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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전통 잇는 성대한 ‘여든의 잔치’

등록일 2025-11-24 08:42 게재일 2025-11-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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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당 이철하 선생 팔순 기념 성독회
오랜 세월 지켜온 선비의 삶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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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당(敬堂) 이철하 선생 팔순연’에 참석한 친지와 유학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성균관 유도회 대구본부 성독회(회장 김경원)는 지난 16일 대구향교 대강당에서 '경당(敬堂) 이철하 선생 팔순연’을 전통적 의례 형식으로 성대히 열었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생신 축하를 넘어, 오랜 세월 유학 정신을 지켜온 한 선비의 삶을 기리는 자리로 꾸며졌다.

행사에는 손성모 성균관 유도회 대구시본부 회장, 이수목 전임 회장, 이명식이진상 선생 기념사업회 회장,이윤식 성주향교 전교, 이덕기 성산 이씨 영천파 회장 겸 영천향교 전교, 김창진 대구대 명예교수, 동양예악회 박명숙 교수, ‘교남 선비가’를 작사한 장향규 교수 등이 참석했다. 

문병달 수필가가 사회를 맡아 조명자 여사가 낭랑한 목소리로 ‘교남 선비가’를 성독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 유림 인사 등 250여 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으며 지역 유림계의 화제를 모았다.

경당 이철하 선생은 지난 10여 년간 전국 성독·경전 암송 대회를 휩쓴 실력자다. 한평생 성독의 길을 걸은 전국이 인정하는 유학자다. 2013년 동양예학회·한국인성예술교육원 공동 주최 성독대회에서 한국인성예술교육원장상을 수상한 이후, 경북청년유도회 주최 제15회 대한민국 경전암송대회 ‘국회의장상’, 성주청년유도회 주최 전국 경전 암송 성독대회 ‘경상북도지사상’, 전국 서당문화한마당에서 성균관유도회 대구본부 대표로 나가 ‘대통령상’을 받았다. 지난해는 진주향교·경남향교전교협의회 주최 전국 한문경전 성독대회 ‘성균관 관장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사)경전소리보존회 주최 전국 성독대회에서 정읍시장상’을 받았다.

특히 주요 전국대회에서 2년 주기로 꾸준히 대상을 거머쥐며 ‘현 시대 가장 뛰어난 유학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성독을 통해 전통 경전에 담긴 예(禮)와 의(義), 인(仁)의 가르침을 널리 알린 그의 활동은 지역 유림뿐 아니라 전국적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생신을 넘어, 한 선비의 평생 공부와 실천을 다시 돌아보고 새로운 배움을 다짐하는 ‘의례적 의미’를 담았다는 점에서 유림의 관심을 모았다. 유학에서는 여든을 ‘예순까지 쌓은 배움을 인생 전체로 펼쳐내는 때’로 보며, 제자들과 공동체가 함께 축하하는 전통이 있다. 여든을 인생을 다시 읽는 나이라 부르기도 한다.

손성모 회장은 축사에서 “경당 선생의 팔순은 유림 사회가 함께 쌓아 온 도학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후학을 이끄는 등불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 중 성독반 양재 이갑규 선생의 12명의 제자가 삼정서실에서 갈고닦아 무대에 올라 서경집전(書經集傳)의 일부 구절을 성독하며 큰 박수를 받았다. 맑고 단정한 음성으로 경문을 낭송하는 제자들의 모습은 이철하 선생이 걸어온 길이 단순한 개인의 학문이 아니라 전통을 계승한 교육의 결실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양재 이갑규 선생은 20년간 대구향교에서 사서삼경(四書三經)을 가르치고 있으며 그 중 성독반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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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당 이철하 선생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철하 선생은 감사 인사에서 “선현의 말씀을 읽는 일은 마음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남은 생도 가르침을 잊지 않고 더 널리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번 팔순연은 지역 유림이 한자리에 모여 경당 선생의 학문과 인품을 기리고, 전통 예학의 가치를 새롭게 확인한 자리였다. 시대가 달라져도 선비의 정신을 잇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 뜻깊은 문화 잔치로 평가된다. 

/방종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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