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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름다운 기부 ‘선한 영향력’ 주인공들

‘적지만 매년 꾸준히 기부하고, 통 크게 수억원씩도 내놓고’ 경북적십자사가 경북도청 및 적십자사 앙리뒤낭홀에서 ‘아너스클럽’ 및 ‘아너스기업’ 신규 가입식을 개최하고, 인도주의 실천에 앞장선 고액기부자 5팀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너스클럽은 1억 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약정한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아며, 아너스기업은 법인·단체의 기부자 네트워크다. 이번 가입식을 통해 아너스클럽에는 개인 기부자 3명, 아너스기업에는 법인·단체 2곳이 신규 등록되며 총 5팀이 나눔의 대열에 동참했다. 이들은 모두 대한적십자사에 1억 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기부를 약정했다. 신규 아너스클럽 회원인 김재왕내과의원장은 현재 경북적십자사 회장으로 재직하며 매년 3000만 원 이상 꾸준한 나눔을 실천해 누적액 6500만 원을 달성한 것을 계기로 약정회원에 가입했다. 안동 출신의 김명돌 광교세무법인 대표세무사(경기도 용인시)는 고향인 안동시민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성금 1억 원을 기부한 것을 계기로 가입했다. 현재 경북적십자사 상임위원으로 활동 중인 권혁수 ㈜민속한우 대표이사는 ㈜민속엘피씨 및 농업회사법인 ㈜민속한우 등 축산전문분야의 기업가로 전국 최대규모 한우농장을 운영하며 도축, 가공, 유통을 직영하고 있다.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 지원을 위한 ‘ESG실천기업’ 정기후원 프로그램을 통해 법인 누적액 1100여만 원을 기부했으며, 이에 더해 1억 원 개인 기부 약정을 통해 아너스클럽에 가입했다. 아너스기업으로 가입한 의료법인 인덕의료재단 복주회복병원(이사장 이윤환)은 안동시에 위치한 재활전문병원이다. 2024년 집중호우 수해 기부금, 2025년 경북 산불 이재민 지원 등 약 1억4700만 원의 누적 기부액 만큼 지역사회에서 적십자와 협력해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온 것을 계기로 가입했다. 재단법인 운정국제교육재단(이사장 박일선, 구미시 소재)은 운영사인 K&P와 함께 지금까지 약 1억2900만 원을 기부했다. 경북RCY(Red Cross Youth)와 협력해 저개발국가 청소년 학용품 지원을 위한 ‘우정의 선물 상자’지원 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온 것을 계기로 가입했다. 김재왕 회장은 “오늘의 기부는 단순한 후원을 넘어, 인도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용기 있는 실천”이라며 “고액 기부자들이 보여주신 연대와 나눔의 정신이 지역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7-02

‘제2의 조두순 사건’?...70대 남성이 10세 여학생 유괴 시도

“이건 제2의 조두순 사건이다. 반드시 엄벌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상 성욕자들에게 경종을 울려야 한다.” “세상이 이렇게 무서우니, 호의를 가지고 접근하는 어르신들도 딸에겐 조심하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70대 남성이 10세 초등학교 여학생을 성추행하고, 그것도 모자라 유괴까지 하려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있다. 최근 JTBC는 한 프로그램을 통해 경기도 남양주에서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을 성추행하고 유괴를 시도한 70대 남성이 구속됐다는 뉴스를 전했다. 관련 보도에 의하면 지난 5월 22일 딸의 등교 모습을 지켜보던 한 남성은 딸 앞으로 다가온 승용차를 목격했다. 창문을 연 승용차 탑승자는 아이와 대화를 시도했고, 이에 괴이한 낌새를 느낀 남성은 딸이 승용차 속 남성과 이야기 나누는 걸 제지했다고 한다. 승용차 운전자는 70대 남성. 그는 아이에게 “농장에 가자”고 제의했다. 전말을 살펴보니 그 70대 남성은 이 사건이 일어나기 이틀 전부터 아이에게 계속 접근을 시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6일 만에 문제의 70대 남성을 체포했다. 그가 운전한 차량에서는 콘돔과 발기부전 치료제 등이 발견됐다고. 경찰은 이 남성을 미성년자 유인 미수 및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피해를 당한 아이의 아버지는 “딸이 아직까지도 잠을 자다 깨는 등 그때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호소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7-02

구미시문화예술회관·구미경실련 두 공연 같은곡 연주 ‘예산낭비’ 공방

구미시문화예술회관이 최근 3억원의 예산을 들여 보름 사이에 클래식 연주회를 2회 개최하면서 같은 교향곡을 되풀이해 연주한 상황을 놓고 시민단체와 회관측 사이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구미경실련은 2일 ‘구미 시정 모니터링’에 관련 성명서를 내고 “지난 5월30일 캐나다 국립아트센터 오케스트라 공연과 6월14일 KBS 교향악단공연 중 같은 곡인 ‘베토벤 교향곡 5번(운명)’이 똑같이 연주됐다”고 밝혔다. 이어 “유명하지만 너무나 익숙하고 식상해서 공연에서는 연주를 꺼리는 클래식 곡을 무려 3억들여 두번씩 연주했다”고 회관측을 비난했다. 구미경실련은 또 “비싼 세금을 들여 같은 곡을 두번이나 연주하는 ‘기현상’은 구미문화예술회관 관장직이 개방형이 아닌 임명직이라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시민들의 다양한 예술적 경험기회를 박탈한 것은 물론 예산낭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문화예술회관은 “시민들에게는 오히려 두번의 연주회를 비교 감상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익숙하고 식상한 레퍼토리라는 지적은 전문적인 클래식 매니아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다”고 반박했다. /류승완기자 ryusw@kbmaeil.com

2025-07-02

“이상 기온에 과일농사 망쳤다”… 상주 과수농가 ‘한숨만’

지난 3~4월 예상치 못한 이상저온으로 과수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가을철 과일 가격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과수 저온피해는 개화기에 영하권의 날씨가 간헐적으로 이어지면서 꽃이 수분 불가능한 상태로 동해를 입어 발생한다. 배를 비롯해 각종 과일류 주산지이자 농업 중심도시인 상주시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피해현황은 1310농가에 775ha에 이른다. 피해금액은 21억6000여만 원에 달한다. 과종 별로는 배가 재배면적 516.5ha 중 397.8ha(77%)로 가장 피해가 크다. 상주지방에 대부분 재배되는 ‘신고’ 품종에 피해가 집중됐다. 이어 사과 392.5ha 중 141ha(36%), 복숭아 623ha 중 187ha(30%) 순으로 피해가 발생했다. 저온 피해 실태는 상주지역 내에서도 최대 배 주산지인 사벌농협의 배 봉지 판매 실적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난해 480여만장이 팔렸지만 올해는 300여만장으로 40% 이상 감소했다. 또 배의 경우 3~4번 꽃에서 정형과가 달릴 확률이 가장 높지만, 대부분 저온피해를 입는 바람에 수분이 불가능하거나 저조했다. 부득이 7~8번 꽃에서 결실이 되더라도 기형이 많아 품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상주배는 경북도내 1위, 전국 4위의 재배면적을 기록하며 신선식품 수출 1위를 달리고 있어 향후 소비자가격 형성과 수출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농가 입장에서는 농업재해 보험금을 수령하기도 녹록지 않다. 정형과가 아니더라도 착과만 되면 재해 대상에서 제외하는가 하면 수확량 산정 등 여러가지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저온 피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5월 14일 재해를 인정하고 국비 70%, 시·도비 각각 15%으 비율로 부담해 피해농가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상주시는 23억여원의 예산으로 농약대, 생계비 및 고등학생 학자금 등에 대한 복구비 지원계획을 수립한 후 시행할 계획이다. 농가와 농민단체 등은 복구비 지원과 관련해 현실성 있는 지원책을 강구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모씨(72·상주시 외서면)는 “저온피해로 지난해는 7만장의 배봉지를 쌌지만 올해는 절반도 안되는 3만장만 사용했다”며 “과일이 없더라도 내년 농사를 위해 농약살포와 과수관리 등은 예년과 똑같이 해야되기 때문에 더욱 힘이 든다”고 하소연 했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25-07-02

능소화 아름다운 ‘원이엄마 테마공원’으로

여름꽃 능소화는 여느 꽃들과 달리 시들지 않고 떨어진다. 떨어지는 순간에도 나무에 열렸던 그대로 떨어져 처음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다. 그런 특징 탓일까, 능소화의 꽃말은 명예, 영광, 고귀한 마음 그리고 기다림, 그리움이다. 능소화는 담쟁이 덩굴식물로 줄기의 마디에서 나온 흡반이 건물의 벽이나 다른 구조물을 타고 올라 높이 10m 이상까지 자랄 수 있다. 전설에 의하면 ‘소화’라는 궁녀가 임금을 그리워하다 죽어 담장 가에 묻힌 후 피어난 꽃이라 하여 능소화라 불렀다 한다. 또 옛날에는 양반집 마당에서만 키울 수 있었기에 금등화(金藤花)라는 별칭으로도 불렀는데 양반집 담장을 넘어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이 부를 상징하여 그렇게 불린 듯하다. 안동의 능소화 명소는 안동시 정하동 원이엄마 테마공원을 들 수 있다. 2014년에 만들었는데 정하동에 자리한 이유가 따로 있다. 1998년 4월 24일 안동시 정하동 택지 조성 공사 중 고성이씨 문중 묘 이장 중에 이응태(1556~1586)의 묘가 발굴되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응태의 미라와 함께 그의 아내 원이엄마가 쓴 한글 편지와 머리카락으로 삼은 미투리가 출토돼 세계를 놀라게 했다. 편지의 내용은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로 시작하는 가슴 절절한 그리움을 담은 사연이다. 400년 넘는 세월 동안 썩지 않은 시신과 좀 쓸지 않은 편지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길이 없다. 안동대학교 박물관에서는 원이엄마의 편지와 함께 수습한 미투리, 장신구 등을 보존처리하고 형태를 복원해 특별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이후 이들의 아름다운 사연은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조두진 작가가 소설 ‘능소화’로 다시 그려졌다. 능소화 피던 여름에 만나 능소화 피던 여름에 헤어진 이응태 부부의 사랑 이야기로, 강인한 생명력으로 피어나 떨어지는 꽃 능소화를 노래하고 있다. 여름날 담장에 흐드러지게 핀 능소화에 원이엄마의 사연이 오버랩 되며 능소화는 어쩐지 처연한 아름다움까지 더한 꽃 같다. 햇살이 강렬한 날에도 품위를 잃지 않고 담장에 얹혀 고스란히 더위를 이기고 핀 꽃, 바야흐로 능소화의 계절이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01

치유의 집 더안미술관

팔우정 해장국거리에서 좌회전하려고 대기 중이었다. 오른쪽에 대추밭백한의원 건물에 대형 포스터가 붙었다. 커다란 능과 임산부의 불룩한 배를 비교했다. 또 어느 날 본 포스터는 도자기의 곡선과 만삭의 몸매를 나란히 보여준다. 천년 경주의 과거와 천년 미래를 책임질 탄생이 중요하다 말하고 있었다. 대추밭백한의원은 경주 외곽으로 이전하기 전에 황오동에 있었다. 천마총 가까이에서 천년고도 경주의 랜드마크가 되어 전국에서 난임 부부들이 찾아오게 했다. 50여 년 만에 병원을 새로 짓고 경주 시내에서 사정동으로 이전했다. 10여 년 전에 건물을 증축하려다 일이 커졌다. 공사를 위해 문화재 발굴 조사했는데 황오동 터에서 신라·고려·조선시대 문화재 1800점이 쏟아져 결국 한의원을 이전 하기로 결정했다. 이전 부지로 매입 한 땅은 고분이 사방에 있는 경주답게 인근에 문화재가 있는 역사문화보존지구여서 한옥만 지을 수 있었다. 김재경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에게 새 한의원은 한옥을 재해석한, 오늘날의 목조건축으로 만들어보자고 의뢰했다. 디자인 연구부터 시작해 2016년부터 설계만 7년가량 했다. 오릉 근처 시골길로 들어서니 멀리 세 동(棟)짜리 한옥이 보였다. 일반적인 한옥이 아니다. 구조가 모두 다르고, 전통 목구조 방식을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세 채 모두 한옥의 주요 부재(副材)인 대들보가 없다. ‘치유의 집’이라는 콘셉트로 진료실·미술관·복합문화공간으로 나눴다. 전통 한옥은 지붕이 무거운 가분수 건축물이다. 기와와 기와를 고정하는 진흙 무게를 지지하기 위해 대들보나 기둥 같은 나무 부재가 두꺼워지고 많이 필요하다. 한옥 건축비가 비싼 이유다. 부잣집일수록 대들보 크기를 자랑하기도 했다. 대추밭백한의원은 진흙을 쓰지 않는 건식공법으로 지붕을 만들어 무게를 줄였다. 진료실로 쓰는 한옥은 대들보 대신 강철 케이블로 구조를 보강해 전통 한옥보다 30~40%가량 목재를 덜 썼다고 한다. 오늘 우리는 한의원이 목적이 아니라 미술관을 관람하러 왔다.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하루 딱 한 시간만 열리는 신기한 곳이다. 매월 1일 오전 10시 인터넷으로 예약한 10명만 입장 가능하다. 무더운 날씨라 얼른 카페라고 적힌 곳으로 들어갔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쓰는 이곳은 한옥 공포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 파도가 겹겹이 쌓인 듯,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듯 고개 들어 높은 층고의 천장을 올려다보니 감동이다. 그 아래 툇마루를 두어 편안히 앉아 창밖의 푸른 경치를 즐겼다. 전통 문살에 창호지가 아닌 유리라 가능한 풍경이다. 오후 2시가 되자 도슨트가 우리를 미술관으로 데려갔다. 더안미술관은 카페와 달리 거대한 아치 기둥이 압권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숲에 들어온 느낌이다. 덕분에 한옥인데 고딕 성당 내부 같아 더 경건해졌다. 벽에는 배병우 작가의 사진이 걸렸다. ‘영기해송’이라는 제목으로 미술관 개관 전시다. 경주의 소나무를 오래 가까이 두고 눈에, 카메라에 담아서 수묵화 느낌이 났다. 지난해 경주 플레이스C에 전시된 문봉선 작가의 소나무 그림이 떠올랐다. 명상의 집이라는 이름답게 사진을 보는 내내 새벽 삼릉의 소나무 향이 났다. 대추밭백한의원은 1890년께 경주시 건천읍 조전리(棗田里), 대추밭 동네 약방으로 출발했다. 그 당시 백 원장의 고조부가 자손이 생기지 않자 스스로 처방한 약을 먹고 임신에 성공해 입소문이 나면서 ‘대추밭 백약방’은 난임 치료의 명소(名所)가 됐다. 이후 1970년쯤 경주 시내 황오동에 한의원 건물을 지어 진료하기 시작했다. 이젠 한옥미술관을 지어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개방하니 우리의 마음까지 치료해 주는 곳이 되었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01

대구경북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시급하다

요즘 청년들의 최대 고민은 일자리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쉬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취업을 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할 상황에서 그렇지 못한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뉴스에선 그냥 쉰다는 청년들이 지금이 가장 많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이걸 단순히 청년들의 탓이라고도 할 수 없다. 최근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5세에서 39세 사이 청년들의 68만 명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80% 이상은 한 번의 취업을 경험한 후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 그 이상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청년들이 첫 직장을 가지기 위해 걸리는 시간은 평균 11.5개월이었고 근속 기간은 2년이 되지 않았다. 첫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는 청년들이 취업을 해 사회로 나가지만 실제 일은 생각과 다르게 경험한 것이 컸다. 젊은 세대와 맞지 않는 열악한 근무 환경, 개별적이고 단기적인 일로 인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낮은 임금과 불투명한 커리어 등. 이 일을 해서 내 미래가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사실과 마주한다.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첫 일자리를 그만두지만 그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들은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이 일자리를 다시 찾지 않는 이유는 “실패가 누적되니 다시 구직하기가 두렵다”, “ 다시 취업해도 전과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 같다” 등.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친구들 다섯이 모여도 현재 직장을 다니는 건 자신 뿐이라는 이정훈(30) 씨는 “친구들은 그다지 재취업에 신경 쓰는 것 같지 않다. 적당히 알바를 하며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는 것에 만족해 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대구와 경북은 수도권으로의 청년 유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의 청년 인구 비중 분석 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직업 때문이었다. 매년 지역을 떠나는 청년도 만 명이 넘고 지역산업의 경쟁력 약화, 수도권과의 경제적 격차도 컸다. 실제로 대구는 2024년도 7대 광역시 중 직장인들의 평균 임금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대구와 경북의 23곳의 기업이 본사를 두고 있지만 청년들이 취업과 재취업은 하기는 쉽지 않고 직장 내 분위기도 만족할 만한 환경이 아니다. 포항에서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희은(27) 씨도 “직장 다닌 지는 2년이 넘는다. 하지만 지금은 오빠가 있는 서울로 이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쉽지는 않겠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지금보다 뭔가 나은 거를 찾아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건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청년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에서는 당면과제인 저출생과 지역 소멸이라는 또 다른 문제와 연결된다. 포항에서는 청년들을 위한 취업과 창업, 주거, 문화 등과 관련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청춘센터와 청년창업, 콘텐츠기업지원센터, 포항청년마인드드링크의 청년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서 청년들이 일자리를 가지고 자신의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일자리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야 한다. 이들이 취업과 재취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임시적인 일자리가 아닌 장기적이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7-01

청년층, 지방 취업 의향 여전히 낮아⋯정책적 지원 절실

일명 ‘Z세대’라 불리는 청년층의 지방 취업 의향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일자리 불균형 심화와 더불어 지방 소멸 위기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청년들이 지방 취업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 부족과 낮은 임금 수준으로 꼽힌다. 수도권에 비해 양질의 일자리가 적고, 특히 대기업이나 혁신 기업의 지방 이전이 더딘 상황에서 청년들은 지방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치기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 최근 채용 플랫폼 캐치가 구직자 2754명을 대상으로 ‘지방 취업 의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3% 비중이 ‘지방에 있는 기업에 취업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지방 취업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7%에 그쳤다. 지방 취업 의향이 없는 이유로는 ‘주거·생활·교육 인프라 부족(55%)’이 가장 높게 응답했다. 이어 ‘가족·지인과 멀어져서(20%)’ ‘타지 생활에 대한 불안감(13%)’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희망 일자리가 없을 것 같아서(6%) △커리어 성장에 불리할 것 같아서(5%) 순서로 조사됐다. 익명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한 청년은 “지방에 가면 문화생활을 즐길 기회가 너무 적어 답답할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반면, 지방 취업에 긍정적인 응답자들은 ‘취업 경쟁이 덜할 것 같아서(29%)’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지방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연봉 조건에 대한 조사에서는 ‘8000만 원 이상’을 선택한 응답자가 33%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5000만~6000만원’이 19%, ‘4000만~5000만원’이 17%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 △6000만~7000만원(13%) △4000만원 미만(10%) △7000만~8000만원(8%)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기준으로 ‘어떤 지역까지 취업이 가능한지(복수 응답)’ 묻는 질문에는 ‘서울 내(58%)’가 가장 높았고, ‘남부권(부산, 대구 등)’은 10%에 그쳤다. 한편 그동안 지방 정부들은 청년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역 특화 산업 육성, 창업 지원, 주거 지원 정책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크게 완화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방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중앙 정부 차원의 보다 강력하고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도 지방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 혜택 확대, 규제 완화,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청년들이 지방에서도 꿈을 펼치고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는 것을 넘어, 삶의 질 전반을 높이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청년들의 지방 취업 의향을 높이는 것은 단순히 인구 유출을 막는 것을 넘어, 국가의 균형 발전을 이루고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핵심 과제”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7-01

3년째 표류 ‘포항 동부초’ 이전 ‘포엑스’ 확장 건립 최대 걸림돌

속보=포항시 미래 성장동력이 될 포항국제컨벤션센터(POEX-포엑스) 확장 건립을 위해 필수적인 동부초등학교 이전 문제<본지 6월 26일 1면 보도>가 포항교육지원청의 반대로 3년째 표류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시와 학교 총동창회는 교육지원청이 학부모들로부터 동부초교 이전 계획에 대한 정보 전달을 일방적으로 막으며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1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영일만 앞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포항만의 매력을 대내외에 널리 알릴 의지를 담아 포엑스~제2전시장(현 동부초교 부지)~영일대광장을 연결하는 대규모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동부초교 이전 문제는 포항시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포항시가 주장하는 동부초교의 이전 필요성 역시 당위성이 높은 편이다. 동부초교는 1935년 설립된 뒤 매우 낡은 건축물이어서 리모텔링을 통한 시설 개선에 한계가 있다. 또 포엑스 건립 이후 교육환경보호구역 금지시설인 모텔, 노래방, 유흥시설 등이 학교 인근에 잇따라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학생들의 교육환경 악화 우려도 배제하지 못한다. 잦은 행사개최에 따른 교통체증과 아이들의 등하굣길 안전 문제도 학교 이전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동부초교 총동창회는 이같은 학교 이전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교육지원청이 지난 3년 동안 이해할 수 없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총동창회, 학부모회, 교육청이 모인 간담회 자리에서 수차례 공청회 개최를 요구했지만, 교육지원청이 번번이 이를 묵살했다며 답답해 했다. 총동창회가 보낸 공문에도 교육지원청은 ‘학교 및 교육수요자 차원의 학교 이전의 필요성 및 요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전 계획) 추진은 어렵다’, ‘포항시가 제시한 이전 예정 부지 위치 및 추진 과정 등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수용할 수 없다’ 고 회신했다. 김일근 동부초 총동창회장은 “공식적으로 학부모들로부터 학교 이전에 대한 의견을 물어볼 기회 조차 마련하지 않아 ‘학교 이전의 필요성과 요구가 적다’는 교육지원청의 답변은 앞뒤가 맞지 않다”면서 “학부모들에게 학교 이전 사실에 대한 정보를 막무가내로 막을 권한은 없지 않냐”고 지적했다. 포항시도 교육지원청이 학부모들과의 소통 기회를 가로막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포항시 관계자는 “교육지원청이 시에서 제시한 이전 부지를 모두 반대하는데, 반대의 이유가 합리적이지 않아 어찌할 방법을 모르겠다“면서 “공청회를 통해 학부모들에게 부지 이전에 대한 찬반 의견을 먼저 묻고, 찬성이 많다면 어느 부지가 적절한지에 대해 논의해 보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포항교육지원청은 포항시가 이전에 적절치 못한 부지를 제안해 학교이전을 반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포항시가 제시한 부지로 학교를 이전하면 아이들의 등하굣길 교통안전, 통학 거리, 통학구역 구분 등의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면서도 “다만 포항시가 이전에 적합한 부지를 제시한다면 학교 이전을 추진할 계획은 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 공청회 개최와 관련해서도 “포항시 측에서 학교 이전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이전 계획도 구체적으로 수립되지 않는 상황에서 공청회를 개최해 학부모와 지역민 간 분란을 만들 수 없지 않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7-01

대신협“새 정부 지역방송 편향적 정책 안된다”

전국의 유력 지역 일간지 29개 사로 구성된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회장 김중석·이하 대신협)는 1일 정부 및 지자체 광고대행수수료의 지역신문발전기금 및 지역방송발전기금 재원화를 포함한 새 정부의 공적 지원 체계 구축을 지역방송에 편향되지 않고 균등하게 국정 로드맵에 반영시켜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국민주권 정부의 인수위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원회가 최근 지역중소방송사 지원 확대와 광고제도 개선을 통한 지역·중소방송사 제작지원을 국정로드맵에 담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지자체 광고대행수수료로 재원을 충당하는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신문업계가 관련 대책을 요구하는 등 파장을 낳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협은 이날 ‘새 정부 지역방송 편향적 정책 안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 새정부의 정부 지자체 광고대행수수료의 지역신문·방송기금 균등 출연을 요구했다. 대신협은 특히 정부·지자체 광고대행 수수료의 상당액이 언론진흥기금을 통해 전 신문·방송업체 및 구성원들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정부 광고대행업무를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양 기관으로 분리하면 정부광고 관리․운영이 문화체육관광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이원화돼 정부광고법의 제정취지인 공익성과 효율성을 현저히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았다. 대신협은 성명을 통해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는 자치분권과 균형발저을 위한 지역 언론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며 “새 정부가 지역 언론 활성화 정책을 펴려면 마땅히 지역신문과 지역방송을 함께 균등히 다뤄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 모든 신문․방송 산업을 아우르며 언론단체 지원은 물론 종사자들의 교육 연수 미디어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언론진흥기금의 감축으로 인해 미디어산업 지원체계의 혼선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지역방송이 그러하듯 지역신문 역시 지역소멸위기 속에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역신문발전기금이라는 지원 제도가 존재하지만 무너져가는 지역경제와 지역미디어 산업 기반을 떠받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대신협은 이와 함께 대신협은 아울러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최근 대표발의한 지역신문법 개정안을 근간으로 삼아 지역신문발전기금 및 지역방송발전기금 재원화를 포함한 균등한 공적 지원 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또 지역신문 지원 업무를 담당할 사무국 설치와 정부 예산 및 정부·지자체 광고대행수수료의 지역신문발전기금 출연 명시화 등을 요청했다. /대신협 공동취재단

2025-07-01

한국도로공사, 2025년 길 사진 공모전 개최

한국도로공사가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2025년 길 사진 공모전‘을 개최한다. 공모전은 △고속도로 부문 △일반도로 부문 △특별 부문(가족과 함께한 길)으로 진행되며 참가자는 1인당 최대 5점까지 출품할 수 있다. 접수 기간은 7월 1일부터 31일까지이며, 길 사진 공모전 누리집(http://contest-ex.co.kr)에서 온라인으로 접수할 수 있다. 수상작은 8월 중 발표 예정이며 대상(상금 400만원, 1점), 금상(250만원, 3점), 은상(150만원, 3점), 동상(70만원, 6점), 입선(20만원, 37점)으로 나눠 총 50점의 수상작에 276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특히, 올해는 고속도로 부문에 한해 ‘대상’ 수상작을 선정하며, 새롭게 신설된 ‘가족과 함께한 길’ 특별부문에서는 길 위에서 가족과 함께한 소중한 순간들을 조명할 계획이다. 수상작은 한국도로공사 본사, 수목원 및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전시될 예정이며 공모전 누리집에서는 역대 수상작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길 뿐만 아니라 길 위의 시설물이나 사람들도 사진전의 주요 주제가 되는 만큼, 다양한 시각과 개성을 담은 독창적인 작품들이 많이 출품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길 사진 공모전은 2000년부터 시작해 국민과 함께 길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공유해 온 한국도로공사의 대표 공모전으로, 2023년부터 격년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7-01

대구·경북 온열질환자 66명… 추정 사망자도 발생

연일 폭염특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구·경북지역 내 온열질환자가 60여 명을 넘어서 시·도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일 질병청의 온열질환발생통계에 따르면 2025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기간 시작일인 지난 5월 15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전국 온열환자수는 425명을 기록했다. 이중 대구는 19명, 경북은 47명(추정 사망자 1명) 등 모두 66명이다. 전국 온열질환자 중 성별로는 남성이 전체의 76.5%(325명)를 차지했으며, 여자(23.5%·100명)에 비해 3배 이상 많이 증상을 호소했다. 연령별로 60~69세가 16.0%(68명)에 달해 가장 많았고, 50~59세 16.5%(70명), 40~49세 14.4%(61명) 순으로 질환 발생율이 높았다. 열탈진이 전체의 52.2%(222명)로 절반 이상이며, 열사병 35.0(20명), 열경련 14.4%(61명) 등 순으로 조사됐다. 질환 발생시각은 오후 4시부터 5시 사이가 가장 많았으며,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가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달 27일부터 온열질환자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7일 24명에서 28일 52명, 29일 50명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대구에서는 지난달 일평균 기온이 30.7도를 기록하며 1907년 1월 관측 이래 역대 6월 중 가장 더웠다. 이전 기록은 2005년 6월 25일 30.1도로, 20년 만에 나온 새 기록이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폭염경보(오전 10시)가 발효된 후 동구 신암동에서 일 최고기온 36.8도를 기록했다. 이에 대구시는 취약계층 보호 및 도심열섬현상 완화를 위해 긴급 대처에 나섰다. 대구시는 취약 독거노인 1만 5193명 중 6034명을 방문하고, 생활지원사가 2만 3720회의 전화를 돌리며 안부를 물었다. 쪽방주민의 경우 쪽방상담소 직원 또는 자원봉사자 등이 방문 및 안부전화‧상담을 한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7월은 남인도양과 열대 서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의 영향으로, 8월은 열대 서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와 봄철 유럽의 적은 눈 덮임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부근에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돼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질병 전문가들은 “무더위가 계속되는 만큼 물을 자주 마시고, 정오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외출을 삼가며 헐렁하고 밝은 색 옷을 입는 등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7-01

5일부터 ‘대구 2025 세계 대학 태권도페스티벌’

‘대구 2025 세계대학태권도 페스티벌’이 오는 5일부터 8일까지 계명대에서 펼쳐진다. 세계대학태권도 페스티벌은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과 세계태권도연맹(WT)이 공동 승인한 G1 등급 국제대회이다. 올림픽 랭킹포인트를 부여되는 공식 경기다. 특히 대학태권도선수권대회가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로 통합되면서 세계대학태권도선수권대회의 명맥을 이어가는 유일한 대회이기도 하다. 계명대 성서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미국, 캐나다, 인도, 대만, 중국, 일본 등 26개국에서 1500여 명의 선수단과 지도자들, 그리고 300명 이상의 국내외 관계자들이 참가한다. 대회는 공인품새(G1, Division 2, Division 3), 자유품새(G1), 겨루기(G1) 등으로 구성되며, 대학생 엘리트 선수 뿐 아니라 클럽팀도 참가해 열띤 승부를 펼친다. 승부를 넘어 각국의 문화를 공유하는 장이며, 청년세대가 스포츠를 매개로 우정을 쌓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막식은 6일 오전 11시부터 계명대 성서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다. 행사에는 각국 참가선수들의 소개와 신일희 계명대 총장이 조직위원장으로서 대회사를 한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장,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 강은희 대구시 교육감, 이태훈 대구시 달서구청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도 함께 한다. 대구시는 2024년 7월 1회 대회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3년간 행사를 유치했다. 매년 2000여 명의 국내외 참가자들에게 대구의 문화와 관광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대회 장소인 계명대는 대구 경북지역에서 유일하게 태권도학과와 태권도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계명대 코리아태권도센터는 세계 각국 올림픽 대표팀의 전지훈련장으로 활용될 만큼 우수한 태권도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조직위원장인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전 세계 청년 태권도인들이 계명대에 모여 실력을 겨루고 우정을 나누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대학과 지역이 함께 만들어가는 스포츠 축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7-01

인구감소·지방소멸 위기 극복 머리 맞대

포항의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 하기 위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시는 30일 포스코 체인지업그라운드 이벤트홀에서 ‘인구 감소 시대, 20년 후 포항시 미래는’을 주제로 2025년 인구정책 심포지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인구 절벽과 지방소멸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포항시가 나아갈 현실적인 대응 방안과 미래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공론의 장으로, 시민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심포지엄 1부에서는 인구 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심도 깊은 진단과 제언이 이어졌다. 김한곤 영남대학교 명예교수는 ‘인구 절벽과 포항시, 인구 감소 원인 진단 및 미래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인구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청년 인구의 유출, 낮은 출산율, 주거 및 일자리 문제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는 청년 정주 여건 개선, 고용 창출, 가족친화 도시 기반 마련 등 중장기적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태훈 경희대학교 교수는 ‘데이터가 보여주는 포항시 인구 변화 원인·전망·대응 방안’을 주제로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포항시 인구 구조의 변화를 분석하고, 과학적인 정책 방향을 제안했다. 2부에서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웹툰 ‘닥터베르’의 이대양 작가는 ‘엄마 아빠도 부모가 처음이야’라는 주제로 특강을 열어 현실적인 육아의 어려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손동광 포항시 청년정책조정위원장이 사회를 맡아 다양한 배경을 가진 시민 패널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정책 제안을 자유롭게 나눴다. 패널로는 다둥이 엄마이자 포항시 홍보대사인 강한진 씨, 김정혜 선린대 총학생회장, 베트남 출신 다문화가정을 대표하는 서지안씨, 30대 기혼 직장인 이가영씨가 참여했다. 장상길 부시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저출생과 고령화 등 국가적 인구 문제는 물론 포항시가 직면한 지역적 문제에 대해 시민과 함께 고민하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6-30

“시민과 함께한 37년, 보람되고 행복”

송영희 포항시 평생학습원장이 30일 37년간의 공직생활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정년퇴임 한다. 1988년 포항시 사서직 공무원으로 첫 발을 내딛은 송 원장은, 전국 최초로 사서직 지방사무관에 이어 경북 최초 사서직 지방서기관으로 승진하며 공직사회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송 원장은 포항시민의 배움과 성장을 위해 헌신해왔다. 2015년 포은중앙도서관을 시작으로 연일도서관, 구룡포도서관, 포은오천도서관 등 지역 특성에 맞춘 도서관들을 개관하며 문화와 정보 접근성을 높였다. 특히 2025년에는 음악·AI 시스템을 갖춘 포은흥해도서관을 개관해 남북구 거점 도서관 생태계를 완성,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그는 도서관을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문화와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시켰다. 독서의 달 행사, 작가와의 만남, 북 콘서트 등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해 시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했다. 이러한 노력은 포항을 ‘평생학습도시’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2023년 평생학습원장 취임 후에도 그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연간 1만여 명이 참여하는 500여 개의 강좌와 특화사업을 통해 시민 삶의 질을 높였고, 모든 시민이 평생학습을 누릴 권리를 강조하며 소외계층 지원과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지정 기반 마련, 2025 경상북도 평생학습 박람회 등 포용적 정책을 적극 추진했다. 그의 노력은 2024년 대구·경북 최초로 열린 전국 최대 규모의 책 축제인 ‘대한민국 독서대전’ 성공 개최로 이어졌고, 2025년 한국도서관상 개인상 수상이라는 영예도 안겼다. 이는 오랜 기간 지역 독서문화 환경 조성과 도서관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였다. 불자이기도 한 송 원장은 포항시 공무원불자회 회장을 역임하며 신심과 실천을 겸비한 공직자로서 모범을 보였다. 송영희 원장은 “공직자로서 시민 곁에서 함께한 37년은 참으로 보람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퇴직 후에는 더욱 봉사의 삶을 실천하며 살아가고자 한다”고 퇴직 소회를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6-29

“타버린 옛날 집 그립지만⋯모듈러 주택서 하루하루 살아가”

불은 꺼졌지만, 그날의 흔적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누군가에겐 너무도 길었고 누군가에겐 한순간 같았던 100일. 나무는 다시 잎을 틔웠고 들판엔 풀이 무성하게 자랐지만, 사람들의 시간은 여전히 그날에 머물러 있었다. 29일 검붉은 화염이 첫 발자국을 찍었던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산자락을 다시 올랐다. 당시엔 적막만이 감돌던 곳, 생명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발화지 초입엔 허리춤까지 자란 풀이 바람에 일렁이며 싱그러운 풀내음을 풍겼다. 풀숲 사이에선 인기척에 놀란 오소리가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기도 했다. 발화 지점에는 폴리스라인이 그대로 둘러쳐져 있었다. 무덤은 비바람에 씻겨나간 재 대신 무성하게 자란 잡초로 우거져 제 모습을 알아보기 어려웠다. 산불 발화지 의성 안평면 괴산리 묘지, 출입통제 속 잡초만 무성 안동·청송·영양·영덕 임야 등 잿빛 흔적… 피해 복구 ‘더딘 걸음’ 문화재 탄 고운사·대출 막막한 공장·농사는 지었지만 생계 위기 타는 냄새만 나도 손 떨림 등 트라우마 심각… 상담 효과도 없어 모듈러 주택 노인들 “여기가 이제 우리집… 이웃과 함께라 위로” 인근에 사는 이숙자(99) 할머니는 그날의 상황을 떠올리며 되새기기 싫다는 듯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불씨가 눈앞에 날아다녔어요. 불이 담장을 넘어오는 게 보이니까, 정신이 아찔하더라고. 손에 뭐 하나 못 챙기고 그냥 뛰었지요. 그날 이후 자꾸 그 장면이 떠올라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요.” 할머니는 외지에 사는 딸이 자주 내려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위로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나마 딸 덕에 많이 진정됐어요. 딸이 아니었으면 지금쯤 어떻게 살까 생각만 해도 아찔해요.” 다른 마을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일상을 되찾고 있었다. 수확 철을 맞은 마늘밭에서는 농민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한 농민은 땀에 젖은 셔츠 소매로 이마를 훔치며 말했다. “밭은 다행히 불길을 피했는데 마늘이 작아요. 물도 부족했고, 연기 탓인지 생육이 영 안 좋았어요. 창고는 홀라당 탔고 지금은 비닐하우스 옆에 임시 건조대를 세워 말리고 있어요. 마늘이 우리 집 수입의 전부인데 이래선 남는 게 없어요.” 고운사로 향하는 숲길. 입구에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산불 피해로 치료 중’이란 팻말을 건 나무들도 눈에 띄었다. 고운사 경내에는 ‘안전제일’이라는 경고 문구와 함께 철제 펜스가 둘러쳐져 있었다. 주저 앉은 처마, 여기저기 흩어진 기왓조각, 종각에서 떨어진 종은 쪼개진 채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보장 스님은 무너진 전각을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 “보물로 지정된 건물도 다 탔어요. 국가유산청에서 다녀갔지만, 복원 일정도 예산도 아직 없습니다. 그저 절을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 게 위안이에요. 절은 무너졌지만, 마음을 지키는 건 계속되고 있으니까요.” 안동시 일직면.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핀 모듈러 주택 단지 입구에는 ‘나눔합니다. 필요하신 분 가져가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방이 놓여 있었다. 박씨 할머니(90)는 아들과 함께 이곳에 살고 있다. “불에 다 타버렸죠. 집 철거는 끝났는데, 새로 지을 돈이 없어요. 공사는 시작도 못 했고. 그래도 아들이 옆에서 잘 챙겨줘서 살고 있어요. 옛날 집이 그리워도, 여기가 지금 내 집이에요.” 남후농공단지에서는 포크레인과 장비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안휘철(69) 사장은 연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대출이요? 담보물이 다 타버렸는데 뭘로 받겠어요. 도지사, 시장님이 보증해준다고 해도 막상 은행 가면 안 돼요. 사유지라서 규정상 어렵다나 뭐라나. 지금까지 받은 건 하나도 없습니다” 공장 운영 재개도 쉽지 않았다. “현행 대출 제도론 엄두가 안 나요. 소상공인 3억 대출 말고는 방법이 없어요. 그러는 사이 영업은 못 하고 시간만 흘러가고 먹고 살 길이 막막합니다.” 그는 복구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사면 문제’를 꼽았다. “불에 탄 공장 뒤 사면이 위험한데 시는 ‘사유지라 못 해준다’는 말만 해요. 분양받을 땐 몰랐는데 쓰지 못하는 땅이 수백 평이에요. 이제 와서 알아서 하라니 답답하죠.” 청송군 달기약수터 옆 공영주차장 한켠에는 불에 탄 트럭이 녹슨 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참혹했던 화재 당시 잔해만 남아있던 식당가는 모두 철거됐고, 일부 터에선 보강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잠시 멈췄던 약수터엔 다시 맑은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약수를 빈 통에 채우는 동안 사람들 사이엔 짧은 안부와 웃음이 오갔다. 주민 조창재(90) 할아버지는 오랜만에 찾은 약수터 앞에서 미소를 지었다. “여긴 내가 30년 넘게 다니던 곳이에요. 물맛이 좋아서 한 달에 몇 번씩은 왔지. 불나고 나선 발길을 끊었는데 다시 이렇게 오게 되니 가슴이 좀 풀리네요. 사람도 조금씩 돌아오고, 식당도 다시 짓고. 숨통이 조금은 트이는 것 같아요.” 영양군 석보면 화매리는 눈길이 닿는 산자락마다 아직도 검게 탄 흔적이 선명했다. 경로당에 모인 할머니들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대화의 주제는 여전히 산불이었다. 김정자 할머니(70)는 식은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불 난 뒤로는 맛을 몰라요. 탕약도 먹고, 병원도 다니는데도 도무지 회복이 안 돼요. 음식 타는 냄새라도 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손이 덜덜 떨려요. 트라우마 때문이에요.” 그는 트라우마 상담도 받아봤지만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고 했다. “몇 달에 한 번 전화 와서 ‘괜찮으세요?’ 하고 물어요. 근데 그사이에 우리가 어떻게 사는진 아무도 몰라요. 진짜 필요한 건 옆에 있어 주는 건데, 말뿐이니까요.” 할머니는 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새 정부가 들어섰다지만 뭐, 크게 기대는 안 해요. 집을 새로 지을 계획이요? 없어요. 돈이 없으니까. 지금은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는 거죠.” 영덕군 지품면 산비탈을 따라 이어진 도로를 따라가자 까맣게 탄 나무들이 여전히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 옆에선 벌목 작업이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었다. 산과 산 사이 도로 갓길에는 ‘산사태 주의’, ‘낙석 주의’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줄줄이 걸려 있었다. 지난봄 산불 피해를 호소했던 문성규씨(67)의 표정은 조금은 편안해 보였다. “나무는 일부 죽고, 일부는 살아서 다시 가꾸고 있어요. 사과꽃이 피긴 했는데, 열매가 잘 안 맺혀서 걱정했죠. 그래도 살아있는 나무들이 있어 다행이죠. 도장지도 받고 있어요. 2~3년 더 가꾸면 다시 사과가 열리겠죠. 뭐, 지금은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요.” 석리 따개비마을에는 예전엔 펜션이 있던 이 자리에 임시 모듈러 주택들이 들어섰다. 볼품없이 탄 주택들은 모두 철거됐고 집터엔 산사태와 낙석을 막기 위해 덮은 방수포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모듈러 주택 앞, 이불 꾸러미를 들고 걸어오는 전춘자 할머니(80)는 집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불이 난 날, 딸이 부산에서 전화 왔어요. 엄마 집에 불났대요. 그 소리 듣고 결국 울었어요, 딸도 울고 나도 울고. 다 태워 먹었는데 어쩌겠어요.” 하지만 할머니는 이웃들과 함께 견디는 지금의 시간이 위로가 된다고도 했다. “혼자가 아니니까 그나마 나아요. 서로 걱정해주고 음식도 나눠 먹고 같이 회복해가요. 햇반이라는 것도 여기 와서 처음 먹어봤어요. 누가 나눠줘서 먹었는데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더라고요.” 100일 전 ‘화마’는 순식간에 모든 것을 삼켰다. 산도, 집도, 사람들의 일상도 한 줌 재로 흩어졌다. 그리고 지금 사람들은 그 잿더미 위에서 다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복구는 단지 건물을 다시 세우는 일이 아니다.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다시 견딜 수 있도록 삶을 붙드는 과정이다. 불은 꺼지고 그날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바람결에 실린 새순처럼, 말없이 피어난 능소화처럼, 삶은 그렇게 조금씩 다시 이어지고 있다. /글 단정민, 사진 이용선 기자

2025-06-29

주역의 나무란

대구시 문화재 지킴이회(명예회장 이종원)는 지난 19일 이정웅 전 대구시 녹지과장을 초청해 ‘주역의 나무’를 주제로 회원 교육을 실시했다. 이정웅 강사가 주제로 삼은 주역(周易)의 나무란 주제가 재미있고 유익해 그 내용을 소개한다. 이 강사가 주제로 삼은 주역의 나무란 주역에 등장하는 “지가관자, 막가관어목(地可觀者, 莫可觀於木)”이라는 구절에서 비롯된다. 이 말의 뜻은 “지상에서 가장 볼만한 것은 나무만한 게 없다”는 것이다. 그는 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단군 신화의 신단수(神壇樹)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는 마을의 당산나무는 그 자체가 신앙의 대상이다. 나무의 씨앗은 비옥한 곳에 떨어졌든 메마른 땅에 떨어졌든 주어진 환경에서 싹을 틔워 뿌리를 내리고 산다. 온갖 장애물이 있어도 불평 없이 스스로 극복해 낸다. 주변의 사물을 특별히 의식하지 아니하고 과시욕이 없다. 그가 뿌리를 내린 곳에서 최선을 다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다양성의 아름다운 숲을 만든다, 피어나는 꽃의 색깔도 다양할 뿐 아니라. 항상 다른 나무와 공존하며 살아간다. 지혜롭게 후손을 남긴다. 수양버들은 종자의 솜털을 통해 멀리 날려 보내고, 참나무는 다람쥐나 새들을 도토리로 유혹해 땅속에 묻어 싹이 트게 하여 모수(母樹)와 경쟁을 피하게 한다. 지구상에 가장 크고 오래 사는 생명체다. 모하비 사막의 브리슬콘소나무는 5천 년을 살고 레드우드는 수고가 100m가 넘는다. 자기가 살기 위해 다른 생명체를 해치지 아니하고 공존하며 산다. 물과 태양만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먹이사슬의 최하위에 있으며, 많은 생명체를 품는다. 기록 문화의 대중화를 선도했다. 후한의 채륜이 나무로 종이를 만들고 불경, 성서 등을 만들 수 있어 인류문명에 큰 변화와 학문의 대중화에도 이바지했다. 팔만대장경도 나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강사는 일반적으로 나무를 땔감이나 산사태 방지, 대기 중의 유해가스 흡수 등 공익적 가치로만 알지만 주역에서는 나무가 자연의 섭리를 통해 인간에게 많은 교훈을 시사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유병길 시민기자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