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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시대

어쩌면 사람 살아가는 것이 경쟁이고 선한 싸움이고 평화가 있는 전쟁이라 그런지 치열하다. 민심이 흉흉하고 각박할 만치 사회가 요란하고 잔인해져 간다.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원칙아래 바로 생존이 경쟁이다. 생물이 서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다투어 벌이는 경쟁으로 그 결과 적자(適子)는 살아 남고 그러하지 못한 것은 도태되는 것이다. TV에 나오는 아프리카 동물의 세계를 보면 먹고, 먹히는 장면들이 우리의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악착같은 느낌을 가진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은 필요한 것이고 운명처럼 맞이해야 한다. 정치적 경쟁은 군사적 연습이 그러하듯이 자유와 재산을 보호하는 기술을 가르치고 연습과 실천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쟁심은 재능의 양식이고 선망과 경쟁심의 차이는 악덕과 미덕의 차이와 같다고 했다. 경쟁은 인생의 법칙이다. 스포츠도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경쟁이요, 싸움이다. 오히려 우리의 삶보다 더 철저하고 냉정하다. 아픔과 시련이 뒤따르고 쾌감과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다고 경쟁심이 악덕일 수는 없다. 문제는 그 방법이다. 경쟁의 세계에는 단 두 마디 말 밖에는 없다. - 이기느냐, 지느냐, 사회의 모든 분야가 경쟁이다. 학교에서 출발한 경쟁이 사회를 거쳐 죽음에 이를 때까지 계속되며 주위의 사람들은 그 싸움을 부추기고 있는 현실이다. 부모가 가세하고 업자끼리 상대하며 가장 친한 친구에 까지 서열을 장악하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철학자 신일철의 `정칙과 반칙`이라는 글에서 “승부를 다투는 경쟁의 세계는 피도 눈물도 없는 비정(非情)의 세계다. 그것이 아무리 비정하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경쟁이 없는 세계, 승부를 다투는 일이 없는 세계는 얼마나 무미건조하며 발전과 우열이 없는 세상이 된다”고 한 것이다. 나무는 다른 나무와 섞여질 때 한층 더 잘 타며 경쟁 상대의 장점을 시인하고 들어가면 최대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손경호(수필가)

2011-04-08

오늘의 일본을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 크게 보면 한국은 아직 한참 멀었지만 작게 보면 작다. 어떻게 보아도 그 차이가 절대적이지 않고 불확정적이며 언제나 역전 가능하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간사이공항을 통해서 고베까지 승용차를 타고 직행하면서 본 공장들, 주택들의 밀집도는 일본의 현대 산업화가 얼마나 깊고 넓은 것인지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길가는 아직 얼마나 한적하기만 하던가.도시마다 역사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절과 신사들, 지극히 낮은 기독교 인구 비율은 이 나라가 서양의 침탈을 받아본 적이 없는 나라임을 새삼 깨닫게 한다. 최근에 어떤 서양 사람이 서울의 야경을 평가하면서 네온 십자가만 너무 많다고 했던가. 온갖 상점이 들어서 있는 상가건물에 교회가 입주해서 `손님`을 유치하고 있는 서울의 도시풍경은 한국에서 종교가 어떤 수준에서 통용되고 있는지 웅변해 준다.그러나 지진, 쓰나미, 원자력 발전소 비상의 제 국면에 나타난 일본의 현재 모습은 결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지진은 어쩔 수 없는 천재(天災)니 뭐랄 것은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대피시설에서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다 죽어가는 노인들은 뭐란 말인가? 더디고 더딘 당국의 구호 활동은 일본 정부가 얼마나 무능력한지 말해주고 있었다. 또한 텔레비전에 비친 일본 사람들의 행색은 그들이 소박, 검소할 뿐만 아니라 실생활 면에서 우리와 다를 바 없을 정도로 낮은 수준의 소비생활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와테 현이나 미야기현 같이 지진, 쓰나미가 일어난 지역들에서 사람들은 그렇게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는 것 같지 않았던 것이다.노인 인구가 비대화하면서 각 가정 안에 이들의 삶의 문제가 은폐, 방치되는 측면이 있음을 텔레비전 화면들은 보여주었다. 얼마 전에 일본에서 노인연금이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죽은 노인을 집안에 방치해 두고 그가 받아야 할 연금을 아들이나 그 밖의 가족이 대신해서 몇 년씩 수령해온 사실이 속속들이 드러났던 것이다. 지진과 쓰나미는 이러한 노인 문제의 실상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추위와 굶주림에 먼저 쓰러져간 것은 당연히 노인들이었고 당국은 이런 노인들을 구제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도시와 농촌 간의 생활의 격차라는 것도 한국만큼 심각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피난지에 모인 사람들은 한국인들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원자력발전소 문제를 둘러싼 발전소 당국과 일본 정부의 행태는 그것이 신뢰를 중시하는 일본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다. 발전소 당국은 원자력 발전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은폐, 축소하기에 바쁘다. 정부는 자존심만 내세우다 사건을 조기에 해결할 기회를 놓친 채 이제야 외국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가 하면, 바닷물을 길어다 채워 넣은 원자로의 오염수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무작정 바다로 방류하는 짓을 저지르고 있다. 아무리 다른 대책이 없다고 해도 이런 일은 분명 인접국인 한국이나 중국에 사전에 알려 양해를 얻어야 하는 일인데 멀리 떨어진 미국에만 사전에 알렸을 뿐이라고 한다. 이 와중에도 제국주의적 팽창과정에서 자국 영토로 편입해 넣으려다 실패한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기록한 교과서를 통과시키는 등의 일을 벌이고 있다.한국은 일본이 지금 어떤 상태에 놓여 있고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한국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일본을 모델로 삼아 따라가는데 급급해 왔지만 지금 일본의 모습은 이 나라가 따라가야 할 모범만은 아님을 대변해주고 있다. 시민들의 삶의 수준에서부터 정부가 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일본의 상황을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 또한 일본 정부가 벌이는 일에 따질 것은 제대로 따지는 날카로움을 가져야 한다. 오염수 방류 문제나 독도 문제를 그냥 넘어가는 것은 결코 좋지 않다.이제 일본은 더 이상 한국이 따라가야 할 무서운 모델만은 아니다. 한국은 한국의 길을 가야 하는데, 그것은 때로 일본을 괄호치고 더 보편적이고 더 공통적인 삶의 기준을 찾는 일을 필요로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한국은 더 많이 고민하고 찾아야 한다.

2011-04-07

밀양과 가덕도

권석창한국작가회의 경북지회장동남권 신공항 계획이 백지화되자 후보지 물망에 올랐던 영남권에서는 분노와 허탈에 빠졌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시작과 끝이 잘 짜인 한편의 블랙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블랙코미디는 웃음을 자아내는 드라마이지만 이면에 깔린 주제는 무겁다. 왜 블랙코미디인가? 처음부터 다시 감상해보자. 신공항 건설 공약은 정치권에서 1997년부터 있어왔다. 김중권, 정동영 등의 정치인이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했다. 공항이 들어서는 지역은 기업가에게는 물류유통의 장점이 있고 지자체에서는 관광지로서의 장점이 생기게 되고 지역 주민들은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기대하게 된다. 공약으로서는 매우 매력적인 공약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MB께서도 `동남권에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공약하셨다. 이분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러니까 신공항 건설은 거의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되고 드디어 후보지가 물망에 올랐다. 부산의 가덕도와 경남의 밀양이 그곳이다. 두 곳이 꿈에 부풀어 뜨겁게 달아올랐다. 밀양은 행정구역은 경남이지만 사실상 대구·경북권과 이해관계가 더 밀접한 지역이다. 영남권은 현 대통령의 출신지이자 근거지이고 가덕도는 이미 김해 공항이 있으므로 사실상 밀양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듯 보였다. 밀양과 가덕도에서는 지역유지와 전문가, 지자체가 하나가 되어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인다. 유치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고 상경하여 독립투사와 같은 비장한 심정으로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머리카락을 밀어버리는 삭발투쟁을 벌인다. 해당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들은 정치적 이해에 따라 신속하게 자리를 피하고 지역민과 국회의원들 사이애도 갈등이 커진다. 드디어 정권에서 진화에 나선다. 밀양이 선정되어도 가덕도가 선정되어도 정치적으로는 득이 될 것이 없는 상황이다. 백지화에 대한 정보가 조금씩 흘러나온다. 30일 신공항 입지 평가위원장이라는 분이 드디어 발표를 하신다. 100점 만점에 가덕도가 38.3점, 밀양이 39.9점이라고 했다. 100점 만점에 50점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신공항 건설계획은 백지화한다고 했다. 소수점까지 친절하게 점수를 일러주셨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었다. 가덕도 쪽도 밀양 쪽도 모두 부글부글한다. 누가 그 소수점까지 밝힌 점수를 믿겠는가?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마음이 몹시 무겁다”고 한 말씀 하셨다. 드라마가 모두 끝났다.이 드라마에서 대통령은 단 두 마디 했을 뿐이다. “동남권에 신공항을 건설하겠다”와 “마음이 몹시 무겁다”이다. 이 두 마디 사이에 온몸으로 연기한 배우들은 참으로 많은 고생을 했다. 3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기대에 부풀어 있었고 그 기대를 현실화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서 뛰고 또 뛰었다. 백지화 발표 뒤에 바로 눈앞에 무지개가 사라지는 허망함과 믿음에 대한 배신감이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그래서 믿었던 한나라당에 대한 배신감으로 낙선운동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곧 잠잠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이 드라마에 출연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나라당에 대해 거의 절대적 믿음을 가진 분들이기 때문이다.위의 드라마는 관객에게 씁쓸한 웃음을 선사한다. 그 웃음의 실체는 신뢰의 실종에 있다. 이 시점에서 신뢰라는 어휘에 대한 물음을 다시 던져볼 수박에 없다. 신뢰란 무엇인가? 신뢰는 어디에서 오는가? 아무리 법과 제도가 잘 마련되었다고 하드라도 신뢰가 없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경제도 정치도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사회 구성원은 나아갈 방향을 잃고 헤매게 된다. 누구나 실언과 실수는 할 수 있다. 그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 그런 잘못을 하지 않을 때 신뢰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그 누구도 우리는 신뢰할 수 없다.

2011-04-07

테디베어와 경주역사 여행을

신라 스토리텔링 등 이색 볼거리㈜제이에스앤에프, 보문단지내 `테디베어박물관` 개관 【경주】 국내 유일의 테디베어 박물관을 운영하는 ㈜제이에스앤에프가 7일 천년 고도 경주에 여섯 번째 테디베어 박물관을 개관한다. 테디베어뮤지엄은 ㈜제이에스앤에프의 공식 브랜드로 현재 제주 중문, 설악, 서울 남산, 하와이 등 다섯 곳에서 차별화된 테마와 컨셉의 박물관을 운영하며 국내 테마 뮤지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이번에 개관한 경주 테디베어박물관은 경주 보문단지 내 드림센터 (경주시 북군동 116) 내에 총 4652.24㎡ 면적의 전시관으로 구성됐으며 국내 최초로 단순한 공룡 모형이 아닌 테디베어 가족, 악당 테디베어와 공룡이 함께 펼치는 스토리텔링 박물관이다.타임머신을 개발한 물리학자 테디베어 가족이 2억5천만년 전 공룡시대의 경주, 해저를 탐험하고 신라시대를 여행한다는 어드벤처 스토리로 타임머신을 개발하여 공룡을 팔아 넘기는 악당과 대결하며 공룡 세계를 탐험하는 `Dinosaur World`, 타임머신의 고장으로 해저로 추락한 일행이 남극·북극해, 인어공주가 노래하는 열대 바닷속, 별주부전 스토리가 펼쳐지는 근해의 해저를 여행하는 `Under the Sea`, 박혁거세의 탄생 신화, 원효대사 이야기, 불국사·석굴암 탄생 비화, 황산벌 전투 장면 등이 흥미롭게 연출된 `The 新羅` Scene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마치 한 편의 공연과 같은 탄탄한 스토리를 자랑한다.특히 석가탑, 첨성대, 석굴암 등 신라 시대 대표 유적지를 정밀하게 재현한 미니어처와 신라시대 의상을 입은 테디베어, 국내 최초로 제작된 실제 살아있는 공룡처럼 움직이는 20여 마리의 정교한 공룡 로봇과 움직이는 테디베어가 출연하는 어드벤처 전시, 실제처럼 재현된 공룡 화석과 정교한 공룡 뼈대 등의 이색적인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

2011-04-07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포스터 공모전

정경희, 유우진씨 최우수상 등 9명 작품 선정 【경주】 2011경주세계문화엑스포 포스터 공모전에서 정경희(46·경북과학대학 컬러리스트전공 교수)씨와 유우진(28·동국대학교 미술학과 조교)씨의 출품작이 각각 최우수상에 당선됐다. 엑스포 조직위는 6일 지난 1~3월 실시한 포스터 공모전을 실시한 결과 전국에서 모두 123점이 접수됐으며, 최우수상 2명, 우수상 2명, 장려상 5명 등 모두 9명의 작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조직위는 최우수 작품을 수정, 보완해 2011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식 포스터를 비롯해 각종 홍보물에 활용할 방침이다.조직위 박차양 홍보마케팅팀장은 “최우수 작품은 신라시대 금관, 천마, 황룡사 9층목탑 등 경주의 유물과 유적을 모티브로 주제인 `천년의 이야기-사랑, 빛 그리고 자연`을 감각적으로 디자인했으며, 세계적인 축제 분위기에 맞게 밝고 화사하게 표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당선자 전원에게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조직위원장(경북도지사)상과 시상금을 이번 주 중 개별 수여할 예정이다. 30여개 국가가 참여하는 2011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오는 8월12일부터 10월10일까지(60일간) 경주엑스포공원 및 경주 일원에서 개최되며 공연, 전시, 영상, 공식행사 등 4개 분야에서 100여개의 문화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

2011-04-07

와신상담하면서

고사성어에 `와신상담`이란 말이 있다. 불편한 섶에서 자고 쓴 쓸개를 맛본다는 뜻으로 마음 먹은 일을 이루기 위하여 온갖 괴로움을 무릅씀을 이르는 말이다. 운동경기에서 가장 많이 쓰는 용어로 좋은 결과를 가져옴을 칭찬하고 싶다. 싸움이나 경기는 이기는 것이 목적이다. 운동경기에서 승자와 패자의 갈림에서 한 쪽은 환성을 지르고 기뻐하지만 다른 한편은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떠나지 아니한다. 억울하고 슬퍼서 가슴을 쥐어 뜯고 한 없는 후회를 한다. 그 때부터 패자는 이를 악물고 다가올 4년을 기다리며 준비한다. 이처럼 싸움과 경기는 냉정하리 만치 엄격하고 잔인하다. `와신상담`의 유래도 역시 싸움이었다. 춘추시대 오나라와 월나라의 전쟁에서 오나라 왕 합려는 화살을 맞고 신음하다 결국 임종이 가까워 오자 아들 부차에게 월나라 왕 구천을 물리쳐 자신의 원수를 갚아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아버지의 유언을 잊지 않고 부차는 땔나무 위에서 잠을 잤으며 자기 방을 드나드는 신하에게 아버지의 유언을 큰 소리로 외치도록 했다. 이렇게 하여 부차의 복수심은 나날이 커져만 갔다. 복수의 그날을 위해 군사들을 훈련시켜 전쟁에서 마침내 승리하게 되었다. 또한 패자가된 월나라 왕 구천은 다시 12년 만에 복수의 칼을 들고 싸움에서 다시 승리하게 된다. 복수는 악랄하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 화상은 화상으로, 상처는 상처로, 멍은 멍으로 갚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복수는 무섭다. 그래서 복수는 비열한 인간의 희열이며 섣부른 복수는 자신의 파멸을 초래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때로는 와신상담하여 선(善)과 영광스러운 결과를 가져와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는 일은 환영할 일이지만 흉한 일에 적용된다면 더 큰 비극을 초래한다. 가장 고귀한 복수는 관용이다. /손경호(수필가)

2011-02-28

경주 남산과 칠불암

경주에는 서쪽에 선도산, 동쪽에 낭산과 명활산, 북쪽에 금강산 등 산들이 성벽처럼 둘러서 있는데 그중에 가장 큰 산이 남산이다. 남산은 바위, 소나무, 송이가 많아 삼다산(三多山)이란 별칭도 갖고 있다.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 거서간(居西干)이 탄생한 나정(井)과 신라의 종막을 내린 포석정도 이곳에 있어 `신라 역사의 산` 또는 `신라 천년의 노천박물관`이라고도 한다. 한마디로 남산은 신라 문화유적의 보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경주 남산은 1968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1985년에는 남산 전체를 국가에서 사적(311호)으로 지정했다. 2000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명실 공히 세계적인 명품 산이 되었다. 해발 494m의 야트막한 산자락 40여 계곡에 절터만 해도 150곳이나 되고, 석불 마애불 129기, 탑 99기 등 지금까지 발견된 문화유적만 694점에 이른다. 특히 마애불상이 많은 것은 신라인들의 암석신앙과 불교신앙이 합쳐진 흔적이라 할 수 있다. 7세기에 통일된 신라의 영광을 위해 조성된 칠불암(七佛庵) 불상군은 보물 제200호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석불`로 알려져 왔는데 2009년 국보 제312호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으로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되었다. 넓은 면의 암벽에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의 본존불과 좌우 입상의 두 협시보살상이 있고 그 앞쪽 사면석주의 각 면에 비슷한 크기의 불좌상을 부조해 모두 일곱 구(軀)로 구성돼 있어 칠불암이라 부른다. 이곳에 가면 본존불의 근엄한 얼굴 표정, 적합한 신체 비례와 탄력 넘치는 양감, 유려한 선의 표현 등에서 통일신라시대 전성기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조각 기술과 예술적 감각, 그리고 종교적인 숭고미를 엿볼 수 있다. 칠불암 불상 군을 오르는 길은 초입부터 소나무 숲이 무성한데 이곳의 소나무는 유난히도 곧은 소나무는 거의 없고 죄다 구불구불 휘어져 있다. 그 길을 걸어 들어가노라면 마치 공상과학 영화 속의 인체 여행을 하는 듯하다. 게다가 산길은 비질을 막 끝낸 새벽 도량같이 매끈하고 길 위로 어지럽게 삐져나온 소나무 뿌리 또한 근육질 인체 피부 표면에 돋아난 혈관처럼 불쑥불쑥 도드라져 있다. 산길을 오르며 이처럼 길이 닳도록 남산을 찾았을 1300여 년 전 신라인들의 간절한 소망을 떠올려 봄직도 하다. 불국사나 석굴암, 황룡사나 분황사가 신라 왕족이나 지배층의 주된 신앙 공간이었다면 민초들의 불심에는 어쩌면 경주 남산이 자리 잡고 있었을 것이다. 비 피할 지붕도 없이 바람 막을 벽도 없이 셀 수조차 없이 많은 바윗돌에 새긴 마애불의 흔적들은 불교에 귀의해 위안을 얻고자 했던 신라인들의 불심이었고 이런 것들이 모여 경주의 남산은 신라인들의 불국토가 되었고 성지가 되었던 것이 아닐까. 영남이공대 교수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2011-01-27

불공정성은 깊고

아직도 사회 곳곳에서 공정(公正)하지 못함을 자탄한다. 차별문화 중에서 가장 비겁하고 가장 억울하고 자존심 상하는 것이 인간차별이다. 출신지에서부터 출신학교, 직장과 직업, 그리고 돈 있고 없고에 따라서 인간적 차별이 현저하다. 원칙적이고 원초적인 불공정성이 세월에 따라 심화되고 있다. 부모가 부유한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아쉽고 부족한 것 없이 편안한 생활을 하면서 원하는 과외공부도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많은 사람이 허세를 부리는 것도 예사로운 일이다. 2009년 모 일간신문사의 여론조사 통계에 의하면 흥미롭게도 국민의 74%가 `한국은 공정치 못한 사회`라고 믿는 상황에서 대학입시가 그나마 가장 공정한 사회제도로 간주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입시에도 이런 말이 있다. `유전(有鐫)합격, 무전(無鐫) 탈락`이란 용어가 유행어가 되었다. 학력의 대물림이 계속되고 `개천에서 용난다`는 소리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그래도 희망을 거는 곳이 있다면 고시(考試)이다. 공정한 시험을 믿고 9급에서 부터 각종 고시에 이르기까지 제 실력으로 입신하려는 의지의 사람은 목숨을 걸고 발부등치는데 고관대작의 자녀와 친척이라는 이유로 5급, 4급으로 특채되는 이 사회의 불공정은 과연 누구의 책임이냐,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아무리 강조해도 큰 효과 없이 `칼 빼는 소리만 요란했지`변화의 조짐은 없다. 같은 권력기관의 식구라 하여 권력에 권력이 난무하고 상사의 은덕에 보답하는 격으로 `전관예우`라는 우리말 사전에도 없는 용어가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다. 사법 정의의 온실인 곳에서부터 발원되었다고 한다. 참 가관이다. 부유한 가정, 좋은 대학교, 이름있는 직장, 그리고 권력을 앞세운 직업인만이 목에 힘주고 인간답게 사는 사회가 되었다. 우리 사회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인생역전`의 기회를 노리고 전생을 걸고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이 얼마나 많은가. 가난의 대물림을 실력으로 전환하려 한다. /손경호(수필가)

2011-01-26

허세에 민감한 사람

심리학 용어에 과대망상(誇大妄想)이란 말은 `턱없이 과장하여 엉뚱하게 행동하는 것이나 생각하는 것`을 가리킨다. 명예욕이나 노출증, 허세 부리거나 과시하고 풍떠는 것, 모두가 열등감 의식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잘 된것, 좋은 것, 생기면 자랑하고 싶어하고 뽐내어 과시하고 싶어하고 실상이 없는 헛된 기세인 허위를 말하는 허세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육체의 잘 생긴 부분을 자신있게 내 보이는 노출증도 조금씩은 다 있는 것이다. 사람이 어떤 허세를 부리게 되는 것은 그만큼 자기의 내용이 충실치 못한 증거이며 남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는 노력은 보통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한다. 나귀가 사자의 거죽을 쓰는 것과 같다고 이솝은 말했다. 허세가 심한 사람을 가리켜서 우리나라 속담에도 `눈 먼 놈이 앞장선다, 양반 못된 것이 장에 가서 호령한다`는 말도 있다. 그리고 어리석고 속이 빈 사람이 말이 많다고 한다. 지난해 `4억대 명품녀`사건이 화제에 오른 적이 있다. 그 내용은 `직업은 없고 부모님이 준 용돈으로 명품 생활을 유지한다고 야단을 떨며 그녀의 몸장식이 4억원 정도, 타고 다니는 승용차 값이 3억원`이라고 능청을 부려 방송가와 국세청이 한 동안 떠들썩 했다고 한다. 사실이 어떤 것인지는 결과가 나오겠지만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 기 죽이는 얘기다. 물론 조상을 잘 만나 신나게 그리고 편안하게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하필 힘든 시대, 설을 앞두고 많은 국민들을 힘빠지게 하는 처사다. 우리나라 현행 세법상 자녀에 대한 증여세 비과세 한도는 성인은 3천만원, 미성년자의 경우는 1천5백만원이라 한다. 만약에 부모에게 수억 원대의 용돈을 생활비로 받는다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고 한다. 어디엔가 과장된 모습이 보이고 허세를 부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어렵게 살면서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고 모은 재산을 사회에 헌납하는 일 하고는 정반대 현상이다. /손경호(수필가)

2011-01-12

그림자

그림자는 물체가 빛을 가려 나타내는 검은 형상을 말한다. 그림자는 붙어다닌다는 뜻으로도 쓰이고 물체나 인물의 됨됨이 같고, 닮았다는 것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래서 자식은 아비의 그림자요,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란 말을 쓴다. 그림자는 형상의 물체가 행동하는 대로 움직인다. 셰익스피어는 그의 희곡 `멕베스`에서 “인생은 걸어다니는 그림자”라고 했다. 우리의 인생은 하루살이에 불과하다. 결국 인생은 그림자의 꿈에 해당되는 것이다. 인간 자체가 한 개 그림자가 아닌가.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슬 같은 것이라고 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하나의 그림자로 여겼을까? 궁금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분명 운명론적 아픔이다. 중국의 시인 이태백은 인생의 허무함을 노래하면서 그가 읊은 시에 “꽃 아래 한두 독 술을 놓고/홀로 앉아서 마시노라/ 잔 들자 이윽고 달이 떠올라/그림자 따라 세 사람 일세/달이 술을 마실줄 모르고/그림자만 나를 따라 다녀도/달과 그림자 데리고서/함께 즐기는 이 기쁨이며/내 노래하면 달도 거니는듯/ 내 춤을 추면 그림자도 따라라/께이면 함께 즐기는 것을/취하면 모두 흔적이 없어/이리 이 정을 서로 맺어/오는 날 은하수에서 또 만나리” 그림자는 허상이 아니고 실상이다. `환영(幻影)의 인생`이란 글을 쓴 업손이라는 철학자는 “나의 날들은 환영의 연속이며 희망의 그림자를 쫓는 나날이었다. 참인생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때로는 이런 말도 있다. “거짓 친구란 우리들의 그림자와 같다. 양지를 걸을 적에는 우리들에게 접근해도 그늘에 들어 가자마자 우리들을 버린다”는 인간의 약은 관계를 한탄하기도 한 것이다. 짧은 인생 살아오면서 우리는 후세에 어떤 그림자를 남길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림자는 자취요, 흔적이다. 인간 자체가 한 개 그림자가 아닌가.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슬 같은 것이 아닌가? 그림자는 내 영상이다. /손경호(수필가)

2010-12-29

놀이문화

옛부터 우리 민족은 `놀이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신명나는 사물놀이(꽹과리·징·북·장구의 총칭)에서부터 윷놀이·놀음놀이 등 여럿이 모여 많은 사람들이 단합하고 화합하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산대놀음, 광대놀음은 우리의 전통문화로 무형문화재에 등록돼 그 예술적 가치가 상당한 인증을 받고 있다. 그 밖에 어릴 때의 손꼽놀이·말타기·귀신잡기·강강수월래 등 지방마다 그 특유의 놀이들이 참 많았다. 놀이는 오락이다. 오락은 한가한 시간에 재미있게 놀아서 기분을 즐겁게 하는 일을 말한다. 명절이나 기념일에는 철에 따라 신나는 놀이들이 많아 우리 민족은 정말 멋을 아는 민족이다. 프랑스의 철학자요 종교사상가인 파스칼은 그의 저서 `팡세`에서 “인간은 아무리 슬픔에 차 있어도 어떤 심심풀이에 마음이 끌리면 그 동안만은 행복하다. 또 아무리 행복해도 권태가 마음속에 자라는 것을 막기 위한 어떤 정욕이나 오락에 의해 마음이 풀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락은 꽃이요, 실무는 뿌리다. 꽃의 아름다움을 즐기려면 우선 튼튼한 뿌리를 가져야 한다. 오락이나 스포츠, 취미 등 전혀 자유로운 정신의 활동은 존재의 충족으로 상승시킴으로써 인간의 전체적인 개화(開花)를 보게 해 준다. 이렇게 보면 여가는 생의 의미와 직결된다. 이것이 사회학적인 개념보다 한층 더 약동적인 의미로 `문화`라고 불리어지는 발전이다. 이처럼 놀이는 하나의 문화적 측면에서 볼 때 인간생활의 한 부분이다. 그래서 인간의 참된 성격은 그의 오락에 의해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의 특색에 따라 민요가 있고 놀이가 있어 그 속을 깊숙히 들여다 보면 우리의 문화풍습이 묻어나고 그 고장의 역사와 살아온 인간의 흔적에서 우리는 또한 옛것을 알게 된다. 조선시대의 문화는 가난한 선비의 문화이며 빈한하고 검소한 생활이기는 했지만 늘 풍요로운 놀이문화가 있어 언제나 마음만은 풍족하고 얼굴에 활기가 찬 창조적 빛이 역역했다. /손경호(수필가)

2010-12-15

영주교육지원청 `Wee알리미 홍보 공모전` 성료

【영주】 영주교육지원청은 학생 및 부모님들에게 Wee센터를 좀더 효과적으로 알리고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해 11월 15일부터 11월 30일까지 진행된 Wee센터 `Wee알리미 홍보 공모전` 이 지역 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참여로 성공적으로 마감됐다는 평이다. 입상자들에게는 12월 13일부터 영주교육지원청에서 부문별(배너·표어·캐릭터·포스터) 특선 각 1명과 입선 다수작이 선정돼 상장과 상품이 수여된다. 특선작은 향후 Wee센터 홍보 리플렛, ppt탬플릿, 홈페이지 링크용 배너 등에 활용되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Wee센터에 대한 친근감을 높여 다가갈 수 있는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영주교육지원청 이영직 교육장은 “Wee알리미 홍보 공모전을 통해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에게도 Wee센터는 행복해 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친근한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 것 같다”며 “많은 학생들과 지역주민의 사랑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번 Wee 알리미 홍보 공모전을 통해 학생들이 학교폭력이나 위기해결 뿐만 아니라 고민해결과 자기발전을 위해 Wee센터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확고히 하고 꿈을 키워 나가는 방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상북도영주교육지원청 Wee센터는 학교생활 부적응, 위기 및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전문상담교사, 임상심리사, 전문상담사, 사회복지사 등이 팀을 구성해 진단 상담 치료가 가능한 원스톱(one~stop)상담 및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의 문제해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김세동기자kimsdyj@kbmaeil.com

2010-12-14

울릉주민·의회, 경비행장 건설 무산 강력 반발

【울릉】 속보=울릉도 주민 숙원사업인 경비행장건설이 무산본지 6일자 8면 보도되면서 울릉군의회와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울릉경비행장 건설사업은 국토해양부가 지난해 2월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 1여 년간의 용역을 통해 타당성이 입증됐으나 최근 기획재정부가 의뢰한 KDI(한국개발연구원)에 의해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지면서 최근 무산됐다. 이 사업은 지난 1970년 독도영토주권 등 안보적 차원에서 박정희 대통령 의해 최초로 타당성 조사가 이뤄졌으며 이후 이명박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의 공통 공약사업으로 추진됐다. 많은 예산을 들여가며 타당성 조사 등이 지속추진된 울릉 경비행장건설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 국토해양부가 강력한 의지로 추진했으나 결국 무산되자 주민들은 수 십 년의 국책사업을 단순히 경제적 측면으로만 접근하는 무리이며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비난하고 있다. 울릉도 한 주민은 “수 억을 들여 타당성 조사를 한 국가 인증 두 기관이 극과 극의 결과를 내놔 국가 예산낭비는 물론 울릉주민들에게 크나 큰 상처를 안겼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들은 “최첨단 21세기를 맞아 세계에서 유례 없이 연간 100여 일이 완전히 고립되는 울릉도 주민 및 관광객은 물론 독도영토주권사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군함, 해경경비함이 정박할 수 없는 울릉신항 2단계 공사 방파제에 안보를 이유로 활주로 건설 예산을 절감했다. 이번에도 울릉도 안보는 정책적 판단에 포함시키지 않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분개했다. 한편 울릉군과 울릉군의회는 경상북도 시장군수협의회와 시·군의장협의회와 연계해 울릉도 경비행장 건설의 당위성을 청와대를 비롯한 관계부처, 기관에 제출하는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10-12-08

낙동강 살리기사업 칠곡구간 공사 참여업체 대형·중소건설 수익 양극화

【칠곡】 낙동강 살리기 사업 칠곡구간 공사에 참여한 대형건설사와 중소건설사 간 양극화 현상이 극심하다. 공사 구간마다 다른 입찰방식에서 비롯된 수익불균형에 대형건설사에 유리한 행정여건,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중소건설업체의 경영난이 악화되고 있다. 낙동강 살리기 24공구 공사업체인 D건설은 완공 후 발생하는 정확한 수익규모를 밝히기 꺼리고 있지만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기 입찰과 칠곡 보건설 등 3천억원의 대형 공사를 수주, 상당한 수익이 예상된다. 반면 뒤늦게 설계·시공 등을 일괄수주공정하는 턴키입찰 방식으로 공사를 수주한 25공구 S기업은 손익분기점의 58%인 750억원에 낙찰, 예정가 1천300억원에도 못미쳐 공사 완공 후에도 3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자재가격급등, 하도급 경쟁 심화, 낙찰률 하락, 각종 비용 사승 등으로 S기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중소건설사의 경영난은 가중되고 있다. 골재 처리 방법에 있어서 D건설은 1천700만㎥ 골재를 야적 없이 칠곡군이 바로 처리해 운송비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S기업은 낙동강 골재 2천만㎥을 사토장에 야적해 장비대여료 등 원가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낙동강 준설 골재수입 경우 100억원 미만은 전액 해당 지자체 수입으로 처리되지만 이 금액을 초과할 경우 50%는 국토부로 되돌려 줘야해 지자체 입장에서는 모래 야적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준설토 처리 문제 역시 D건설은 공사장 인근 132㏊ 농지를 농촌공사가 농지리모델링 지구로 조기 지정해 준설토 처리가 수월하지만 S기업은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오평,약목 등지로 준설토를 운송해 운송비 부담이 크다. 낙동강 살리기 칠곡 구간 참여 업체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업체일수록 연간 공사실적을 높여야 차후 대규모 국책공사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이 부여되기 때문에 당장 수익성이 없어도 입찰에 참여해 공사를 수주한다”며 “이에 따라 중소 건설사의 경영난은 점점 심화 되고 있다”고 밝혔다./남보수기자 nbs@kbmaeil.com

2010-11-11

예천군 농업 보조금은 `눈먼 돈`

【예천】 예천군의 농업 보조금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 예천지역 한 농민이 최근 4년간 허위서류를 제출해 농업 보조금을 횡령했다 경찰에 적발됐다. 예천경찰서는 예천군이 매년 농가에 지급하는 농사용 비닐하우스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A씨를 입건해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허위서류를 작성해 예천군으로부터 330㎡의 비가림 시설 한 동 당 154만원씩 지원되는 농사용 보조금을 매년 2동씩(2007년 1동) 7동, 총 1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예천군에 지원금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다른 곳의 비닐 하우스 사진을 찍어 군에 허위서류를 제출한 뒤 준공 검사를 받아 보조금을 착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의 보조금 부당 수령 과정에서 해당 면사무소 담당 직원이 준공 검사를 하면서 현장 확인도 하지 않은채 서류만으로 허가를 해 준 것으로 드러나 담당 직원에 대한 책임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한 주민은 “비가림 시설 지원을 요청하는 농업인들이 많은데도 적은 예산으로 인해 보조금을 신청해 놓고도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는 농가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A씨는 수 년간 비가림시설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면서 “예천군의 농업 보조금 지원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예천경찰서 관계자도 “A씨가 담당 공무원이 준공 검사 때는 물론이고 보조금이 지원된 이후에도 거의 현장 확인을 하지 않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져 행정당국의 철저한 지도 감독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천군 한 공무원은 “농업 보조금을 지원하기 전에 반드시 현장 확인을 거쳐 준공 검사를 하도록 되어 있다”며 “지주가 없을 때 현장 확인하고 왔다”며 변명했다./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10-11-11

“대학생들 경제위기에도 장래 낙관”

경제위기의 여파로 얼어붙은 국내외 고용시장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음에도 대학생들은 본인의 장래를 낙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대학신문과 인터넷포털 캠퍼스라이프가 지난달 1일부터 보름간 전국 200여개 4년제 대학 재학생 1천700여명을 대상으로 의식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49.5%)이 `자신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답했다. 부정적이란 응답은 17.3%에 불과했다. 대학생들은 직업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적성과 능력`(41.6%),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실력`(62.7%)을 꼽았다. 하지만 학벌(16.3%)이나 인맥(10%)이란 대답도 여전히 많아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학연·지연 풍토를 반영했다.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이다` 23%, `대체로 부정적이다` 40.1%, `그저 그렇다` 28% 등 부정적인 반응이 더 많았다. `현 정부를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12.3%에 그쳐 지난해(22.9%)보다 10% 가량 줄었고, 현 정부의 가장 우려스런 정책으로는 부동산과 물가 등 `경제정책`(40.5%)을 꼽았다. 논란이 심했던 `대북·통일정책`(7.4%)과 `4대강·대운하 사업`(1.1%)에 대한 우려는 비교적 적었다. 남북통일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은 12.7%에 불과했고, `상황에 따라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가 52.1%로 가장 많았다. 13.5%의 학생은 `통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갈등 구조로는 빈부격차(40.1%)가, 가장 불신하는 집단은 정치인(81.4%)이, 가장 신뢰하는 집단으로는 시민단체(17.5%)가 각각 선정됐다. 지지정당과 관련해서는 61.6%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했고, 다음으로는 민주당(14.1%), 한나라당(9.7%), 민주노동당(4.5%), 진보신당(3.7%) 등 순이었다. /연합뉴스

2009-10-08

일사불란(一絲不亂)

국가대표 청소년 축구팀이 세계 8강에 올랐다. 새벽잠을 줄이고 축구를 본 모든 국민이 함께 환호했다. 오랫만에 본 시원한 경기였다. 득점을 하자 재미있는 동작을 하고 감독에게 가 안기는 선수들도 예쁘고 선수들을 안아주는 감독도 멋있다. 보면 볼수록 선수들이 귀엽고 대견하다. 어떤 이들은 이제 한국 축구가 큰일 났다고 농담을 했다. 뻥축구를 안하고 우왕좌왕을 안하고 문전실축을 안하면 이제 한국축구는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신이 나서 떠들고들 있다. 이제 저 선수들이 자라면 우리 축구가 진짜 큰일을 낼 것 같다. 이번 대회만 해도 아직 경기가 남았고, 혹시 우리 선수들이 조금 마음에 덜 드는 경기를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이번에 보인 경기만 가지고도 우리는 아낌없이 칭찬을 해야 한다. 이번 경기 정말 잘 했다. 진심으로는, 남은 경기도 멋지게 뛰어서 이겨 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번 경기를 보도하면서 `일사분란`한 선수단이라고 하는 이들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일사분란`하기는 어렵다. `一絲紛亂`인가? 실 한 가닥이 마구 엉킨다? 아니다. 잘못 쓴 말이다. `한 가닥의 실처럼 엉키지 않는다.`라는 뜻이니, `一絲不亂`이 맞다. 실은 `일사불란`이라고 써도 청소년 축구를 표현하는 데는 적당하지 않다. 그 말은 군대가 척척 행진하는 느낌이 있어서 어색하다. `손발이 아주 잘 맞았다`고 하는 것이 더 적당하다. 사실, 한자로 만들어진 말은 우리말과 구조가 달라서 조금만 잘못 쓰면 이상한 뜻이 되는 수가 있다. 점점 한자말의 영향이 줄어가는 요즘, 억지로 한자말을 쓸 이유가 없다. 더욱이 정확하지도 않은 한자말을 섞어 쓸 이유는 도무지 없다. 내일이 한글날인데, 이렇게 아름답고 쉬운 우리 글자를 버리고 어렵고 괴로운 한자말을, 더욱이 틀리면서까지 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可泉

2009-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