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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영에게 돌아온 `1천 유로`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09-09-22 19:59 게재일 2009-09-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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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히말라야 낭가파르밧(8천125m) 정상에서 내려오다 추락사해 유명을 달리한 여성산악인 고(故) 고미영씨가 10여년전 산악등반 대회에서 받았던 상금이 죽음 이후에야 주인을 찾게 됐다.

21일 고인의 유족에 따르면 지난주 주한 프랑스 대사관이 유족을 찾는 전화를 걸어왔다. 프랑스의 현지인 의사가 유족 연락처를 물어왔다는 것이었다.

이 의사는 지난 1998년 프랑스에서 열린 스포츠클라이밍 대회 당시 2등 상금으로 고인이 받았던 1천 유로(현재 환율로 한화 약 177만원)를 보관하고 있다는 것.

고인은 히말라야 고산 등반에 나선 2006년 이전 10여년간 세계적인 스포츠클라이밍 선수로 활약했다.

이 프랑스인 의사는 그동안 상금을 전해줄 방법을 찾지 못하다가 언론 보도를 통해 고인의 사망 소식을 접한 뒤 프랑스 한국 대사관을 통해 유족의 연락처를 문의했고, 현지 대사관은 다시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려온 것이다.

프랑스인 의사는 고미영은 세상을 떠났지만, 유족에게라도 상금을 전해주고 싶다는 뜻을 대사관을 통해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고인이 1998년 프랑스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것은 기억했지만 상금이 얼마였고, 이 상금이 왜 프랑스인 의사에게 맡겨졌는지에 대해서는 당시 설명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 프랑스 대사관의 전화를 받은 고인의 언니 미란씨는 “미영이가 작은 일까지도 다 얘기를 했는데, 이 얘기는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전화를 받고 놀랐다”라며 “미영이의 상금을 유족에게라도 돌려주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듣고, 낯선 땅에서도 미영이를 잊지 않고 이렇게 생각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유족은 10여년만에 돌려받게 된 고인의 땀이 밴 상금을 뜻깊은 일에 사용할 계획이다.

장례식 직후 대한산악연맹에 후배 양성을 위해 이미 3천만원을 기부했던 유족은 가칭 `고미영 기념사업회`를 만들 생각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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