 경관도 더할 바 없이 평화로워 보였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때 미국을 드나드는 일은 아주 까다로웠다. 9·11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탓인지 공항 입국 절차는 끔찍할 만큼 거칠었다. 까다롭다는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기다리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공항 담당자들이 입국자들을 다루는 방식은 마치 예비 죄수들을 대하는 것 같았다.이번에는 로스앤젤레스를 통해서 미국으로 들어갔다. 이번 국제비교한국학회 학술대회에서 기조 강연을 해 주신 김우창 선생 말씀에 따르면 미국은 올 때마다 상황이 안 좋아진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따로 불러서 까다롭게 묻는 일을 겪지 않아서 다행이었다고 했다. 필자가 경험한 공항 입국 절차는 지문 검색 같은 것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몇 년 전 경험을 무색케 할 만큼 부드럽고 친절해졌다. 줄을 세우는 사람들의 태도도 눈에 띄게 부드러웠고, 공항 교통 관계를 안내해 주는 여성은 길을 모르는 여행자가 택시를 잡을 수 있는 곳까지 데려가 주는 친절을 베풀었다.USC에서 있었던 국제비교한국학회의 학술대회는 한국학에 뛰어든 젊은 미국 교수들의 존재를 부각시켰다. 2004년과 달리 한국학을 전공하는 젊은 교수들의 한국학 실력이 아주 좋아졌다고 평가할 만했다. 그들의 존재는 미국에서 한국에 대한 새로운 이해자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장차 그들이 경력 갖춘 학자들이 된다면 한국은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더 새롭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었다.미국은 평화로운가. 미국 드라마에서는 매일 같이 사람이 죽고 총격 사건이 벌어지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나다니기조차 힘든 곳일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필자가 몇 년 전 버클리에 갔을 때도 인근 지역인 오클랜드에서 한국 사람이 흑인이 쏜 총에 맞아 죽는 사건이 벌어졌었다. 해지면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흑인 거주 지역에는 절대로 가지 않는 게 좋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본 로스앤젤레스의 밤은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로웠다. 코리안 타운은 북적북적 젊은이들의 즐거움이 있고 낮은 낮대로 차이나타운, 리틀 도쿄, 올베라 거리, 산타모니카 해변 다 아무 일 없었다. 이 모든 풍경들은 미국은 지금 안녕하다는 표시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그러나 지금 미국은 몇 년 전 시작된 미국발 경제 위기의 영향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다. 그것은 무엇보다 주립대학들에 대한 지원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모자라는 돈은 결국 학생들 주머니에서 거둘 수밖에 없다. 명문대학 중 하나인 UCLA의 등록금은 최근 매학기마다 높아져 지금은 한 해 등록금이 한국돈 4천만원에 가까워졌다고 한다. 정확한 액수는 잊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나 캘리포니아의 외부에서 들어오는 학생들이 부담해야 하는 학비가 입을 딱 벌리게 할 정도라는 사실.또 한 가지 인상적인 것은 미국 물가가 한국보다 싸 보인다는 점. 이것은 물질적 풍요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해석해 볼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아 보였다. 다운타운의 비싼 곳들을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미국의 경제 상황이 썩 좋아 보이지만은 않았다. 전반적으로 활력이 떨어져 보였고 비수기라서 그런지 관광객도 적은 편. 오로지 북적이는 곳은 코리안 타운뿐인데, 요즘 한국 경제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코리안 타운이 점점 더 화려해 지고 있다고 했다. 한국의 밤 문화가 역수출된 까닭에 새벽까지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을 찾는 미국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려들기도 한다고 했다. 반면에 다운타운은 우리들이 묵은 호텔 바조차 너무나 한산해 보였다.필자가 그곳에 가 있는 동안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춘다는 소식이 들여왔던 것도 같다. 그러나 미국의 힘은 경제에만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사람들의 여유, 평화, 이런 것들이 사뭇 좋게 느껴진 여행이었다. 미국의 국력은 지금 최전성기를 지나 어떤 하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지 모르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제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2011-04-28

반값 등록금

권석창한국작가회의 경북지회장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은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만큼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대학의 수가 지나치게 많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의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고도 학생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많다. 우리나라에 대학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며 대학을 졸업한 인재가 그렇게 많이 필요한가?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대학 졸업자가 초등학교만 나와도 할 수 있는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이런 현상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낭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교육의 비정상적인 현상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은 대졸자와 대졸자가 아닌 사람들 사이의 임금의 격차가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누구나 많은 임금과 좋은 대우를 받는 일자리를 원한다. 그러기에 온갖 무리를 해서라도 대학에 가려 한다. 정부에서는 수요자의 요구를 충족한다는 시장의 논리를 대학에 적용해여 무분별하게 대학 설립을 인가해 주었다. 대학에 가서 신분 상승의 욕구를 이루려는 사람과 대학을 지어서 이득을 얻으려는 사학 업자들의 욕망이 빚어낸 기형적 현상이다. 이를 통제하교 조절해야 할 국가에 더 큰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대학은 순수한 학문 탐구 기관이다. 그러나 오늘의 대학은 학문탐구의 목적은 사라지고 신분 상승의 계단 정도의 의미로 전락하고 말았다.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대학수학 능력시험을 거쳐야 한다. 대학수학능력 시험에서 수학 능력이 미달하더라도 대학에 갈 수 있는 나라가 우리 대한민국이다. 대학교육의 본질과는 너무나 멀어져 버렸다.누구나 대학에 가려는 현상은 임금 격차의 해소가 없으면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결국 노동 문제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대학을 졸업해서 관리자 편에 있는 노동자의 임금과 생산직에 있는 노동자의 임금 격차는 신분의 서열을 결정지을 정도의 격차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생산직 노동자는 노조활동으로 파업을 하면 고발 당해서 감옥에 가기도 하고 최근에는 이들을 흉악범으로 분류해 유전자 채취를 당하기도 한다고 한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를 쓰고 대학에 가려는 것을 누구도 탓할 수 없을 것이다.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생산직과 관리직의 임금을 같이 하지 않으면 대학의 문제는 결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우리나라의 대학생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등록금을 내고 있다. 경제적 여건을 따진다면 오히려 미국보다 많은 등록금을 낸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등록금 역시 시장의 논리에 따르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도 등록금을 시장의 논리에 맡기는 나라는 없다. 교육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기에 그 부담은 국가가 지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 헌법에도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은 형식적인 조문일 뿐 아무런 효력을 발생하지 못하고 있다.해마다 개나리 필 때 대학생들은 등록금 인하 투쟁을 벌이고 있다. 개나리가 지면 지쳐서 그만둔다. 이런 문제점을 정치하는 분들도 알고 있다. 그래서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은 선거 공약으로 반값 등록금을 제시했다. 그 시점의 등록금에서 반값으로 낮추겠다는 공약이다. 대통령에 당선되고 3년이 지났지만 등록금은 오르기만 했다.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사회가 필요로 하는 대졸자의 수가 계산되어야 하고 그 수효의 인재를 교육할 수 있는 규모로 대학 정원이 조절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대학교육의 교육비를 국가가 담당해야 한다. 대학교육이 무상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당위가 확산 되어야만 대학교육의 개혁 문제, 노동자의 임금 문제 등의 사회문제의 논의의 기틀이 되기 때문이다.

2011-04-28

위덕대, 전지훈련장 `인기`

세계태권도선수권 각국 대표단 훈련 돌입 다음 달 1일부터 경주에서 개최되는 `2011 WTF 경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맞아 경주 위덕대학교 태권도센터가 전 세계 국가대표 선수단의 전지훈련지로 급부상하고 있다.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이집트 선수단(임원 4명·선수 16명 등 총 20명)은 대회 참가국 가운데 가장 먼저 지난 14일 경주에 입성해 여장을 풀고 15일부터 위덕대학교 스포츠센터 태권도훈련장에서 현지 적응훈련과 함께 대회 준비를 위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27일부터는 대한민국 국가대표선수단이 위덕대학교 스포츠센터 태권도훈련장에서 세계선수권대회 메달획득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며 담금질에 들어갔다.또 28일부터 영국국가대표팀 등 각국 선수단이 위덕대학교 스포츠센터 태권도훈련장에 방문해 경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대비한 마지막 전력 점검의 기회로 훈련에 들어갈 계획이다.위덕대학교 스포츠센터 태권도훈련장은 정식규격 경기장 3면을 갖추고 있으며, 유비쿼터스시스템을 장착한 웨이트트레이닝센터와 GX룸, 운동처방센터, 24시간 친환경 온수시스템을 갖춘 샤워시설 등이 완비돼 있다.아울러 국제규격의 인조축구구장과 우레탄 트랙, 풋살구장이 갖춰져 있어 선수들이 다양한 훈련프로그램을 소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위덕대학교는 2009학번부터 태권도전공 신입생을 모집해 지난해 영천 국제 오픈 태권도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올해 전국 대학 개인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특히, 이번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각국 대표팀들과 훈련파트너로 도움을 주면서 학생들의 기량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위덕대학교 사회체육학부장 박진기 교수는 “태권도의 발상지인 경주에서 개최되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참가선수단을 환영하며, 우리나라 국가대표선수단뿐만 아니라 각국 선수단들이 훈련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후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국가대표선수단의 선전은 물론 각국 대표팀들의 우수한 성적을 기원한다”고 말했다./신동우기자

2011-04-28

한글과 외래어

언어는 사람과 동시에 태어난 것으로서 우리가 사회에서 사람의 힘을 느끼게 되는 것은 언어를 통해서이다. 언어는 쉽고 아름다워야 한다. 그 점에 있어서는 한글이 세계의 최고이다. 세상의 어느 나라의 말도 표현할 수 있는 우수성이 뛰어나다. 발음으로 할 수 있고 글자로 쓸 수도 있다. 그래서 아름다운 언어를 가리켜 `화석이 된 시(詩)`라고 한다. 어떤 한 나라가 다른 민족에게 영토는 빼앗겨도 그 나라의 언어만 박탈 당하지 않는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말이 있을 만치 언어는 곧 국가의 존속인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언어는 한 민족을 황량한 사막에서 찬란한 별로 날라다 주는 교통수단”이라고 했다. 언어가 민족 정신의 얼굴이란 말도 있다. 우리말은 좀 복잡함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그 이유는 순수한 우리말에 한자어가 병용돼 배운 사람들에게는 그 글의 뜻을 쉽게 이해하지만 한자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불편할 때가 더러 있다. 순수한 우리말을 쓰자는 캠페인 속에서도 외래어가 도입돼 우리 글이 흔들린다. 성균관대 한문교육과 이명학 교수가 그런 예를 몇 가지 열거했다. 거가대교의 `침매공법`은 한글로서는 이해가 안 된다. 침매는 한자로 가라앉을 침(浸), 묻을 매(埋)이기에 쉽게 이해가 간다. 우리가 쓰는 한자 어휘는 영어 단어에서 온 것들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자와 영어가 결합된 것도 있다. 깡패는 `gang과 패(覇-무리)`, 깡통은 `can과 통(桶)`, 컴맹(com+盲), 그 이외에 급커브, 세미나실, 택시비, 테이블보, 스키복의 합성어도 있다. 그런데 방송에서는 일본어는 한사코 배제하고 있다. 물론 민족적 감정에서 오는 원인이기도 하지만 건축에 관한 용어는 아직도 일본어가 많이 남아 있고 그대로 쓴다. 현장식당을 함바집, 공사장 노동자나 인부, 막일을 하는 사람을 노가다라고 한다. 건설 현장에 임시로 지어 놓은 인부용 식당이라고 하기 보다는 함바집이면 안다. /손경호(수필가)

2011-04-28

종북자세로 평화는 없다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김정일 정권의 인권유린은 지구상에서 최악이라는 사실이 유엔의 공식적 인권보고서에서 드러난 것만도 여러 차례다. 2만 명을 넘어서는 국내 탈복자들의 증언에서도 북한의 인권유린 만행은 귀를 열고 들을 수 없을 만큼 참혹하고 끔찍하다는 사실이 전해진지 오래다. 심지어 이른바 좌파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입에서조차 북한 방문 시 눈으로 확인한 바 있다고 실토할 정도다. 이제 김정일의 반인권적 야만성은 대부분 북한주민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준의 절박한 상황이란 사실을 김정일 추종세력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긍할 지경에 이르렀다.이같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의 개선을 촉구하고 유도하기 위해 제정하려는 북한 인권법안이 17대 국회에 이어 이번 18대 국회에서도 겨우 해당상임위를 통과했을 뿐 법사위에서 민주당의 상정 거부로 또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민주당은 반대 이유로 `인권법이 현실적으로 효과를 내기 어렵고 북한을 자극하기만 할 뿐`이라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박지원 원내 대표는 `내가 종북주의자라고 비난 받아도 할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질책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한나라당은 5월 임시국회를 열어 직권상정을 해서라도 처리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지만 우리 국회가 왜 이 지경이 되었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이제 인권을 거창하게 인류 보편적 가치라고 말하는 것조차 사치스럽다. 수많은 동포가 북한 정권의 야수적 폭력에 무참히 고문과 살상을 당하고 있는 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지고 있는데도 명색이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에서 아무런 의사 표시조차 없다면 도대체 이 국회가 무엇 때문에 존재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이라면 불의에 대해 저항이 불가능할 경우 눈을 부릅뜨고 소리라도 질러 상대를 꾸짖는 것이 상정이다. 성난 목소리라도 내지 않는다면 불의에 겁먹었음을 뜻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악이 기승을 부리도록 도와주는 꼴이다. 민주당이 “실효성이 없다”느니 “북한을 자극한다”느니 하고 한가한 반대논리를 내세우는 것은 흉한의 폭력에 입을 다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북한 인권과 관련한 법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효과가 있든 없든 같은 민족으로서 북한 동포의 고통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가족이 야만적 폭력에 짓밟힐 때 막을 힘이 없다고 실효를 따지며 보고만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북한을 자극한다고 안 된다는 것은 더욱 어불성설이다. 평화는 결코 구걸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대북지원이 북한 동포들의 굶주림을 해결하고 경제발전에 이바지했다기보다 결국 핵무장을 지원한 꼴이 되어버린 사실이 이를 반증하고도 남는다. 그들을 자극하지 않고 그들의 환심을 얻기 위해 경제지원을 했던 것이 오히려 더 큰 위협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북한 정권이 최근 연평도 도발과 천안함 폭침도 모자라 계속 대남공격 위협을 공공연히 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공갈 협박이 아닐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이들의 도발을 막는 것은 우리의 방어력뿐이다. 물론 평화적 외교적 노력도 병행해야겠지만 그것이 종북적 자세나 굴욕적 태도로 이뤄진다면 그것은 북한 대남도발의 불안만 키울 따름이고, 북한에 계속 끌려 다닐 수밖에 없게 만들 것이다.자극을 주지 않기 위해 북한동포의 참혹한 인권유린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분명 종북적이거나 굴종적 자세다. 민주당은 왜 종북적이란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인권법을 반대하는가. 국민들 앞에 진실한 속내를 밝혀야 한다. 국민들은 민주당의 입장을 확실히 알 권리가 있다. 만약 일부 진영의 주장대로 법안의 내용에 동의하지 못한다면 민주당 독자의 인권 법안을 당당하게 내놓고 국민 평가를 받는 것이 마땅하다. 민주당이 김정일 정권에 굴종적 자세로 신뢰를 얻고 그것이 평화를 보장한다고 믿는다면 이만저만한 착각이 아니다. 우리가 김정일 정권과 협상할 수는 있지만 그들이 반인권적인 한 그들을 믿어선 안 된다.

2011-04-27

`데미안`을 다시 읽으면서

정신분석 연구로 자기 탐구의 길을 개척한 대표작 `데미안`은 독일 출신의 스위스 소설가 헤르만 헤세의 작품이다. 많은 젊은이들은 `데미안`을 가리켜 `청춘의 바이블`이라 한다. 또한 그는 20세기의 `문명비판서`라고 할 수 있는 미래 소설 `유리구슬 유희`를 발표해 1946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데미안은 에밀 싱클레어의 청년 시절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중상을 입은 청년의 수기 형식으로 돼 있으며 싱클레어 즉 헤세가 연상의 친구인 데미안의 인도를 받아 정신착란 상태를 벗어나 `이 세상의 인간에게는 자기 자신이 인도하는 길을 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없다`라는 사실을 깨닫고 오로지 내면의 길을 파고드는 과정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 패전으로 말미암아 혼미상태에 빠져 있었던 독일의 청년에게 대단한 감명을 줬으며 문학계에도 일대 바람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헤세는14세 때 아버지의 뜻에 따라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규칙적인 생활이 체질에 맞지 않아 중퇴했다. 훗날 그 체험을 바탕으로 `수레바퀴 밑에서`를 썼다. 한 때 서점의 점원으로 일하는 동안 많은 책을 읽었고 창작도 했다. 그는 서정성이 짙은 신(新) 낭만주의적 경향의 작가로 출발했으나 자전소설 `데미안`은 현실에 대결하는 영혼의 발전을, `싯타르타`에서는 자신의 세계관과 인도철학을 조화시켜 놓았다. 토마스 만과 더불어 현대 독일의 최고 작가로서 많은 작품을 남기고 85세에 작고했다. `데미안`은 전쟁이라는 시대적인 위기와 막내아들의 중병, 아버지의 죽음, 아내의 정신병 등 가정적인 위기에 직면하는 가운데 정신분석학의 수법을 빌어 내면에 응집함으로써 기성의 가치관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한 의욕적인 작품이다. 자아와 주변의 불일치 속에서 고뇌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느낄 수 있듯이 그의 문학은 인생의 발자취와 더불어 그 세대에 절실한 문제를 제시함으로써 큰 감동을 안겨준다. /손경호(수필가)

2011-04-27

성주군 올해 농업예산 377억원 확정

【성주】 성주군의 올해 농업·농촌분야 예산이 전체 예산 2천452억여원 중 15.3%에 해당하는 377억여원으로 확정됐다.2011년 주요 사업 확정의 근간이 되는 제2회 추경예산이 지난 19일 최종 확정됐다.올해 농업·농촌분야 예산규모는 예산상하수도, 수질분야 등 32개 단위 기능별 예산 규모로 볼 때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자치단체의 열악한 재정 여건에도 지역산업의 대표적인 참외농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지역민의 절반을 차지하는 농업인들의 소득향상, 농촌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단체장과 의회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주요사업은 개폐시간 단축으로 인한 일조시간 연장으로 당도 및 품질향상은 물론 노동력과 경영비 절감을 위한 참외하우스 보온덮개 자동개폐시설 설치 지원 사업에 총 사업비 66억 2천만 원이 배정됐다.또 농업인 영유아양육비지원과 농업인 자녀학자금지원에 13억 4천만 원, 화학비료 사용을 줄여 친환경농업기반을 다지기 위한 유기질 비료지원사업에 17억 원, 농업 소득의 직접적인 보전을 위한 쌀 소득보전직불제 등 직불제 사업에 40억 2천만 원, 참외 유통의 혁신을 위한 10kg 참외규격상자 지원사업에 19억 4천만 원, 성주만의 고품질 성주참외 유통을 위한 참외발효와 유통근절사업에 6억 4천만 원, 과수농가생산시설현대화사업에 6억 5천만 원, 축산농가 톱밥공급지원에 3억 5천만 원 등이다.특히 성주군의 주력 품목인 참외산업뿐만 아니라 축산, 수도작, 과수 등 다양한 품목별 시책을 추진토록 예산에 반영돼 지역 농업인의 소득향상이 기대된다./손창익기자 sohn6770@kbmaeil.com

2011-04-27

숨은 봉사로 소싸움 축제 빛냈다

청도대남병원, 위독 환자 응급조치·대구 이송 【청도】 청도대남병원(외과전문의 임지용·사진)이 소싸움 축제장에서 응급환자 치료 등 의료지원을 통해 성공적인 축제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 소싸움 축제가 한창이던 지난 17일 행사장에서 K(50·2성장군)씨가 돌연 의식상실 및 심장기능이 정지돼 119에 실려 청도대남병원 응급실로 내원했다.이날 임 외과장은 환자가 응급실 도착한 즉시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를 시행해 호흡과 심장기능이 다시 돌아오도록 했다.청도대남병원은 이어 특수구급차에 심장자동제세동기를 부착하고 대구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신속히 이송, 의식을 되찾았다.조금만 늦어도 생명을 잃을수도 있는 상황에서 청도대남병원 의료진의 신속한 응급처치가 한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청도대남병원은 참사랑의 인술과 인간애를 바탕으로 청도지역의 건강지킴이 역할과 국가보건의료체계의 선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1988년 의료불모지인 청도에 개원, 보건의료복지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동북아시아에서 최초로 민과 관이 연계한 보건의료복지시스템을 구축해 운영중이다.병원 관계자는 “청도지역거점병원으로서, 지역민의 건강관리와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소명을 다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며 “유능한 전문의와 최신 의료장비 및 시설을 갖추고 환자와 보호자가 모두 만족하는 병원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승택기자 lst59@kbmaeil.com

2011-04-27

타워건설 소고

구자문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포항시가 울릉도와 독도를 전망할 수 있는 포항타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건설비용이 매우 높기 때문에 기업과 시민들의 십시일반 참여의 공감대속에 재정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기는 하지만, 매우 매력적인 사업임에 틀림없다. 그 높이가 얼마이어야 할지 아직 잘 감이 오지는 않지만, 현재 한국에서 가장 높은 타워들인 서울타워나 우방타워보다 더 높아야 될 것 같기도 하다. 타워하면 우리는 파리 에펠탑을 생각하는 경향이 크지만, 세계에는 많은 타워와 탑들이 있었다. 오래전에는 `바빌론의 탑`이라고 불리는 메소포타미아의 `지구라트`처럼 종교적인 목적으로 지어진 것들이 많다. 신라시대의 `석가탑`이나 `다보탑`도 마찬가지이다. 별들을 관찰하기 위해 지어졌다는 `첨성대`도 종교적인 의식 내지 의미를 지니고 있었을 것이다.로마시대에는 방어목적의 탑들이 많이 세워졌고, 중세시대에도 군사적인 목적으로 세운 탑들도 많지만 고딕건축의 영향을 받아 높고 뾰족하게 지은 교회건축물들이 많이 세워졌다. 그리고 현대에는 송전탑과 TV·라디오방송 및 전화를 목적으로 한 통신용 탑들이 등장했고, 지역의 상징물 내지 관광명소로서의 타워들이 등장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탑은 파리의 에펠탑으로 보아지는데, 프랑스혁명 1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889년 귀스타브 에펠(Gustave Eiffel)이 설계한 현대적인 구조와 자재로 이루어진 철탑이다. 에펠탑은 높이 320m로서 사방으로 낮은 건물들이 있어 먼 곳에서 보면 평면구조상의 미감을 자랑하며 빠리를 상징하는 건물로 등장하였다. 에펠탑은 빠리 전체와의 균형미는 물론 관광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탑은 매년 세계 도처에서 빠리를 찾는 4천만명의 관광객들에겐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일본 후쿠오카의 모모찌해변에 세워진 후쿠오카 타워는 높이가 234m이며, 건물외관은 약 8,000여장의 반투명 거울로 감싸져 있는데, 멀리서부터 두드러지게 솟아있는 타워건물이 아주 매력적이고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어 있다.서울타워는 한국 최초의 타워형태의 관광명소이다. 높이는 236.7m인데, 해발 243m인 남산의 높이까지 계산하면 480m에 이른다. 1969년 12월 착공, 1975년 7월 완공됐고, 사방이 열려있는 원형 식당은 55분 주기로 360도 회전해, 창가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서울의 사방을 조망할 수 있다. 1992년 세워진 다보탑 형태를 지닌 대구의 우방타워는 높이만 202m로서 해발 312m에 세워진 전망탑이다. 우방타워 개장과 더불어 1.5㎞의 케이블카도 도입돼 야경을 한눈에 즐길 수 있다. 타워가 아니더라도 건물이면서 전망대를 갖추고 타워와 같은 역할을 하는 빌딩들도 많다. 우리 한국인의 기술로 축조한 일명 `두바이타워`는 높이 828m의 169층으로서 호텔, 오피스, 아파트가 함께 갖추어져 있다. 타이페이101빌딩, 여의도 63빌딩 등 예를 들자면 한이 없다.이러한 타워나 타워같은 형태의 건물들이 많이 세워지는 큰 이유는 그 도시의 상징물로서 홍보 및 관광객 유인효과와 함께, 도시의 이미지를 아름답게 꾸며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까이서 본다면 주변의 낮은 경관과 잘 조화되지 않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좀 멀리서 본다면 주변의 건물 및 구조물과 어울려 멋진 도시경관을 연출할뿐더러, 그 도시와 지구를 상징하고 브랜드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포항에 어느 정도 규모의 타워를 건설할 것이냐는 확보된 건설비용, 경상운영비, 통신중계탑의 역할, 울릉도와 독도 전망여부, 관광객유인 및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또한 중요한 것은 근경, 중경, 원경 등 다양한 각도에서 기존시가지와의 조화성이다. 물론 이것들도 건설될 타워의 위치, 규모, 형태와 관련이 있다.타워건설은 매우 매력적이고 장기적인 혜택을 가져올 사업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비용도 많이 들고 건설기간도 오래 걸리는 만큼, 다양한 각도에서 시민토론과 전문가들의 견해 속에 진행되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본다.

2011-04-26

일본 고대 문화 한눈에 본다

영남대-와세다대 특별교류전 28일 개막 【경산】일본 관동지방의 고대문화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특별전 `와세다대학에서 온 일본의 고대문화`가 오는 28일 영남대박물관에서 개막한다. 6월 17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영남대와 일본 와세다대의 세 번째 교류특별전으로 2008년 영남대박물관에서 열린 `아이누, 한국에 오다-일본 아이누의 생활문화특별전`(2008.11.20~2009.3.27)을 시작으로 2009년 일본 도쿄 와세다대 아이즈박물관(早稻田大 會津八一記念博物館)에서 제2회 특별교류전 `영남대박물관 소장, 고지도를 통해 본 조선반도`가 열린 데 이은 것이다.이번에 선보이는 유물은 죠몽시대와 야요이시대, 고훈시대에 이르는 일본의 독창적이고 독특한 고대문화를 보여주는 관동지방 출토 유물 250여점이다.그동안 국내에서 열린 일본 고대 유물전 대부분이 우리의 관점에서 비교 문화론적으로 접근한 것들이고 주로 관서지방의 유물이 전시되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우리나라의 신석기시대에 해당하는 일본 죠몽(繩文)시대의 토기, 골각기, 패각, 석기 등은 당시의 시대상과 토기의 등장과 발전, 죠몽인의 도구와 기술(석기와 골각기, 패각), 정신세계(장신구, 매장의례) 등 죠몽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와세다대 캠퍼스에서 발견된 야요이(彌生)시대 토기들은 본격적인 벼농사가 일본에서 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의 삼국시대에 해당하는 고훈(古墳)시대의 금속유물과 인물형 토기인 하니와(植輪) 등은 왕권 성립기의 일본 고대문화를 보여준다.영남대박물관은 (재)한빛문화재연구원의 후원으로 전시와 연계한 한일 고고학 집중강연회, 갤러리 토크, 다문화 가족 대상 `찾아가는 고고학교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대상 현장체험교육(죠몽토기 문양제작, 유물사진 모자이크 맞추기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마련했다./심한식기자

2011-04-26

가위, 바위, 보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릴 때 가장 많이 하는 놀이가 가위, 바위, 보이다. 이러한 게임으로 온갖 놀이를 판정 짓는 역할을 하므로 여기에 대한 승부에는 아무도 항의나 거절도 할 수 없게 된다. 운명이 결정되는 순간이라서 희비가 엇갈려 그 뒤가 더 재미있다. 이긴 사람의 태도는 당당하고 진 사람은 아쉬워도 다음 기회가 또 있기 때문이다. 가위, 바위, 보의 재미는 각기 모양을 달리한 손을 내밀어 순서나 승부를 정하는 방법으로 가위와 바위와 보로 하되 가위는 보에, 보는 바위에, 바위는 가위에 이기는 것으로 모든 결정을 끝맺는다. 그런데 모든 경기에는 승부가 있고 등위와 순위가 있기 마련이다. 승부는 이김과 짐, 곧 성패를 말한다. 경기의 3요소는 선수와 심판과 관중(응원단)이라고 한다. 파인(Fine) 플레이가 되고 페어(Fair) 플레이는 앞의 3자가 모두 인정하고 뒷말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거기에 승부의 조작이나 부당한 짓을 했다고 하면 어느 한 쪽이든 항의와 승복은 없을 것이고 문제가 되는 것은 뻔한 일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대만의 태권도 선수가 누구도 인정할수 없는 전자 부착물을 발목에 차고 있었다고 해서 우리 선수가 메달을 놓쳤다. 심판이나 관중, 그리고 선수 자신도 인정한 사실이기 때문에 정규칙에 따라 판정이 나온 것이다. 선수의 고의성이 없으면 운수에 맡기고 물러서는 것이 상책이고 관례이다. 그런데 지도자인 우리나라 빙상계의 거목들이 제자들의 대학 입학을 위해서 시합은 쇼고 자기들끼리 커피숍에 앉아 가위, 바위, 보로 미리 등위를 정해 제자들을 대회에 출전시킨 사례가 있어 건전한 스포츠에 먹물을 끼얹었다. 순간적인 판단의 잘못으로 순위가 바뀌고 눈감아 주는 일은 간혹 들어보았지만 왕년의 금메달 딴 사람이요, 공영 방송국의 해설자인 코치가 할 일이 아니다. /손경호(수필가)

2011-04-26

착하거나 모르거나 귀찮거나

이경우 / 대구본부장팔순 노모가 혼자 계시는 시골집에 월 5천원이 넘는 유선방송 수신료를 내고 있었다. 옆집 할머니도 역시 같은 유선방송 수신료를 내고 계셨다. 그런데 두 집 모두 전기료에서 꼬박꼬박 TV 수신료 월 2천500원씩을 내고 계신다. TV 수신료는 전기료에 합산돼 청구되고 또 징수되기 때문에 떼어먹을 수도 없다. 억울한 것은 노인네들의 TV 시청 행태이다. 요즘 유행하는 케이블TV의 서바이벌 게임 슈스케2나 오페라 스타 같은 뮤직 전문 채널을 시청하는 것도 아니요, 이승엽 박찬호가 나오는 일본프로야구나 최나연 유소연 등 골퍼들이 펼치는 LPGA 경기를 중계하는 스포츠 전문 채널을 보는 것도 아니다. TV 시청이라야 고작 지상파 TV의 저녁 뉴스나 주말 연속극 정도다. 그런데도 유선방송을 가입해 있는 이유를 물었더니 “그렇지 않으면 TV가 안 나온다”는 대답이었다.대구시 동구 신천동 한 사무실의 김씨는 매달 전기요금에 덧붙어 나오는 TV 수신료 외에 유선방송 수신료를 따로 내고 있다. 김씨는 “이사 올 때부터 전에 있던 사람이 이용하던 유선방송을 그대로 이어받았다”며 “건물주에게 물어보니 유선방송을 들면 되는데 웬 안테나타령이냐고 핀잔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TV 수신료 외에도 유선방송 사용료로 월 7천여원을 내고 있었다.많은 시청자들이 그냥 TV 수신료를 내면서도 또 유선방송에 가입해서 유선방송 수신료를 내고 있다. 그러고 보니 빌딩도, 아파트도 이젠 안테나가 잘 보이지 않는다. 명백한 이중 수신료 징수다. 수신료는 TV를 시청하지 않더라도 TV가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수신료는 내야 하는 준조세다. 전국적으로 1천800만대 이상, 5천억원 이상이 수신료로 거둬진다. 그중에는 몰라서 또는 불편하다는 이유로, 귀찮다는 이유로 그냥 내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4월 안에 TV 수신료를 2천500원에서 3천500원으로 40%나 인상하겠다던 KBS의 기세가 꺾였다. 김인규 KBS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수신료 인상을 자신했으나 시간문제일 것 같던 국회 승인이 문턱도 못 넘었다. 하긴 30년 전인 1981년부터 받아오던 수신료를 이제야 인상하겠다니 그 인내심에 존경이 간다. 그러나 TV 수신료를 인상하겠다고 나서기만 하면 전국 곳곳에서 벌떼처럼 일어나는 반 KBS 정서를 도무지 이겨낼 재간이 없다는 현실을 알고 보면 이해가 간다.공영방송으로서 KBS가 그 재원을 시청료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음은 당연하다. 그런데 공영방송이 제 노릇을 하고 못하고 특정인이나 특정 정권의 들러리 노릇만 한다는, 무엇보다 공영이 부끄러운 공정성에서 수신료 인상에 제동이 걸렸던 것이다. 거기에다 수익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광고까지 챙기면서도 수신료를 올리겠다니, 국민 정서상 반대 여론이 식지 않는 것이다. 방송의 공정성과 공영성, 공익성을 구축해서 국민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TV 수신료는 “텔레비전 방송을 수신하기 위하여 수상기를 소지한 자는 수상기를 등록하고 수신료를 납부하여야 한다”는 방송법 제64조에 근거한다. 임직원만도 5천명이 넘고 연간 예산만도 1조원을 훌쩍 넘는 공룡 KBS는 법적으로 국가기간 방송의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텔레비전방송 수신료로 그 역할을 수행할 재원을 충당한다고 큰소리친다. KBS는 국가재난방송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지진 쓰나미같은 국가적 재난에 대비해 기본적으로 국민들이 TV를 수신할 수 있도록 챙겨주는 것이 수신료 인상보다 먼저 해야 할 일 아닐까. 이제 곧 디지털 방송 시대가 열리는데 TV수신료만으로도 국가기간 방송만은 시청할 수 있도록 총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도 좋겠다. 그것이 한 달 2천500원, 1년 3만원씩을 흔쾌히 지불하면서도 착하거나 모르거나 귀찮아서 불평 한마디 않는 국민들을 위하는 자세다.

2011-04-25

재·보선 비용까지 국민이 부담하는 악순환 바꿔야

신재락 / 청도경찰서 중앙파출소장2011년도 상반기 재·보선이 오는 27일 치러진다.이번 선거는 국회의원 3곳을 비롯해 광역단체장 1곳, 기초단체장 6곳, 광역의원 5곳, 기초의원 23곳 등 총 38명을 뽑는 선거지만 수도권 6곳, 영남권 13곳, 호남권 7곳, 충청권 9곳, 강원도 3곳 등 전국에 걸쳐 있어 현 정부의 집권 후반기 민심의 소재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가 각 선거구 내의 인구 수, 읍·면·동의 수 등을 고려해 산정 공고한 선거비용제한액 범위 내에서 사용한 선거비용을 대통령선거 및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는 국가부담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에 있어서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으로 선거일 후에 보전하도록 돼 있다.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당선되거나 사망한 경우 또는 낙선하더라도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인 경우에는 전액을 보전하고, 100분의 10 이상~15 미만인 경우에는 50%를 보전해 준다.불법선거비용이 부당하게 보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선거비용보전 제한규정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이 규정은 당해 선거 회계책임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회계보고를 규정대로 이행하지 않았거나 선거비용제한액을 초과해 지출한 경우 등 그다지 실효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공직선거법을 제대로 준수하는 후보가 과연 있을까를 의심하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 같다.그야말로 정치가 세금 먹는 하마인 셈이다. 이러한 때에 미 하원은 공화당 주도로 지난 1월27일 우리에게 시사점을 주는 중요한 법안 하나를 통과 시킨바 있다. 바로 대통령 선거에 대한 정부 보조금 제도를 폐지하는 법안이었다.우리나라에서 선거공영제는 제3공화국 때 도입되어 점차 확대되었다. 목적은 좋다. 금권·타락선거를 막고, 후보자간 경제력 차이에 따른 불공평 방지와 막대한 선거비용을 마련할 수 없는 유능하고 참신한 후보자의 입후보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필자도 30여 년 넘게 선거 판을 들여다보아 왔지만 불·탈법이 드러나고, 드러나지 않고의 차이였을 뿐 안타깝게도 투명한 선거 판을 지켜본 기억은 없다.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하지 않았던가. 이제부터라도 고비용 저효율 정치구조를 바꾸기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 가면 어떨까? 정치선진국인 미국에서조차 선거공영제를 폐기한 것은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로 평가되고, 독일, 프랑스, 일본 등도 선거비용의 일부는 부담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과도하게 선거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한다.지금 온라인(On-line)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Off-line) 상에서 재·보궐선거 비용을 원인제공자 부담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재·보선비용을 원인제공자 부담으로 한다면 그동안 어떠한 비리를 저지르든 당선만 되면 그만이었던 선거 판이 △선거범죄 △당선무효 △재·보궐선거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비책이 될 수 있고, 신성한 선거를 함부로 난장판으로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나아가 원인제공자 뿐만 아니라 잘못된 후보를 공천해 재·보궐선거 상황으로 몰고 가는 정당에 대해서도 선거비용에 상응한 정당보조금 삭감과 같은 패널티를 줘야 한다. 왜냐하면 유권자들은 정당의 공천을 신뢰하고 투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모두 사후약방문격 처방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깨끗한 후보에게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다. 이번기회에 정말 부끄럽지 않는 선거문화를 가꾸어 가면 어떨까 생각한다.

2011-04-25

재벌과 거대노조의 `세습 연대`인가?

작가·`아시아`발행인무릇 생명은 고유 유전자를 타고나서 2세에게 물려준다. 이것이 종족 번식의 자연 법칙이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도 마찬가지다. 요새는 흔히 그것을 DNA라 부른다. 인간의 유기적 결합체인 기업 조직도 DNA를 강조한다. `우리 회사 고유의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우리 회사 고유의 문화를 창조해야 한다. 그 전통과 문화가 우리 회사의 DNA가 되어야 한다.` 이런 화법에 DNA를 동원한다.과연 인간의 DNA에는 선과 악의 비율이 어느 정도일까? 자비와 탐욕의 비율이 어느 정도일까? 이것은 내가 풀지 못하는 궁금증이다. 생명과학이든 생명공학이든 과학기술자들은 나와 다른 종류의 의문을 품는 모양이다. 그들은 DNA 연구를 통해 주로 인간의 육체적 건강을 지켜낼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으며, 그것은 당연히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한다는 경제적 영역과 직결되어 있다.어떡하면 인간이 타인을 지배하고 약탈하는 짓거리를 청산할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풀겠다고 덤비는 것은 불가능한 미몽에 빠져 허우적대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떤 메시아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빽빽한 증언이 인간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서 작가는 인간과 역사에 대하여 절망할 수 있다.십여 년 전 어느 날이었다. 나는 폭력의 핏물에 흠뻑 젖은 인간의 역사에 대한 책임을 인간의 DNA와 연결시킨 적이 있었다. 이것이 2004년 책으로 나온 장편소설 `붉은 고래`의 한 장면으로 등장했다. 소설의 주인공이 혼자서 CNN-TV에 등장한 어떤 저명한 DNA연구자(과학자)의 연설을 경청하는데, 그에게는 환각이요 환청이지만, 물론 작가가 세계를 향해 외치는 시니컬한 목소리다.“정부여, 금융업자여, 대기업이여, 만국의 노동자여. 여러분이 진정으로 평화와 평등과 자유의 유토피아를 갈구하고 있다면, 모두가 합심하고 단결하여 아낌없이 유전공학에 투자하라. 그러면 우리가 인간의 유전자를 철저히 해부하여 `전쟁과 살육과 지배를 통해서만 삶의 진정한 매력과 의미를 느끼게 만드는 유전자`를 기필코 찾아낼 것이며, 그날 우리는 인류 평화와 평등과 자유의 이름으로 모든 인간에게서 그 유전자를 하나 남김없이 완벽하게 제거할 것이다. 그 지점에 이르러 과학은 명실상부하게 진정으로 신(神)보다 위대해진다. 신이 인간에게 경전을 선물했지만 인간은 한 번도 평화를 누리지 못한 반면, 과학은 악의 근원과 같은 그 유전자 제거를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이 지구에 인간이란 종이 생긴 이래 최초로 완벽한 평화와 평등과 자유를 선사해주기 때문이다.”위의 인용에 나오는 `경전`이란 석가모니, 그리스도, 공자 같은 성현의 `말씀`이다. 수고스럽게 인간의 세상을 살았던 그분들의 말씀은 결국 자아를 열심히 수양하고 타인을 괴롭히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는 그분들의 말씀을 보기 좋게 거스른 기록으로 넘쳐난다. 교회와 사찰이 너무 많다는 우려의 여론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한국사회만 보아도 그분들의 말씀을 거스르는 일은 끊임없이 일어난다.대체 인간이 2세에게 DNA를 물려준다는 것도 세습이란 말인가? DNA를 세습해야 하는 숙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가 인간이니 권력도 재산도 당연히 세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인가? 이에 대하여 가장 노골적이고 적극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다`는 대답을 보내는 곳은 평양이다. 3대 세습체제를 굳혀간다는 보도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물론 북한과는 아주 다른 경우지만, 세습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세습이 한국사회에는 많다. 미국, 유럽, 일본과 달리 한국의 거의 모든 대기업은 벌써 3대 세습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을 위시한 거대 노조가 직업의 세습체제를 갖추겠다고 선언했다. 대기업(재벌)의 경영권(소유권) 세습과 거대 노조의 직업권 세습이 착착 맞물리고 있으니 마치 서로가 `세습 연대`를 전략적으로 펼치는 듯한 형국이다. 또 웃기게, 성직자의 세습마저 가세한다. 정말이지 세습 이기주의 욕망의 DNA도 손봐야 하나.

2011-04-25

세 끼 식사가 보약이다

몸을 편안히 하여 건강을 보전하고 활력을 키우는 음식을 보양식이라 한다. 음식은 사람의 몸의 기능을 움직이게 하는 윤활유이다. 몸은 기계와 같아서 닦고 조이고 기름칠을 해야 한다. 건강을 특별히 관리해야 할 세대에 좋은 음식은 장수와도 깊은 연관이 있어 매우 세심한 관심을 가진다. 물론 보약도 먹고 비싼 것이지만 인삼, 전복 등 좋은 것이 많지만 세 끼 일정한 시간에 적당히 먹는 식사가 최고의 보약이며 많이 움직이면 소화도 잘되고 신체에도 면역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에 좋은 대표적 음식으로는 잡곡이 든 음식,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 불리우는 콩, 패류의 일종으로 바다의 유유-굴(조개)과 산에서 나는 다이아몬드인 버섯이 최고라 한다. 음식물이 신체의 모든 부분에 분배돼 그 자체를 파괴함으로써 다른 신체를 산출케 한다. 그러므로 음식은 첫째 입맛에 맞아야 하고 즐겨 먹어야 한다. 차범석의 `혀끝에 느끼는 가을의 맛`이란 책에 “하늘도 산들바람도 그리고 벌레우는 소리도 모두가 가을을 느끼게 하고 가을을 살찌게 하지만 나로 하여금 가을을 실감케 하는 것은 바로 음식 맛”이라고 했다. 채식이 좋고, 소식(小食)이 좋다고 하지만 음식은 좋은 분위기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 즐겁게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떠도는 얘기 중에 미국 사람들은 칼로리, 영양가 등을 잘 계산해 음식을 선택하므로 머리로 음식을 먹고 프랑스 사람들은 향료에 매료돼 코로 음식을 먹고 세계 요리의 최고라 자부하는 중국인은 맛으로 음식을 먹으며 시각적으로 예쁘고 감칠맛 나게 하는 일본인은 눈으로 먹고 우리 한국인은 음식을 푸짐하게 먹어야 하는 습성으로 배로 음식을 먹는다고 한다. 손님이 와도 아이가 와도 많이 먹을 것을 권유한다. 몽골사람들의 속담 가운데 현자(賢者)는 사상을, 착한 자는 세상사를, 속인은 자기가 먹는 것을 화제로 삼는다고 한다. 우리몸엔 우리 음식이 제일이다. /손경호(수필가)

2011-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