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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건설 소고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04-26 23:22 게재일 2011-04-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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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문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포항시가 울릉도와 독도를 전망할 수 있는 포항타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건설비용이 매우 높기 때문에 기업과 시민들의 십시일반 참여의 공감대속에 재정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기는 하지만, 매우 매력적인 사업임에 틀림없다. 그 높이가 얼마이어야 할지 아직 잘 감이 오지는 않지만, 현재 한국에서 가장 높은 타워들인 서울타워나 우방타워보다 더 높아야 될 것 같기도 하다.

타워하면 우리는 파리 에펠탑을 생각하는 경향이 크지만, 세계에는 많은 타워와 탑들이 있었다. 오래전에는 `바빌론의 탑`이라고 불리는 메소포타미아의 `지구라트`처럼 종교적인 목적으로 지어진 것들이 많다. 신라시대의 `석가탑`이나 `다보탑`도 마찬가지이다. 별들을 관찰하기 위해 지어졌다는 `첨성대`도 종교적인 의식 내지 의미를 지니고 있었을 것이다.

로마시대에는 방어목적의 탑들이 많이 세워졌고, 중세시대에도 군사적인 목적으로 세운 탑들도 많지만 고딕건축의 영향을 받아 높고 뾰족하게 지은 교회건축물들이 많이 세워졌다. 그리고 현대에는 송전탑과 TV·라디오방송 및 전화를 목적으로 한 통신용 탑들이 등장했고, 지역의 상징물 내지 관광명소로서의 타워들이 등장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탑은 파리의 에펠탑으로 보아지는데, 프랑스혁명 1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889년 귀스타브 에펠(Gustave Eiffel)이 설계한 현대적인 구조와 자재로 이루어진 철탑이다. 에펠탑은 높이 320m로서 사방으로 낮은 건물들이 있어 먼 곳에서 보면 평면구조상의 미감을 자랑하며 빠리를 상징하는 건물로 등장하였다. 에펠탑은 빠리 전체와의 균형미는 물론 관광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탑은 매년 세계 도처에서 빠리를 찾는 4천만명의 관광객들에겐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일본 후쿠오카의 모모찌해변에 세워진 후쿠오카 타워는 높이가 234m이며, 건물외관은 약 8,000여장의 반투명 거울로 감싸져 있는데, 멀리서부터 두드러지게 솟아있는 타워건물이 아주 매력적이고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어 있다.

서울타워는 한국 최초의 타워형태의 관광명소이다. 높이는 236.7m인데, 해발 243m인 남산의 높이까지 계산하면 480m에 이른다. 1969년 12월 착공, 1975년 7월 완공됐고, 사방이 열려있는 원형 식당은 55분 주기로 360도 회전해, 창가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서울의 사방을 조망할 수 있다. 1992년 세워진 다보탑 형태를 지닌 대구의 우방타워는 높이만 202m로서 해발 312m에 세워진 전망탑이다. 우방타워 개장과 더불어 1.5㎞의 케이블카도 도입돼 야경을 한눈에 즐길 수 있다. 타워가 아니더라도 건물이면서 전망대를 갖추고 타워와 같은 역할을 하는 빌딩들도 많다. 우리 한국인의 기술로 축조한 일명 `두바이타워`는 높이 828m의 169층으로서 호텔, 오피스, 아파트가 함께 갖추어져 있다. 타이페이101빌딩, 여의도 63빌딩 등 예를 들자면 한이 없다.

이러한 타워나 타워같은 형태의 건물들이 많이 세워지는 큰 이유는 그 도시의 상징물로서 홍보 및 관광객 유인효과와 함께, 도시의 이미지를 아름답게 꾸며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까이서 본다면 주변의 낮은 경관과 잘 조화되지 않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좀 멀리서 본다면 주변의 건물 및 구조물과 어울려 멋진 도시경관을 연출할뿐더러, 그 도시와 지구를 상징하고 브랜드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포항에 어느 정도 규모의 타워를 건설할 것이냐는 확보된 건설비용, 경상운영비, 통신중계탑의 역할, 울릉도와 독도 전망여부, 관광객유인 및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또한 중요한 것은 근경, 중경, 원경 등 다양한 각도에서 기존시가지와의 조화성이다. 물론 이것들도 건설될 타워의 위치, 규모, 형태와 관련이 있다.

타워건설은 매우 매력적이고 장기적인 혜택을 가져올 사업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비용도 많이 들고 건설기간도 오래 걸리는 만큼, 다양한 각도에서 시민토론과 전문가들의 견해 속에 진행되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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