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밤을 통째로 우는 건 문풍지뿐이다
문의 틈새를 살고 있으나
사실은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것이다
솜이불이 깔린 따뜻한 아랫목에 몸을 누이고
바람 타는 생을 마감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바람이 멈추고 울음을 그쳐도
문풍지는 문풍지
안으로 들어 갈 수가 없다
차라리 바람에 온몸을 치떠는 것이
몸부림치며 우는 것이, 살아있는 이승의 시간인 것을
안이어서도 안 되고 밖이어서도 안 되는
안과 밖의 경계를 살아야 하는 문풍지
안도 밖도 아닌 경계에 서 있는 것들의 슬픔 그 아픔을 존재론적 성찰이 깊은 작품이다. 시인도 그런 운명적 존재가 아닐까. 늘 경계의 그늘을 들여다보고 엿보아서는 안되는 세상의 비밀을 이미 알아버린, 결코 축복이 아닌, 경계에 선 사람들 그런 고난에 찬 삶이 시인들이 원죄와 같은 숙명이 아닐까하는 느낌을 주는 시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