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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正이 판치는 세상

한자의 뜻을 겸비한 우리말에 부정이란 말이 있다. 바르지 않고 옳지 않은 부정(不正)이 있고 일정하지 않는 부정(不定)과 여자가 정조를 지키지 아니함을 뜻하는 부정(不貞)이 있으며 깨끗하지 못하고 더러운 것을 부정(不淨)이라 한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부정(不正)은 정의, 도덕, 그리고 부패와 불의를 가리키는 얘기들이다. 부정이 번식하면 사회는 붕괴한다. 부정은 정의를 범하지 못하며 부정은 어느 누구에게도 해로울 것이 없다고 했다. 도덕적으로 부정한 것치고 정치적으로 바른 것은 없다. 가난한 자나 서민층의 부정은 엄격하고 강하나 고위층의 부정은 가장 큰 죄악으로 인정하면서도 너그럽다는 것이다. 일찍이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부당한 이득을 얻지 말라. 그것은 손해와 꼭 같은 것이다. 사람은 어떠한 경우에도 부정한 짓을 해서는 안된다. 또 타인의 부정을 부정으로 갚아서도 안된다. 부정 때문에 억울함을 당하는 것보다 부정을 범하는 쪽이 훨씬 불행하다”고 했다. 죄를 범하는 자는 자기에 대해서 범하는 것이다. 부정한 사람은 스스로 자기를 나쁜 사람으로 만든다는 의미에 있어서 자기의 부정에 대한 희생자다. 사람을 속이고 이득을 보는 것보다는 손해를 보는 쪽이 더 낫다. 왜냐하면 이득을 보아도 끝내 한탄하는 신세가 되지만 손해의 한탄은 한 번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부정을 비난하는 사람이란 자기가 부정을 행할 것을 겁내고 비난하는 데에 있지 않고 부정을 뒤집어 쓸 것을 겁내어 비난하는 것”이라 한다. 법은 성자(聖者)를 위해서 제정된다. 더구나 그것도 그가 부정을 범하지 않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고 부정을 자기가 뒤집어 쓰지 않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 한다. 부정을 행하는 본인조차 부정을 미워하고 있다. 부정은 독버섯이며 부정을 다 들추면 지구는 독액으로 가득차게 된다. /손경호(수필가)

2011-09-21

음식 에피소드

구자문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즐기는 음식을 들라면 한없이 많겠지만, 요즈음 많이 먹는 것은 아무래도 사는 곳이 바닷가라서 해산물 종류라고 볼 수 있겠다. 매일 먹는 것은 밥과 김치가 주종을 이루지만, 밖에서 먹게 된다면 물회, 초밥, 해물찜 등이다. 손님이 오면 가끔 `과메기`나 `대게`를 먹기도 한다. 어릴 때는 서울과 충청도를 오가며 생활했는데, 그때 우리집에서 잘 해먹던 음식들은 된장찌개, 김치찌개, 갈치구이, 꽁치조림 등이다. 내가 가장 좋아 하던 것은 감자된장찌개이다. 지금도 된장찌개를 좋아하지만 특히 감자 넣은 것을 좋아한다. 그것은 어릴 때부터 변하지 않는 내 식성이다. 나는 찐감자, 구운감자, 부친감자, 후렌치후라이 등을 모두 좋아한다.미국에서 생활할 때는 아이들을 따라 햄버거와 피자를 많이 먹었지만, 다른 미국인들처럼 스테이크와 구운 감자, 이탈리언 레스토랑에서 스파게티며 송아지고기 스테이크, 중국식당에서 땅콩닭고기, 몽골리안 비프 등을 자주 주문했었다.엘에이 코리아타운플라자 후드코트에서 가끔 식구들과 맛보던 것이 월남국수로 알려진 포(Pho)이다. 쌀국수지만 우리나라 국수와 별 차이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국물 맛이 다르고 생야채가 아주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 다르다.고깃국물에 아주 가는 흰쌀국수, 그리고 아주 얇게 썬 편육이 꽤 많이 들어 있다. 별도로 접시 가득 채워져 나오는 것은 아삭아삭한 생 숙주나물, 얇게 썬 청고추, 양파, 그리고 독특한 향을 내는 푸른 잎과 줄기. 국물에 야채들을 다 몰아넣고 두 조각 레몬까지 짜 넣으면, 먹을 준비 완료. 산뜻하면서도 맛과 향이 아주 진하다.이 월남국수를 처음 맛본 것은 20여년 전이다. 그 당시 로스앤젤리스의 한 건설회사에 프로젝트매니저로 일했었는데, 이때 동료들과 꽤 먼 곳까지 드라이브해 점심으로 먹던 음식이 이 포이다. 좀 중독됐다 할 정도로 점심의 주메뉴로 등장했었다.몇 년전 하노이에 3박4일 머물 기회가 있었는데, 머문 곳이 호텔이 아닌 대학교의 게스트하우스라서 아침식사를 밖에서 해결할 수 밖에 없었다. 이때 근처 시장통에서 3일 연속 아침으로 때웠던 것이 이 베트남 국수였다.국수라기 보다는 수제비에 가까운데, 고깃국물에 칼국수반죽을 대충 띄워 넣고 큰 칼로 탕탕 잘라 넣은 삶은 돼지고기조각을 고명으로 얹은 것으로, 맛은 포와 거의 비슷했다. 가격이 얼마였는지 생각은 나지 않지만, 정말 이런 곳이 있을까 정도로 건물내부도 탁자와 의자도 아주 지저분한 식당이었고, 말도 통하지 않았으나 맛 하나는 일품이라서, 매일 아침 들렀었다.몽골 울란바타르 여행을 갔을때 인근의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양 한 마리 `허르헉`을 주문한 적이 있다. 허르헉은 양 뱃속에 뜨겁게 달군 돌맹이를 넣어 고기를 익힌 몽골의 전통음식이다. 같이 익힌 감자와 함께 매우 맛이 있었는데, 12명의 일행이 먹고 먹어도 반 이상 먹기는 힘들었었다. 우리는 살코기만을 좋아하는데 비해서, 몽골인들은 기름 붙은 부분을 더 좋아 한다고 한다.한번은 한 몽골인 유지가 울란바타르에서 제일 좋다는 전통음식점에 초대해 주었는데, 테이블 중앙에 커다란 양 한 마리가 삶아져 있었다. 초대인이 커다란 칼로 고기를 잘라 나눠주는데, 살이 잔뜩 붙은 커다란 갈비 하나를 내 접시에 놓아 주면서 `몽골에서는 이것을 다 뜯어먹고 빈뼈를 내보이지 않으면 남자가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다른 음식들도 있지만, 마유주를 자꾸 권하는 상황에서 빈뼈를 내 보인다는게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세계를 여행하며 맛보는 음식이 많지만 나는 천성적으로 미식가는 되지 못한다. 음식을 초반부터 마구 먹어대니 맛을 음미할 틈이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나도 물론 동의하는 바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러한 습관이 조금씩은 고쳐지고 있으니, 이제 음식탐방가로서의 취미를 살려보면 어떨까 싶다.

2011-09-20

선한 자

이원락포항장성요양병원장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길을 따라 걸어가는 것과 같다. 그 마지막 도달점은 개인마다 천당이나 극락, 소멸 등 그가 자라온 환경과 믿음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모두가 죽음까지의 과정이 `길을 가는 것과 같다`는 데는 누구나 동감한다. 사람의 인생길에는 논밭 사잇길, 오솔길, 비포장 도로, 등산로, 신작로, 고속도로 등이 있다. 재수있는 사람은 고속도로를 휘파람 불면서 달릴 것이다. 제일 억울한 자는 달리는 길에서, 표식도 없이 낭떨어지를 만나는 사람이다. 짐을 지고 힘겹게 오솔길을 가는 사람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사람보다 수십 배의 고통을 당하지만, 종교에서는 어느 길로 가고 있든, 모두는 신을 찬양하라고 한다. 그 결과에 대한 해답은 신만이 알고 있고, 숙명이라면서… .인생길은 험난하다. 평평한 곳은 잠시일 뿐, 가파른 산속 길에서 지쳐서 쓰러지거나, 물웅덩이에 빠지거나, 무서운 짐승을 만나기도 한다. 오솔길을 가다가 장대비를 만나면, 물에 흠뻑 젖고, 찻길은 홍수로 유실될 수도 있다. 동행자가 없으면 지겹고 따분함을 느낀다.재수 좋아서 고속도로를 달려도 교통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숨어 있다. 간혹 휴게소에서 돈과 시간이 많은 사람들이 커피 한 잔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지만, 이 사람도 도달해야 할 목적지는 같다. 또 현실에서는 가난한 자와 부자는 자기들끼리만 모여, 각자의 코스를 걸어감으로, 서로가 도중에 마주치기는 매우 힘들다. 어느 길로 가든, 그는 가면서 다른 사람에게 선한 일을 해야 한다. 가는 길에 나무가 쓰러져 있으면 치워 주고, 두려운 상황이 나타날 때는 생명을 보호해 주며, 옆 사람이 고통을 느낄 때에는 외면하지 말고 도와줄 준비를 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자세를 가진 사람을 `선한(지혜 있는, compassion, 體恤, 矜恤) 사람`이라고 한다. 선한 삶, 지혜로운 삶이란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다른 사람과 공감을 많이 하면서 살 때를 말한다. 지혜로운 행동에는 자원 봉사, 나눔과 섬김, 기부, 공감 형성, 장애자 보호 등이 있다. 현실에서는 정부가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은 민간 봉사 단체와 함께 사회를 밝고 기쁘게 하는 것으로, 우리 모두는 찬사를 보낸다. 정보가 넘쳐나고 인구가 많은 현실에서는 이러한 기구를 통해서도 선행을 할 수도 있다.지혜(선)는 순간순간의 위기를 잘 넘기는 사람의 노련한 기술을 격려하기 보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따스한 정신과 행위를 권장한다. 그러나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주로 사용하는 것은 `잔머리 굴리기`이다. 이것은 잔꾀를 부리고, 꾸미고, 지름길만을 찾는, 얄팍한 술수를 말한다. 또 사람은 그것을 하고 싶은 욕구를 항상 가지고 있다. (선한)지혜로운 생각을 실행하면, 손해를 보는 것 같다. 선(지혜)은 꾀를 부릴 줄 모르기 때문이다.선한(지혜 있는) 사람은 마음의 기본을 `민망함`과 `송구(悚懼)함`에 둔다. 이 단어는 과거 동양 문화권에서 많이 사용했으나, 사회가 복잡하게 변한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민망함은 비통히 여김, 불쌍히 여김, 어쩔 줄 모름, 안타까움, 남을 섬김 등의 자세다. 송구함은 도움을 받았을 때, 되갚지 못하고 도움 받음에 대한 기쁨을 마음 안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고마움, 미안함, 등을 말할 때 사용한다. 7정(七情)은 본시 희로애구애오욕으로 표현 했다.선한(지혜)자는 강자에게는 관심이 없다. 도움이 필요한 자, 즉 병자, 가난한 자, 품팔이, 외국인 근로자, 그리고 평소에 깜박 잊어버릴 수도 있는 사회적 약자인 우리 이웃들의 사연을 듣고, 관심을 가진다. 선한 자는 가난한 사람을 조롱하지 않고, 이웃을 업신여기지 않는다. 눈을 뜨고, 귀와 마음을 열어서 따뜻하게 손을 내민다. 못 본채 고개를 돌려 버리지 않는다. 귀 막고 들어주지 않으면 자기가 울부짖을 때 아무도 들어 주지 않을 것을 안다.긴 인생에서 여러가지 테크닉(기술)은 때에 따라서 필요할 수도 있다.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인생의 선한 목표를 먼 미래에 두고 그 목표를 이뤄 나가는 데 있어서, 선현은 기슬보다 지혜 쪽에 대해 많이 듣고 생각할 것을 권한다. 긍휼은 지혜에서 나온다.

2011-09-20

손의 효능

인간이 동물 중에서 가장 예지적인 것은 아주 뛰어난 기능적인 손을 가졌기 때문이다. 손은 도구 중의 도구이며 인간 정신은 형상(形相) 중의 형상이다. 그래서 손은 연장 중의 연장이다. 거칠고 투박한 손은 의리가 깊은 표지이며 노동으로 굳은살 박힌 손에 복이 있다는 말도 있다. 손은 천재다. 손의 천재는 발과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재주가 둔한 것을 발바닥 같다고 한다. 발로 걸어다니거나 달리 수는 있어도 물건을 붙잡거나 만들 수는 없다. 철학자 안병욱의 `행복의 미학`에 “사람은 손에 의해서 대표된다. 사람이 부족한 경우에 우리는 손이 모자란다고 한다. 운동선수에서 `선수`란 말은 `뽑혀진 손`이라는 뜻이다. 손이 사람을 대표한다. 무슨 일이든지 내 마음대로 될 때에 내 수중(手中)에 있다고 말한다. 어떤 일과 관계를 끊을 때에 우리는 손을 뗀다고 한다. 일 처리에 재주가 탁월하면 수완이 있다고 한다. 수예나 수공이니 하는 말은 손의 창조적 재능을 표시하는 말이다. 우리는 도와주는 사람을 조인(助人)이라고 하지 않고 조수(助手)라고 한다. 도와주는 손이라는 뜻이다”고 했다. 만약 눈을 감고 있다면 감정을 대변하는 것은 손이라 생각한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든지 또한 두 손을 사뿐히 한데 모아 합장을 한다든지 딱딱 손가락 마디를 치고 앉았다든지 손은 오히려 입보다 그 사람의 초조한 마음과 무료한 심사를 밝히 설명해 주는 것이다. 손으로 말하기도 한다. 운동경기에 손으로 사인을 보내고 대화도 한다. 수화(手話)란 말이 그래서 생긴 것이다. 탐욕한 손은 항상 무엇을 가질려고 움켜잡지만 찾는 자의 손은 언제나 열려 있고 우주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듯이 뻗고 있다. 그러나 손은 사랑의 상징이기도 하고 폭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반갑게 인사하는 손이 있고 갱영화에서 사람을 죽이는 손은 공포감과 비정감을 주며 사랑의 손이 피의 손이 되기도 한다. /손경호(수필가)

2011-09-20

“농민 여러분 농가부채 부담 벗어나세요”

【의성】 한국농어촌공사가 시행하는 `경영회생지원농지매입사업`이 농가의 경영애로 개선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의성군 옥산면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한국농어촌공사 의성·군위지사의 문을 두드렸다.농어촌공사의 경영회생지원농지매입사업을 신청해 2억 원을 받아 높은 이자로 가계 부담을 주던 부채를 상환했다.김씨는 원금 2천만 원에 대한 이자와 원금상환에 따른 심적 부담감에서 벗어나 영농에만 전념할 수 있어 신바람이 난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씨는 사과농사를 5천여평 정도 짓고 있었으나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냉해와 서리 등의 자연재해로 농사를 망쳤다. 생산량이 떨어져서 영농비용과 노임도 제대로 충당하지 못해 매년 부채가 늘어났다. 여기에 농기계구입비용과 치솟는 영농자재, 농약, 비료 대금 등은 김씨를 더욱 압박했다. 결국 한국농어촌공사의 `경영회생지원농지매입사업`의 도움을 받아 이 모든 부담에서 벗어났다.김씨는 “나와 같이 부채로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은 `경영회생지원농지매입사업`을 신청해 부채로부터 하루빨리 해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의성·군위지사(지사장 강경학)는 농업재해 또는 부채로 경영위기에 처해있는 농가의 농지를 사들여 부채를 상환하고 판 농지를 임차해 영농하면서 경영여건이 회복되면 다시 사 갈 수 있는`경영회생지원농지매입사업`을 연중 시행중이다./김현묵기자

2011-09-20

박근혜, 안철수 그리고 정몽준

이대환 `ASIA`발행인·작가`안철수 그 사람은 지금 뭘 하고 있지?` 오늘 아침에 문득 생긴 궁금증이다. 추석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세론`과 맞짱뜰 만한 기대를 모았던 안철수 교수. 박근혜 의원이 정치 얘기를 그만하자고 했음에도 다시 그 이름을 들먹인 어느 기자에게 “병 들었나요?”라고 쏘아주게 만들었다는 한 남자.(나는 그 가십을 보고 박 의원이 “바이러스 걸렸나요?”라고 했다면 재미를 톡톡히 봤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으로 유명세를 탔고 돈도 엄청나게 벌었으니까.)안철수라는 이름이 졸지에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자 마치 젊은 세대가 유권자로 성장하는 동안에 목마르게 기다렸던 것처럼 `안철수 신드롬`을 보여준 바로 그때, 나는 점심자리에서 웃자는 뜻도 담아 이렇게 말했다. “안 교수는 세상을 보수와 진보로 보지 않고 상식과 비상식으로 본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이번 서울시장 출마를 못할 겁니다. 그는 하나의 상식을 깨고 넘어서야 정치를 시작할 수 있는데, 그가 현재 깨지 못하는 상식이 뭐냐? 바로 그의 아내가 가진 상식입니다. 함께 서울대로 옮겼다는 의사인 아내가 남편에게 그랬다잖아요? 정치에 몸담지 말라, 엉망진창이 된다라고요. 그러니 그는 아내의 그 상식을 깨고 넘어서지 못하면 정치에 나서지 못할 겁니다” 이 발언은 꽤나 지지를 받았다.안철수 신드롬에 대한 한국 지도자들의 반응 중에 두 가지를 선명히 기억한다. 하나는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 정치에 드디어 올 것이 왔다”라고 한 것이고, 또 하나는 박근혜 의원이 “우리 국민이 바라는 것을 정치인들이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한 것이다.이 대통령의 그 발언은 여의도 정치에 대한 불신을 반영한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러나 시비에 말릴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기도 했다. 통치 행위에서 가장 중요한 일들의 하나가 정치개혁인데, 그것은 대통령이 정치개혁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고백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때가 크게 늦었지만 대통령은 처음부터 `우리 정치에 올 것이 오게 만드는 일`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실천적 의지를 보여줬어야 했다. 나는 여의도의 특정한 공간을 한국의 맹장쯤으로 여길 때도 있을 만큼 여의도 정치를 지긋지긋해하는 작가지만 그래도 정치가 국가와 시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못하고 있다.박 의원의 그 `실천`은 어떤 구체성을 지닌 것인가? 부연설명이 보도되지 않아서 추측만 해보건대, 적어도 민생현장을 부지런히 찾아다닐 것이라는 측근 의원들의 설명은 안철수 신드롬을 하나의 대안적 현상 수준에서 그 정치적 성장을 멈추게 할 전략적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철수 신드롬의 핵심은 정치개혁에 대한 우리 국민의, 우리 젊은 세대의 갈증과 열망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박 의원은 지각하지 않을 적절한 시점에서 이번에는 `복지제도`가 아니라 `한국정치의 개혁, 한나라당의 개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 국민은, 우리 젊은 세대는 정치개혁에 목말라 있다.정치개혁은 시끄럽게 진행될 수밖에 없겠으나 골격은 간단하다. 첫째는 인적 쇄신이다. 사람들이 신선하지 않은 사람들의 공간에 신선한 분위기가 형성될 수는 없다. 물론 신선함의 기준이 명백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삶과 정신의 신선함이 중요하다. 둘째는 제도 개혁이다. 국가 정체성의 근간은 헌법이다. 헌법을 손질해서 정치의 신선함을 근본적 제도로써 보장해야 한다.정치개혁에 대한 갈증과 열망이 안철수 신드롬으로 급격히 표출된 그때, 정몽준 의원이 책을 펴내서 남북축구 등을 놓고 박근혜 의원과 모종의 진실게임을 벌였다. 누구의 말이 참인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정 의원이 빨리 깨달아야할 것은 바로 그런 수준의 비방전도 안철수 신드롬을 정치적으로 더 키워줄 뿐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대통령 노무현`을 만든 최고 공신이었다. 월드컵 4강 열풍을 정치적 바람으로 올라탄 그가 포장마차 원샷까지 해보이며 노무현 후보와 합치지 않았다면 `대통령 노무현`은 탄생할 수 없었다. 막판에 결별을 선언했지만 그때 이미 민심은 싱겁다며 외면해 버렸다. 그러니까 정 의원은 대통령 후보 경선의 레이스를 당당한 모습으로 완주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자신이 결정적 폐해를 끼쳤던 현 여당에 대한 빚을 갚는 일차적 책무이다.

2011-09-19

남의 행복을 깔보지 마라

이경우대구본부장“아직도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전근대적 사고가 아닐 수 없다.” `음식을 장만할 때는 힘이 들었지만 가족과 친지들이 즐겁게 먹는 것을 보고 행복을 느꼈다`는 일간지 기사에 대한 개탄과 비난의 독자평이었다. 가족 친지들이 모여 음식을 먹으며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고 행복을 느끼는 것이 왜 전근대적이고 가부장적인가.여자의 행복이 반드시 남녀평등에서만 오는가. 그것이 어째서 희생이며, 또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희생 좀 하면 안 되나? 물론 반대도 성립한다. 어느 TV 다큐멘터리 필름이다. 여학생 때 필이 꽂혀 매달리며 따라다니다가 양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 결국 남편은 젊은 나이에 병을 얻어 반신불수의 몸이 된다. 그 남편을 20년 동안 뒷바라지하는 여성을 봤다. 사랑이 아니라 일방적 희생이라고?반대의 필름도 있다.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제대로 운신할 수 없는 70대 할아버지. 그는 깁스를 한 체 자신이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는 아내 간병에 나서고 있다. 젊어서 오만가지 고생을 다 안겨주었던 아내였다. 그래도 그를 몇 번이나 생사의 위기에서 구해냈고 오늘까지 지켜왔다. 그 아내가 덜컥 병이 들었던 것이다. 그랬던 것이 벌써 10년이 됐다. 그 아내는 남편이 아니면 밥, 아니 죽 한 모금도 목구멍으로 넘길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아내를 수발들면서 행복해한다. 세상에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하는 아내요 남편이었다.개인적으로 기러기 아빠처럼 불쌍히 여기는 사람도 없다. 제사가 무슨 소용이냐는 디지털 시대에, 자식들의 부양을 기대할 수 없는 스마트 시대에, 아직도 자식에게 모든 것을 투자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만난다. 능력이 된다면 차라리 자기 인생을 즐길 일이다. 하긴 그것도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할 말이 없다. 자식의 뒷바라지하는 일이 즐겁고 그것이 자신의 취미생활이라면 말이다. 그렇다면 마루에서 고스톱 치는 남정네들을 위해 부엌에서 뜨거운 불길 덮어써가며 부침개를 붙이고 찌개를 끓이는 여성의 모습이 어찌 아름답지 않겠는가.세계적인 빈곤퇴치를 위한 세계적인 개발 경제학자인 제프리 삭스 콜럼비아대 교수는 현대인들이 경제적으로 더없이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불안과 불만이 가득차 있고 이는 결코 행복한 인생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최근 행복의 경제학이라는 칼럼을 통해 성장일변도의 경제정책에서 국민총행복지수(GNH)를 추구하는 경제 정책을 추구할 것을 주장했다.그를 포함한 각 방면의 세계적 전문가들이 최근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손꼽히는 부탄의 수도 팀푸에서 모여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국민 소득보다는 행복 추구가 더욱 소중하며 이 점에 대해 모두 동의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들이 내린 결론은 경제적 가치를 폄하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그것만으로 행복해질 수는 없다는 뻔한 사실이었다.영국의 싱크탱크인 신경제재단(NEF)이 지난 2009년 세계 143개국을 대상으로 기대수명, 삶의 만족도, 환경오염지표 등을 평가해 국가별 행복지수(HPI)를 산출했다. 결과 삶의 만족도에서 세계 최고였고 장수국가로 알려진 중남미의 코스타리카가 76.1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행복지수 44.5점으로 중위권인 68위에 그쳤다. 미국은 행복지수 30.7점으로 하위권인 114위를 차지했고 베트남이 5위, 중국이 20위에 들었다.미국이 아무리 경제적으로 성장해도 행복은 비례하지 않았다. 행복은 개인과 사회생활 양측에서 균형이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적 성장만큼 가족과 친구, 공동체, 연대, 내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 등이 모두 소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의 행복은 각기 느끼기 나름이니까. 그러니까 남의 행복을 시샘은 하더라도 깔보지는 말 일이다.

2011-09-19

365일 한가위 같은 대한민국

이칠구포항시의회 부의장민족의 큰 명절 한가위 연휴가 끝나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수많은 사람이 한가위를 맞아 조상께 차례를 지내고 가족, 친지와 정을 나누기 위해 수고로움을 마다않고 먼 길을 떠나는 민족대이동을 했다. 우리 민족은 수렵사회를 거쳐 안정적인 농경사회로 넘어온 지난 수천 년간 많은 역사의 아픔과 굴곡 속에서도 풍성한 수확을 하늘과 조상께 감사하고, 가족과 친지, 이웃 간에 정을 나누기를 멈추지 않았다. 필자는 수천 년간 계속되어온 한가위의 전통이 따뜻한 정이 넘치고 어려운 이웃을 보면 내 일같이 앞장서 도울 줄 아는 한민족의 정서를 만들었으며, 이러한 우리 민족성이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의병의 봉기로, 독립운동으로, 자발적 시민운동으로 떨쳐져 나와 국가를 수호하고 발전시켜 왔던 것이라고 생각한다.농경사회에서 수확보다 큰 기쁨이 있으랴! 한가위는 민족의 명절 중에서도 가장 풍성하고 가장 즐거운 명절이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바람은 한가위를 맞는 우리 민족의 기쁨이 그대로 드러난 말이리라. 그러나 올해 한가위를 보내며 필자가 만난 민심은 마냥 낙관적이지는 않았다. 6·25 전쟁으로 나라가 폐허가 된 후 우리 민족은 일심단결하고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전 세계가 놀라는 발전을 거듭하였다. 그러나, 선진국의 문턱에서 제2의 도약을 하여야할 이때에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듯하다.국민을 편안하게하고 국민의 이익을 위해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해야 할 정치는 모든 이슈들이 사사건건 이념대결의 장으로 내몰려 본질이 흐려지고 있고, 가득이나 자원부족으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IMF 이후 세계시장에 무방비로 노출돼 국제시장의 예측하기 힘든 변화에 너무 힘없이 흔들리고 있다. 산업화 과정에 무차별적으로 스며든 서구물질문명으로 우리 고유의 전통이 퇴색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어 가고 있다. 어떻게 하면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면서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에 편입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은 앞으로 우리 사회의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한민족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도발로 남한을 위협하고 있는 북한과의 경색된 관계를 어떻게 지혜롭게 풀어 나갈 것인가는 한반도의 미래를 결정할 중대한 과제로 남아있으며, 국가균형발전과 지방자치의 완성을 가로막고 있는 수도권 중심주의 극복은 우리들에게 또 다른 숙제이다.기쁨과 즐거움을 나눠야할 한가위에 필자는 너무 많은 고민들 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한가위를 통해 본 우리민족의 저력에서 나는 오히려 희망을 보았다. 한가위라는 명절 안에 깃든 뿌리를 잊지 않고 서로를 아끼는 우리의 민족성에서 필자는 수천 년 계속된 침략과 위협을 극복하고 나라를 수호해온 우리 민족의 위대함에 기쁨과 숙연함을 함께 느끼며, 아무리 많은 도전에 직면하더라도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는 결국에는 찬란히 빛나리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항상 희망을 잃지 않고, 지금껏 그래온 것처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민족같이 살아가자` 365일 한가위 같은 대한민국, 멀지 않은 곳에 있다.

2011-09-19

그림은 오늘날 삶이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학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제일 먼저 배우는 교육이 그림 그리기이다. 그림 그리기는 상상력을 키워주고 집중력을 길러주며 사물을 관찰하는 능력을 기르는 매개체라 한다. 사람이나 물체의 모습을 그려 나타내는 것으로 두뇌 회전에 도움을 주고 혼자서 사고력을 연마하는 학습이라 한다. 좀 나이가 들면 그 날 있었던 일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아동의 일기인 그림 일기를 작성하게 된다. 학문적으로 말하자면 `그림은 말 없는 시다. 그리고 시는 말하는 재능을 가진 그림`이라고 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여러가지 생활에서 화가들이 붙잡아 그 화면 속에 정리한 아주 좋은 관계에 대해서 사람들은 그 그림을 즐기며 감동하는 것이다. 요즘 아파트에 사는 가정에서는 현관이나 응접실에 이유있는 그림이나 사진이 한 장씩은 꼭 붙어 있다. 천재 화가 밀레는 “우리 생활에는 많은 괴로움이 있다. 하지만 모든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그 근본에 선(善)이라는 행복한 기초가 있어야 한다. 나는 그것을 그리려고 노력한다”는 말을 했다. 그림은 사상(思想)과 물상(物象) 사이의 어떠한 매개자 역할을 한다. 그림은 그 모든 기교와 어려움, 특수한 목적을 내포하는 고상하고 표현이 풍부한 언어이다. 사상의 매개 수단으로서는 대단히 귀중하지만 그 자체로서는 무(無)인 것이다. 화가 세잔은 “자연에 대해서 지나치게 세심하다던가 지나치게 성실하다던가 혹은 너무 복종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화가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자기의 모델에 대해 주인공이다. 특히 자기표현 수단의 주인공”이라 한 것이다. 요즘 시와 그림 사이에 차이를 두지 않기 위해서 시화전시회가 많이 열린다. 그림을 통한 시의 감상과 그림에서 풍기는 시의 매력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 함께 감상하는 매력이 솔솔하다. 그림이란 음식과 같다. /손경호(수필가)

2011-09-19

가을밤 가족과 함께 경주 유적지 거닐어 보세요

신라의 달밤 165리 걷기대회 【경주】 경주지역 문화단체들이 신라문화 `알림이` 운동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경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경사모)`이 매년 펼치는 `신라의 달밤 165리 걷기대회`가 더욱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지난 1999년에 결성된 이 경사모는 지역 각계각층 인사 8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특히 경사모는 지난 2002년 경주지역 주요사적지를 야간에 도보 순례하는 `신라의 달밤 165리 걷기대회`를 개최해 지역 대표적인 문화관광상품으로 정착하고 있다.김영생 경사모 회장은 “시민과 타지인들이 경주의 밤을 아름답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시도했다.신라 유적지의 밤을 가슴으로 느끼는 이색 극기문화체험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165리(66km) 구간은 `만파식적`을 바탕으로 개발된 코스로 전국 최장 야간걷기코스인데 최근들어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올레길, 둘레길 등 보다 앞섰다.걷는거리는 풀코스(165리·66km)의 경우 황성공원 시민운동장, 보문호, 자동차극장, 암곡, 덕동호, 추령재, 장항삼거리, 토함산농원, 석굴암주차장, 불국사경내, 통일전광장, 통일전다리, 박물관, 안압지, 반월성, 계림, 첨성대, 대릉원, 예술의거리. 황성공원으로 이어진다.단축 75리(30km)는 황성공원시민운동장을 출발해 보문호, 교육문화회관, 엑스포광장, 분황사, 안압지, 반월성, 첨성대, 재매정, 오릉, 오릉교, 남천, 서천을 돌아온다.지난 2002년 1회 대회 330명시작으로 전국각지에서 매년 3천명 이상이 참가하고 있다. 2009년 8회 대회 때부터는 75리(30km)코스를 개발해 참가자들의 선택과 참가의 폭을 넓혔다.2010년 9회 대회부터 4천여명 이상이 참가하는 등 지역 대표적인 문화상품을 인정받고 있다.경사모측은 참가자들에게 안전을 위해 책임보험가입은 물론 중도포기자를 위해 회송차량 전구간 운행간식(컵라면), 꿀차, 조식(시래기국밥), 바나나 등을 제공하고 완보메달, 완보증(IVV기록인정) 수여한다.지난해 이 대회에 참가한 권모씨(47)는 “가족과 함께 가을밤의 경주지역 신라 유적지를 걸으면서 많은 추억을 남겼고, 가족 화합에도 한몫을 했다”고 말했다.연인과 참가한 김모씨(29)는 “밤을 세워 걸어 도착한 석굴암에서 일출을 본 것을 아직까지 잊을 수 없다”고 소감을 말했다.올해 대회는 11월 12일 오후 7시30분에 황성공원 시민운동장에서 출발한다./윤종현기자yjh0931@kbmaeil.com

2011-09-19

다음 달 20일부터 천지가 단풍 세상

다음 달 20일을 시작으로 대구·경북 주요 산이 단풍으로 물든다. 평년에 비해 첫 단풍은 늦지만 그 절정은 빨라 올해 단풍을 구경하려면 일찍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18일 기상청과 포항기상대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첫 단풍은 10월 20일 청송 주왕산을 시작으로 22일 대구 팔공산, 2일 구미 금오산으로 번질 전망이다. 주왕산은 작년보다 3일 정도 빠르지만 팔공산과 금오산은 하루 정도 늦은 것이다.유명 산 중 단풍이 가장 빠른 곳은 설악산으로, 10월 3일께 단풍을 볼 수 있다. 설악산 첫 단풍은 작년보다 하루 이틀 빠르지만 다른 지역은 하루에서 닷새 가량 늦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첫 단풍 날짜가 최근 20년 평균보다 늦어지는 이유는 이달 중순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8월 강수량이 적고 9월 기온이 높을수록 첫 단풍은 늦다. 따라서 올해 단풍은 중부지방은 19일까지, 남부지방은 30일까지 단풍이 나타난다.그러나 다음 달 중순 대륙고기압 영향으로 기온이 예년보다 낮아지면서 단풍의 절정은 작년보다 하루에서 닷새 가량 빠르겠다. 일반적으로 첫 단풍 후 2주 정도면 단풍 절정을 보이지만 올해는 그 시기가 당겨져 주왕산과 팔공산은 10월28일, 금오산은 10월29일께 나타날 전망이다.중부지방과 지리산은 다음 달 중순 후반부터 하순, 남부지방은 다음 달 말부터 11월 초에 단풍이 절정을 맞는다. 설악산은 10월18일, 지리산은 10월23일, 속리산은 10월26일, 한라산은 10월28일, 북한산은 11월1일께 붉은 빛으로 물든다.포항기상대 관계자는 “단풍은 초록색 낙엽수가 울긋불긋해지는 것으로 일 최저 기온이 5℃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나타난다”며 “지역마다 단풍이 드는 시기는 전체적으로 비슷하지만, 첫 단풍과 절정 사이의 시기가 지난해보다 짧아서 단풍 구경을 하려면 조금 서두르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김남희기자

2011-09-19

소싸움 벌써 2만7천이 즐겼다

베팅도 가능 관광객에 색다른 볼거리 선사 청도소싸움경기장이 국내외 관광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지난 3일 개장해 매주 토 일요일에 상설 소싸움경기가 열리는 청도소싸움경기장은 개장한 후 지금까지 60경기가 열려 2만7천여명의 관중이 찾은 것으로 추산됐다.지금까지 총 6일 경기가 열렸고 제1회 대회 두번째 경기 천사와 히트의 대결에서 히트가 13분41초만에서 승리했으며, 시복승식 확정배당률 1천172배를 기록했다.이날 두 경기가 제한시간 30분을 넘기고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는 명승부가 펼쳐지며 처음으로 무승부 기록도 만들어졌다.또 제2회 대회(일요일) 7번째 경기에서 시복승식에서 3천105배의 최고 배당률 기록이 수립됐다.이날 8경기 둘리와 신화의 대결에서 신화가 33초만에 승리, 최단시간 승부 기록도 수립됐다. 이 경기의 시복승식에서 1천252배의 배당률이 나오는 등 갈수록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경기장을 들어서면 1만1천245석의 좌석 어디서도 경기를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다. 육중한 체구의 소뿔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경기장을 울리면서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싸움소 또한 관중의 환호 소리를 듣고 평소 단련했던 여러 가지 주특기를 뽐내며 상대를 몰아치는 강렬한 힘에 전율을 느낀다.싸움소의 종류는 한우, 흑한우, 칡소, 기타로 구분할 수 있으며, 현재 등록된 싸움소의 출전기준은 전국민속소싸움대회등을 통해 검증된 싸움소만 출전이 가능하다.소싸움경기에 더해 어느 소가 이길 것인지 시간은 어느 시점에서 이길 것인지를 맞춰보는 겜블은 소싸움 관전의 재미를 높여준다.청도군 관계자는 “청도 소싸움은 소들만의 싸움이 아니라 수천년을 이어온 우리 문화가 역동성이 살아 았는 레저문화”라며 “청도 관광문화의 에너지를 듬뿍 얻을 수 있는 스포츠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이승택기자 lst59@kbmaeil.com

2011-09-19

백일동안 붉은 꽃

조현명시인여름 끝에 여행을 떠나보면 길가에 핀 붉은 꽃이 눈에 들어온다. 색이 고와서 저런 꽃이 있었는가 싶어진다. 그러나 정작 알고 보면 늘 주변에서 보아왔던 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꽃을 바라다볼 여유도 없었겠지만 여행이 가져다준 호기심과 관찰력 때문에 그때서야 발견한 것이리라. 이 붉은 꽃을 조선 초기 서화가였던 강희안은 `양화소록`에서 `비단 같은 꽃이 노을빛에 곱게 물들어 사람의 혼을 빼앗는 듯 피어 있으니 품격이 최고이다`라고 했다. 역시 조선초기의 문신이며 사육신의 한사람인 성삼문은 `지난 저녁 꽃 한 송이 떨어지고, 오늘 아침에 한 송이 피어 서로 백일을 바라보니, 너와 더불어 한 잔 하리라`고 노래하기도 했다. 바로 배롱나무를 두고 쓴 글이다.배롱나무는 여름 내내 백일동안 붉은 꽃이 피고진다. 나무껍질은 매끄럽고 무엇인가 손에 들고 긁으면 가까운 가지부터 흔들리며 간지럼을 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간지럼나무라고도 하는데 추운 겨울을 잘 날수가 없어 따뜻한 남부지방에서 주로 가로수나 정원수, 묏자리의 둘레에 심는다. 요즈음은 개량돼서 여러 색깔 꽃이 나왔으며 흰 꽃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배롱나무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양정동에 있다. 800년 된 노거수로 역시 묏자리의 둘레에 심어진 나무이다. 배롱나무는 자미화(紫微花)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그것은 당나라 현종의 연인인 양귀비가 머물렀던 성이 자미성이었고 그 자미성에는 배롱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미화가 되었다고 한다. 양귀비의 고사를 생각나게 하는 당나라 시인 유우석의 자미화에 대한 노래가 있다.`몇 년이나 노을 빛 위로/ 금화성을 드나들었던가/ 잠시 상록수를 제쳐두고/ 계양령 위에 핀 꽃을 바라본다/ 자주색 싹이 끈처럼 늘어지고/ 금빛 실이 창끝에 모여 있는 듯한데/ 작약이 핀 뒤에는 팥배나무만큼이나 사랑을 받는구나. 요사스런 복사꽃의 자태를 배우지 않은 것은/ 헛된 영화는 순간에 불과하기 때문이네`이 아름다운 꽃을 여름의 끝자락에 앉아 노을 함께 바라보니 정말 양귀비라는 이름을 떠올릴 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을걷이를 하는 농부들이 들판에 나가고 그늘을 찾아 양반들은 정자에 앉아 음풍농월을 즐기던 그런 때 그곳 가까이에 배롱나무는 붉은 꽃을 피우고 있었으리라. 전남 담양의 명옥헌에 가면 자미꽃은 왜 사군자인 매난국죽에 들지 못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붉은 꽃은 왠지 선비의 정신과는 어울리지 않아서 그럴까? 그래도 우리 한옥에 가장 잘 어울리는 나무가 배롱나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명옥헌은 곳곳에 숨겨둔 배롱나무를 통해 오히려 방문하는 누구나 사랑하게 되고야 마는 그런 맛을 지니고 있다. 도종환 시인은 `배롱나무`라는 시를 통해 이 새롭게 발견한 사랑을 노래한다.`배롱나무를 알기 전까지는/ 많은 나무들 중에 배롱나무가 눈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장 뜨거울 때 가장 화사한 꽃을 피워놓고는/ 가녀린 자태로 소리 없이 물러서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남모르게 배롱나무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 뒤론 길 떠나면 어디서든 배롱나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지루하고 먼 길을 갈 때면 으레 거기 서 있었고/ 지치도록 걸어오고도 한 고개를 더 넘어야 할 때/ 고갯마루에 꽃그늘을 만들어놓고 기다리기도 하고// 갈림길에서 길을 잘못 들어 다른 길로 접어들면/ 건너편에서 말없이 진분홍 꽃숭어리를 떨구며 서 있기도 했습니다// 이제 그만 하던 일을 포기하고 싶어/ 혼자 외딴섬을 찾아가던 날은/ 보아주는 이도 없는 곳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혼자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꽃은 누구를 위해서 피우는 게 아니라고 말하듯// 늘 다니던 길에 오래 전부터 피어 있어도/ 보이지 않다가 늦게 사 배롱나무를 알게 된 뒤부터/ 배롱나무에게서 다시 배웁니다// 사랑하면 보인다고/ 사랑하면 어디에 가 있어도/ 늘 거기 함께 있는 게 눈에 보인다고` 이처럼 배롱나무는 우리의 눈에 잘 들어오지 않지만 한 번 사랑하게 되면 아리땁고 고와서 늘 찾아가 아끼는 나무이다. 이 꽃의 꽃말이 재미있다. `떠나는 벗을 그리워하다`인데 벗은 아마도 죽은 사람이기보다 살아서 멀리 떨어진 애틋한 벗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아무려면 어떤가 배롱나무 아래에서 그리운 사람을 그려보는 일도 그 붉은 꽃그늘을 더 진하게 하는 일일 테니….

2011-09-16

경기자 같은 삶

이원락포항장성요양병원장대구에서 열리는 육상 경기에 대해 시민들은 평소에는 무관심했다. 그러나 게임이 진행될수록 열광을 더 하면서, 경기로 인한 생활 불편을 긍정적으로 소화해 내었다. 자원 봉사자들의 땀 흘리는 노력도 우리를 감격시켰다. 달리는 선수들이 각자 자기가 참여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도 우리는 감동을 받았다. 그들은 훈련에 훈련을 거듭해 필요한 근육이외에는 몸에 달고 다니지 않았다. 운동에 방해가 되고, 무게만 나가는 뱃살이 없어서 몸매는 미끈하고 아름다웠다. 또 엄격하게 실격을 처리하는 것에서, 준법정신의 중요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옷도 불편을 없애려고, 최소한으로 필요한 곳만 가리고 있었다. 또 시합 전에는 몸을 부드럽게 풀기 위해 가벼운 체조나 심호흡을 하면서 빈틈없는 준비를 하였다. 시합 중에 경기가 시원하게 잘 풀리지 않으면, 아나운서는 “몸이 굳어진 것 같습니다. 잘 풀리지 않았군요”라고 방송을 한다.이들 선수들은 모두 지난날의 좋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번의 경기에서는 그 기록들도 순위가 바뀌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것은 승부 세계의 냉정함이다. 기록은 과거의 것일 뿐, 항상 현재가 중요하고, 현재를 위해 그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미래의 경기를 위해서, 그들은 내일부터 또 연습을 시행할 것이다.이번의 경기를 보고서, 우리 인간의 삶의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많이 생각하게 하였다. 우리는 항상 경기자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 선수가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인간은 인생이라는 경기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삶에서 불필요한 것은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 또 힘을 써야 할 때는 집중적으로 쏟아 붓기 위해, 근육 양을 최대한으로 늘려 두어야 한다. 또 인생이나 운동시합에서는 `경기 성적의 좋고나쁨은 그 원인이 자기에게 있고, 타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실패했을 때에는 자신을 수용하는 자기 절제가 꼭히 필요하다.모든 경기자의 목표는 승리하는 것이다. 승리란 1등을 하는 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자기의 최고 기록을 갱신하는 것도 `이겼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남모르는 반칙으로 1등을 했다면 성공은 했지만 정당성의 결여로 승리한 것은 아니다.경기에서 1등에게는 값진 금메달을 주지만, 인생을 승리로 이끄는 자는 영원한 금메달을 받는다고 종교에서는 말하고 있다. 메달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에게 준다. 중도에 포기한 자에게는 `승리했다`고 하는 말을 쓰지 않는다. 이와같이 삶에서도, 마지막 죽음 앞에서야 비로소 인생결산서가 나온다.선두가 골인한 후 한 참을 지난 후에 들어오는 선수들도 있다. 그들은 선두보다도 지루하여서 훨씬 더 피로하다고 한다. 성적은 좋지 않더라도, 이들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은 땀을 흘리는 천사와 같다. 뒤처져 들어와도 경기를 끝까지 하면, 그는 곧 승리자가 된다.우승과 관계없이도 우승자가 되는 또 한 가지는, 장애를 가지고도 최선을 다 하는 선수들에게서 볼 수 있다. 남아공의 피스토리우스는 양 하지가 없다. 그는 의족과는 다른, 강철로 된 하지보조기를 이용하여 완주했는데, 이런 것은 세계를 감동의 도가니 속으로 빠뜨린다. 또 마라톤에서 골인 지점 1m앞에서 넘어진 후 다시 몸을 겨우 일으킨 선수도 있었다. 그가 비틀거리면서 골인하는 장면도 감동스러웠다.출발 직전이나 도착 후 선수들이 성호를 긋거나 엎드려 기도하는 모습을 본다. 이것은 인간으로서의 최선을 다 한 것과, 신 앞에서의 존재의 나약함을 새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장애가 되는 걸림돌은 지천에 깔려 있다. 이때 우리는 선수들처럼 성호를 긋는 마음자세를 가지고, 극복해 넘어 가야 한다.인생에서 우리는 지나가는 구경꾼이나 관중이 아니고, 전부가 매일매일 생활이라는 달리기의 선수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지금 어디쯤 가고 있는가?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는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등을 확인해 보자.

2011-09-16

음악 향기에 취한 칠곡의 가을밤

【칠곡】 칠곡군은 가을의 정취가 더해가는 9월을 맞아 주민들의 삶을 더욱 풍성하고 행복하게 할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군은 17일 교육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평화공존을 염원하는 `세계평화음악제`를 개최한다. 이 음악제는 대구예술대학교가 주최하고 경북도, 칠곡군이 후원해 마련된다.개그맨 강성범이 사회를 맡고 경북 도립교향악단의 연주와 Sop 린다 박, Ten 서영철이 부르는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 재즈 보컬 우수미, 가수 JK 김동욱 등이 출연해 다양한 장르의 고품격 문화공연이 주민들에게 감성을 채워줄 활력소가 된다.이어 야외공연장에서는 대구예술대학교에서 마련한 실용예술공연과 함께 사진촬영 및 휴대전화 고리만들기 등 무료 체험행사를 병행해 볼거리, 즐길 거리와 함께 공연참가자들의 오감을 즐겁게 한다.또, 18일에는 칠곡군 문화예술단체 공모사업으로 음악사랑 복지센터가 주최하는 `왈츠 오케스트라 초청음악회`가 열리고, 22일 저녁 7시에는 상주단체인 아리랑 팝스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Classic과 뮤지컬의 만남! 가을음악회` 공연이 펼쳐져 감동과 여운이 남는 아름다운 공연으로 주민들의 행복한 가을을 기대하게 한다.칠곡군은 군민에게 감동과 기쁨을 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으며 지속적인 문화공연으로 주민이 행복한 칠곡 구현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도록 고품격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군민들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할 계획이다./김용호기자

2011-09-16

장애인 편의시설 개선 기대되네

칠곡군의회 사전검사 조례 의결 검사 요원 3분의 1 장애인 위촉 【칠곡】 칠곡군의 장애인 등의 편의시설 사전검사에 관한 조례안이 제정돼 장애인들의 편의서비스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칠곡군의회는 최근 폐회한 제192회 임시회에서 김학희 의원 등 9명의 의원이 발의한 `칠곡군 장애인 등의 편의시설 사전검사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했다.이는 장애인의 편의증진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재시공으로 말미암은 경제적 손실과 행정력 낭비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게 됐다.김학희 의원은 장애인 등을 위한 편의시설이 설치되고 나서 잘못 설계되거나 불편한 사항을 발견해도 실제로 이용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편의 시설을 설치할 의무가 있는 대상시설에 대해 완공전 사전검사를 하도록 하는 조례를 발의했었다.이 조례에 따르면 군수 또는 그 권한대행은 건축허가 이전에 편의시설 설치에 대한 설계도면을 사전에 검사하도록 해야 하며, 9명 이내의 사전 검사요원을 구성하고 검사 요원의 3분의 1 이상을 장애인으로 위촉하도록 했다.특히, 김 의원은 사전점검 업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 집행부에 업무관련 부서 간의 긴밀한 협조와 충분한 홍보를 통해 민원인의 불편이나 행정력의 낭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부했다.한편, 김 의원은 이번 임시회에서 약목 차량보수기지 내 철도CY 운영과 관련한 군정 질문을 통해 칠곡군의 대책 마련과 영남내륙화물기지 활성화 방안을 촉구했다.이에 김이환 전략기획과장은 “철도CY 운영은 국토계획법상 위반사항이라고 판단되며, 현재 법제처 유권해석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며, “더불어 영남내륙화물기지 활성화를 위해서 영남내륙화물기지 간 버스노선을 10월 중 개통하고, 칠곡군과 칠곡상공회의소, 영남 복합물류공사간 협약체결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취업 활성화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김용호기자 kim112@kbmaeil.com

2011-09-16

꿈을 기다리는 일본

양력 3월은 우리나라와 일본 영원히 잊지 못할 악몽의 달이다. 삼일절이 있고 천안함 폭침으로 평생 가슴 아픈 일이 생겼으며 일본은 센다이 중심으로 일어난 대지진 참사로 비극을 초래한 달이다. 경제적으로 볼 때 88올림픽 이후 우리의 직장은 3D로 바뀌었다. 더럽고(dirty), 힘들고(difficult), 위험스러운(dangerous) 분야의 산업에 종사하는 것을 거절하기 시작했다. 세계 경제 2위권에 속하던 일본이 3위로 추락하자 일본 정계와 재계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또 지진과 지진 해일로 인하여 잘 나가던 일본이 공포에 떨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거기에도 3D 바람이 불어 닥쳤다. 불경기(Depression), 물가하락(Deflation), 인구통계(Demography)이다. 동일본 대지진 이전 일본이 떠안고 있는 문제점을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렇게 요약했다. 이름하여 `3D`. 첫째 물가하락으로 생산활동은 위축되었고 경기는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일본 성장의 큰 걸림돌 이었다. 그런데 대지진 이후 국제사회는 여기에 새로운 `3D`를 추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먼저 재해(Disaster), 그 복구비용이 고베지진의 두 배인 277조원, 거기에 따른 빚과 일본 정부와 간 나오토 총리가 사태 이후 보여준 우왕좌왕한 정책에서 온 불신이다. 그러나 진작 일본 당국 보다는 일본을 잘 아는 국제적인 인물들은 결코 일본은 주저앉을 나라도 국민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 숨겨진 `3D`도 또한 존재한다는 희망이다. 첫째 일본인의 곧은 전통인 DNA, 묵묵히 자기 일에 몰두하며 결코 남을 탓하지 아니하는 근면성(Diligence),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위기를 극복해 새로운 일본을 만들어 다음 세대에 찬란한 시대를 부활시키겠다는 조용하면서도 뜨거운 열정인 꿈(Dream)을 믿고 있다는 사실이다./손경호(수필가)

2011-09-16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아들, 우리는 참 가깝고도 먼 사람들인 것 같다. 그렇게 가까운데도 우리가 이렇게 마음이 서로 통하는 걸 느껴보기란 참으로 몇 년만인지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도 없는 것 같다.너는 지금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고, 나는 지금 그런 네게 편지를 쓰고 있다. 너와 나는 조금 있다 같이 만나 어떤 상담을 하러 가기로 했지. 아빠는 네가 먼저 상담을 받아 보겠다고 해서 일단 너무나 반가웠단다.그러나 이제 네가 새 마음을 먹은 것 같아 안도가 되는 한편으로, 이 새로운 시도가 다시 헛일로 돌아가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도 난단다.그래도 우리는 갑자기 서로 손을 잡고 한 곳을 향해 달려가는 느낌이다. 이제 벌써 9월, 그러나 아주 늦은 때란 없는 법이니, 나는 열아홉 살 네 인생의 새로운 시도를 기꺼이 도와 드리겠다, 생각하고 있다.갑자기 내가 열아홉 살 때는 어땠나 하는 생각이 났다.지독히도 집에서 떠나고 싶었다. 다 지나고 나면 그런대로 견딜 만한 일들이었는데, 나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화해롭지 못하게 버티고 계신 집에서 마냥 벗어나고 싶었다.그러나 방법이 없었다. 학교에서 가끔 볼 수 있는 아이들처럼 가출을 해서 부산이나 광주로 떠나버리고 싶기도 했다.그러나, 그러면 어머니, 아버지는 어떻게 하나. 이 분들에게 나란 존재는 집안의 큰 아들, 내가 사라져 버리면 두 분 모두 밤잠 못 주무실 텐데. 두 분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은 차마 하지 못할 일이었다.그때를 생각하면 집에 붙박혀 있는 내가 떠오르지 않는단다. 나는 늘 학교에 가 있거나, 길가에 있거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충남대학교 캠퍼스 어딘가에 앉아 있곤 했다. 나는 늘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서 내 단짝 친구네 집에서 밤을 새우고, 또 범위를 더 넓혀 이 친구, 저 친구 집을 빙 돌아다니곤 했지.그러고 보니 정말 네가 이 아빠를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자식 키워봐야 부모 고생을 안다고, 너를 키우면서, 네가 바깥으로 도는 걸 보면서, 아, 아버지, 어머니도 이렇게 마음이 아프셨겠구나, 야단이라도 치면 더 먼 곳으로 빙 돌아갈까 봐 아무 소리도 못하시던 두 분!너는 이 아빠가 무슨 공부하는 아들을 보고 싶어 하는 줄 알더구나. 그러나 모든 부모가 다 그러할 듯이, 이 아빠는 네가 공부 잘하는 사람이 되는 걸 보고 싶지 않다. 이것은 진심이다.오늘 아빠는 학교에서 학생 하나를 불러 꾸짖었단다. 1학년 때부터 아빠가 늘 관심을 가져오던 이 학생이, 지난 추석 며칠 전에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인사도 없이 스쳐 지나가는 걸 아빠는 도대체가 견딜 수 없었던 거지. 다른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봤더니 그 분에게도 늘 그런 태도라는 것이었다.○○군. 왜 그렇게 이마에 뿔을 달고 다니는 거요? 선생님들한테도 이럴 지경이면 선후배들한테는 얼마나 상처를 주었겠소? 사람이 공부를 하는 게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하는 거지, 지식이 쌓인다고 그게 공부요?아빠가 꾸짖은 학생도, 너도 아빠는 공부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걸 보고 싶다. 남에게 뿔을 내밀지 않는 사람, 제가 살아갈 길을 열심히 가는 사람, 이게 네게 바라는 전부라면 전부겠다.아들, 벌써 가을이다. 그렇지만 지난 여름 더위가 아직도 가시지 않은 것 같구나. 아빠는 너무 답답하고 덥고, 그래서 숨쉬는 것조차 힘이 부치는구나. 얼마 전에 책을 내서일까, 살아가는 게 너무 허무하게 느껴지는구나.너도 힘들겠지. 목적도 쓸모도 잘 모르겠는 공부가 뭐 그리 흥이 나고 정이 붙겠누?하지만 우리 둘 다 힘들 내자꾸나.모처럼 서로 뜻이 맞았으니, 더 좋은 날도 있지 않겠니?

2011-09-15

공(公)과 사(私)

공적인 일을 먼저 하고 사사로운 일을 뒤로 돌리는 말로 선공후사(先公後私)라 한다. 그래서 사회생활의 기본 수칙 가운데 첫째로 공·사를 구별하라는 말을 자주 쓰고 듣는다. 사무 처리의 표준으로 정한 준칙으로 공무 사회에 있어서 냉정할 만큼 규칙으로 정한다.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천재는 타고난 마음의 소질이며 이에 따라 자연은 예술에 규칙을 부여한다”고 했다. 그리고 팡세는 “행동할 때에는 규칙에 따르고 제재할 때에는 예외를 참작하지 않으면 안된다”고도 했다. 규율이라는 것은 사람이 본심에서 하는 서약이며 보장이다. 희생과 규칙 및 자율이 없으면 해방도 희망도 없다.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아들을 잃고 아내와 부모마저 행방불명이 된 일본 국회의원이 의연하게 선공후사 정신을 실천한 사례가 있어 많은 사람들의 흉금을 적셨다. 피해가 극심한 일본 이와테현 출신인 기카와다가 (민주당 4선의원) 그 주인공이다. 3월11일 그의 지역구에 있던 큰 아들이 지진해일에 쉽쓸려 숨지고 부모와 아내가 실종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이었지만 국가적 참사 앞에서 개인의 비통함을 앞세울 처지가 아니었다. 여당 의원으로서 수많은 피해민을 위한 복구대책 수립과 예산정책 업무가 최우선이었다. 대지진 열흘째인 3월20일에야 현장을 처음 찾은 그는 집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참상에 망연자실했다. 장의업자도 사찰도 신사도 모두 화를 당해 아들 장례도 제대로 치루지 못했다. 아들 사망신고를 위해 접수처 앞에서 4시간 줄을 섰을 정도로 공무에 협조를 한 공인(公人)이었다. 아내와 부모의 행방을 찾지도 못한채 황급히 도쿄로 돌아온 그는 “지금 정치가 해야 할 일은 피해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이라며 철저한 이재민 대책을 촉구한 것이다. 개인보다 공무가 먼저인 것이 어쩌면 사무라이 정신이 아닐까? 숙연해 진다. /손경호(수필가)

2011-09-15

경주 동국대 2012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

【경주】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는 2012학년도 신입학 수시모집 1차 원서접수를 15일부터 20일까지 실시한다. 또 2차는 11월 14일부터 17까지 각각 인터넷으로 접수한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2012학년도 신입학 수시모집 1차·2차에서 일반전형과 영남지역고교출신자 전형을 포함해 정원내·외 총 1천394명을 선발할 예정이다.올해 수시모집에서 불교미술학부 건축문화재전공, 인문학부 문화예술철학전공, 정치행정경찰학부 경찰행정학전공을 신설했다. 전형명칭도 일반우수자를 일반으로 변경했다. 전형방법에서는 지난해 학생부 90% 와 면접10%를 반영했던 영남지역고교출신자전형을 학생부 100%(일부학과 제외)로 바꿨다.외국어우수자 지원자격의 사회기여 및 배려대상자에`다문화가정 자녀` 를 추가하고 농어촌 고교 재학기간 중 본인, 부모 모두 농어촌지역 거주 조건을 본인만 농어촌지역 거주(한의예과는 제외)로 완화했다. 외국어우수자전형에는 TEPS 추가했다.학생모집이 가장 많은 일반전형의 경우 일반계열, 유아교육과 및 가정교육과는 학생부 90%와 면접 10%를 반영하고 수학교육과와 간호학과는 학생부 70%와 면접 30%를 반영한다. 학생모집이 많은 영남지역고교출신자전형의 경우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 소재 고교 졸업(예정)자만 지원가능하며 한의예과, 의예과, 수학교육과, 간호학과를 제외한 모든 모집단위는 작년과 달리 면접을 폐지하고 학생부 100%로 선발한다./윤종현기자

2011-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