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즐거운 편지...황 동 규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08-26 21:32 게재일 2011-08-26 22면
스크랩버튼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에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그대에 대한 사랑의 불변성을 노래하는 사랑의 시이다. 언젠가 부딪히게 될 사랑의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사랑의 감정을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기다림의 감정으로 바꾸고 있다. 이 기다림은 시인이 지니는 사랑의 애절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한결 성숙하고 깊이 있는 사랑을 위한 아픔의 과정이 아닐까. 참 아름다운 연시이다.

<시인>

종합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