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운명처럼
조용하고 슬픈 자세를 가졌다
홀로 내려가는 언덕길
그 아랫마을에 등불이 켜이듯
그런 자세로
평생을 산다
철따라 바람이 불고 가는
소란한 마을길 위에
스스로 펴는
그 폭넓은 그늘….
나무는
제자리에 선 채로 흘러가는
천 년의 강물이다.
나무는 제자리에 선 채 천년을 살면서 꿋꿋이 푸르른 역사를, 인간들의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고 있는 존재이다. 한 평생 묵묵하게, 고독하게 살다가는 나무의 덕을, 그의 삶의 자세를 배우라고 한다. 시인은 변화무쌍하고 지조없는 우리 인간들의 삶을 향해 조용히 나무의 덕성을 본받으라고 일러주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