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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기다리는 일본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09-16 20:55 게재일 2011-09-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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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력 3월은 우리나라와 일본 영원히 잊지 못할 악몽의 달이다. 삼일절이 있고 천안함 폭침으로 평생 가슴 아픈 일이 생겼으며 일본은 센다이 중심으로 일어난 대지진 참사로 비극을 초래한 달이다. 경제적으로 볼 때 88올림픽 이후 우리의 직장은 3D로 바뀌었다. 더럽고(dirty), 힘들고(difficult), 위험스러운(dangerous) 분야의 산업에 종사하는 것을 거절하기 시작했다. 세계 경제 2위권에 속하던 일본이 3위로 추락하자 일본 정계와 재계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또 지진과 지진 해일로 인하여 잘 나가던 일본이 공포에 떨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거기에도 3D 바람이 불어 닥쳤다. 불경기(Depression), 물가하락(Deflation), 인구통계(Demography)이다. 동일본 대지진 이전 일본이 떠안고 있는 문제점을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렇게 요약했다. 이름하여 `3D`. 첫째 물가하락으로 생산활동은 위축되었고 경기는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일본 성장의 큰 걸림돌 이었다. 그런데 대지진 이후 국제사회는 여기에 새로운 `3D`를 추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먼저 재해(Disaster), 그 복구비용이 고베지진의 두 배인 277조원, 거기에 따른 빚과 일본 정부와 간 나오토 총리가 사태 이후 보여준 우왕좌왕한 정책에서 온 불신이다. 그러나 진작 일본 당국 보다는 일본을 잘 아는 국제적인 인물들은 결코 일본은 주저앉을 나라도 국민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 숨겨진 `3D`도 또한 존재한다는 희망이다. 첫째 일본인의 곧은 전통인 DNA, 묵묵히 자기 일에 몰두하며 결코 남을 탓하지 아니하는 근면성(Diligence),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위기를 극복해 새로운 일본을 만들어 다음 세대에 찬란한 시대를 부활시키겠다는 조용하면서도 뜨거운 열정인 꿈(Dream)을 믿고 있다는 사실이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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