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에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그대에 대한 사랑의 불변성을 노래하는 사랑의 시이다. 언젠가 부딪히게 될 사랑의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사랑의 감정을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기다림의 감정으로 바꾸고 있다. 이 기다림은 시인이 지니는 사랑의 애절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한결 성숙하고 깊이 있는 사랑을 위한 아픔의 과정이 아닐까. 참 아름다운 연시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