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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사학에 자율권 주고 비리에는 강력 규제를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위상을 바꾼 대한민국의 저력은 교육에서 나왔다. 그 교육의 절반을 사학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그 사학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나 지원은커녕 규제만 하고 있다고 사학은 반발한다.홍택정 문명고 재단이사장은 사학이 건학 이념을 구현할 수 있도록 사학재단에 자율성을 달라고 주장한다. “사학에서 자성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라는 그는 “비리 사학은 강하게 처벌하더라도 열심히 노력하는 사학들까지 연좌제로 매도하는 2중 3중의 사학규제법을 완화시켜 달라”고 말한다.지난 정권에서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파문을 겪었던 홍 이사장은 “우리 미래들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제공해 줄 역사 교과서가 새로 태어나야 한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이 바뀌었다. 새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취임 초에는 누구나 비단 같은 말의 향연을 벌여 국민들의 기대만 잔뜩 높여놓았다. 하지만 결국은 정치인들의 잇속 챙기기로 마무리되어 원성을 샀던 전례들을 밟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소한 교육 현장에서만이라도 학생들을 올바른 정체성을 가진 애국 국민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뒷받침해 달라. 특히 교육현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사학의 자율성에 대해 관심을 가져 달라. 사학은 지난 정권에서 매를 많이 맞았다.- 사학의 정책에 불만이 많은 것 같다.△(사학 정책 얘기에 민주당 교육특별위원장이자 이재명 후보 선대위 교육위원장인 3선의 유기홍 의원이 보낸 편지를 보여주며) 지금 대한민국에 사립학교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 사립학교는 ‘법인이나 개인(私人)이 설립 경영하는 학교’라고 법으로 명확하게 정의하고 있다. 설립 주체가 자신의 책임과 권한을 갖고 그 조직의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경영이다. 그런데 그 경영권을 박탈당했으니 하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권한들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나.△현재 사립학교의 경영 핵심은 학교의 학생 선발권, 학생의 학교 선택권, 등록금 책정권(재정운영권), 교과과정 편성권, 교원선발권(인사권)이라고 할 수 있다. 설립자는 여기서 어느 것 하나 갖고 있는 게 없다. 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마지막 보루였던 신규교원 선발권도 빼앗기고 운영에 관한 예 결산업무도 학교운영위원회가 심의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사립학교의 경영은 설립주체가 아닌 타인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아닌가? 최소한 그 중 하나라도 남아 있어야 그나마 사립학교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4차 산업에 대비한 신바람 나는 교육현장은 자율성 보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학사에 개입할 수 없는 식물사학에서 이사장들은 현실적으로 의욕을 상실한 채 교육에 관심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사립학교는 공익법인이고 공공재 아닌가. 어찌 주식회사나 사유재산과 같을 수는 없지 않은가.△물론 사립학교는 비영리 특수법인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와는 다르다. 법인 구성에서부터 학교법인은 주식회사보다 자율성을 크게 제약받고 있다.정부는 사립학교의 모든 과정을 관여하고 법과 행정지시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학교 운영과 교육과정을 통제함으로써 학교법인은 고유한 설립목적인 건학이념 구현의 명분만 주고 실제로 학교 운영이나 교육과정, 즉 학사에 개입하지 못하게 하고 있으며, 교육과정과 급식 등에서 발생하는 인명사고와 식중독 등으로 발생하는 사고의 민사배상 책임을 지게 하는 등 오로지 행, 재정적, 대외적 책임만 지고 있다.사학의 기본권인 학생모집권, 수업료 징수권, 교육과정 편성권을 정부가 직접관리하고 법인구성권, 인사권의 제약도 매우 심각한 상태로 사학운영의 의욕을 상실하고 있는 상태다,- 사립은 공립에 비해 재정적 부분에서 정부 지원에 차별이 있나.△학교 1개를 짓는데 500억원이 들어간다. 이런 시설비를 공립학교의 경우 BTL(민간이 공공시설을 짓고 정부가 임대료를 지불) 방식으로 정부에서 지불해준다.30학급 규모의 초등학교 경우 월 9천만원, 20년 동안 10억8천만원의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우리나라의 공립학교에 시설 사용료로 연간 5조원 정도를 지불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전국의 1970개 사립학교에는 시설사용료나 임대료를 주지 않고 있다. 과거의 잘못 된 관행은 고쳐져야 한다면서 과거사위원회가 이런 관행을 고치지 않고 있다.- 사학에 문제점은 없나. 사학의 대형 재정 비리가 잇달아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면 국민들은 사학을 더욱 강력히 규제하라며 정부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사학 스스로 자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사학의 자주성과 자율성을 투명하지 못한 학교 운영과 비리 때문에 박탈당하고 있는 것이다. 사학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그런데도 자성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비리를 변명하거나 감싸려고만 드는 세력들이 있다. 이를 좌파 정권이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학의 비리를 드러내고 두드리면 국민들이 지지하고 표가 되니까 사학을 정치에 이용하는 것이다.- 모든 사학이 같다고는 할 수 없을 것 아닌가.△사학에서도 초 중 고와 대학은 분리해야 마땅하다. 초 중 고교의 사학운영에 따른 비리는 차라리 생계형 비리라고 부르고 싶을 지경이다. 이사장에게 최소한의 품위유지비조차 줄 수 없는 곳이다. 특히 1908년 설립된 문명학교는 이윤이나 돈벌이가 목적이 아니었다. 민족교육이 목적이었다. 이건 알아 줬으면 한다.사학비리는 대부분 대학에서 일어난다. 수많은 전문대학들 중 일부는 설립 때 한 몫 보려 한 것 아닌가. 누가 허가해 주었나. 교육부 아닌가.- 홍 이사장이 생각하는 사학 비리 근절과 해법은 어떤 것인가.△사학 설립자의 절반 이상이 제대로 보상해주면 학교 운영을 국가에 넘기겠다는 의견이더라.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제안했다가 내부적으로 배신자 소리를 듣기도 했다. 사학에 자율권을 주고 사학의 주장과 요구를 들어준다면 그다음은 사학의 비리에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강력 제재하는 것이다. 그만큼 분명하게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잘못도 사학재단에 있다.- 문명고는 지난 박근혜 정권때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신청했다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치렀다.△당시 검정교과서가 왜곡 좌편향된 내용으로 문제점이 많아 교육부가 새로 국정교과서를 발행했다. 교사 2명과 교수 1명이 집필한 검정에 비해 국정은 경제 역사 문화 등 각계 전공자 27명이 참여했다. 세상에 알려지기는 국정만 사용하는 것으로 호도됐지만 사실은 국정과 검정을 비교 연구하는 연구학교로 신청한 것이었다. 합법적 절차를 거쳐서 결정했고 어디가 어떻게 잘못됐는지 규명하려는 게 목적이었다.- 당시 국정화 계획이 발표되자 전국적으로 반대 운동이 일어났다.△야당과 좌편향 된 역사과 대학교수를 비롯한 전교조와 민노총 등이 내용도 모르면서 막연하게 친일미화, 군사독재 미화란 프레임으로 사전에 조직적 반대를 했다. 전교조 지부장이 김태동 교장에게 포기 강요 협박전화를 하고 민노총과 전교조, 농민회, 심지어 장애인 단체까지 교장실에 난입하여 협박하고 소란을 피웠다. 학생들과 일부 학부모를 선동하였으며, 교내에서도 시위를 벌였고 내가 제지하자 욕설과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일부 언론사 기자들과 인터넷 신문 기자들이 소강당에서 반대교사들과 기자회견을 하는 등 무법천지가 되었고, 끝내 3월 4일 입학식장에까지 난입하여 입학식을 무산시켰다.- 그 과정을 문명고 역사지키기 77일 백서에 담은 것인가.△검정교과서 비판 토론회는 무시 생략된 체, 불법, 폭력적 시위가 계속되었지만 연구학교 채택을 포기하지 않자, 마지막으로 민변 주도하에 국정교과서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였고, 사법부가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경북 교육청이 항고하였으나 기각됐다. 법치를 주창하는 정권 하에서 벌어진 불법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려고 한 것이다.- 당시 문명고의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을 반대한 단체들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사실 반대의 큰 목적은 국정이 발행되면 초중고 학생을 상대로 한 거대한 참고서 시장을 잃게 되는 것을 염려한 숨겨진 이유 때문이다. 초,증,고생 600만명이 사용하는 교과서는 물론 문제집과 참고서, 교사용 지도서 등의 시장을 상실하게 되니 밥그릇 챙기기가 반대이유였다.- 문명고는 어떤 학교인가.△1908년 나의 증조부를 포함한 8명이 사재를 털어 경북도 인가 1호로 설립한 문명고등보통학교가 시작이다. 일제가 일방적으로 공립화해 버렸는데 1966년 선친(홍영기, 2021년 작고)께서 군 제대 후 학교법인 문명교육재단으로 조직을 변경하고 중고교를 설립했다. 1992년 운문댐 건설로 경산시 백천동으로 이전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어떻게 학교 운영에 뛰어들었나.△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부모님은 법관을 바랐지만 나는 창작 예술계를 원했고 대학은 행정과를 나왔다. 사업을 했는데 교제하고 접대해야 하는 풍토가 싫어 사업을 접었다. 지금도 잘 했다고 생각한다. 이 후 부친의 학교 경영을 도와주다가 내가 맡게 됐다.- 최근에 부친의 농촌부활운동을 담은 ‘대통령과 쇠똥소령’이라는 책을 냈다.△새마을운동의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한는 생각에서다. 부친(홍영기. 2011년 작고)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군 생활부터 인연이 있었고 1970년 새마을운동이 공식화되기 이전 청도군 운문면 방음리에서 일어난 농촌계몽운동으로 1968년 5·16민족상을 받았다. 방음리 ‘살고파 마을’은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이 방문해 부친이 마을 현황을 브리핑을 했던 새마을 운동의 전형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부친의 농지 개척과 농촌 계몽운동, 문명교육재단 설립 등을 담았다. 일종의 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이다.- 5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일성으로 국정교과서의 폐기를 선언하여 연구학교 신청이 무산되었다. 이제 다시 새 대통령을 맞았다. 다시 시계를 거꾸로 돌리면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인가.△대한민국의 아들딸들이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사람, 정직하고 부지런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 현재 60만 고3들이 왜곡된 교육을 통해 부정적 사고가 형성된 채 사회로 진출한다는 것을 망각하고 모든 국민들이 정치에만 올인하고 있다. 이들에게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질 때 학생들도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또 국정 교과서는 햇빛을 보지 못했지만 미래 세대에게 올바를 역사 인식을 심어 줄 교과서로 다시 태어날 것으로 믿는다. □ 홍택정(洪鐸正·75) 문명중고등학교 이사장청도출신. 마산고, 영남대 행정학과 졸업.현 (사)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 경북도회장국사문제연구소 이사. (사)산남의진기념사업회 자문위원.아버지가 지어준 이름, 택정(鐸正)은 목탁의 소리다. 바른 소리를 내야 한다. 원칙주의자다. 돌이켜 보면 늘 시끄러운 놈이었다. 손가락질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두려움 때문에 참아본 적은 없다. 그런 면에서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지금도 길가다가 좋은 것을 보면 학교에 갖다 놓고 싶다. 아버지를 닮았다. 학교 사랑이다. 집은 그 다음이다. 내가 좋으니 학생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이경우 편집위원

2022-03-21

폐광 아픔 딛고 도시재생사업으로 새 역사 쓴다

도시개발의 패러다임이 인구 및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대도시권 중심의 지식서비스산업 집중 등으로 인구 감소 지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방중소도시는 도시 쇠퇴·소멸의 위기 앞에 놓이게 되었다.이러한 위기 극복을 위해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낙후된 지역의 주거복지 실현과 일자리 창출, 구도심이 보유하고 있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보존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환경을 종합적으로 개선하고, 공공이 주도하는 사업에서 주민 등 지역공동체가 주도하는 사업으로 나아가고 있다.문경은 석탄·시멘트 산업 등 우리나라 산업화의 기반이 되어 70~80년대 성장의 절정기를 누리던 도시 중 하나였다. 그러나 석탄산업의 쇠락과 함께 급격한 인구감소를 겪었으나 이제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또 다른 역사를 써나가려 한다. ◇ 점촌 원도심 새로운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주민과 함께 힘차게 도약점촌 원도심은 도시재생에 대한 주민들의 열망과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중앙시장 등 상업기능이 집약되어 있고, 문경문화원, 노인복지관, 문화의 거리 등이 입지해있는 지역 문화의 거점이며,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하지만 이곳은 도시 산업기반 붕괴와 시청사 이전에 따른 신시가지로의 인구유출 등으로 도심 공동화, 상권 쇠퇴가 가속화되었고, 이에 시는 2012년부터 구도심의 활성화를 위해 863억 원 규모의 ‘도심재창조 20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또한, 2017년 도시재생의 본바탕이 되는 도시재생 전략 및 활성화계획 수립 용역을 착수, 2019년 4월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중심시가지형) 대상지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점촌1,2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1975년처럼 북적이던 점촌의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의 화려했던 시간을 이어나가 점촌 원도심의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 “점촌 C!! RE:Mind 1975”란 주제로 지역자원 등을 토대로 점촌의 문화자원을 활용하고, 원도심 활성화와 지역일자리 인프라 개선, 지역커뮤니티 강화 및 생활SOC확충을 위한 3가지 재생방향을 설정해 점촌동 236번지 일원 22만4천㎡에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279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먼저 △광부의 거리 △점촌C, 미로(味路)타운 △찻사발 공방 △광부 아트 갤러리를 조성해 지역 문화 자원을 강화하고, △점촌 점방가로 △중앙시장 장터 활성화 △스마트 에코주차장 △문화의 거리 활성화 △세대공감 어울림센터 △오!미자네 청년몰 창업플랫폼 확충으로 원도심 활성화 및 지역 일자리 인프라를 개선해 나간다.또한, △점촌역 이벤트 광장 △문학 어울림 아카데미 △마실 놀이터 등을 조성해 지역 커뮤니티 강화에 나선다.시는 지난해까지 도시재생뉴딜사업에 대한 거점시설 일부 준공, 주민참여 유도 및 역량 강화, 주민공동체 회복에 초점을 두고 주민공모사업, 현장지원센터 운영, 소식지(문지기) 발행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이 사업의 성공적인 실행을 위해 문경시 도시재생지원센터가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으며, 지역의 역사·문화 등의 특성을 고려한 문경형 도시재생 모델을 발굴하고, 뉴딜사업에 대한 중장기적 구성과 추진방안을 제안하는 등의 역할을 추진하고 있다.특히, 작년 9월에는 ‘중앙 어울림 센터’를 준공해 농·특산물 판매, 배송 콜센터 및 상인 교육장 조성, 컨설팅,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문학 어울림 아카데미사업은 금년 2월 조성을 완료해 3월부터 지역주민들을 위한 인문학 강의, 영유아 북카페, 청소년 문학교실, 주민소통공간 등으로 활용해 마중물 사업기간(2023년 말까지)동안 시범 운영된다.그 외에도 점촌 문화 자원 활용 사업 및 원도심 상권 활성화, 지역일자리 인프라 개선사업, 생활 SOC확충 등을 위한 세부사업을 착공·준공해 올해 전체 공정률 60% 달성을 목표로 사업의 속도를 내고 있다.2022년 상반기에는 작년 11월말 발주한 찻사발 공방 준공을 시작으로 뉴딜사업의 가장 큰 거점시설이면서 공유오피스 조성으로 청년의 스타트업을 지원할 세대공감 어울림센터 착수, 점촌C미로타운, 광부아트갤러리의 기본 및 실시설계완료, 스마트 에코주차장 공사 1단계 사업을 착수할 예정이다.하반기에는 광부의 거리 조성, 파머스 마켓, 거리꾸미기 콘테스트, 협동조합지원 프로그램 운영, 팝업스토어 운영 지원 등 14개 S/W 세부사업을 현장지원센터에서 진행해 나간다.그리고 마중물 사업이 종료 후에도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주민중심의 사회적 협동조합, 위탁(공공, 직영, 민간) 등의 다양한 운영 방안을 모색해 도시가 공공기능을 회복하고 상권이 활력을 되찾도록 할 계획이다. ◇ 쌍용양회 문경공장, 연기가 끊어진 굴뚝 대신 새롭게 살아나는 경제대한민국의 근대화와 산업발전을 주도한 국내 최초 내륙형 시멘트 공장인 신기동 문경시멘트 공장이 도시재생의 새로운 모델로 변신하고 있다.신기동 문경시멘트 공장은 UN이 한국전쟁 후 대한민국의 구호와 경제 재건을 목적으로 설립한 UNKRA(국제연합한국재건단)가 건립한 근대산업유산이다. 당시의 시대상과 기술력이 반영되어 있어 역사적 의미가 매우 깊은 이곳은 원형의 80% 이상이 보존되어 있어 활용가치도 매우 높다.시멘트공장은 현재 가동을 멈췄지만, 탄생과 성장과 죽음은 ‘재생’의 필요조건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문경시는 2021년 옛 쌍용양회 문경 공장을 매입하고 그 자리에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유치 등 경제기반형 도시 재생 뉴딜 사업을 추진 중이다.2018년 폐업 당시 산업유산 보존에 관한 제도적 뒷받침이 없어 지자체 예산만으로는 부지매입이 힘들었으나, 이 부지를 근대산업유산지정과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쌍용CE측과 1년간 부지매입 및 협의를 진행한 끝에 2021년 11월 부지매입 절차를 끝냈다.앞서 국토부 공모사업인 도시재생뉴딜사업 경제기반형에 2년간 공모 준비를 하여 2020년 12월 전국에서 문경이 유일하게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구)쌍용양회 부지를 포함한 신기동 일원에는 3천 53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비롯한 월드힐링센터, 스마트팩토리, 익스트림 스포츠 시설, 실내촬영스튜디오, 다문화커뮤니티센터,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등 문화관광 예술 플랫폼으로 탄생된다.문경은 한반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고, 중부내륙철도(2023년 예정), 중부내륙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망을 갖추고 있어 교통접근체계가 우수하며, 신기동 문경시멘트 공장 부지 인근에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장기적 산업생태계 조성 및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 연료전지 핵심장비 제조·정비공장 유치 등 산업구조 전환 및 연계 가능성이 확보되어 있다.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으로 시간당 40MW의 전력이 생산되어 문경 전체 세대 수의 2.6배인 9만 세대에 전력 공급이 가능하며, 신기동 일대 1천700여 세대에 도시가스도 신규 공급할 계획이다. 이 발전소로 향후 20년간 세수 약 500억 원 증가, 4천여 명의 고용 창출이 지역 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윤환 문경시장은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인프라 개선,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이룰 수 있도록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을 펼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도시재생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주도가 필요한 만큼 주민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22-03-17

그리운 ‘엄마의 손맛’ 전국 곳곳으로 전합니다

영남에서 태어나 20~40대의 상당 기간을 서울과 호남에서 보냈다.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산과 바다가 인접한 한국은 적지 않은 식재료와 다양한 조리법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런 연장선에서일 것이다. 즐기는 음식도 지역마다 다르다.경기도 사람들이 젓갈 사용을 줄여 담백한 김치 맛을 즐긴다면, 영호남인은 멸치나 갈치로 만든 젓을 듬뿍 넣은 농익은 김치를 찾는다.전라도에선 콩국수에 설탕을 넣어 먹는데, 소금으로 간을 맞춘 콩국수를 먹어온 경상도 사람들은 이 이야기에 깜짝 놀란다.참기름 섞은 소금에 구운 삼겹살 먹는 서울내기들은 멸치젓국에 돼지고기를 찍어 먹는 제주도민들을 보며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모습도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바뀌고 있다.30년 전쯤 “부친은 양념한 콩잎을 좋아한다”는 기자의 말에 영남 외에 다른 지역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의아해했다. “깻잎이 아닌 콩잎도 먹는 거야?”포항 죽도시장에서 3년 전부터 영업을 시작한 반찬가게 ‘짭쪼롬밥상’의 최고 인기 아이템은 갖은 양념에 무친 콩잎이다. 이 가게 장금순(59) 대표는 말한다.“주변으로만 양념콩잎을 택배로 보내냐고요? 서울과 강원도는 물론, 제주도와 전라도, 심지어 서쪽 바다 건너 백령도에서도 주문이 옵니다.” △ 여고생일 때부터 TV 요리 프로그램을 즐겨 보던 소녀는….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나고, 1~2인 가구가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반찬가게도 동시에 성장했다. 시장과 주방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기 힘든 이들이 ‘믿고 구매해 먹을 수 있는 반찬’을 찾고 있는 것.선호하는 반찬의 지역 간 경계도 무너졌다. 이제 양념한 콩잎은 영남 사람은 물론, 서울 사람도 좋아하고 전라도와 충청도에서도 인기다. 예전 경상도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홍어요릿집을 지금은 대구와 부산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게 된 것처럼.지역 특산물도 전화나 인터넷 메지시를 통해 주문한 다음 날이면 받아볼 수 있게 됐다. 그러니, ‘동해의 대게’ ‘서해의 조개’ ‘강원도의 감자’ ‘제주도의 갈치’라는 말도 무색해졌다. 손가락 하나로 요청해 내일 먹을 수 있는 게 지천이다.반찬가게도 마찬가지. 장금순 대표가 만든 ‘짭쪼롬밥상’의 양념콩잎과 ‘빡빡장(강된장)’은 이제 포항만의 별미가 아니다. 백령도와 광주에 사는 이들의 따끈한 밥에도 올려지고, 비벼진다.젊은 시절엔 여러 군데의 식당에서 주방 책임자로 일했던 장 대표가 “당신과 우리만 나눠 먹기엔 아깝다”는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죽도시장에 점포를 얻은 건 ‘코로나19 사태’ 직후다. 그리고는, 금방 자리를 잡았다. 안착의 이유는 간명했다. 장 대표가 만들어내는 반찬이 맛있었기 때문.-언제부터 요리하는 걸 좋아했나.“결혼 전부터다. 아니, 중학교와 고등학교 다닐 때도 방학 때면 TV에서 방영하는 요리 프로그램을 보고 그걸 따라해 아버지께 드리곤 했다. 지금 반찬가게를 하고 있는 건 내 적성을 찾은 것이니 몸은 힘들어도 행복하다고 생각한다.”-‘짭쪼롬밥상’에서 판매하는 반찬의 가짓수는 어느 정도인가. 그리고, 그걸 모두 직접 만드는 것인지.“대략 30개쯤 된다. 그중 3~4가지는 1차로 가공된 걸 사와서 내가 2차로 양념을 더한다. 나머지 90퍼센트는 직접 만든다. IMF와 각종 전염병 파동이 있기 전에는 큰 음식점에서 일했다. 하지만, 그런 시기가 거듭되면서 나를 포함한 주방 책임자들이 개인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음식을 만드는 자신만의 원칙이 있다면.“시작하기 전부터 작은 가게지만 나와 딸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반찬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했다. 죽도시장엔 반찬가게가 셀 수 없이 많다. 여기서 자리 잡기 위해선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조리 과정에서의 철저한 위생관리와 깔끔한 포장, 친절이 우리 가게의 무기라면 무기다. 또 하나를 더하자면, 좀 비싸더라도 재료는 항상 최고의 것을 선택해 사용한다. 좋은 식재료는 조리 시간도 줄여준다.” △“엄마 반찬은 다이어트의 적”이라는 말은 듣기 좋은 칭찬기자 주위엔 혼자 사는 남성이 적지 않다. 집밥을 자주 먹게 되는 ‘코로나 시대’이니 요리에 서툴다면 부득불 반찬가게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 ‘짭쪼롬밥상’을 함께 운영하는 장 대표의 딸 김자연(37)씨도 이런 세태를 잘 알고 있었다.“주부들이 반찬가게를 가장 많이 찾는 건 분명하죠. 근데, 요즘엔 혼자 사는 남자 손님들의 비율이 30퍼센트는 되는 것 같아요. 할머니나 어머니가 해주던 반찬 맛을 잊지 못하는 분들이 우리 가게 단골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어머니 장금순 대표가 각종 나물을 무치고, 된장을 맛깔나게 끓여내는 손재주를 가졌다면, 딸 김씨 역시 또 다른 차원에서 손재주가 빼어나다. SNS를 이용해 가게를 홍보하는 능력이 탁월한 것,입소문과 더불어 디지털 홍보에도 소홀함이 없는 ‘짭쪼롬밥상’은 가게에서 판매하는 것만큼이나 퀵서비스와 택배를 통한 반찬 판매량도 많다.어린아이를 가진 주부들은 시장을 직접 찾아 물건을 구매하기가 쉽지 않다. 그럴 경우엔 퀵서비스로 반찬을 주문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SNS를 보고 택배로 양념콩잎과 강된장을 찾는 이들도 차츰 늘어나는 추세다.김자연 씨 또래의 단골들은 장 대표를 “엄마”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단다. 장난처럼 “엄마 반찬 때문에 내가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가 없어요”라고 애교를 부리는 손님 이야기를 하며 모녀가 웃었다. 유쾌한 엄마와 딸이었다.-가게의 ‘시그니처 메뉴’인 양념콩잎 재료는 어디서 구하는지.“포항 신광면에서 재배한 콩잎을 쓴다. 그곳은 황토와 마사(磨沙·화강암이 풍화된 모래)가 섞인 토질이라 콩잎 품질이 좋다. 콩잎무침 열풍이 불면서 벼농사 대신 콩 농사를 짓는 할머니들이 많아졌다. 2~3농가가 기른 콩잎을 우리가 전부 구매하고 있다.”-잊지 못할 손님도 있을 것 같다.“반찬 사러 오면서 ‘엄마 드세요’라며 과일과 피로회복제를 선물하는 젊은 손님들이 고맙다. 또 한 분 기억나는 사람은 40대 위암 환자다. 봄이면 열무와 무를 채 썰어 담은 김치와 강된장을 만든다. 아팠던 손님이 그걸 먹고는 잃었던 식욕이 돌아오고, 속이 편안해졌다는 인사를 해왔을 땐 내심 뿌듯했다. △ 딸에게 대물림될 수 있게 건강한 음식 만들고 싶어장금순 대표는 선량한 미소를 가졌다. 그러나 반찬의 재료를 살필 때는 누구보다 냉정해진다.평소와 달리 좋지 않은 식재료를 보내온 도매상은 장 대표의 타박과 함께 그걸 되돌려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대신 품질 뛰어난 재료는 가격을 따지지 않고 흔쾌하게 사들인다. 때론 매몰차게 거래처를 대하는 이유는 다른 게 없다.“누군가 내가 만든 반찬을 맛있다고 해주면 몸이 힘든 것도 잊고 신나서 일을 한다. 이건 장사하는 사람으로서의 보람인 동시에 어려움이다. ‘엄마’라고 부르는 손님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는 것 아닌가?”이런 어머니를 잘 알고 곁에서 지켜본 딸 자연 씨 역시 “사람이 먹는 음식을 만드는 일을 한다면 변치 않는 소신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덧붙였다. 지극히 옳은 말이니 부연해 더 물을 것도 없었다.장 대표는 자신이 일을 그만둘 때가 되면 딸에게 ‘짭쪼롬밥상’을 물려주고 싶다고 했다. 맛과 더불어 음식을 대하는 태도까지 그대로 대물림되기를 바란다.죽도시장엔 오늘도 맛깔스런 반찬을 만들어놓고 웃음 가득한 얼굴로 손님을 기다리는 모녀가 있다. 그녀들이 봄날이 누구보다 환하기를./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3-15

문화 예술인을 모두 껴안는 대구예총으로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라 했다. 굴뚝이 아닌 예술과 문화가 도시의 품격과 시민의 삶의 질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한다.이창환 대구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예술과 문화의 힘으로 대구를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선언했다. 4년의 부회장을 거쳐 10개 예술단체 총연합회 회장에 추대된 그는 예총부터 변하고 예총이 앞장서서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선언했다.그는 예술인만이 아닌 시민과 함께 공유하는 예술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약속한다. 당장 예총회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는 생활예술인 단체들을 포용하는 일부터 시작하고 있다. 예총의 외연 확대로 몸집을 키우는 것이 예술 문화를 시민과 함께 공유하는 한 과정이라 말한다. - 회장 취임을 축하한다. 예총 부회장을 4년간 역임했고 처음으로 경선 없이 단독 출마해 만장일치로 회장에 추대됐다. 대구 예술 발전을 위한 이창환 회장의 포부나 목표는 무엇인가.△대구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의 회장으로서 각 회원단체 간 의견을 조율하고 통합하는 조정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화합과 희망을 모토로 제12대 대구예총에서 대구의 예술인들을 대변하고 대구 시민과 함께 예술문화도시 대구를 만들어 가겠다.- 취임하면서 ‘대구의 힘은 예술이다’고 했다. 예술과 문화가 언제부터 그렇게 대접받게 됐나. 아니면 그렇게 대접받도록 하겠다는 말인가.△우리 사회의 유력한 성장 동력이 바로 예술이라는 믿음에서다. 개인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것이 예술이며 예술가라고 생각한다.대구를 예술과 문화로 살찌워야 한다. 나라와 도시의 품격은 수출이나 국민소득이 아니라 예술문화를 어떻게 얼마나 꽃피우느냐에 달려 있다. 굴뚝산업으로 도시를 활성화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대구시의 성장 동력은 예술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예술의 공공적 가치에 대한 인정이 꼭 필요하다.또 예술가에 대한 존중과 배려도 예전보다 향상되었다. 하지만 예술가들에게 일정한 소득을 보장해 주는 등 사회보장제도는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다. 예총이 앞장서겠다.- 대구 문화 예술이 발전하기 위해서 예총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어디까지인가.△우선 대구를 대표하는 예술문화단체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선도해 가기 위하여 대구예총이 앞장서겠다. 이와함게 대구예술문화정책을 선도하는 정책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또한 예총 회원단체 상호간의 협업을 확대하고 대구 예총의 품격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더욱 창의적이고 다양한 개성을 추구하는 예술행사로 발전시킬 것이며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한 어려웠던 지난 시기를 미리 준비하는 차원에서 예술인들을 위한 예술인의 복지 환경 개선과 예술창작의 쾌적한 분위기 조성에 더욱 힘쓰도록 하겠다.- 기업의 메세나 활동을 강조한다. 지역 기관이나 기업과 예술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또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생각인가.△지역 예술인 상당수는 기본적 삶을 영위하기에도 벅찬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메세나 활동을 활성화하려고 한다.대구시교육청의 경우 방과후학교나 방학 기간 동안의 예술교육을 상의하는 것이다. 지금 교육청의 보건체육과에 예술이 포함됐더라. 그만큼 예술이 바로 인성교육과도 직결되기 때문 아니겠나. 예총은 코로나19 초기에도 지역 고3 학생들을 위한 마스크 크리닝에 1억원을 지원했다. 회원들은 개인적으로 여러 창구를 통해 방과후학교에 참여하고 있다.- 이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메세나 활동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특별히 다른 점이 있나.△기업에 무조건 도와달라고 말하는 건 염치없고 실제 도움받기도 힘들다. 우리가 먼저 도움을 주고 기업이 문화 예술계를 지원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일회성이 아닌, 영속적인 지원이 가능해 진다고 본다.기업체가 예술계를 지원하고 신문 보도 등으로 1회성에 그치게 되면 그 효과는 반감된다. 그들의 기부에 걸맞게 예우를 해 줘야 한다. 대학이 기부금을 받으면 건축물에 이름을 붙여 대우해주는 식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대구 도심의 근대문화유산 중 개인 소유를 기업이 매입해서 대구시가 운영토록 하고 예술계에서 실질적인 운영을 맡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이다.또 ‘기업으로 찾아가는 메세나 문화강좌’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과 예술의 만남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메세나를 통해 기업과 결연한 문화예술단체와 개인의 합동 콘서트, 합동 전시회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 회장의 계획을 구체화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예총부터 변화가 필요한 것 아닌가.△물론이다. ‘예총부터 변하자’고 강조한다. 불편하고 불필요한 행사는 과감히 없애거나 줄이고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다. 지금까지 예총 내부의, 우리들만의 보여주기 식 행사였다면 과감히 탈피하고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모든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예술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제 시민들의 눈도 그만큼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예총의 위상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다.△대구시와 문화재단, 대구예총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예총의 위상 강화와 회원 단체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제도적으로 구체화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 또 오는 지방선거에서도 대구의 문화 예술인을 지원하고 문화 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지지의사를 밝히는 후보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의 문화 창달과 예술 발전은 자치단체장이 할 일이다. 문화 예술분야 공약을 하고 이행할 의지가 있는 후보는 도움이 되도록 지원해 줄 것이고 그렇지 않은 후보는 개인적으로라도 낙선운동을 벌일 작정이다. 이미 지난 대선 때도 그런 선례가 있다. 우리는 정치권과 사전 협의 없이 예총 스스로 대구를 예술 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한 공약을 하고 이행 의지를 보이는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예총 차원에서 공개 천명했었다. 당시 예총의 행동에 정치권이 뒤늦게 합류하는 모양새를 보이기도 했다.- 예총의 외연 확장을 위한 계획은 어떤 것이 있나.△현재 예총에는 10개 단체(건축가회, 국악협회, 무용협회, 문인협회, 미술협회, 사진작가협회, 연극협회, 연예예술인협회, 영화인협회, 음악협회)가 있는데 아직 예총에 가입하지 않은 문화 예술인과 단체들에게 과감하기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다. 지금 그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단체에 따라 입회금이 너무 많거나 대학을 졸업해야 가입할 수 있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 회원으로 가입하지 못하는 단체도 있다. 이런 예술인들에게 예총이 과감하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다.체육회가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합쳐져 하나의 체육단체가 되었듯 우리 예총도 순수예술 중심에서 생활예술까지 포용해 시민과 접촉면을 넓혀 나가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뷰티(Beauty), 꽃꽂이, 다도, 생활음악, 실용무용 등 예술인들도 예총이 포용하는 것이다. 순수예술과 실용예술이 서로 보완하고 도움을 주면서 함께 발전하게 될 것이다. 예총 정관에 ‘특별회원 단체를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시도된 적이 없었다. 올해는 특별한 회비 없이 일단 신사만으로 가입을 승인하고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 그렇게 되면 현재 1만명 규모인 대구 예총이 4만~5만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총이 주체가 되어 대구시민과 함께하는 예술문화 도시 대구를 조성하는 데 한 발 더 다가가려는 것이다.-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오래전부터 계획을 갖고 있었나.△대구예총 부회장을 하면서 구상해 온 것이다. 틀도 어느 정도 갖춰가고 있다. 지역출신 전 국회의원을 정책위원장으로 하고 예총 내 분회별 대표와 외부인사 등으로 15명 내외의 정책위원회를 구성해서 추진할 것이다. 임기 초반에 성과를 보려고 한다. 취임이후 대구시내 8개 구 군 자치단체부터 여러 기관단체들을 찾아 소통하고 있는 것도 그것 때문이다.- 대구시청이 두류공원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시청 별관과 시립미술관, 문화예술회관 등 대구 전역의 문화공간에 대한 접근성이나 예술성, 이용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종합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대구가 행복한 예술문화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도시 전체 기본계획을 예술문화와 접목시킨 도시계획이 필요하다. 신 대구시청 주변의 두류공원 전체를 행정과 문화 예술 관광 특구로 지정하여 대구의 랜드마크로 만들어야 한다. 대구 도심지는 역사 문화 예술의 재발견, 보전, 승화로 구체화한 후 클러스터화하여 시민의 접근성과 이용률을 높일 수 있는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도 이제 행복을 이야기하고 있다. 대구의 위상과 대구 예술인의 역할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자. 그것이 대구시민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다.△문화의 세계화가 정치 경제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는 21세기다. 세계적인 문화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예술 진흥이 아주 중요하다. 대구 예술의 발달로 대구시민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게 해 대구 한류를 이루었으면 한다. 시민과 함께할 수 있는 창작 공간 마련으로 대구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 지금 대구 시가지 곳곳에서 재건축과 재개발로 들썩거리고 있다. 건축가로서 도시의 균형 발전을 위해 어떻게 평가하나.△예총 회장으로서 그런 부분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면 공인으로서의 예총회장 활동이 개인사업과 충돌하는 부분은 없나. 또는 제약을 받거나 개인 사업이 시간과 경제적 불이익을 받는 부분은 없나.△예총회장은 봉사하는 자리다. 회장 임기 동안은 개인의 본업은 잠시 뒤로 미루고 대구 예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개인사업체인 건축설계사무소 운영에 미치는 영향이 없지 않을 것 같지만 사무실 구성원들이 잘 해 주리라 생각한다. 건축가와 건축사는 다르다. 예총의 예술 문화영역과 건축사 업무는 별개이므로 부딪치는 부분은 없다.- 본인 소개를 한다면.△항상 겸양과 실천 정신을 가슴에 품고 생활하고 있다. 경북 의성군 안평면 시골마을에서 중학교 1학년을 마치고 대구로 전학 와서 일찍부터 자립심을 키워왔다. 고교때 미국 유학중인 선배의 박사학위 논문 자료수집에 따라 다니면서 전통 건축에 흥미를 느껴 건축을 전공하게 됐다. 자본금 150억원 회사 대표이사도 역임했고 대구경북의 대표 경제인들과의 교류도 하고 있다. 촌스럽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공경 경(敬)자를 되새긴다. 이창환(李暢煥·60) 대구예총 회장·토담 건축사무소 대표영신중, 대륜고, 울산대 건축학과, 경일대 석사, 계명대 대학원 건축공학과 박사.대구경북 건축가회장.계명대 겸임교수, 대구시 건축심의위원, 대구시 한옥위원회 위원 등 역임.대구시 건축상 금상(2004), 대상(2014), 공공분야 은상(2016) 한국예총 예술문화공로상 대상.포항 코아루 공동주택, 포항 항구동 호텔. TBC 경북본부 사옥 신축, 대구FC클럽하우스 건립, 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리모델링, 경북도 동해안발전본부 청사지원센터, 영남이공대 대구대 기숙사 신축공사 등 설계.내성적으로 보이지만 목표를 설정하면 앞만 보고 매진하는 성격이다. /이경우 편집위원

2022-03-14

“풍기인삼엑스포 다양하게 즐겨요”

5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 재배삼의 시배지인 영주시 풍기읍 풍기인삼문화팝업공원 일원에서 ‘인삼, 세계를 품고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올해 9월 30일부터 10월 23일까지 열리는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가 200일 앞으로 다가왔다.이번 엑스포는 인삼의 ‘생명력’, ‘인류 행복’, ‘미래 산업’ 등 3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고려인삼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알려 인삼 종주국으로서의 위상 회복과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인삼이 먹을거리로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으로 나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자 개최된다. ◇ 엑스포의 목적과 목표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는 국내·외에 풍기인삼의 브랜드 가치 극대화를 통한 미래가치를 공유하고 고려인삼 산업의 해외 진출과 투자 활성화를 통한 영주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풍기인삼을 기반으로 한 신산업 육성과 지역 경제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엑스포를 통해 생산유발 2천474억원, 부가가치 유발 1천5억원, 취업인구 2천798명과 인삼산업 경쟁력 강화와 발전을 통해 산업적 기반 조성과 인삼의 주산지이자 시배지로서의 위상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사회적, 문화적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엑스포 차별화 방안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추세의 가속화로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기존의 엑스포들과 달리 온·오프라인을 병행한 엑스포 개최를 준비 중이다.온라인에서는 8월 중 엑스포 행사장인 풍기인삼문화팝업공원 일원을 가상공간으로 실사화한 메타버스를 오픈해 엑스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오프라인 행사장에서는 4차 산업 융복합 시대에 걸맞은 첨단 기술 및 인터렉티브 영상 등으로 구성된 콘텐츠를 선보여 K-콘텐츠 엑스포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계획이다. ◇ 엑스포 주요 전시관 및 행사장인삼재배에 성공한 주세붕 선생의 성공 스토리와 역사적 문헌에 기록돼 있는 풍기인삼의 우수성 소개, 인삼의 의학적 효능, 생애주기별 인삼의 활용 등에 대한 내용을 미디어 아트 형식으로 표현하는 ‘주제관’이 조성 된다.인삼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인체에 미치는 인삼 제품의 효능성, 바이오산업, 화장품, 의약품 등 융·복합 산업으로 확장하는 인삼의 다양한 미래가치를 전달하는 ‘생활과학관’이 꾸며진다.‘인삼교역관’은 국·내외 인삼 관련 기업의 전시홍보, 판매 및 바이어 상담을 위한 비지니스 공간으로 인삼 관련 가공 및 유통분야, 전후방산업인 제약, 바이오 등 8개 부문으로 구성 운영된다.이 밖에도 각종 공연장과 체험관, 축제마당, 키즈존, 방문객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운영본부와 콜센터 등 스마트 컨트롤 센터, 각종 비상 상황시 신속 대응을 위한 디지털 종합상황실, 관람 편의를 위한 시설물 위치정보 제공, 미아방지 시스템 적용 등 스마트 엑스포를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운영 할 계획이다.◇ 풍기인삼의 미래 가치성영주시는 미래 인삼산업의 가치 향상과 미래 먹을거리를 위해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를 준비 중이다. 이번 엑스포는 인삼의 생명력 가치, 인삼의 인류 행복 가치, 인삼의 미래산업 가치 등 3가지의 기준을 두고 있다.인삼의 생명력 가치는 인류 에너지원으로써 가치를 재조명하는 생명 엑스포, 인삼이 가지고 있는 생명력을 다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체험 엑스포에 두고 있다. 인삼의 인류 행복 가치는 인류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희망을 제시하는 힐링 엑스포, 인삼을 통해 포용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 엑스포다. 인삼의 미래 산업 가치는 첨단 기술로 점차 진화하는 인삼을 체험할 수 있는 과학 엑스포, 인류를 위한 미래 인삼관련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산업 엑스포로 개최해 영주시를 세계속의 인삼 도시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현대과학에서 본 인삼의 효능 효과현재까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인삼의 대표적 효능에는 신체조절기능의 항상성유지작용이라 할 수 있다.연구 및 논문을 통해 항피로 및 항스트레스 작용, 항당뇨 작용, 혈압조절 작용, 항암작용, 동맥경화 및 고혈압의 예방, 두뇌기능 강화, 위장 기능 강화, 면역기능 강화, 항바이러스 작용 등이 보고되고 있다. 현대의학이 밝힌 고려인삼의 효능 참고자료에는 ① 다이옥신 방어(생식기능 증대) - 김시관 박사 1999- 항암작용 - 윤택구 박사 ② 에이즈 예방 및 치료 ③ 골다공증 개선 - Ogita 1989, 1990, 1994 ④ 학습기능 증진 - Zhang et ai 1989 ⑤ 환경호르몬 억제에 효과가 큼 -김재권교수, 1999 등 약 2천600여편의 연구 논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엑스포 준비 상황조직위는 성공적인 엑스포를 위해 영주시 각 부서에서 총 108개의 부서별 지원 사업을 발굴해 협업 중이며, 엑스포 기간 중 인근지역과 전국·도 단위 행사를 파악해 엑스포와 연계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성공적 엑스포의 주요 부분인 자원봉사자 모집도 마무리 단계다.100만명 관람객 유치 목표 달성을 위해 대한민국 소비시장의 주도세력으로 떠오른 3040세대를 주요 공략 대상으로 잡아 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SNS이벤트 등 온라인 홍보를 추진 중이다.현재 입장권 온라인 사전예매(http://ticket.yes24.com)를 개시해 할인된 금액으로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예매 입장권 구매자들에게는 구입 금액에 비례해 지역사랑 상품권을 현장 매표소에서 수령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전예매 구매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엑스포의 주요 행사-공식행사● 개 장 식 2022. 9. 30. 09:40 / 엑스포장 주게이트● 개 막 식 2022. 9. 30. 17:00 / 엑스포장 주무대● 폐 막 식 2022. 10. 23. 17:00 / 엑스포장 주무대-사전행사: D-30일 성공기원 음악회 2022. 8. 30. 2회 공연-주제공연: 최초 인삼 재배지 영주의 이야기와 인삼의 효능을 담은 융· 복합 공연-엑스포 퍼레이드: 길놀이와 상황극, 캐릭터 퍼포먼스, 놀이마당 등-메인 이벤트: 휴일특집 빅콘서트(슈퍼밴드 콘서트, 조선판스타 TOP5, 오디션 최강자전 등)-특별 이벤트: 경북 22개 시·군의 날, 노인의 날, 한글날, 문화의 날 특별이벤트-경연 프로그램: 청소년 트롯가요제, 인삼요리, K-POP커버댄스, 직장인밴드, 우량인삼 선발 등-학술회의: 세계인삼산업을 말하다(포럼), 인삼향 풍기는 토크 콘서트(토크콘서트), 고려인삼의 우수성 연구(학술대회)/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2-03-13

일과 마치는 시간이요?그건 손님이 정하는거죠

옛 어른들은 허투루 버려지는 밥 한 톨, 김치 한 조각도 안타까워했다. 벼와 배추를 기르는 농부의 수고와 그걸 밥과 김치로 만든 이들이 흘린 땀의 가치를 알았기 때문이다.비단 농산물만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가 맥주에 곁들이는 안주로 쉽게 접하는 마른 오징어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반찬으로 즐겨 먹는 마른 멸치 등의 건어물도 많은 이들의 고생스런 손길을 거쳐 술상과 밥상에 오른다.간단치 않은 그 과정을 생각한다면 음식을 함부로 버리는 일도 줄어들지 않을까.포항 죽도시장엔 1970년대 후반 노점에서 시작해 50년 가까이 건어물을 팔아온 할머니가 있다. 중앙건어물 최병숙(75) 대표다.최 대표의 아들인 김종하(52)씨는 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했다. 졸업 후엔 중견 건설업체에 취직해 스키장과 골프장이 만들어지는 현장에서 전공을 살려 일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누구도 피해갈 수 없었던 IMF의 광풍을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가 편찮으시다”는 소식까지 들려왔다. 당시 종하 씨는 갓 결혼한 상태. 국내는 물론 해외 출장까지 잦았던 직장을 정리하고, 죽도시장으로 내려와 어머니를 돕겠다고 결심했다.모자(母子)가 본격적으로 손발을 맞춰 일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그로부터 22년의 시간이 흘렀다. 두 사람의 경력을 합하면 건어물과 함께 살아온 게 벌써 70여 년이다. △ 멀리서 경매가 열리는 날엔 새벽 3시에 일어나야건어물 판매와는 무관한 일을 하던 서른 살의 김종하 씨는 의지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모르는 건 배우고, 관행처럼 이어져온 경직된 장사 방식도 바꾸겠다는 결심을 했다. 포항으로 돌아온 직후 1~2년은 각종 해산물이 경매되는 경상도와 전라도 수산시장을 가리지 않고 무수히 돌아다녔다. 경험의 축적을 통해 목표에 이르고자 한 것이다.-건어물 상점의 변화를 위해 어떤 일을 했던 건가.“어머니가 장사를 시작하던 시절엔 가져다주는 물건을 받아서 팔기만 했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는 활로가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보다 저렴하게 좋은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면 우리의 이윤도 늘고, 동시에 손님들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 아닌가.외가가 부산 남포동에서 건어물 상점을 크게 한다. 일을 시작한 초기엔 그 인프라를 보고 배우기 시작했다. 건어물이 어떻게 유통되는지 정확히 알기 위해 꽤 오랜 기간 전국을 돌아다녔다.”-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드는 건 피해갈 수 없었을 것 같다.“보통 해산물 경매는 오전 9시에 시작된다. 2시간 전에는 현장에 도착해 구입할 물건을 살펴서 정해둬야 한다. 그래야 중매인에게 구입을 부탁할 수 있으니까. 먼 지역에서 경매가 열리는 날은 새벽 3시에 일어난다. 일을 마치는 시간? 그건 손님이 정하는 것이지 내가 정하지 못한다.(웃음) 가능하면 저녁 8시 전에는 마치려고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바쁠 땐 하루 14~15시간 일하는 셈이다.”중앙건어물의 ‘큰 대표’는 최병숙 씨다. 그러면 김종하 씨는 뭐라고 불러야 할까? 위와 같은 노력이 있었으니 이젠 중앙건어물 ‘작은 대표’라 칭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을 듯하다.20년 이상을 다뤄온 물건이 말린 해산물이니 김 대표는 이제 자타공인 ‘건어물 전문가’다. 그래서 독자를 대신해 이런 요구를 해봤다.“좋은 건어물 고르는 방법 좀 귀띔해 주시죠.”답변은 금방 돌아왔다.“안동이나 영천 등 내륙에 사는 분들은 이전부터 봐온 게 있어 색깔이 노르스름한 건어물을 좋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근데 그건 유통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을 때 이야깁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말이지만, 바다에서 막 건져 올려 말린 게 맛있는 건어물이 됩니다. 싱싱하고 신선한 걸 건조·가공한 게 좋지요.”△ 건어물계의 스테디셀러는 누가 뭐래도 ‘멸치’유행이나 세태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오랜 기간 꾸준히 잘 팔리는 책이나 물품을 스테디셀러(Steady seller)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건어물계의 스테디셀러는 뭘까? 멸치다.-죽도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건어물은 뭔지.“죽도시장만이 아니라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건어물이 멸치다. 통영과 여수 멸치가 품질이 좋다. 멸치로 우려낸 국물, 멸치볶음, 멸치젓갈….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하루에 한 번쯤은 먹게 되는 게 멸치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중앙건어물에선 한 달에 멸치가 얼마나 거래되나.“햇멸치가 나오는 7월쯤이면 한 달에 1억 원 정도가 팔리기도 한다. 대형 마트와 각 지역 부녀회 등에서 대량으로 공동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간단히 말해 부녀회원 1천 명이 한 사람당 2박스만 구입해도 2천 박스가 판매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공동구매의 경우엔 이문이 박하다. 판매 대금의 2% 정도가 우리 수익이니 1억 원어치를 팔아도 어머니와 내가 손에 쥐는 건 200만 원 정도다. 그래도 좋은 물건을 소비자에게 넘길 땐 기쁜 마음이 크다.”‘코로나19 사태’의 파도는 건어물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앙건어물도 함께 일해 온 직원을 어쩔 수 없이 내보내고 물건 구입과 배달은 김 대표가, 죽도시장에서의 판매는 어머니가 전담해 맡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출이 30%가량 줄었다고 한다.중앙건어물의 경우엔 판로 다양화와 다각화로 긴 시간 이어진 위기를 견디고 있지만, 소규모 건어물 가게는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들어 마른 멸치와 오징어를 사가던 조그만 식당과 주점이 문을 닫는 경우가 빈번한 탓이다. 비극적이게도 경제는 이처럼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어려운 시절이지만 그래도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두어 달 전통·재래시장을 드나들며 느낀 게 적지 않다. 거기서 만난 상인들의 절대다수는 정말이지 부지런히, 그리고 열심히 살고 있었다.그들은 큰 욕심도 없어 보였다. 그저 아이들이 정직하게 커주고, 부모가 아프지 않기를 바라며 제 몸을 아끼지 않는 ‘진짜 서민들’의 삶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건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 거둔 소중한 수확이다.김종하 대표는 말했다. “어지간한 월급쟁이보다는 수입이 낫다”고. 그러나, 그 수입이란 돈을 쓰러 다닐 시간이 없을 정도로 휴일도 잊고 오랜 시간 땀 흘린 결과다. 그러니 부러워할 것도, 시기할 이유도 없을 것 같다.-가슴 속에 새긴 장사의 원칙이 있는지.“거창할 것 없다. 내 양심에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노력한다. 물론 장사는 이익을 남기기 위해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익을 남기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내 몸이 힘들더라도 최선을 다해 좋은 물건을 구해 손님에게 권하고, 까다로운 고객도 친절하게 응대하고, 포장에도 신경을 쓴다. 어머니도 마찬가지의 마음일 것이다.”이야기가 끝나갈 즈음 김 대표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떤 꿈을 가지고 살아가느냐”고. 다음과 같은 대답을 들었다. 그의 솔직하고 소박한 꿈이 기자의 가슴을 쳤다.“젊었을 땐 맹목적으로 앞만 보고 달렸다. 이제야 욕심이 조금씩 사라지고, 나도 여유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죽도시장엔 힘들고 어렵게 사는 분들이 적지 않다. 노점을 하는 할머니들, 평생 밤낮 없이 일만 해온 어르신들이 조금은 편안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되면 좋겠다. 물론 나와 어머니도 그렇게 살고 싶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3-08

세계 수준의 병원서 최고 의술로 암 정복 도전

과학의 발달은 인체의 신비를 한 꺼풀씩 벗겨내고 있으나 암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신약개발과 새 수술기법 연구로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며 암 정복도 멀지 않다고 믿게 하는 의사.부인암의 조기 진단과 복강경 로봇 수술의 세계적 권위자 조치흠 계명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는 “의사로서 병에 대한 지식은 20%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면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신다며 겸허함을 보인다.국립암센터 암정복 추진 기획단 기획위원으로 1996년 세계 최초로 반복적 자궁경관 무력증을 복강경을 이용한 자궁경부 봉축술을 시행헸고, 2014년 아시아 최초로 자궁내막암 로봇 수술을 성공하고 2015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자궁경부암 단일공 로봇수술을, 2016년에는 세계 최초로 자궁내막암 단일공 로봇수술의 수술 방법을 정립하여 가이드 라인을 세웠다.코로나19 사태 때 그는 대구 동산병원에서 비상대책본부장으로 코호트 격리를 감행했고 성서 동산병원을 세계 최고수준의 병원으로 만들겠다며 이전을 총괄 지휘했다. -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종이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고 있는데 방역 당국은 방역 패스를 중단하는 등 아예 손을 놓은 모양 같다.△지금 코로나19 상황은 2020년의 시작 당시와는 다르다. 어중간한 거리두기로 코로나 감염의 피크를 오래 가게 만들어 버렸다. 너무 오랜 기간의 제한으로 모든 국민이 지쳐 있다. 이런 때일수록 질병관리청에서 중심을 잡고 정치적인 목적에 휘둘리지 말고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이 백신 접종에 따른 집단면역의 완성을 통해 코로나19는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플랜 A에만 머물지 말고 경우의 수를 고려한 플랜 B, 플랜 C까지도 마련해 놓아야 한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코로나19 초기의 K방역을 이끌었고 그것이 세계적인 코로나 방역의 텍스트가 됐다. 당시 동산병원장으로 이를 진두지휘했다.△2020년 2월 대구에서 코로나19가 대규모로 유행하면서 동산병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자 비상대책본부장을 맡아 하루 만에 병원 전체를 코로나 환자 진료공간으로 바꿨다. 음압 병동이 아닌 격리 병원 개념으로 건물 전체를 코호트 건물로 지정한 국내 첫 사례였다. 코로나 전담 병원으로 지정되자 의료진은 물론 청소부나 식당 조리사들까지도 외면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참여와 설득으로 극복해서 동산병원의 대응체계는 K방역의 모범사례가 되었고 세계적으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을 전 세계가 코로나19 방역체계에 공유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코로나19 병원에서 얻은 교훈’이란 제목의 논문으로 WHO에서 발간하는 온라인 저널에 기고했다. 의사로서 보람이다.- 계명대 성서 동산병원이 밖에서 보는 외양도 아름답지만 병원 안에서 둘러보니 훨씬 정교하면서도 효율적이고 쾌적하다.△돌이켜 보니 이야기가 많다. 계명대 성서 동산병원 건축 공정률이 8%일 때 기획정보처장을 맡았고 오픈할 때는 병원장을 맡았다. 5천억원 규모의 프로젝트였다. 이전 당시엔 이전기획단 부단장을 맡아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챙겼다. 병원은 청정과 친환경을 모토로 건축했다. 환자와 의료진을 위해 병원의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에서도 대구를 넘어 세계 최고의 병원을 목표로 추진했다. 미국의 병원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2014년 스탠포드에 6개월이나 다녀오기도 했다.- 조 교수가 생각하는 동산병원은 어떤 병원인가.△환자가 오고 싶어 하는 병원, 직원이 자랑스러워하는 병원, 최첨단의 스마트한 병원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였다. 형태적으로 아름다우면서도 실용적인 면에서도 효율적인 건물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한 신경을 썼다. 수술실은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어느 수술실이건 주치의 이름만 넣으면 집도가 가능하도록 최적화 세팅이 되는 하이브리드로 꾸몄다. 병원 내 어디에서든 햇볕을 즐길 수 있고 어디에서나 쾌적한 공기를 숨 쉴 수 있다. 필터 비용만도 연 8억원이 들어간다. 입구 로비의 에스컬레이터 천정은 노아의 방주를 의미하는 등 병원 곳곳에 스토리도 담았다.- 병원 오픈과 관련한 비화 같은 것은 없나.△환자 1명도 없는 0 베이스에서 시작했다. 병원을 오픈하면서 현금 600억원을 마련해 뒀다. 적어도 3달 정도의 직원 월급은 비축해 두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것이다. 그런데 2주만에 900여 병상을 채웠고 결과적으로 그 자금은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부인종양분야 양성(혹) 및 악성(암)의 조기 발견과 치료에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다.△지역 여성 부인암 환자의 3분의 2를 우리 병원이 차지하고 있을 만큼 부인암 분야에서는 전국적으로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5위 이내다. 그만큼 많은 환자들을 진료하고 수술했다. 수술 환자들의 생존율이 국내외적으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예후가 좋고 또 환자들도 만족하고 있더라.- 부인과 복강경 수술에서 로봇을 활용한 수술은 지금 어느 단계까지 와 있나.△주로 자궁절제 및 난소종양 수술에서 로봇 수술이 활용되고 있다. 복강경 수술처럼 로봇 수술도 종전 4곳 절제하던 수술에서 지금은 단일공으로 한 곳만 절제하고 있다. 그만큼 정교해 졌다. 최근에는 부인암까지 영역을 넓혀 자궁내막암 환자를 단일공을 이용해 성공적으로 수술했다. 로봇 단일공 수술은 시간이 절약되고 복강경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수술할 수 있다.- 산부인과에서 하던 기존의 복강경 수술과 비교하면 로봇 단일공 수술의 장점은 무엇인가.△로봇 단일공 수술에서는 10배까지 확대되는 3D 고화질 입체영상과 같은 최첨단 이미징 기술로 의사가 수술 부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복강경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첨단 장비다. 또 복강경 단일공 수술로 자궁적출 수술을 할 경우 의료진의 체력적인 부담이 큰 데 반해 로봇 단일공 수술은 편한 자세로 수술할 수 있다. 이것은 치료 효과와도 연결된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로봇 단일공 수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한국 의사들의 술기가 워낙 좋아 전세계적인 표준 로봇 수술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되고 있을 정도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독보적으로 로봇 단일공 수술을 하고 있다. 한국은 단일공 복강경 수술에서도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임상 데이터도 많고 뛰어난 결과를 나타냈다.- 우리나라 의사들은 술기가 좋아 복강경 수술 실력이 세계적 수준이라는데 구태여 로봇 수술이 필요하나.△부인과 수술에서 복강경 수술, 복강경 단일공 수술, 로봇 수술, 로봇 단일공 수술 등으로 기술이 발전해 왔다. 그만큼 환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로봇 단일공 수술은 환자에게는 최소 침습수술의 혜택을. 의사에게는 더욱 쉽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혜택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에도 2G폰으로 충분히 생활하는 사람이 있듯 반드시 로봇 단일공 수술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비용면에서 차이가 없다면 로봇 단일공 수술을 권하고 싶다. 수술시간 감소는 물론 환자의 만족도도 매우 높기 때문이다.- 여성 환자에게는 산부인과 수술 후의 삶의 질도 매우 중요할 것 같다. 로봇 단일공 수술이 환자에게 주는 특별한 혜택이 있나.△무엇보다 흉터를 최소화해서 여성들에게 미용적인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단 하나의 절개창을 통해 모든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몸에 흉터가 남을까 걱정하는 여성들이 이 수술을 선호한다. 또 환자의 회복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단점은 비용이 복강경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예전보다는 많이 낮아졌고 장점이 크기 때문인지 환자들이 큰 부담을 갖지 않는 것 같다. 지금은 자궁내막암과 자궁경부암 및 초기 난소암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산부인과에서 복강경 수술 전문가다. 자궁경관 무력증 환자에게 복강경으로 자궁경부 상부 봉축술을 성공시켜 세계 100대 의학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로봇 단일공 수술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다.△의사의 기본은 끊임없이 환자에게 가장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치료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성격이 남을 따라 하는 것을 싫어하고 남과 다르게 생각하려 노력한다. 의사로서 직접 개발한 수술법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수술법을 연구하고 싶었다. 로봇 수술은 배우기도 쉽고 후배 의사들을 교육시킬 때도 편하다. 줄어드는 산부인과 외과의들을 생각하면 로봇 수술이 의료계 현실 문제의 한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병원경영에서뿐 아니라 의사로, 교수로 진료와 연구에서도 성과가 돋보인다. 최근 난소암 유발 여성호르몬을 밝혀내 세계 학계를 놀라게 했다. SCI급 논문 120여편을 비롯, 국내외 전문 학술지에 19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연구와 임상을 두루 섭렵하고 있다.△평소 의사로서 병에 대해서 알고 있는 지식은 20%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백신만 해도 그 실체를 모르고 있지 않은가. 그만큼 아직도 연구할 부분이 많다는 이야기다. 의사로서 나는 6시30분부터 진료를 시작한다. 병원장일 때도 진료와 수술을 했다. 계명대 산부인과와 의사 조치흠을 알리기 위해서는 논문으로 말하는 수밖에 없다. 의사로서 좋은 논문 한 편 나오는 것이 가장 기쁘다.- 최근 연구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할 수 있나.△95년부터 연구실에서 연구원 5명과 분자생물학 분야 신약 연구를 하고 있다. 자궁근종의 약물치료 방법과 생존율이 가장 낮은 난소암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다. 이를 위해 연구실에 5명이 연구하고 있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코로나 이전에는 해마다 미국 학회에 연구실 팀 6명이 함께 갔다. 1주일동안 미국에서 같이 생활하며 낮이면 각자 관련 섹션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저녁이면 함께 모여 맥주를 마시며 배우고 느낀 점들을 공유한다. 비용이 조금은 들어가는 행사지만 배우고 오는 것이 더 많다.- 비용 충당에 문제는 없나. 경제적인 어려움은 걱정하지 않았을 것 같다.△지금은 큰 문제가 없지만 어려울 때도 있었다. 어머니가 인정받는 조산원이셨다. 확장하던 사업이 잘 안되면서 월급을 차압당하는 처지로 내몰렸지만 가족들이 합심해서 해결해냈다. 살아가면서 위기는 생겨나고 위기가 좋은 기회가 된다는 이치를 터득했다. 그러면서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충성심이 생겨난다는 것도 체득했다. 그때부터 ‘어른 싸움은 돈 싸움이다’는 경험이 생활신조가 됐다. 인간에게는 위기가 오면 슬기롭게 극복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봉사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치흠(趙致欽·61)계명대 동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복강경, 로봇 수술 권위자. 현 아시아 부인과 로봇 수술학회장. 대륜고, 계명대 의대, 대학원, 경북대 의과대학원 박사.2004 국립암센터 암정복 추진기획단 기획위원. 동산의료원 산부인과학교실 과장, 암 연구소장. 동산의료원 기획정보처장.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장. 부인종양중개연구회 회장, 대한산부인과 로봇학회 회장. 대한부인종양, 폴코스코피학회 상임이사 및 부회장. 미국암확회 정회원. 대한의학 한림원 정회원.어머니가 유명 조산원이었고 부인과 아들, 딸, 동생 등 집안에 의사만도 20명이 넘는 의사가족이다.여성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이 난소암 유발의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고 생명과학분야 국제학술지 PNAS(미 국립과학원회보) 2020년 12월호에 게재되는 등SCI급 논문 120여 편 발표했다. 2021년 황조근정훈장 수상./ 이경우 편집위원

2022-03-07

3천200명 아이 이름 지어준 ‘죽도사랑방’ 지킴이

비단 포항에 거주하는 사람만이 오가는 장소는 아니다. 대게와 과메기 등 맛깔스런 해산물이 가득하고, 온갖 농산물과 각종 생활용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죽도시장은 이미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점포 수가 2천여 개에 달하는 대규모 전통·재래시장의 위상을 지켜가고 있는 곳. 바로 그 죽도시장 한가운데서 43년 동안 지역민의 사랑방 역할을 해온 철학원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다. 명리학자 황하수(85) 원장.명리학자란 명리학(命理學)을 공부하는 사람. 그렇다면 명리학이란 뭘까? ‘두산백과’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사주에 근거해 인간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알아보는 학문. 태어난 연(年)·월(月)·일(日)·시(時)의 네 간지(干支), 곧 사주(四柱)에 근거해 사람의 길흉화복을 알아보는 학문으로 사주학(四柱學)이라고도 한다.”황하수 원장은 1968년 설립된 사단법인 한국역술인협회 고문이다. 또한, 성명학(姓名學·성명의 좋고 나쁨이 운명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이름을 짓거나 풀이하는 학문) 명인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좋은 이름을 짓는 특별한 방법을 가진 어르신’으로 통한다.자신의 이름을 딴 황하수철학원을 운영하며 현재까지 황 원장이 이름을 지어준 아이들은 무려 3천200여 명. 물론 이름을 잘 지어서만은 아니겠지만, 그중 판사가 세 명이나 나왔다고 한다. 고위직 공무원과 교장 등도 적지 않다.황 원장은 결혼식을 올리기에 좋은 날짜를 잡아주는 택일(擇日)과 결혼할 남녀의 사주(四柱)를 통해 그들이 부부로서 잘 살아갈 것인가를 예측하는 궁합도 봐준다. 그런 인연으로 50쌍이 넘는 부부의 주례도 섰다. △ 나물 팔아 번 돈으로 손자 이름을 지어달라던 할머니젊은 시절엔 포항과 전남 여수 등지에서 여러 차례 사업을 벌였고, 죽도시장에서 의류 판매점도 크게 했던 황하수 원장.한때는 남들 못지않게 부자로 살아봐서일까. 지금 그에게선 돈에 연연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여유 있게 나이 들어가는 기품이랄까…. 그런 게 느껴졌다. 기자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주례를 봤던 결혼식 중 잊지 못하는 사연이 있을 것 같다.“경제적으로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사는 부부들이 예나 지금이나 적지 않다. 그런 부부들 17쌍의 주례를 섰다. 물론 사례금은 받지 않았다. 환하게 웃는 신랑과 신부의 얼굴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이름을 짓겠다고 찾아오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 실례되는 질문일 수 있지만 이름을 짓는 비용은 얼마인가.“(웃음) 정해진 가격은 있다. 30만 원이다. 하지만, 누군가 찾아와 ‘돈이 없는데 자식의 이름은 꼭 좋은 걸로 지어주고 싶다’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그걸 매정하게 거절하겠나?죽도시장 노점에서 나물을 파는 할머니가 손자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한 게 기억난다. 그럴 땐 ‘가진 것만 주시면 된다’고 말한다. 5만 원도 받고, 10만 원도 받는다. 물론, 형편이 좋은 의뢰인의 경우엔 책정된 가격보다 더 주기도 한다.”-이른바 ‘점(占)’과 명리학을 헛갈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미신과 학문이 같을 수는 없다. 명리학은 축적된 데이터와 자료를 통해 인간의 길함과 흉함, 행과 불행을 예측한다. 무당처럼 신기(神氣)에 의존하지 않는다.” △ 85년, 우여곡절 많았던 한 인간의 삶1988년.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6·25전쟁의 참화를 딛고 비약적 발전을 거듭하는 현대적 국가의 모습과 점을 봐주고 굿을 하는 무속인의 집 앞에 걸린 ‘신장(神將)대’-무당이 쓰는 막대기나 나뭇가지-는 불협화음으로 느껴졌을 터.황하수 원장을 포함한 한국역술인협회 회원들은 도시 곳곳에 무분별하게 들어서 있던 신장대를 정리하는 일에 앞장섰다. 그 일로 당시 내무부장관의 표창도 받았다고 한다.‘사주보감’ ‘성명보감’ 등 여러 권의 책을 쓰기도 한 황 원장. 그는 100년에서 15년이 빠지는 긴 세월을 살아왔다.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해방공간을 거쳐 한국전쟁과 4·19 혁명, 5·16과 12·12 쿠데타, 여기에 산업화시대에서 민주화시대로의 이행을 지켜봤다는 이야기. 그 정도면 개인적 삶에도 우여곡절이 없을 수 없다. 그래서 몇 가지를 물었다.-고향은 어디인가.“만주 길림성에서 태어났다. 태평양전쟁의 혼란 속에서 경북 안동으로 이주했다. 초등학교 때였다. 젊은 시절에 포항으로 와서 사업도 하고, 명리학도 공부하고, 철학원도 차려 지금까지 살고 있다.”-아직도 중국에 형제가 남아있는지.“형님의 아이들이 중국에서 살았다. 40년 넘게 소식이 끊겼다가 이산가족을 찾는 전국적 캠페인이 벌어졌을 때 그들을 만났다. 이후 한국으로 불러 국적을 취득하는데 도움을 주고 취직도 시켜줬다. 처음에는 서울에서 정말이지 어렵게 살았는데 이제는 김치공장 사장 등으로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으니 숙부로서 흐뭇하고 기쁘다.”-오랜 시간을 죽도시장과 함께 했다. 이곳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내 나이쯤 되면 누구라도 아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 법조계에 있는 사람들과도 몇몇 안면을 트고 지낸다. 시장 사람들이 억울한 일이 있거나, 예기치 않은 송사(訟事)에 휘말릴 땐 변호사나 법무사도 소개시켜주고 그랬다.1990년 병을 앓던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 재혼하지 않고 아들 넷을 혼자 키워서 결혼시켰다. 그 세월 동안 왜 어려움과 고충이 없었겠는가. 나를 포함해 모든 사람은 다 수난과 시련을 겪으며 산다. 그걸 극복하는데 작은 도움이나마 줬던 게 보람으로 남았다.”△인자하게 나이 들어가는 동네 할아버지처럼…30년 넘게 어머니 없이 자신들을 키워준 아버지의 노고를 알았던 것일까. 황하수 원장의 네 아들 모두는 열심히 살고 있다. 장남은 대기업 상무를 지냈고, 아래 동생들도 무역회사 등에서 세상이 자신에게 맡긴 몫을 다하며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황 원장은 말한다. “귀하고 천한 직업을 나눌 필요 없다”고. “돈은 있다가 허망하게 사라질 수도 있지만, 수양한 인격은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다”고.열일곱 살 때부터 한문을 공부한 황 원장은 지금도 여전히 다양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오래전 스승으로부터 사주의 기초를 배울 때부터 현재까지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다짐은 “나는 미신에 기대 점을 치는 게 아닌 학문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우리가 사는 곳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인자한 동네 할아버지로 나이 들어가는 그의 잔잔한 미소를 보면서 시인 백석(1912~1996)의 단아한 시 ‘선우사(膳友辭)’의 한 구절을 떠올렸다. 이런 노래다.우리들은 모두 욕심이 없어 희어졌다착하디 착해서 세괏은 가시 하나 손아귀 하나 없다너무나 정갈해서 이렇게 파리했다우리들은 가난해도 서럽지 않다우리들은 외로워할 까닭도 없다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다…(후략)/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3-01

젊은날의 고생은 즐거움 인생을 걸어야 성공하죠

만으로 열아홉 살에 해병대에 입대해 적지 않은 고생을 했다. 제대하고는 대학을 마쳤다. 꿈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았던 스물넷 젊은이.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죽도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아버지가 심근경색증으로 쓰러졌다.누군가는 아버지가 해오던 일을 맡아야 했다. 스스로는 선택한 바 없음에도 ‘장남’이라는 묵직한 책임감이 김재원(29)씨를 억눌렀다. 그러나, 망설이지도, 우물쭈물 피해가지도 않았다.그로부터 5년. 많은 것이 변했다. 아픈 아버지를 속이고 돈을 뜯어가려던 이들이 보란 듯 물려받은 가게를 정상화해 성장시켰고, 아들을 믿는 엄마와 여동생의 든든한 기둥이 됐다. 이상은 까치얼음 김재원 대표의 짤막한 ‘청춘 이력서’다.굳이 범주에 포함시키자면 김 대표는 이른바 ‘MZ세대’다. 진지함보다는 재미에, 복잡한 과정을 생략한 편리함에 휘둘리기 쉬운 나이. 그의 또래 친구들은 희생하는 삶보다는 ‘즐기는 삶’에 익숙하다. 그걸 탓할 이유는 없다.하지만, 사람의 인생에는 각기 다른 색채가 있고, 검은색인지 흰색인지, 혹은 푸른색인지를 선택하는 건 개인의 몫이다. 젊은 사람이 극히 드문 전통·재래시장에서 자신의 모든 걸 걸고 한판 승부를 보고 싶었던 게 김재원 대표의 선택. 자신이 선택한 색채의 길을 걸은 짧지 않은 5년 동안 어떤 일이 있었을까? △ 아직 제주도 여행 한 번 못해본 ‘20대 청년 상인’얼음을 판매하는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은 2017년부터 2022년 오늘까지 김 대표는 제대로 편하게 쉬어본 적이 없다.국경일과 자신의 생일에도 거래처의 주문이 있으면 두말없이 얼음을 배달했다. ‘그래도 일요일 하루는 내 시간을 갖자’고 생각한 건 불과 1년이 되지 않는다.그러니, 요즘 20~30대가 방학이나 휴가 때면 당연한 듯 즐기는 해외여행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다. 아직 제주도도 한 번 다녀오지 못한 김 대표.“제주도는 배 타고 가는 것 아닌가요? 포항에도 제주도 가는 비행기가 있어요?”라고 묻는 그의 진지한 얼굴과 어투에 기자는 조금 놀랐다.스물넷에서 스물아홉까지, 김재원 대표는 워커홀릭(Workaholic·일 중독자)으로 살았다. 자신의 선택이고, 가끔은 그걸 즐기기도(?) 했으니 누구를 원망할 것도 없다.열심히 살아온 삶에는 보상이 따르는 법. 위생적이고 현대화된 시스템으로 얼음을 만들고 보관할 창고를 지으려고 죽도시장 인근에 조그맣게 땅을 샀고, 얼마 전엔 오토바이 애호가들 사이에서 ‘꿈의 바이크’로 불리는 할리 데이비슨(Harley-Davidson)을 계약했다.오토바이의 가격? 어지간한 중형 승용차보다 비싼 4천만 원이라고 했다. 그 외에도 궁금한 게 많았다. 그래서 물었다.-5년 전 얼음가게를 이어받던 시기의 상황은.“아버지는 쓰러졌고, 주위엔 좋지 못한 사람들이 득실거렸다.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째는 장남인 내가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것, 둘째는 아버지가 고생해서 키워온 가게를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뜨릴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 결심이 나를 지켜준 힘이 됐다.”-아버지가 ‘이것만은 지키며 장사를 해라’는 이야기를 했을 법하다.“신뢰를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거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거래처와의 약속은 지키려고 한다.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아버지의 사례를 잘 알기에 웃으며 친절하게 다가오는 사람을 더 조심하고 있다.(웃음) 사기꾼은 절대 먼저 화를 내지 않더라.”-아버지 때와 비교해 까치얼음은 얼마나 성장한 건가.“현재 거래처는 100군데 정도다. 절반쯤은 아버지가 운영할 때 거래하다가 교류가 끊긴 걸 내가 복원했고, 나머지 절반은 개척한 거래처다. 배달하는 직원분이 있지만, 아무리 바빠도 가능하면 내가 직접 얼음 배달을 나가려고 한다. 왜냐하면 예전부터 나를 격려해주고, 우리 가게 얼음을 사용해준 고마운 분들의 얼굴을 자주 보고 싶어서다.”△ 하루 13시간, 바빠서 밥도 못 먹는 여름이 싫지만…‘이 추운 겨울에 얼음을 어디에 쓸까?’라고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을 듯하다. 김 대표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얼음은 크게 ’식용 얼음‘과 ’비식용 얼음‘으로 나뉜다.이름 그대로다. 비식용 얼음은 먹지 못한다. 그것들은 죽도시장 생선 아래 깔리는 게 대부분이다. 계절에 상관없이 상인들이 판매하는 물고기 등 해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해주는 것.다음은 식용 얼음. 이건 사람이 먹을 수 있다. 아이스 커피와 아이스 티(Ice Tea)에 들어가고, 눈처럼 갈아서 달콤한 팥빙수도 만든다.잘 알다시피 요즘 젊은이들 중에는 영하 10도의 추위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만을 고집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들을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커피)라고 부른다던가? 어쨌건.김재원 대표의 까치얼음이 취급하는 건 식용 얼음이다. 포항 곳곳에 자리한 대형 마트와 구멍가게까지가 까치얼음의 거래처. 여름은 물론 바람 매서운 1~2월에도 김 대표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이유다.-아무리 그래도 여름에 더 팔리는 게 얼음 아닌가.“맞다. 한여름엔 아침 8시부터 배달을 시작해 밤 10시가 가까워야 일이 끝난다. 점심과 저녁을 거르는 경우가 흔하다. 요즘엔 집집마다 아이스 박스 하나 정도는 다 있다. 바캉스 시즌이면 거기에 고기와 음료수, 술 등을 시원하게 보관하기 위해 얼음을 가득 채우게 된다. 그러는 게 한두 집이 아니다. 그 시기엔 조금 과장을 보태면 얼음을 만지면서도 땀을 바가지로 흘린다.(웃음)”-당신이 지키고 있고 앞으로도 지켜갈 장사의 원칙은.“대형 마트는 얼음을 대량으로 구매한다. 반면 동네의 조그만 가게는 거래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다른 얼음가게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두 군데 모두에 같은 가격으로 얼음을 공급한다. 차별하지 않는다. 그건 처음에 일을 시작하면서 고객과 한 약속이니까.”△ 죽도시장에서 할리 데이비슨 탄 젊은이를 보거든앞서도 말했지만, 전통시장에서 자신의 미래와 비전을 설계하는 ‘청년 상인’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게 누구도 부정하기 힘든 현실이다. 그래서다. 김재원 대표에겐 ‘시장 친구들’이 거의 없다.“아주 작은 성공의 입구에 들어섰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5년간 흘린 땀과 쏟은 열정의 대가로 ‘신뢰할 수 있는 얼음 공급자’라는 김 대표의 자리는 확고해지고 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해봤다.“직장생활이 아닌 작더라도 자기만의 사업으로 성공을 일구고 싶은 20~30대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는지요?”“긴 말은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자기 자신의 모두를 걸어야 합니다. 인생과 생애를 걸지 않고서 이룰 수 있는 성공이 세상에 있을까요? ‘공짜 점심’을 바라고 있다면 그건 젊은이답지 않습니다.”스물네 살,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불안정한 청년 상인으로 출발할 때부터 가졌던 김 대표의 꿈이 있었다.서른 살이 되면 20평쯤의 깔끔한 냉동창고를 세워 현대화 된 시설에서 만들어진 깨끗한 얼음을 고객들에게 주고 싶다는 것.곧 만 서른 살이 되는 김 대표의 꿈이 70%는 이미 이뤄졌다. 거기에 보너스처럼 더해진 게 4천만 원짜리 할리 데이비슨.혹여, 죽도시장에 갔다가 커다란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김재원 대표를 본다면,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에 다가서고 있는 그의 어깨라도 한 번 두드려주시길./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2-22

3권분립, 민주주의 억압 세력 항거가 2·28 정신

‘백만 학도여 피가 있거든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하여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1960년 2월 28일 일요일. 대구시내 8개 공립고등학교 학생들이 자유당 정권의 독재와 부정 부패에 항거하며 일시에 봉기했다.대구에서 일어난 청년학생들의 용기있는 외침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후 첫 민주화 운동이었고 4·19민주운동으로 이어져 자유당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기치를 드높이는 신호탄이 되었다.당시 경북고 2년으로 시위에 참여했던 홍종흠 전 2·28 민주운동기념사업회 공동의장은 ‘우리 정치에서 여전히 공정과 정의가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아직 민주주의가 미성숙한 때문’이라며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더욱 발전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그동안 정권이 몇 번이나 바뀌고 2·28민주운동이 국가지정 기념일이 되었지만 우리에게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다시 2·28 민주운동 기념일을 맞는다. 1960년 2·28의 주역으로서의 소회를 말해 달라.△2·28 민주운동이 일어난 지 62년이 지났다. 사람으로 치면 새로운 한 주기를 시작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도 역시 우리 정치에서 핵심 이슈는 ‘자유와 공정’이다. 자유와 공정은 민주주의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2·28 민주운동은 당시 자유당 정권이 민주주의라는 제도를 채택했지만 제대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악용했기 때문에 분노한 고등학생들이 일어섰던 것이다. 이것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미성숙 단계에 있고 더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가 된다.- 2·28 민주운동이 국가지정 기념일이 됐다.△국가기념일이 된 것은 대구 경북뿐 아니라 호남지역에서도 청원에 동참해서 이뤄졌다. 2·28 민주운동이 명실공히 대한민국 민주주의 운동의 시초이기 때문이다. 국민 청원에 이어 국회에서 통과되고 대통령이 선포한, 전 국민이 청원한 민주운동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2·28 민주운동이 일어나고 30년 뒤인 1990년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가 발족했다. 2·28 민주운동의 주역으로서, 또 기념사업회 발기인으로서 의장을 맡기도 했다.△당시 사회적으로 TK(대구경북) 지역이 군부독재의 아성처럼 잘못 비쳐졌다. 특히 6월항쟁 이후 이런 잘못된 인식이 확산되고 있었다. 우리 후손들에게 ‘선배들이 독재정권에 아부하고 기여한 사람으로 잘못 알고 있다. 한반도에서 민주주의를 최초로 부르짖은 것은 바로 대구의 선배들이었다’는 사실을 똑바로 알려주기 위해 기념사업회를 만들었다.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가 사단법인이 되고 3대 공동의장(문희갑 대구시장과)을 맡았다.- 당시 고교생들이 교문을 박차고 나온 사실에 대해 실제 상황이 지나치게 미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또 이젠 18세 이상에 선거권을 주고 있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1960년 당시 평균수명이나 사회적 성숙도, 평균 학력 등을 고려했을 때 2·28의 주역인 고교생은 지금과는 다른 엘리트 의식을 갖고 있었으며 정치 사회적으로도 성숙했던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선거 연령 18세도 찬성한다. 기성세대들이 보기에 그들이 ‘어리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 18세면 어느 정도 사회를 보는 눈과 판단력은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2·28민주운동을 시작점으로 4·19민주운동이 일어났고 80년대에는 6월 혁명이 일어나는 등 젊은이들의 사회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계속됐다. 우리 정치와 민주주의를 어떻게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나.△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고 정치적으로도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민주주의가 가장 발전한 나라로 인정받지만 세계적으로는 여전히 민주주의가 더 발전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나 영국 같은 구미 자유 민주국가에 비하면 그렇다는 것이다.헌법만 하더라도 1986년 6월 항쟁이후 5공화국의 헌법체제로 바뀌어 지금껏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지금의 경직화된 권력구조는 국론을 분열시키고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크다.이명박 정권이후 지금의 문재인 정권까지 모든 정권들이 선거 때면 권력구조를 포함한 헌법 개정을 공약해 놓고도 집권 이후엔 실천하지 않았다.- 지금 여당에서는 자신들의 주요 지지세력인 86세대를 기득권이라며 일선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들보다 20여 년, 한 세대나 앞선 2·28 세대들은 과연 그런 지조를 지켰나.△과거에도 세대교체론이 있었다. 그러나 동일 세대가 모두 같은 인식을 갖고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나이 들었다고 반드시 생각까지 낡았다거나 젊었다고 의식이 선진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어느 시대에나 기득권은 존재했다. 공론화를 통해 국민총의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지금 세대교체론은 특정 세대들이 자기들 이해관계에 너무 결집해 있기 때문에 나온 이야기일 것이다. 독일의 메르겔 총리는 10년 집권에도 박수받고 떠나지 않았나. 그런데 30대가 세상이 변한 20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같은 생각을 고집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더구나 그 30대가 여전히 특정 세력으로 몰려 있고 기득권이 돼 의식마저 20년 전에서 정지돼 있다면 ‘물러나라’는 세대교체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2·28 세력은 정치적으로 어떤 세력으로 그 정신을 이어오고 있나.△지금 우리 국가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민주주의 정신이 바로 2·28 정신이다. 그러니 특정 정파적 이해관계에 의해 특정 세력이 뭉쳐 3권분립 정신을 망가뜨리고 민주주의에 도전하거나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제도나 세력에는 반대해야 하는 것이 2·28 정신이다.이승만 정권이 제도상 민주주의를 채택하고도 개헌을 통해 4선을 획책한 독재정치를 했다. 그들은 ‘나는 바담풍이라 하더라도 너희는 바람풍이라고 해야 한다’는 억지를 부렸고 그것이 정권교체 요구로 이어진 것이 2·28 민주운동이다. 당시 정치적으로만 민주주의를 망가뜨린 것이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국민을 도탄에 빠뜨렸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갖지 못하게 했다. 그것을 반대한 것이 2·28 운동이고 그 정신이 바로 지금의 민주주의 정신이다. 자유당 독재와 군부 독재를 반대하는 민주화 세력이 바로 2·28 정신을 잇고 있는 것이다.- 2·28 정신과 6월 정신의 차이. 그 주역에 대한 국가적 예우에 차이가 있나. 광주 5·18민주화운동과 비교하면 어떤가.△5·18과 달리 2·28 민주운동은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 늦었지만 서훈은 받았다. (2020년 대통령 표창). 집에 도둑이 들어왔을 때 때려잡는 것이 주인으로서 당연한 노릇 아니겠나. 누구에게 공치사를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주인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 것으로 충분하지 않나 생각한다.- 신문기자가 된 것과 2·28 운동과는 관계가 있나.△대학을 졸업하고 직업을 선택해야 할 때 마침 신문사 응모 기회가 있었다. 언론계에 들어가는 것이 2·28민주운동 정신과 상통한다고 생각했다. 이 나라에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되고 정의가 실현되어 언론에서 굴하지 않고 핍박받는 국민을 보호해주고 민주주의 반대 세력에 저항하기 위해 언론인을 직업으로 선택했다.- 신문기자로서 실체적 진실과 현실과의 괴리는 없었나. 사회적 정의를 실현할 수 있었나.△기자 생활을 하면서 두 차례나 중앙정보부에 불려 다녔다. 지금 생각하면 권위주의 시대의 정말 어처구니없는 혐의였다. 고등군사재판에 참고인으로 서기도 했다. 말이 참고인이지 피의자와 종이 한 장 차이나는,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기도 했다. 같이 재판정에 섰던 후배는 15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했다.당시 사건은 8명이 사형선고를 받아 이튿날 바로 사형됐고 15명이 무기징역 등 실형을 받았던 크고 중대한 사건이고 관계자가 있으니 더 이상 거론하고 싶지 않다. 그들을 생각하면 나의 고초쯤은 아무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런 암흑기였다.- 신문사를 퇴직한 뒤 대구문화예술회관장으로 있으면서 한 일은 어떤 일인가.△문화예술회관장을 5년이나 맡았다. 대구 문화예술의 실질적 업무 관리를 통해 문화예술인 600명에 제 자리를 찾아 주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대구의 문화예술이 경제 분야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 그 때 초석을 놓았던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오페라하우스도 콘서트홀도 없는 시대였고 상대적으로 문화예술회관으로서의 역할이 크고 중요했다. 그 당시는 막 한류가 빛을 내기 시작할 무렵이었고 문화예술계로부터 대구문화예술회관이 그들의 놀이판 바탕을 제대로 만들어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팔공산을 자주 찾고 책도 썼다. 팔공산과 대구 정신을 어떻게 이을 수 있겠나.△대구와 경북의 모태는 신라다. 신라는 오악을 중심으로 국가가 형성됐고 그 중심이 중악 팔공산이다. 그 문화적 맥이 팔공산에 흐르고 있다. 팔공산은 신라시대와 고려 조선시대를 이으면서 경상도의 정신을 이어오고 있다.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이 부인사에 보관됐고 임진란 때는 의병의 본부가 팔공산에 있었다. 이런 역사적 정신이 팔공산에 있어 팔공산을 자주 찾았고 팔공산 관련 문화 역사 인문서를 쓰게 됐다.- 대구지역 인문교양서를 여러 권 저술했다.△지금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지만 언론계에 있던 1990년대 지방자치제가 실시되자 상당히 희망을 가졌다. 지방자치제가 되면 지역민에게 지방자치시대에 맞는 지역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역민을 결속시킬 수 있는 것은 문화이며 문화를 통한 정체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나름 판단한 것이다. 지역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 필요했다. ‘팔공산, 그 짙은 역사와 경승의 향기’는 대구시민의 정체성을 찾게 하겠다는 욕심으로, ‘대구의 앞산’은 대구시민과 남구 주민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대구의 뿌리 수성’은 수성구의 역사 인문지리서로 썼다. 그밖에 여러 편의 책을 썼는데 대부분 지역의 정체성과 관련된 책들이다.- 젊은 시절부터 지금 연세에도 약주를 즐겨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건강 비법이 있나. 하루 일과를 어떻게 시작하나.△직(職)에서 해방된 삶을 살고 있지만 옛날과는 달라 힘이 든다. 한 세대 전에는 퇴직하면 그만이었지만 지금은 노년의 삶이 만만찮다. 그럴수록 ‘쓸모없는 인간‘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산다. 매일 새벽 일어나 체조하고 낮이면 체육공원을 걷는 것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폐가 되지 않기 위해서 운동한다. 글을 쓰고 강연 요청이 오면 하면서도 두렵다.홍종흠(洪宗欽·79)전 매일신문 논설주간, 전 대구문화예술회관장.군위생. 경북고, 경북대 사회학과, 경북대 경영대학원 석사.매일신문 정치 문화 사회부장, 논설주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대구문화예술회관장(2001~2006).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제3대공동의장. 대구가톨릭대학교 겸임교수. 대구시문화상. 대통령표창.일찍이 사업을 하는 부친을 따라 대구로 나와 대구에서 수학.1969년 매일신문 기자로 입사해 2001년까지 32년간 근무.경북고 2년이던 1960년 2·28 민주운동 참여하고 1990년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창설 주역으로 3대 회장을 맡았다./이경우 편집위원

2022-02-21

평생학습도시 지정 ‘문경’ 명품교육도시 날개 달다

문경의 교육환경이나 열의는 다른 지자체에서 찾아보기 힘들 만큼 열정적이다.전국 최고의 명품 교육도시를 꿈꾸는 문경시는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문경시 장학회의 인재육성사업, 유치원 및 초·중·고교 교육예산 지원, 지역 대학교 육성 지원, 평생교육 지원 등 다양한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 정책을 펼치고 있다. □ 문경시장학회 80억 원 장학금 지급그동안 시 단위의 장학재단이 없었던 문경시는 시 발전기금을 통해 장학금을 지급해 오다가 2013년 3월, 문경시장학회를 설립해 우수 인재육성 장학사업, 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사업 등 본격적인 장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2013년 장학재단 설립 후 9년간 문경시는 140억 원을 출연했고, 시민·출향인 등 1천600건이 넘는 후원으로 총 56억 원의 기탁금이 모금됐다.특히 2021년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7억 원이 모금돼 장학회 설립 이후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장학회는 첫 해 400여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것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9천628명의 학생들에게 80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해 지역 학생들이 경제적, 환경적 요인으로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일 없이 재능과 소질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있다.2019년부터는 기존의 문경사랑 장학금, 문경대학교 장학금 지급에 이어 자녀가 3명 이상인 가정에 다자녀 생활장학금(초 30만원, 중 50만원, 고 100만원, 대 300만원 이내)을 지급하고, 2021년부터는 문경 전입 장학금을 지급하며, 2022년에는 고등학교 입학 장학금을 지급한다.문경시 장학회에서는 문경시 영어수학 챌린지 개최를 통해 학생 스스로의 학습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공부의 신’ 강성태를 초청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과목별 공부법 및 학습코칭을 받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문경시만의 차별화된 교육 지원을 선보였다.또 문경 출신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안정적인 학습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서울 문경학사(49명)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문경학사는 지난 18년 동안 동원·소촌장학회에서 운영하다 2015년 11월에 재단법인 문경시장학회로 기증됐다.문경시 장학회는 학생뿐 아니라 우수교사를 선발해 일선에서 고생하는 교사에게도 선진지 견학, 포상금 지급 등 격려의 기회를 마련해 교사들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 □ 글로벌 인재육성 위한 지속적 지원지역 학생을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고교생들의 해외 명문대 탐방을 2007년부터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200여명의 학생들이 옥스퍼드대학, 하버드대학, MIT대학 등 해외 명문 대학을 견학했다.초등학교 5학년 학생 전원과 중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합숙형 영어 캠프도 지원하고 있으며, 2019년 새롭게 시작한 초·중학생 화상영어 지원 사업(8억5천만원, 26개교, 1천261명)을 통해 초·중학교 학생들의 영어에 대한 부담감은 낮추고 친밀감을 높여주는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 유치원·초·중·고교에 271억원 지원시는 더 나은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유치원, 초·중·고교의 교육경비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지난 10년간 방과 후 수업과 편리한 학교 환경을 만들기 위해 총 118억 원을 지원했고, 초·중학생 영어체험 및 화상영어 교육 지원에 25억 원, 다목적 강당 및 학교 시설에 96억 원, 엄마품 돌봄교실 운영과 특성화 학교 육성 지원에 14억 원, 자율형 공립고 지원에 7억 원, 교육청 영재육성 및 시민교육 등에 10억 원을 지원했다.2021년부터는 문경시에 주소를 둔 중·고등학교 신입생에게 교복 구입비를 1인 최대 3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지역대학 육성 … 기업체 취업까지2021년도 신설된 문경대학교 미래산업융합과는 4차산업 혁명시대를 맞아 지역산업 발전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2년 과정, 20명씩 양성하고 있으며, 2년간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고 졸업 후 지역 기업체 취업을 지원한다.문경대학교 육성지원금, 생활 장학금, 기숙사 건립지원 등을 통해 청년들이 찾아오고 머무르고 싶은 교육 기반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전 생애에 걸친 평생교육에도 열의시는 ‘찾아가는 배달강좌’, ‘찾아가는 성인문해교육’, ‘평생교육 중심도시 구축’ 등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5개 과정의 232명의 평생교육지도자 양성, 배움의 시기를 놓친 비문해자를 대상으로 10개 마을 275명이 수료하는 등 평생학습에도 힘 쏟고 있다.2021년에는 제8회 경북도 평생학습박람회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성공리에 개최했다.경북도 평생학습박람회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지 않은 도시에서 최초로 개최 되었던 점과 전국민 대상으로 처음 시도 된 평생학습 골든벨 대회, 유튜브 동영상 학습자료 구축 등이 주목을 끌었다. □ ‘2022년 대한민국 평생학습도시’선정문경시는 교육부 주최 ‘2022년 지역 평생교육 활성화 지원사업’에서 신규 ‘평생학습도시’로 최종 선정 됐다.시는 평생학습도시 지정을 위해 그동안 △조례제정 △중장기발전계획 수립 △의회결의문 채택 △평생교육사 배치 △경북도 평생학습박람회 개최 등 평생학습도시 지정에 필요한 기준을 착실히 준비하고, 지역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평생학습도시를 꼼꼼히 설계해 미래 비전을 제시해 값진 결실을 일궈냈다.고윤환 문경시장 “지역에서 교육 인프라는 매우 중요하다. 평생학습도시 지정을 발판으로 시민이 더 많은 평생학습혜택을 받게 하고, 지역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배움과 나눔의 평생학습 지원으로 시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명품교육도시, 평생학습도시 문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22-02-20

좋은 제품 싸게 파는 장사법으로 코로나 버텨요

1997년의 ‘슬픈 기억’을 잊지 못한 이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 해마다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며 ‘주목받는 아시아의 용(龍)으로 커가던 한국’이 밑을 예측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졌던 해.부득불 IMF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명백한 사실’을 인지하며, 국민 다수가 일찍 터뜨린 샴페인의 병을 다시 닫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그 시절 신조어로 등장한 것이 있으니 언필칭 ‘아나바다 운동’이다.흥청망청 사용되던 것들을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전 국민적 캠페인.그때부터 아까운 줄 모르고 쉽게 버리곤 했던 옷을 리폼(Reform·낡고 유행에 뒤떨어진 의류를 새롭게 고치는 것)하는 게 유행처럼 한국에 번졌다. ‘아나바다’ 중 아껴 쓰고, 바꿔 쓰자는 항목에 해당하는 운동이었다.‘부속가게’가 의도치 않은 호황을 맞았던 시기다. 헌데, 부속가게가 뭐지? 이런 의문을 가질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포항 죽도시장에서 옷을 만들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부속가게를 운영하는 이승건(39)씨가 간명한 답변을 들려준다.“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옷을 구성하는 단추, 지퍼, 레이스, 안감, 실 등을 판매하는 곳이죠. 의류를 만들어 입는 분들이나, 퀼트(Quilt)를 취미로 가진 손님들이 우리 가게의 주요한 고객들입니다.” △ 20대 초반부터 고민해온 옷과 옷 관련 용품과의 ‘동고동락’이른바 썩 잘 만든 ‘기성복’이 지천인 세상이다. 아주 비싼 명품이 아니라도 꼼꼼한 바느질과 세련된 디자인, 여기에 유행의 흐름에 발맞춘 옷이 주위에 널린 게 2022년 오늘.하지만,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지금 중년으로 살고 있는 이들은 호롱불 혹은, 삼십 촉 희미한 백열등 아래서 나일론 양말을 눈 부비며 꿰매던 어머니를 보고 살았다.큼직한 점퍼나 허리가 넉넉한 치수의 바지를 사서, 그걸 몇 년에 걸쳐 자식들에게 입히며 낡으면 꼼꼼한 바느질로 새 옷처럼 만들어주던 그 어머니들은 아직도 여전히 부속가게를 드나든다.죽도시장에 2개밖에 남지 않은 부속가게 중 하나인 이화부속 이승건 대표는 어릴 때부터 양장점을 운영하던 아버지를 보며 자랐다. 옷과는 멀어지려고 해도 멀어질 수 없는 운명 같은 게 이 대표에겐 있었던 것이다.비교적 일찍 결혼해 중학생 아들을 둔 이 대표가 다니던 직장을 접고 옷과 옷에 관련된 물품과 함께 울고 웃어온 것도 벌써 17년. 20대 초반부터 시장 조사를 하며 생각해온 그 ‘동고동락(同苦同樂)’에는 어떤 이유가 있었을까? 궁금했다. 그래서 물었다.-부속가게를 운영하겠다고 결심한 동기나 계기가 있었나.“늘 예쁜 옷을 보며 자랐다. 2008년에 결혼을 했다. 그때 회사를 다녔는데 월급이 150만 원 정도였다. 혼자서야 살지 못할 돈이 아니지만,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 돈으로 생활을 해결할 수 있을까란 걱정이 생겼다. 남아 있는 40~50년 인생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그래서, 사회복지사와 요양복지사 자격증도 땄다. 그런데, 그걸 한다고 해도 많지 않은 급여로 육아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경제적으로 더 나은 직업을 찾고 싶었다.”-단도직입으로 묻자. 그래서, 월급쟁이보다는 나은가?“일을 시작하고 처음에는 나았다. 그런데…”-갈수록 좋아지는 게 아니라, 어려워졌다는 이야기인지.“처음 부속가게를 시작할 땐 죽도시장에 같은 업종의 가게가 4개 있었다. 그런데, 지난 2011년 2개가 사라졌다. 지금은 죽도시장을 통틀어 2개밖에 남지 않았다. 사실 2010년 정도까지는 가게가 잘 됐다. 하지만, 저렴하고 잘 만든 기성복이 많이 나오다보니 갈수록 부속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사태’가 햇수로 3년째다 가장 큰 거래처인 세탁소와 옷 수선집이 적지 않게 문을 닫았다. 정말이지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삶의 활로(活路)’를 찾아갈 수밖에….아무도 청하지 않았건만 2020년 벽두 소리도 없이 무서운 기세로 지구를 침공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25개월째 세상을 공황에 빠뜨리고 있다. 변이에 변이를 거듭하며 인간이 수천 년간 축적해온 병균에 대한 다양한 저항법들 모두를 무력화시키고 있으니.어떤 나라보다 소상공인이 많은 한국은 생물학적 공포와 함께 경제적 피폐를 동시에 겪고 있다. 이승건 대표의 이화부속이라고 그 격랑을 피해갈 방법이 있을까? 당연지사 없다. 매출액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70% 급감했다.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상황을 지켜볼 수만은 없는 일. 이 대표에겐 아직 어린 아들과 딸이 있고, 속된 말로 남은 인생이 ‘구만 리’ 아닌가.-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결국은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한다는 장사의 정공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 부속가게의 주요 거래 물품 중 하나가 레이스다. 손님들은 다양한 색깔의 레이스를 원한다.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평범한 색의 레이스는 공장에 맡겨 만들어도 된다. 그러나, 다양한 사람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선 여러 색채의 레이스를 만들지 않을 수 없다. 최저임금이 높아진 탓에 공장에 일을 맡겨서는 수지타산을 맞추지 못한다. 고민 끝에 책을 사서 읽으며 공부하고, 염색 약품을 구입해 수차례 실패를 거듭하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색깔의 레이스를 내가 만들고 있다.”-그래도 아직은 희망을 말할 수 있는 젊은 나이다. 힘든 시절을 이겨낼 용기를 주는 분들이 주위에 있을 것 같은데.“10년 가까이 찾아주는 내 아버지 연배의 단골손님이 있다. 아내분은 옷 수선을 하고, 남편분은 개인택시를 한다. 그분들이 와서 힘들어하는 날 보고 차 한잔 마시자며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 ‘우리만이 아니라 다들 어렵다. 이런 때일수록 성실함을 잃지 말고 버티면 좋은 시절이 다시 올 거야’라는 말이 큰 위로가 됐다.”막중한 책임감을 어깨에 맨 아버지로 살아온 시간이 또래보다 오래여서일까? 이승건 대표는 예스럽게 표현하자면 점잖고 진중하다. 잘 웃지 않고, 목소리에도 무게가 실린다.이 대표의 딸은 이제 겨우 초등학교 3학년. 10살이다. 그럼에도 아빠의 일을 곧잘 돕는다. 주말이면 가끔 이화부속에 나와 의류 관련 소품들을 정리하거나, 포장하는 일을 한다.“일을 도와주면 정확히 계산해서 작은 돈이라도 줍니다. 다른 뜻이 있어서는 아니고, 어릴 때부터 애들에게 제대로 된 경제관념을 심어주고 싶은 내 나름의 교육 방식이죠.”이쯤 되면 두말할 것 없다. 의젓하고 합리적인 ‘젊은 아버지’다.△ 시대의 흐름에 맞추는 수선가게로 이어나갈 터모든 어려움에는 해법이 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 모두는 어떤 희망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갈수록 어려워지는 부속가게의 운영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을 앞에 둔 이승건 대표의 답변은 이랬다.“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부정할 수 없이 힘든 상황이고,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어려움이 당장은 풀리지 않겠지만, 나는 아내와 아이들을 지켜야 하는 가장입니다. 그래서 요즘엔 초발심(初發心)을 다시 떠올립니다. 내가 회갑이 되고, 아이들이 결혼할 때까지 바뀌는 시대와 세대에 맞춰가며 가게를 오래 유지하고 싶습니다.”이 정도의 마음가짐과 태도라면 무엇인들 이루지 못할까. 코로나19 사태의 차가운 바람도 따스한 아버지이자, 쉬이 흔들리지 않는 이 대표의 진정성을 무너뜨릴 수 없을 게 분명하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2-15

대구에는 자존심을, 대구시민에게는 자부심을

1만2천여명이 일시에 발을 구르니 지축이 흔들린다. 내지르는 함성은 대구의 잠자는 혼을 일깨운다. 프로축구 K리그가 열리는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대구FC를 응원하는 대구FC엔젤과 대구시민들의 함성이다. 야구의 도시 대구에서 시민구단 대구FC가 태동한 지 20년.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났던 대구에서 이제 축구를 통해 지역사랑을 실천하는 대구사랑 운동이 불붙고 있는 것이다. 그 최전방에 대구FC엔젤이 있다.이호경 대구FC엔젤클럽 회장은 축구를 통해 시민의식을 일깨우고 그래서 대구의 자존심을 우뚝 세우는 것이 목표다. - 올해로 대구FC가 창단 20주년을 맞는다. 지난 시즌 대구FC는 15승 10무 13패로 리그 3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FA컵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지금 대구FC는 우승을 목표로 남해에서 담금질하고 있다. 선수들은 대구FC엔젤클럽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고 있다. 선수단과 클럽이 그만큼 서로 신뢰하고 있다는 증표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등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 우리 대구FC선수단에게 진정한 마음의 박수를 보낸다. ‘더도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이번 주말(19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FC서울과 개막전을 벌인다. 벌써 기다려진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시민들에게 위로와 보람을 줄 수 있는 대구FC를 기대한다.- 대구FC엔젤클럽의 탄생 배경과 설립 당시를 듣고 싶다. 기업인으로서 대구FC엔젤을 창설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엔젤클럽은 단순히 응원 차원을 넘어 시민구단 대구FC가 명문자립구단이 될 수 있도록 뒤에서 후원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나아가 축구를 통해 지역 사랑을 실천하는 대구사랑 운동이다. 2003년 창단된 대구FC가 당시에는 시민들로부터 외면받는 시민구단이었고 성적도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위기에 빠져있을 때였다. 2014년 지역의 뜻있는 30여명이 ‘대구의 자존심을 살리자’며 ‘우리가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까’고민한데서부터 엔젤클럽이 시작됐다. 대구에서 일어난 국채보상운동을 재현한다는 마음으로 위기에 빠진 시민구단 대구FC를 ‘명문 자립 시민구단’으로 살리자는 순수 시민운동이었다. 2016년 250명 엔젤로 정식 출범했다. 아래로부터 불을 지펴 대구사랑 열기를 대구 전역에 확산시키기로 한 것이다.- 대구FC엔젤클럽의 목표가 대구FC의 성적 향상에 있나, 대구시민의 대구FC와 축구 사랑에 있나.△대구FC가 성적이 좋으면 물론 좋다. 실제로 대구FC는 FA컵에서 우승(2018년)도 했고 K리그에서도 상위권이다. 아시아 프로팀들의 챔피언을 가리는 AFC챔피언스리그에도 두 번이나 출전했으며 올해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있다. 모두 엔젤클럽 출범 이후의 일들이다. 엔젤 역시 이런 결과에 기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좋은 성적으로 시민들의 자부심이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 대구시민들이 대구FC를 ‘우리 팀’이라고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엔젤클럽의 역할이다. 그것이 ‘축구사랑을 통한 대구 사랑’이라는 엔젤클럽의 슬로건과도 같은 맥락이다.- 대구는 삼성 라이온즈가 버티고 있는 야구도시였다. 거기에다 인근 포항에 스틸러스 축구단이 있다. 대구시민의 축구 열기는 어느 정도이며 대구FC가 어떻게 대구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모을 수 있었나.△지금도 여전히 대구는 야구도시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금도 대구시민이 사랑하는 구단이다.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이 쌓여 야구도시가 됐다.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로 대구FC가 20년째다. 그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시민구단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많은 대구시민들이 대구FC를 사랑하고 있다. 2019년 대구FC 홈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 개장 이후 많은 경기들이 매진됐으며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대구FC입장권 구입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지역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많은 엔젤클럽 회원 역시 경기가 있기 전후에 축구 이야기로 인사를 건넬 정도로 대구FC 팬이 됐다.- 대구FC엔젤클럽의 회원은 현재 몇 명이나 되나. 어떻게 구성돼 있고 목표는 어디까지인가.△대구FC엔젤클럽은 연 1천만원 이상 후원하는 다이아몬드엔젤, 연 100만원 후원하는 엔젤, 그리고 월 1만원씩 후원하는 엔시오로 모두 1천500여명이 엔젤클럽과 인연을 맺고 있다. 창립 2년만에 5년 목표였던 1004명 회원을 달성하며 활기를 보였으나 코로나19로 엔젤 회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변화가 생기고 있기도 하다. 올해는 이런 엔젤클럽의 규모도 재정비할 예정이다.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엔젤클럽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엔젤클럽 조직은 자체 사무국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으며 산하 3개 본부로 활동하고 있다. 엔젤클럽은 기업인뿐만 아니라 지역의 각종 단체 관계자, 그리고 의사 변호사 전문직 종사자 직장인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대구FC의 가장 빛나는 해는 언제로 기억하나. 공유하고 싶은 잊을 수 없는 경기는.△해마다 빛나는 해였다. 특히 기억에 남는 해는 1부로 승격한 2017년이었다. 엔젤클럽으로서도 2017년 11월 28일 출범 2년만에 당초 5년 목표였던 1004명 회원을 달성했다. 가장 잊을 수 없는 경기는 2018 FA컵 대회에서 대구FC의 첫 우승 경기였다. 강호 울산을 원정과 홈에서 모두 이기며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울산 원정경기에 대규모 엔젤클럽 응원단이 참여해서 승리에 힘을 보탰고 기쁨과 감격을 함께 누렸다.또 대구축구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DGB대구은행 파크의 2019년 3월 9일 제주유나이티드와의 개장경기도 잊을 수 없다. 대구FC가 2대 0으로 승리하기도 했으니 대구축구가 바뀐 날로 기억하고 싶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엔젤과 대구시민 1만2천여 명이 발을 구르며 내지르는 응원 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면 어떤 것이 있나.△2017년 10월 대기업 모 구단과 원정경기에서 대구FC는 3골을 넣었지만 두 번에 걸친 VAR(비디오판독) 끝에 2골을 잃어버렸다. 엔젤클럽은 다음 홈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거세게 항의했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경기관리에 대한 책임을 물어 대구구단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엔젤클럽은 거세게 항의하는 한편 과징금 모금운동을 벌여 과징금을 훨씬 넘는 금액을 모금했다. 이 일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대구FC와 엔젤클럽의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러시아월드컵 대표로 활약한 조현우 선수를 위한 환영 현수막, AFC일본원정대, 코로나19 극복에 적극 참여, 대팍깃발 퍼포먼스 등 대구FC엔젤클럽과 대구FC의 관계는 서로 감동 그 자체다.- 대구FC엔젤의 임무라면 어떤 것이 있나.△회원 배가운동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다. 1인당 2명씩 릴레이로 클럽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또 해마다 100만원씩 후원금을 내고 축구장에 직접 응원에 참여해서 선수들에게 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다. 후원금은 엔젤클럽 계좌가 아닌 구단 계좌에 직접 낸다.- 대구FC엔젤클럽의 수칙 같은 것이 있나. 자랑이라면.△대구시민에게 자부심을 주자는 순수한 동기에서 자발적으로 출발했다. 다른 어떤 의도나 사심이 없다. 그래서 처음엔 구단에서조차 ‘저러다가 말겠지’ 하고 시큰둥했다. 그러나 진정성 있는 태도에 엔젤클럽을 인정해 주더라. 엔젤클럽은 철저히 정치색을 배제한다. 엔젤이었다가도 선출직에 나가면 엔젤은 자동 제명된다. 구단주인 권영진 대구시장은 엔젤이 아니고 강은희 교육감이나 홍석준 국회의원은 모두 엔젤에서 제명됐다.- 기업인으로 지역사회에 자랑할 업적이 있다면.△나는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목표로 ‘푸른 희망’을 개발하고 만들어가는 디벨로퍼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에 참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복합환승센터 특별법이 제정된 뒤 첫 케이스로 동대구역이 적용된 것이다. 정말 가능성이 없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대구를 위해서 누군가 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판단했고 내가 나섰다. 신세계를 끌어들일 때는 6개월 동안 잡상인 취급을 받아가면서 성사시켰다. 대구를 방문하는 외지인들에게 대구 전체의 인상을 심어주는 동대구역을 보란 듯이 바꿨고 대구시민들에게도 푸른 희망을 줬다고 자부한다. 사업 성공에 이어 남부정류장 개발 사업도 성사시켰고 지금은 서대구역세권 개발에 민간출자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 진행한 경산의 문화타운 ‘샤갈의 마을’은 어떤 컨셉인가.△코로나 시대를 맞아 새로운 주거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집 그 이상의 집’이다. 넓은 테라스와 골프장과 넓은 들판과 이어진 자연친화형 타운하우스다. 여기에 첨단 시설로 아파트의 편리함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꾸몄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계절의 자연 풍광과 상쾌한 공기를 숨쉬며 살아가는 곳이다.‘샤갈의마을’이라는 브랜드처럼 문화가 함께 하는 곳이기도 하다. 입주민을 대상으로 사진공모전을 통해 타운하우스 주변을 공유했고 공동음악회나 전시회도 열었다. 특히 테라스와 타운하우스는 코로나19 시대를 미리 내다봤다는 평가를 들었다.- 기업인 이호경과 대구FC엔젤 이호경은 어떻게 다르고 또 어떻게 같은가.△다르지 않다. 기업인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엔젤클럽 역시 같은 마음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기업도 성장시키고 그 결실을 엔젤클럽을 통해 지역에 환원하고 있다. 기업인으로 구성원들이 물심양면으로 모두 행복하게 만들고 또 엔젤클럽을 통해 시민들이 행복해 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인간은 기계와 다르다. ‘1+1=2+α(알파)’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나로 인해 지역사회가 더 발전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체격이 날렵하다. 어떤 운동을 좋아하나. 자신을 소개하면.△스포츠를 좋아하고 삼성 라이온즈와 야구 광팬이었다. 사회인 야구에서는 투수 포수 유격수 등 어떤 포지션도 소화해 냈다. 골프도 싱글 수준이다. 겨울에는 필드에 나가지 않는다. 술은 마시지 않는다. TV는 다큐 프로를 보고 대신 자기계발서와 소설류의 독서를 꾸준히 하고 있다.새벽 4~5시면 일어나서 먼저 17대 선조인 농암 이현보 선생의 초상화 앞에 ‘적선지가(積善之家)의 일가를 이루겠습니다’ 하고 다짐한다. 그리고 일기를 쓴다. 내가 하는 일이 지역에 내 회사에 이웃에 도움이 되도록 해 달라고. 이호경 대구FC엔젤클럽 회장 이호경 대구FC엔젤클럽 회장대구FC엔젤클럽 회장, 대영에코건설(주) 대표이사. 경산출생, 대구대 경영학과, 대구대 행정대학원 부동산학 석사.대구수영연맹 부회장과 수성구 리틀야구단장, 수성구 생활체육회 부회장 등 경력. 현 경산상공회의소 감사, 현 대구오페라하우스 이사,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상임위원.경산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대구로 나와 대구토박이를 자처한다. 중학을 중퇴하고는 고입검정 대입검정고시를 거쳐 대구대에서 학사와 석사를 했다.10대에는 사환부터 시작해 직물공장, 봉제공장, 철공소, 주물공장 등을 전전하면서 인생과 삶에 대한 배움을 깨우쳤다. 스스로 했지만 ‘불량스럽지는 않았다’고 술회한다.부동산학을 전공했고 남선알미늄 경리부와 창신주택 기조실에서 근무하다 1988년 부동산개발회사 대영레데코를 창업했다. 이후 주택건설과 종합건설사를 설립한 자수성가 기업가./이경우 편집위원

2022-02-14

소박하지만 든든한 한끼 포항 주부들 힐링푸드죠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개인적 경험부터 먼저 한 토막.6년 전이다. 모친과 일본 북부를 여행했다. 70대 노인에겐 이국(異國)의 낯선 음식이 편하지 않기 마련. 그래서다. 여행 마지막 날 저녁은 삿포로 시내의 한식당에 갔다.한국에 비한다면 별 볼일 없는 김치찌개임에도 맛있어하는 모친에게 물었다. “엄마가 한 것만 못하잖아요.” 돌아온 대답이 흥미로웠다.“너,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뭔 줄 아냐? 남이 해준 음식이야.”일생 엄마와 아내가 해준 요리만을 먹어본 아들과 남편은 알 수 없는 사실이다. 기자 역시 그런 아들 중 하나였다.포항 죽도시장엔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적지 않다. 그중 손꼽히는 것 중 하나가 이른바 ‘수제비 골목’. 수제비와 칼국수, 여기에 둘을 반씩 섞은 칼제비가 주된 메뉴다. 가격도 싸다. 한 그릇에 4천 원이니.그 골목엔 아침 7시를 조금 넘긴 이른 시간에도 손님이 적지 않다. 장을 보러온 주부들이 수제비나 칼국수를 맛있게 먹는 풍경이 매일 그려진다고 한다.손님의 대부분은 대형 마트나 인터넷을 통해 식재료를 구입하는 게 익숙한 젊은 주부가 아닌 60대 이상의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들이다. 이들은 일생 ‘남의 밥’을 해주는 데는 익숙하지만, ‘남이 해주는 음식’은 자주 맛보지 못한 사람들.새벽부터 일어나 차가운 바람 부는 시장에서 식구들에게 먹일 반찬을 준비하기 위해 생선과 채소를 고른 후 맛보는 따끈한 수제비 한 그릇. 어쩐지 입맛이 다셔지기보단 찡한 마음이 앞선다. △ 20년 전 시어머니가 시작해 며느리가 함께옥호(屋號)가 포항수제비인 가게는 죽도시장 수제비 골목 한편에 조그맣게 자리했다. 시어머니가 20년 전에 시작했고, 며느리 이태경(50)씨가 8년 전부터 함께 했다.몸이 편찮은 남편을 챙겨야하는 시어머니의 형편을 알고 일을 돕기 시작한 이태경 씨도 이젠 수제비와 칼국수의 ‘핵심 중 핵심’이라 할 제대로 된 국물 맛을 낼 줄 아는 베테랑 상인으로 진화 중이다.“아침 7시부터 수제비를 먹으러 오는 사람이 있나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씨는 위와 같은 답을 들려줬다. 모르던 걸 알게 된다는 건 언제나 크건 작건 충격이다.혹시 기자의 모친도 경남 마산의 어시장에서 제사상에 올릴 조기와 나물을 구입한 후엔 수제비나 칼국수 한 그릇을 달게 먹었던 게 아닐까?-죽도시장에 수제비 골목이 생긴 건 언제인가.“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있었으니 적어도 40년쯤은 되지 않았을까? 현재 여기서 영업하는 수제비 가게는 우리 집을 포함해 딱 열 곳이다.”-가게를 여는 건 언제이고 마치는 건 몇 시인지.“아침 7시 조금 넘으면 문을 열어 해가 지는 6시에 마친다. 주말에는 조금 더 일찍 나온다. 평일엔 시장을 찾는 주부들이 주된 고객이다. 토요일과 일요일엔 이 골목에 대한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젊은 커플과 관광객들이 많다. 주 5일제가 일반화됐지만 우리는 가게들이 합의해 돌아가며 일주일에 하루만 쉰다.”-수제비 가게를 하기 전에는 뭘 했었나.“마흔 살 넘어서까지 쭉 주부로만 살았다. 그러다보니 처음엔 시장에 나오는 게 쑥스럽고, 손님을 응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가한 시간에 밥을 먹을 때 오가는 사람들 모두가 나만 쳐다보는 것 같았다.(웃음) 그런데, 그런 부끄러움과 어색함은 8년이란 시간이 해결해줬다.”△아가씨였던 손님이 결혼해 아기 데려 오기도사실 수제비나 칼국수가 대단한 요리는 아니다. 밀가루를 반죽해 손으로 뜯거나, 칼로 썰어 뜨거운 국물에 넣어 먹는 어찌 보면 간단한 음식.죽도시장 수제비 골목 가게들은 여기에 양념장과 잘게 썬 매운 고추, 맛깔스런 깍두기를 곁들여 내놓는다.양이 모자라다고 말하는 손님에겐 국물은 물론 수제비도 더 준다. 1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면 두 사람이 배불리 먹고도 2천 원이 남는 것.가파르게 오르는 물가에 힘겨워하는 서민들의 ‘소박하지만 든든한 한 끼 식사’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2~3년 전 3천500원이던 음식 가격은 몇 해 사이 겨우 500원이 올랐다. 반면 수제비와 칼국수의 주재료인 밀가루는 최근 몇 달 만에 20% 이상 인상됐다.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선 어려운 상황일 것이 분명하다.죽도시장 수제비 골목은 글자 그대로 골목(실외)에 있다. 난방이 되지 않는 시장 거리에 자리했다는 이야기. 가게 주인들은 겨울마다 매서운 추위와 싸울 수밖에 없다.그럼에도 이태경 씨는 웃는 얼굴이다. -겨울엔 고생스러울 것 같은데.“물론 춥다. 하지만, 손님이 많이 오면 추위도 잊게 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있기 전 어느 해 명절엔 수제비와 칼국수를 100만 원어치 팔았다. 한 그릇에 3500원 하던 시절이니 300그릇 가까이 판 거다. 그럴 땐 고생스럽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지금은 오가는 사람들이 적어져 죽도시장이 한산하다. 가게도 예전만 못하다. 다시 손님들로 북적이는 좋은 때가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장사를 하다보면 가슴 뿌듯한 순간도 있을 것 같다.“아가씨 손님이 연애를 시작해 남자친구와 함께 오고, 시간이 지나 아들의 손을 잡고 다시 찾아올 때면 웃으면서 서로 인사를 나눈다. 손님이 데리고 온 아기들이 우리 가게 수제비를 좋아하면 더 즐겁다. 그런 게 사람 사는 정인 것 같다.”-보람을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하루 12시간을 바깥에서 지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손님 수제비 그릇이 깨끗하게 비어있고 ‘설거지 할 것도 없을 겁니다’라고 말해주면 내가 음식 만드는 사람이라는 게 행복하게 느껴진다. 체력이 따라준다면 앞으로도 10년쯤은 더 일하고 싶다.”△7가지 재료가 빚어낸 소박하지만 맛있는 음식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남·북아메리카까지 여행하며 요리에 관한 글을 쓴 언론인 시노다 고코는 자신의 책 ‘요리와 인생 이야기’에서 이렇게 말했다.“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맛본 소박한 요리를 잊지 못한다. 그 음식들은 혀끝의 기억만이 아니라, 마음을 포함한 오관의 체험으로서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한 인간이 세계를 다 아는 것은 불가능하더라도, 음식을 통해 세계를 음미하는 건 누구나 가능하지 않을까?”포항수제비를 지키고 있는 이태경 씨는 솔직하게 말했다. “이전엔 음식을 잘 하지 못했다”고. 그랬기에 시어머니로부터 수제비와 칼국수 반죽을 제대로 하는 방법과 7가지 재료로 맛있는 국물을 만들어내는 노하우를 열심히 배웠다.꾸준히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얻게 된다. 그게 변하지 않는 세상의 이치다.그래서다. 이제 이태경 씨의 수제비와 칼국수는 아들의 친구들까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음식이 됐다. 시노다 고코의 표현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을 소박하고 맛있는 한 끼’가 된 죽도시장 수제비.“꿈이 뭐냐고요? 나뿐만 아니라 시장 사람들 모두가 지금보다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고생하는 만큼 수입도 높아지고, 살림살이도 활짝 피어나고요.(웃음) 그리고, 하나 더 있어요. 코로나19가 어서 사라져서 마스크 벗고 수제비를 만들었으면 좋겠네요.”이태경 씨의 꿈 역시 그녀가 만들어내는 수제비처럼 소박했다. 그래서 더 진솔하고 간절해 보였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2-08

창작·정보공유·문화향유 공간 변신… 도서관은 살아있다

독서가 반드시 성공으로 귀결되지는 않지만, 성공한 사람들 뒤에는 독서의 힘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도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다”라고 말했다.독서의 습관이 더욱 중요시되는 요즘에 김천시가 독서문화 확산에 주력하면서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김천시립도서관이 있다. 김천시립도서관은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에서도 지식문화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시민들로부터 양질의 삶을 제공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김천시립도서관이 올해도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갈 계획이다.이에 본지는 김천시립도서관이 시민들과 함께 인문학도시로 거듭나는 과정과 그 성과를 들여다봤다. □ 시민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김천시립도서관은 올해도 독서문화 진흥을 위한 시책들을 차질 없이 운영해 시민들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침이다. 15일부터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독서마라톤대회를 시작으로 생애 첫 그림책꾸러미를 아기에게 선물해주는 북스타트(BookStart) 운동, 9월에는 독서의 달 행사와 ‘서(書)로 통하는 도서관 어울마당’을 작년에 이어 진행할 계획이다.여기에 분기마다 상황별, 계절별 적절한 주제를 선정해 소장도서 전시회를 열어 책 읽는 가족과 모범 독서인을 선정해 시상한다.또 각계 전문가와 명사를 초청하는 강연회와 ‘함께 걷는 인문학’, 공모사업인 ‘길 위의 인문학’도 운영해 강연과 탐방이 어우러진 인문학 프로그램을 시민들에게 제공한다. 특히 새로운 지식과 문화생활에 갈증을 느끼는 직장인들을 위한 저녁시간대 인문학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고, 외부활동이 제한된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실속 있는 장르들도 구성할 기여할 계획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토닥토닥 청소년 성장캠프’와 ‘부모교육 강좌’도 준비했다. 이 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공모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정보소외계층, 사회적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서 책 읽기를 지원하는 프로그램 운영으로 도서관 접근성을 높이고 시민 모두에게 골고루 독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일상을 풍요롭게김천시립도서관이 새로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생활맞춤형 프로그램으로 ‘명작으로 즐기는 인문학 극장’이 새롭게 선보인다. 예술·역사·여행이 조화를 이루는 통섭형 인문학 강연으로 시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그동안 지역에서는 관람이 어려웠던 오페라나 뮤지컬 등 종합예술도 인문학 강연으로 색다르게 만나볼 수 있다. ‘일상에 예술을 곁들이다’라는 프로그램으로 지역예술가들의 참가도 활발해진다. 워라밸이 중요한 요즘 시대 다양한 지역예술가들과 함께 예술, 과학, 문학을 아우르고 체험이 포함된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과정별로 성취감도 얻고 일과 삶의 균형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평일 뿐 만 아니라 주말에도 운영시간을 편성했다. 어린이들에게는 연중 운영되는 문화강좌와 방학특강으로 학교담장 밖의 교육기회를 제공한다. 여름·겨울방학 기간 동안 그림책 작가와 함께하는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으로 책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등 색다른 즐거움과 감동도 선사할 계획이다.도서관을 함께 이끌어가는 자원봉사자를 위한 교육과 프로그램에도 중점을 뒀다. 작년부터 운영된 ‘사서가 들려주는 도서관 이야기’프로그램은 자원봉사자들이 운영에 직접 참여하고 역량을 발휘해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계기를 마련했다.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하는 ‘그림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에게 상상력과 창의력 발달에 도움을 주고 있다. □ 삶을 채우는 우리동네 작은도서관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생활SOC 작은도서관 조성 지원사업’에 삼산이수, 꿈앤들 작은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이 선정됐다. 국·시비 등 총예산 2억8천600만원이 투입돼 유아방 정비 등 이용자 편의시설을 갖춘 친환경적 작은도서관으로 새롭게 탈바꿈할 예정이다. 하반기 중으로 작은도서관 총 5개소의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보다 쾌적한 환경의 복합 커뮤니티 공간으로 시민 독서생활화와 독서인구 저변 확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기존 작은도서관들은 어린이를 위한 문화공연과 체험학습형 인문학 강좌 개최 등 다양한 즐길거리와 프로그램이 있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어린이·청소년 대상의 독후감상문 공모전 개최로 독서습관 형성을 돕고 책 읽는 분위기를 조성하며, ‘어린이 인문학 놀이터’를 운영해 어린이들이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주제를 영상, 체험 등 다채로운 방법으로 습득할 수 있다. 작은도서관의 접근성이 높은 점을 활용한 지역 내 예비·육아부모 대상의 태교육아 힐링강좌도 지역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육아 스트레스와 불안감 해소는 물론, 아이와 행복을 교감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얻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이다.어르신들을 위해서는 경로당을 방문해 그림책과 연계된 책놀이, 그리기 등 다양한 취미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 복합혁신센터 건립·개관으로 책이 삶이 되는 도시 김천올해 하반기 개관 예정인 율곡동 ‘복합혁신센터’는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혁신도시 명성에 걸맞춘 복합문화센터로, 시민들의 여가 선용 및 삶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지하1층, 지상2층 규모(연면적 1만163㎡)의 복합혁신센터는 총사업비 363억원이 투입해 지하1층은 주차장과 보존서고, 1층은 다목적 강당과 청소년활동실, 어린이자료실, 노트북열람실 2층에는 종합자료실, 세미나실 등 연령별, 분야별로 세분화된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성된다.여기에 김천시 대표 무형문화재인 ‘빗내농악’의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기상을 형상화한 공간이 들어선다. 또 기존 평화남산동에 위치한 시립도서관과 연계된 운영체계와 독서문화 네트워크 활성화로 도서관이 시민 삶의 중심 공간이자 일상의 활력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배정화 김천시립도서관장을 포함한 직원들은 올해가 ‘검은 호랑이의 해’인 만큼 호시우행(虎視牛行)의 자세로 호랑이처럼 날카롭고 예리하게 시민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소처럼 우직하고 신중하게 업무를 수행해 시민들의 문화욕구 충족과 삶의 질 향상에 힘쓸 방침이다.김충섭 시장은 “도서관이 공부하는 공간, 배움만을 위한 공간에서 이제는 창작의 공간,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변화했다”며 “하반기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복합혁신센터의 개관과 함께, 생활밀착형 독서 지원으로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의 마음에 감동과 위안을 드리고, 일상에서 편하게 도서관을 즐길 수 있도록 시민의 삶 속으로 한 발 더 다가가겠다”고 밝혔다./나채복기자 ncb7737@kbmaeil.com

2022-02-07

작지만 큰 고령, 한국의 스위스 꿈으로 12년 행정 맡아

동쪽으로 낙동강이 흐르고 북쪽에는 가야산이 버티고 있으며 남쪽으로 경상남도와 접경을 이루고 있는 경북도 최남단 고령군. 경북도의 2%(384㎢)밖에 안 되는 좁은 면적, 그나마 75%가 산이다. 1읍 7개면에 군민은 3만600여 명,일찍이 철기문화를 꽃피웠던 대가야의 500년 도읍지였다. 지산동 고분군이 보여주는 순장(殉葬)의 기억은 1500년 전 대가야의 찬란했던 문화가 타임머신을 타고 21세기 고령에 재현한 증거가 되고 있는 것인가. 그 꿈은 군민 행복지수 전국 1위라는 자부심으로 군민 어깨에 힘을 실어준다.곽용환 고령군수는 집무실에 ‘더 큰 고령’이라 커다랗게 써 붙여 놓고는 “유럽 한복판 스위스처럼 땅은 좁아도 부유하고 군민들은 행복하다”며 “대한민국 대표 행복도시,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문화관광 도시 고령”이라고 자랑한다. - 군수실 TV모니터가 대형이다. 곽 군수의 스마트폰도 최신형이다. 업무하고 연관이 있나.△TV는 시청용이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연결해서 업무 보고를 받는다. 그러니 종이에 프린트하고 길게 설명할 이유가 없어졌다. 사진 한 장이면 모든 것을 설명한다. (스마트폰으로 TV 화면을 연결하고는) 우곡 도로선형공사 현장 사진이다. 새로 생기는 유휴 공간 활용 방안을 연구해보라 했다. 모든 설명을 사진으로 하니 그야말로 ‘현장에 답’이 있더라. 지난해 12월 군의회 업무보고에서 처음 시도했더니 의원들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이후 업무보고와 설명 등은 모두 사진을 찍어 모니터에 올려놓고 함께 보는 것이다. 첨단 기법과 기기를 동원한 업무 보고를 행정 전반에도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고령군의 2010년 취임 당시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특히 달라진 모습은 무엇인가.△먼저 군민의 삶의 질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고 생각한다. 2020년 통계청이 발표한 ‘삶의 만족도 전국 1위’라는 객관적 지표가 증명해 주고 있다. 우리 군에서 자료를 제공해서 나온 결과가 아니다. 통계청에서 조사하고 확인한 거다. 10년 전과 비교해서 군민들이 느끼는 행복감이 높아졌다고 자신한다.전 군민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 체육 복지시설 대가야문화누리 조성을 시작으로 보건소 신축과 다산면 행정복합타운, 아이나라 키즈교육센터, 파크골프장 등 군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인프라를 조성해 삶의 질을 높인 것이 일상의 만족도를 충족시킨 것으로 본다.- 군수 취임 당시의 목표는 무엇이고 3번 연임한 현재의 군정 추진 방침은 또 무엇인가.△취임 초기부터 ‘민심은 곧 천심’이라는 생각으로 군민 한 분 한 분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고 항상 ‘군민 행복’을 최우선으로 군정을 운영해왔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 군민의 신뢰가 없으면 작은 정책이라도 성공할 수 없고 군민들의 협조를 받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소통해 왔다.- 고령에서 가야 문화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가야문화와 관련해서 고령군의 정체성을 이야기해 달라.△대가야는 1500년 전 지금의 영호남지역을 아우르면서 고대국가로 발전했던 나라였다. 그 대가야의 대표적인 유적이 지산동 고분군이다.고령은 문화관광의 성장축인 대가야 문화벨트를 완성해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를 만들기 위한 여러 사업들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10여년간 군민들이 노력해 왔던 고령지산동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최종 현장실사를 마치고 올 6월 등재를 앞두고 있다.군청소재지인 대가야읍은 고령읍에서 2015년 이름을 바꿨다. 그만큼 대가야 역사를 오늘에 되살려 그 정통성과 정체성을 재현하고자 하는 지역민의 소망을 담은 것이다.또 2020년에는 대가야 종묘를 건립했고 대가야 지역의 화합과 소통을 기원하기 위해 대가야 대종과 종각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시험 타종까지 진행한 대가야대종은 고령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오는 3월 대가야생활촌 입구에 설치될 예정이다.가야금 발상지인 대가야의 고도로서 도립국악단을 고령으로 이전하고 고령군립가야금 연주단을 창단했으며 우륵청소년 가야금연주단 창단, 전국우륵가야금경연대회, 뮤지컬 제작, 각종 문화공연 등을 통해 국악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가야 문화가 고령군만이 아닌 영호남 지역에 넓게 분포돼 있고 그 중심이 고령으로 알고 있다. 가야문화권 지방자치단체간 협력과 고령군의 역할은.△2005년 고령군의 제안으로 경남북 10개 시군에서 시작한 가야문화권 협의회는 현재는 5개시도 26개 시군이 참여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행정협의회가 되었다. 고령군은 초대 의장군을 맡아 16년간 이끌어 오면서 가야 문화를 통한 영호남간 지역감정 해소, 공존과 상생, 동반적 공동 발전방안 모색, 통합과 상생의 마중물 역할을 주도해 왔다.현재 고령군은 의장군 직위는 내려놓았지만 가야문화권협의회 회원 자격으로 가야문화권 발전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한 주도적 역할을 계속할 것이다.- 고령군은 대구 달성군과 이웃하고 있고 경북도 시절 같은 국회의원 선거구이자 생활권이었다. 지금 달성군은 인구가 늘어나고 급격히 발전하는 도시가 됐다.△고령군과 달성군은 낙동강 55km를 접하고 있고 일일 유동인구 비율로 봐도 달성군과의 유입 유출 인구가 가장 많은 만큼 공동생활권이라 할 수 있다. 경쟁관계가 아닌 상생을 통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령군과 달성군은 상생 발전이라는 공동 목표아래 지난해 8월 고령 달성 상생발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낙동강의 대표적 경관자원이자 고령과 달성을 잇는 상징적 의미로서 5월 준공을 목표로 사문진교 야간 경관 조명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기점으로 양 군간 공동사업과 문화교류 등 협력을 강화해 상생협력을 통한 새로운 지역가치를 창출하는 모범 사례로 만들려 한다.- 고령군의 전국적 특산물은 어떤 것들이 있나. 자랑을 해 달라.△고령옥미와 고령딸기, 우곡수박, 개진감자, 성산멜론, 한라봉 등이 고령의 전국적인 특산물이다. 고령옥미는 2009년 경북도 최우수 브랜드로 선정되고 2018년 청와대에 납품하여 옛 진상미를 재현했다.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여 지금까지 꾸준히 경북 6대 우수브랜드 쌀로 선정되고 있다.고령 딸기는 40여년의 재배 역사와 기술을 자랑하며 맛과 향이 뛰어나 전국 대형 농산물유통에 납품되고 있다. 딸기 재배는 이미 전국적으로 보편화 됐지만 고령딸기는 전국 6,7위를 차지할 정도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우곡 수박은 당도가 높고 육질이 아삭하여 최고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성산메론은 무넷트메론 집산지로 파파야 양구 홈런 등 다양한 품종에다 최근에는 신품종 하미과 생산이 늘고 있다. 개진감자는 알이 굵고 색깔이 희며 분이 많아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고령군은 도농복합도시이지만 농업 인구가 30%나 된다. 농업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해주고 있나.△지금 농촌에 쌀농사를 짓겠다고 귀농하는 사람은 없다. 고령군은 특작 농가에 파이프와 비닐, 부직포 등을 경제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최근 아열대작물인 한라봉 재배 농가가 늘고 있고 마늘 재배가 부쩍 늘었다. 낙동강변이 사질토여서 겨울이면 얼었는데 농가에 부직포를 지원해주면서 재배가 2배 이상 늘어났다. 타지역 농민들이 ‘고령군이라면 농사지을만하겠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지역 농민들에게 직접 혜택을 주고 있다.- 고령군에서 태어나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서 군수까지 평생을 고령군에 바쳤다. 그러다 정년 9년을 남겨놓고 사표를 냈는데.△1977년 고령군에서 공무원으로 출발해 32년 10개월을 근무하고 사퇴했다. 군청 과장과 군내 3개면 면장으로 재직하면서 군민들과 직접 소통했다. 정년을 남겨놓고 사표를 내니 그만큼 군민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고 보고 당에서 공천을 주었다고 들었다.- 군민들과의 소통 방법이 다양할 것 같다.△시간과 장소를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편지도 직접 쓴다. 내 연하장을 받은 사람들이 차곡 차곡 보관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처음엔 이름만 직접 썼다. 그러다가 내용까지 직접 썼다. 내용이나 잘 쓰는 글씨가 중요한 것이 아니더라. 정성이더라.- 그런 직접 소통은 군수가 되어서도 이어졌나. 면장 때와 군수 때는 어떻게 달랐나.△군수가 되니 면장과 다르더라. 면장 때는 민원을 받아도 안 되는 일이 많았다. 예산이 뒤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군수가 되어선 법령으로 안 되는 일을 빼고는 모두 해결하려 노력했다.보통 때는 민원을 받으면 현장에서 담당에게 확인하지만 술자리 메모는 이튿날 그 자리에서의 분위기에 따라 무슨 내용인지 확인한다. 술자리서 민원을 메모해 두었다가 이튿날 보면 오자도 있고 무슨 암호문 같을 때도 있었다. 민원인을 다른 자리에서 만나면 그를 기억하고 그의 민원까지 기억해주니 믿어주더라. 그만큼 신뢰가 중요하다.- 골치 아픈 민원은 없었나. 지역민과 갈등 같은 것도 있었을 것 같다.△다산지역에 축산폐수처리시설을 설치할 때의 일이다. 이 시설은 전임자가 결정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번복할 수도 없었다.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일이었다. 주민들이 ‘돼지 한 마리 없는 우리 지역에 왜 축산폐수시설이 들어서나’ 하면서 완강히 반대하더라. 그래서 ‘완벽하게 폐수를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지켰다. 주민들이 군청에서 집회 한 번 하지 않았다. 민원도 한 번 없었다.- 축산폐수장은 모두가 기피하는 혐오시설인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나.△주위에서도 이곳이 폐수처리시설인지 모를 정도로 만들었다.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다. 대신 있어도 없는 것처럼 만들어라’. 그러면서 대학교수와 전문가들을 동원해 수없는 자문 거쳤다.축산농가에는 ‘돈 버는 만큼 재투자해라’고 요구해서 돈사마다 원심분리기를 갖추었다. 돈사에서 배출되는 3만ppm이 넘는 축산폐수를 최대한 걸러서 내놓게 만들었다. 축산폐수장의 파이프도 모두 지하로 설치하고 운반차는 씻어서 깨끗하게 운행토록 했다. 그랬더니 냄새도 없고 민원도 없어졌다.- 평생을 공직자로 고령군을 누볐다. 고령군민 중 한 번도 안 만나본 군민이 있겠나.△그래도 있을 것이다.- 머리를 염색할 정도로 세월이 지났지만 3연임을 하고도 여전히 정력적이다. 퇴임 후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12년 전 우연히, 그야말로 준비 없이 군수에 나섰다. 다행히 당선됐고 3선을 했지만 고령의 작은 영토 때문에 소신을 펴기에는 부족했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어떤 일이든 할 것이다. (더 큰 일을 하고 싶다며, 그러나 그는 토를 단다.) 물론 억지로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은 여건이 허락해야 하고 운도 따라야 한다. 곽용환(郭龍煥·63)고령, 고령농고, 대구미래대 행정법률정보과, 가야대 경영학과, 영남대 행정대학원 자치행정학 석사.1977년 고령군청 9급공무원. 고령군 문화체육과장, 주민자치과장. 고령군 운수 쌍림 다산면장. 2010년 고령군수. 이후 현재까지 3연임.2017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CEO 대상, 국제관광대상, 2019년 한국을 빛낸 창조경영 대상, 한국의 영향력있는 CEO 혁신경영부문 대상 등 다수 수상.고교 졸업후 군청 공무원으로 고령에서만 공직 44년. 청와대나 중앙부처는커녕 경북도청에도 근무하지 않았다. 처음 군수 선거에 나섰을 때 언론에서는 ‘부군수와 면장의 대결’이라거나 ‘공중전과 보병전’이라는 식으로 그의 출현을 얕잡아 봤다. 그러나 그는 그런 조건을 극복하고 3선의 군수가 됐다. 재선 때는 상대가 없어 무투표 당선이라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이경우 편집위원

2022-02-07

‘새문경뉴딜정책’ 도시소멸 위기 극복 구원투수로

문경시는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14개 읍·면·동 순회 주민 간담회를 통해 ‘새문경뉴딜정책’의 4대 추진방향을 설명하고, 소멸도시 위기 대응과 시정 발전을 위한 의견을 나누는 등 시민과 소통을 했다.문경시가 밝힌 새문경뉴딜정책의 4대 추진안을 살펴본다.◇전 시민에 재난지원금 지급전 시민에게 1인당 30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코로나19 장기화와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급속한 확산으로 영업시간 제한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소비를 통한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문경시에 주소지를 둔 모든 시민에게 1인당 지역화폐 30만 원씩을 지급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는 계층은 모든 시민이기에 정부 주도의 손실보상과 더불어 전 시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소외계층이 없도록 촘촘하게 지원한다.소상공인을 돕는 실질적인 방법은 소비를 진작해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전입 인구 위한 모듈주택 공급전입 인구를 위한 370동 규모의 모듈주택을 공급한다. 도시민, 청년 등이 귀향·귀촌·귀농 시 정착의 가장 큰 걸림돌인 주거 문제를 해결해 안정적인 정착기반을 마련해주는 사업으로 2022년 본예산 심의 시 전액 삭감된 바 있으나, 세부계획과 관리방안 등 사업 내용을 보완해 재추진한다.시의회의 시민 여론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고, 사업의 준비 단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여론을 수렴해 세부계획과 관리방안 등을 보완했다. 지난해 시범적으로 실시한 영순, 공평동 모듈주택 공급사업은 입주자 모집 시 10대1과 6대1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현재까지 36명이 전입하는 등 지역 인구 활성화에 효과적인 사업임이 입증 됐다.15평 규모의 보금자리 주택을 임대하는 공평동(배실마을)단지는 벌써부터 입주문의가 이어지는 등 거주 지원에 대한 도시민들의 수요가 충분함이 확인되었으며, ‘문경을 살립시다’ 밴드에는 새문경뉴딜정책 게시물이 1만5천여 건이 공유되는 등 많은 이들의 관심 또한 집중됐다.시는 인구감소 현상을 방치할 경우 생산 가능 인구와 소비 구매력 감소로 농촌 일손 부족, 기업체 구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학령아동 감소로 폐교의 위기, 소비의 감소로 상점가는 활력을 잃게 되는 등 지역의 성장 동력이 끊어질 수 있기 때문에 소멸도시 위기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과감한 인구정책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주민 위한 노후주택 개량 지원기존 주민을 위한 노후 주택 개량 지원 사업을 실시한다.주택 개량 지원 사업은 기존 노후 주택 보유자가 낡은 집을 헐고 신축할 경우 신축비 3천만원을 우선 지원하고, 7천만원을 1% 이내의 저리로 융자 지원하는 사업으로 문경시 장기 거주자이면서, 세대원 유입이 많은 주민, 거주환경이 열악한 어르신 등을 우선으로 300동 규모로 추진할 계획이다.이 사업으로 주택 신축에 대한 본인 부담을 최소화해 고향 부모님 집을 새로 지어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며 동시에 타지에 살고 있는 가족과 은퇴자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자 한다. ◇청년 창업지원 위한 공유오피스 지원청년 창업지원을 위한 공유오피스를 지원한다. 점촌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건립 중인 옛 극동호텔 부지의 세대공감 어울림센터를 공유오피스로 제공해 청년의 창업지원과 정보공유 공간으로 활용한다.공유오피스는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재택근무자, 앱 개발자 등 IT 업계 종사자, 프리랜서, 예비 창업가 등이 선호하는 오피스 환경으로 부각되고 있다.시는 교육실, 회의실 등 공유공간을 기본으로 작업실, 컴퓨터 등 사무기구 뿐 아니라 고가의 작업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최적의 복수거점생활 도시를 만들어갈 계획이다.새문경뉴딜정책은 재난지원금 213억 원, 모듈주택 공급 370억 원, 주택개량지원사업 100억 원 등 총 600억~700억 원 규모이다.이는 본예산 심사 시 삭감된 유보금과 잉여재원을 활용하며,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이 사업의 추진을 위해 문경시 재난극복 및 일상회복 지원금 지원 조례안과 주택개량지원조례안을 지난 19일 입법예고했다. 1월 의원협의회를 통해 적극 설명도 했다. 제253회 문경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 조례제정을 위해 상정할 예정이다.고윤환 문경시장은 “인구가 많은 지역은 공공의 개입 없이도 민간의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지만, 인구가 적은 지역은 민간의 영역이었던 부분을 공공의 재정으로 감당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이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시민들을 위로하고, 침체된 경제를 살리며, 인구 증가를 최우선에 두고 새문경뉴딜정책을 반드시 추진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22-02-06

시작하는 새해… 詩 한 편의 여유 즐겨요

새해를 시작(始作)하는 날, 설날에 읽으면 좋은 시를 찾았다. 2022년 한 해 독서 계획표에 시집을 많이 끼워 넣었다. 그중에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시인들의 시를 그동안 좀 소홀히 한 것 같아 앞에 꺼냈는데, 지금은 같은 하늘 아래 살지 않는 이육사, 윤동주, 김소월이다. 다음으로 무르익은 시인으로 정현종, 안도현의 시를 꼭꼭 씹어 보기로 했다.△초인 이육사“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날릴 때도 참아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즈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서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이육사의 ‘광야’를 손으로 읽었다. 신석초 외 3인이 쓴 공동의 발문에서 “육사는 저세상에서도 분명 미진한 꿈으로 시를 쓰고 있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1904년 안동에서 태어나 호적에 기록된 이름은 원록(源祿) 본관은 진성(眞城)으로 퇴계 이황의 14대손이다. 이육사는 대구형무소에 수감 되었을 때의 죄수 번호 264번을 빌려 육사라는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했다.1929년 광주학생운동, 1930년 대구 격문사건 등에 연루되어 모두 17차에 걸쳐서 옥고를 치렀고, 의열단의 일원으로 중국을 자주 내왕하면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1943년 가을 잠시 서울에 왔을 때 일본 관헌에게 붙잡혀, 베이징으로 송치되어 1944년 1월 베이징 감옥에서 작고하셨다. 나와 동향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랑스럽고, 또 그의 시 청포도가 포항 오천에서 쓰였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더 가까운 시인 이육사의 유고 시집을 샀다. 4900원. 오천 원도 안 되는 값으로 거룩한 시를 살 수 있다니 기뻐해야 하나 싶었다.△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윤동주의 시집 판본은 여러 가지다. 출판사 별로 다양한데 그중에 자화상이라는 출판사에서 육필 원고본을 편집해 놓아서 좋았다. 윤동주 시인이 원고지에 쓴 필체를 보고 있노라면 차분한 그의 성품이 느껴진다. 마음에 안 드는 곳에는 줄을 북북 긋고, 고쳐 썼다. 사이에 낱말을 끼워 넣기도 하고 빼기도 했다. 몇 날 며칠에 썼다고 기록하는 꼼꼼한 남학생이 보였다.정지용 시인이 써 준 서문에 윤동주의 동생 일주군과의 필담이 있다. 무슨 연애 같은 것이 있었나 하고 물으니, 형이 하도 말이 없어 모른다고 했다. 술과 담배도 하는 것을 보지 못했고, 인색하지 않았냐 하니까 누가 달라면 책이나 샤쓰든 거져 주더란다. 순하디순했는데 중학교 때 축구 선수였다는 이야기도 했다. 말주변도 사귐성도 없었지만, 그의 방에는 항상 친구들로 붐볐다 하니 사람 좋은 그런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의 시를 입속에서 읊조리면 사람 냄새가 난다. 선한 사람의 향기가.△경성우체국에서 보낸 편지진달래꽃 초판본이 새로 나왔다는 소식이 꽃잎에 실려 내게 당도했다. 소와다리 출판사에서 기획한 패키지 상품이다. 소식을 듣자마자 나도 얼른 주문을 넣었다. 어제(2016년 4월 20일) 주문했는데 오늘(21일) 도착했다.시인 김소월은 이렇게 빨리 자신의 시가 내게로 온 걸 알까? 하루 만에 경성에서 포항까지 소포가 배달된다는 걸 들으시면 기절초풍하겠지. 누런 봉투에 우표가 두 장 붙었고 직인이 찍혔다. 날짜가 25. 12. 26 이라고 찍힌 건 아마도 시집이 나온 날이 그날일 것이다. 책과 함께 보내온 엽서 한 장. 경성 시내 명동 쪽 번화가 풍경 사진이다. 하얀 두루마기 입은 어르신이 뒷짐 지고 섰고 그 앞을 기모노를 입은 여인들이 지나간다. 일본인지 착각이 들 정도다. 엽서 뒷면에 이런 글귀가 써 있다. ‘그때쯤은 독립을 했을런지요, 제 시는 사랑을 받고 있나요’라고 펜 글씨체로 소월 시인이 물어온다. 목울대가 울렁한다.우린 독립된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가. 나는 자유한가. 비요일에 멀리서 보낸 소월의 편지를 읽는다. (2016년 4월 21일 일기) △섬“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낼 수 있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정현종 시 ‘방문객’ 중)내 최애 드라마에 정현종 시인의 ‘섬’이라는 시집이 나왔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남편의 옷장에서 이 시집을 발견하고 읽는다. 그 시집은 남편의 옛 여자가 헤어지며 준 선물이다. 행복하지 말라는 메모와 함께.한 사람이 온다는 건 진짜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에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지난한 과거와 복잡한 현재와 불안정한 미래까지 껴안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누군가를 만나면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 떠오른다. 이런 인연은 내가 만드는 게 아니라 신이 내게 내려보낸 선물이다. 그래서 매일 아침 성경 한 장을 읽고 감사기도를 한다. 오늘도 내게 좋은 사람들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멘!△안동안도현 시인은 예천 사람이다. 예천은 안동 사투리를 쓰는 안동문화권이다. 그래서 육사처럼 일가친척으로 느껴진다. 안동은 작가를 많이 배출했다. 동화 작가 권정생, 안동소주라는 시집을 낸 안상학 시인, 그보다 훨씬 일찍 태어난 퇴계 이황도 많은 책을 쓴 작가이시다. 그들 시에 안동이 자주 언급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다.안도현 시인의 최근 시집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에 ‘안동’이라는 제목의 시를 써서 안동사람이라고 자랑한다. 안동시 평화동 낡은 아파트에 어머니가 둥지를 틀고 계셔서 자식들은 이제 예천이 아닌 안동으로 모인다. 2021년에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명절에 안동에 세배 갈 곳이 없어졌다.포항시 장성동 낡은 아파트에서 안도현의 시로 시(始)를 위한 시(詩)를 대신한다. /김순희 수필가

2022-01-27

아이들의 시선 담긴 영화 네편… 따뜻해지는 설연휴

곧 5일간의 설 연휴가 시작된다. 긴 시간을 거리 두기를 하면서 보내야 한다. 이런 설을 잘 보내기 위해,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아이들이 등장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화 네 편을 가져왔다. 아픈 엄마를 위해 우주를 보여주는 소년과 자기 삶의 결정권이 막 주어지려는 시기의 소년이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영화, 어느 날 사라진 소녀를 찾으려고 딸에 대해 알아가는 아빠의 이야기, 두 형제가 기적을 찾아 무작정 떠나는 영화까지 다양하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명절을 따뜻하게 보내길 바라는 마음이다. ‘더 디그’사이몬 스톤 감독= 영국에서 유적지 발굴을 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이 영화는 하루하루가 복잡해 잔잔한 음악이 필요한 사람, 드넓은 들판이나 눈이 시원한 경치 보는 것을 즐기는 사람, 인디아나 존스 같은 고고학에 관심 있는 이, 흥미진진 전개는 아니어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실이라 언제라도 배경이 된 장소에 가보고 싶은 사람, 이런 분들에게 꼭 필요한 영화이다.자기 땅의 높은 둔덕에 무엇인가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진 프리티 부인이, 고향 땅에서 고고학자라는 자격증만 없을 뿐 흙 한 줌을 가져오면 어디 땅의 것인지 알아맞힐 수 있는 진짜 실력자 배질 브라운을 고용해 발굴을 시작한다. 프리티 부인에게는 어린 아들 로버트가 있다. 아들을 낳자마자 남편이 세상을 떠나버려 아이에게 아버지의 빈자리가 크다. 그런 아들은 아버지 대신 자신이 엄마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씬에서 발굴 현장에 누워 엄마에게 우주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가슴 뭉클하다. 스페이스라고 하다가 코스모스라고도 하는 그곳을 오늘 밤에 한 번 올려다보길. ‘칠드런액트’리처드 이어 감독= 이언 맥큐언이 이 영화의 원작 소설 작가이다. 원작자가 시나리오도 직접 썼다고 한다. 1975년 등단한 이래 ‘부커상’ ‘휘트브레상’ ‘영미 작가 협회상’등 많은 상을 받은 유명한 영국 작가다. 그래서인지 스토리가 탄탄하다. 주인공 피오나 판사 역을 내가 좋아하는 배우 엠마 톰슨이 연기해서 믿고 본 영화다. 그녀는 내 믿음에 화답을 해주었다.칠드런액트는 아동법이란 뜻이다. 피오나 판사는 샴쌍둥이 중에 한 아이만 살려야 하는 비정한 사건을 냉정하게 판결하고, 애덤이라는 여호와의 증인 종교를 가진 소년의 수혈에 관한 판결을 한다. 만 18세가 되려면 몇 달 남은 백혈병 걸린 애덤은 수혈을 하면 안 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수혈을 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거나 장애가 남을 수도 있어 급박한 상황이다. 병원 측은 법원이 환자에게 수혈할 수 있게 해달라고 소송을 걸었다.그런데 하필 이름이 왜 애덤일까? 에덴동산에서 이브의 권유로 선악과를 따 먹은 그 남자의 이름 아닌가. 애덤에게 피오나는 신이 된 것인가? 친구들과 함께 보고 밤새워 토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영화였다. ‘서치’아니쉬 차칸티 감독= 아들이 적극 추천한 영화이다. 요즘 젊은이 눈높이에 맞는 영화란 어떤 것일까 궁금해 보니, 연출 방식부터 독특하다. 장면의 대부분 노트북 모니터 화면에서 시작해 파고 들어간다. SNS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장면 전환도 이해 못 할지 모른다. 미국 영화이면서 언어는 영어를 쓰는 주인공은 외모만 한국 사람이다. 많은 면에서 집중하기 힘든 영화이긴 하다. 그래도 아빠와 함께 15세 딸의 내면을 들여다보자.딸이 갑자기 사라졌다. 딸의 소식을 물어볼 친구의 이름도 연락처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나도 아들의 친구 이름을 알고 있던가, 영화 속에 아빠처럼 나도 아들의 관심사를 알지 못한다.영화를 보고 나서 두 아들에게 친구들 이름 세 개와 친한 친구 전화번호 하나씩 달라고 했다. 관심의 표현이라 생각했는데 아들의 반응이 의외였다. 왜 자기 친구를 어머니께 알려야 하냐며 알려주려 하지 않았다. 네가 추천한 영화 보고 혹시나 싶어 알아두려는 것이니 생각해보고 주려무나 했더니, 다음날 친구 이름과 연락처를 문자로 보내왔다. 아들에 대해 작은 것 하나 서치했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나는 엄마랑 할아버지랑 할머니랑 삽니다. 동생 류랑 아빠는 저기 멀리서 따로 삽니다. 엄마랑 아빠랑 맨날 싸우더니, 이런 꼴이 될 줄 알았습니다. 나의 소원은 우리 가족들이 다시 함께 사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저기 저 위에 있는 화산이 폭발해서 아빠랑 류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면 됩니다. 형은 화산이 꼭 폭발하게 해달라고 매일매일 기도하는데 철부지 내 동생은 가면라이더가 되고 싶다고나 하고, 정말 어린이 같은 소원입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하는 말이 새로 생기는 고속열차가 반대편에서 서로 달려오다가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아싸, 그럼 거길 가서 소원을 빌면 되겠네! 난, 우리 가족이 꼭 같이 살았으면 좋겠거든요. 김순희 수필가 이 영화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이란 것을 이 글을 쓰며 알았다. 그냥 좋은 영화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라 보았더니 느낌이 딱 들어맞았더랬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어느 가족, 원더풀 라이프, 아무도 모른다…. 만들었다 하면 명작이 되는 감독의 작품이니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김순희 수필가

2022-01-27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복지도시 문경으로

문경시는 지난 10년 동안 따뜻한 정과 나눔이 넘치는 복지서비스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행복하고 건강한 복지도시를 만들어 왔다.2018년 문경시 출산장려에 관한 조례를 전부 개정해 2019년부터 출산장려금을 확대(첫째 360만원, 둘째 1천400만원, 셋째 1천600만원, 넷째 이상 3천만원)했으며, 셋째 이상 출생아의 10년 만기 보장성 건강보험료 지원, 임산부 검사비, 출산 육아용품 대여, 신혼부부 건강검진 등 다양한 출산장려 정책 추진에 12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자했다. 안전한 울타리 속에서 아동이 마음껏 뛰어놀며, 맞벌이 가정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43억 원 규모의 육아종합지원센터와 시립어린이집을 신축하고, 공동육아나눔터, 다함께돌봄센터를 개관했다.지역아동센터 10곳에 운영비 및 환경개선비를 지원해 안전한 돌봄 환경을 만들고, 월 10만원의 아동수당 지원 등 아동 통합 돌봄 서비스를 확대했다.문경의 미래를 이어갈 바르고 건전한 청소년 육성을 위해 66억 원을 투입해 청소년문화의집을 건립하고, 방과 후 학습과 취미활동을 지원을 위해 방과 후 아카데미 청소년 문화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상담 복지센터에 학업, 직업진로 등도 지원해 왔다. 다양한 시책 추진 결과 문경시의 출생아 수는 2019년, 2020년 도내 시·군 중 유일하게 2년 연속으로 증가하는 성과를 달성했다.합계출산율도 1.291명으로 전국 260개 시·군·구에서 26번째로, 전국 0.837명, 경북 1.003명에 비해 현저히 높다.장수도시의 명성에 걸맞은 지원도 함께 이루어져, 141억 원의 예산을 지원해 지역 내 387곳의 경로당을 보수했고, 찾아가는 어르신 스마트폰 교육, 보이스피싱 예방, 실버체조 등 다양한 교육과 행복도우미 파견으로 어르신 맞춤형 프로그램을 실시해 건강한 노년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2012년 15억 규모였던 노인일자리사업 예산은 5배 이상 성장해 2021년에는 80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동네점빵, 우리표고와 같은 시장형 사업을 확대·운영해 꾸준한 매출 성장을 이끌며 틈새시장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2017년 참전유공자 지원 조례, 2020년 국가유공자 지원 조례를 개정해 국가유공자 보훈명예수당을 확대했고, 38억 원을 투입해 노후 된 보훈회관을 새로이 건립하고, 재향군인회관도 리모델링했다.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 소외되지 않고, 더불어 잘 사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난 10년간 23만 가구에 825억 원 규모의 기초생활 맞춤형 급여를 지원했으며, 동시에 변동집계 현황을 매년 100% 정비해 복지재정 누수를 막고 있다. 긴급지원이 필요한 4천911가구에 생계·의료·연료비 등 28억 원을 지원해 위급상황을 신속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왔으며, 1천539가구에는 공동모금회와 연계해 22억을 지원했다.저소득 주민의 질병예방과 건강관리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의료급여 진료비를 지원하고, 수급권자의 건강관리 능력 향상 및 합리적인 의료이용 유도 등을 위해 사례관리를 더욱 내실화했다.코로나19의 신속 대응을 위해 1만9천429가구에 재난지원금 107억 원 지원하고, 감염병의 장기화에 따른 긴급복지지원(3천972건, 20억 원)과 돌봄체계를 강화했다.코로나19 감염으로 입원 또는 격리된 시민 853가구에 7억 원을 지원하고, 2천122가구에 생필품패키지도 보급했다.코로나19 장기화로 경로당, 노인여가복지시설을 이용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서는 가정을 직접 방문하는 ‘어르신 안녕 살피미 사업’과 다양한 반찬나누기 봉사활동으로 정서적 지원과 밑반찬 지원으로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감염병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노인 및 장애인시설 23곳에는 예비비 1억8천만원을 긴급 투입해 이동형 음압기를 지원하고, 코로나19 특별성금으로 의류소독기와 위생복도 보급해 안전도를 높였다.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위해 장애인 단기거주시설을 2014년 신축하고, 2016년 장애인 전용 체육관인 온누리 스포츠 센터 건립, 2019년 장애인종합복지관을 증축해 쾌적하고 질 높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장애인 일자리사업 확대 및 저소득 재가 장애인 지원을 위해 활동지원서비스 등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이러한 폭 넓은 복지정책 추진으로 한국노인복지중앙회 주관 2021년 대한민국 노인복지우수대상 최우수상,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주관 제1회 지방자치복지대상 대상, 2021 경상북도 자원봉사 우수 시군 평가 최우수상, 경상북도 청소년자원 봉사대회 대상 등 지난 10년간 복지 분야에 60여개의 상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고윤환 문경시장은 “시민 모두가 함께 잘 살기 위한 복지도시 만들기에 최선을 다해왔다”며 “그동안의 복지분야 시책을 밑거름으로 공정하고 다양한 복지사업을 발굴해 따뜻한 도시 문경을 만드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2022-01-26

마성의 국물맛 비결요? 한식구 맘으로 정성 쏟으면다 만들어지는게 아닐까요

이른바 ‘맛집’을 다루는 신문 기사와 TV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시대다. 하지만, 거기서도 보기 쉽지 않다.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고 숨기고 싶은 자기 식당 ‘맛의 비결’을 말해주는 장면은.한 숟가락 먹어보니 복어 맑은탕 국물이 일품이다. 담백하면서도 시원하다. 마주 앉은 가게 주인장에게 물었다. “이거 어떻게 만든 거죠?” 망설임 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 그거요….”그런데 국물 맛을 내는 방법을 설명하는 이야기가 과하게 길어진다. 노파심에 되물었다. “이렇게 자세히 설명하면 누군가 흉내 내잖아요. 앞으로 가게 운영하기가 힘들 것 같은데….”아무 걱정하지 말라는 대답과 웃음이 돌아왔다. “말해줘도 아무나 못해요. 그러니 있는 그대로 써도 됩니다.”그래? 그렇다면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죽도시장 공영주차장 초입에 자리한 삼호복집·해물탕의 국물 만들기 비법은 이렇다.먼저 잘 손질한 다시마와 멸치를 물에 넣는다. 그리고 팔팔 끓기 전에 불을 끈다. 왜냐? 지나치게 오래 끓이면 다시마에서 떫은맛이 우러나고 끈끈한 액체가 나오기 때문.멸치와 다시마를 건져낸 후엔 복어의 머리를 넣고 다시 3시간을 끓인다. 이후 복어 뼈와 찌꺼기를 건져내는 건 필수. 거기에 마늘과 생강을 넣고 끓이는 과정이 추가된다. 이제 끝이냐고? 아니다.이렇게 만들어진 국물에 무와 하얀 후추를 넣고 제맛이 나올 때까지 또 끓인다. 이렇게 하다보면 7~8시간이 훌쩍 지난다.지금은 겨울이니 괜찮지만, 무더운 여름철을 상상해보라. 좁은 주방에서 새파란 가스 불을 그 긴 시간 동안 사용한다면…. 찜질방이나 사우나가 따로 없을 것이다. 거칠게 표현하면 거기가 바로 팔열지옥(八熱地獄)일 터.비단 복어탕 뿐일까. 어떤 음식이건 제대로 만들어내기 위해선 이처럼 지난한 시간과 눈에 보이지 않는 지극한 정성이 필요하다.복어는 병을 앓은 사람이 몸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식재료이고 미나리와 콩나물, 무는 지친 간을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해 복어탕은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아요. 8시간 정성으로 끓여내니 담백하고 시원한 맛을 이끌어내죠.제가 만드는 음식을 모든 사람이 좋아할 수는 없지만, 항상 식구들과 함께 하는 밥상을 차린다는 마음으로 매일 을 맞아요. 식사를 마친 손님이 웃으며 나갈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려 하는데 장사하는 이들에겐 손님의 미소만큼 보기 좋은 게 없답니다.△웃으며 나가는 손님이 가장 고맙다는 ‘오너 셰프’삼호복집·해물탕의 주인이자 주방장은 “내 이름을 신문에 쓰는 건 싫다”고 완곡하게 말했다. 들어주지 못할 부탁은 아니다.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식당을 운영하고픈 이들은 어디에도 있을 법하니.요즘 젊은 세대는 ‘오너 셰프’라고 부른다. 가게의 주인이면서 요리도 직접 만드는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다. 삼호복집·해물탕을 운영하는 H씨(61)는 오너 셰프다.앞에 언급한 복어탕 국물 만들기 비법을 알려주며 그가 말했다. “월급 받고 고용된 사람과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이 음식을 대하는 태도는 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맞다. 그게 삼복더위에 개도 혀를 내밀고 헉헉대는 여름, 8시간 내내 뜨거운 불 앞에 기꺼이 서있을 수 있는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H씨의 이력은 독특하다. 대학에선 말레이-인도네시아어를 공부(경제학 부전공)했고, 학교를 마친 후엔 대기업 해외영업팀에 입사했다.중국 현지법인에서 3년, 국내에서 12년 근무하던 동안엔 보통의 또래 경상도 남자들처럼 음식과는 무관한 삶을 살았다. 그런데, 마흔이 넘어 왜 복어탕 가게를 연 것일까? 궁금한 것들을 물었다.-회사를 그만두고 음식 장사를 하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었는지.“그런 건 없다. 바로 위의 형이 음식과 요리에 관심이 있어 개업 준비를 마친 상태였는데,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못하게 됐다. 그런 이유로 엉겁결에 내가 식당을 맡게 됐다.”-복어는 요리하려면 자격증이 있어야 하지 않나? 취득하기가 쉽지 않다던데.“처음엔 가게에 주방장이 있었다. 그런데 내가 복어와 복어 요리에 대해 잘 모르니 마음이 위축되고 편치 않았다. 가게를 연 이듬해인 2003년 학원에 등록을 했다. 함께 공부한 사람들은 오랜 기간 요리를 해온 호텔 주방장과 큰 식당 실장 등이었다. 등록 후 17일 만에 필기와 실기시험을 거쳐 복어 요리 자격증을 땄다. 원장이 ‘최단 기간에 합격한 아주 드문 경우’라며 놀랐다. 합격 비결? 그런 것도 없다. 그저 배운 그대로 했을 뿐이다.”이야기가 이쯤에 이르자 기자는 두 단어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정직과 성실함. 가기 편한 지름길을 선택하지 않고, 다소 힘겹더라도 정도(正道)를 걸으려는 우직한 자세. H씨는 대학에 다니는 아들과 딸에게도 성실함과 정직이 사람살이의 최고 가치라고 가르친다. △부산과 서울에도 마음 알아주는 단골이 있어 보람복어는 병을 앓은 사람이 몸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식재료다. 소화 기능이 약한 이들에게도 좋다.생선 가운데 양질의 단백질이 가장 많이 함유된 것 중 하나가 복어다. 복어탕에 들어가는 미나리와 콩나물, 무는 지친 간을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애주가들이 복어탕을 즐겨 찾는 이유다. 삼호복집·해물탕의 종업원 두 분은 항상 웃는 얼굴이다. 한 사람은 10년, 다른 분은 8년을 그 가게에서 일했다. 짧지 않은 기간이다.H씨는 그분들을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식구 같은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종업원만이 아니다. H씨는 단골손님도 가족처럼 생각한다.-20년을 같은 장소에서 영업했다. 단골이 많을 것 같은데.“부산에 사는 초로의 부부 손님은 매주 우리 식당에 온다. 부산에도 복어탕 가게가 적지 않을 텐데…. 10년째 빠지지 않고 오시니 이젠 두 분이 올 때가 됐는데 오지 않으면 걱정이 앞선다. 혹시 어디가 아픈 게 아닌가 싶어서.”-손님을 거의 가족처럼 느끼는 건가.“내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사람이면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다른 한 손님은 4년 넘게 우리 가게에서 장만한 복어를 지인들에게 명절 선물로 보내고 있다. 그분은 서울에 산다. 이번 설에도 10개 정도의 복어 택배를 주문했다. 많이 팔아줘서가 아니다. 우리를 잊지 않는 게 더 고맙다.”△언제나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으로…인터뷰를 위해 가게를 찾았을 때 H씨는 도마 위에 놓인 수십 마리의 대구횟대를 손질하고 있었다. 이름이 익숙지 않은 이 생선은 식해를 만들었을 때 그 맛이 일품이다.삼호복집·해물탕을 찾는 손님 중에는 바로 이 대구횟대 식해에 매혹된 이들이 적지 않다.또 다른 밑반찬으로 깔리는 개복치 장조림과 멸치 식해도 인기다. 개복치 장조림은 포항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음식이고, 다시마에 싸서 먹는 멸치 식해는 짜지 않고 감칠맛이 있다.생복 맑은탕과 매운탕을 주문한 손님 식탁에 놓이는 복 껍질 무침도 쫄깃함이 그저 그만이다. 싱싱한 미나리와 양파에 매콤한 소스가 잘 어우러졌다.철학이란 거창한 게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지향하는 세계가 있고 궁극적으로 가 닿고 싶은 곳이 있다. H씨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가게를 운영하는 걸까? 마지막으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아래와 같은 답이 돌아왔다. 구구한 부연이 필요할까? 그렇지 않을 듯하다.“내가 만드는 음식을 모든 사람이 좋아할 수는 없다. 손님 100퍼센트가 만족하는 식당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항상 식구들과 함께 하는 밥상을 차린다는 마음으로 복어탕과 해물탕을 준비한다. 식사를 마친 손님이 웃으며 나갈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장사하는 이들에겐 손님의 미소만큼 보기 좋은 게 없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1-25

사상 첫 예산 6천억 시대… “살고 싶은 청도 만들겠다”

청도군의 올해 예산은 6천39억원으로 민선 7기가 시작된 2018년보다 2천438억원(68%)이 증가했으며, 군 역사상 처음으로 6천억원 시대를 열었다.군은 연초 갑작스레 이승율 군수를 잃었지만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성공 신화창조를 위해 신성장 동력 확보, 도시재생과 균형개발, 사람 중심의 포용적 복지 구현, 농업소득을 높이는 미래농업 육성, 교육·문화·관광산업 창출 등 새로운 미래를 향한 군정의 지속성과 성장을 위한 군정을 펼친다.호랑이의 날렵하고 용맹한 눈빛으로 미래를 바라보며 소처럼 성실하고 끈기 있게 전진하는 ‘호시우행(虎視牛行)’으로 군민 모두가 편안히 잘살고 행복한 ‘아름다운 생명 고을, 역동적인 민생 청도’ 구현을 이뤄낸다. ◇ 지속 가능한 친환경 미래농업 육성농민이 자랑스럽고 꿈과 희망이 있는 농촌을 만들고자 60만원의 농민수당을 지급하고 맞춤형 농기계 보급과 농촌인력지원센터 운영으로 농촌의 부족한 노동력을 해결한다. 귀농·귀촌과 창업농 등 차세대 농업 리더도 육성한다.드론을 활용한 병해충 공동방제를 확대하고 농산물 안전분석실 건립, 축산업과 양봉산업 지원 확대, 농축산물 가격안정 기금 운용 등으로 농특산물의 안정적 생산과 경쟁력을 높인다.미래농업을 위한 청년 임대형 스마트 팜 단지 조성에 이어 35억원을 들여 운산·원동지구를 새로운 과실 전문 생산단지로 만든다.기후변화에 대비한 특화작목 육성과 농산물 가공 부가가치 향상으로 농업의 가치를 높이는 먹을거리를 창출하며 한재미나리상징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지역 특산물의 홍보에도 적극 나선다. ◇ 다 함께 누리는 따뜻한 선진 복지 실현청도행복마을 10호와 11호점을 조성해 군민 모두가 차별 없도록 더 넓고 두터운 기본생활을 지원하고 시니어센터와 자원봉사센터를 아우르는 청도드림생활봉사센터도 2023년까지 준공해 군민 맞춤형 포용적 복지를 실현한다.올해부터 30만원의 중·고등학생 교복구입비와 어린이집 보육아동 급·간식비, 전입가구에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어르신의 사회안전망 구축, 가족센터 건립으로 아이에서 어르신까지 온 가족의 행복 복지를 추진한다.올해 풍각보건지소를 완공하고 175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보건소 이전도 2024년까지 마무리 감염병 예방 강화와 선진 보건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선다.◇상생과 협력의 신성장 혁신경제 구현지역의 획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2천657억원을 투자되는 청도자연 드림 파크의 2025년 준공을 위해 토지 보상과 실시계획 승인에 총력을, 농촌 신활력플러스사업 활성화와 함께 청도 수제 맥주센터를 올해 착공해 미래를 선도할 혁신성장 기반 구축을 가속화 한다.청년 일자리와 사회적 경제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창업 활동 지원 공간 조성, 농공단지와 중소기업 운영 활성화로 신바람 나고 활력이 넘치는 청도를 만들어 나간다.청도사랑상품권 판매와 전통시장 시설 개선사업을 확대하고 청도반시 비상품 자원화 센터와 산지 종합유통센터를 건립해 지역경제 자생력도 강화한다. ◇새로운 도약의 지역발전 인프라 구축누구나 살고 싶은 행복한 청도를 만들려고 90세대의 행복주택 등 총사업비 365억원의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210억원의 청도 공용 버스터미널 도시재생 인정사업도 착공, 농촌 생활환경개선을 위한 430억원의 농촌협약사업도 군민이 요구하는 사업으로 내실 있게 추진한다.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과 기초생활거점육성 사업은 올해 마무리하고 청도·풍각 전선지중화와 고수7·옥산1·송원리 새뜰마을 조성사업은 2024년까지 완료한다.2024년 완공될 청도역 신축사업은 환승장과 주차장 등 군민의 편의를 높이고자 사업비 증액 등을 코레일과 긴밀히 협의한다.마령재 터널 건설과 범곡네거리~모강교차로 간 국도 확장 등 광역도로망 구축사업은 실시설계와 사업 추진으로 더 빠르고 편리한 교통·물류의 새로운 동력 기반을 확보한다.물길을 살리고 자연과 함께 숨 쉬는 안전한 하천 생태계를 만들고 LPG 소형저장탱크와 전기자동차 보급, 기후 친화형 어린이 놀이 쉼터 조성, 중점 관리지역 하수도 정비사업 등으로 친환경 청정 청도의 가치를 높인다.◇고부가가치의 문화·관광산업 창출새마을운동 세계기록유산 등재 홍보와 해외 새마을 시범 마을 조성에 내실을 다지고 신화랑 달빛수련 길과 청도신화랑 풍류마을 가꾸기 사업 추진, 청도박물관 스마트시스템 구축 등으로 청도 정신의 위상을 드높인다.운문사 역사문화관과 청도시조문학관 건립에 전국 한시백일장대회 개최 등으로 지역을 알린다.카페와 관광지를 연계한 힐링 콘텐츠 운영, 청도읍성과 청도레일바이크 등 주요 관광지 활성화, 청도관광 웹 드라마 제작 등 감성과 힐링의 관광 서비스로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문화원과 문화예술 공간, 수영장 등 문화·체육·복지의 거점 공간인 청도생활문화복합센터의 실시설계에 착수하고 전문공연장인 청도아트홀은 30억원의 국·도비 예산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청도자연휴양림을 개장하고 국도변에 계절별 특색 가로수 길 조성, 청도시조문학관 건립 등 매력적인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로 고품격 문화·예술 도시로 변모를 시도한다.◇살기 좋은 청도 조성재해재난 비상 대응 시스템 강화와 농작물 재해보험, 농민안전보험료를 지원하고 군민안전보험은 최대 2천만원까지 보장금액을 확대해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든든하고 안전한 청도를 조성한다.부동산특별조치법 한시운영과 인허가 관련 집단민원도 해소, 법질서 확립을 위한 건축물 지도단속 등으로 군민의 재산을 보호하며 복지상담 서비스와 찾아가는 현장민원실 확대, 공직자의 친절도와 업무역량 강화로 소통과 변화의 군민 공감의 신뢰 행정을 추진하며 화양읍 청사 실시설계와 청도군의회 복합청사 착공, 군민의 희망과 기대를 담아낼 ‘2040 청도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등 자율과 창의의 자치분권 청도를 구현한다.청도의 2022년 군정은 “희망은 새로운 기회가 있을 때 생기고, 새로운 기회는 변화가 있을 때 만들어진다”는 말처럼 지금까지 흘린 땀방울이 결실을 보아 후손들이 청도에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전진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2-01-25

철강 수요 증가 작년보다 줄어들고 수출은 축소될 듯

2022년 국내 철강은 조선·건설·자동차 개선 속에서 가전이 주춤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철강 수요 증가세도 전년 대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내수의 경우 호조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수출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전년 대비 원자재 및 철강 가격이 하락 조정되며, 하공정 제품 및 업계 가격 하락 부담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철강산업 경기 전망을 국내 거시경제 전망을 시작으로 수요산업 및 시장별로 나눠 분석해본다. □국내 거시경제 전망2021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4% 내외로 전망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 대비 성장 기조는 확연하다. 2022년에는 성장세 둔화가 전망되지만 2.8∼3.0%대의 성장이 전망된다. 경제성장 여력이 낮아지고, 경제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간소비 및 건설투자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는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또한 높은 실업률도 경제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수요산업 전망2022년 건설 경기는 코로나19사태 해소로 인해 투자부문에서 회복세가 전망된다. 기관별로 전년대비 2.4∼2.9% 증가할 전망이다. 2022년 정부 SOC 예산(안)에 따르면 도로와 철도 등은 증액됐다. 특히 27조5천억원에 달하는 GTX의 본격 추진에 대한 예산이 편성됐다. 한국판 뉴딜은 국비 및 지방예산 투입으로 지역 SOC 사업 및 지자체 사업이 증가할 전망이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국내 건설수주는 전년대비 0.2% 증가한 214조8천억원, 건설투자는 2.4% 증가한 270조4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2022년 자동차산업은 반도체 수급 영향으로 2021년 국내 완성차 생산대수가 전년대비 1∼2% 감소가 추정되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도체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2022년에는 전년보다 2∼3% 수준의 생산증가가 기대된다. 올해 현대기아자동차의 생산은 700만대를 밑돌고 있지만 2022년에는 730만대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조선경기는 2021년 1∼10월 1천579만CGT를 수주해 연간 수주목표를 이미 초과 달성했고, 10월말 기준으로 수주잔량은 2천882만CGT로 2016년 3월 이후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2021년 조선용 후판은 400만t을 초과한 것으로 예상되고 2021년 수요는 600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가전경기는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2021년 최대 호황을 이뤘다. 2022년 내수와 수출은 다소의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된다. 대기 및 이연 수요가 소멸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열연시장 리뷰 및 2022년 주요 변수와 이슈2021년 국내 철강 열연시장의 주요 이슈는 △상반기 공급부족 우려와 가격 급등 △중국발 가격 급등락 및 수입 감소 △국내 열연업체들의 역대급 실적 △역대급 원가상승에도 인상폭이 소폭에 그친 자동차강판 △내수 공급 확대 위해 수출 축소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불안 지속 △탄소중립 실현 위한 비용 및 대책 마련 현실화 △하반기 실수요 및 유통 수요 부진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 △조선 및 가전 등 수요 회복 불구 자동차향 회복 제한적 등이다.2021년 열연시장은 2008년을 넘어선 역대 최고 유통 가격을 기록했다. 상반기 공급 감소와 가수요 영향으로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이다. 5월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열연공장 가동 중단과 수입재 유입량 급감 등이 공급 부족감을 형성하면서 가수요가 한 몫했다. 3분기 들어서는 국내 수요 회복 지연과 수입재 가격 하락 등으로 가격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고, 비수기 및 가격 하락 기대감 영향으로 수요 부담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냉연시장 리뷰 및 2022년 주요 변수와 이슈2021년 주요 이슈는 △‘부르는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타이트한 1∼7월 국내산 냉연공급 △상반기 수요 급증에 6∼7월로 미룬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수리 일정 △상반기 중국산 수입재 유입 감소와 코로나19 및 운임상승 이슈로 선적 지연 △중국의 냉연도급 및 컬러강판 수출환급세 8월 1일 취소 발표 △완성차 업계 차얄용 반도체 수급차질 지속 및 자동차 연계 냉연 SSC 매출 감소 △스틸트레이드 6월 1차 판매 이후 5차 판매 진행 △7월말부터 유통시장 수요 감소 분위기 등이다.2∼11월 냉연 유통가격이 고공행진해 2월말 t당 100만원을 첫 돌파했다. 전방산업의 수요 호조로 냉연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으며, 원소재인 열연의 가격이 상반기 급등해 5월 첫주 냉연 유통가격은 t당 100만원 돌파후 11월말까지 t당 130만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 1월∼11월까지 제강사의 냉연도금재 가격은 t당 69만원, 건재용 컬러강판은 t당 82만원 인상됐다. □봉형강시장 리뷰 및 2022년 주요 변수와 이슈철근시장의 2021년 주요 이슈는 △상반기 수요급증 영향으로 철근 대란 발생 △철근 품귀현상에 따라 최고가 경신 △제강사 최적생산 체제에서 풀생산 체제로 전환 △일반판매가격 등장하며 가격 이원화 △수입철근 재고 역대 최대치 경신 △건설사-제강사 간 직거래 증가 △철근가공단가 3년만에 인상 △철근시장 신규 진출 움직임 포착 △제강사 철근 설비투자 가속도 △비주류 강종 위주 국산 재고 증가 △하반기 유통시장 중심 시황 부진 등이다. 2021년 철근 시장은 지난 2008년을 넘어서는 기록적인 유통가격을 기록했다. 철스크랩 가격 상승과 맞물려 3월부터 상승세를 지속했다. 5월말 현대 당진공장 가동중단 이슈와 중국 수출 증치세 이슈로 t당 140만원 내외까지 급등했다. 추석 이후에는 급격하게 시황이 반전됐다. 시중 재고가 늘어나면서 9월말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출규제, 비수기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말까지 재고소진 속도는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H형강의 2021년 주요 이슈는 △중대형 H형강 KS표준 공식 도입 △현대제철 인천대형공장 신예화 지연 △1월부터 9월까지 매달 가격인상 진행 △H형강 수출판매 급감, 6년래 최저 수준 △중국산 H형강 AD 5년 연장(2026년 3월 29일까지) △동국제강 700*300 대형 규격 상업 생산 △H형강 생산량 급감, 수요에 맞춘 최적생산 체제 도래 △고시가격과 유통가격 격차로 혼조세 심화 등이다. 2021년 시중 H형강의 유통가격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철스크랩 가격상승과 더불어 제강사의 적극적인 가격인상이 이뤄졌던 4월부터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후 적정 마진 확보를 명분으로 제강사가 판매가격 및 시세를 고점에 유지했다. 하반기 이후 수요가 급감하면서 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 급등으로 상반기 가수요가 발생해 역대급 판매실적을 기록했으나 가수요 영향으로 하반기 수요가 크게 감소해 시세는 조정 중에 있다.□스테인리스시장 리뷰 및 2022년 주요 변수와 이슈2021년 국내 스테인리스 시장의 주요 이슈는 △코로나19 기저효과에 따른 판매 증가 △니켈·크롬·스크랩 등 주요 원료가격 급등 △AD 예비판정 및 최종 판정 △중국 수출환급세 13% 취소 결정 △중국·인니산 안전 재고 확충 △전력난에 따른 중국 하반기 대규모 감산 △높아진 중국발 시황 변동성 △6개월 넘는 지속적인 가격 상승세 △AD 최종 판정 후 수입재 급감 △수입업계, 구매패턴 변화 등이다. 2021년 스테인리스 시황을 살펴보면 최근 10년간 지속적인 가격상승 국면은 2016년, 2020년, 2021년 3번 경험했다. 2021년 가격은 10년여만에 최고가를 기록했고 304 냉연 기준 올해 하반기 역대 최고인 t당 410만원을 형성했다. AD 분기별 최저가격 효과로 가격 예측성은 상승했다. 내년 상반기 타이트한 공급 속에서 견조한 가격 흐름이 전망된다. 내년 1분기 304 냉연의 기준가격은 최저 t당 385만원, 최고 420만원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스틸앤스틸·스틸데일리 제공정리/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2-01-25

신성장동력 발굴로 ‘행복영양’ 완성 시키겠다

영양군은 임인년 새해를 맞아 500여 공직자와 군민들이 함께 변화 속 행복을 체감할 수 있는 ‘행복영양’을 완성시켜 나간다. 올해에는 영양군의 신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하는 행복영양을 구현하고자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새 출발로 한 번 더 도약하고자 하는 2022년 영양의 새로운 이야기를 살펴보자. △2030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영양 미래 선제적 준비영양군이 가진 강점인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미래를 담보하는 산림자원을 개발한다.국유림 명품숲으로 선정된 수비면 자작 나무숲은 30년의 걸친 시간 속에서 다양한 가치를 품고 2023년까지 기반시설 마련으로 전국 최고의 산림휴양공간으로 탄생시킨다. 흥림산자연휴양림 놀자숲과 반딧불이 생태숲, 단풍나무 경관림 조성까지 연계한 자연의 공익적 가치가 주민 소득으로 돌아오는 산림치유와 생태관광의 전형을 선보일 예정이다.특히 국도 31호선 선형개량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계기로 남북 9축 고속도로 건설 추진에도 박차를 가한다. 또 전국 24개 군이 모여 특례군 지정을 받기 위해 재정과 규모가 비슷한 자치단체가 하나 돼 새로운 살길을 모색하기 위한 뜻을 모아 소멸 위기 극복에도 나선다.영양이 처한 상황도 정확하게 진단하고 우리가 나가야 할 비전과 가치를 담은 2030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 불확실한 미래의 흔들림 없는 군정을 제시할 예정이다. △농촌의 경쟁력 높이고 희망이 있는 부자농촌 기반 마련영양군은 시대에 맞는 영농환경 트렌드를 반영해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여건에 맞는 세심한 정책으로 튼튼한 농업기반에 나선다.공동브랜드인 ‘美듬직’ 의 통합마케팅 강화로 지역 농산물의 가치와 경쟁력을 높여 시장대응 능력을 높이며 영양형 로컬푸드 시스템 구축으로 안정된 판로 확보와 안전한 먹거리 공급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건강한 지역순환 경제체계를 정착시키는데 노력하고 있다.태풍, 장마, 폭염과 같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결실을 맺기 위해 노력하는 농민들을 위해 농작물재해 보험료의 자부담을 대폭 경감시키고 일손 부족을 해결하고자 계절근로자 사업의 대상 국가를 확대하는 등 농작업 대행반과 빛깔찬일자리센터의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그리고 단순 생산에서 벗어나 가공과 유통을 접목해 잡곡가공시설 설치지원으로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경영실습임대농장 확대와 과실전문생산단지도 꾸준히 조성해 농촌의 자립 발전기반을 구축하는 신활력플러스사업을 본격적인 추진에 나선다.△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영양의 이야기영양군은 옛이야기와 흔적들을 바탕으로 언택트, 웰니스 관광지의 새로운 대안을 마련한다. 코로나로 바뀐 일상은 ‘언택트’, ‘청정’, ‘힐링’ 이라는 개념으로 문화관광분야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청정자연 속에서 휴식과 새로운 힐링을 얻을 수 있도록 차박이나 인증샷 포토존 공간을 조성한다.뉴 노멀 축제 트렌드를 반영해 일회성의 오프라인 축제의 틀에서 벗어나 온라인과 병행한 축제의 개념과 공간을 확장할 계획이며 박해와 순교의 역사가 녹아있는 천주교를 테마로 명품 순례길을 조성한다.국제밤하늘보호공원과 반딧불이특구를 연계해 힐링 관광벨트로 조성하는 등 이야기가 있는 선바위관광지가 생태테마관광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융복합 영양공공도서관을 건립해 다양한 세대가 소통하고 공감하는 쉼터로 만들고, 남자현 지사, 김도현 선생, 엄순봉 의사가의 항일운동의 발자취가 서린 역사공원 조성과 망미 3·1의거 기념비 정비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침체된 골목상권에 새로운 활력 불어넣다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됨에 따라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영양군은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계와 위축된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카드형 지역화폐 ‘영양사랑 카드’ 발행으로 편의성을 높이며 전통시장의 시설을 개보수해 경쟁력 있는 상권 활성화를 통한 침체된 시장의 자생력과 전통시장 공공주차장 조성을 통해 이용 고객의 접근성을 높인다.또 청년일자리 지원사업과 다양한 맞춤형 공공일자리 창출로 주민들에게 경제적 자립과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해 주민들이 생활에 활력 넘치는 도시를 만들고 적극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실시해 다양한 종목을 확대해 지역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보탬이 되는 상권을 만들 예정이다.△영양의 지역 가치 높이는 행복한 삶터 조성영양군에서는 맞춤형 인구정책의 컨트롤 타워인 인구지킴이 민관공동체 대응센터와 청소년들의 소중한 꿈과 희망을 키우는 청소년수련관, 어르신들의 여가와 소통의 공간인 노인복지관의 운영으로 생애주기별 맞춤형 기반운영으로 인구 회복의 초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영양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산촌문화누림센터와 막연한 귀농귀촌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체류형 귀농체험마을과 도시민 체험 농원도 선보일 예정이다.100년 역사의 양조장 복원과 호스텔 조성으로 문화와 생활은 결합되고 일자리와 주민소득이 더해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매력 있는 영양을 만들고, 석보면 중심지 활성화 사업과 청기면 기초생활거점 육성사업을 통해 취약지의 삶의 질을 높인다. 마을단위 LPG 보급사업과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사업을 추진, 상·하수도 시설 확충으로 영양의 정주여건을 한 단계 올려놓는다.△온기 담은 촘촘한 영양형 복지 실현하다모든 세대가 고루 나누는 복지, 공감과 행복의 보편적 복지 함께 누리고 삶에 힘이 되는 복지를 실현할 예정이다. 어르신들의 건강증진과 여가활동을 위한 노인 복지관의 본격적인 운영으로 문화생활과 생활복지의 허브로 만들고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갖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맞춤형 일자리 제공으로 품격 있는 노년을 보장하고 공공보건의료 수행기관 운영지원 강화와 오지마을 건강사랑방의 확대 등으로 군민의 안심망을 구축한다.영양의 미래이자 희망인 아이들에게 교육환경 개선과 장학사업에도 적극 지원을 할 계획이다. △군민과 소통 강화로 행정의 신뢰와 믿음 더하다영양군은 군민 중심의 미래지향적 군정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소통과 협력을 통한 군민참여 군정을 운영한다.군정에 대한 이해의 폭과 참여의 기회를 넓힐 열린 행정의 구현을 위해 실질적인 주민자치회 활동으로 참여와 협치가 일상이 되는 군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행정수요를 반영한 주민참여 예산 확대 실시로 민주성과 투명성을 높여 지방재정의 건전성도 확보할 것이다.복합민원 사전상담제 실시로 행정의 간극은 줄이고 문턱은 낮춰 공감 행정을 실현하며 좋은 정책과 우수한 성과는 색다른 홍보 콘텐츠와 청의적인 아이디어로 만들어 널리 알리는 행정을 펼칠 계획이다.민선 7기 영양군에서는 2022년 새해 군정 추진에 군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2021년의 성과 역시 많은 군민들이 가져다 준 관심과 참여의 토대로 이뤄진 결과이기 때문에 민선 7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새해에는 중요한 정책들을 결정하는 과정에 군민들의 지지가 꼭 필요하다.오도창 영양군수는 “영양군 민선 7기 출발점의 목표였던 ‘변화의 시작, 행복영양’의 변화를 2022년 ‘변화의 완성, 행복영양’으로 이어지는 군민행복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22-01-24

봄이 빨라지고 여름은 길어지고 있다

겨울가뭄이 계속되니 눈이라도 왔으면 좋겠다. 날씨로 하루를 시작하니 날씨가 그날의 기분을 좌우하기도 한다. 옷차림을 결정하는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기상재해로 농수산물 수급에 불균형을 가져와 물가가 오르고 생업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 기상정보다.서장원 대구지방기상청장은 “최선을 다해 예보하고 위험 기상에 대해 국민들과 소통하여 국민생활 불편 해소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일기예보는 100% 달성하기는 불가능한 영역이니 변동가능성을 고려해 달라”고 말한다. 기후변화로 100년에 한 번 나올만한 극한기상이 늘어나고 변화의 정도도 큰 만큼 기상예보는 ‘불확실한 과학’이라는 것이다.대구지방기상청은 2021년 업무와 지역민과의 소통으로 전국 9개 기상청중 최우수 예보기관에 선정됐다. - 대구경북의 지리적 특성상 기상을 특정한다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실제 대구지역 기상과 시민들의 성격을 연결지을 수 있겠나.△대구는 소백산맥과 태백산맥으로 둘러싸인 대표적인 분지 지형으로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기상 특성을 나타낸다. 또한 동해안과 접하고 있어 동풍이 강하게 불 때는 포항에서 영천을 거쳐 대구까지 동풍이 유입되어 선선한 날씨를 보이기도 한다.대구 시민들은 기후 탓인지 액티브하고 반응이 굉장히 빠르다고 느껴졌다. 특히 여름에 더위를 극복하기 위한 행정기관과 시민들의 노력이 인상적이었다. 도로변 그늘막 설치 같은 열기를 식히기 위한 노력이나 열 관련 산업에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열정을 볼 수 있었다.- 지난해 여름은 장마가 짧았다. 늦여름 장마 비가 많이 왔다. 이런 장마 예측은 어디까지 가능한가.△장마는 기상학적으로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아 비가 오는 경우를 의미한다. 과거 장마는 장마기간 동안 쉴 새 없이 비가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장마는 과거의 양상을 벗어나고 있다. 가령 정체전선의 영향권에 들어 있으나 비는 오지 않고 흐리거나, 동서 또는 남북으로 지역적인 편차가 큰 비가 쏟아지는 등 우리가 경험했던 장마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도 2009년부터 장마의 시작 종료에 대해 공식적으로 예보하지 않고 있다. 대신 장마가 종료된 뒤에 사후분석을 통해 장마의 시종을 알려주고 있다.- 해마다 봄이 빨라지고 있는 것 같다. 여름도 일찍 오는 것 같다. 올 봄은 언제 올 것 같나.△기온의 장기적인 변화 추세로 최근 30년(1991~2020년)은 과거 30년(1912~1940년)에 비해 연평균 기온이 1.6°C 상승했다. 특히 봄과 겨울의 기온 상승 경향이 뚜렷이 나타났다.또 계절 시작일과 계절 길이의 변화도 뚜렷이 나타나 과거 30년 대비 최근 30년은 여름이 20일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졌으며 봄은 17일, 여름은 11일 시작일이 모두 빨라졌다.과거 30년 봄의 시작은 3월 18일이었는데 최근 30년 봄의 시작은 3월 1일이었다. 여름도 6월 11일에서 5월 31일로 11일 당겨졌다. 대신 가을은 9월 17일에서 26일로 9일이나 늦춰졌다. 겨울도 11월 29일에서 12월 4일로 5일이나 늦춰졌다.-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이 짧아지는 계절의 변화처럼 지구의 온난화가 지구인의 화두가 됐다. 기후위기의 문제를 기상청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으며 국민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지구온난화는 산업혁명 이전에도 자연계에 있었던 현상이다. 다만 20세기 들어 석탄 석유같은 화석연료 사용량의 증가나 삼림 벌채 등으로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기상청에서는 전세계적인 기후 변화의 과학적 근거를 수집하고 연구해서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기후변화 감시소를 통해 온실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기후변화 자료를 분석하고 지역별 기후 변화를 감시 예측하고 있다. 기상청에서 생산한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정부와 각 지자체의 기후변화 적응대책 시행계획 수립에 지원되고 있다.국민들은 자동차 타기를 줄이는 등 생활 속에서 실행 가능한 작은 노력부터 동참해주면 좋겠다.- 기후위기와 관련, 정부가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0으로 하는 탄소중립(넷 제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제6차 평가보고서에 의하면 탄소감축을 통한 넷 제로에 도달하는 시기가 빠를수록 미래 온난화 폭을 더 많이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평균기온은 탄소감축 이행 정도에 따라 넷 제로 이후 서서히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 노력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빠른 탄소감축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을 보여준다.- 날씨 예보가 정확해지고 지역별 시간대별로 세밀해지고 있다. 어디까지 예측 가능하나.△기상청에서는 현재 실황에서부터 6시간 이내의 초단기 예보부터 최장 글피까지의 단기예보, 단기예보 이후 10일까지의 중기예보와 1개월·3개월 전망의 장기예보, 그리고 기후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단기예보, 즉 동네예보는 전국을 5km x 5km 간격으로 세분화해 총 3500여 개의 읍·면·동 단위로 기온과 강수량 등 12개 기상요소를 1시간 단위로 예보하고 있다.- 태풍의 크기나 진로 등에 대한 예보가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이 다르더라.△태풍의 진로에 미치는 변수는 계절, 해수면온도 등 다양해서 예측이 어렵고 모델을 기반으로 관측자료와 슈퍼컴퓨터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보관 토의를 통해 최종 결정되는 만큼 나라별로 태풍 진로 예측은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한국과 일본, 미국의 예보 방식이 기본적으로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각국의 자체 모델이 다르다. 한국은 재난 예방이 가장 큰 목적이지만 미국 JTWC(합동태풍경보센터)는 동아시아에 있는 군사 시설의 안전이 우선이므로 태풍 진로가 바뀌면 수시로 이를 예보하고 있다. 또 일본은 태풍 피해가 많아 광범위하게 위험 지역을 설정하여 정확도가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기상기술력은 어느 정도이며, 세계적인 지위는 어느 정도인가.△대한민국의 기상기술력은 세계 6위 수준이며 7번째 기상위성 보유국이고 독자수치 모델을 보유한 9번째 나라다. 국제사회에서는 그야말로 기상선진국으로 인정받고 있다.특히 한국 기상청은 2007년부터 WMO(세계기상기구) 집행이사국에 진출하기 시작해서 현재도 193개국 중 37개국이 선정되는 집행이사국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2017년 포항에서, 2016년 경주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 지진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래 규모 2.0 이상만도 연평균 45.8회로 나타났다.△지진학자들은 가스냄새, 동물들의 이상행동, 지진광, 지면의 변형, 지하수의 화학성분 변화 등 지진 전조현상을 통해 지진을 예측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지진 예측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 설사 성공했다 하더라도 특정 지진에 대한 단일 성공 사례에 불과하다.우리나라 지진조기경보는 2015년 처음 시행 당시 목표는 관측 후 50초 이내에 발표하는 것이었다. 이후 계속 단축돼 2021년에는 관측 후 5~10초 내외에 지진조기별보를 발표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이는 일본, 미국, 대만 등 선진국과 유사한 최고 수준이다.- 지난 2020년 봄 이상저온으로 일찍 개화한 꽃이 냉해를 입기도 하고 장마로 과수작물이 피해를 보는 등 농업이 기후변화와 가장 민감한 관계를 갖고 있다.△경북은 전국에서 과수생산량이 많은 지역이어서 대구지방기상청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역 특산 과수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기상융합서비스를 개발하여 사전에 서리 냉해 호우 폭염 강풍 등 기상재해 위험정도를 농가에 알려드리고 있다. 냉해를 유발하는 서리의 경우 예측정확도가 84%로 높다. 현재 상주 의성 안동 영천 지역에 대해 시범서비스 중인데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경북도 전역으로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산업에서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어떤 것이 있나. 풍력 및 태양열 에너지와 같은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한 기상청 업무는.△국립기상과학원에서는 지상 50, 80m 고도에서 보여주는 풍력기상자원지도와 햇빛의 직달일사 산란일사 전천일사 등을 알 수 있는 태양기상자원지도를 개발해서 풍력과 태양광 예측정보를 서비스하고 있다. 기상청 기상정보와 지형정보를 반영해서 남한 영역에 대한 공간해상도 100m, 시간해상도 1시간, 예측시간 36시간의 풍력 태양광 예측 정보를 생산 제공하고 있다.특히 경북 지역에는 태양광에너지 발전단지와 풍력에너지 발전단지가 많이 있는데 이들 산업들의 특성에 맞춤한 기상정보 가공 데이터 산업은 아직 미개척 분야인 것 같다. 기상청의 나이브한 관측 예보자료와 현지 정보를 융합해서 기업에 적용하는 사업이 필요하다.- 기상청이 지역 주민의 생활이나 경제활동에 직접 영향을 주는 사례가 있나.△대전지방기상청장으로 있던 2016년 폭염으로 서해안 조피볼락 양식어장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기상청은 충남도와 국립수산과학원 공동으로 세미나를 통해 조피볼락이 수온 26°C만 넘으면 먹이를 먹지 않는 등 특성을 밝혀내고 3단계 기준을 만들었다. 그리고 대전기상청은 단계별 고수온 정보를 매일 2회 제공하여 먹이제한과 산소발생기 가동, 햇빛차단막 설치 등 조치를 시행토록 했다. 이 후 2년동안 고수온 피해로 인한 양식어장 피해는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충남도청으로부터 기관장 표창을 받는 등 지역사회에서도 기상청의 역할을 인정하게 됐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전국 최초로 기상과학관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대구지방기상청은 1907년 대구측후소로 창설된 후 지금까지 대구와 경북도, 동해남부해상에 대한 기상 기후업무를 수행하면서 태풍과 집중호우, 대설, 폭염, 해난사고 등 지역현안과 관련된 기상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또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은 2014년 건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기상 기후 전문과학관으로 기상과학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과 우리나라 기상산업을 알릴 수 있는 복합공간이다. 기상자료를 수집 가공 전시 홍보함으로써 대중에게 기상과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상의 열기구를 타고 대구 상공을 날아올라 지역 지형과 기후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영상관을 구현하는 등 시민들이 기상과 기후 과학을 실제 체험할 수 있는 과학문화시설을 지향하고 있다.- 해류, 해상풍, 풍랑, 해일 등 해양물리학을 전공한 해양기상 전문가로 대구지방기상청장이 됐다.△한국해양연구소에 근무할 때 동중국해 대만 앞바다에서 엄지손가락 절단사고를 당한 후 재생하기까지 6개월 고생했다. 이후 배를 타지 않으려고 기상청에 들어갔으나 해양기상과장을 맡았고 2009년 기상예보의 선진화 계획으로 500t급 기상관측선을 건조하는 임무를 맡아 2011년 성공했다. 기상관측선(기상1호) 운항으로 장마 태풍 기간 기상 민감지역에 대한 선행 감시와 예보 지원이 가능해졌다. 또 세월호 사건 당시 현장에 즉시 투입해 조류관측 및 해상예보 제공으로 잠수 최적시간 제공 등 신속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경우 편집위원 서장원(徐章源·56)서울출생. 상문고, 한양대 지구해양과학과 졸, 대학원 석사 박사.한국해양연구소 국립기상연구소 해양기상연구실 기상청 기상기술기반국 해양기상과장, 관측기반국 해양기상과장, 기후과학국 해양기상과장, 대전지방기상청장. 기상청 지진화산국 지진화산정책과장.2009년 대통령표창(우수공무원)해양기상전문가로 2008년 5월 충남 보령 죽도에서 발생한 이상파랑 현상의 원인을 규명하여 기상해일이라 이름짓고 사고 예방을 위한 기상해일 예측시스템을 개발했다.해양과장으로 재직하면서 기상관측선(기상1호)을 건조해 해상 기상예보를 활용토록 했고 대전지방기상청장 때는 기상정보로 양식어장 고수온 피해를 막는 등 재난 예방과 해결 전문가로 변신.

2022-01-24

영주특산품으로 특별한 설날 선물하세요

농부의 땀방울로 생산된 영주농특산물이 소비자의 신뢰도를 쌓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설 명절을 앞두고 실시한 영주시농특산물 쇼핑몰인 영주장날은 할인행사 개장 8일만에 완판돼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가늠케 했다.영주장날 쇼핑몰은 소비자 사은행사로 앵콜 할인행사에 들어갔다.영주시의 대표적인 특산품은 영주한우, 인삼, 홍삼제품, 영주사과와 천연섬유 풍기인견, 지역 생산원료로 가공되는 소백산 오정주, 쌍테마루 와인 등 다양한 품목이 있다.영주농특산품이 인기몰이를 하는 것은 여러 원인이 복합된 성과다.농가소득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영주시의 특화된 농업정책과 이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농가들의 기술 접목, 우수제품 생산을 위한 관계기관 및 작목반들의 연구 노력의 결과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원인이 되고 있다.특히 1차 산업에서부터 6차 산업에 이르기까지 생산된 제품에 대해 국내외 판로 확보와 소비자 신뢰도가 소비로 이어지기까지 유통 관련 지원업무가 적극 뒷받침 된 것도 중요한 몫을 하고 있다.영주시농특산물은 특별한 날에 선물용으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올해 설 명절 선물용으로 풍기인삼 및 홍삼제품, 영주사과, 영주한우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들이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풍기 인삼국내 최초 재배삼의 시배지인 영주 풍기 지역은 500여년의 재배인삼 역사를 통해 품질이 우수한 인삼을 생산하고 있다.풍기인삼은 타 지역 인삼과 비교하면 내용과 조직이 충실하고 인삼향이 강하며 유효사포닌 함량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이는 소백산록의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인삼 가공식품인 홍삼제품은 웰빙건강 식품뿐만 아니라 선물용으로도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홍삼제품에는 홍삼절편삼, 홍삼차, 홍삼정과, 홍삼정, 홍삼타브렛, 홍삼액, 홍삼분말, 인삼분말, 홍삼정, 홍삼캡슐, 홍삼비누, 홍삼제리, 홍삼캔디 등이 있다.인삼은 혈압조절, 간장보호, 항암작용, 항당뇨, 피로회복, 식욕증진, 면역력 강화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문의 : 풍기인삼공사영농조합법인 054) 638-2304풍기인삼협동조합 054) 636-2714◇영주사과영주시는 국내 사과 생산의 14.5%를 차지하는 전국 제1의 사과 주산지다.영주사과는 산록지대를 중심으로 천혜의 자연 속에서 생산 되며 풍부한 일조량과 깨끗한 공기,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에 의해 맛과 향이 뛰어나며 성숙기 일교차가 커 사과의 향기와 당도가 높다.영주사과는 포장단위를 5kg, 10kg, 15kg와 소비자들의 다양한 구매 욕구를 충족 시키기 위해 봉지 사과를 출시하는 등 소비 다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최근 미국 및 말레이시아, 태국, 마카오,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 영주사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수출 물량도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사과는 피로회복, 피부미용, 위장장애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문의 : 영주농협공판장 054) 636-8594풍기농협공판장 054) 636-3209 ◇영주한우천혜의 환경을 자랑하는 소백산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에서 사육된 영주한우는 개량된 암소에 1등급 정액으로 인공수정해 생산된 우량 숫송아지를 5∼6개월에 거세하고 한우고급육 표준사양관리프로그램에 의거 사육한다.비육 후기에는 특수사료 급여와 초음파 육질 진단을 실시해 출하 적기를 판단, 고품질의 육질만을 생산·판매한다.영주한우는 위생 및 질병 안정성을 위해 부루세라병 등의 악성가축전염병을 차단하고 축산물의 위생·안정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확보를 위해 사육· 도축·가공·판매에 이르기까지 정보를 기록·관리하는 쇠고기이력추적시스템을 2006년부터 실시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고 있다.문의 : 영주축협본점직판장 054) 645-4342횡재먹거리 한우 054) 638-0094 ◇풍기인견풍기인견은 천연섬유로 냉장고 섬유, 에어컨 섬유라 불린다.풍기인견의 특징은 가볍고 시원하며 몸에 붙지 않고 통풍이 잘 되며 땀띠가 예방되고 촉감이 좋다. 인견은 땀 흡수력이 탁월하며 정전기가 없고 부드러우며 식물성 자연섬유로 피부가 여린 갓난아기, 알레르기성 피부, 아토피성 피부 등 피부가 약한 분들에게 좋은 건강섬유다.가볍고 얇아서 여름 실내복, 반바지, 잠옷, 침구류, 천연염색을 한 외출복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어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다. 문의 : 소담비 054) 635-2156풍기인견발전협의회 054) 631-8866◇소백산 오정주옛날 사대부가의 선비들이 건강 약용주로 마시던 술로서 소백산 청정약수, 우리 쌀, 우리 밀로 만든 누룩, 소백산에서 자생하는 약초로 빚어 만든 전통 명주다.저온에서 백일이상 장기 숙성해 뒤끝이 깨끗한 오정주는 영주시 고현동 박찬정가에서 4대째 그 비법을 전수해 오고 있다.문의 : 소백산오정주 054) 633-8166◇상떼마루천혜의 자연 속에서 재배된 지역 특산물인 영주사과로 만든 100% 순수 천연제품으로 설탕과 알코올이 전혀 첨가되지 않은 제품이다. 상떼마루 아이스와인은 2013년 샌프란시스코 국제와인품평회 은상, 2013년 코리아 와인 챌린지에서 은상을 수상한 지역 특산품이다.상떼마루는 애플 아이스 와인, 애플 드라이 와인이 출시 되고 있다.문의 : 영주와인/상떼마루 054) 635-6533◇고구마빵맑고 깨끗한 청정지역 영주에서 재배 가공한 자연 웰빙 건강제품으로 고구마는 칼륨성분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소화촉진, 변비해소, 노폐물 배출, 간의 신진대사, 피부노화 방지, 체내지방 분해, 체중감량에 효과적이며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및 식이섬유가 함유된 국내산 100% 고구마로 만든 빵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고구마빵이다.문의 : 미소머금고 054) 638-1799고구 맘 054) 638-5955◇정도너츠영주지역에서 생산되는 국내산 찹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찹쌀 도너츠로 지역의 특산물인 인삼, 사과, 생강, 고구마 등을 재료로 만든 웰빙 식품이다.찹쌀을 주재료로 하기 때문에 밀가루로 만든 도너츠 보다 영양 성분검사를 해보면 적게는 7배 많게는 10배 이상 지방함량이 낮게 나오며 콜레스테롤과 트렌스지방이 0%로 먹을거리로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문의 : 054) 631-0061 ◇순흥 기지떡기지떡은 서리꽃처럼 희고 아름답다는 뜻으로 상화떡, 상화병이라고도 하며 기지떡은 술로 빚어 여름철에도 쉬지 않아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칼로리가 낮고 속을 든든하게 해줘 여성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한국 전통음식 조리법을 대표하는 발효 과정을 거친 떡이라 살아있는 유산균 덩어리로 단순한 계절떡, 의례떡과 달리 기지떡은 건강을 생각한 고품격 떡이다.문의 : 054) 633-2016이 밖에도 다양한 상품이 있지만 올해 구정을 맞아 위 특산품들이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영주시는 소비자로부터 신뢰받는 농특산품 개발과 영주장날 쇼핑몰을 활용한 판대 확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 가는 행복 먹을거리 발굴을 위한 프드플랜 구축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2-01-23

첨단기술 주력산업에 접목… 4차산업 선도 도시로

임인년(壬寅年) 2022년의 경산시정은 지난 2년여 기간 코로나19로 힘든 여정을 겪은 시민과 공직자를 위하는 것이 첫 번째이며 그동안 최영조 시장이 추진해 온 ‘새로운 미래로 함께하는 희망 경산’의 마무리이다.민선 3선으로 마지막 임기를 시작한 최영조 경산시장은 “힘들게 버티던 시민들은 지쳐가고 일상 회복에 대한 큰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뀌고 수도권 블랙홀의 위력은 갈수록 거세져 지방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급속한 변화는 새로운 취약계층 양산과 안전과 생활, 미래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최 시장은 “그러나 경산시의 가장 큰 자산인 28만 시민과 함께 합심해 노력한다면 지금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더 큰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확신하며 역경과 고난의 길에 앞장서 빠른 민생 회복과 희망 경산의 완성, 더 큰 성장을 위한 준비에서 마무리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2022년 경산시정은 △영남권 발전을 선도하는 대구·경북의 중심도시로 도약 △성장형 경제로 빠르게 전환 △전역이 고르게 발전하는 균형발전 도시 △시민의 안정과 편안한 삶 보장 △시민을 위한 시정 등으로 압축된다. ◇ 영남권 발전 선도하는 대구·경북 중심도시로 도약4차산업 핵심기술을 지역산업에 접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첨단 신소재 개발에도 주력해 자동차 부품으로 대표되는 지역 주력산업의 구조를 고도화하고 미래기술기반 산업으로의 전환을 유도해 ‘4차산업 혁명 선도 도시’로 완성해 나간다.◇ 성장지향형 경제로 빠르게 전환대임지구 내 지식산업센터와 미래융합타운 건립을 조속히 착수해 창업부터 성장까지 지원하는 ‘영남권 벤처창업 메카’의 초석을 마련한다.경산미래융합타운은 스타트업(새싹 기업)과 벤처캐피탈(VC), 액셀러레이터(AC) 등 기업투자·육성 전문기관의 집적화를 통해 벤처기업들의 창업에서부터 성장, 글로벌 진출까지 맞춤형 지원시스템으로 경산지식산업센터와 함께 창업부터 성장지원까지 성장단계별 완벽한 기업 지원 플랫폼 구축이 가능해져 경산시는 명실상부한 영남권 최대 창업 단지가 된다.지식산업센터는 지역 창업육성 공간 부족으로 탈경산을 지속하고 있는 벤처기업을 유치하고 창업거점 공간이 된다. 중소기업 제조혁신을 통해 강소기업을 육성하고 경산산학융합지구를 중심으로 기업과 대학의 새로운 상생협력 모델도 만든다. 아울러,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 안전망을 강화하고 산업단지 복합문화센터 건립을 비롯한 편의 시책을 발굴·추진해 근로자가 행복한 일터를 조성한다.◇ 전역이 고르게 발전하는 균형발전 도시남북을 잇는 남산~하양 간 국도 대체 우회도로와 동서를 가르는 옥천~하대 간 도로를 차질없이 개설해 동남권역 개발을 앞당기고 경산역, 서상동 구도심 일원의 도시재생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도시재생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노후주택과 빈집이 정비되고 광장과 주차장, 공원 등으로 주거복지가 실현되고 일자리 창출 등 도시경쟁력을 확보한다.2023년 말 완공목표인 대구도시철도 1호선의 하양 연장과 대구권 광역철도 건설은 지역의 교통역량을 높이게 된다.경산 공설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육성하고 농민수당 지급, 체험·치유 농업 활성화를 통해 경산시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 시민의 안전과 평안한 삶코로나19와 신종 감염병에 대비한 감염병 예방보건교육장의 조속한 마련과 자연재해 위험개선지구의 꼼꼼한 정비로 시민 안전을 확보한다.노후 경유 차량 조기 폐차 지원과 친환경 전기자동차 보급 확산으로 시대적 과제인 탄소 중립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이를 위해 경산시는 올해 LPG 1t 화물차 신차 구매 290대와 어린이 통학 차량 LPG 차량전환 70대 등 총 360대를 LPG 차량으로 전환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감축한다.시립예술단의 내실 있는 운영과 문화예술회관의 성공적인 건립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혀 나간다. 938석의 대공연장과 231석의 소공연장, 200석의 야외공연장을 갖출 문화예술회관은 공연과 즐길 문화에 목말라하는 시민의 문화 욕구를 일정부분 해소시키며 지역 문화발전에도 이바지한다.경북권역 재활병원 150 병상을 본격 운용하고 동남권역의 균형적 복지혜택과 지원, 복지수요 분산을 위한 자인노인복지관을 계획대로 건립해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를 보장한다.다자녀가정 지원금과 중·고등학생 교복구입비를 새롭게 지원해 양육 부담을 줄이고 교육하기 좋은 도시, 살기 좋은 도시로 지속적인 발전을 시켜 나간다.또 기부문화의 확산과 완전한 정착으로 나눔 실천 1등 도시의 위상을 높여나가며 지역 기부문화에 앞장서고 있는 착한 가게와 착한 일터, 개인 후원도 늘려 나간다. 2021년 말 월 3만원을 정기후원하는 착한 가게는 590개, 5인 이상이 3천원을 정기 후원하는 착한 일터가 71곳으로 지속적인 증가를 위해 노력한다.청소년 시설(기관)의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청소년재단을 설립하고 장애인체육회 설립도 추진한다.◇ 시민 행복 위한 시정자가 통신망을 연차적으로 확충해 행정 효율을 높이고 쾌적한 청사 관리, 친절하고 신속한 민원 응대로 시민들의 시청 방문 문턱을 낮춘다.청렴한 공직문화 조성과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인사 운영, 안전하고 깨끗한 건설환경 조성, 고충 민원 해결을 통한 시민 만족도 제고 등으로 투명하고 신뢰받는 행정을 구현한다.무료 법률지원 서비스와 시 이미지를 높이고 음성안내 바코드 적용 고지서 제작과 시각장애인 체납안내문 점자 안내 서비스도 도입해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으로 진행되는 상방근린공원개발은 사업면적 64만4천㎡ 중 52만7천㎡에 공원과 문화예술회관, 체육시설, 도시계획도로 등을 건설하고 비공원시설인 11만7천㎡에는 최고 37층, 2천100세대 규모의 대규모 아파트를 건설한다. 전체 면적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공원시설에는 예술과 젊음, 역사와 문화의 어울림, 숨을 쉬는 자연 등 3가지 콘셉트의 공간이 어우러져 시민이 사랑하는 명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시민과 약속한 공약사항은 단순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시민 삶이 나아지도록 내실 있게 이행해 민선 7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경산시의 2022년은 4차산업 혁명 선제 대응과 청색 의료산업 육성 기반 조성, 美-뷰티산업 육성 등 지금까지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민선 8기를 준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2-01-20

겨울이면 줄지었던 관광버스 3년째 보이지 않아요

한국은 자본주의국가다. 자본주의의 최고 가치는 잉여가치의 창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원칙을 숭배하며 산다. 시장의 장사꾼들도 다를 수 없다. 남는 게 없는 장사란 할 이유가 없는 법.그러나, 언제나 자본이 인간에 우선해야 할까? 우리는 그렇게밖에 살 수 없는 것일까? 이 질문에 관한 의미 있는 답변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멀쩡하게 잘 자라주던 열일곱 살 아들이 예기치 않은 사고로 장애인이 됐다. 사고 이후 눈물 마를 날 없던 어머니는 24시간 혼자서는 거동이 힘든 아들 옆을 지켜야 했다.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아직 먹어본 적 없는 대게를 한 번 먹어보고 싶어요”라고 했다. 어머니 역시 그때까지 대게를 먹어보지 못했다. 아들을 부축하고 죽도시장에 온 엄마가 대게 가게 주인에게 물었다.“대게는 가격이 얼마나 하고, 어떻게 먹는 건가요?”대충의 사연을 들은 가게 주인이 한 마리에 3만 원은 받을 수 있는 대게 3마리를 쪄서 5만 원을 받고 모자(母子)가 마주 앉은 식탁에 올렸다. 두 사람이 먹기 좋게 손질을 해 접시에 담은 것은 물론, 대게 내장과 참기름을 섞어 볶은 밥은 서비스로 내놓았다.대게를 맛본 것이 이유만은 아니었겠지만, 사고 이후 우울증과 무기력감에 시달리던 아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에 엄마도 함께 웃었다. 대게 가게 주인 역시 더불어 기뻐하며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어떤 이데올로기가 사람보다 중요할까?죽도시장 ‘영포 회·대게타운’ 6호 가게를 운영하는 박수현(52) 대표에게 “장사를 하며 기억에 남은 사람이 누군가요? 한꺼번에 100만원어치쯤 팔아준 손님이 가장 고마운 기억 아닌가요”라고 물었을 때다.박 대표는 “많이 사주는 손님요? 물론 고맙죠. 하지만, 잊지 못할 손님은 따로 있어요”라며 위에 언급한 일화를 들려줬다.한국의 모든 전통·재래시장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시장에서 삶을 이어온 사람들에겐 때로 높은 이윤보다 따스한 인정이 훨씬 높은 가치로 다가올 때가 있지 않을까?우리는 차가운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살지만, 더운 피가 흐르는 심장을 가진 사람이고, 어떤 이데올로기도 인간에 우선할 수 없으니.조그만 몸피에 크고 동그란 눈을 가진 박수현 대표는 외형만으로 보자면 겁이 많고 연약해 보인다. 하지만, 강단(剛斷)이 만만찮다.젊은 시절 포항 오거리에서 소머리국밥집으로 시작해, 북부해수욕장(현 영일대해수욕장) 포장마차를 거쳐 죽도시장에서 대게를 팔기 시작한 게 2012년. 서른 살 들어서자마자 시작한 장사 경력이 20년을 훌쩍 넘겼다.손님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혼자 울어본 적도 있고, 당장이라도 설거지하던 고무장갑을 벗어 던지고 가게를 집어치우고 싶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그러나,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이 땅 서민들 누구도 비껴갈 수 없는 팍팍한 가시밭길의 명제.박 대표는 그 길을 정 많은 동갑내기 남편과 함께 서로 의지하며 묵묵히 걸었다. 그럼에도 지금의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다고 했다.-누구에게나 할 것 없이 어려운 ‘코로나19 시대’다. 장사가 예전만 못하지 싶다.“내가 알기로 죽도시장에만 대게를 판매하는 가게가 200~300개는 된다. 경쟁은 심하고 손님은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엔 겨울 성수기에 대게 200kg 이상을 팔았다. 하지만, 지금은 딱 절반 이하로 줄었다. 정도의 차이야 있겠지만 우리 가게만이 아니라 죽도시장 대부분 대게 가게의 매출 곡선이 크게 꺾였을 것이다.”-구체적으로 어떤 게 어려움인가.“대게는 사다놓은 걸 팔지 못하면 버려야하는 생물 장사다. 모여 앉을 수 있는 사람의 숫자를 극소수로 정해놓고, 먹을 수 있는 시간까지 한정해놓으니 손님이 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국가의 지원책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해마다 겨울이면 가게 앞에 줄지어 섰던 관광버스가 3년째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실물 경기도 얼어붙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첫해엔 잘 몰랐다. 우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든 시간을 시장이란 좁은 공간에서 보내는 사람들이니까. 그런데, 지난해와 올해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먹을 걸 안 먹을 순 없고, 예전엔 외식비로 10만 원을 썼다면 이젠 5만 원으로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고. 단골들이 어려운 시절을 살고 있는 것 같아 마음 아프다.” △대게를 고르는 기술과 대게 맛있게 찌는 방법은…호떡 가게에 가서는 호떡 이야기를 해야 하고, 찐빵 가게에선 찐빵 이야기를 해야 한다. 기자가 대게를 판매하는 상점에 가서 인플레이션을 논하는 경제학자나 서민들 가계를 걱정하는 정치인 흉내를 내는 건 우국충정(憂國衷情)이 아니라 오버액션이 될 터.그래서다. 거두절미(去頭截尾)하고 단도직입(單刀直入)으로 ‘우리가 대게에 관해 궁금한 모든 것’을 박 대표에게 물었다.-겨울철 대게가 맛있는 이유는 뭔가.“여름을 보낸 대게의 살이 오르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몸이 단단해지고 그 안에 달짝지근한 살이 가득 차오른다. 바닷물의 온도가 차가워져야 대게가 맛있다. 5월부터 10월까지는 대게를 잡을 수 없는 금어기다. 그 시기엔 러시아에서 수입한 대게, 킹크랩 등을 판다. 러시아 대게는 한국 대게보다 크지만, 감칠맛은 아무래도 동해에서 잡힌 것만 못하다.”-한국산 대게와 외국산 대게의 차이점은 뭐고 어떻게 구별이 가능한가.“러시아 대게는 작아도 1kg이 넘는다. 한국 것보다 큼직하다. 하지만, 다리는 짧다. 인근 동해에서 잡히는 대게는 다리가 가늘고 길며 배가 투명하다. 살점의 색깔 역시 맑은 하얀색이다.”-집에서 대게를 요리하게 된다면 어떤 걸 주의해야 할까.“솥에 담을 때 대게가 물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끓는 물과 대게가 직접 닿으면 물기가 살 속으로 파고들어 대게의 내장이 흘러버린다. 고구마를 찔 때처럼 대게를 올린 채반과 물 사이에 거리를 두고 쪄야 맛있다. 1kg짜리 대게를 찌는 시간은 25분이 적당하다. 대게의 배가 위로 향하게 해서 쪄야 하는 것도 잊지 말고.”△더불어 함께 하는 삶을 살고픈 ‘대구 언니’로우리가 오해하는 것이 있다. 시장에서 같은 품목을 파는 상인들끼리는 경쟁심 탓에 서로 친하지 않을 것이란 선입견. 그러나, 그렇지 않다고 한다.죽도시장에서 대게를 포함해 해산물을 판매하는 상인들은 서로의 경사보다는 애사(哀事)를 더 꼼꼼하게 챙긴다. 기쁨과 더불어 고통과 슬픔까지 나누는 성숙한 공동체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이야기다.박 대표는 말한다. “웃음과 눈물의 시간을 함께 하는 이웃 상인들은 가족 이상의 존재”라고. 여기에 진짜 식구에 대한 애정도 빼놓지 않았다.“올해 이루고 싶은 꿈이 뭐냐고요? 남편은 새벽부터 울진 후포항과 죽변항으로 대게를 실으러 다녀요. 미끄러운 길을 사고 없이 안전하게 오갔으면 더 바랄 게 없겠죠.”죽도시장엔 주문하는 이들의 요구에 최대한 맞춰 먹기 좋게 손질한 대게를 손님 식탁으로 내오는 인심 넉넉한 사람이 있다. 태어난 지역을 딴 별명 ‘대구 언니’로 불리고 싶은 박수현 대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1-19

U자형관광벨트 조성 속도… ‘호국평화의 도시 칠곡’ 완성

칠곡군은 2022년 군정방향을 코로나19로 부터의 일상 회복과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민생 안정으로 삼았다.지난 11년 간 칠곡군 최초 3선(민선 5·6·7기)을 지낸 백선기 칠곡군수는 전국 채무 1위였던 칠곡군을 채무 제로 도시로 변화시킨 것은 물론 칠곡U자형관광벨트 조성, 호국브랜드화 사업추진, 호이장학기금 100억원 달성, 전국 최고의 안전도시 선정 등의 값진 성과를 거뒀다.이에 칠곡군은 민선 7기의 현안사업 마무리와 민생안정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일자리 창출·상권 지원 등 민생안정칠곡군은 지난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출 손실을 입은 집합금지·영업제한 소상공인에게 손실보상금을 지급하고 코로나로 생계가 어려워진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재난 긴급생활비와 상생 국민지원금을 지원했다. 2022년에는 소비 진작 확산을 위해 칠곡사랑상품권을 확대 발행하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사업 △고용안정 선제대응 패키지사업 △공공일자리사업 △청년일자리 지원사업 △중장년 맞춤형 일자리 사업 등을 추진해 코로나로 인한 고용충격을 해소한다.지역 업체와의 상생을 위해선 △각종 자재 및 물품 구매 시 지역업체 우선구매 △사회적 경제기업 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개척 △지역 서점을 활용한 도서납품 △우수농산물 홍보서포터즈 및 라이브커머스 활성화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소상공인 및 기업의 경영안정을 위해서는 △소상공인 특례보증제도인 칠곡행복론 활성화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지원 △청년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등을 추진해 위축된 지역경제의 회복을 돕는다는 방침이다.칠곡군은 취약계층 지원과 서민경제 활성화에도 적극 앞장 설 계획이다.직접적 주민부담 경감을 위해 지방세 감면 지원을 확대하고 생계형 체납자 복지담당부서 연계 등을 적극 추진한다.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복지위기가구 긴급복지 지원,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폐지에 따른 노후주택 환경 개선사업 등으로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복지행정을 추진한다.◇올해까지 칠곡U자형관광벨트 조성칠곡군은 6·25전쟁 당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낸 호국평화의 도시로 유명하지만, 호국의 다리와 다부전적기념관을 제외하면 도시의 정체성을 상징할 뚜렷한 인프라가 없었다. 이에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천400억원을 투입, 칠곡U자형관광벨트 조성에 돌입했다.U자형관광벨트는 호국·평화 스토리를 기반으로 역사와 안보, 자연과 생태, 문화·예술을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체험형 관광단지로 3㎢에 달하는 대규모 면적을 자랑한다.현재 △칠곡호국평화기념관 △칠곡보생태공원 △칠곡보오토캠핑장 △칠곡보야외물놀이장 △관호산성 둘레길 △꿀벌나라 테마공원 △향사아트센터 △한미우정의 공원 △애국동산 다목적광장 △음악분수를 마무리했다.2022년 상반기에 공예테마공원과 U자형관광벨트 교차점이자 출발점인 호국의 다리 일대의 개발과 정비를 마무리하고 관광벨트를 완성할 계획이다.지난해 호국평화 테마파크에 이어 칠곡U자형관광벨트 조성 마지막 사업인 공예테마공원 공사를 상반기에 마무리 되면 칠곡군의 관광 산업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문체부 법정문화도시 재도전칠곡군은 2020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제3차 문화도시 지정 공모사업에 도전해 ‘예비 문화도시’에 선정되는 쾌거도 이뤘다. 지난 1년간 예비사업을 추진한 후 심의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거쳐 법정문화도시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좌절됐다.이에 군은 법정 문화도시 최종 지정을 위해 올 한 해 △문화도시 거버넌스 모델기반 마련 △문화도시 생태계 네트워크 육성 △문화도시 확산 기반 마련 등 3개 분야 9개 사업을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볼 방침이다. 이를 통해 평생학습과 인문학으로 다져진 풍부한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문화체육관광부 법정문화도시에 재도전한다. 창의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명품 문화관광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원도심 살릴 도지재생뉴딜사업 추진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노후 주거지와 쇠퇴한 원도심을 활성화시켜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칠곡군 왜관은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업대상지로 최종 선정됐다. 2023년까지 4년간 총 167억원(국비 100억원·지방비 6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사업부지 면적은 왜관읍사무소 일원 16만1천㎡에 이른다.사업의 핵심축은 기존 왜관읍사무소를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행정문화복합플랫폼’으로 조성하는 것으로, 지하에는 스마트 주차장이 조성되고, 지상 1층에는 행정복지센터, 2·3층에는 복합어울림센터가 들어서며 4층에는 행복주택 30호가 건설된다.칠곡군은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2022년 도시재생 예비사업 공모’에 ‘약목면 복성리 도시재생예비사업’이 최종 선정돼 도시재생뉴딜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됐다.이 사업은 복성 1·2·3리 일원에 ‘복작 복작 3대(代)가 행복한 복성’이라는 사업 명으로 사업비 1억5천만원이 투입되는 소규모 도시재생사업이다.세부사업으로 △복작복작 복성사랑방 조성 △미니입간판 개발 △포장디자인 제작 △마을가드닝을 시행 △빈집활용 방안 △세대공감 홍보콘테츠 제작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백선기 칠곡군수는 “올해는 군민들과 함께 한 지난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 매우 뜻깊은 해인 만큼 코로나19 확산 차단과 방역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무증상·경증 환자의 재택 치료 등 변경된 방역체계에 맞춰 대응체계를 능동적으로 확대·개편해 단계적 일상회복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지난 11년을 돌이켜보면 수많은 난관과 고비가 있었지만, 군민 협조와 응원으로 걸림돌을 디딤돌 삼아 극복할 수 있었다”며 “과분한 사랑과 영광을 준 군민에게 감사하며 떠난 자리가 아름다울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초심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2-01-17

색과 패션으로 그린 원초적 욕망 ‘아름다움’

옷은 인간의 역사와 같이 변화해 왔다. 의식주(衣食住)라는 생존의 기본 조건에서 소속된 세계의 신분 질서를 넘어 개성과 자기표현의 수단으로까지 진화했다.옷이 표현하는 패션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에 충실하면서 마침내 삶의 질과 가치를 높여주는 문화가 되고 있다.섬유도시 대구에 패션 산업의 기초를 다지고 대구 브랜드를 세계에 내놓은 최복호 1세대 패션 디자이너. 그는 문화의 힘이 경제의 힘을 능가하는 시대에 살면서도 집에 이발소 그림 하나 걸려 있지 않은 사실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꾸짖는다. 그에게 아름답고 멋있게 사는 것은 결코 사치가 아니다. - 작업실이 예술품 수장고 같다. 도심 한복판에 넓은 공간과 높은 천장은 야외도 아닌 촬영 세트장 같은 느낌이다.△나나랜드라고, My land, My life, 문화공장 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 골목이 대구의 침장골목이다. 이 건물은 일제 강점기 제분공장이었다. 내 작업실 겸 매장 겸 공연장 겸 놀이터인 셈이다. 이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도 나누고 때로는 시니어들의 패션쇼나 연주회, 공연도 한다. 더 크게 아주 멋진 놀이 공간을 펼치고 싶었는데 코로나19가 덮치는 바람에 주춤해 버렸다. 정말 아쉽게 됐다.- 패션 디자이너에서 화가로 변신했다. 초대전이 성황을 이뤘더라.△큰 틀에서 보면 예술가는 자신이 가진 사고와 철학을 바탕으로 자신의 세계를 각 분야에서 정해진 규칙과 룰에 따라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표현 방식과 규칙에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하나의 소실점으로 귀결되는 것 아니겠나.패션 디자이너로 48년간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것은 입체에 그림을 그린 작업이었다. 그림은 지금까지의 활동을 평면으로 펼쳐 놓는 것이다. 근본적인 예술 활동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패션 디자이너로서 작업하고 있다.아침 일찍 청도 각북의 작업장 ‘펀앤락’으로 가서 업무를 보고 오후에는 이곳에 와서 그림을 그린다. 화가들이 한 가지 작업, 형식이나 대상이 일정하다면 나는 작업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정물도 했다가 인물도 했다가 추상도 하는 그런 식이다.비빔밥, 서로 다른 것들이 섞여 맛을 내는 것. 그 속에는 간이 들어간다. 발효시킨다. 패션이란 다른 것을 섞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그 가치가 바로 아름다움이다. 패션이 미술이다. 지난해 대백 초대전도 그렇게 이루어졌다.- 패션 디자이너 최복호는 어떻게 탄생했나.△대학 재학 중 입대했다가 제대한 뒤 복학 대신 국제복장학원을 선택했다. 교회 목사가 되겠다며 철학과에 입학했고 그때 동기 중 목회자도 꽤 있다. 어릴 적 교회에서 목사님이 미술 장식물 과제를 잘 해내는 모습을 보고 디자이너가 되면 좋겠다는 권유를 받아들인 것이다. 당시 명성을 떨치던 앙드레 김을 비롯해 디자이너의 80%가 국제복장학원 출신이다. 패션 디자이너가 아티스트로서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던 시대였다.- 디자이너에서 화가로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 최복호는 어떤 영역의 작가일까.△패션사를 쓰는 사람이라면 나를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디자이너’라고 분류하지 않겠나 싶다. 90년대 환경 오염문제를 고발했던 패 션 퍼포먼스, 대구 지하철 참사를 진혼제 형식으로 발표했던 2003년의 패션쇼 등을 보면 내가 그 동한 어떤 문제에 천착해 왔던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특히 내 데뷔작품의 메인 테마가 ‘고발의상’이었다. 화가로서는 아무래도 그러한 사회적 문제보다는 ‘자연’이라는 내면의 본연에 충실하게 된다. 어린 시절 내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서성이던 산등성이, 들판의 아련함 등이 노년이 된 내게 아직까지 ‘그리움’과 ‘가슴 먹먹함’이라는 감정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데뷔작이 ‘의처증 환자의 작품 D’라는, 도발적이고 당시로서는 생경했을 듯하다.△1973년 조선호텔에서 작품전을 열었는데 당시 ‘선데이 서울’이 내 작품을 화보로 실었을 만큼 센셔이셔널을 일으켰다.중부전선 3사단에서 군종 사병으로 근무하면서 수많은 사망 사건을 뒤치다꺼리 했다. 당시 병사들의 자살 사건 주요 배경에는 거의 사랑과 배신이 있었다. 군대 용어로 ‘고무신 바꿔 신은 것’이 원인이었다. 그걸 화두로 중세 정조대를 현대로 불러내 완성한 작품이다.- 작업실 그림이나 디자인한 의상 등 작품들이 테마의 엄숙함이나 진지함보다는 밝고 경쾌하다. 작품들은 구성도 분방하고 그 색들은 화려하다.△인생은 즐거워야 한다.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아름다워야 한다. 그것이 예술이고 인생이 지향하는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지금 시대는 문화의 가치가 경제적 가치를 능가하는 시대다. 이제는 삶의 질과 가치를 높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문화다. 패션 디자이너에게 그 문화의 가치는 바로 브랜드의 가치이고 그것이 디자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두가 지쳐 있는 이때 아름다움은 지쳐있는 삶에 원기를 불어 일상을 회복시켜주는 치유의 능력을 발휘한다. - 디자인과 그림 그리기, 패션쇼 등 창작활동만도 분방하다.△나는 혼자 노는 데 익숙해 졌다. 혼자서 외로움을 타지 않아야 한다. 초등학교를 6번이나 옮겨 다녔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도 사람이 그리워서였다. 외로움을 떨치려 SNS를 일찍 시작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으로 소통하고 있는데 팔로우가 2만명 가량 된다. 잘 놀아야 한다.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즐겁게 노는 것이 삶의 한 목표가 되어야 하고 그것이 최복호의 작품이 지향하는 목표다.- 패션 디자이너로서 최복호의 활동 전성기는 언제였나.△뉴욕 파리 런던 도쿄 베이징 등 정말 많은 도시에서 내 작품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여러 나라 다양한 사람들과 인사하며 그들과 소통했다. 중동 쿠웨이트 매장에서 내 옷을 사입는 이슬람 여성을 보면서 내가 패션 디자이너가 된 것에 감사했다.전성기를 논하기엔 아직 내게 남은 시간이 많고 또 내가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많다. 전성기에 대한 이야기는 10년 후에나 다시 만나서 얘기해보면 좋겠다.- 디자이너의 일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작업은 어떤 것인가.△내 아이와 함께 패션쇼를 했던 작업이 기억에 남는다. 국내 대학을 나와 영국 세인트 마틴을 졸업하고 일하던 소속사를 나와 지난 2016년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한 아이와 함께 패션쇼를 열었던 일이다.- 섬유도시 대구와 패션 디자이너의 세계에서 남긴 업적이라면.△대한민국의 1세대 디자이너로서 전 세계에 한국 패션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기여함으로써 내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패션계의 대모 최경자 선생이 한국 디자이너들의 역사를 집필하면서 나를 “대구에 내려가 활동하는 뛰어난 감성의 디자이너 최복호, 이대 앞에서 시작한 그가 대구로 간 것은 너무도 아쉽지만 확고한 그의 철학을 믿기에 대구로 간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고 썼더라.대구의 디자이너로서 내 역할은 ‘지하철 참사 진혼제 패션쇼’ 등 대구 사람이 겪었던 아픔을 내 방식으로 전 국민에게 알리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지역 브랜드 최초로 TV홈쇼핑에서 로얄티를 받았다. 이제 대구에서 서울을 거치지 않고도 세계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다.또한 대구의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고자 애썼고, 대구의 섬유가 전국의 디자이너와 이어질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다하려 노력했다.- 누가 최복호 패션을 입는가. 누구를 위해 패션 디자인을 했나.△양장점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롯데 현대 신세계등 전국 25개 백화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 고객은 시니어 층이다. 그렇다고 그들만이 고객은 아니다. 나훈아의 공연에 연세 많은 관객과 그의 딸, 손녀들이 함께 찾는 것과 같다.나도 여러 가지 브랜드를 통해 다양한 고객과 마주하고 있다. 해외에는 쿠웨이트, 프랑스, 미국 등 7개국에서 고객을 만나고 있다.걸그룹 소녀시대 ‘태연’과 ‘써니’가 내 의상을 입고 광고를 찍었고 미국 영화배우 우피 골드버그가 내 옷을 입고 미국 토크쇼에 출연했다. 요즘 많이 하는 돈을 주고 하는 광고 형식의 계약이 아니었고 그들의 스타일리스트가 직접 부탁을 했고 협찬 형식으로 진행했던 일들이다.- 패션은 시간을 앞서 간다고 했다. 얼마나 앞서 생각하고 작업하고 있나.△시간을 앞서 간다기보다 그 흐름을 잘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용필이 2013년 발표한 바운스를 들어보면 젊은 세대가 들어도 전혀 올드하지 않다고 했다. 나는 그 시대에 맞게 그 흐름에 맞게 늘 작업 방식을 변화해 왔다.더구나 지금은 정보의 처리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세상을 살고 있다. 디자이너는 물론 소비자가 더 똑똑한 세상이다. 유행을 캐치하거나 따라 잡거나 앞서가는 것을 논하는 시대가 아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를 객관화시키고 자신의 아이콘을 만드는 시대라고 말하고 싶다.- 디자이너 최복호에게 아름다움의 원천은, 디자인의 아이디어는 어디서부터 나오나.△유행은 사람의 몸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파리도 뉴욕도 아니다. 몸이 요구하는 원초적 본능, 그건 육체를 드러내는 거다. 청바지 허리춤이 내려오고 쫄바지 스키니즈가 등장하지 않았나. 지금은 커텐도 망사로 진화하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로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나.△컬러풀 대구에 컬러가 없다. 그래서 올해는 우리 골목부터 컬러, 색을 입힐 계획이다. 그리고 시니어들이 놀 수 있는 노인 전용 골목을 만들고 싶다. 교통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있는 죽어가는 시장을 리모델링해서 ‘할배 할매의 거리’를 만드는 거다. 거기서 갈 곳 없는 노인 세대들을 안아주는 것이다. 우리 시대의 문제가 되고 있는 노인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 자신부터 나이가 드니 시니어들의 공간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멋있게 늙으면 치매 걸릴 여유도 없을 거다.최복호 (崔福浩·73)선산출생. 성광고, 계명대 철학과 중퇴. 국제복장학원 졸업. 경일대 및 대학원 섬유패션학과 졸업.대구패션협회 초대회장, 대구미래대·경일대 겸임교수, 패션아카데미 회장, 한국 모델리즘 산학교수협회 공동대표, 한국패션협회 부회장, 대구패션조합 이사장을 역임.현 ㈜씨앤보코 대표이사 및 대표 디자이너, 한국패션협회 이사.한국섬유대상, 2014년 한국 패션의 글로벌화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상을 받았다.1973년 패션 디자이너로 데뷔해 48년간 디자이너로 활동. 섬유도시 대구에 패션 산업의 초석을 놓은 패션 디자이너 1세대로 지금은 노년의 삶을 즐겁고 건강하게 만드는 일에 디자이너로서의 역량을 발휘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이경우 편집위원

2022-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