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이라고 불리우는 미식축구는 우리에겐 생소한 것 같지만 우리나라에 도입된지도 60년이 된다. 승부의 요체는 땅따먹기다. 팀당 11명씩 길이 120야드, 폭 53과 3분의1 야드 그라운드에서 싸움이 시작된다. 선수들은 공격과 수비로 전문화돼 있다. 공격팀은 4번 공격해 10야드(9.14m) 이상 전진하지 못하면 공격권을 놓친다. 매공격을 다운(down)이라고 하며 10야드 이상 전진하면 4번의 공격권을 다시 가진다. 공격 때 선수가 태클을 당해 넘어지거나 볼을 놓치면 볼은 데드(dead), 볼을 든 선수의 무릎이 땅에 닿아도 볼은 데드가 된다. 프로야구 메이저리그(162경기)나 프로야구(82경기)에 비해 훨씬 적은 16경기이다. 슈퍼볼 역시 단판 승부다. 경기 수가 적다는 건 매 경기가 결승전이나 마찬가지란 얘기다. 5천 달러(약 560만 원)가 넘는 입장료를 내고 슈퍼볼을 즐기는 이유는 `짧고 강렬한 축제`를 통해 개척자의 정신을 계승하고 한 판이라 임펙트(impact)가 강렬해 모두가 흥분된다는 것이다. 수 천 가지 작전으로 전개되는 경기로 바둑의 수 싸움 이상으로 치열하고 박력이 있어 짜릿한 쾌감은 직설적이면서 간단명료한 미국인의 특성에 딱 맞는 운동이 바로 미식축구인 것이다. TV 시청자가 6천 만 명이 넘을 만치 광고료가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 군사학교에서는 미식축구로 전술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공격은 크게 런, 패스, 키킹 등 세가지다. 런은 볼을 들고 뛰는 플레이로 전형적인 육군식, 패스는 적진을 향해 달려드는 와이드 리시버(wide-receiver)에게 긴 패스로 연결하는 공군전법, 런과 패스를 혼합해 좌우 사이드로 기습 공격하는 것은 해병대 스타일이 함축된 경기이다. 미식축구는 할리우드 영화와 자주 비교되는 것은 거친 몸싸움과 폭력성에 더욱 매료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국기(國技)인 씨름이 우리의 국민성을 닮은 것과 같은 성격의 스포츠로 보면 잘 이해가 된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