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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미술관은 `미술관이다`

조중의 소설가2005년 3월19일 창경궁 명정전에서 세계신문협회(WAN) 환송 만찬이 열렸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문화예술계는 물론 많은 국민들이 문화재청의 안일한 인식과 판단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시민들은 만찬을 허가한 문화재청이 과연 문화재를 보호할 생각이 있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비판했다. 더욱이 명정전 앞에서 야간에 식사를 한다면 화기사용과 조명, 음식물, 음주행위 등 걱정스런 장면이 많을 것이라며 문화재 보호가 아니라 장사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 일로 당시 문화재청장이었던 유홍준 청장은 구설수에 휩싸여 곤혹을 치렀다.지난 23일 포항시에서도 그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이날 오후 7시 포항시립미술관에서는 포항지역 모 애향단체의 8월 정기월례회가 열렸다. 150여명의 지역 유지급 회원들이 참석해 만찬을 즐기며 초청 강사의 특강을 들었다.만찬장으로 제공된 공간은 미술관 로비. 이곳은 전시회가 열릴 때면 작품이 전시되는 설치공간이다. 현재는 1점의 설치작품이 전시 중에 있다. 이곳이 어떻게 애향단체의 정기 월례회 만찬 장소로 둔갑한 것인지 어리둥절해진다. 미술관은 매우 민감한 공간이다. 기온과 습도와 풍향과 소리와 빛까지 모든 환경이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 전시 중이거나 보관 중인 미술품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치밀하게 설계된 공간이다. 이곳에서 1시간이 넘도록 호텔 출장 뷔페를 주문해 150여명의 사람들이 저녁식사를 즐겼다. 만찬을 위해 로비에 테이블이 설치되고 테이블마다 화기를 사용하고 조명과 음식물과 가벼운 음주도 있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만찬이다. 미술관에서의 성대한 만찬이라니!포항시립미술관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살펴보았다. 대관과 관련한 11조와 12조를 봐도 이런 형태의 장소 사용을 명시한 부분은 없다. 미술품 전시 외에는 장소를 내주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포항시립미술관은 애향단체의 월례회 만찬장소로 미술관을 제공했다. 왜 장소를 빌려준 것일까?포항시립미술관은 스틸 비엔날레를 기획하고 있다. 비엔날레는 시립미술관의 고뇌의 산물일 수도 있다. 비엔날레를 위한 모종의 기획 차원이었다면 정도가 아니다. 원칙을 통해 스틸 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정도가 아니면 가지 말아야 한다. 이날 특강을 초청 강사는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포항 만들기`라는 제목의 특강을 했다. 특강 내용대로라면 시립미술관 로비에서 호텔 출장 뷔페를 불러다 만찬을 즐기면서 문화예술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 가장 아껴야하고 구슬을 다루듯 조심해야 할 미술관에서 떠들썩한 만찬을 열고, 예술을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기 때문이다.만찬 장소였던 로비에는 현재 1개의 미술품이 전시 중이다. 기획전이 열릴 때면 로비가 그대로 전시공간이 된다. 그런 민감한 장소를 아무리 로비라 해도 애향단체의 월례회 장소로 150여명의 많은 인원이 모여 만찬을 즐겼다는 것은 포항시민의 수치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애향단체 150명의 회원들에게 만찬장소 사용에 따른 이용료를 한 푼도 받지 않았고 미술관 입장료도 공짜로 해주었다. 다음에는 어느 애향단체가 월례회 장소로 빌려달라고 떼를 쓸까 걱정이다.각설하고, 이번 시립미술관 만찬이 애향단체와 시립미술관의 특권의식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었기를 바란다. 그리고 시립미술관장의 판단이 흐려지지 않기를 바란다. 더불어 염치없이 시립미술관을 만찬 장소로 빌려달라는 제2, 제3의 애향단체가 나타나지 않기를 바란다. 미술관은 미술관이다.

2011-08-30

신문은 지혜의 요람

필자는 교육계에 종사한 문인(文人)으로써 학생들이나 학부모에게 글을 잘 쓰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그 대답은 언제나 한결 같다. 거기에 대한 조언은 다른 사람의 좋은 작품을 많이 읽고 마음에 와 닿는 글귀를 음미하라고 한다. 고등학생들의 질문 중에 논술을 잘 쓰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대답은 언제나 신문의 사설과 칼럼을 읽으면서 진지한 의미를 잘 파악하는 것이다. 하루에 정한 시간을 책정해 규칙적으로 독서를 하고 신문을 읽으면 지식도 상식도 그리고 소식도 알게 된다. 지난 3월에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주최한 `2011 신문논술대회`에서 수상한 어느 한 학생의 작품 `가장 느리지만 가장 빠른 길`이란 글이 발표됐다. `신문은 느리고 불편해도 친근한 사색의 길이다`라는 말속에 고속도로와 보통도로의 길을 비교했다. 고속도로는 빨리 가는 일반통행이지만 중간에 돌아올 수도 없고 전진뿐이라 했다. 그러나 보통의 길은 속도는 좀 늦지만 조용히 생각하면서 여유를 가지는 길인데 그 길이 바로 신문의 길이란 것이다. 고속의 뉴스가 TV라면 그 길은 정보의 양은 많지만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신문은 읽으면서 비판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글짓기에도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신문을 꾸준히 읽으면서 성적도 많이 향상됐다는 말을 역설했다. 또 어떤 학생은 “신문은 모든 과목을 담당하는 최고의 스승”이라 했다. 스스로 읽고 생각하게 하는 신문은 탁한 공기속에 늦은 밤까지 앉아야 하는 학원보다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문은 사회의 신문고요 목탁이다. 그리고 우리 생활의 거울이요 이정표이다. 신문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기증받고 정보 속에서 균형 잡힌 시선을 갖게 된다. /손경호(수필가)

2011-08-30

대구스타디움 가는 길

이경우대구본부장`탕` 총소리와 함께 피부색을 달리 하는 세계 각국의 여자 마라토너들이 쭉 뻗은 다리들을 앞으로 내딛기 시작했다. 세계인의 눈이 대구에 모아졌다.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여자 마라톤의 출발과 함께 시작된 것이다. 대구의 중심을 비롯한 마라톤 코스들이 영상을 통해 세계로 쏘아지고 있다. 대구가 세계 속 도시 중 하나인 대구에서 세계의 대구로 발돋움하는 순간이다. 초반전 선전 하는듯하던 한국 선수들이 시야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TV만으로는 도저히 갑갑함을 채울 수 없었다. 세기적 사건이 이곳 대구에서 일어났는데, 이 역사의 현장에 동참해야 할 것이 아닌가. 당장에 떨쳐 일어나고픈 충동을 일으킨다. 이제 곧 대구스타디움으로 가서 개회식에 참석해야 겠다.서둘러야 한다. 개회식 시작 2시간 전부터 입장한다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고 복잡한 입장 절차를 예상한다면 미리 서둘러야 했다. 전야제때는 무료 입장권을 5천원을 주고 암표를 사야 했고 입구로 들어가는 입장객의 줄 끝을 찾는 데 30분도 더 걸렸기 때문이다. 물병도 챙기고, 간식은 아무래도 빵보다 과자가 낫겠지? 비 올 때를 대비해서 비옷도 챙기고 바람막이도 넣고... 소풍가는 소년마냥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다. 길거리는 온통 축제의 물결이다. 대구스타디움으로 가는 셔틀버스 안 승객들도 하나같이 상기된 표정이었다.대구스타디움 주변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아직 시작 할 때까지 시간이 남아있어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잔디밭에 앉아 준비해 온 음식을 먹으며 모처럼 맞은 초가을 햇살을 즐겼다. 시간의 여백을 채워주고 무료함을 달래주는 이런 분위기에서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딱이다. 매점에서 닭강정과 맥주도 시켰다. 맥주 한 모금이 식도를 타고 넘어가면서 이런 세기적 이벤트에 참여하는 대구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하고 있다는 나름 위안까지 얻는다. 조직위원회는 그래서 경제 효과가 몇 조 원이라고 했는지도 모른다.자리를 잡고 앉으니 곳곳에서 부스럭거리며 닭튀김을 먹는 사람, 햄버거를 먹는 학생들, 맥주를 마시는 아저씨들로 스타디움 안은 왁자했다. 스탠드를 가득 채운 관중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전직 대통령들과 세계적 거물급들을 한자리에 초대해놓고 시작된 개회식에서 김범일 대구시장의 자신에 찬 인사말. 무어라고 하는 내용보다는 어쨌든 가슴 뭉클한 무엇이 느껴졌다. 들어봐 가슴 뛰는 고동 소리를, 모두의 꿈이 하나 되는 순간을. 노랫말처럼 꿈이 현실이 되는 날을 이번 대회가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점점 커져간다. 전야제와는 또다른 감동이었다.K 팝 가수들의 율동과 열창이 두류운동장을 달궜던 전야제 축하쇼. 그런데 한껏 볼륨을 높인 고성능 앰프의 성능을 비웃기라도 하듯 `형광봉 있습니다` `돗자리 있습니다` 하는 노점상의 호객소리가 리듬을 만들고 있었다. 저 멀리 무대위에서 악을 쓰는 가수와 눈앞에서 땀을 뻘 뻘 흘리며 외치는 뻥과자 사라고 외치는 노점상에게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과가 고루 미치기를 바랐다.이 대목에서 느닷없이 지난 번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사건이 떠오른다. 지역의 한 국회의원이 평창 올림픽 유치 소식을 들으면서 축하보다는 뒷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더라는 충격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는 가뜩이나 뒤처진 지역 발전을 위해 온갖 궁리를 동원하고 애를 써가며 지역관련 예산을 확보해왔는데 앞으로는 예산배정의 모든 우선순위가 평창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래서 많은 도시들이 대회 유치에 목을 매는구나.집으로 오는 길 택시기사는 “대구에서 육상대회를 하니 좋긴 하네요. 오늘 낮 대구 육상대회를 관람온 일본인 관광객들을 동대구역에서 중앙로까지 태웠습니다. 그 관광객들은 한국말로 `고맙습니다` 했는데 괜히 우쭐해집디다” 했다. 그는 이런 대회의 영향이 대구 경제에까지 고루 미치고 대구가 이번 대회를 기회로 훨씬 더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를 바랐다.

2011-08-29

희망 보고서를 쓰는 사람

윤석안포항중앙교회 부목사지난 여름은 기록적인 폭우와 산사태로 인해 농작물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인명 피해도 그 어느 때보다 심했다. 연강수량의 90% 이상이 7, 8월에 집중됨으로써 모든 재해 대비 시스템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느 듯 이상 기후가 정상 기후로 바뀌는 듯하다. 지구촌 곳곳에서도 엄청난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의 지진과 쓰나미는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미국 동부로 향하고 있는 허리케인 아이린은 7년 만에 가장 강력한 위력으로 다가서고 있다고 한다.글로벌 경제위기로 주가가 폭락하기도 하고, 물가상승은 서민들의 삶에 또 하나의 짐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개인의 삶, 가정에도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기 마련이다. 문제없는 시대, 문제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중요한 것은 그 문제를 풀어갈 만한 생각과 태도가 우리에게 있느냐 이다. 오늘 당신의 삶을 평가해 본다면 어떨까? 건강상태, 연령, 재정상태, 가족관계, 사업 등을 종합해 볼 때 지금, 그리고 향후 10년이 희망적인지 아니면 절망적인지. 당신의 앞날이 가정의 여러 가지 문제로 혹은 사업의 어려움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어둠과 절망 그 자체일 수도 있다. 비록 절망적이지는 않다 해도 대단히 희망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할 수 도 있다.성경에 보면 이집트 노예생활에서 해방돼 가나안으로 향하던 이스라엘 백성이 가데스바네아에 도착하게 된다. 그곳에서 가나안을 먼저 둘러보기 위하여 12명의 정탐꾼을 보냈다. 그런데 돌아온 12명 중 10명은 그 땅을 차지하는 것이란 불가능하다는 절망보고서를 내었다. 그곳 사람들은 모두 큰 덩치의 사람이고, 철제 무기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반해 동일한 상황 속에서도 여호수아와 갈렙은 “하나님이 우리를 기뻐하시면 능히 그 땅을 차지할 수 있다”는 희망보고서를 내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내었습니까? 한마디로 문제를 누구와 비교하느냐에 있었다. 10명은 문제를 자신과 비교함으로, 절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께 문제를 비교하는 사람은 결코 절망하지 않았다. 나의 능력은 부족하고, 나의 가정환경 넉넉지 못하고, 나의 자녀들도 남들보다 뛰어나지 못하며, 직장이나 사업이 힘들다 할지라도 전능하신 하나님, 창조주 하나님, 우리의 구원자 하나님 “그 하나님이 우리를 기뻐하시면”, “그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우리는 능히 이길 수 있다는 믿음, 이것이 희망보고서를 쓰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다윗은 거대한 골리앗 앞에서 주눅 들지 않았다. 외적으로 보면 결코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그러나 다윗에게는 신앙의 힘,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보며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절망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교만할 일도 없다. 탈무드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다윗 왕이 궁중의 보석세공사를 불러 지시했다. “나를 위해 반지 하나를 만들되 거기에 내가 매우 큰 승리를 거둬 그 기쁨을 억제하지 못할 때 그것을 조절할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어라. 동시에 그 글귀가 내가 절망에 빠져있을 때 내 용기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하리라” 고민하던 세공사는 솔로몬 왕자를 찾아가 조언을 구했고, 솔로몬은 이렇게 말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슬픔이 그대의 삶으로 밀려와 마음을 흔들고 소중한 것들을 쓸어가 버릴 때면 그대 가슴에 대고 다만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행운이 그대에게 미소 짓고 기쁨과 환희로 가득할 때 근심 없는 날들이 스쳐갈 때면 세속적인 것들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이 진실을 조용히 가슴에 새기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세계적 베스트셀러,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에서 “말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고 말하고 있다. 단순히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것은 수비만 잘하고 공격은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축구 경기에서 계속 수비만 하면 어떻게 점수를 내고 승리할 수 있겠는가? 신앙의 힘으로 희망을 말해야 한다.

2011-08-29

흙에 살리라

흙은 인간의 영원한 고향이라 한다. 만물은 흙에서 나고 흙으로 돌아간다. 흙은 땅 거죽의 바위가 분해되어 이루어진 무기물과 동식물의 썩은 것이 섞여 된 물질을 말한다. 우리말에 신토불이란 말이 있다. 우리 땅에서 나는 농산물이 우리몸에 가장 좋다는 뜻으로 흙과 인간의 관계는 이처럼 불가분의 관계를 하고 있다. 그래서 세계적 농산물이 한국으로 수입이 되지만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산물이 최고의 가치와 인기를 유지하는 것도 모두가 타당성 있는 이유이다. 일찍이 우리 민족도 농업이 천하의 가장 큰 근본으로 알고 농경산업에 터를 잡고 땅을 일궈 온 것이다. 농업에 많은 세월을 종사한 분들의 얘기로운 세상에 농토 만큼 정직한 것은 없다고 한다. 인간은 땅에 씨를 가리지 않고 심고 경작하여 흙은 자꾸 거칠어지고 농약과 화학비료의 과용으로 흙은 황폐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흙은 신기하다. 그 속에 무한의 힘과 능력을 가져 하나의 흙덩이도 수만의 미지의 생명으로 이룩된 것이다. 이 땅을 창조했다는 창세기에 “인간은 흙에서 난 몸이니 흙으로 돌아가기까지 흙에서 살 것이며 만물은 일시에 숨이 멎고 사람은 티끌로 돌아가고 말 것”이라 했다. 시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 슬픔`에서 “인간은 지상에서 즐기려면 얼마만의 흙덩이가 있으면 족하다. 지하에서 쉬기 위해서는 더욱 적은 흙덩이가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흙을 밟고 산다. 흙은 지구의 겉껍데기다. 흙은 지구의 피부요, 또한 살덩어리다. 청록파 시인 백두진은 인간이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은 상징적이고 진실이다. 흙은 전체 자연의 한 상징으로 보고 인간을 모든 자연 조건에 의한 물질적·육체적·생물적 존재로 볼 때 더욱 그러하다. 토양(土壤)이라는 말이 곡식을 키우는데 흙이 그 바탕이 되고 부드럽고 고운 밭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손경호(수필가)

2011-08-29

청도 새마을운동 성역화 가속도

성역화사업 준공식… 박정희 前대통령 동상, 광장 등 조성 【청도】 청도군은 새마을발상지로서의 위상정립과 새마을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추진해온 새마을운동성역화 사업준공식을 지난 27일 성황리에 개최했다.행사에는 이중근 청도군수를 비롯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최경환·김성조·이철우·장윤석·김광림국회의원, 이재창 새마을중앙회장, 박몽룡 도새마을회장, 도의원, 군의원, 새마을지도자 등 1천여 명이 참석해 새마을운동 성역화사업 준공을 축하했다.새마을운동 성역화사업은 새마을운동 시범단지 가꾸기 1단계사업으로 45억원(국20억, 도비 10억, 군비 15억)의 사업비를 투입,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추진됐다.박정희 전 대통령 청도읍 신도마을 시찰상황 재현을 위해 대통령전용열차와 시찰모습 동상제작, 신거역 복원, 신도정미소 복원, 새마을 광장 등이 조성됐다.군은 2단계사업으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60억원을 들여 새마을 교육 및 체험사업을 추진한다. 3단계사업으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4억원으로 햇사레자연마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이중근 청도군수는 “앞으로도 계속해 새마을운동발상지 청도군의 이미지 각인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새마을운동 시범단지 가꾸기사업을 추진해 새마을정신의 성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승택기자 lst59@kbmaeil.com

2011-08-29

한반도엔 태풍, 미국엔 허리케인

`난마돌` `탈라스` 동시 북상… 30일쯤 진로 드러날 듯 한반도가 태풍의 영향권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은 뉴욕시 쪽으로 강타하기 시작한 허리케인으로 비상사태에 들어갔다.28일 기상청에 따르면 28일 오후 현재 제11호 태풍 `난마돌`(Nanmadol)과 12호 태풍 `탈라스`(Talas)가 한반도를 향해 동시에 북상 중이다. 이 둘은 한때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후지와라 효과`를 보일 것으로 우려되기도 했으나 난마돌이 필리핀 마닐라 해상으로 진로를 바꾸면서 그럴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판단됐다.지난 23일 오후 9시께 발생해 중형급 태풍으로 세력이 커진 난마돌은 현재 필리핀을 강타한 후 타이완을 향해 북진하고 있다. 난마돌은 28일 오전 9시 타이완 타이베이 남쪽 약 510㎞ 부근 해상을 지나 시속 19㎞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으며, 계속 북~북서진해 이번 목요일(내달 1일) 오후 3시께 중국 푸저우 남쪽 약 17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반면 지난 25일 오전 9시께 미국 괌 북서쪽 약 600㎞ 부근 해상에서 중심기압 998hPa의 약한 소형태풍으로 발생한 태풍 탈라스는 현재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난마돌보다 더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탈라스는 28일 오후 3시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23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의 매우 느린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탈라스의 중심기압은 980hPa이며, 최대풍속은 초속 31m다. 탈라스는 계속 북진해 9월1일 오전 3시께 도쿄 남쪽 약 740㎞ 부근 해상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기상청은 “난마돌은 중국에, 탈라스는 일본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태풍의 진로 및 이동 속도가 아직 유동적이므로 30일쯤 돼야 구체적인 더블 태풍 효과가 예측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김남희기자

2011-08-29

가족의 노인 부양

이원락포항장성요양병원장노인은 가족이나 사회에서 다양한 형태로 도움을 주는, 귀중한 자원 역할을 한다. 이러한 노인들의 삶의 기간은 과거에는 질병으로 비교적 짧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의약의 발달로 비교적 긴 수명을 누린다. 그 결과 질병에 시달리는 기간도 길어져서, 가족원의 부담과 삶의 질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사회 변화양상과 추세를 고려해 보면 출산에서 추가 부담을 덜어주는 출산 장려 정책과 결혼 생활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프로그램은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부모 자녀 관계의 회복을 포함하는 노후대책에 대해서는 그 속도가 회의적이다.고령화는 장기간에 걸친 인구학적 변동의 결과물이므로, 그 대책 마련 역시,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나 베이비 붐 세대가 노인층에 진입하는 2020년에는 노인인구의 수적인 증가로 크게 늘어나서 부양부담의 문제가 그야말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다.또 베이비 붐 세대가 85세 이상이 되는 시점에는 초 고령 노인이 급증할 것이다. 2000년 미국에서는 60세인 노인의 44%가 생존 부모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식이 늙어서도 더 늙은 부모를 부양해야 할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이의 원인으로는 첫째, 가족의 감소로 인해 노인을 부양할 인력이 적어진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로 출산은 경제 활동에 큰 지장을 준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통계에 의하면, 수년 전에도 전체여성의 절반이 경제 활동에 참가했고, 전체 취업 여성의 78%가 기혼 여성이었다. 그리고 베이비 붐 세대가 노인층이 될 때는, 젊은 여성의 대부분은 `결혼 후의 경제활동 참여`를 당연시 할 것이다.현재 한국사회의 `개인주의화`는 어쩔 수 없는 추세이다. 젊은 세대들은 아기를 낳는 것을 우리 사회에 대한 의무로 여기지 않는다. 출산을 자기 생명의 또 다른 연장방법으로 보지 않는다. 출산은 개인의 삶의 계획에서, 자기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사항으로 생각이 변하고 있다.이러한 가족에 대한 가치관과 규범의 변화가 고령자에 대한 가족의 부양의지(willingness)를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상하 세대 간의 연대관계가 가족의 핵심 축이었고, 출산과 부양 등이 의무 관계였으나 이제는 부부관계가 중심축으로 되고 있다. 그리고 가정은 경쟁 사회에서 정서적 안식처 역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또한 급격한 이혼율 증가도 가족의 다양한 가용성을 저하시킨다. 여기에다 노인들의 이혼율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는 1974년에 이혼에 의한 배우자 해체수가 사망에 의한 해체보다 많았다고 한다. 이런 일 등으로 가족 내에서 부양의 의무 및 권리문제가 약해졌다.서구나 일본의 경우에도 가족의 의미와 성격은 휴식하거나 평온함을 얻는 곳, 서로 지지해 주는 장소 등과 같이 가족 구성원으로서 정신적인 안정을 중요시하는 경향이다. 사회의 기본 단위로서의 가족의 부양기능은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세대 관계도 부모세대에서 자녀세대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적은 수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한 투자와 정성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반면에 노부모에 대한 정서적, 경제적 투자는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요즈음의 젊은이들에게서는 노부모 부양의무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정서적 핵가족화로 가족의 범주에는 부부와 자식만 포함되어, 노부모와 동거할 때는 노인소외나 주변화 양상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낮에는 분주하게 직장에서 일한 후, 저녁 시간에는 가정에 돌아 와서도 각자의 방에서 컴퓨터, 휴대폰사용과 TV시청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정작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극소화되고 있다. 즉 생활 스타일이 개별화 개인화되어가서 노인은 정서적 심리적 고립을 잘 느낀다.이런 상황을 해결하려면, 첫째 과도한 가정의 부담을 덜어 주어야 한다. 국가가 적극적인 정책으로 부양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자원 봉사자로 노인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와 생산욕구를 가진 노인들이 많다. 셋째 노인 부양에 대해서는 국가뿐만 아니라, 기업도 `직원들의 가족에 대한 지원`을 생각하라. 여성의 취업 증가와 관련되어 이직, 결근, 조퇴 등으로 생산성 저하가 대단하다고 한다. 직장 내 탁노소, 리퍼럴 서비스, 상담 프로그램 등은 기업 차원에서 행할 수 있는 기획이다.

2011-08-26

선행자(先行者)의 길

선진국으로 가는 요소 가운데 길이 비중이 크다고 한다. 그 나라 국토의 20% 이상이 길(도로)이 뚫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전 국토의 가는 곳마다 도로공사가 한창이고 해마다 새길이 열린다. 아마도 많은 인구가 이동하기에 쉬워야 경제성장도 빨라지는 것 같다. 길은 다양하다. 사람이나 자동차, 배, 비행기, 그리고 기차 등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곳을 말한다. 그러나 요즘 사람이 다녀도 환경이 쾌적하고 산책이나 등산하기에 적합하도록 새로운 보행로나 산책로가 생겨 옛 멋을 풍기고 추억을 정리할 수 있는 역사와 테마가 있는 옛길 걷기에 주력을 하면서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급하지 않게 쉬엄쉬엄 걸으며 생태와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지방마다 매년 열리고 있고 그 곳의 유적과 자연을 감상할 수 있어 건강의 도움 뿐만 아니라 삶의 진가를 느낄 수 있어 그 매력이 날로 새롭다. 높지 않은 야산만 걸어도 마음의 상쾌함과 미래의 좌표가 보이는 듯 기분이 맑아진다. 어떤 여행가가 하는 말 가운데 “등산은 인생의 여정과 같다”라는 말도 가끔 듣게 된다.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으며 평지가 있고 비탈길도 있다. 고생끝에 낙이 있는것처럼 정상에 오르면 마치 천하를 얻은 듯 마음은 풍선이 되어 하늘로 오르고 모든 것이 내 발 아래 있어 시야가 넓어지고 뿌듯함을 절로 느낀다. 길은 시작과 끝이 있고 끝부분에는 산이 존재한다. 그래서 인간의 마지막 처소도 산에서 멈춘다. 길을 걸으면서 모두가 느끼는 공통된 견해는 길은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은 같은 길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길이 신(神)은 공평하게 할애한 것 같다. 그 주어진 길을 사람은 저마다 어떻게 가꾸어 가고 있느냐가 주어진 운명인 것 같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이란 것이 없었다. 걸어다니는 사람이 많이 있으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선행자(先行者)의 길이 표본이다./손경호(수필가)

2011-08-26

日 가나가와현 교육위 `조선인학살` 수업 제동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의 한 고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일본인이 조선인을 무고하게 학살한 역사를 알리려고 했다가 현 교육위원회의 시정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25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요코하마(橫浜)시에 있는 가나가와현 현립고교의 지리역사 과목을 담당하는 여교사는 여름방학 기간에 희망하는 학생들을 데리고 간토(關東)대지진 당시에 일어난 조선인 학살 현장을 방문하려고 했다. 실제로는 희망자가 없어서 방문 수업을 하지는 않았다.`간토대학살`로 불리는 이 사건은 1923년 간토대지진 사망자가 9만명을 넘어서자 당시 일본 정부가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키려고 한다`고 날조된 소문을 퍼뜨려 일본인들이 가나가와와 도쿄에 사는 조선인 수천명을 무차별 학살하도록 유도한 사건이다. 그동안 피해자 수를 두고 일본 정부가 2천여명이라고 추산하는 반면, 일본교직원조합은 6천여명이라고 주장하는 등 차이가 있긴 했지만,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는 점은 일본도 부정하지 않았다.하지만 최근 들어 `조선인이 실제로 폭동을 일으키려고 했기 때문에 정당방위로 학살했다`는 내용의 책이 나오는 등 역사 왜곡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연합뉴스

2011-08-26

서방, 리비아에 쓴 칼 시리아엔 왜 못쓰나?

서방은 왜 리비아에서 뽑았던 칼을 시리아에는 쓰지 못하는 것일까.리비아 전세가 최근 반군에게 급속히 기울게 된 데는 프랑스, 영국, 미국 등의 공습지원이 결정적이었다.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민간인 학살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 하에 군사개입을 했던 것이다.그러나 서방은 이미 사망자 2천명을 넘긴 피해 규모 면에서 리비아를 능가하거나 필적하는 시리아에 대해서는 경제제재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24일(이하 현지시각)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대 시리아 군사개입은 ”시리아인, 아랍, 유럽, 미국 등 국제사회 구성원 누구도 선호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고, 같은 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프랑스는 국제적인 훈령 없이 시리아에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시리아 저항세력의 힘과 조직력 결여, 카다피 부대에 비해 한결 틀을 갖춘 시리아 군대의 무력, 아랍 국가들의 반대 등을 그 이유로 든다.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국제안보 전문가인 엔서니 코데스만은 ”미국과 동맹국들은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옵션이 많지 않다“며 ”지지할 만한 명시적인 봉기가 없고, 봉기의 배경에 동력이 없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우리는 제대로 된 방위력을 가진 나라(시리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시리아는 ”허울만 좋은 리비아와 다르다“고 부연했다.또 ”시리아에서 신뢰할 만한 반대 세력을 보기 전에 단순히 폭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공격할 수는 없다“고 강조한 뒤 시리아에서 군사작전을 펴더라도 그 규모가 리비아보다 훨씬 크고, 민간인 피해의 위험도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미국에 체류 중인 시리아 반체제 인사인 라드완 지아데는 서방의 군사개입으로 시리아 시위가 전쟁 양상으로 변할 경우 시리아 내 다수파인 수니파와 아사드 대통령이 소속된 시아파 소수세력인 `알라위트` 등 사이에서 내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메릴랜드 주립대의 중동 전문가인 시블리 텔하미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대 시리아 개입을 꺼리는 이유는 리비아와 달리 개입에 대한 아랍국가들의 지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서방이 시리아에 개입하면 아사드 정권은 그것을 서방이 지지하는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국가 간 분쟁의 연장으로 묘사할 것이며, 이는 전쟁까지 치른 적대적 관계인 시리아와 이스라엘 간 분쟁과 같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그는 또 시리아가 이란의 가까운 동맹인 점을 강조하며 ”서방 군대가 시리아를 공격하면 이란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다만 전문가들은 군사적 개입 없이는 막을 수 없는 수준의 민간인 대량 학살이 아사드 정권에 의해 자행될 경우 서방이 군사개입의 칼을 빼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은 24일 아사드 정권의 시위대 진압에 쓰이는 장비 등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이란 혁명수비대 핵심 부대인 쿠드스(Quds)군과 그 관계자들에게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등 제재를 부과했다. 현재 EU의 제재대상인 시리아 기관은 9곳이며, 시리아인은 50명에 달한다.이와 함께 EU는 다음 주 말까지 시리아산 석유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도입할 것이라고 한 EU 국가 외교관이 전했다. 시리아는 하루 4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며 그 중 15만 배럴을 네덜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국가에 수출하고 있다.또 유엔 안보리는 아사드 대통령과 그 주변 인물에 대한 해외자산 동결과 여행금지, 시리아에 대한 무기 금수 등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회람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국가들이 함께 발의한 이 결의안은 오는 25일 안보리에서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이 같은 제제 방안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채택 전망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가운데 시위 중심지인 홈스, 다마스쿠스 교외 등지에서 23~24일 사이에 시민 7명이 시리아 정부 당국에 의해 살해되고, 15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시위 관련자들이 전했다./연합뉴스

2011-08-26

메르켈 獨총리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한국계 장진숙 포에버21 공동 창업자 39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에 올랐다.한국계 여성으로는 패스트패션 브랜드 포에버21의 장진숙 공동창업자가 39위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포브스는 24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명의 명단을 발표하고, 메르켈 총리는 논쟁의 여지없는 유럽연합(EU)의 지도자이며 유로존의 경제위기를 헤쳐나갈 해결사라고 1위 선정 이유를 밝혔다.메르켈 총리는 2006~2009년 같은 조사에서 4번 연속 1위를 차지했으나 작년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내려앉았다.지난해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10위권에 들었던 것과 비교해 올해는 주로 여성 정치인이 상위권을 차지했다.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부 장관이 2위에 올랐고,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3위), 소냐 간디 인도 국민회의당 당수(7위),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9위)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명단에 오른 여성 CEO 29명 중 펩시콜라의 CEO인 인드라 누이가 가장 높은 순위인 4위를 차지했고,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작년 66위에서 단박에 5위로 뛰어올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성장세를 실감케 했다.패스트 패션 브랜드 포에버21의 장진숙 공동창업자(39위)는 한국계로서 유일하게 명단에 올랐다.1981년 남편인 장도원 현 포에버21 CEO와 함께 미국에 이주해 1984년 로스앤젤레스의 한인타운에 첫 매장을 차린 장씨는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해 현재 전 세계에서 48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장진숙 공동창업자는 미국에서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여성 6명 중 1명이기도 하다.또 한국계 미국인인 미셸 리 전 미국 워싱턴 DC 교육감이 100위권에 들지는 않았지만 포브스가 선정한 `지켜봐야 할 여성`으로 뽑혔다.미셸 리와 함께 뽑힌 차세대 주자는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결혼한 케이트 미들턴, 루퍼트 머독의 아내 웬디 덩,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 펜 당수 등이다.`영향력 있는 여성` 100명 중 59명이 미국인인 가운데 아시아인으로는 대만 HTC사(社)의 창업자인 왕쉐홍(王雪紅) 회장(20위), 미얀마의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26위), 베이징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소호차이나의 장신(張欣) 회장(48위) 등이 선정됐다./연합뉴스

2011-08-26

트리폴리 시가전 양상 훨씬 복잡한 상황 맞아

카다피측 곳곳서 저항… 나토 공습 어려워져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지지세력의 저항이 잇따르면서 전황이 복잡하게 흐르고 있다.반군이 카다피의 최후의 보루였던 트리폴리의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를 장악하고도 시내 곳곳에서 반군과 카다피 측 간의 산발적인 전투가 전개되면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연합군의 공습 지원이 어려워진 것이다.뉴욕타임스(NYT)는 25일 전황이 복잡한 시가전 양상으로 발전해 반군의 트리폴리 진격에 큰 도움이 됐던 나토군의 공습 자체가 방해받고 있다고 미군과 나토군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나토 대변인 롤런드 라보이 대령은 24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트리폴리에) 아직 무기들이 남아 있고, 언제라도 민간인에게 위협이 된다면 바로 공격할 것”이라면서도 인구 200만 명에 달하는 트리폴리의 도심 환경이 상황을 “훨씬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인정했다.지금까지 트리폴리의 나토군 공습 대상은 대부분 무인정찰기 `프레데터` 등을 활용해 민간인이 거주하거나 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 군사시설이나 무기고였다.그러나 게릴라식 시가전에서는 반군이나 카다피 지지세력 모두 민간인 복장이라 구별이 어렵고, 양측 간 전선도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이런 공습이 불가능하다고 신문은 전했다.존 메케인 상원의원은 같은날 CBS 방송에 출연해 “시가전에서는 효과적인 공격을 하기도, 대상을 식별하기도 어렵다”면서 “대규모의 공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미국은 이미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게릴라 방식의 시가전이 주는 난관을 겪은 바 있다.나토의 한 고위 외교관은 카다피를 추종하는 세력이 트리폴리 시내에 4~5개 거점을 두고 저항하고 있으며 나토의 공습 지원이 어려워지면서 반군의 책임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게다가 카다피를 지지하는 무장 세력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안 돼 반군이 언제 트리폴리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나토 관리들은 털어놨다. AP 통신도 카다피 측이 본격적으로 시가전을 전개한다면 리비아 내전은 수 주는 물론 수개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연합뉴스

2011-08-26

경산 일방통행식 인사 관행 바뀌나

【경산】 최병국 시장의 구속수감으로 이태암 경산시장권한대행 시대를 맞은 경산시에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고 있다.변화의 바람은 8월 말로 예정된 정기인사에서부터 불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대부분 자치단체들이 1월과 7월에 정기인사를 단행하지만, 이례적으로 2월과 8월에 인사를 가졌던 경산시는 최 시장에 대한 검찰수사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사가 미루어지다 9월 1일 자 인사를 준비 중이다.검찰이 최 시장 사건과 관련해 7명의 공직자를 약식기소한 악재로 소폭에 그칠 것이란 전망과 실현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4급 승진 결과가 최대관심사다. 공로연수와 명예퇴직으로 자리가 빈 자치행정국장과 농업기술센터소장의 직위가 대상이다.시장권한대행으로 첫 인사를 단행할 이태암 부시장은 적합한 인사를 찾기 위해 여러 채널을 통해 여론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자신의 복심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던 최 시장과 다른 인사행태로 그동안 인사로 쌓였던 공직사회의 불안과 불만을 다소나마 없앨 것으로 보인다.공직자 A씨는 “일방통행에서 열심히 일하면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인사 관행이 자리 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경직된 공직사회에 훈훈한 봄바람이 부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변화의 바람을 반기고 있다.그러나 인사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걱정의 눈초리도 있다.시장권한대행의 인사안이 그동안 자리를 잡은 최 시장의 사람이 대다수인 인사위원회의 추인을 별다른 어려움이 없이 통과할 수 있을까란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번 정기인사가 변화의 바람을 시작하면 공직자 사이에도 닫혔던 가슴이 열리고 감시자가 아닌 동료로서의 옛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11-08-26

역사 되돌리기

권석창한국작가회의 경북지회장일본으로부터 잊을 만하면 들려오는 망언이라는 것이 있다. 기회 있을 때마다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며 일본의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발언을 하며 우리의 속을 뒤집어놓곤 한다. 일제의 식민지 침탈에 대해서도 한국의 경제성장의 초석이 되었다고 하고, 정신대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의 여성들이 돈을 벌기 위해 스스로 지원했다고 한다. 지난 8·15 무렵에는 일본의 몇몇 정치인들이 독도를 방문하겠다고 인천공항에 왔다가 돌아간 사건이 있었다. 광복이 된지 60년이 넘어서도 그들의 이른바 망언은 그칠 줄 모른다. 명백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그들의 태도를 우리는 이해할 수가 없다. 그들은 왜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망언을 계속하고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우리는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연합군에 항복해 우리가 해방이 되었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1945년 8월 15일 일왕 히로히토가 라디오 방송을 통해 했다는 항복은 항복이 아니었다. 항복이라는 단어는 어디에도 없고 오직 연합국의 회담 내용을 수용하겠다는 말뿐이다. 그리고 일본 왕실은 아직도 그대로 세습되어 오고 있다. 그 후로 그들의 망언이 있을 때마다 우리 정부가 항의하면 마지 못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는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일본의 지식인들은 한일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하고 있지만 일본 정치인 가운데 진정한 반성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특히 망언을 일삼고 있는 정치인이나 학자들 대부분은 `일본회의`라는 일본 내의 거대한 조직에 속해 있으며 일본회의는 우리가 말하는 태평양전쟁 전범들의 후손을 주축으로 조직된 극우 단체다. 일본의 문화는 음식점을 대를 이어 하듯이 권력도 세습되고 있기에 그들은 아직도 우리를 식민지로 여기고 있거나 과거 일본제국주의 시대로 되돌아가고 싶어 한다. 따라서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식민지 대한민국일 뿐이다.일본은 러일전쟁에 승리하면서 러시아 함대를 감시하기 위해 자기들 마음대로 1905년 독도에 망루를 설치했으며하며 시마네현에서는 독도를 시마네현 수협에 편입하였다. 어느 문헌을 보나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근거는 없다.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유일한 근거는 시마네현 고시가 유일하다. 일본의 한반도 침략의 시작인 을사늑약 무렵 차지한 땅인 독도를 아직 자기네 땅이라고 하는 것은 그들이 우리의 독립을 인정하고 있지 않는다는 증거가 된다.이렇듯 일본의 극우파는 아직도 우리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의 극우파는 어떠한가?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방출된 이승만은 미국을 근거지로 활동하며 한인 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해방과 더불어 미국을 등에 업고 귀국한다. 수많은 독립지사들을 제거하고 남한만의 단독정부를 수립해 대통령이 된다. 겉으로는 민족주의를 표방했지만 사실은 친일세력을 바탕으로 한 권력을 형성한다. 인재가 없어서 친일세력을 중용했다고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진정한 독립지사들과 그 후손들은 철저하게 배제되거나 암살당했다. 친일파를 척결하기 위한 반민족행위자특별조시위원회도 이승만 스스로 해체해 친일파에 면죄부를 주었다. 그 결과 우리사회는 친일파의 후손이 주류가 되었다. 우리의 극우파는 친일세력을 근거로 하고 있다.우리사회에 아직 친일파가 있느냐는 물음이 있을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일본제국주의에 동조해서 다시 식민지가 되기를 원하는 우리 시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일본식민지 통치 사실을 어쩔 수 없는 일로 규정하고 친일을 불가피한 시실로 인식한다. 우리 민족의 공동체적인 삶보다는 개인의 기득권을 중요시한다. 우리사회의 주류를 형성하는 이른바 기득권 세력은 일제시대, 자유당시대, 군사독재 시대로 이어지는 지배계층의 영화를 유지하고 싶은 것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도덕성의 해이로 무장된 부도덕한 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국회청문회에 불려나온 한진중공업 회장은 몇 번이고 고개 숙여 사죄했지만 해고자의 복직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부도덕을 용인하는 것이 우리의 국가권력이다. 죽음에 내몰리는 노동자의 절규를 눈감는 것이 우리 국가권력의 실체다. 일본의 극우파가 끊임없이 망언을 일삼을 수 있는 것도 우리의 국가권력이 온전한 민족주의 공동체의 요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에게 광복절은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완전한 해방은 이루지 못했다. 일본 극우파와 우리사회의 기득권세력은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는다. 역사를 뒤로 돌려 과거의 화려했던 부귀와 권력을 오래 누리고 싶을 뿐이다.

2011-08-25

주민투표와 서울의 지리학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일제시대에 서울은 남촌과 북촌으로 갈렸다. 남촌은 일본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었고, 북촌은 전통적으로 조선인들의 생활지대였다. 남촌과 북촌을 가르는 경계선은 지금 한창 논란중인 청계천이었다. 청계천을 중심으로 남쪽은 남촌, 북쪽은 북촌이었다. 남촌의 핵심적 공간은 이른바 신사가 있었던 남산이었고, 북촌의 핵심적 공간은 종로였다. 구한말에 우리나라에 진출한 일본인들이 청일전쟁, 러일전쟁을 거치면서 남산 기슭에 자리를 잡으면서 이곳 일대는 일본인들이 점거를 하다시피 했다. 그들이 청계천 넘어 종로 쪽으로 진출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은 종로, 광화문 일대가 조선 왕조의 역사적 전통이 숨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선인들의 상업적 활동의 중심지대이기도 했던 때문이었다.일제시대에 서울은 용산, 영등포, 성동 쪽으로 확장을 이루면서 1930년대가 되면 이른바 대경성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지만, 그때만 해도 서울이라 하면 여전히 한강 이북, 동대문 안팎을 가리키는 말로 통용되곤 했다. 그래서 지금의 뚝섬 인근만 해도 서울 바깥이라는 통념이 있어 작가 채만식은 광나루 근처에 살면서 서울 바깥에 나가 산다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이다.황석영의`강남몽`에 나타나듯이 1970년대에 서울 강남 쪽이 집중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서울에는 일제시대와는 다른 지리적 이분법이 작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주민투표는 이 이분법적 지리학을 다시 한 번 선명하게 보여준다.서초, 강남, 송파의 3개구, 더 넓게는 강동이나, 목동으로 대변되는 양천 정도까지 늘려 잡으면 이들 지역은 서울에서도 특유의 지역 정서를 발산하는 곳이 된다.지난 번 서울시장 선거 때 이 서초, 강남, 송파 3개구는 오세훈 후보에게 다른 거의 모든 구에서 뒤진 표를 상세하고도 남을 만한 표를 몰아주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 선거 개표 방송 때 한명숙 후보 진영은 상당히 늦은 시각까지도 승리를 낙관하다가 그만 패배하고 마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필자가 이 글을 쓰는 시각은 오후 네 시 십 분.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네 시 기준으로 주민투표 투표율이 19.6%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 앞에서 말한 3개구의 투표율은 얼마나 될까? 서초구가 27.6%, 강남구, 26.9%, 송파구 23.2% 순으로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이 주민투표는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해주느냐 마느냐, 어디까지 해주느냐 하는 문제로부터 며칠 사이에 오세훈 시장이 시장직을 그만두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로 성질이 완전히 변질되어 버렸다.투표율이 33.3%를 넘기지 못하면 오세훈 시장은 그 자신이 공언했듯이 시장직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10월까지는 시장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일단 투표에서 패배하고 나면 일각이 여삼추인 고통의 시간들일 것이다.누가 오세훈 시장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오후 네 시 남짓한 지금, 오세훈 시장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만큼 민심을 많이 잃은 것처럼 보이는데, 다만 강남, 서초, 송파 3개구의 지지만은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한 것 같다.필자는 가끔 이 지역의 독특한 정서에 놀라곤 한다. 그리고 이것은 정말 일종의 계급의식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마르크시즘은 계급을 경제적인 위상 차이로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계급은 경제 문제 외에도 어디에나 있다. 또한 몇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독특한 계급을 형성하기도 한다.이번 주민투표를 통해서도 여지없이 나타나는 서초, 강남, 송파 3구의 독특한 계급의식, 이것은 서울의 지리학을 위해서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특이한 현상일 것이다. 서울은 계급 문제가 지리적 이분법으로 나타나는 특이한 현대적 공간인 것이다.

2011-08-25

화가 났을 때

파란 하늘을 이고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시원한 느낌이 드는 아침에 출근하면서 기분이 상하기 시작한다. 꽉막힌 도로에서 차에 갇혀 지각이 되면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오른다. 화는 삭히지도 말고 내뱉지도 말라는 말만 기억날 뿐이다. 당장 직장 상사에게 꾸중을 듣게 될 것이고 아이의 학원비 때문에 약간의 짜증도 났고 월급도 아이의 성적도 오르지 않으니 살아가는 용기는 고사하고 겁부터 나기 시작한다. 과연 가장으로써 맡은 책임은 제대로 하는 지 모든 것이 불만 투성이다. 우리의 일상은 이처럼 화가 치밀어 오르는 일들로 가득차 있다. 하지만 의학전문가들의 말은 화는 안으로 삭이든 밖으로 풀든 건강에 치명적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화를 다스릴 줄 알아야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 화는 근본적으로 잠재의식속에 내재된 적대감에서 비롯된다. 적대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화도 잘낸다.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데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다른 사람과 갈등을 많이 겪을 뿐 아니라 고혈압이나 동백질환에 걸려 일찍 사망할 확률도 높다는 것이다. 화를 다스리는 전략 중에 자신을 설득해 분노감을 줄이는 방법에서부터 관심을 바꾸거나 명상을 통해 생각을 바꾸면 분노감을 비켜갈 수도 있는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고 신뢰하려는 등 대인관계를 좋게 하는 방법도 있다. 자극제를 피하고 자기주장을 하면서 인내심을 키우고 좋은 친구를 사귀면서 멀리 했던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고 포용하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으로 종교적 신앙으로 살고 유머감각을 익히고 오늘이 마지막인것처럼 살아가라고 조언한다. 매사에 잠깐의 시간을 두고 화낼 가치가 있는지 그리고 다른 방법은 없는지 여유를 가져라. 적절한 때에 편안한 목소리로 자기감정을 드러내며 실패하더라도 굽히지 마라. 상대방의 말을 새겨 확인, 질문하며 남을 받아들이는 기술이 습득된다. 입장을 바꿔서 상대방의 행동을 이해하고 웃어버리자./손경호(수필가)

2011-08-25

세계적 석학이 태어난 지례 양동댁(芝禮 良洞宅)

전통 한옥과 필자의 첫 만남은 36년전 일산 정경운(一山 鄭慶雲) 교수를 만나면서 시작되었다. 그 후 수천 년 이 땅에 뿌리박고 살아온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가 쌓인 한옥을 찾아다니다 보니 그 속에서 삶의 간접 체험도 수없이 많이 할 수 있었다. 그 집이 지닌 이치를 터득하려면 그 집에 담긴 내용을 먼저 파악하는 일이 앞서야 한다고 일러주신 일산의 말씀도 알게 되었다. 안동에서 유명한 명문가로 흔히 진성 이씨, 풍산 류씨, 의성 김씨 집안을 꼽는데 진성 이씨는 글 잘하는 선비가 많고, 풍산 류씨는 벼슬이 많으며, 의성 김씨는 대대로 입바른 선비가 많다고 한다.1985년 임하댐 수몰지역 지표조사를 하던 중 포항공대 초대학장 고 김호길 박사의 생가 `양동댁`이 있는 지례마을을 찾아 나섰다. 그 집 앞에 다다르니 문 앞까지 김호길 박사의 부모님이 나와 계셨다. 김 박사의 모친에개서 김 박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 집에는 김 박사의 여동생도 함께 계셨다. 세계적 석학 김 박사는 양동댁의 아들넷, 딸 넷 8남매 중 셋째였고 다섯째가 김영길 박사(한동대학교 총장)이다.지례마을은 삼십리를 걸어 나가야 신작로가 나오는 심심산골이었다. 그곳에 위치한 양동댁은 지촌 김방걸(芝村 金邦杰)의 중형인 김방형이 분가하면서 현종 4년(1663)에 지은 집이다. 후대에 와서 지곡 김정한의 후손인 수산 김병종(秀山 金秉宗)의 집으로 바뀌었다. 지금도 사랑방 인방위에는 김병종의 호에서 유래한 `수산재(秀山齋)`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양동댁은 여러 차례의 중수를 거쳐 현재는 본채와 사당과 외양간이 남아 있다. 본채는 `ㅁ`자형 평면을 이루면서 전면 좌측으로 사랑채가 돌출해 있다. 안채는 3칸 대청을 중심으로 좌우에 곡식을 보관해두는 도장이 달린 안방과 고방이 마련되어 있으며, 대청 전면 우측으로 여모중방에 쪽마루를 붙여 며느리가 거처하는 상방에 이르도록 한 것이 이채롭다. 사랑채는 중문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모방(작은방)과 마루방, 우측에 사랑방과 사랑마루, 그 뒤에 책방을 두었다. 이 집은 경상북도 북부형 민가의 양식을 잘 간직하면서도 안채 대청 우측의 우물마루방(고방)은 흔히 사용되는 수법이 아닌 양식이다. 그리고 사랑채의 모방 우측에 달린 우물마루방 또한 보통은 북부형 민가의 외양간 자리인데 외양간이 독립되면서 생긴 독특한 평면구성으로 귀중한 유구로 생각된다.금세기 세계적인 석학이 출생한 이 집은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58호로 지정되었고 1988년 임동면 지례리에서 현재의 안동 임하면 임하리로 이건하여 보존되고 있다. 세계적인 물리학자가 출생한 양동댁을 수몰에서 지켜내 경북도 민속자료로 보존하고 있다니 여간 다행이 아니다./영남이공대 교수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2011-08-25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으로의 초대

권영세안동시장세계 3대 스포츠 대제전인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남자단거리의 우상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장대높이뛰기의 미녀새 엘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 아시아의 자존심 남자 110m허들 류시앙(중국)…. 화면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이들의 환상적인 경기모습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적 관심만큼이 이들을 보기 위해 수만 명의 관광객이 찾으면서 모처럼 관광산업도 활기를 뛸 전망이다. 세계육상선수권 대회는 FIFA월드컵, 하계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로서 홀수 해마다 열리고 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 2천여명과 임원, 기자 등 관광객까지 포함하면 수만에 이를 것이다.세계육상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왜 안동이 주목을 받는가? 이에 대해 안동을 찾은 외국인들의 한결같은 답은 `Korea in Korea`이다. 1999년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이 가장 한국적인 곳으로 안동을 찾았을 때 남긴 단어이기도 하다. 가장 한국적인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은 세계유산도시, 한국관광의 별 등을 탄생시켜 가고 있다.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양동마을이 지난해 7월31일 한국에서 열 번째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인간의 한계`를 향한 위대한 도전이 달구벌 대구에서 계속되는 가운데 지친 심신은 안동이 가진 전통의 향기 속에서 풀어낼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안동시의 복안이다. 지리적으로 대구에 인접해 있는 안동은 가장 한국적인 문화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어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와 함께 세계적 관광지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안동은 외국인을 상대로 국내에서 가장 큰 경쟁력을 가졌다 할 수 있다. 지역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고택과 종택,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봉정사 등 불교문화 등 고리타분하다 치부되던 우리 전통문화들이 최근 들어 관광경쟁력의 새로운 무기가 되고 있다.지난해 국내 10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하회마을은 2011 한국관광 으뜸명소, 2011한국관광의 별 수상 등 3관왕을 석권, 관광한국을 대표하는 안동의 얼굴이다.하회마을 인근에 위치한 안동한지 공장도 체험관광객들의 필수답사 코스다. G20정상들이 반한 `안동한지`의 우수성은 바로 전통방식을 고집하며 최고의 한지류를 생산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G20정상회의` 회의장을 장식한 안동한지는 세계적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한지공장을 다녀간 관광객도 벌써 13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450년전 `원이 엄마의 사랑`의 증표 또한 한지에서 찾아 확인할 수 있었다.또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산사의 수려함이다. “조용한 산사 봉정사에서 봄을 맞다” 1999년도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이 남긴 말이다.안동은 문화재의 보고다. 어느 한 시대에 국한되지 않고 각 시대별 다양한 문화재가 지천에 깔려있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모두가 문화재다. 특히 빼어난 것이 불교문화재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문화재 `극락전`이 있는 봉정사이다. 이러한 목조문화재는 조선시대로 이어져 누정을 비롯해 고가옥 중심의 집성촌을 형성했다.나무로 지어진 한옥은 부드러움과 견고함이 조화를 이루고, 세계유일의 바닥 난방과 자동 온·습도 조절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인체기혈의 흐름과 유사한 자연친화적 구조로서 살아 숨쉬는 미래의 집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안동에는 `스토리텔링`이 많다. 민속촌내 동산서원을 배경으로 단막극의 뮤지컬 공연의 붐이 일어나고 있다.독립운동가 김락의 생을 그린 `락-나라를 아느냐?`, 퇴계 선생과 두향의 사랑을 그린 `사모`, `왕의나라`등의 공연이 조용하기만 하던 안동 밤의 흐름을 동적으로 꿔어 놓고 있다. 한국의 유교문화를 집대성한 국학진흥원과 생물의 탄생과 진화, 산림과 숲의 변천과정을 재현한 산림과학박물관, 소득식물 생태 숲, 안동호반 자연휴양림, 야생동물생태공원, 산림문화휴양관 등 다양한 자연학습 공간이 마련된 경북생태과학원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유물 없이 첨단 IT기술로 제작된 콘텐츠가 탑재된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은 새로운 개념의 박물관이 소재해 있어 한 자리에서 역사를 탐험하며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안동시는 이 같은 다양한 관광자원을 활용, 인근 대구에서 개최되는 `2011대구세계 육상선수권대회`를 발판으로 세계적 관광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지금 `육상은 대구에서 관광은 안동으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2011-08-24

“먹통이구만요”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전혀 `먹통`이구만요” 지난주 국회 지식경제위가 주최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강화에 대한 공청회`에서 민주당 김재균 의원이 허창수 전경련회장에게 던진 이 말은 국회의원이 신성한 국회에서 해서는 안 될 인신 모독적 막말로 지적되면서 많은 논란을 빚었다. `먹통`을 국어사전에서는 “`멍청이`를 놀림조로 이르는 말”로 풀이하고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용법을 설명해 놓은 것을 보면 분명히 모욕적인 말임이 분명하다. 국회의원으로서 이같은 품위없는 언사를 쓴 것은 질책을 받아 마땅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대기업을 대표하는 허회장이 멍청이 같이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느냐에 대해선 욕을 먹은 것과 달리 곰곰이 따져볼 일이다. 나아가 이 문제는 허회장이 전경련회장 자격으로 공청회에 나온 만큼 어쩌면 대기업 총수 모두에게 적용될 것 같은 생각도 든다.우리나라를 경제력으로 죄지우지하는 대기업 총수를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다고 해서야 말이 되겠는가. 김의원의 질문에 잠시 혼돈이 있었거나 아니면 전략적으로 모르는 척 어눌한 답변을 했을 법도 하다. 그러나 본인의 속을 들여다보지 못한 이상 진실을 알 까닭은 없지만 근래 들어 대기업 총수들이 공사석에서 보인 말이나 행동을 보면 우리사회의 동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의 청문회 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정리해고로 일어난 노사문제는 사용주측의 문제해결 회피로 우리사회 전체가 이념갈등의 늪으로 빠져들었고, 대기업의 각종 탐욕경영은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지경에 이른 사실이 이번 공청회에서도 드러났다. 물론 민간기업주를 상대로 이같은 공청회가 합당한지, 이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묻는 것이 자본주의 체제에서 정당한지 등에 대한 시비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탐욕경영이 도를 넘어 사회체제에 위협적인 상황에 이른 시점에서 불거져 나온 현상임은 분명하다. 이른바 보수정당임을 자부하는 한나라당 의원조차 야당의원들과 합세해 대기업의 부도덕성을 질타했다는 것은 이전에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일이었다.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성공했다고 자부하지만 대기업과 재벌이 시장의 불완전 경쟁을 조장하고 무분별한 부의 세습을 옹호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본질인양 착각하는 이상 그같은 성공은 사상누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워렌 버핏 등 미국의 큰 부자들이 진정으로 자신의 부를 사회에 희사하고 자발적으로 세금을 더 내겠다고 하는 것은 자신들이 자본주의의 수혜자이기 때문에 빈부격차로 자본주의가 위험에 놓이지 않게 하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청년실업이 우리사회에 희망의 불씨를 삼키고, 빈곤층 노인들이 1년에 약 4천 명씩이나 자살하는 가운데 노숙자가 매일 한 명 꼴로 죽어간다는 이 나라에 늘어나는 것은 이른바 좌편향 시위대의 행렬이다. 세계가 매도하는 야만적 세습정권인 북한의 인권을 고발하는 서울광장 행사가 민노총 등 약 4천 명에 이르는 불법시위대의 방해로 중단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은 반체제 불법폭력이 한계수위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시위대도 역시 한진중공업의 노사문제에 개입해온 단체들이다. 무상급식, 반값등록금, 무상보육, 인천공항 국민주매각 등 대부분의 사회적 이슈들이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모두 정치문제화하고 결국 이념갈등으로 치닫는 것이다. 이들 갈등의 배후에는 빈부격차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한나라당 의원들 가운데 전경련회장을 공격하고 무상시리즈에 열을 올리는 세력이 커져가고 있다는 것은 보수세력도 그만큼 설자리가 좁아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건강한 자본주의가 건강한 보수를 키운다는 사실과 대기업과 대자본이 건강한 자본주의를 만들어 가지 않으면 안전한 자본주의는 기대할 수 없다. 대기업 총수들은 왜 `먹통`인지를 되씹어 봐야 한다.

2011-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