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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주의 풍경

권석창한국작가회의 경북지회장지난 4월22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대한민국 검사님께서 하신 발언을 모아 보았다. 피고는 작년 10월30일 롯데백화점 앞에서 G20 홍보물을 스프레이 등으로 훼손한 일이 있나요? 피고는 아무개, 아무개 등과 더불어 사전에 모의한 일이 있습니까? 피고는 치밀한 사전 준비를 통하여 야간에 비밀 작전을 수행하듯이, 세계정상을 맞이하는 G20행사에 계획적, 조직적으로 여러 장의 포스터에 쥐와 같이 불길한 존재를 그려 넣다가 경찰에게 발각되어 도주하다가 체포되었습니다. 이것은 통상적인 예술행위가 아니라 조직적 범죄행위에 해당됩니다. 이 포스터에 불경한 쥐를 그려 넣은 건 포스터의 취지에 반하는 것 아닙니까? 주민의 신고로 체포되었는데, 그들이 보기에도 이것은 예술이 아니라 범죄라는 증명이지 않습니까? 이 포스터를 보십시오. 청사초롱은 예부터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쓰는 물건입니다. 그런데 이 청사초롱을 마치 쥐가 들고 있는 것처럼 그림을 그려 넣었습니다. 그것은 G20 대회를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국가의 번영을 이루겠다는 우리 국민들, 우리의 아이들이 있어야 할 자리입니다. 피고 박정수는 우리 국민들과 아이들로부터 청사초롱과 번영에 대한 꿈을 강탈한 것입니다. 이런 피고인 박정수에게 징역 10개월을 구형합니다. 함께 범행을 모의하고 현장 부근에서 박정수와 연락을 취했던 피고 아무개에게는 징역 8개월을 구형합니다….그러나 검사님이 중죄인처럼 다룬 이 사건은 G20 정상회담 포스터에 한 그라피티 작가가 쥐 그림을 그려 넣은, 웃자고 한 가벼운 예술행위였다. 영국의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는 권력에 대한 풍자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체포된 일도 재판을 받은 적도 없다. 물론 공공 설치물에 덧칠을 하는 것은 법으로 금하고 있다. 그러나 뱅크시는 잡히지 않았다. 뱅크시를 잡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며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영국검사와 우리 검사의 다른 점이 이것이다.지난 미네르바 사건 때도 검사님들은 법치주의를 내세웠다. 그분들의 법치주의는 미네르바를 구속하기 위해 잠자는 전기통신법을 찾는 일이었다. 법치주의가 그런 것이라면 주차장이 아닌 곳에 주차한 모든 차량에 법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는다. 단속이 목적이 아니라 교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검사님이 엄숙한 표정으로 징역 10월을 구형하는 법정의 풍경을 떠올리면 웃지 않을 수 없다. 검사가 되려면 공부도 많이 하였을 터인데 사건을 바라보는 안목은 그라피티 작업을 보고 신고한 시민의 수준을 넘지 못 해 보인다.옛날 어떤 고을에 소가 호랑이를 잡은 일이 있었다. 부잣집 소와 가난한집 소를 뒷산에 매어 두었는데 그 자라에 호랑이가 죽어 있고 소 두 마리는 고삐가 풀려 있었다. 소 임자들이 서로 자기네 소가 호랑이를 잡았다고 다투어 송사를 하게 되었다. 원님은 소의 뿔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부잣집 소는 뿔이 날카롭고 가난한집 소는 뿔이 둥글게 굽었으니 호랑이는 부잣집 소가 잡은 것이라 판단했다. 이 송사를 보던 아이들이 웃었다. 원님은 화가 나서 너희들이 판결을 해 보라 했다. 아이들은 호랑이를 가져오라 하고 소 두 마라를 데려오라 했다. 고삐를 푸니 부잣집 소는 호랑이를 보자 달아나고 가난한집 소는 호랑이에 달려들었다. 원님의 눈은 선입견이나 자기의 이득에 가려져 있지만, 아이들의 눈은 순수해서 진실을 바로 볼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법관은 모름지기 아이들과 같은 때 묻지 않은 맑은 눈을 가져야 할 것이다.미네르바 사건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검찰이 무리하게 법을 끌어들여 기소한 사건들이 계속 무죄 판결이 나고 있다. 그래서 생긴 말이 `검사스럽다`이다. 그런 검사님들이 오히려 좋은 자리로 영전했다. 지금 국회에서는 사법개혁을 논의하고 있다. 제도를 아무리 바꾼다고 해도 우리의 검사님들이 검사스럽다는 말을 듣는 상황에서는 모두 허사가 될 것이다.

2011-05-05

공짜의 개념

`공짜`란 말은 힘이나 돈을 들이지 아니하고 거저 얻는 일, 또는 그 물건과 공(空)것을 말한다. 세상 사람 누구나 공짜라 하면 눈이 번뜩 뜨이고 좋아한다. 물론 절대 아닌 사람도 간혹 있다. 가정에서 우유를 처음 신청해도 갖가지 공짜 상품이 따른다. 옛 어른들의 말씀으로 “세상에 공짜는 없다”. 뒤에 다 뭐가 있어도 있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의 문화나 관습과 전혀 다른 일이 생겨 우리나라 사람이 오히려 당황한 느낌을 가진 예도 있었다. 미국 야구 양키즈구단이 행사에 초청된 뉴욕 주지사에 프로야구 입장권 5장을 준 것이 사건이 됐다. 뉴욕 주 공직자윤리 위원회는 공짜로 받은 입장권, 우리 돈245만원의 약 30배의 벌과금 7천만원이 부과된 것이다. 공짜는 공직자에게는 윤리위반이라는 사실에 우리가 경악할 일이다. 연말연시에 상품권이 난무하고 백화점마다 세일이라 해 국민들을 현혹하고 손짓을 한다. 기업가의 판단으로는 공짜는 “가장 강력한 마케팅 도구”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신규 예금을 가입하는 고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수 있도록 은행에 면도기를 나눠줄 수 있도록 은행에 면도기를 싼값에 팔아 1회용 면도날의 수요를 창출하는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21세기의 공짜는 눈속임이 아니며 전적으로 새로운 경제모델이라고 강조한다. 현대기업에 있어서 `광고는 자본`이라고 한다. TV나 거리의 광고판이 엄청난 돈을 들여 제작하는 것을 우리는 공짜로 보는 것 같지만 그 물건을 사용할 시에는 그 광고의 지극히 작은 액수이지만 시청자가 광고비를 지불하는 것이다. 공짜를 이용해 수익을 내려면 기존의 방식으로는 안통한다는 것이다. 앞에서는 거저받는 것 같지만 비상한 기교에 쉽게 넘어가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그래서 공짜에 대한 급격히 진화하고 있는 개념을 달리하고 있는 지혜는 소비자의 몫임을 알게 된다. /손경호(수필가)

2011-05-05

연오와 세오의 신화가 깃든 일월지

1997년 경상북도 기념물 제120호로 지정된 영일 일월지(日月池)는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해병 부대 내에 위치해 있다. 몇 해 전 일월지 보수 지침조사 관계로 현장에 갔을 때였다. 1977년 필자가 해병소위로 임관하여 당시 시설장교의 신분으로 일월지를 가로질러 해룡사(海龍寺)로 건너는 인도교를 설계한 바 있었는데 30여년 세월이 지나 다시 만나게 되어 감명이 깊었다. 인도교는 부식이 심한 상태였다. 이를 본 필자는 인도교를 전통양식에 맞추어 일월지 주변환경에 어울리게 설치하여 좀 더 일월지의 경관을 고풍스럽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필자의 지침은 향토사학가들의 반대에 부딪혀 끝내 좌절되고 말았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다시 일월지를 찾았을 때 인도교는 쇠파이프로 보강된 채 흉물스럽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침조사 당시 해병부대 사단장은 공교롭게도 필자의 군 초군반 동기생이었다. 작년에 해병대사령관직을 끝으로 전역했는데 얼마 전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해병대 창설 62주년 기념식장에서 만나 일월지 인도교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무척 안타까워했다. 물론 문화재는 원형보존이 원칙이다. 이미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일월지는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경복궁 후원에 위치한 향원지(香遠池)의 취향교(醉香橋)처럼 한국 고유의 고요하면서도 단아한 아름다움을 지닌 인도교로 교체하는 것이 문화재 주변경관에 더욱 잘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 제8대 아달라왕 4년(157)에 영일의 동해 바닷가에 있는 일월지에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라는 부부가 살았는데, 어느 날 연오가 바닷가에서 해조를 따고 있던 중 바위 하나가 물위에 떠오는 것을 보고 신발을 벗어 놓고 올랐더니 바위는 바다건너 일본으로 갔다고 한다. 이를 본 일본 사람들은 범상한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고 그를 왕으로 추대한다. 그 후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세오 역시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연오의 귀비(貴妃)가 되었다고 한다.연오랑ㆍ세오녀 신화는 하늘의 일월(日月)과 관계가 있는 이야기다. 연오와 세오의 이름에 모두 까마귀를 나타내는 오(烏)자가 들어가 있다. “오”자는 태평어람과 고금운회에「日中有三足烏」라는 글귀로 미루어 예부터 신성시 해오던 영물인 태양 속에 살고 있다는 세발 달린 까마귀를 뜻한다. 까마귀는 태양 속에 살고 있는 신령스런 동물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태양신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연오와 세오의 이름은 태양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설화는 우리나라에서 문헌에 전하는 거의 유일한 천체신화(天體神話), 일월신화(日月神話)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해병부대에서 일월지 관리를 잘하여 연지(蓮池)도 조성하고 주변에 많은 꽃나무와 산책로도 만들어 놓았다. 해병부대에서 가끔 개방도 한다고 하니 1850년 전의 연오랑과 세오녀를 생각하며 영일 일월지를 한번쯤 탐방해보는 것도 뜻깊을 것이다./영남이공대 교수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2011-05-05

`씹고, 맛보고, 즐기고` 맛있는 과자나라를 가다

`한국과자축제` 오늘부터 7일까지 봉화 닭실마을서 【봉화】 500년 전통의 한과를 자랑하는 봉화군 닭실마을에서 어린이날에 맞춰 과자축제가 열린다.봉화군과 세계유교문화축전 조직위원회는 `떠나자~, 맛있는 과자의 나라로`를 슬로건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한국과자축제`를 5일부터 7일까지 사흘동안 봉화군 봉화읍 유곡리 닭실마을 후토스동산에서 개최한다.이번 축제는 한국 대표 과자인 한과에 정통성을 부여하고, 한과의 고장으로 닭실마을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동시에 유교문화권의 과자·간식류와 농특산물의 산업화를 추구하기 위해 마련됐다.개막식을 시작으로 과자전시와 판매, 체험, 부대행사 등 가족단위의 이벤트가 후토스 동산과 닭실마을 곳곳에서 다채롭게 펼쳐져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닭실한과를 비롯해 전국 특산품 한과를 모아놓은 한과전, (주)오리온 등 국내 제과업체의 브랜드 과자전, 70~80년대 엄마·아빠가 먹었던 추억의 과자전, 국내 농·특산품으로 개발한 우리 초콜릿 특별전, 다식·엿·보리빵 등 한국 고유의 전통 간식을 모은 웰빙과자전, 유교문화권 건강음료전 등 6개 주제별로 다양한 과자류가 전시된다.국내 첫 한과축제… 한국과자 시대별 변천사 `한 눈에`닭실한과 만들기 등 다양한 행사로 가족나들이에 그만체험행사는 후토스 동산의 보물찾기와 포토존, 닭실한과 만들기, 닭실이야기 들어보기, 전통 장남감 만들기, 인형탈 퍼레이드, 민속놀이 체험장 등 20여 종류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부대행사로 어린이집 봄소풍, 6행시 짓기 대회, 가족사진 콘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이번 한국과자축제는 전통 과자부터 현대의 다양한 과자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고 한국과자의 시대별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여기에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인형극 드라마 후토스 캐릭터 동산과 청암정·석천계곡(명승 60호) 등이 있는 전통마을인 닭실마을이 축제장의 배경이 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흥미로운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축제가 열리는 3일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후토스 동산과 봉화 시내버스 터미널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된다.세계유교문화축전 조직위원회 조동진 집행위원장은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과자류를 규정하고 정리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며 “한국과자축제는 단순한 상업축제가 아니라 `한과`라고 하는 우리의 전통문화가 담겨있고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간식, 과자를 먹인다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유교문화의 산업화를 기치로 경북북부지역의 유교문화권 9개 자치단체(안동시, 영주시, 상주시, 문경시, 의성군, 청송군, 영양군, 예천군, 봉화군)와 안동MBC가 공동으로 지난해 처음 시도한 세계유교문화축전(World Confucianism Festival)은 이번 한국과자축제를 시작으로 올해 7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해는 유교문화권 공동의 재단법인 설립을 목표로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고가공연, 숲길걷기 라디엔티어링(Radio Orienteering)을 비롯해 각 자치단체의 특성을 살린 삼강주막 막걸리축제, 하회마을 실경뮤지컬 부용지애, 유교음식 페스티벌, 부석사 불교문화축제, 그리고 세계유교연맹 건립, 지역 전문인력 육성, 유교문화 UCC 공모전 등의 사업을 집중적으로 벌여나갈 계획이다./방유수기자 success3788@kbmaeil.com◆닭실한과닭실마을은 한과로 유명한 곳으로 조선 중종 때 재상 충재 권벌의 종택이 이곳에 터를 잡은 뒤 제사를 모시면서 한과를 만들기 시작, 500여 년 동안 한과를 만들어왔다. 충재 선생의 제사와 마을 구성원들의 혼례 등에 사용하기 위해 손에서 손으로 내려온 기법으로 제작된 닭실한과는 현재에도 마을 부녀회를 중심으로 농한기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닭실마을풍수지리학상 금빛 닭이 알을 품고 있는 `금계포란`형의 한반도에서 손꼽히는 명당이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안동 권씨 집성촌이다. 우리나라 전통마을 중의 한 곳으로 사적 및 명승 제3호로 지정된 `내성유곡권충재관계유적`이다. 나지막한 산과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의 지형인 이곳은 나라를 위한 충(忠)사상이 지배하던 곳이다. 특히, 대한제국말기부터 해방에 이르기까지의 주권침탈기에는 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을 아끼지 않아 `충절의 마을`이라는 별칭까지 얻기도 했던 곳 중의 한 곳이 바로 이곳 `유곡1리 닭실마을`이다.

2011-05-05

민심을 듣는 귀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4·27재보선 결과를 두고 정당과 언론들의 민심 읽기는 너무나 제각각이다. 물론 단순한 산술적 결과를 놓고 보면 한나라당의 패배가 분명하다. 상대적으로 야당이 승리한 것도 확실한 사실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승리했다고 말하기에는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에서 분당을의 손학규 국회의원후보와 강원도의 최문순 지사후보가 당선됨으로서 영향력이 큰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맞다. 그러나 다른 선거구의 재보선을 총체적으로 따져본다면 민주당의 선전이 언론에서 떠들고 있는 만큼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물론 이전 선거에서 졌던 지역에서 이겼고 사법적 문제로 낙마했던 곳에서 다시 그 당의 당선자를 냈다는 의미는 부각될 만하다. 그러나 손 후보의 국회의원 당선을 대통령 후보가 탄생한 것 같은 의미를 부여하고 최문순 후보의 강원지사 당선이 같은 민주당이라 해서 직전 이광재 지사의 사법적 처벌까지 잘못된 것 같은 너무 부풀린 이미지를 주는 보도 논평이 과연 온당한 것일까.한편 한나라당이 패배한 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완패라고 판정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을까. 그 막강하다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광과 야권통합 후보라는 강점, 현직 경남지사를 노무현 맨으로 당선 시킨 분위기, 김해 토박이가 아니라는 지역적 약점, 투명성 문제로 총리 후보 청문회서 낙마한 약점 등을 딛고 당선한 김해을의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의 경우는 큰 의미가 없는가. 김 후보의 당선은 안중에도 없는 듯 마치 이 선거의 패배자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인 듯 손학규 대표와 비교하는데 열을 올리는 여론은 언론이 대통령선거를 지나치게 앞당겨 불을 당기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그렇다면 대통령선거만 하면 그만이지 무엇 때문에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하는지, 해괴한 느낌을 준다.한나라당은 김해을 말고도 서울의 중구에서도 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서울시 전역을 쓰나미처럼 밀어붙였을 때의 생생한 기억을 떠올려보면 중구청장 당선의 의미는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수도권 압승이 몰고 온 여진이 손 대표를 당선시켰다고 할 수 있고 한나라당의 중구청장 당선은 민주당 쓰나미에 역류한 생존이란 엄청난 의미로 부각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많은 언론의 시각이 손 대표의 당선에만 쏠리는 것은 대통령선거에 초점을 맞춘 견강부회일 수도 있는 것이다. 어쨌든 그같은 언론의 인기몰이는 손학규 대표를 며칠새 유시민 대표를 따돌리고 대권주자 2위의 위상으로 부상시켰다. 언론이 이같이 여론 몰이를 해도 되는 것인지 이제는 국민들이 차분하게 생각해 볼 시점이다.4· 27재보선의 결과는 여당이 패배한 선거이긴 하지만 국민들이 무조건 정부여당의 정책실패나 무능, 부정부패를 심판한 것이라 하기도 어렵다. 물론 이같은 정부 여당의 잘못을 비판하는 국민의 뜻이 크게 작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후보 선정에도 문제가 많지 않았는지 살펴볼 일이다.분당을의 강재섭 후보는 여당의 공천과정에서 너무 심한 상처가 나기도 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자신을 정치적으로 성장시켜준 고향의 선거구를 두고 도망치다시피 선거구를 옮긴 그를 유권자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토박이론을 부르짖는다고 그에게 호의적이기만 하겠는가. 강원지사 선거에서도 보수진영에선 이른바 좌파로 분류해 놓은 엄기영씨를 단순히 인기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치노선과는 상관없이 한나라당 후보로 급조 출마시킨 것이 처음부터 문제였다. 평소 엄 후보와 이념적 대립각을 세웠던 보수진영의 유권자들이 한나라당 후보라는 이유만으로 흔쾌히 지지했을지 의문이다. 강원선거구의 외곽에 포진한 보수진영 인사들의 시선 또한 고울 리가 있겠는가. 여든 야든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정책 대결은 말할 것도 없지만 후보 인선에도 크게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선거의 교훈이 아닐까.

2011-05-04

해양경찰이 만들어 가는 `청렴 한(韓) 세상`

김명환 / 포항해양경찰서장다산 정약용이 쓴 목민심서 청심(淸心)편에 `염자(廉者) 목지본무(牧之本務) 만선지원(萬善之源) 제덕지근(諸德之根)`이라는 구절이 있다. 해석하면 청렴은 목민관의 기본 임무요, 모든 선(善)의 근원이며 모든 덕(德)의 근본이니라, 청렴의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이 문장은 청렴하지 않고서는 공직자를 할 수 없다는 뜻으로 청백리의 참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이렇듯 청렴은 어느 날 갑자기 불쑥 생겨난 말이 아니라 예로부터 공직자의 최고 덕목으로 항시 강조되어 왔다는 것을 목민심서라는 고서를 통해 다산 정약용은 시대를 넘어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핀란드는 국가청렴도 조사에서 수년간 1위를 차지한 대표적 복지국가이다. 노점상과 택시는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국회의원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닌다. 어떠한 곳에서도 규정된 봉사료 외에는 팁이 없다고 한다. 핀란드가 청렴 국가 건설의 바탕이 된 정책이 세금기록 공개 정책이다. 또한 공직자는 업무 관계자와의 식사, 공직자에 대한 명예박사학위 수여도 뇌물로 간주하는 등 부패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 청렴이 습관화된 나라 핀란드는 우리에게 진정한 경제 선진국이 되려면 청렴 선진국이 먼저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 세계를 하나로 묶는 글로벌 경제가 확산됨에 따라 오늘날 청렴은 그 의미가 더욱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세계는 선진국을 측정하는 또 다른 잣대로 국제투명성기구의 국가청렴도(CPI, 부패인식지수)를 사용하고 있다. 불행히도 우리나라는 경제규모는 10위권인데 국가청렴도는 작년도 측정대상 국가 178개국 중 39위, OECD 30개국 중에는 22위에 불과하므로 아직도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문턱에 있다는 반증이다.서양에서는 `7`을 행운의 숫자로 생각하여 럭키 세븐(Lucky Seven)이라는 단어도 있지만, 동양인들은 `3`을 행운의 숫자로 여기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3에 대한 사랑이 더욱 유별나다고 할 수 있다. 시험을 칠 때도 답을 찍어야 할 때면 많은 사람이 3을 선호한다. 그 이유가 친근하기 때문이란다. 오랜 관습이지만 국회 의사봉도 3번을 두드려야 법안이 통과되고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다. 우리 해양경찰도 2011년도 화두가 `3`만원이다. 예의, 정, 관행이라는 명분으로 해양경찰 탄생이래 60여년간 내려온 내부 접대문화 쇄신을 위해 `3`만원이 등장한다. 한마디로 회식비용을 각자 부담하기 위한 Dutch pay(각자 부담) 운동이다. 조직 내부자 간 거래의 특성상 한번 형성된 부패 고리는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고착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부당인사와 같은 또 다른 부정행위 양산을 막아 부패 없는 청렴 선진국으로의 추진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해양경찰 내부 자정운동이라 할 수 있다. 더치 페이(Dutch pay)가 예로부터 이어온 `情`문화 때문에 우리 정서와는 다소 맞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모임의 비용을 각자가 부담함으로써 건전한 조직문화를 조성하고 내부 구성원들에게 청렴 문화 확산을 유도하기 위해 피부에 와 닿는 가장 효과적인 운동이다. 이런 작은 실천들을 통해서 만들어진 청렴한 조직문화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청렴 韓 세상`으로 항해하는 해양경찰호를 `공정하고 믿음직한 선진 해양경찰`이라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안내하는 환한 등대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한 공직자는 일반국민보다 더 높은 수준의 청렴과 도덕성이 요구되며 또한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국민의 편에서 공정하게 처리함으로써 지역사회와 국민으로부터 진정한 사랑과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점을 항상 가슴속에 새겨야 할 것이다.

2011-05-04

대구·경북 황사 잦고 짙어졌다

최근 6년새 발생 일수 2배↑… 이달 중 또 습격 전망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봄의 불청객` 황사의 발생 빈도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기상청은 올해 황사발원지인 중국 북부지역에서 극심한 가뭄이 지속돼 이달 중 또 다시 강력한 황사가 한반도에 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3일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최근 대구·경북지역 황사 관측 일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대구의 황사 관측 일수(365일)는 2004년 6건, 2006년 11건, 2008년 6건, 2010년 15건으로 6년 사이 연중 황사 발생 일수가 2배 이상 늘었다.경북 23개 시·군 중 포항은 2004년 5건 2006년 11건·2008년 6건·2010년 10건, 안동 2004년 7건, 2006년 12건·2008년 6건·2010년 14건, 울진 2004년 5건·2006년 12건·2008년 5건·2010년 11건 등으로 도내 지자체의 황사 발생 일수 역시 매년 증가했다.2일 현재 올 들어 관측된 황사는 대구 9일, 포항 7일, 안동 9일, 울진 8일로 평년(2004년~2010년) 6.5일 보다 2~3일 가량 늘었다.특히 지난 1일 대구·경북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대구 390㎍/㎥, 안동 338㎍/㎡, 영천 296㎍/㎥, 울진 260㎍/㎥ 등 올 들어 가장 농도가 짙어 황사주의보가 발효됐다.대구기상대 관계자는 “황사는 보통 11월에서 다음해 5월 사이 발생하며 주로 봄철에 집중된다”며 “올해는 황사 관측 일수가 평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이처럼 해가 지날수록 황사가 잦아지는 이유에 대해 국립기상연구소는 지구 온난화로 고비사막과 내몽골, 황토고원 등 중국의 건조지대가 확대돼 황사발원지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국립기상연구소는 지난 1일 대구·경북지역을 비롯해 전국을 뒤덮은 황사 역시 건조한 발원지에서 강풍을 동반한 저기압이 확대돼 발생했으며, 이로인해 한반도로 유입된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진 것으로 분석했다.국립기상연구소 관계자는 “몽골에서 시작한 황사는 중국 건조지대와 내몽골고원 및 황토고원, 만주 등에서 발원해 지난 1일부터 3일 현재까지 우리나라 전역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번 황사는 안정된 대기상태에서 정체돼 국지적으로 고농도를 보이는 특징이 있으며, 지난 2002년 이후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고농도 황사로 관측되고 있다”고 말했다./김남희기자 ysknh0808@kbmaeil.com

2011-05-04

김치 예찬

어느 서양인이 맛 본 한국의 김치는 “아삭아삭하고 매콤한 배추김치는 그야말로 한국을 대표하는 발효음식이다. 그리고 다른 나라의 음식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 고유의 독특한 맛을지닌 건강음식”이라 한다. 김치 맛에 흠뻑 빠진 주한 한 외국인은 김치에 대한 찬사가 한국사람 이상일 정도이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김치가 빠져서는 안되는 것처럼 그 외국인도 한식을 먹을 때는 김치가 주 반찬이라 한다. 불고기 맛은 세계 어디에서나 비슷하지만 김치는 한국의 진정한 고유 브랜드라 한다. 그가 한국에 처음와서 호텔 뷔페 식당에서 맛 본 김치의 맛은 무척이나 새로웠다고 한다. 마치 세상에서 하나뿐인 미술작품을 발견한 것과 같았다고 김치와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배추김치의 신선한 맛에 끌려 계속 먹다보니 지금은 없어서는 안될 반찬이 됐다고 한다. 어느 사회단체의 봉사단에서 김치 담그는 체험을 통해 몇 일을 배울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싱싱한 배추를 손질해 4등분 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배추김치 만들기 도전에 들어갔다. 배추를 절이는 시간이 6~7시간이기 때문에 전날 절여둔 배추를 사용해 김치를 만들기로 했다. 김치 속 재료는 무·실파·미나리 등 각종 야채를 4cm 길이로 썰고 마늘·양파·생강을 믹서에 곱게 갈았다. 새우젓은 다져서 멸치젓과 함께 고춧가루를 풀고 모든 재료를 고루 섞은 후 풀물을 넣고 설탕·소금으로 간을 하고 단맛 내기 위해 배도 갈아넣었다고 한다. 이런 방법이 바로 우리 전통의 `어머니표 김치`이다. 속 재료를 살살 섞어 버무리는 것이 맛의 비법이다. 온 식구가 둘러 앉아 웃음꽃을 피우면서 가정의 화목을 도모하면서 가끔씩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손끝도 맵고 눈물도 매움을 느껴 숙연해 지기도 한다. 숙성은 발효를 의미한다. 서양인 답게 맛이 강하고 매운 김치보다 순한 백김치나 물김치가 더 좋을 거라고 찬양하는 여유도 베어 있다. /손경호(수필가)

2011-05-04

저소득층 비즈니스에도 눈 돌리자

언론과 소비자는 늘 최신 기술이 탑재된 고급 사양의 고가 상품에 먼저 시선을 보낸다. 물론 이런 상품을 만드는 기업의 주 마케팅 타깃은 고가 상품을 소비해 줄 중상류층 소비군이다. 그러나 상품의 고급화 전략은 언제나 최선인가?글로벌 기업들은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오히려 저소득층(BOP: Bottom of Economic Pyramid)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BOP는 연간 총소득이 3천달러 미만인 계층으로, 전 세계 인구의 72%인 40억명이 이에 해당한다. 비록 개인의 소득 수준이 낮아 소량 단위, 낮은 가격의 제품을 구매하지만, 인구 수가 많다 보니 시장 규모는 4억 9천만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기업이 현지 투자를 통해 고용을 창출한다면, 소득 증가로 인한 소비 유발 효과까지 합해져 매출은 더 확대될 수 있다.결국 BOP 비즈니스는 단기적인 이윤 창출은 물론이고 기업의 시장수요를 BOP에서 중산층으로 확대해 중장기적인 매출 증대까지 이끄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게 된다.하지만 BOP 시장은 중상류층 시장과는 전혀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기업들이기존 마케팅 룰을 버리지 않고는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일단 중상류층 소비시장에서 기업활동을 지원해주는 대중매체, 물류서비스 등이 BOP 시장에서는 갖춰져 있지 않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BOP 계층이라 하더라도 빈곤 상위층, 빈곤 중위층, 빈곤 하위층의 비율이 지역이나 국가에 따라 상이하기 때문에 40억명을 하나의 균질한 소비집단으로 간주해서도 안 된다.BOP 시장에서 가장 필요한 조건은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이다. 최소한의 품질과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저소득층의 구매력에 접근하려면 모든 생산단계에서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예컨대 인도의 출산 전문 병원인 LifeSpring은 일반적인 병원 서비스가 갖춰야 할 요소들을 과감히 생략하고 경제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성공했다. 구내 매점도 없애고 약국과 실험실도 외주에 맡겼다. 이 병원의 출산 건수는 비슷한 규모를 가진 개인병원의 5배에 달한다.소비자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BOP 계층을 유통과 생산에도 참여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들은 소비자이면서 낮은 임금의 엄청난 양의 노동력 공급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그런데 이런 필요조건을 충족시키려면 기업 안에서도 혁신과 체질 개선이 일어나야한다.첫째, 네트워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BOP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비즈니스 환경이 열악하고 위험도 커 중장기적인 접근 방법을 취해야 하는데, 국제 원조기관이나 정부의 기업 지원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둘째, 유연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중상류층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의 가격을 낮춰 판매하겠다는 식의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BOP 계층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해 저가이면서도 중간 이상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제품 영역의 집중 공략이 필요하다.마지막으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구매력이 약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제품의 생산, 유통, 판매의 모든 가치사슬에 혁신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현지의 문화, 기후 등에서 비롯된 특별한 욕구를 파악해내야 한다.BOP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 모델은 수익성이 낮고 고객이 불확실할 뿐만 아니라 고차원의 기술을 요구하지도 않아 고수익 구조에 의존하는 기업이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열악한 시장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기존 중상류층 주류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점은 BOP 시장 진출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 될 것이다.

2011-05-03

기회가 중요하다

어떠한 일이나 행동을 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나 경우를 기회라 한다. 기회를 행운이나 때라고도 한다. 사람이 평생 살아가는 데 수 십번의 좋은 시기가 온다는 것이다. 이런 기회를 잘 살려서 자기의 것으로 만들면 성공한다는 말을 남겼다. 절호의 기회란 무엇을 받아들이거나 무엇을 행해야 할 유일한 일순간을 말한다. 히포크라테스의 유명한 말이 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며 기회는 달아나기 쉽고 실험은 명확치 못하며 판단은 곤란하다”했다. 기회는 신기루 같이 잡힐 듯 하다 사라지는 것이며 찬스는 인간에게 있어서 만사를 관장하는 최고의 장이며 자기 스스로를 돕지 않는 자는 기회도 힘을 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는 “태양이 비치고 있는 동안에 건초를 만들어라”했다. 운동선수는 상대방 선수들과 경기를 할 때 서로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약점이 노출될 기회를 노려서 공격해야만 승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찾아오지만 그것을 잘 활용하는 자는 소수라 했다. 그러므로 현명한 자는 찾아내는 것보다 더욱 많은 기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기회를 두고 남긴 격언들이 참 많은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그만치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인 것 같다. 바람에 맞춰서 돛대를 올려라. 기회란 위대한 중매꾼이다. 때를 얻는 자는 번창하고 때를 잃는 자는 망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때 유행했던 말 `있을 때 잘해` 등이 인간에게 많은 교훈을 남기는 말들이다. 안 되는 일도 대세를 타면 될 수 있다는 말로 마른 나무를 태우면 생나무도 탄다고 했다. 터키의 속담에도 오이는 파랄 때 멜론은 노랄 때가 먹기 좋은 때다. 큰 항아리는 비 오는 동안에 채워야 한다. 쇠는 뜨거울 때 두드려라.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 이런 말을 염두에 두면 기회가 온다. /손경호(수필가)

2011-05-03

칠곡군 `스쿨폴리스` 만족도 높다

【칠곡】 칠곡군이 학교폭력으로부터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시행 중인 스쿨폴리스가 지역 학부모와 학교에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칠곡군은 관내 전 초·중학교 31개교를 대상으로 지난달 11일부터 24일까지 13일간 스쿨폴리스 운영상황과 학부모 및 학교 측의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11개 항목을 점검한 결과 교내 폭력과 탈선 예방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스쿨폴리스는 칠곡군이 지난해 9월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와 아동대상 범죄를 예방하고자 전국 지자체 가운데 군 단위 최초로 시행한 제도로 올해에도 총 65명(칠곡군 49명, 교육청 12명, 경찰서 4명)이 근무하고 있다. 학교별로 교장 관리 하에 등교 시간인 오전 7시부터 하교 시간인 오후 6시까지 1일 8시간 근무하면서 학교주변의 순찰활동과 흡연 방지, 통학버스 탑승 및 하차 등 교통지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읍·면별로도 각급 기관단체장이 학교폭력예방 간담회를 하고 자율방범대 등 지역 봉사단체가 자율적으로 오후 4시 이후 방과 후 수업 종료 시간대와 방범취약지역 69개소에 순찰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군은 지난 3월29일에 군청 강당에서 스쿨폴리스 65명에게 학교폭력 대응 방법 등에 대해 전문강사를 초빙해 소양교육을 하고 봉사자의 역할과 범죄취약지가 수록된 근무지침서를 휴대하기 쉽도록 포켓용으로 제작해 배부한 바 있다./김용호기자 kim112@kbmaeil.com

2011-05-03

`가야산 야생식물원` 봄꽃향기 가득

야생화 만발… 70여종 꽃차 무료 시음·직접 재배도 가능 【성주】 꽃의 계절 5월을 맞아 가야산야생화식물원이 만개한 야생화의 봄꽃향기로 가득하다. 홀아비꽃대과 앵초, 수선화, 쥐오줌풀, 윤판나물 등 봄을 대표하는 야생화들이 일제히 꽃을 피우며 관람객들을 유혹하고 있다.사진꽃의 위쪽에 매의 발톱을 닮은 부분이 있는 보라색의 매발톱, 결혼할 때 쓴 족두리를 닮은 족도리풀, 따뜻한 양지에 주로 피는 노란색 양지꽃도 눈여겨볼 만 하다.또, 옛 여인들이 지니고 다녔던 비단주머니를 닮은 `금낭화`는 대롱대롱 꽃이 매달려 있는 모습과 화려한 붉은색으로 관람객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다.온실에는 붓꽃과 노랑꽃창포가 연못가에서 시원한 자태를 뽐내고 다정큼나무, 돈나무도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렸다.온실 내 전시장에는 야생화로 직접 만든 70여 종의 우리 꽃차를 전시하고 있으며 관람객들을 위해 무료 시음도 하고 있다.특히 5월부터는 다양한 꽃차를 비롯해 야생화를 집에서 직접 키우고 싶은 관람객들을 위해 야생화 모종과 분화뿐만 아니라 꽃과 잎을 눌러 만든 찻상, 조명등, 액자 등의 압화 공예품과 열쇠고리, 핸드폰줄 등의 생활 소품도 판매할 예정이다.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봄꽃 가득한 가야산야생화식물원에서 한잔의 야생화 꽃차와 함께 힘껏 기지개를 켤 수 있다.가야산야생화식물원 입장료는 어른 1천원, 청소년 및 군인 700원, 어린이는 500원이다. 문의는 성주군청 가야산야생화식물원(054-931-1264. www.gayasan.go.kr) 이다./손창익기자sohn6770@kbmaeil.com

2011-05-03

낙동강호국평화공원 추진 `가속화`

【칠곡】 호국의 고장 칠곡군이 석적읍 중지리 왜관지구 전적기념관 일원에 낙동강 호국평화공원조성 건립을 심의·의결하고 도입시설과 규모 등을 확정해 사업추진을 가속화한다. 낙동강 호국평화공원은 이달에 본 설계를 발주하고, 24만㎡ 부지에 2013년 말까지 총 525억원(보상비 포함)을 들여 호국기념관과 호국광장, 야외체험장, 자고 산 전망대, 문화갤러리 등 5개 구간으로 조성된다.호국기념관에는 전시관, 전투와 평화 체험관, 4D영상관, 세미나실, 체험숙소 등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차별화되고 재미있는 체험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나라 사랑정신과 호국안보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특화했다.또, 야외체험장에는 다목적 체험실과 왜관·다부동 전투체험장, 서바이벌 게임장, 군 막사 캠프장 등을 도입해 특색있고 다채로운 야외 체험코스로 구성해 대규모 수련회, 청소년 안보체험 캠프, 가족단위 캠프장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특히, 자고 산 전망대에는 한·미 우정의 공원을 만들어 전망대, 낙동강방어선 전투상황도, 미군 학살사진, 미군학살 형상화 조형물을 설치해 한·미 혈맹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조성해 미군과 미국인 관광객을 집중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왜관·다부동 전투 격전지 순례길과 낙동강 역사 너울길, 관호산성 개발, 6·25전쟁 담화 전국공모전, 유물기증운동 캠페인 전개 등의 연계사업도 병행해 추진한다.칠곡군 관계자는 “낙동강 호국평화공원 조성사업은 범국가적 필요 사업이며, 칠곡군 브랜드화와 신성장 동력의 핵심 사업이다. 낙동강 호국평화공원이 각종 연계사업과 같이 준공되는 2013년에는 칠곡군 전역이 국제적인 호국평화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용호기자

2011-05-03

초라하고 우울한 한국소설

이대환 작가·`아시아`발행인한국에서는 고은 시인이 거의 유일하게 노벨문학상 후보군에 들었다 났다 한다고 알려져 있다. 올해든 내년이든 그가 받으면 한국문학은 드디어 노벨문학상 콤플렉스를 벗을 것이다.문제는 고은 시인이 그 상을 못 받는 경우다. 과연 한국에는 고은에 필적할 만한 후배 시인들이 몇이나 존재하는가? 시 동네의 사정에 어두운 편이라 뭐라 말하기 어려운데, 소설 동네를 들여다보면 작가들과 독자대중이 손을 잡고 한국소설을 노벨문학상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한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물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반드시 그 시대의 그 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작가인 것은 아니다. 수상작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 나는 노벨문학상의 존재 자체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적어도 그 상은 소설의 위엄을 옹호하기 때문이다.소설의 위엄이란 무엇인가? 소설이 인간정신의 미학적 총체로서 시대정신을 선도할 때 소설의 위엄은 저절로 빛나며, 그것은 언제나 작가정신에서 탄생한다. 소설이 위엄을 상실했다는 것은 작가정신이 `많이 팔자`는 상업주의와 야합했다는 것이다. 대중소설에서는 시대나 인간에 대한 고뇌를 기대하지 않는다. 그 속에는 시대나 인간에 대하여 치열하게 탐구하는 작가정신이 없다는 사실을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20세기 후반기 50년을 통틀어 소설의 위엄이 무엇이며 작가정신이 어떤 것인가를 가장 훌륭히 보여준 작가를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서슴없이 2008년 8월에 타계한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을 지명한다. 한국 독자들에게는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라는 소설로 알려진 소비에트연방 러시아의 대표적 반체제 작가로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솔제니친은 `송아지, 떡갈나무를 들이받다`라는 자서전을 남겼다. 자신의 작가정신과 소설과 삶을 `송아지가 떡갈나무를 들이받은 것`에 비유했지만, 실제로 그는 무자비한 스탈린 억압체제에 펜 하나로 맞서서 그것으로 그 급소를 찌른 작가였다. 스탈린 억압체제가 없었다면 솔제니친이라는 작가도 창조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솔제니친의 작가정신과 소설은 자신이 살아가는 러시아의 현실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그러나 21세기 들어 한국사회에서 대중적으로 성공한 소설들은 대체로 현실 관련성이 약화되거나 역사적인 기억을 망각하고 있으며, 독자대중은 감성적이고 가볍고 성적 자극에 능숙한 소설을 사서 읽는다. 작가정신이 현실을 유기(遺棄)하여 상업주의에 포섭되고, 독자대중은 그것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사회적 구조로서, 작가들과 독자대중이 소설의 위엄을 허물어뜨리기 위해 손을 잡은 격이다.한국 작가나 소설이 노벨문학상을 받기 위한 일차적 관문은 어느 작가나 어떤 소설이 한국사회에서 널리 주목을 받는 것이다. 작가나 소설이 한국사회에서 그러한 존재로 대두하자면 시장질서 속에서 엄청난 승자의 위치에 올라야 한다. 백만 부쯤 팔리는 베스트셀러를 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작가들은 현실과 민족과 인류의 곤혹에 천착하지 않고 독자대중은 그것을 부추기는 구조 속에서 소설의 위엄을 빛내는 소설이 어떻게 널리 주목 받을 수 있겠는가? 그러니 한국소설이 무슨 재주로 노벨문학상에 육박해 가겠는가?얼마 전에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 메이저 출판사를 통해 미국 독서시장에 진출했다는 사실에 대해 한국 언론들이 냄비 끓듯이 덤벼들었다. 심지어 작가의 실존 어머니를 인터뷰한 신문도 있었다. 그러나 내 눈에 그 소설은 소설의 위엄을 회복하는 일과는 무관한 작품이었다. 미국 비평가들에게 그 소설이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이 아니라 `한국에서 엄청나게 팔린 대중소설`로 소개되기를 바랐다.과연 북한에도 솔제니친과 같은 `지하작가`가 존재할까? 지배자들에게는 반역자이고 같은 체제 속에서 살아가는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위험인물로 지목될 수밖에 없는 지하작가가 북한에는 없을 것이다. 오랜 우상숭배의 세뇌, 전체주의와 선군(先軍)독재의 억압, 폐쇄적 주체사상의 가치관이라는 삼중 그물망에 갇힌 자기검열의 타성이 반체제적 상상력을 고갈시켰을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체제에 대한 소설적 대응도 남한 작가들의 책임이다.그러나 오늘의 한국소설은 현실 대응력을 잃어버려서 많이 팔려보았자 정신적 파장이 사회로 번져나가는 경우를 발견할 수 없다. 한마디로 소설의 위엄을 상실한 것이다. 세계사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민족 현실을 미학적 서사세계로 감당해야 하는 당면과제를 생각할 때, 지금 여기의 소설은 한없이 초라하고 우울하다.

2011-05-02

페이스북 친구와 밥 같이 먹는 친구

이경우대구본부장바르셀로나 축구팀의 리오넬 메시가 페이스북에 가입한 지 7시간 만에 700만명이 친구맺기를 했다고 한다. 700만 명의 메시 친구들이 메시의 소식을 리얼타임으로 공유하고 또 의견을 나눈다고 생각하니 부럽기도 하고 아찔하기도 하다.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를 세계 억만장자 반열에 올려놓은 페이스북 열풍이 세계를 휘젓고 있다. 페이스북 사용설명서가 따로 책으로 나오고 그 사용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북아프리카의 재스민 혁명도 페이스북의 위력이 발휘됐다. 지난 4·27 재보궐선거에서도 페이스북은 제대로 한 몫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위트와 페이스북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사회 전 분야에 간여하지 않는 곳이 없다. 이젠 페이스북 회원이 아니면 아주 사회 루저가 될 판이다.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대세다. 통화보다 문자로 소통하는 것이 편리할 때가 있다. 지금 세상은 온통 페이스북과 트위트로 생각과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한다. 편리함으로 말하면 시공을 초월하는 그 가공할 전파력하며 속도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지난 해 성탄절 밤 영국 브라이튼에 사는 42살의 여성 시몬 백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충격적인 글을 올린다. “약을 먹어 곧 죽게 될 것이니, 모두들 안녕”이라고 그러자 한 친구가 곧바로 댓글을 올렸다. 그녀는 늘 약을 과다복용 해왔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울증을 앓고 있던 그녀는 결국 글을 올린 지 1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된다. 그녀의 페이스북 친구는 1천82명이나 됐지만 그녀의 어머니가 경찰을 부를 때까지 전화를 걸거나 안부 확인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다.미국에 이민 간 대학 동창이 몇 년 만에 일시 귀국했다. 핑계 삼아 그를 아는 동창들이 모여 하룻밤 잔치가 벌어졌다. 학창시절 어울려 다니던 대구시내 골목길도 누벼보고 맥주도 들이켜며 모임엔 빠지지 않는 노래방 순례까지 풀코스로 이어졌다. 모두가 잠시 옛날로 돌아간 듯 기억을 되살려가며 서로에게 인격적 실례를 하기도 했다. 얼굴 붉혀지는 아슬아슬한 대목에서는 능청으로 모면하는 내공이 쌓인 연륜들이었기에 잔치는 위험 수위를 넘나들면서도 둑이 터지지는 않았다. 이 모든 것들이 모두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상황이었다.밥을 같이 먹는 것은 그래서 상당한 투자를 필요로 한다. 먼저 시간이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상대와 같이 하는 시간동안 정서적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거래 관계가 아니라면 그렇지 못한 자리에서의 밥은 그야말로 밥맛이다. 어쩌면 속을 뻔히 알면서, 멀겋게 얼굴 들여다보고 비위 맞춰가며 표정관리 해야 하는 피곤함을 감수해가면서 밥을 먹는 만큼 불편함도 많을 것이다. 또는 공유할 현재 이슈나 과거사가 없으면 어색하고 별로 내키지 않는 자리가 되기 십상이다.메일을 통해 친구 요청이 들어왔다. 요청을 수락하고, 친구를 찾고 그리고 담벼락에 댓글을 남긴다. 언제 밥 한 번 먹자고. 시시콜콜 주변사를 사이버 공간에 남긴다.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만났다면 `밥 한 번 먹자`고 하고 지나칠 친구들과 이런 저런 주변사를 나눈다. 그러면서 딱히 밥 먹으면서 정을 나눌 사이가 아닌, 사이버 공간에서 따로 투자할 부담 없는 정보를 주고받는 사이가 된다.페이스북 친구는 정말 간편하다.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되고 어색한 얼굴과 불편한 대면을 하지 않아도 된다. 립 서비스보다 훨씬 진보한 손가락 끝의 수고로움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 한국과 미국같이 떨어져 있어도 곧바로 소식을 알 수 있고 또 생각을 교환할 수도 있다.그러나 밥을 같이 먹으려면 시간을 투자하고 발품을 팔아야 한다.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그런 부담을 갖는 것이다. 페이스북 친구와 밥 같이 먹는 친구는 그래서 같은 친구이면서도 다른 친구다.

2011-05-02

사랑은 행동 언어이다

윤석안/포항중앙교회 부목사올해로 결혼 15주년을 맞았다. 매년 나의 결혼기념일은 날짜가 바뀐다. 15년 전 부활주일 다음날, 월요일에 결혼식을 했기 때문에 `부활주일 다음 날`을 결혼기념일로 정한 탓이다. 매년 결혼 햇수만큼 장미를 아내에게 전하고, 점심 한 끼 같이 하는 것이 내가 의무적으로 해오던 일이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내 손으로 아내에게 선물을 한 적이 없다. 이번에는 큰 맘 먹고 백화점에서 작은 십자가 목걸이를 사고, 장미꽃 15송이와 함께 아내에게 전했다. 고도원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예쁜 책도 함께 말이다.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아내는 기쁨이 되었던지 장미 옆에서 목걸이를 하고 앉아 인증 샷을 찍어 핸드폰으로 보내왔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이 있는 행복한 달이다. 가로수들은 푸르름을 더해가고, 영산홍은 붉음을 꽃피우며, 꽃잔디는 오순도순 모여 보랏빛 향연을 펼친다. 사랑을 나누기에 너무도 좋은 계절이다.게리 채프만은 `5가지 사랑언어`라는 책에서 사람마다 사랑의 언어가 다르다는 사실을 갈파했다. “인정하는 말, 함께하는 시간, 선물, 봉사, 육체적인 접촉”이 그것이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하는 행동이 상대방에게는 전혀 감동이 되지 않는 것은 사랑의 언어를 모르고 하기 때문이다. 남편은 격려의 말을 듣기를 원하는데, 아내는 말없이 맛있는 저녁 식사를 준비함으로써 남편을 격려하려고 한다. 그래서 남편은 우울해 하고, 아내는 영문을 모른다. 아내는 아이들 없이 남편과 단둘이 호젓한 시간을 갖기 원하는데, 남편은 아내에게 꽃다발을 안겨 줌으로써 사랑을 표현한다. 그래서 아내는 시큰둥하고, 남편은 당황한다. 남편은 남편의 방식으로, 아내는 아내의 방식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우리 큰 딸은 늘 가까이 와서 기대기를 좋아하고 치근거린다.“왜 이래 기대냐”며 저리가라고 소리치곤 하였다. 알고 보니 딸의 사랑언어는 접촉이었다. 하루는 딸을 3분 동안 꼭 껴안아 주었다. 그랬더니 한동안 기대지도 않고 행복해 하며 지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선물만이 사랑은 아니다. 상대방이 사랑으로 느끼는 것을 가지고, 그 언어로 사랑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은 단순한 낭만이나 추상이 아니라 행동언어이다.성경에서 사랑장으로 알려진 고린도전서 13장에는 사랑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사랑은 언제나 오래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린도전서 13장 4-7절).그렇다. 사랑과 감기는 숨길 수가 없다고 하지 않던가. 오늘도 우리 주위에는 사랑에 갈급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아프리카 밀림에 사는 우츄프라카치아라는 식물이 있다. 이 식물은 누군가 혹은 지나가는 생물체가 조금이라도 몸체를 건드리면 그날로 부터 시름시름 앓아 결국엔 죽고 만다고 한다. 그래서 결벽증이 강해 누구도 접근하기를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식물을 연구한 박사가 몇 십년을 연구하면서 또 그만큼 시들어 죽게 만들었다. 그런데 박사는 이 식물이 어제 건드렸던 그 사람이 내일도 모레도 계속해서 건드려주면 죽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없이 결백하다고 생각했던 이 식물은 오히려 한 없이 고독한 식물이었다.내 아내는 고독한 우츄프라카치아는 아닌가, 내 남편은, 내 아이들은, 내 이웃은… 오늘도 사랑이 필요한 고독한 이들에게 나의 사랑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2011-05-02

고생끝에 골병

의학의 발달과 건강에 대한 관심 탓으로 사람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있다. 그러나 건강한 3모작 인생만 늘어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질병·고독·빈곤 등 3중고(苦)에 시달리는 어르신들이 늘어난다. 특히 80대 이상이 많다고 한다. 통계청 고령자 통계에 의하면 80세 이상 노인의 3대 애로사항은 건강·경제난·외로움(소외감) 순이라 한다. 60, 70대에게 없던 외로움이 80대에게 주요 애로사항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외로움으로 고통받는 어르신들은 혼자 사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조사에 의하면 65세 이상 독거노인은 102만명, 이중 80세 이상은 30만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혼자 사는 노인은 끼니를 거르는 경우가 많다”며 늘 혼자 식사를 하면 입맛이 떨어져 기본 영양소를 섭취하기 힘들고 정신건강도 나빠진다고 한다. 28년 째 혼자 사는 88세의 어느 할머니는 한 달 수입은 기초노령연금 9만원이 전부라 한다. “해준 것도 없는데 자식들에게 손 벌리기가 어렵고 아들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수급자가 될 수 없다”는 딱한 사정도 있다. 복지관에서 배달해주는 도시락으로 때운다고 한다. 더 서글픈 것은 외로움이라 한다. 가장 힘드는 것은 몸이 아플 때 가장 슬퍼서 혼자서 눈물만 흘릴 뿐이라고 한다. 행복한 인생 3모작의 또 다른 적은 치매·암·고혈압·당뇨 등의 질병이다. 먹고 살기에 급급한 데다 보살펴주는 사람이 없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너무 늦어 병고에 시달리는 노인의 수가 점차 늘고 있는 형편이다. 젊었을 때 모은 재산 자식에게 주고 나니 가진 것이 없어 매미 껍데기 고목나무 지키듯 늘 적적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자식사랑에 정이 많아 한 번이라도 찾아주고 손자, 손녀 얼굴 보는 것이 살아 생전에 소원인데 그것마저 차단된 상태라 한다. 젊어서 게으른자가 늙어서 장수한다는데 허리가 휘어지도록 자식만을 위한 일생-고생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헛말이 된 거라고 한다. /손경호(수필가)

2011-05-02

`칠곡사랑상품권` 30억돌파 사은·경품행사

【칠곡】 지난 1월 13일부터 발매에 들어간 칠곡사랑상품권이 3개월여 만인 4월 말 현재 3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칠곡군은 6일 칠곡군민의 날을 맞아 교육문화회관에서 칠곡사랑상품권 30억 원 돌파 기념 사은 행사 및 축하공연을 연다.경품행사는 경품권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전자식 추첨을 통해 1등 모닝 승용차, 2등 LCD TV, 3등 냉장고 등 푸짐한 상품을 선물한다.도 군민오케스트라 창단 공연과 군민의 날 기념식 및 인기가수 신웅·신유 부자 가수가 특별출연해 축하무대를 꾸민다.군 관계자는 “자금의 역외 유출방지와 지역 구매력 확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칠곡사랑상품권을 도입했다”며 “3개월 여만에 30억 원을 넘어서는 돌풍을 일으킬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한해에 100억 원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칠곡군의 경제 활성화가 더욱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칠곡사랑상품권이 초기부터 돌풍을 일으키는 것은 소비자와 가맹점 모두가 이득을 보는 구조로, 상품권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최고 3%까지의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고 가맹점은 카드 수수료를 절감하고 매출이 증가하는 이중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많은 가맹점이 상품권 이용 고객에게 할인혜택과 덤을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현재 칠곡사랑상품권은 농협, 대구은행 등 34개 금융기관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2천400여 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김용호기자 kim112@kbmaeil.com

2011-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