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한글과 외래어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04-28 20:47 게재일 2011-04-28 19면
스크랩버튼
언어는 사람과 동시에 태어난 것으로서 우리가 사회에서 사람의 힘을 느끼게 되는 것은 언어를 통해서이다. 언어는 쉽고 아름다워야 한다. 그 점에 있어서는 한글이 세계의 최고이다. 세상의 어느 나라의 말도 표현할 수 있는 우수성이 뛰어나다. 발음으로 할 수 있고 글자로 쓸 수도 있다. 그래서 아름다운 언어를 가리켜 `화석이 된 시(詩)`라고 한다. 어떤 한 나라가 다른 민족에게 영토는 빼앗겨도 그 나라의 언어만 박탈 당하지 않는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말이 있을 만치 언어는 곧 국가의 존속인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언어는 한 민족을 황량한 사막에서 찬란한 별로 날라다 주는 교통수단”이라고 했다. 언어가 민족 정신의 얼굴이란 말도 있다. 우리말은 좀 복잡함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그 이유는 순수한 우리말에 한자어가 병용돼 배운 사람들에게는 그 글의 뜻을 쉽게 이해하지만 한자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불편할 때가 더러 있다. 순수한 우리말을 쓰자는 캠페인 속에서도 외래어가 도입돼 우리 글이 흔들린다. 성균관대 한문교육과 이명학 교수가 그런 예를 몇 가지 열거했다. 거가대교의 `침매공법`은 한글로서는 이해가 안 된다. 침매는 한자로 가라앉을 침(浸), 묻을 매(埋)이기에 쉽게 이해가 간다. 우리가 쓰는 한자 어휘는 영어 단어에서 온 것들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자와 영어가 결합된 것도 있다. 깡패는 `gang과 패(覇-무리)`, 깡통은 `can과 통(桶)`, 컴맹(com+盲), 그 이외에 급커브, 세미나실, 택시비, 테이블보, 스키복의 합성어도 있다. 그런데 방송에서는 일본어는 한사코 배제하고 있다. 물론 민족적 감정에서 오는 원인이기도 하지만 건축에 관한 용어는 아직도 일본어가 많이 남아 있고 그대로 쓴다. 현장식당을 함바집, 공사장 노동자나 인부, 막일을 하는 사람을 노가다라고 한다. 건설 현장에 임시로 지어 놓은 인부용 식당이라고 하기 보다는 함바집이면 안다.

/손경호(수필가)

종합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