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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행성` 화성은 원래 검었다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09-09-23 19:27 게재일 2009-09-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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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행성`이라 불리는 화성은 원래 검었으며, 많은 학자가 생각해 온 것처럼 흙 속의 철분이 산화해 녹슨 철 색깔을 띠게 된 것이 아니라 암석 속의 특정 광물질이 풍화돼 붉은색을 띠게 된 것으로 보인다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스페이스 닷컴과 ABC 뉴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화성의 색깔이 붉은 것은 수십억년 전 표면에 흘렀던 물로 인해 철분이 풍부한 바위들에 `녹`이 슬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왔다. 비를 자주 맞은 철제 정원 의자가 빨갛게 변하는 것과 같은 이치로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덴마크 아루스 대학 연구진은 화성의 붉은색이 비교적 근래에 생긴 현상이며 화성의 양극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표면을 이루는 검은 현무암이 풍화되면서 먼지에 붉은색을 내는 광물질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유럽행성과학회에서 발표했다.

실제로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등 두 탐사 로봇의 화성 표면 탐사 결과 특정 광물질이 물에 의해 파괴됐다는 증거가 발견됐으며 이는 화성의 붉은 먼지가 흐르는 물과 접촉한 적이 없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화성 표면의 암석이 풍화 작용으로 곱게 부서지면서 붉은색을 내는 광물질을 만들어 냈을 것으로 가정, 이를 입증하기 위한 실험을 했다.

이들은 유리관에 화성의 토양과 비슷한 석영 표본을 넣고 밀봉한 뒤 기계를 사용해 1천만 번 흔들어 줌으로써 화성 표면에서 일어나는 약한 바람의 효과를 냈다. 일곱 달 동안 이런 풍화를 겪은 뒤 석영 알갱이 중 약 10%는 고운 먼지로 변했다. 여기에 화성의 산화철인 자철석 가루를 첨가하자 석영 알갱이들은 점점 붉은빛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는 물 없이 먼지가 붉게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었지만 (화성의 현재 붉은색) 자료와 일치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석영 알갱이들이 시험관 속에서 뒤집어지고 서로 부딪히면서 금이 가 새로 나타난 표면에서 일부 화학 결합이 끊어지게 됐고 이런 표면들이 자철석과 접촉하자 산소 원자가 석영으로부터 자철석으로 옮겨가 새로운 광물질인 적철석을 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적철석은 짙은 붉은색을 띠는 산화철로 적철석이 조금만 섞여도 모든 먼지가 불그스름하게 변한다. 연구진은 “실험이 끝나자 시험관의 한 쪽에 붉은 물질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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