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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을 다시 읽으면서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04-27 21:17 게재일 2011-04-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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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 연구로 자기 탐구의 길을 개척한 대표작 `데미안`은 독일 출신의 스위스 소설가 헤르만 헤세의 작품이다. 많은 젊은이들은 `데미안`을 가리켜 `청춘의 바이블`이라 한다. 또한 그는 20세기의 `문명비판서`라고 할 수 있는 미래 소설 `유리구슬 유희`를 발표해 1946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데미안은 에밀 싱클레어의 청년 시절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중상을 입은 청년의 수기 형식으로 돼 있으며 싱클레어 즉 헤세가 연상의 친구인 데미안의 인도를 받아 정신착란 상태를 벗어나 `이 세상의 인간에게는 자기 자신이 인도하는 길을 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없다`라는 사실을 깨닫고 오로지 내면의 길을 파고드는 과정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 패전으로 말미암아 혼미상태에 빠져 있었던 독일의 청년에게 대단한 감명을 줬으며 문학계에도 일대 바람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헤세는14세 때 아버지의 뜻에 따라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규칙적인 생활이 체질에 맞지 않아 중퇴했다. 훗날 그 체험을 바탕으로 `수레바퀴 밑에서`를 썼다. 한 때 서점의 점원으로 일하는 동안 많은 책을 읽었고 창작도 했다. 그는 서정성이 짙은 신(新) 낭만주의적 경향의 작가로 출발했으나 자전소설 `데미안`은 현실에 대결하는 영혼의 발전을, `싯타르타`에서는 자신의 세계관과 인도철학을 조화시켜 놓았다. 토마스 만과 더불어 현대 독일의 최고 작가로서 많은 작품을 남기고 85세에 작고했다. `데미안`은 전쟁이라는 시대적인 위기와 막내아들의 중병, 아버지의 죽음, 아내의 정신병 등 가정적인 위기에 직면하는 가운데 정신분석학의 수법을 빌어 내면에 응집함으로써 기성의 가치관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한 의욕적인 작품이다. 자아와 주변의 불일치 속에서 고뇌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느낄 수 있듯이 그의 문학은 인생의 발자취와 더불어 그 세대에 절실한 문제를 제시함으로써 큰 감동을 안겨준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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