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서양인이 맛 본 한국의 김치는 “아삭아삭하고 매콤한 배추김치는 그야말로 한국을 대표하는 발효음식이다. 그리고 다른 나라의 음식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 고유의 독특한 맛을지닌 건강음식”이라 한다. 김치 맛에 흠뻑 빠진 주한 한 외국인은 김치에 대한 찬사가 한국사람 이상일 정도이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김치가 빠져서는 안되는 것처럼 그 외국인도 한식을 먹을 때는 김치가 주 반찬이라 한다. 불고기 맛은 세계 어디에서나 비슷하지만 김치는 한국의 진정한 고유 브랜드라 한다. 그가 한국에 처음와서 호텔 뷔페 식당에서 맛 본 김치의 맛은 무척이나 새로웠다고 한다. 마치 세상에서 하나뿐인 미술작품을 발견한 것과 같았다고 김치와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배추김치의 신선한 맛에 끌려 계속 먹다보니 지금은 없어서는 안될 반찬이 됐다고 한다. 어느 사회단체의 봉사단에서 김치 담그는 체험을 통해 몇 일을 배울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싱싱한 배추를 손질해 4등분 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배추김치 만들기 도전에 들어갔다. 배추를 절이는 시간이 6~7시간이기 때문에 전날 절여둔 배추를 사용해 김치를 만들기로 했다. 김치 속 재료는 무·실파·미나리 등 각종 야채를 4cm 길이로 썰고 마늘·양파·생강을 믹서에 곱게 갈았다. 새우젓은 다져서 멸치젓과 함께 고춧가루를 풀고 모든 재료를 고루 섞은 후 풀물을 넣고 설탕·소금으로 간을 하고 단맛 내기 위해 배도 갈아넣었다고 한다. 이런 방법이 바로 우리 전통의 `어머니표 김치`이다. 속 재료를 살살 섞어 버무리는 것이 맛의 비법이다. 온 식구가 둘러 앉아 웃음꽃을 피우면서 가정의 화목을 도모하면서 가끔씩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손끝도 맵고 눈물도 매움을 느껴 숙연해 지기도 한다. 숙성은 발효를 의미한다. 서양인 답게 맛이 강하고 매운 김치보다 순한 백김치나 물김치가 더 좋을 거라고 찬양하는 여유도 베어 있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