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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사회`를 넘어서야 한다

이대환 작가·`아시아`발행인현재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가치는 어떤 가치일까? 이것은 자본주의사회를 지배하는 가치는 어떤 가치일까라는 더 큰 질문으로 바꿔도 좋다. 정답은 시장 경제(Market Economy)에서 획득할 수 있는 상품 가치(이익, 돈)이다. 물론 상품 가치가 경제뿐만 아니라 교육과 문화를 비롯한 모든 영역을 지배할 때는 주저할 것 없이 그 사회를 `시장지상주의`의 `시장 사회(Market Society)`라 불러야 한다.우리의 귀에 너무 익숙한 말이지만 시장의 생명과 같은 원리이자 시장이 번성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경쟁이다. 경쟁의 본질은 어떡하든 상대를 이기는 것이다. 상대를 이겨야 하는 것이 경쟁의 숙명이다. 이것이 음모를 부르고 야합을 낳는다. 음모와 야합을 시장은 불공정이라 규정한다. 어떡하든 상대를 이겨야 하는 숙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처지에서 `그것은 불공정`이라고 들이대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다. 불공정을 감시하고 처벌하는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정부 조직이 어깨에 힘을 넣어 시장을 노려본다. 시장의 상품은 어떤 상대에게는 질 수밖에 없고 어떤 상대에게는 이길 수밖에 없다. 이것이 시장의 처절하고 비정한 원리다. 그러나 인간은 시장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존재로 바뀌었다. 문자를 발명하고 역사를 쓰기 시작한 이래의 수천 년에 걸친 역사적 경험을 통틀어 시장이야말로 돈을 많이 벌고 부(富)를 창출하는 가장 능률적인 도구요 제도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돈을 많이 버는 것, 부자가 되어 안락하게 살아가는 것. 이것이 인간의 첫 번째 욕망인 바에야 경쟁을 생명 같은 원리로 삼는 시장이 경제 영역을 지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바로 여기가 사회적 문제의 근원이요 출발점이다.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어 안락하게 살아가기만 하면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인가? 이 질문이 인간의 영혼 속에는 박혀 있다. 만약 그것이 영혼 속에 박혀 있지 않다면, 그는 인간의 품위를 크게 상실한 존재로서, 짐승에 가까워진 인간이다. 어떻게 살아야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인가? 이에 대한 정답 속에는 반드시 `타인과 더불어, 자연과 더불어`라는 것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 국가를 지키기 위한 전쟁을 어떤 개인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것처럼, 모든 개인은 시장에서든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타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으며, 그 삶이란 것이 하나뿐인 지구를 떠나서는 성립될 수 없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다. 모든 개인이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이 운명적 조건이 모든 개인에게 반드시 `공동선(共童善)`에 대해 생각하고 실천하기를 요구하며, 모든 개인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이 운명적 조건이 모든 개인에게 또 다른 공동선인 `생태와 환경`에 대해 생각하고 실천하기를 요구한다.시장지상주의와 공동선은 모순관계를 형성한다. 시장 사회와 공동체주의도 모순관계를 형성한다. 그러나 인간은 어느 한쪽도 일방적으로 소홀히 할 수 없으며, 더구나 포기할 수 없다. 어느 한쪽을 포기하는 순간, 그 사회는 파멸의 씨앗을 잉태하게 된다. 제도의 오류를 극복해온 자본주의가 그것을 증명하고, 제도의 오류를 극복하지 못한 공산주의가 그것을 증명한다.그렇다면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그것은 시장 경제와 공동선이 조화롭게 추구되는 사회로 발전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 경제를 투쟁의 대상으로 설정한 세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시장지상주의의 `시장 사회`로 가는 것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시장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상품 가치가 될 수 없는 가치마저도 상품 가치로 환산해 버리는 사회가 바로 시장 사회다.서남표 총장의 경쟁 방식은 시장 사회로 가는 방식이다. 학습에 대한 젊은 영혼의 고뇌를 징벌적 등록금으로 환산하는 그 방식이야말로 결코 시장 사회에 편입시키지 말아야 할 교육 고유의 어떤 비(非)시장적 가치마저 시장 가치에 내줘 버린 것이다.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고 한국 언론이 온갖 호들갑을 떨었다. 그것은 한국을 대표할 `대중소설`의 수준에 머무른 것이다. 한국에서 잘 팔린 대중소설이 시장 가치로의 환산에 익숙한 미국 대중과 만나는 것은 엄격히 말해 하나의 상품적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상품 가치가 지배하는 시장 사회, 이것이 근대화 50년 한국이 극복해야할 또 하나의 시대적 국가적 과제로 대두해 있다. 분단극복만큼이나 버거운 짐이긴 하지만.

2011-04-18

박근혜의 신공항, 毒이 될까 藥이 될까

이경우대구본부장정부가 신공항을 백지화 한다고 발표하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 “지금 당장 경제성이 없더라도 동남권 신공항은 필요하며 앞으로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사과한 이튿날 지역구인 대구에 와서다. 이에 대해 지역에서는 신공항 유치 운동을 벌일 때는 한 마디도 않다가 뒤늦게 재추진해야 한다는 발언은 무책임하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재추진 주장이 대통령의 백지화에 대한 성토 분위기를 누그러뜨린 공헌도 한 만큼 이 대통령에게 박 전 대표는 소방수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렇다면 신공항 재추진은 박 전 대표의 대권가도에 독(毒)이 될까, 약(藥)이 될까.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다음 정권에서 신공항을 재추진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그들은 중앙 언론에서 신공항 백지화설이 불거지면서 본격적으로 `신공항은 밀양으로`를 외쳐댔다. 마치 “내가 앞장서서 목청 돋우는 것 봤지?” 하는 식이다. 그러나 신공항이 정말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할지는 솔직히 미지수다. 오죽했으면 일부 중앙 언론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대구·경북 사람들이 동남권 신공항 건설 공약을 믿고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는지 궁금하다”는 소리를 들어야 했을까. 어떤 사람들은 “그래도 선거 때면 또 줄서서 특정 정당에 몰표 주는 행태를 반복할 사람들”이라 비아냥거리기도 했다.임기 2년을 채 못 남긴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동남권 신공항을 어디로 결정했더라도 경제적 부담은 없었을 것이다. 사실 동남권 신공항은 김해공항이 포화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 이후, 적어도 10년 이후의 이야기이고 공항을 건설하는 데만도 상당 시일이 소요되는 역사다. 그런 만큼 이 대통령으로서는 임기 내에 어디에 짓겠다고 해버릴 수도 있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이 대통령의 임기 동안에 신공항을 착공할 일은 없을 테니 하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은 신공항 결정을 하지 않았다. 그것은 결국 지방보다는 수도권의 이익을 대변한 결과였다. 무엇보다 영남권의 양분된 여론에 따른 정치적 고려 때문이었다고 밖에는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 대구 경북 경남 울산과 부산이 양분돼 있으니 어느 한 쪽 손을 들어주어서 얻는 이익보다는 손실이 훨씬 크다는 것을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이는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대구에 와서 떳떳하게 밝힌 데서도 분명해졌다. 정 최고는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포럼에서 “신공항은 어떤 결론이 나도 정치적으로 마이너스였다”고 털어놨다. 신공항이 밀양으로 결정됐다면 부산 민심이, 가덕도로 결정됐다면 대구경북 민심이 `총 들고 들어갈 태세`였다고 말해 백지화가 “마이너스가 최소화되는 결정”이라고 분석했다.김범일 대구시장도 대구시의회에서 신공항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가 한 것이 뭐냐, 전략과 전술에서 부산에 비해 체계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서다. 김 시장은 “공항 전문성이 부족했고 수도권의 알레르기 반응이나 무관심에 대한 전략이 부족했다”고 고백했다. 또 부산과는 끝까지 노력해서 합의도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협상의 명수는 모두가 이기는 제안을 내놓는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낸다. 그것이 상대에 따라 명분일 수도 있고 실리가 될 때도 있다. 그래서 양측을 모두 만족시킨다. 무조건 떼쓰는 전술만으로는 신공항이 동남권에 들어설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이쯤에서 박 전 대표의 지혜가 궁금해진다. 중앙을 설득하고 영남 5개 시·도를 아우르는 묘방이 무엇인지 기대되는 것이다. 이제는 박 전 대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여론을 더 이상 비켜갈 수만도 없을 것이다. 박 대표로서는 정치력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기도 하다. 신공항 재추진이 박 전 대표에게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

2011-04-18

서남표 총장의 눈물

정장식대구대 석좌교수한국과학기술원 즉, 카이스트의 젊은 수재들이 연이어 자살하더니 드디어 교수까지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충격적인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국회로 불려간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총장도 모르는 개혁안(?)들이 발표되고 있어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모두들 들어가지 못해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기술교육의 산실인 카이스트에서 왜 이런 일이 발생되고 있을까? 이 세상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까지 버린 학생들의 말 못할 고민은 무엇이었는지? 우리 모두 겸허한 자세로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영재 한사람이 대략 5만명 정도의 국민을 먹여 살린다는 분석이 있다. 자원이라고는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우수한 인적 자원으로부터 생산되는 `창의`만이 우리의 살 길인 것은 분명하다. 특히 과학기술분야의 발전은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바로미터라고 볼 수 있다. 카이스트, 포항공대, 서울대 등 세계와 어깨를 겨루고 있는 우수한 공과대학에서 배출된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오늘 이 나라의 번영을 가져 온 주인공들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들 수재들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엄청나다 할 터인데, 이번 사태로 인한 실망 또한 큰 것이 사실이다.모두가 되돌아봐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오죽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라는 안타까움이 앞서지만, 삶의 가치에 대한 보다 깊은 고뇌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눈앞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이 인생의 궁극적인 승리가 아닌데도 말이다. 젊은 시절 전혀 우수함을 인정받지 못한 아인슈타인이라든지 하버드를 과감히 중퇴한 빌게이츠 같은 통 큰 패기는 왜 갖지 못했는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가르치는 교수 역시 이번 사태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할 것 같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교수이기 전에 스승이자 멘토로서의 인간적인 대화와 소통이 얼마나 있었는지 묻고 싶다. 하기야 그토록 경쟁위주의 시스템에서 교수인들 피해자가 아니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서남표 총장은 이번 사태를 불러 온 가장 결정적인 원인 제공자로서 세간의 평가의 도마 위에 올라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나친 경쟁과 성과 위주의 학교 운영과 소통 없는 일방적인 리더십은 이제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라는 점이다. 감정을 가진 인간을 교육시키면서 너무 엔지니어링적인 접근을 하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있다. 인간은 기계와 달리 감정을 가진 동물이다. 한창 젊은 나이에 눈만 뜨면 숨 막히는 경쟁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 숨을 좀 쉴 수 있는 공간과 여유를 만들어주어야 할 것이며, 삶의 목적과 궁극적인 가치에 대한 인문학적 소양교육이 더욱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오늘의 카이스트를 의욕적으로 이끌고 온 열정과 노력에 대해서는 함부로 돌팔매질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한 나라의 과학기술의 발전은 선견지명을 가진 지도자의 리더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2차 대전에서 패망한 전후 일본의 중의원이 된 당시 27세의 나까소네 전 수상은 맥아더 원수에게 당한 굴욕을 과학기술의 부흥으로 일본을 다시 일으킬 것을 다짐한다. 그후 과학기술성장관이 된 나까소네는 전후 일본 과학기술발전의 주역이 되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이다. 박정희, 박태준 등 과학기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지도자가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서남표 총장이 추구하고자 했던 개혁의 정신만은 살려 나가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우리나라의 살 길이다. 오늘따라 소리 없이 세계와의 경쟁에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포스텍의 총장, 교수, 학생들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이 더욱 생기는 것은 나만의 심정이 아닐 것이다.

2011-04-18

공존(共存)을 향해서

공존은 `함께 존재하며, 함께 도우며 살아감`을 의미한다. 그래서 인간을 공존의 사회에 존재하는 인격체라 한다. 우리 사회 공존 점수는 얼마나 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가능성의 유무도 달려 있다. 공존사회에 있어서 빨리 배격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지도층 비리, 부의 세습, 신계급사회, 사교육바람, 기러기 아빠, 그리고 지역간 갈등 등이다. 이와같은 부정적인 용어들이 떠도는 우리의 현실사회, 그렇지만 국민들 대다수는 여전히 희망의 날개를 가지고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만족하며 크고 적고 상관하지 않고 베풀고 기부하는 등 사회봉사활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설문조사에 의하면 20세 남녀 1천명을 상대로 `우리 사회 공존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3%가 현재 사회적 지위에 만족한다는 것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현재 기부 및 사회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고 하는 사람이 69%라는 것이다. 또한 스스로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도 널리 확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스스로의 노력에 의한 사회적 계층 상승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8.3%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국민들의 이같은 노력에 비해 사회 지도층이 안겨준 실망감은 컸다. 가진 자와 못 가진자, 배운 자와 못 배운 자가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에는 지연, 학연, 혈연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봤을 때 우리 사회의 공존 점수는 50.99이라 했다. 원리와 원칙이 살아있고 부정이 없는 완벽한 공정사회를 100점으로 볼 때 우리 사회의 공정성 점수는 48.95점이라 했다. 대다수 응답자의 공통된 견해는 한국사회의 공존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도자의 부도덕`으로 40.7%가 지적했다. 지도층이란 엘리트 인재를 두고 하는 말인데 기대치 이하이다. 일찍이 소크라테스도 “부정 때문에 억울함을 당하는 것보다 부정을 범하는 쪽이 훨씬 불행”하다고 했다. 그래서 고위층의 부정이 가장 큰 죄악이며 힘 없는 백성들을 더 힘 빠지게 한다. /손경호(수필가)

2011-04-18

세계문화유산 양동마을을 찾으며

하재영시인뿌리 깊은 가문의 대물림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주 양동마을과 안동 하회마을은 이미 우리나라를 벗어나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었다.그중 양동 마을은 내가 사는 포항과 가까운 관계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 전에도 한 해에 서너 번은 찾았었다. 며칠 전 올해 들어서 네 번째로 그곳을 찾았다. 으레 바닷가를 찾던 손님들도 요즘 들어서는 그곳을 목적지로 하는 경우가 있다. 손님과 동행한 며칠 전은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마을 곳곳을 훑으며 무엇인가 찾는 모습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뿐만 아니라 일본인을 포함한 많은 외국인들의 모습도 보였다.사실 양동마을은 경주를 찾은 사람들에게 한국의 전통미학을 발견하게 하는 곳으로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기와집과 초가집이 잘 어울려 그 자체가 사진의 배경으로 좋을 뿐만 아니라 풍수지리학을 비롯해 한국의 건축 미학에서도 대표적 모델이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그런데 예전보다 빈번하게 양동마을을 찾으면서 왠지 알맹이 없는 껍데기만 보고 오는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 때문에 걸어둔 문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오랜 전통을 이어온 마을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별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동행한 어린 손님은 옛날에 양반과 상놈이 살았는데 기와집은 양반이 살았고, 초가집은 하인이 살았다는 일반적인 이야기에 덧붙여 하인이 높은 곳에 사는 양반 댁에 물을 길어다 주기 위해서 얼마나 땀을 흘렸겠냐는 상상까지 한다. 어른 손님 역시 우재 손중돈과 회재 이언적의 출생에 얽힌 서백당 이야기는 꺼내지만 양동마을의 정신적 가르침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물론 500여 년이나 된 마을의 역사에 어울리는 전통과 맥을 잇는 다양한 체험학습은 마을 곳곳에서 분명 펼쳐지고 있을 것이다.그런데 무엇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일까?아무래도 도도하게 흐르는 양동마을의 핵심은 유학의 가르침일 것이다. 그 자체가 쉽게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또한 현시대에 적용하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뒤떨어진 것 같은 학문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크게 내세우는 데는 약간의 문제가 따를 것이다.비교할 수 있는 성질은 분명 다르겠지만 역시 명문가의 맥을 잇고 있는 경주 최부자 댁에 가서는 일목요연하게 그 집안에 내려오는 가풍을 엿볼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해서 곳간에 너무 많은 식량을 모으지 말고, 진사 이상의 벼슬도 마다하라는 등 몇 가지 내용이 `스토리텔링`과 연결되기 때문이다.그런데 그 넓은 양동마을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다. 500여년 이어오는 유학의 그 깊은 학문을 어찌 몇 줄의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발길 닫는 몇 군데라도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방법을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 놓으면 어떨까. 충(忠)이면 충, 효(孝)면 효…. 위인전기나, 이야기책 한 부분에 있을만한 이야기를 현대화 시켜 놓는 것이다. 누구나 그것을 보고 감동할 수 있도록 관광 코스 중간 중간 초가집이든, 기와집이든 빈 공간을 활용하여 관광객이 쉬면서 새겨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으면 어떨까. 물론 현장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 좀 더 낫겠지만 그것은 단체로 갔을 경우에 선택할 수 있는 극소수의 방법이다.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를 찾았을 때 그곳의 외형적인 모습도 중요하지만 외형에 어울리는 내면의 가르침까지 보여준다면 그 가치는 더 빛나고 훌륭할 것이다.양동마을을 찾을 때 그런 가치를 곳곳에서 발견했으면 좋겠다.

2011-04-15

마라톤(馬松)과 평등성

이원락포항장성요양병원장흔히 사람들은 길고 긴 삶의 여정을 42.195km의 마라톤에 비유한다. 마라톤 경기가 매력적인 이유는 다른 경기와는 달리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물론 더 나은 기록을 세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전문적 마라토너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나는 경기에 참가할 때마다 주위 사람들의 페이스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설정해 놓은 계획에 따라 중도에 포기 하지 않고 묵묵히 달리기만 했다. 그래서 완주를 할 수가 있었다. 나는 마라톤을 할 때 경쟁이라는 스포츠의 개념보다는 극기(克己)라는 마라톤만의 특수성에 비중을 더 두었다. 중국어로는 마라송(馬松)으로 표현하는데, 이는 `말이 소나무를 끌고 가는 것 같이 힘이 드는 운동`이라는 뜻인 것 같다.마라톤은 가장 평범한 서민적인 운동이다. 큰돈도 필요 없고 운동화만 있으면 된다. 또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할 수가 있다. 마라톤은 인간을 순화시킨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자는 권모술수를 모른다. 땀을 흘리며 고통을 인내로서 극기해 나가는 사람은 잔머리를 굴리지 않는다. 인생을 단순하게 본다. 운동장도 필요 없고 길만 있으면 달릴 수가 있다.마라톤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드는데 있다. 사회에서 제 잘났다고 교만하게 어슬렁거려 봤자 35km지점쯤 가면, 체력에 한계를 느끼게 되고, 필요한 건 자기 완주에 대한 희망뿐이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거기서 부터는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모두 똑 같은 인간이 된다. 이 지점부터는 인간이 가진 능력은 누구나 평등하며, 오직 자비로운 신의 손길만이 존재한다. 얼마나 간절하게 신의 손길을 잡고 갈구하느냐에 따라 완주 여부가 결정이 된다. 결승점에 도달하면 마라토너들은 극한 고통 속에서 이뤄 냈다는 쾌감을 느낀다. 인간 한계를 극복하고 고통 속에서 느끼는 기쁨은 환희, 그 자체다.올림픽 때 1위를 한 선수는 관중들의 아낌없는 박수를 받는다. 그러나 경기도중 부상을 당해 5시간 만에 결승점에, 절면서 도달한 마라톤선수도 관중들의 환호 속에 기립 박수를 받으면서 골인을 한 적이 있다. 달리기 경기에서 뒤쳐진 선수가 관중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는 것은 오직 마라톤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절뚝이면서 뒤쳐진 질주로 고통을 참고, 완주 선을 넘는 것은 감동 그 자체다. 마라톤 경기에서 1등은 한 사람 뿐이다. 그러나 마라톤 경기는 참가자 모두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한 승리자이다. 마라토너들은 순위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경기에 참가했다는 것이 곧 승리를 의미한다.마라토너들 중에는 체력의 한계로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도 생긴다. 경기 중에 포기를 해도 그들은 패배자가 아니고, 오히려 승리자이다. 왜냐하면 자기의 육체가 더 이상 가동이 불가능해 질 정도까지 최선을 다해 뛰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도 관중들의 박수를 받으며 멈출 때 까지 해 낸 것에 대해 똑같은 승리감을 느끼게 된다.이제는 스포츠는 더 이상 운동이 아니고 과학이다. 신발 끈 하나에도 과학이 들어있다. 채소잎에서도 마라톤을 위한 특수한 성분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마라토너들은 풀잎 하나하나에도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나는 이제 평생 동안 달려온 마라톤 풀코스 끝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게 되었다. 만일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을 때, 돈을 얼마 받기로 했더라면 나는 41회나 완주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상금이 탐이 나서 완주했다면, 그것은 대가를 기대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내가 좋아서 백리 길을 뛰면, 그것은 고생이 아닌 삶의 지혜를 배우는 일이 된다. 지혜란 쉽게 얻거나 분배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극기와 고난 속에서 서서히 움트는 것이다. 나는 마라톤 경기에 참가 할 때마다, 생활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일들과 주위의 자연 현상들이 보여주는 모습에서 겸손을 배운다. 완주하면 할수록, 마음속에서 용기가 점점 자라나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더 간절하게 신의 사랑을 갈구한다.

2011-04-15

민선 5기 공약사업 추진상황 보고회

【김천】 김천시는 지난 13일 회의실에서 박보생 시장과 간부 공무원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5기 공약사업 추진상황 보고회를 했다.지난해 8월 공약사항 실천계획 보고회 때 확정한 5개 분야 33개 세부사업에 대한 추진상황을 중간점검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자리였다.박보생 시장은 “공약사업은 김천발전을 위해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고 그 실천방법을 시민들에게 약속한 사항이어서 시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이라면서 “올해는 선거가 없는 해로 정치적인 외부요인에 영향받지 않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공약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3천422억원의 시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재정분석과 진단, 국·도비 확보, 경상경비 절감, 건전재정 유지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시는 33개 공약을 일자리 창출, 명품도시 조성, 부자·복지농촌 건설, 십자축 물류도시기반 구축, 친환경생태관광도시 건설 5개 분야로 나누고 담당자를 지정해 추진하고 있다.특히 지역발전과 시민복리증진 등 영향력이 큰 산업단지 조성, 광역철도망 구축 등 10개 사업을 중점관리 공약사업으로 선정해 특별관리하고 있다.지난 4일 국토해양부가 김천~진주, 김천~전주간 철도건설을 확정·고시해 김천발전의 획기적인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최준경기자

2011-04-15

성주군 홈페이지 입찰·계약정보 부실

【성주】 성주군의 입찰·계약 정보가 군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게재하지 않아 군민들로부터 관리 부실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성주군에서 발주한 모든 입찰·계약정보를 확인키 위해서는 나라 장터로 들어가 일일이 직속기관, 사업소, 읍·면사무소별로 검색해야 하는 불편이 뒤따르고 있지만 시정되지 않고 있다. 도내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은 지역의 입찰·계약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자체단체 홈페이지에 `나라 장터의 입찰공고, 개찰결과, 계약현황에 대한 자료`를 한 곳에 모아 관리를 하며 계약의 투명성과 청렴도를 높이고 있다.반면 성주군 홈페이지는 입찰공고만 게재할 뿐 그에 따른 입찰자, 입찰내용, 투찰금액 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뿐만 아니라 입찰공고도 7일도 지나지 않아 삭제하는 등 그에 따른 전반적인 입찰정보를 밝히지 않아 행정 투명성이 의심받고 있다.성주읍 피모(53)씨는 “성주군을 외부적으로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적으로 더욱 세심하게 관심을 쏟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보화시대에 입찰정보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시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성주군 새마을개발과 관계자는 “입찰·계약정보 자료를 군 홈페이지에서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관련 부서와 협의해 개재방법을 시정하겠다”고 밝혔다./손창익기자

2011-04-15

재경 `포항 구룡포 향우회`

“타향 하늘아래 희로애락 함께하며 가족처럼 뭉쳤죠” 지난 2월, 경북매일신문 주최로 서울 시청 광장에서 `구룡포 과메기 시식행사`가 열리던 날이었다. 본부 격인 천막 안에서 걸쭉한 사투리가 흘러나왔다. 행사장을 찾은 이상득(경북 포항남·울릉) 전 국회부의장도 반가운 마음에 막걸리 한 잔을 걸쳤으며, 포항 출신의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은 각종 일정을 취소하고 향우들과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다.그래서일까. 반백이 지난 구룡포 출신 인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 이상의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어부였던 아버지의 고난이야기가 있었으며, 바다를 바라보고 넋을 기리는 영혼의 아름다움도 존재한다. 그래서 구룡포 사람들은 애착이 심하다. 모두가 가족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지금 재경 구룡포 향우회장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려 한다.향우회는 어머니다.어머니가 별다른 뜻을 가진 것도 아니고마음속에 있는 어머니 같은 존재로고향이라는 기점을 근거로 해향우회가 설정되는 것이 아닌가`동해`라는 거대함에 맞서 살아온 가슴아픈 사연 담긴 곳이 구룡포△ 그 시절구룡포는 어촌 마을이었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구룡포 사람들이 느끼는 포항과의 거리감은 지금 같지는 않았나 보다. “포항으로 유학 가던 시절”이라는 말만 하더라도, 생소하지 않으니 말이다.그래서일까.구룡포 향우회의 가슴속 깊은 곳에는 애환이 서려 있다. 초근목피하던 내륙지방과는 달리 동해라는 거대함과 맞서 삶을 이어온 그들이기에 말이다.어렵게 자리를 한 강대석사진 재경 구룡포향우회장은 “초등학교 동기가 학교를 졸업하고 1년 만에 배를 타다 유명을 달리한 친구가 있다. 구멍가게를 했던 친구의 어머니는 구룡포 파도가 치는 날이면 바닷가에 서서 매일 울고 가는 것을 내 눈으로 봤다. 바다가 있는 곳에는 항상 그러한 일이 있다. 그것이 구룡포의 모습이다”고 회상했다.사실 경상도 사람에게 그 시절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춰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향우회 모임에서도 슬픔을 가진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그것은 그저 단순한 추억만이 아닌, 서로를 이어주는 끈임에는 분명한 듯하다.1981년 첫 모임… 올해로 31주년 맞아선배들의 끈끈한 情이 향우회의 토대△ 향우회의 모습끈끈한 정과 이어짐은 구룡포 향우회의 결속력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강 회장은 “그러한 고향의 숨은 이야기가 밤을 새우게 한다”며 “지난날에는 고향의 하늘과 함께 했지만, 지금은 타향에서 서로 간의 희로애락을 같이하는 결합체로, 우리는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있는 서울에서 재경 구룡포 향우들 간에 화합과 친목을 도모하며 상부상조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고향에 대한 아름다운 전통과 가치를 계승하여 고향을 널리 알리고 빛내고 싶다”고 말했다.자리를 함께한, 심상렬 서울 신상중학교 교장(재경 구룡포향우회 총무)은 “우리는 선배들의 끈끈한 정이 있다. 연세가 60~70세가 된 선배들을 잘 모신다. 이 모든 분들이 향우회를 있게 해준 분들이다”고 거들었다.현재 구룡포 향우회는 지난 1981년에 모임을 시작했으며, 올해로 31주년을 맞이했다.지역발전기금·장학금 마련 `열과 성`“신세대 참여로 신·구 조화 이뤘으면”△ 향우회의 미래과거 구룡포 아이들은(?) 산으로 올라가 진달래를 따 먹고 입 색깔이 변했으며, 칡 나무를 캐서 먹었다. 또 바다에 나가 잡혀온 고래를 보며 고래 과자를 만들어 먹었다.그 뿐이랴. 돈을 벌기 위해 오징어를 묶기도 했으며 바다로 뛰어들어 자연스레 수영을 배웠다.심 교장은 “지금의 구룡포 모습이 옛날과는 다르다. 걱정이 된다”며 “우리는 고향이라는 말이 그립지만, 우리 애들을 보면 참 안타깝다. 추억이 없다”고 말했다.강 회장 역시, “지금 대부분의 향우회 주축이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라며 “조금은 더 신세대가 참여를 하고, 조금 더 향우회가 역동적이고 신구가 조화가 이루는 향우회로 발전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원했다.그렇다면 이들이 생각하는 향우회는 무엇일까.강 회장은 “글쎄. 어머니 같은 것이다. 향우회는 어머니다”며 “어머니가 별다른 뜻을 가진 것도 아니고 마음속에 있는 어머니 같은 존재로, 고향이라는 기점을 근거로 해서 향우회가 설정되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심 교장도 “우리는 한 학교에 많아도 2개 또는 3개의 반이 있었다”며 “그 동네에서 사니까, 요즘처럼 학원을 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같이 모여 소꿉놀이도 하고 장난치고, 눈만 뜨면 보는 사람들. 그러다 보니 고향 사람들이 만나는 느낌은 객지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현재 구룡포 향우회의 최대 목적은 회원 확보에 있다.심상렬 교장도 “지금도 단합은 잘되고 있지만, 구룡포로 사람이라는 이야기만 들리면 수첩을 가져가 전화번호를 받아낸다”며 “더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더 모임이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한편, 재경 구룡포향우회는 매년 5월 정기총회를 실시하고 있으며, 돌고래산악회와 구룡회, 사라끝 모임, 구사모(구룡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의 모임을 가지고 있다.또 매년 동기회 체육대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구룡포 출신의 학생들과 구룡포 발전을 위해 기금 마련과 각종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룡포 출신 인사 누가 있나사실 구룡포 출신 인사들로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가장 대표적인 인사로 꼽힌다.최 위원장은 1937년 포항의 항구마을 구룡포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재경 구룡포향우회의 큰 형님격으로 불리운다.또 서울과 대구에 업체를 두고 있는 부림약품그룹의 이춘우 회장도 구룡포 출신이다.이 회장은 지난 2008년에 70세의 나이로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며 세간의 화제를 모은 적도 있으며, 이번에 동암 의학상을 수상했다.이외에도 김덕수 전 청와대 민정비서실 국장이 있으며,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도 존재한다. 아울러 이경훈 전 창원지방법원 판사도 있으며, 이경훈 전 서울 남부지방법원 판사도 구룡포 출신이다.이어 안홍부 전 감사원 이사관과 김석규 국정원 전 국장, 권혁순 수방사령관, 하인구 하나로 저축은행장 등도 구룡포 출신이다.그런가 하면, 구룡포 인사들 사이에서는 최광해 신한은행 지점장이 젊은 나이에도 고속승진을 거듭하고 있다고 자랑거리./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2011-04-15

온돌방 추억

오늘날 현대인들에게는 전설같은 얘기지만 우리나라 전통한식 가옥에는 방을 덥게 하려고 때는 불을 군불이라 했다. 그래서 그 중에도 방의 가장 따뜻한 쪽을 아랫목이라 한다. 구들 놓은 방에서 아궁이에 가까운 쪽이 방바닥의 맨 아랫 쪽이다. 온돌방문화 시절에 아궁이에서 불을 때면 화기(火氣)가 방밑을 지나 방바닥 전체를 덥게 하는 난방장치가 바로 온돌이다. 우리나라 고유의 난방법으로 우리 민족의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모든 민가에 사용됐던 방식이었다. 땔감이 부족한 시절이라 부엌에서 불을 때서 밥을 하고 나머지 불은 아궁이 깊숙히 넣어 방을 덥히는 것이다. 초저녁에는 방이 뜨끈뜨끈하고 새벽녘이면 온기가 식어 날이 샐 때 까지는 방은 항상 추웠다. 온 식구가 저녁밥을 먹은 후 모두가 안방 아랫목에 모인다. 넓다란 이불때기 밑에 전 가족이 발을 넣고 세상사는 이야기에 밤이 깊어간다. 고구마나 감자, 밤을 까먹기도 하고 할머니의 구수한 귀신 나오는 설화에 잠이 먼저 온다. 한옥 아랫목에는 항상 콩나물 시루가 차지하고 간장, 된장, 고추장의 원료가 되는 메주도 이곳에 차지한다. 전통음식인 식혜도 삭히고 음식도 사람도 다 온돌방에서 자랐다. 아마 이런 온돌문화가 오늘날의 찜질방문화로 이어지는 것 같다. 아파트의 입식문화는 편리성과 현대식 삶의 구조가 시대에 맞게 현대화 됐지만 가족간의 유대관계는 온돌문화를 따라잡질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방에서 거의 전 식구가 생활하던 때와는 달리 대화도 단절되고 소통도 없는 일인만능주의 시대에 누구나 느끼는 고독감이 더 외롭게 된다. 식사가 끝나면 각자 자기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궈 버린다. 단절감, 고독감, 소외감도 바로 온돌로 따뜻하게 데워진 아랫목 문화를 상실한 데서 오는 현대병인지도 모른다. 자식을 위해 아랫목 둥지를 양보하는 부모님의 마음씨-세월이 갈수록 아련히 저려옴은 나이가 든 탓일까. /손경호(수필가)

2011-04-15

경쟁이라는 만병통치약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서울에 새로 생긴 전철역 중에 광흥창역이라는 게 있다. 밤에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전철역 출구로 통하는 계단 모퉁이를 지나가는데 웬 노숙자 한 사람이 그곳 어두운 곳에 앉아 무슨 일인가에 열중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무슨 일인가 해서 다가서 보니, 이 사람은 놀랍게도 새까만 손으로 검은 비닐봉지에 담겨 있는 부대찌개 국물 비슷한 것에서 건더기를 찾아 올리고 있었다. 너무나 끔찍한 장면에 놀라면서 나도 모르게 품에서 지갑을 꺼내 돈 만원을 건넸는데, 이 사람은 그런 나를 쳐다보며 어떤 원한 같은 것이 서린 눈빛으로 놔두라고 외치는 것이었다. 또 하루는 신촌 로터리에서 연세대학교로 통하는 거리를 커피 전문점에 앉아 책도 읽고 글이라고 쓸 요량으로 무심하게 걸어가고 있는데 가로수 옆에 웬 자전거가 하나 자물쇠가 채워진 채 서 있다. 그런데 이 자전거에 비닐로 싸놓은 웬 종이판이 하나 매여 있다. 신촌역에서 홍대입구역으로 통하는 공간의 삶의 모습에 관심이 많은 나는 뭔가 적혀 있는 이 종이판에 시선을 주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는 이 가로수 바로 옆의 건물주를 탄핵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계약 후 1년만에 건물주가 보증금을 5천만원을 올려달라고 해서 그후 1년 10개월 후에 시설비와 권리금을 몽땅 빼앗기고 폐업했다는 것이며 행여라도 이렇게 자기 같이 전 재산을 빼앗기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요즘 길거리를 걸어가다 보면 사치스럽고 세련된 거리들 사이에서도 뜻밖에 이런 불행한 모습들을 발견하는 게 어렵지 않다. 필자가 돌아다니는 신촌 로터리나 홍대 입구 쪽은 한국에서도 가장 첨단적인 유행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젊은이들은 젊은이들대로 화려하고 온갖 종류의 가게들이 단장을 하고 있으며 서양사람이나 중국사람 관광객들이 몰려다니며 한국 풍물을 즐겁게 구경하곤 한다. 그런데 이 거리를 가만히 쳐다보면 놀라운 대조의 국면들을 발견하게 된다. 한 쪽에는 가장 첨단적인 가게, 건물, 거리가 있는데 그 바로 옆에는 가장 뒤떨어진 가게, 건물, 거리가 진을 치고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가장 세련된 옷차림, 화장을 한 여자들이 있는가 하면 남루한 옷차림을 하고 고물을 주으러 다니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다. 나는 이런 풍경에서 우리 사회의 축도를 본다.한국 사회는 지금 모든 곳에서 첨단사회로의 급속한 이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첨단 빌딩들, 첨단 스마트폰들, 첨단 백화점들…. 그러나 그 옆에는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풍경들이 뒤쳐진 채 남겨져 있다. 이 풍경은 너무 황폐해서 안쓰러울 정도다. 신촌역에서 홍대입구역으로 통하는 동교동 로터리 부근에는 인천공항으로 통하는 전철 역사가 새로 준공되었다. 그러나 이 국제공항으로 가는 역사 주변은 아직 채 변신을 마치지 못했다. 공사중임을 알리는 철책들, 먼지들, 트럭들, 낡은 집들, 쓰레기들…… 언제 이 모든 게 끝나고 깨끗하고 정리된 풍경을 가지게 될까. 그러나 이런 풍경을 얻기 위해서 우리는 또 많은 사람들을 도시 외곽으로 쫓아내고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없애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원래 그런 것 아니냐. 그럼 언제까지 그런 풍경들 끌어안고 살아야 한단 말이냐. 그래도 결국은 다들 어떤 형태로든 잘 살게 되지 않겠느냐. 이런 반문이 가능할 것이다.나는 사람들, 풍경들을 보면서 이런 반문이 과연 얼마나 타당한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불교 경전인 `법화경` 중에 `약초유품`이라는 장이 있다. 삼천대천세계에 내리는 비는 풀과 나무를 가리지 않고 고루 내린다는 것이다. 이 비는 무엇을 비유한 것이냐. 원래 약초유품의 `유`는 비유를 의미한다. 그것은 부처의 가르침을 비유적으로 말한 것이다. 나는 이 자리에서 이 비를 사랑으로 바꾸어 생각하고 싶다. 아니, 굳이 바꾼 것이라 할 수도 없다. 부처의 가르침의 근본이 바로 자비, 사랑이기 때문이다. 목마른 생명들을 적셔 주는 비는 이 세상 모든 곳에 고루 뿌려져야 한다.경쟁 만능의 세상이다.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경쟁 원리가 필요하고 도태되는 소수까지 배려할 여유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메마른 사람들이 이 사회를 이끌어가기 때문에 우리는 점점 더 각박해지고 있다. 카이스트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그런 유행 풍조를 생각해 보게 한다.

2011-04-14

무한경쟁사회

권석창한국작가회의 경북지회장카이스트에서 지난 1월6일부터 4월7일까지 4명의 학생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영재라고 불리는 학생들이 다니는 대학에서 죽음의 도미노가 일어나고 있다. 카이스트에 입학하면 모두 경사가 났다고 축하해주는데 그런 명문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 무엇이 부족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걸까? 성적이 모자라서 카이스트에 입학하지 못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데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에 합격한 학생이 스스로 죽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세상사가 모두 아이러니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유독 카이스트에서 죽음의 도미노가 일어난 까닭은 무엇일까? 카이스트 학생들은 학교가 요구하는 경쟁 체제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가 경쟁자이니 누구에게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을 수도 없다가 올 들어 4명의 학우를 보내는 참담함을 겪고는 학교의 경쟁체제에 저항하기 시작했다. 그간 카이스트는 차등수업료제라는 것을 시행하여 성적이 부진한 학생에게 등록금을 더 많이 받는 제도를 시행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이 문제를 미친 등록금제라고 한다고 했다. 학생들의 참았던 불만이 집단으로 표출되자 총장이 사과하고 등록금 차등수업료제를 철회한다고 밝혔다.총장이 사과하고 문제가 되는 제도를 바꾼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닐 것이다. 이 문제는 카이스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사회 전체에 이런 경쟁체제가 보편화되고 당연시 되고 있다. 카이스트의 문제는 지반이 약한 곳에서 화산이 분출하듯이 문제가 가시화되었을 뿐이다. 우리사회 전체가 심한 스트레스로 부글부글 끓고 있어서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위험한 수위에 도달해 있다.우리사회에서 쓰는 경쟁이라는 말은 얼핏 전쟁이라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전쟁은 적의 상황을 탐지해 적을 제압하여 이겨야 한다. 일정한 규칙도 윤리도 없다. 적을 공격해 이겨야 승리자가 된다. 진정한 경쟁은 자기와의 싸움이다. 부단히 노력해 자기의 능력이나 수준을 극대화하는 것이 진정한 경쟁의 목표다. 수행하는 스님도 진리를 탐구하는 학자도 자기 내부에 잠재하는 가치를 부단히 노력하여 극대화시킴으로써 가장 높은 수준의 경지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교육 선진국이라고 하는 핀란드나 유럽의 학교에서는 객관식 시험이 없다. 점수로 서열화하지도 않는다. 그룹으로 과제를 받아 서로 협력하여 개념을 이해하는 수업을 한다. 교사가 제시하는 학습목표에 도달하면 교육과정을 이수한다. 그래도 핀란드는 학력 수준이 세계 1위다. 취업을 할 때도 졸업장도 필기시험도 없다. 논술 시험을 보거나 면접시험을 보아 맡은바 일을 수행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여 입사를 결정한다. 이에 비해 우리의 아이들은 어떠한가? 초등학교 때부터 일제고사를 보아 줄 세우기를 한다. 학생 간에도 서열이 매겨지고, 학교 간에도 서열이 매겨진다. 그 서열에서 낙오하면 이른바 루저가 되기 때문에 몇 개의 학교를 다니고 과외수업을 받으며 세계 최고의 사교육비를 쓰고 있다.기성세대라고 다르지 않다. 회사원이나 공무원들에게도 성과급이라는 것이 있다. 성과를 많이 올린 사람에게 더 많은 보수를 준다는 것이다. 교사에게도 성과급이라는 것을 주고 있다. 교사의 성과가 무엇인지 어떻게 교사의 성과를 서열화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교수들도 매년 우수한 학술지에 논문을 얼마나 발표했는가를 가지고 서열을 매긴다. 양심을 가지고 진정으로 학생 지도를 하여서 존경받는 교수일지라도, 세계적으로 학문적 성과를 거둔 학자일지라도 당해 연도에 논문발표 성과가 없으면 무능한 교수인가?일제고사를 거부한 교사를 해임하고 성과급을 받지 않겠다는 교사들에게 위협을 가해 성과급을 받게 하고 있다. 경쟁에 몰아넣기 위해 그야말로 안달이 나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 경쟁을 요구하지 아니하는 곳이 없다. 신자유주의라는 논리에 세례를 받은 미친 경쟁의 망령들이다.

2011-04-14

“청도 소싸움축제 드디어 열리네”

15~19일 세계최초 돔경기장서 전시·체험행사 등 즐길거리 풍성 【청도】 청도소싸움장 9월 개장에 맞춰 황소들의 힘찬 도전과 불꽃 튀는 대격돌, 우렁찬 함성이 청도벌을 뒤덮는다. 2011청도소싸움축제(www.청도소싸움.kr)가 15일부터 19일까지 5일간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경기장에서 열린다.세계최초 돔형식의 소싸움 전용경기장사진에서 전국의 가장 우수한 싸움소들의 박진감 넘치는 한판승부가 펼쳐진다. 또 소와 관련한 전시 및 체험행사, 거리극 공연, 해외초청공연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성하게 마련된다.이번 대회는 멋진 경기를 선보이기 위해 지난해 전국소싸움대회에서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 싸움소 120마리가 초청돼 총상금 1억6천여만을 걸고 국내 최강 싸움소를 가린다. 체중에 따라 6체급(특갑, 일반갑, 특을, 일반을, 특병, 일반병)으로 나눠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다.특히 올해는 싸움소 보호를 위해 구제역 1, 2차 백신접종 확인서와 혈청검사결과 면역항체가 형성된 깨끗한 싸움소들만 초청했다.국내외 예술단 초청공연과 전국공모 소사랑 미술대전, 소싸움경기장 개장관, 세계 소 사진전, 소싸움 로봇체험관, 소싸움경기를 3D로 관람할 수 있는 소싸움영상체험관, 로데오 체험, 농경생활 체험관 등 소와 관련된 체험위주의 다양한 행사도 준비된다.올해 새롭게 체험해 볼 수 있는 소싸움 겜블체험은 붉은색과 파랑색의 겜블팔찌를 2천원에 구입해 자신이 선택한 소가 이기면 소정의 상품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돼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축제가 열리는 청도소싸움경기장은 개장을 국제적으로 알리기 위해 2011대구국제육상선수권대회 일정에 맞춰 9월 중 개장해 주말마다 소싸움을 즐길 수 있다./이승택기자 lst59@kbmaeil.com

2011-04-14

음식도 약이다

의약 전문가의 말을 빌리면 `약은 양날의 칼`이란 표현처럼 효능과 독성을 함께 갖고 있어 반드시 의사나 약사의 처방에 따라 신중하게 사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속담에도 갑에게는 약이 되고 을에게는 독이 된다는 말도 있다. 약은 병이나 상처 등을 고치거나 예방하기 위해 먹거나 바르거나 주사하는 물질이다. 일반 국민들이 보아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을 너무 남용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약국에 가면 구매자가 반 약사요, 의사 노릇을 한다. 그래서 병에 걸리는 것 보다도 약을 잘못 쓰고 병을 도지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약에 대한 전문성도 없이 얄팍한 지식만 가지고 쉽게 약에 접근한다. 몰리에르라는 과학자는 “대부분 사람들이 병 때문이 아니라 약 탓으로 죽는다”고 한 것이다. 종교 개혁가 마르틴 루터도 약은 병자를, 수학은 슬픈 인간을, 신학은 죄 많은 인간을 낳는다고 했다. 약의 최악의 결점은 하나를 먹으면 또 다른 약이 필요하게 되는 점이다. 약의 역할은 모든 약의 효능은 인체라고 불리는 기관과 분비액과 호르몬의 가장 복잡한 조직에 작용함으로써 활력을 강화하고 그것에 의해 신체를 저절로 낫게 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음식도 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밥이 보약이라는 것이다. 음식물을 영양물이라 생각하고 있는 까닭에 음식물을 약으로 여기고 약사와 의사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있다. 채식은 건강의 어디에 종교, 육신은 어떤 질병에는 해롭다 등 음식으로 병을 치료한다는 것은 너무나 지극한 상식이 됐다. 현대인은 약 없이는 못 살 것 같다. 옛날에는 병명조차 모르던 질환까지 사람의 생명을 괴롭히고 있다. 병균의 침공, 포위, 작전 속에 인간은 살고 있다./손경호(수필가)

2011-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