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고인의 유족에 따르면 지난주 주한 프랑스 대사관이 유족을 찾는 전화를 걸어왔다. 프랑스의 현지인 의사가 유족 연락처를 물어왔다는 것이었다.
이 의사는 지난 1998년 프랑스에서 열린 스포츠클라이밍 대회 당시 2등 상금으로 고인이 받았던 1천 유로(현재 환율로 한화 약 177만원)를 보관하고 있다는 것.
고인은 히말라야 고산 등반에 나선 2006년 이전 10여년간 세계적인 스포츠클라이밍 선수로 활약했다.
이 프랑스인 의사는 그동안 상금을 전해줄 방법을 찾지 못하다가 언론 보도를 통해 고인의 사망 소식을 접한 뒤 프랑스 한국 대사관을 통해 유족의 연락처를 문의했고, 현지 대사관은 다시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려온 것이다.
프랑스인 의사는 고미영은 세상을 떠났지만, 유족에게라도 상금을 전해주고 싶다는 뜻을 대사관을 통해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고인이 1998년 프랑스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것은 기억했지만 상금이 얼마였고, 이 상금이 왜 프랑스인 의사에게 맡겨졌는지에 대해서는 당시 설명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 프랑스 대사관의 전화를 받은 고인의 언니 미란씨는 “미영이가 작은 일까지도 다 얘기를 했는데, 이 얘기는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전화를 받고 놀랐다”라며 “미영이의 상금을 유족에게라도 돌려주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듣고, 낯선 땅에서도 미영이를 잊지 않고 이렇게 생각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유족은 10여년만에 돌려받게 된 고인의 땀이 밴 상금을 뜻깊은 일에 사용할 계획이다.
장례식 직후 대한산악연맹에 후배 양성을 위해 이미 3천만원을 기부했던 유족은 가칭 `고미영 기념사업회`를 만들 생각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