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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실시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발표

지난 3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는 수험생들이 체감한 대로 6월 모의고사보다는 쉬웠지만, 작년 본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원이 `작년 수준의 수능 출제` 방침을 밝히기는 했지만 두 차례 치러진 모의평가에 까다롭고 생소한 문항이 상당수 등장한 만큼 올해 본수능의 체감 난도는 결코 낮지 않을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23일 입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날 채점 결과가 발표된 9월 모의평가의 가장 큰 특징은 복합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많았다는 점이다. 올해 각 대학이 정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대부분 폐지함에 따라 학생 간 변별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언어영역의 경우 중위권 수험생이 특히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비문학 문항이 적지 않았다. 이는 수험생들이 추론형, 복합형 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정확한 독해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수리영역 역시 지난 6월 모의고사보다 쉽기는 했지만 작년 본수능보다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4점(가형) 높았는데 이 또한 복잡한 문제가 그만큼 더 출제됐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특히 역대로 본수능에서 수리영역 점수가 상위권 학생들의 순위를 가른 핵심요인이었던 만큼, 다른 영역이 쉽게 출제된다고 해도 수리만큼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외국어영역이나 탐구영역에 대해서는 비록 생소한 문제들이 많아 일부 중하위권 학생들이 어렵게 느꼈겠지만 비교적 무난한 출제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웨이중앙교육의 이만기 이사는 “9월 모의평가의 난이도가 그대로 수능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영역별 난도의 높고 낮음보다는 상대적인 위치 파악이 더욱 중요하다”며 “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영역별 평균이나 백분위 등을 세심하게 살펴 남은 50일 동안 취약 과목에 전력투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메가스터디는 “모의평가 점수 자체에 연연할 필요는 없지만 취약점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가장 많이 봤던 책을 골라 공부하면서 기본 개념 학습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한다”며 “상위권 학생들은 고난도 내용까지 정리하고, 중위권 학생들은 핵심 내용 중심으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모의평가 결과는 현재 진행중인 수시모집에 매진해야 할지, 아니면 정시모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지를 최종 판단할 수 있는 기준도 된다. 정시모집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성적이 나왔는데도 수능 전에 실시하는 면접이나 논술에 섣불리 응시해서 합격하면 정시 지원 기회는 아예 없어진다는 점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조언했다./연합뉴스

2009-09-24

블랙홀은 별을 속부터 먹는다

블랙홀이 주위의 별을 빨아들일 때는 안쪽부터 파고 들어가 먹어 치우는 것으로 보인다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스페이스 닷컴이 보도했다. 이런 가설은 아직 충분히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미지의 폭발현상인 감마선폭발(GRB)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RB는 우리 태양이 100억년의 전생애 동안 방출하는 에너지 총량과 맞먹는 강력한 광선을 100만분의 1초에서 몇분 사이에 방출하는 현상인데 이는 오늘날 천문학계의 가장 큰 수수께끼 중 하나이다. GRB의 대부분은 2초 이상 지속되는 `장시간 GRB` 인데 이는 죽어가는 큰 별로부터 나오는 플라스마 제트류와 연결돼 있다. 과학자들은 반물질과 만나 반물질을 소멸시키는 중성미자에 의해 이 플라스마가 가열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두 종류의 입자들은 모두 블랙홀이 죽어가는 별을 갈가리 찢을 때 그 주위에 형성되는 뜨거운 고밀도의 강착원반에서 방출된다. 그러나 영국 리즈대학 연구진은 이 플라스마 제트류가 별을 침범하는 블랙홀에서 직접 나온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이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스위프트 우주 망원경을 이용한 관측에서 플라스마 제트류를 분출하는 중심 엔진이 최고 1만초까지 가동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함에 따라 이런 가설을 세웠다. 이는 뉴트리노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긴 시간이다. 연구진은 이는 장시간 GRB와 연결된 플라스마 제트류를 집중시키고 움직이는 극히 강한 자력이 블랙홀에 빨려드는 물질로부터 나올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장시간 GRB에서처럼 폭발이 오래 지속되려면 물질은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에 맞서는 구심력으로 매우 빠르게 소용돌이쳐야만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블랙홀이 별을 안쪽부터 먹기 시작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처럼 소용돌이치는 물질이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블랙홀이 별을 찢을 때 남은 물질은 정확히 장시간 GRB를 지속시키는데 필요한 방식으로 소용돌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침범 변수`가 매우 빠른 회전을 자연스럽게 설명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2009-09-24

몸으로 충전하는 시대 열린다

휴대전화 충전지를 깜빡했다면? 앞으론 몸에다 꽂아 충전하는 `생각대로`의 세상이 열릴 지 모른다. 최첨단 나노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신체활동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고 미국의 뉴스전문 채널 CNN이 22일 보도했다. 조지아 공과대 재료공학 전공인 왕종린(王中林) 교수 연구팀과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안젤라 벨처 교수 연구팀이 그 주역들이다. 왕 교수 팀은 인간 신체의 활동을 조그만 전력공급장치에 담아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 나노기술을 활용해 타이핑하는 손가락의 움직임까지 전력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압전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압전 소재란 압력을 가하면 전기가 발생하는 수정과 같은 재료를 뜻한다. 이들이 주목하는 압전 소재는 산화아연 나노철사로, 이는 친환경적인 장점도 지닌다. 왕 교수 팀은 현재 압전소재로 만들어진 전력전환장치를 장착한 햄스터가 쳇바퀴를 돌리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시키거나 햄스터의 심장에 장치를 장착, 그 운동을 전기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벨처 교수 팀은 크기가 9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에 불과한 `M13 박테리아파지`에 주목한다. 지난 4월 사이언스 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밝힌 바대로 이들은 인산염으로 싼 박테리아를 탄소 나노섬유와 연결, 전기를 이끌어내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박테리아에서 추출되는 10g의 음극 물질은 휴대용 미디어 장치를 40시간 가량 재생할 수 있는 용량으로, 현재 상용화된 일반 충전 배터리 세 개 용량이다. 이들은 지난 2006년 산화코발트와 금을 활용해 양극 물질을 추출하는 기술도 이미 획득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음극과 양극을 지닌 배터리가 만들어지는데 낭비되는 에너지도 없으며 독성 물질도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벨처 교수는 현재의 기술력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강력한 발전(發電) 효과를 내는 물질을 찾을 때까지 상용화를 미루고 있다. 또 벨처 교수 팀은 뿌리기만 하면 흡착이 되며 충전이 되는 배터리도 개발중이다. 이는 정보를 담은 ID 및 신용카드 등에 활용될 수 있다./연합뉴스

2009-09-24

안무(按舞)

젊은 가수들이 춤을 추면서 노래한다. 아름답다. 아무래도 가수란 무엇보다 노래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이 나이든 사람들의 생각이어서, 너무 춤만 잘 추거나 얼굴만 예쁘다는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더러는 노래도 잘 하고 춤도 잘 추니 그리 해로울 것도 없다. 춤은 동서고금에 가장 오래된 감정표현의 방법이다. 꼭 기뻐서만이 아니라, 슬프거나 노여운 감정을 몸동작으로 표현하는 것도 일종의 춤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심지어 일부 동물들도 춤으로 감정을 표현한다는 보고도 있다. 가끔 텔레비전에 나오는 가수들이 추는 춤을 `안무`라고 부르는 것을 본다. 동작을 보고 `멋진 안무`, `새로운 안무`라고 말하는 것은 틀린 표현이다. 안무(按舞)는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춤을 조직하고 지도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춤선생이 춤을 고안하고 모양을 내는 일이다. 그러므로 가수가 직접 춤으로 보여주는 동작은 안무가 아니다. `무용`이거나 `춤`이다. 비슷한 오용으로 연출(演出)도 있다. 연출이란 배우들을 조직하고 연기를 지도하는 일이다. `환한 표정을 연출`, `괴로운 장면을 연출`한다는 것은 사람의 동작 자체가 아니다. 연출자가 배우들을 지도해서 보여주었을 때 쓰는 말이다. 요즘은 누구든지 표정이나 동작을 보이는 것을 `연출했다`고 한다. 그건 그냥 `표정을 지었다`, `동작을 했다`라고 하면 되는 것이다. 그 밖에도 이런 유형으로 오용하는 사례는 수도 없다. 그런데 왜 이런 오용이 생기는 걸까. 가장 흔한 이유는 단어에 대한 무지로 인한 것이다. 한자로 쓰면 더 유식해 보인다는 무식한 착각을 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어리석은 잘못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공공매체에서 잘못된 표현을 쓰면 벌금이라도 매겨야 한다. 그보다 더 의심되는 것은, 우리의 말이나 몸짓이 자발적이거나 자주적이지 않다 보니 그런 오용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정말 우리가 진심에 따라 말하고 행동하는 것일까. /可泉

2009-09-24

공무원노조를 직시한다

신두환안동대 한문학과 교수·시인공무원 노동조합은 공익을 위함인가? 사익을 위함인가? 이것은 공무원들의 사익을 위한 것이다. 공무원노동조합의 결성 취지를 보면 “우리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직자이자 공무원노동자로서 국민의 여망을 담아 공직사회를 혁신하여 국민에게 참봉사와 신뢰받는 새로운 공직사회를 창출하고, 천부의 권리인 인권과 노동기본권, 공무원의 권익신장과 기본 권리를 보장받아 인간다운 삶의 행복권을 추구하고 하나로 단결하여 공무원노동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과 민주사회와, 통일조국 건설을 위하여 공무원노동조합총 결성한다”고 하고 있다. 그 목적에도 “조합원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하고 국민의 봉사자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향상 시키고 조합원의 공동이익 추구와 국민의 공익실현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하고 있다. 공무원은 그 임기나 직급 그리고 임금 등은 법으로 보장되어 있다. 최근 공무원 노조는 공무원들의 정년을 연장하는데 성공 했다. 그러나 공무원은 한 나라의 일꾼으로서 그 사명감이 남달라야 하는 직업이다. 공무원이란 국가 또는 지방 공공 단체의 사무를 맡아보는 사람을 이른다. 공무원의 윤리헌장을 보면 공무원의 임무와 자세가 잘 드러나 있다. 우리는 영광스러운 대한민국의 공무원이다. 오늘도 민족중흥의 최일선에 서서 겨레와 함께 일하며 산다. 이 생명은 오직 나라를 위하여 있고, 이 몸은 영원히 겨레위해 봉사한다. 충성과 성실은 삶의 보람이요 공명과 정대는 우리의 길이다. 이에 우리는 국민 앞에 다하여야 할 숭고한 사명을 민족의 양심으로 다지며, 우리가 나가야 할 바 지표를 밝힌다. 공무원의 신조 1. 국가에는 헌신과 충성을 1. 국민에겐 정직과 봉사를 1. 직무에는 창의와 책임을 1. 직장에선 경애와 신의를 1. 생활에는 청렴과 질서를 이것은 군사독재시절에 만들어진 공무원 윤리헌장이다. 이 공무원 윤리 헌장은 오히려 우리국민에게 믿음을 준다. 그러나 온갖 공무원들의 부정부패가 빈번히 일어나는 요즈음 공무원들의 기강은 해이해질 대로 헤이 해져 있다. 그러면서도 공무원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공무원노조를 결성하고 그것도 모자라 민주노총에 가입하려는 공무원노동조합을 바라보며 우리 국민들은 썩 달갑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우리국민들은 언제쯤 믿음직한 공무원들을 바라보며 그들을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을까? 공무원 노조의 행동강령을 바라보며 시비가 일어난다. 송나라 구양수는 붕당론에서 이렇게 말한다. “붕과 당 두 글자는 비록 서로 비슷하다고 하나, 군자는 붕이 있고 당이 없으며, 소인은 당이 있고 붕이 없으니, 붕이란 공(公)이요 당이란 사(私)이다.”라고 하면서 “대체로 붕이란 동류를 말하고, 당이란 서로 도와서 잘못을 감추어 줌을 이름이니, 두 가지의 분간이 비록 서로 비슷하다고는 하나 실은 백천만 리나 멀다. 군자가 중히 여기는 것은 도의이다. 소리가 같으면 서로 응하고, 기(氣)가 같으면 서로 구하니, 숭상하는 바가 한결같이 공(公)과 정(正)에서 나온 것은 붕이라 하면 옳지만 당이라 하면 안 된다. 소인은 그렇지 않다. 재빨리 서로 부화하고, 맹목적으로 서로 어울려 붙좇아가 간곡하고 후하게 하기를 주야로 그치지 않아서, 자기 뜻에 맞는 사람은 뇌동하여 칭찬하고, 자기 뜻에 맞지 않는 사람은 함께 배척하여, 저희들끼리 참여하여 안 뒤에 행동하고 모의한 뒤에 말한다. 비록 자기들이 사사롭고 사악한 형적을 스스로 덮으려 하지만, 그들이 성취한 일을 보면 부귀ㆍ권세와 이권 사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라고 하고 있다. 공무원 노동조합의 결성 취지가 여기에서 벗어난 순수한 그 무엇이 필요하랴 ? 공무원들이여 당신들은 군자의 길을 가야한다. 공무원은 공익을 위해 일을 해야 하는 것이고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공무에 임하는 자세는 조그마한 일이더라도 국민의 편익을 위해 있어야 한다. 공무원은 국민에게 봉사하고 헌신해야 하는 직업이다. 이제 공무원노조를 결성하는 것도 모자라 민주노총 안으로 들어가려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국록이 적어서인가? 힘이 없어서인가? 신분보장이 두려워서인가? 그것이 아니고 국가를 능멸하겠다는 뜻이 있다면 이는 역적이 되는 것임을 명심하라.

2009-09-23

내가 `님과 함께`를 즐겨 부르는 이유

경기대 교수 ㆍ 남포항로타리클럽 회장이렇게 시작되는 가수 남진의 대표곡 `님과 함께`는 필자가 사석이나 공석에서 즐겨 부르는 애창곡 중 하나로 주변에서 필자의 노래를 들어본 사람들은 언제부턴가 “노래의 원주인인 가수 남진보다 더 잘 부른다.”고 할 정도니 그동안 이 노래를 낮이고 밤이고 얼마나 많이 불렀는지 가히 짐작이 갈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님과 함께`를 즐겨 부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누구나 세상을 살면서 생각만 해도 가슴 아프고 기억조차 하기 싫은 과거가 한두 가지 쯤은 있듯이 비록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지만, 지금도 결혼 초기를 생각하면 아내와 세 자식들에게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진다. 사실 나는 세상에서 흔치 않게 초·중·고등학교 동기 동창이자 동갑내기 친구와 결혼하여 비록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지만, 한때는 정말 무책임하고 형편없는 빵점짜리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돌이켜 보건대 영덕군 지품면 누루실이란 산간오지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을 진학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순박하고 꿈 많은 시골 아이 중 하나였다. 그러나 민주화의 뜨거운 열기 속에 시위로 해가 뜨고 해가 지던 80년대 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암울한 시대상황 속에서 “불의를 보고 일어설 줄 모르는 대학생은 역사의 죄인”이라는 원로 교수님의 말씀은 나로 하여금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았고, 대학 4년을 줄곧 최루탄 연기 속에서 방황하고 있을 때 우연히 학교 앞 행단보도에서 마주친 아내는 영덕 촌놈이 서울까지 유학 와서 그래도 기죽지 않고 데모대 선봉에서 민주화 운동 한답시고 사자후를 토하는 모습이 대견스럽게 느꼈는지는 몰라도 어쨌든 고맙고 감사하게도 나에게 친구의 선을 넘어 나의 길에 동행자가 되어 주기로 하였다. 하여, 나는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비록 비가 오면 비가 새고, 밤이면 온 방 안이 쥐들의 천국인 서울 금호동 산비탈 달동네 맨 꼭대기 집에 보증금 50만원에 월 3만원하는 셋방을 얻어 둥지를 튼 것까지는 좋았지만, 사실 그때부터 이미 나는 예고된 행복 시작이었고, 아내는 불행의 시작이었다. 남의 집 귀한 딸을 데려다 놓고 호강은 못 시켜 줄망정 가정은 뒷전이고 도둑맞을 세간 하나 없는 집에 홀로 남겨두고 눈만 뜨면 민주화 운동 한답시고 밤 낮 없이 싸돌아다니고, 거기다가 한 술 더 떠서 아이 먹일 분유 한 통 살 수 없는 백수 주제에 자식을 셋이나 낳아 정말 갈수록 사는 꼴이 말이 아니었다. 당시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시던 선배께서 나에게 이르기를 “세상을 바꾸는 것도 좋지만, 세상을 바꾸려면 먼저 수신제가한 후에 스스로 세상을 긍정적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충고였고, 그 한마디의 충고는 오늘의 나를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그날 이후 내 머릿속에 온통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의식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서 시도한 것이 바로 운동권 노래가 아닌 가수 남진의 `님과 함께`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말이 씨 된다`는 속담처럼 내 자신도 모르게 내 삶이 노래 가사처럼 바뀌기 시작했다.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수심이 가득했던 얼굴엔 미소가, 최루탄 대신 돈이 굴러들어오고, 급기야는 노래가사처럼 `님과 함께`를 즐겨 부른지 10년 만에 아내가 평소 소원하던 그림 같은 유치원 건물을 지어 선물하는 등 모든 것이 달라졌다. 사설이 길었지만, 어쨌든 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말처럼 `세상만사는 마음먹은 대로 되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와 `긍정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실제로 체험한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요사이 어디를 가더라도 앉았다 하면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이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은 온통 “어렵고 힘들다.”는 소리뿐이다. 가끔 노래방을 가도 우울하고 침통한 노래들이 대세를 이룬다. 이럴 때일수록 주저앉아 신세타령이나 세상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안된다.”고 할 때 말없이 담장을 오르는 담쟁이넝쿨처럼 그 어느 때보다 노래를 하더라도, 생각이나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긍정적인 것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음을 자각할 때이다.

2009-09-23

금오공대, 정규직 취업 `최우수`

【구미】 금오공과대학교(총장 우형식)가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조사한 `2009년 정규직 취업률 최우수 대학그룹`에 선정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는 지난 4월 1일을 기준으로 전국 518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2008년 8월·2009년 2월 졸업자 54만7천416명)를 대상으로 취업률 통계는 실시했다. 전국 4년제 대학의 정규직취업률은 평균 39.6%인데 반해 금오공대는 4년제 대학 C그룹(졸업생 1천명 이상~2천명 미만)에서 정규직취업률 63.0%를 기록, `5년 연속 정규직 취업률 최우수 대학그룹 선정`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금오공대는 찾아가는 취업지도 K-JOB 119 프로그램, 전자이력서, 취업예측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취업 관련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해 취업준비생뿐만 아니라 인재발굴에 애로사항이 있는 기업체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 취업난의 장기화가 지속하면서 금오공대는 취업의 장을 국내로 국한시키지 않고, 이공계열로 특성화된 대학특성을 살려 해외취업 사업에도 눈을 돌려 일본 취업유관기관과 취업지원을 위한 `국제산학협력약정`을 체결하는 등 해외취업 지원사업에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에는 미쯔비시중공업(주), (주)싸이버드 등 일본기업체 20개사로부터 65명의 인재채용 의뢰를 받기도 했다. 금오공대는 또 일반대학원 B그룹(졸업자 100명 이상 500명 미만) 정규직취업률(76.1%)과 취업률(84.8%) 모두 최우수 대학그룹으로 선정돼`작지만 알찬 대학, 취업 잘되는 대학`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승호기자 shlee@kbmaeil.com

2009-09-23

`붉은 행성` 화성은 원래 검었다

`붉은 행성`이라 불리는 화성은 원래 검었으며, 많은 학자가 생각해 온 것처럼 흙 속의 철분이 산화해 녹슨 철 색깔을 띠게 된 것이 아니라 암석 속의 특정 광물질이 풍화돼 붉은색을 띠게 된 것으로 보인다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스페이스 닷컴과 ABC 뉴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화성의 색깔이 붉은 것은 수십억년 전 표면에 흘렀던 물로 인해 철분이 풍부한 바위들에 `녹`이 슬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왔다. 비를 자주 맞은 철제 정원 의자가 빨갛게 변하는 것과 같은 이치로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덴마크 아루스 대학 연구진은 화성의 붉은색이 비교적 근래에 생긴 현상이며 화성의 양극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표면을 이루는 검은 현무암이 풍화되면서 먼지에 붉은색을 내는 광물질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유럽행성과학회에서 발표했다. 실제로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등 두 탐사 로봇의 화성 표면 탐사 결과 특정 광물질이 물에 의해 파괴됐다는 증거가 발견됐으며 이는 화성의 붉은 먼지가 흐르는 물과 접촉한 적이 없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화성 표면의 암석이 풍화 작용으로 곱게 부서지면서 붉은색을 내는 광물질을 만들어 냈을 것으로 가정, 이를 입증하기 위한 실험을 했다. 이들은 유리관에 화성의 토양과 비슷한 석영 표본을 넣고 밀봉한 뒤 기계를 사용해 1천만 번 흔들어 줌으로써 화성 표면에서 일어나는 약한 바람의 효과를 냈다. 일곱 달 동안 이런 풍화를 겪은 뒤 석영 알갱이 중 약 10%는 고운 먼지로 변했다. 여기에 화성의 산화철인 자철석 가루를 첨가하자 석영 알갱이들은 점점 붉은빛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는 물 없이 먼지가 붉게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었지만 (화성의 현재 붉은색) 자료와 일치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석영 알갱이들이 시험관 속에서 뒤집어지고 서로 부딪히면서 금이 가 새로 나타난 표면에서 일부 화학 결합이 끊어지게 됐고 이런 표면들이 자철석과 접촉하자 산소 원자가 석영으로부터 자철석으로 옮겨가 새로운 광물질인 적철석을 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적철석은 짙은 붉은색을 띠는 산화철로 적철석이 조금만 섞여도 모든 먼지가 불그스름하게 변한다. 연구진은 “실험이 끝나자 시험관의 한 쪽에 붉은 물질이 나타났다”고 말했다./연합뉴스

2009-09-23

병역(兵役)

사람이 만드는 집단은 거의 비슷하다. 모든 회원은 회비를 납부하고 회칙을 지킬 것이 요구된다. 이것을 국가의 개념으로 바꾸면 납세(納稅)와 국방(國防)의 의무가 된다. 현대에 와서 정치적 고려로 근로와 교육의 의무를 추가했지만, 원래 모든 국민의 기본 의무는 납세와 국방이다. 이렇게 본질적이고 생래적인 의무였기 때문에, 이 두 의무는 항상 가혹했고, 그것을 피하기 위한 노력도 역사가 깊다. 특히 국방의 의무는 목숨을 걸고 이행해야 하는 것이었으므로 피하고자 하는 욕구가 더 치열했다. 신분이 있던 시대에 노예는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군역(軍役)을 피하기 위해 양민이 스스로 신분을 낮추어 노예로 입적하기도 했고, 아예 호적을 없애버리고 유랑민이 되기도 했다. 심지어 자신의 몸을 상하게 하여 불구를 자초하기도 했다. 오늘날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한 노력도 그처럼 눈물겹다. 아들이 없이 돌아가신 친척에게 양자로 입적하여 아버지 돌아가신 외동아들이 되는 방법은 고전적인 방법이고, 유학을 가서 징병연령을 넘기고 귀국하는 것은 귀족적인 방법이다. 멀쩡한 몸을 병들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흔한 방법이고, 부모가 주신 자신의 몸을 일부러 상하게 해서 군대에 가지 않는 것은 슬픈 방법이다. 어느 것이나 당당하지 못한 처신이다. 어차피 이 집단에 속한 사람이, 집단의 기본적인 의무를 행하지 않고서 그 집단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것은 아무래도 당당하지 못하다. 그가 정치인이든 혹은 학자든,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은 미안한 일이다. 사람이 살다 보면 잘못할 수 있다. 그런 일이 있었으면 사과하는 것이 옳다. 정운찬 교수 같은 분이 왜 이 난세에 나서서 저런 욕을 당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왜 사과는 안하고 자꾸 변명을 하는지는 참 의문이다. /可泉

2009-09-23

오바마 “대선 이전 난 흑인이었다”

“대통령선거 이전에는 사실 난 흑인이었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건강보험 개혁 노력을 향한 비판의 근저에 인종문제가 개입돼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뼈있는 농담으로 응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CBS방송의 데이비드 레터맨이 진행하는 심야토크쇼인 `더 레이트 쇼`의 녹화에서 “내가 대선 이전에는 사실 흑인이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레터맨은 “(그렇다면) 얼마 동안이나 흑인이었죠?”라고 반문, 또 한차례의 웃음을 불러왔다. 오바마의 이런 농담은 대통령이 된 이상 피부색을 초월한 미국의 지도자로서 인종갈등을 풀어야 하는 존재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피부색을 바꿀 수는 없지만 대통령이 된 자신을 인종문제와 결부시켜 논란을 키우는 것은 곤란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오바마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비롯한 몇몇 인사들이 인종차별적인 편견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 “이러한 인식은 흑인인 내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으로 선출됐다는 사실과 배치되는 것”이라면서 흑인인 자신이 대통령으로 뽑혔다는 사실은 미국이 어디쯤 와 있는지를 잘 설명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판에 뛰어든 이상 사람들의 비판을 받기 마련이라면서 “대통령이 중대한 변화를 이루려 할 때마다 국민 가운데 화를 내는 사람들이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며,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고 말하고 뉴딜정책을 펼쳤던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비롯해 존 F.케네디, 로널드 레이건 등 전직 대통령들도 이런 일을 겪었다고 말했다. 최근 카터 전 대통령이 오바마의 건강보험 개혁에 관한 의회 연설 때 고함을 치며 연설을 방해한 공화당의 조 윌슨 하원의원의 행동에 대해 “인종차별에 바탕을 둔 행동”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백악관의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흑인이라는 점 때문에 비판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연합뉴스

2009-09-23

佛대통령-英왕세자비 `로맨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83) 전 대통령이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와 사랑에 빠졌음을 추정케 하는 연애 소설이 프랑스에서 발간된다는 소식이 전해져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왕세자비와 대통령`이란 제목의 이 소설은 데스탱 전 대통령과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모델로 한 것이 분명한 두 주인공의 은밀하고도 열정적인 사랑을 담고 있다고 일간 르 피가로가 21일 전했다. 데스탱 전 대통령이 직접 쓴 이 소설에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은 `자크-앙리 랑베르티`라는 프랑스 대통령과 `패트리샤`라는 영국 카디프의 왕세자비다. 남자 주인공인 랑베르티 대통령의 1인칭 시점으로 쓴 소설이어서 결국 데스탱 전 대통령 자신의 이야기로 해석되고 있다. 르 피가로가 발췌 요약한 내용에 따르면 소설 속 주인공인 랑베르티와 패트리샤는 G7(선진7개국) 정상회의가 끝난 뒤 만찬장에서 만나 사랑의 감정을 나누는 것으로 돼 있다. 당시 패트리샤는 남편인 왕세자의 불륜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주인공인 소설 속의 화자는 “나는 그녀의 손에 키스를 했으며 그녀는 나에게 호기심 가득한 눈길을 보냈다. 그녀의 머리가 부드럽게 앞으로 기울어질 때 그녀의 갈색 눈동자가 동그랗게 커졌다”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패트리샤는 자신의 프랑스인 애인에게 “결혼 2주일 전에 나의 신랑감은 나에게 `옛 애인이 있는데 그녀와 관계를 단절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라고 말했다”고 밝힌 것으로 르 피가로가 전했다. 이 책은 이야기의 배경인 왕궁과 인물 묘사가 뛰어나 웬만한 연애소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품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2009-09-23

일본의 힘

권오신로타리 코리아 부위원장객원 논설위원일본이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놓고 다시 움직이고 있다. 한 때는 준미국인이 아닌가 했었는데 새 정권이 들어서면서 방향을 바꾸는 것 같다. 하토야마 유키오 새 총리의 아시아로 방향전환은 대동아(大東亞)공영시장 공략이 침몰하는 일본 경제를 건질 최선의 방안으로 여기는 것 같다. 이처럼 이익만 생기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것이 일본의 힘이다.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아리따운 소녀가 가슴에 총을 품은 섬뜩한 인형을 자주 보게 된다. 인형의 실제 주인공은 16살의`와카사(若狹)`다. 와카사 인형이 오랜 세월 변함없이 일본인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유 역시 섬뜩하다. 1543년 8월25일 일본의 서남쪽 다네가시마(種子島)에 포르투갈 난파선이 닿았다. 당시 이 섬의 영주는 포르투갈 선원들이 갖고 있었던 화승총의 위력에 반해 총의 무게와 같은 양의 은(銀)을 주고 화승총을 샀다. 영주는 대장간에 넘겨 똑같은 화승총을 만들 것을 명령했다. 대장장이가 만든 총은 무사들이 쏘다 어깨를 다치기가 일쑤였지만 선장은 그때마다 입을 다물었다. 그는 대장장이의 딸 `와카사`를 탐했다. 이를 눈치 챈 `와카사`는 위기에 처한 아버지를 위해 스스로 몸을 바치고 밤마다 열심히 포르투갈어를 배워 그 비법을 알아냈다. 암나사를 만들어 총신 뒤를 단단히 받치니 머리 판이 뒤로 튀는 일이 없어졌다. 이것이 일본이 조총을 만들게 된 경위가 되었다. 조총은 그로부터 49년 뒤 조선 강토를 처참하게 유린한 뼈아픈 역사(임진왜란)의 산물이 됐다. 일본 육상은 현재 20년 동안 깊은 동면에 빠져 있는 한국과는 달리 아프리카에서 100여명을 자국에 데리고 와 국내 선수들과 함께 뛰게 해 경쟁을 시키고 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남자 마라톤 우승자인 사무엘 완지루(케냐)도 고교시절부터 일본에서 활동한 선수다. 일본은 아프리카 육상선수를 수입한 결과 아시아 육상을 휩쓸고 있으며 이번 베를린 선수권에서는 여자 마라톤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얻었다. 한국은 현재 육상의 꽃인 100m 경우 1979년 서말구가 세운 10초34를 30년째 깨지 못하고 있으니 2년 앞으로 다가온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걱정이다. 우리는 거주 5년이 지나야 국적을 얻을 수 있고 귀화 3년 후에나 국제대회 출전자격을 주는 세계육상연맹 규정으로 인해 당장 뛸 수가 없다. 이와는 달리 일본은 와카사 시절이나 지금이나 개방적이다. 일본의 한류 역사를 보면 지난 2002년 NHK의 외화 담당 PD가 드라마 편성으로는 황금시간대였던 밤 11시에 겨울연가(일본명, 겨울소나타)를 파격적으로 편성, 대히트시켰다. 이것이 한류의 시작이 되었다. 당시로는 파격적 편성이 됐던 이 시간의 TV 주 시청 층은 남편과 자식을 기다리며 안방을 지키는 일본 주부들, 이들의 정신적 허기를 한국의 순애보로 폭발시켰다고 보면 된다. 순수했던 처녀 시절로 돌아가게 하고 소녀처럼 감각기관을 폭발시켜준 드라마다. 일본은 자기에게 유리하면 무엇이든 받아들이는 게 힘이고 문화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시대가 열리고 우리 통신사가 일본으로 건너가 퍼뜨린 것이 당시 조선사회가 그렇게 천시했던 광대나 딴따라다. 이들 조선의 천민 백성이 그림과 소리, 춤을 전달했다. 일본은 동양을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문화를 받아들이고 바닷길을 통해서는 사람을 제압하는 무기를 받아들였다. 경쟁은 선수를 강하게 만든다. 이 원칙은 사회에도 꼭 같이 통한다. 스포츠 든 사회생활이든 글로벌 시대로 가는 길목에서는 순혈주의는 필요 없다. 이제 일본의 새 정부는 아시아로 돌아온다고 한다. 그들이 스스로 포기한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향해 순식간에 방향전환을 하는 그들의 속셈을 놓치지 않는 것이 우리에겐 무척 중요하다.

2009-09-22

가을하늘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선들선들해지면서 하늘이 높아졌다. 사실은 하늘이 높아진 것이 아니라, 공기 중의 수증기 입자가 적고 미세해지면서 대기의 투명성이 높아져서 그렇게 보인다고 하지만, 과학자가 아닌 우리 눈에는 하늘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애국가에서도 가을하늘이 공활(空豁)하다고 칭송하고 있다. 확실히 한국의 가을하늘은 보배다. 몇년 전 가을에 우연히 캐나다에 갔었다. 로키산맥을 넘다가, 세상에는 한국의 가을하늘보다 더 푸르고 맑은 하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해발 수천미터의 산맥에 자리잡은 호수 위에 그림처럼 솟은 침엽수들과 파란 하늘이 떠 있는 광경은, 그것이 우리 하늘보다 더 아름다운 것 같아서 좀 속상했다. 왜 우리 교장선생님들은 우리나라의 가을하늘이 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셨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도가 터졌다. 우리 하늘이 첫째로 아름다운지 둘째로 아름다운지는 아무 생각거리가 아니다. 문제는 하여튼 우리 하늘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남이 얼마나 아름답든지, 혹은 우리보다 더 아름답든지, 우리 하늘은 아름답다. 우리가 속상하는 일들 중에서 대부분은 이런 일이다. 내가 사랑하는 내 아이가 내게 가장 소중한 아이이다. 이웃집 아이가 혹은 엄마 친구의 아이가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얼굴이 잘 생겨도 그 아이는 남의 아이일 뿐이다. 명절에 만나는 친척들이 아무리 아들 자랑을 하고 내 아들이 못나 보여도, 그것이 내 아들의 소중함을 흔들 수는 없다. 내 아들은 그 자체로 장하고 소중하다. 우리 가을하늘은 하여튼 아름답다. 특히 바닷가에 자리 잡아서 수증기가 많은 포항의 저녁노을은 환상적이다. 흥해 들판에서 비학산에 펼쳐진 노을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포항에 살기를 잘 했다./可泉

2009-09-22

고미영에게 돌아온 `1천 유로`

지난 7월 히말라야 낭가파르밧(8천125m) 정상에서 내려오다 추락사해 유명을 달리한 여성산악인 고(故) 고미영씨가 10여년전 산악등반 대회에서 받았던 상금이 죽음 이후에야 주인을 찾게 됐다. 21일 고인의 유족에 따르면 지난주 주한 프랑스 대사관이 유족을 찾는 전화를 걸어왔다. 프랑스의 현지인 의사가 유족 연락처를 물어왔다는 것이었다. 이 의사는 지난 1998년 프랑스에서 열린 스포츠클라이밍 대회 당시 2등 상금으로 고인이 받았던 1천 유로(현재 환율로 한화 약 177만원)를 보관하고 있다는 것. 고인은 히말라야 고산 등반에 나선 2006년 이전 10여년간 세계적인 스포츠클라이밍 선수로 활약했다. 이 프랑스인 의사는 그동안 상금을 전해줄 방법을 찾지 못하다가 언론 보도를 통해 고인의 사망 소식을 접한 뒤 프랑스 한국 대사관을 통해 유족의 연락처를 문의했고, 현지 대사관은 다시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려온 것이다. 프랑스인 의사는 고미영은 세상을 떠났지만, 유족에게라도 상금을 전해주고 싶다는 뜻을 대사관을 통해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고인이 1998년 프랑스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것은 기억했지만 상금이 얼마였고, 이 상금이 왜 프랑스인 의사에게 맡겨졌는지에 대해서는 당시 설명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 프랑스 대사관의 전화를 받은 고인의 언니 미란씨는 “미영이가 작은 일까지도 다 얘기를 했는데, 이 얘기는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전화를 받고 놀랐다”라며 “미영이의 상금을 유족에게라도 돌려주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듣고, 낯선 땅에서도 미영이를 잊지 않고 이렇게 생각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유족은 10여년만에 돌려받게 된 고인의 땀이 밴 상금을 뜻깊은 일에 사용할 계획이다. 장례식 직후 대한산악연맹에 후배 양성을 위해 이미 3천만원을 기부했던 유족은 가칭 `고미영 기념사업회`를 만들 생각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2009-09-22

경주 토종개 `동경이` 양반되나?

양동마을 11세대에 11마리 분양 【경주】 천연기념물 지정으로 추진 중인 경주 토종개인 `동경이(동경견, 東京犬·사진)`가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임박한 조선시대 대표적 반촌(班村) 마을인 강동면 양동마을에 분양된다. 경주시와 (사)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는 21일 경주시 강동면 양동마을에서 사육마을 지정식과 동경이 첫 분양식을 개최한다. 시와 보존협회가 `동경이` 분양을 이 마을로 정한 것은 이 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가 추진 중인데다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동경이의 우수성과 관광상품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분양되는 동경이는 출생한지 3~4대의 우수한 혈통으로, 11세대에 11마리가 분양된다. 분양된 동경이에 대해서는 보존협회에서 사료비 등 전액을 무상지원된다. 동경이는 고려시대 동경이라는 지명으로 불렸던 경주지역에서 많이 사육돼 이름 붙여졌으며 꼬리가 없거나 있더라도 5㎝ 이하로 짧고 외형은 진돗개와 비슷하다. 또 성격이 온순해 친화성이 좋을 뿐 아니라 복종심이 강하고 사냥 능력이 매우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서라벌대학 동경이 연구팀은 1억8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120마리를 관리하고 있고, 동경이를 사육하고 있는 농가를 직접 방문, 지도점검과 병행해 질병관리, 예방접종과 사양관리비를 지원하고 있다. 최석규 동경이보전연구소장은 “현재 혈통이 고정되지 않은 꼬리 짧은 개가 고가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동경이가 아니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후에는 일반인에게도 분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윤종현기자 yjh09312@kbmaeil.com

2009-09-22

비굴함에 대하여

김윤규한동대 교수사람이 왜 사는가 하는 문제는, 이 땅에 사람이 산 이후로 끝없이 탐구된 주제이다. 많은 철학자들이 답을 내 놓았고, 그 답들은 곱씹을수록 뜻이 깊다. 그중에서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가 한 말은 참 부끄러울 만큼 단호하다. 사람은 `권력을 향한 의지`(will to power-이걸 일본식으로, `권력에의 의지`라고 번역하기도 한다.)로 산다. 물론 그 위대한 철학자가 만년에 한 이 말은, 삶과 영원에 대한 그의 우주적 통찰과 궁극의 깨달음을 담고 있다고 하므로 문외한이 간단히 해석할 수는 없지만, 그의 말은 우리 사소한 인생들에게 늘 새롭다. 권력을 향한 의지 중에서 우리가 자주 목격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젊은 시절 군대에 다녀온 경험 하나만 가지고도 우리는 밤을 새울 수 있다. 그러다가 말이 좀 엇나가기 시작하면 병장 때에 중대장과 맞먹고 심하면 자신이 사단을 지휘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 장면에서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면, 니체가 그 허연 머리를 흩날리며 클클 웃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 우리는 자신을 과장하고 허세를 부리는 일에 익숙하다. 스스로 과장한 모습이 자신의 원래 모습이었던 것으로 착각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큰 체 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 가장 우리가 권력을 향해 기울어 있음을 발견하는 순간은, 비굴한 순간이다. 비굴이야말로 자신을 가장 정직하고 지저분하게 보여주는 상태이다. 우리가 무엇에 비굴한지, 무엇 앞에서 무릎을 꿇는지가 우리의 내면을 밖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러면서 스스로 비굴을 위해 포기하는 것이 무엇이며 비굴을 통해 얻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것은 우리를 조금 더 철들게 할 수도 있다. 18년 전에 어떤 젊은이가 경찰의 가혹한 진압에 항의해 분신자살했다. 당시에 이 사건이 터지자 당국은 대학생의 분신과 대학생들의 투쟁에 국민의 눈이 집중되지 못하게 했다. 검찰은 그의 유서를 다른 사람이 대필했다고 발표했고 국민의 이목은 대필의 사실 여부에 집중되었다. 검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법원이 힘을 합쳐서 대학생들을 몰아붙였고, 친구를 죽음으로 밀어 넣은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된 젊은이들 중 한 사람은 실형을 선고받고 투옥되었다. 그저께 16일 법원은, 당시의 재판이 잘못되었으므로 다시 심판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세월이 흐른다고 모든 기억이 지워지지는 않는다. 많은 이들이 잊었지만, 또 많은 이들이 당시의 일을 기억하고 있으며, 이번에 내려진 결정이 어떤 의미인지도 알고 있다. 법원 자신이 지난날 자신의 판단을 부정하는 이번 결정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눈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인에게만 아니라, 집단에게도, 국가기관에게도, 니체가 말한 삶의 정의는 여전히 힘을 가지고 살아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검찰과 법원이 당시에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얻었던지를 회상한다. 군부 권력자가 집권한 나라에서 권력집단의 의도는 모든 기관에 미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검찰이나 법원이 정의에 입각하여 용기있는 주장과 판단을 했더라면, 아마 유사 이래 처음 보는 국민의 존경을 받았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그들은, 권력을 옹호하는 철벽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는 보루라는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그들은 그것을 포기했다. 그리고 그들은 무엇을 얻었는가. 글쎄, 우리가 보기에는 그들이 따로 얻은 것은 없었다. 억지로 보자면, 원래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모든 사람은 권력을 지향한다. 특히 권력 가까이 있으면 권력을 지향하게 될 것이다. 누구든 그 힘과 능력을 희망하게 될 것이다. 니체에 의하면 그것은 우리의 속성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한계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자신이 행할 수 있는 권력을 과장하기도 하고 커 보이게도 한다. 그러나 진정한 그의 모습은 비굴함에서 드러난다. 그가 비굴해지면서 포기하는 것과 얻는 것 사이에서 그는 가장 정직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권력기관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2009-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