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반값 등록금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04-28 23:27 게재일 2011-04-28 19면
스크랩버튼
권석창한국작가회의 경북지회장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은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만큼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대학의 수가 지나치게 많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의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고도 학생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많다. 우리나라에 대학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며 대학을 졸업한 인재가 그렇게 많이 필요한가?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대학 졸업자가 초등학교만 나와도 할 수 있는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이런 현상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낭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교육의 비정상적인 현상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은 대졸자와 대졸자가 아닌 사람들 사이의 임금의 격차가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누구나 많은 임금과 좋은 대우를 받는 일자리를 원한다. 그러기에 온갖 무리를 해서라도 대학에 가려 한다. 정부에서는 수요자의 요구를 충족한다는 시장의 논리를 대학에 적용해여 무분별하게 대학 설립을 인가해 주었다. 대학에 가서 신분 상승의 욕구를 이루려는 사람과 대학을 지어서 이득을 얻으려는 사학 업자들의 욕망이 빚어낸 기형적 현상이다. 이를 통제하교 조절해야 할 국가에 더 큰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대학은 순수한 학문 탐구 기관이다. 그러나 오늘의 대학은 학문탐구의 목적은 사라지고 신분 상승의 계단 정도의 의미로 전락하고 말았다.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대학수학 능력시험을 거쳐야 한다. 대학수학능력 시험에서 수학 능력이 미달하더라도 대학에 갈 수 있는 나라가 우리 대한민국이다. 대학교육의 본질과는 너무나 멀어져 버렸다.

누구나 대학에 가려는 현상은 임금 격차의 해소가 없으면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결국 노동 문제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대학을 졸업해서 관리자 편에 있는 노동자의 임금과 생산직에 있는 노동자의 임금 격차는 신분의 서열을 결정지을 정도의 격차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생산직 노동자는 노조활동으로 파업을 하면 고발 당해서 감옥에 가기도 하고 최근에는 이들을 흉악범으로 분류해 유전자 채취를 당하기도 한다고 한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를 쓰고 대학에 가려는 것을 누구도 탓할 수 없을 것이다.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생산직과 관리직의 임금을 같이 하지 않으면 대학의 문제는 결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학생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등록금을 내고 있다. 경제적 여건을 따진다면 오히려 미국보다 많은 등록금을 낸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등록금 역시 시장의 논리에 따르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도 등록금을 시장의 논리에 맡기는 나라는 없다. 교육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기에 그 부담은 국가가 지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 헌법에도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은 형식적인 조문일 뿐 아무런 효력을 발생하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개나리 필 때 대학생들은 등록금 인하 투쟁을 벌이고 있다. 개나리가 지면 지쳐서 그만둔다. 이런 문제점을 정치하는 분들도 알고 있다. 그래서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은 선거 공약으로 반값 등록금을 제시했다. 그 시점의 등록금에서 반값으로 낮추겠다는 공약이다. 대통령에 당선되고 3년이 지났지만 등록금은 오르기만 했다.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사회가 필요로 하는 대졸자의 수가 계산되어야 하고 그 수효의 인재를 교육할 수 있는 규모로 대학 정원이 조절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대학교육의 교육비를 국가가 담당해야 한다. 대학교육이 무상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당위가 확산 되어야만 대학교육의 개혁 문제, 노동자의 임금 문제 등의 사회문제의 논의의 기틀이 되기 때문이다.

종합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