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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성은 깊고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01-26 21:07 게재일 2011-01-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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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사회 곳곳에서 공정(公正)하지 못함을 자탄한다. 차별문화 중에서 가장 비겁하고 가장 억울하고 자존심 상하는 것이 인간차별이다. 출신지에서부터 출신학교, 직장과 직업, 그리고 돈 있고 없고에 따라서 인간적 차별이 현저하다. 원칙적이고 원초적인 불공정성이 세월에 따라 심화되고 있다. 부모가 부유한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아쉽고 부족한 것 없이 편안한 생활을 하면서 원하는 과외공부도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많은 사람이 허세를 부리는 것도 예사로운 일이다. 2009년 모 일간신문사의 여론조사 통계에 의하면 흥미롭게도 국민의 74%가 `한국은 공정치 못한 사회`라고 믿는 상황에서 대학입시가 그나마 가장 공정한 사회제도로 간주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입시에도 이런 말이 있다. `유전(有鐫)합격, 무전(無鐫) 탈락`이란 용어가 유행어가 되었다. 학력의 대물림이 계속되고 `개천에서 용난다`는 소리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그래도 희망을 거는 곳이 있다면 고시(考試)이다. 공정한 시험을 믿고 9급에서 부터 각종 고시에 이르기까지 제 실력으로 입신하려는 의지의 사람은 목숨을 걸고 발부등치는데 고관대작의 자녀와 친척이라는 이유로 5급, 4급으로 특채되는 이 사회의 불공정은 과연 누구의 책임이냐,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아무리 강조해도 큰 효과 없이 `칼 빼는 소리만 요란했지`변화의 조짐은 없다. 같은 권력기관의 식구라 하여 권력에 권력이 난무하고 상사의 은덕에 보답하는 격으로 `전관예우`라는 우리말 사전에도 없는 용어가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다. 사법 정의의 온실인 곳에서부터 발원되었다고 한다. 참 가관이다. 부유한 가정, 좋은 대학교, 이름있는 직장, 그리고 권력을 앞세운 직업인만이 목에 힘주고 인간답게 사는 사회가 되었다. 우리 사회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인생역전`의 기회를 노리고 전생을 걸고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이 얼마나 많은가. 가난의 대물림을 실력으로 전환하려 한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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