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지방선거의 해를 맞아 요즘 지역발전을 염원하는 유권자들은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인재를 찾기 위해 여러 매체에 부쩍 더 많은 관심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정보의 바다에 빠진 유권자들은 알권리의 보장은 커녕 때때로 일부 매체들의 왜곡된 정보로 인해 선거철이 되면 언론에 대한 불신의 경향 마저 보여온 것이 현실이다. 경북매일신문과 포항MBC의 `2014년 신년특집 여론조사`가 앞으로 6개월 뒤에 지역민들이 올바른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 ■ 포항선호도, 우창·장량·환여지역 27.2% 최저이강덕 전 해양경찰청장 7.7%로 3위 선전박승호 시장은 선호도(34.4%)에서 공원식 전 경북도정무부지사(10.0%) 등 경쟁 예상자 6명의 지지를 모두 합한 39.5%에 육박할 만큼 우위에 있다. 그러나 교체의사가 43.9%로 나와, 재신임 36.4%를 넘어선 것이 일단은 부담스럽다. 그동안 열심히 일했음에도 교체의사가 높은 것은 8년 재임이라는 기간에다 다소 비판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중규모 이상 도시민들의 정치 성향, 그리고 승마장 등 일련의 집단민원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박 시장 교체의사는 두호/중앙/죽도 도의원 선거구에서 55.4%로 가장 높았고, 연령대에서는 40대가 56.2%로 나타났다. 재신임에서는 동해/구룡포/오천/장기/호미곶 도의원 선거구에서 46%가 다시 되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고, 연령대에서는 20~30대가 40.7%의 가장 높은 지지의사를 보였다.중앙/죽도 선거구에서 교체의사가 비교적 높은 것은 도심공동화의 장기화로 인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보이고 20-30대에서 재신임이 많은 것은 영일대해수욕장 개발 등 도시를 밝고 젊어지게 만든 영향으로 분석된다.박 시장에 대한 선호도는 남·북구를 통틀어 우창, 장량, 환여에서 27.2%로 가장 낮았는데 지난 후반기 승마장 건립 반대민원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공원식 전 부지사는 선호도에서 2위를 차지했지만 예상 외로 낮았다. 일각에서 실시한 그동안의 별도 조사에서도 15%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지지도의 정체를 확인 할 수 있다. 경북관광공사 사장 현직에 머물면서 아직 본 선거에 뛰어들지 않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관심을 모았던 이강덕 전 해양경찰청장은 7.7% 3위를 차지, 일단은 선전했다. 그러나 그 역시 지난해 가을 실시된 영남일보 여론조사에서보다 절반 이상 선호도가 떨어져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 전 청장은 현재 포항에 머물면서 지인들을 만나 여론을 탐색하고 있다. 특히 이 전 청장은 장세헌 도의원 등 출마예상자가 늘면서 지지층이 이탈한 것으로도 읽히고 있다.지난해 초부터 고향에 내려와 활동 중인 이창균 전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 자문위원과 모성은 전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전문위원도 아직은 선호도가 10%를 밑돌고 있다. 장세헌 도의원은 5.9%로 나타나 끝가지 완주할지가 관심사다.한편 경북도지사 선거 경우 예상대로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선호도가 42.8%로 타 예비 후보를 압도했다. 아직 출마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강석호 국회의원은 포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하며 생활한데다 시의원 도의원을 역임한 영향으로 선호도는 비교적 높은 16.9%로 나타났다.국회의원이 되기 전 포항에서 한동안 재직했던 이철우 의원은 4.2%, 김재원 의원은 3.5%을 받았다. 3명의 국회의원은 김관용 경북지사의 거취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아직 출마자체가 미지수다.이번 조사에서 함께 실시한 지역평가에서 포항시민들은 주거만족도에선 46%가 매우만족 및 대체로 만족했으며 40.7%는 보통이라고 응답, 큰 불만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자부심과 애향심에 대해선 62%가 크다(보통은 36)고 답한 반면 매우낮거나 다소 낮다는 11% 뿐이어서 지역에 대한 애책과 관심은 절대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주박병훈 경북도의원과불과 8% 차이로 박빙조사결과만 놓고 볼때 올 6·4 경주시장 지방선거는 요동칠 가능성이 한결 높아지고 있다.이는 최양식 경주시장의 선호도가 예상 외로 부진한데서 비롯된다. 최 시장은 현직이면서도 선호도가 26%에 머물렀다. 박병훈 경북도의원과는 불과 8% 차이고, 황진홍 전 경주시부시장과도 10% 내외다.최학철 도의원도 10%대에 달해 무시못할 존재로 부각되는 모습이다.최 시장은 지난해 10월 영남일보 조사에선 재신임 29.5% 교체 37.7%로 나타났으나 이번 조사에선 재신임은 28.8%로 비슷하나 교체의사가 47.8%로 지난 10월에 비해 10%나 올랐다. 최근 한수원 본사 이전 연기 발표 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최 시장 경우 특정 지역에서 부정적 입장이 두드러진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도의원 선거구별 단위 조사에서 총 4개 지역 중 안강, 강동, 현곡, 천북은 선호도 16.3%로 전체 지역의 응답 중 유일한 10%대로 떨어져 최하위를 점했으며, 재신임에 대한 답변에서도 또 다시 유일한 10%대인 18.9%로 나와 이 지역구에서 유달리 비판적인 반응을 받았다.행정안전부 차관 출신으로 입성한 최 시장은 문화 부분 등에 식견이 있어 최근 월성 복원 등 경주가 가야할 큰 사업들을 성사시키고 있음에도 낮은 선호도가 유지되는 것은 정무적 감각의 부족과 시민들과의 스킨십 결여가 우선으로 꼽히고 있다.박병훈 도의원은 2위 자리를 견고히 하고 있다. 최근 실시된 다른 조사에서도 20% 내외에서 최 시장을 바짝 뒤고 있다. 비교적 유권자와 편하게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 등 정무감각이 일단은 뛰어난 것으로 보이나 그 역시 지지율 20% 선을 넘지 못한다는 한계가 관건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이는 3위에 오른 황진홍 전 경주시부시장이다. 그는 그동안 경주시장과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번번히 고배를 마셔오다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라고 주변에 선언해 놓은 상태다. 종전 국회의원 및 시장 선거 당시보다 훨씬 높은 선호도가 나온 것은 지금 거론되는 후보 중에선 선택해도 괜찮다는 민심 변화로 읽힌다. 너무 출마가 잦다는 여론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주목되고 있다.안강을 지역구로 하고 경주시의장을 지낸 최학철 경북도의원도 예상외 지지를 받았다. 다른 예비후보들에 비해 비교적 뒤늦게 움직인 그는 어떤 경우라도 포기는 없다면서 끝까지 가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하고 있다. 경주 최씨가 대성이지만 최양식 시장과 문중을 양분하고 있어 선호도에서 다소 밀린다. 오랫 동안 정치 일선에 머물러 어떻게 하면 민심을 움직일 수 있는 지를 잘 안다는 점에서 그의 행보도 예사롭지는 않으나 이미 선거 구도가 짜여지고 있는 큰 판에 끼이지 못한다는 점이 큰 단점이다.조사에서 이진구 전 경주시의회 의장의 선호도가 10%를 밑돈 것은 다소 의외다. 그는 경주의 친박 원조로서 정수성 국회의원을 무소속으로 당시 당선시킨 장본인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 선거 당시도 경주에서 큰 역할을 했다. 따라서 그동안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다.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에 대한 선호도는 기대 이하로 나타나 그가 어떻에 이를 받아들일지가 더 큰 관심사항이다.아직은 적극적이지 않은 점도 조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출마선언을 하면 가장 부담스런 이가 정수성 현 국회의원이다.한편 도지사 선거에선 김관용 경북지사가 52%로, 권오을 전 국회의원 9.3%, 강석호 국회의원 6.8%, 김재원 국회의원 2.6% 등을 여유롭게 앞섰다. 김 지사 경우 다시 선출되는 것이 좋다는 재신임도에서도 56%를 받아 교체의사 22%를 압도했다.정주의식과 관련한 조사에선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된 황성, 용강, 성건, 중부가 주거만족도도 52.8%로 가장 높았고, 미래발전 전망과 자부심 및 애향심에서는 동천, 불국, 양남, 양북, 감포 등이 32.0%, 57.6%로 가장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는 이들 지역민이 방폐장 및 한수원 본사 유치 등 최근 수년간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실제로 현실에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조사시기:2013년 12월 28일 ~ 29일○조사대상:1차 경북동해안 성인 남녀 4천700명(포항 1천500명, 경주 1천명 포함)○조사방법:자동응답전화여론조사(울릉은 전화면접조사)○신뢰도:95%±2.5%(포항)·±3.1%(경주)/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2014-01-02
갑오년(甲午年) 말(馬)띠 해가 밝았다.`甲`은 10간 12지를 결합한 60간지 중 푸른색(靑)을 의미하고 `午`는 12지 중 일곱 번째 동물인 말(午)에 해당하니, 갑오년은 청말띠의 해다. 우리 선조들은 인간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동물들 중에서 12지(支)에 해당하는 띠 동물을 배정해 한 해의 기운을 암시했다.말의 기본적인 습성은 땅을 박차는 역동성과 진취적 기상이다. 특히 푸른색은 목(木)의 기운에 해당해 성격이 곧고 강직하며, 하늘을 향해 뻗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2014년은 어느 해보다 활기찬 한 해가 될 조짐이 보인다.말은 12지 중에서 시간으로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방위는 남쪽, 달로는 음력 5월이다. 그래서 박력과 생동감을 상징한다. 말(午)은 정남(正南)이고 쥐(子)는 정북(正北)이어서 자오선(子午線) 하면 남북의 축을 의미하며, 자오선은 북극성에 연결된다. 북극성은 인간의 영혼이 머무는 곳이란 민간신앙 때문인 듯 예부터 말은 미술, 토기, 토우, 벽화, 신화, 전설, 민담,속담, 시가, 민속신앙, 민속놀이 등지에 자주 모습을 보인다.말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인간과 관련을 맺으며 살아 왔는데, 우리나라에 말이 들어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2천500여년 전으로 알려지고 있다. 쇠붙이로 된 무기를 사용하던 기마 유목민이 중국 북부와 만주의 황량한 벌판을 거쳐 한반도에 올 때 처음으로 말을 타고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새로운 기마민족은 이미 정착하고 있던 원주민들을 다스려 부족국가를 형성했다. 신라 건국 초기 왕들이 대체로 제철기술자 였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땅 박차는 역동성·진취적 기상 보여줘`예로부터 하늘과 소통하는 예지의 동물`딸 팔자 세다` 속설 일본서 들어온 습속일뿐말은 이렇게 오랜 옛날부터 우리 민족과 깊은 관련을 맺어왔기 때문에 말에는 여러 가지 민족의식이 투영돼 있다. 이것은 말에 관한 민속이나 설화에 잘 나타난다.우리 민속에서 말은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정월 첫 오일(午日)을 `상오일(上午日)`, `말날`이라 하는데 옛날에는 이날 말에게 성찬을 주고, `말의 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또 10월의 오일에는 팥떡을 만들어 마굿간 앞에 차려 놓고 말의 무병 건강을 빌었다.조선시대의 가보집(歌譜集)`시용향악보`에는 무가(巫歌) `군마대왕(軍馬大王)`이 실려 있다. 말을 무신(巫神)의 일종으로 여기고 무제(巫祭)를 지냈으니, 이는 무당들의 노래와 춤이 있었음을 말해 준다. 민간에서는 쇠나 나무 등으로 말 모양을 만들어 수호신으로 섬기기도 했으니, 말을 신성시해왔음을 볼 수 있다. 말은 제왕 출현의 징표였으며 태양빛과 관련돼 있다. 신라의 신화 또는 고분 벽화에 등장하는 천마(天馬)는 하늘과 교통하는 신성한 영물(靈物)이다. 이 천마는 신라 시조 박혁거세 신화에도 나타나며, 고구려 시조 동명왕 신화에도 말 이야기가 나온다.우리 민족이 상서로운 동물로 여기고, 신성시했던 것은 말에 관련된 꿈을 길몽(吉夢)으로 푸는데서도 잘 나타난다. 꿈에 말을 타면 세력을 얻거나 기세를 떨치고, 귀한 협조자를 얻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꿈에 말이 울면 말을 탄 사람이 크게 명성을 떨치게 되고, 말이 사람을 물면 물린 사람이 벼슬길에 나가게 되거나 이름을 얻는다고 한다. 또 말이 집 가운데 있으면 집을 떠난 가족의 소식을 듣게 된다고 한다. “꿈에 소를 보면 일이 더디어지고, 말을 보면 신속히 이뤄진다”는 해몽도 있다.음양오행에서 말은 오(午)로서 화성(火性)이다. 이러한 말의 강한 양성(陽性) 때문에 말은 악귀나 병마를 쫓는 수단이었다. 도깨비한테 금은보화를 얻어 낸 후, 자주 찾아오는 도깨비를 쫓아내기 위해 문 앞에 말대가리를 걸어 놓았다는 고담도 있다.설화 속에서 말은 신의를 지킬 줄 아는 의리 있는 동물로도 나타난다. 주몽 신화에서 말은 길에 버려진 알이 비범한 존재임을 알고 피해 지나간다. 금와왕 이야기에서, 말은 곤연 앞에 이르러 큰 돌을 보고 눈물을 흘림으로써 금빛 개구리 모양의 `금와`가 바위에 눌려 있음을 알려 준다. 말이 고구려 개국 성왕인 동명왕의 탄생 및 부여의 금와왕 탄생을 예시해 줄만큼 영력(靈力)이 뛰어났음을 말해 주는 설화다.말과 관련된 민속문화를 보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에 기록된 바와 같이 말은 박혁거세, 금와왕 탄생 등을 미리 알려주는 예지의 동물로 나타난다. 백제가 망할 때는 말이 나타나 흉조를 예시해 준다. 또 전쟁이 끝나면 백마를 잡아 그 피를 입에 바르고 화친을 맹약하는 의식이 거행됐다.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유독 띠타령이 심하다. `말띠 여자는 팔자가 세다`, `말띠는 드세다`는 속설이 있지만, 중국이나 우리 문헌에 보면 말띠 왕비가 아주 많다.말띠 여성이 드세다면 왕실에서 굳이 말띠를 왕비로 간택하지는 않았을 터이다. 말띠는 팔자가 세다는 속설은 일본에서 들어온 습속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일본에서는 말띠 여성은 시집가면 남편을 깔고 앉는다고 혼약을 꺼리는 풍조가 만연했다는데 이것이 일제강점기에 한국에 퍼진 탓이란 것이다.영험한 동물로 여겨지고, 진취적 기운을 보여주며, 하늘과 소통하는 예지의 동물, 말의 해를 맞아 질주하는 말의 기운을 입어 대한민국이 역동적으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말띠부부 새해소원 “가족 모두 건강한 한해 됐으면”“새해에는 우리 가족 모두가 건강한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1954년 이후 60년 만에 찾아온 청마(靑馬)의 해를 맞아 새로운 꿈을 갖고 희망찬 내일을 준비하고 있는 동갑내기 말띠 부부가 있다.포항시 남구 대도동에서 국수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권현복(48)·지혜정(48)씨 부부.권씨 부부는 어린 시절 동급생으로 알고 지내다 소식이 끊긴 지 12년만에 극적으로 재회해 부부의 인연을 맺은 뒤 올해로 21년차를 맞은 소문난 잉꼬부부다.“어릴 때는 사랑이라는 감정 없이 친한 친구 정도로 지냈죠. 장난도 많이 치고 철없이 굴었던 기억이 많이 남네요(웃음)”즐거웠던 학창시절을 뒤로 한 채 그들은 중학교 졸업 후 연락이 두절됐다.서로의 존재를 까맣게 잊은 채 12년의 세월을 흘려보냈다.그러던 그들이 27살이 되던 해,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포항의 한 예식장을 찾은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오랜만에 만났는데 단 번에 알아볼 수 있었어요. 모든 것이 똑같았지만 달라진 점이 한 가지 있었죠. 학창시절 풋풋했던 어린 소녀가 처음으로 여자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예요”이후 남편 권씨의 적극적인 구애로 그들은 1년여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이제 행복할 일만 남은 것 같았던 두 사람 앞에 신혼 초부터 뜻하지 않은 위기가 찾아왔다.중학교 때 처음 만나 12년만에 극적으로 재회IMF 힘들었지만 이젠 사랑 가득한 딸 부잣집아내 지씨가 작은 옷가게를 연지 불과 몇달만에 IMF 경제위기가 닥친 것이다.“정말이지 그때는 생각도 하기 싫습니다. 아내가 하고 싶어하는 옷장사를 밀어주려고 전세 보증금에 대출까지 빼냈는데 몽땅 한 순간에 날려버렸으니….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었어요”하지만 부부는 무너지지 않았다. 아니 무너질 수 없었다.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을 이겨내며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자녀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면서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첫째딸인 혜미(20)가 태어난 이후로 둘째딸 혜리(18), 셋째딸 정은(8)이까지, 어느새 집안은 사랑이 가득한 딸부잣집이 됐다.권씨 부부는 마지막으로 “우리 집안은 학교 성적보다는 건강이 최우선”이라며 “새해에도 우리 아이들이 항상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자라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앞으로 대구를 먹여 살릴 신성장 동력인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엔진이 장착됐다. 지난 2009년 첨복단지 지정 이후 4년 만인 지난해 11월29일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4개의 연구시설이 준공되면서 본격적으로 대구 경제의 성장엔진을 조립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날 선을 보인 4개의 성장엔진은 신약개발지원센터를 비롯한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등 핵심적인 인프라로서 한국의 의료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시키는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핵심연구센터 4개 준공, 국내의료산업 도약 견인신약개발·기업유치·글로벌 협력체계 구축 전력 이번에 준공된 핵심연구시설 4개 센터는 부지면적 7만100㎡에 전체면적 5만1천507㎡ 규모로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이 공동으로 투자해 2천151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했다. 이들 핵심연구시설은 앞으로 합성신약과 IT기반 의료기기 개발에 주력하면서 첨단의료 산업 분야 최고의 역량을 갖춘 글로벌 RD 허브 역할을 맡게 되고 이 같은 시설 구축과 함께 첨단장비 도입도 진행하고 있다.이미 192억원 규모의 건축물 일체형 빌트인 장비 및 필수 연구장비가 도입됐고 오는 2015년까지 320억원이 추가로 투입돼 모두 693종 1천232억원 규모의 장비가 들어서게 된다. 여기에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1월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첨복단지 2차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첨복단지위원회`에서 앞으로 3년 동안 대구·경북과 충북 오송에 1조원의 예산을 조기에 투입하기로 하는 등 앞으로 투자 규모는 더 확대될 것임을 시사했다.이는 첨복단지를 조기에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1조원의 예산 조기 투입은 오는 2038년까지 양쪽의 첨복단지에 투입될 8조6천억원 예산의 10% 넘는 규모를 보이고 있다.□핵심연구센터는 글로벌 RD 허브이들 4개 센터는 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홍보에 집중하면서 신규 과제 발굴 및 공동연구와 장비도입, 동물자원 구축, cGMP 제조 및 품질관리 장비 구축, 약 관리 시스템구축 등을 위해 다양한 활동에 들어갔다.신약개발지원센터는 신약개발 후보물질의 최적화 및 유효성·안전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지원과 연구 성과를 제품화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시켜 실질적인 상업화 지원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게 된다.여기에다 국내 대학과 벤처기업, 제약사 등과 함께 후보물질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합성신약 관련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신약개발지원센터 정기초청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심포지엄, 토론회 참가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첨단장비 도입 및 구축을 위해 TF를 운영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는 영상 기반 IT 중심의 첨단 의료기기 개발지원 업무를 주로 맡는다. 첨단의료기기 상용화를 위한 원스톱 종합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연구시설로서 심뇌혈관질환, 노인성질환, 암질환을 대상으로 한 IT기반 융합 진단·치료기기, 생체정보 진단·분석기기의 개발을 위해 현재 산·학·연·병원과 더불어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실험동물센터는 첨복단지의 실험동물분야 전문 연구지원 시설로 1층에는 의료 기기개발 지원을 위한 동물 실험구역 및 소·중·대 동물 수술실 등이 구비되고 2층에는 신약개발 지원을 위한 소동물 실험구역과 생체영상분석구역(MRI, PET 등) 등으로 운영된다.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는 독자적인 의약품 생산 시설의 구축 및 운용이 어려운 제약 기업이나 연구기관 등에 신약개발을 지원하게 된다. 첨복단지 내 글로벌 신약 개발 가이드라인 및 글로벌 품질관리 기준에 적합한 분석을 대행하는 사업을 통해 의약품 분석법 개발 및 제조공정 최적화로 국내 제약사를 집중적으로 지원한다.김유승 대구경북첨복진흥재단 이사장은 “핵심연구시설 4개 센터 준공으로 한국의 축적된 의료 RD 역량과 첨단의료 산업기반을 토대로 보다 혁신적이고 실제 상품화가 가능한 연구성과를 조기에 창출하겠다”며“대구경북첨복단지가 글로벌 의료 RD의 허브로 자리 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약 16개, 의료기기 18개 개발목표이에 따라 대구첨복단지는 오는 2016년까지 신약 후보물질 14건, 임상진입 2건과 기업 맞춤형 기술개발 30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어 오는 2023년까지 국내신약 6개, 글로벌 신약 2개, 국내의료기기 6개, 글로벌 의료기기 4개 등을 계획하면서 오는 2038년에는 신약 16개, 의료기기 18개를 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첨단제품 개발에 필요한 연구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글로벌 수준의 종합적 연구 인프라를 제공하기 때문에 투자효과에 따른 생산증가 82조원에 고용 창출만도 38만명에 달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이 같은 효과로 인해 대구시도 미래 대구경제를 이끄는 성장엔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첨단의료 분야에서 원천기술 개발과 실용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특히 대구시는 계획을 현실화하기 위해 첨복단지 분양가를 3.3㎡당 197만원으로 대폭 내렸고 입주 기업에는 법인세·소득세 5년간 감면을 비롯한 취득세 면제, 재산세 최대 13년 감면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또 첨복단지 활성화를 통한 글로벌화를 위해 기술과 사람, 환경, 글로벌화 등으로 추진하면서 앵커기업을 유치하는 4대 분야에서 13개 과제를 세부추진 과제로 결정했다.4대 분야는 △국책연구 임상기관 유치로 연구역량 확충 △대학 병원 연계를 통한 전문인력 양성 공급 △기업하기 좋은 지원시스템 구축 △미국 대학병원 유치 등을 통한 세계시장 진출 거점화 등이다. □5년내 100개 첨단의료기업 유치현재 첨복단지의 발전가능성으로 인해 한국뇌연구원과 한국한의학연구원 분원, 경북대 3D 융합기술지원센터 등 3개 기관이 유치됐고 앞으로 국가분자이미징센터, 첨단의료유전체연구원, 한국뇌병원, 국가심장센터 등 7개 기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전문인력 양성부분은 기존의 의대 5곳과 한의대 2곳, 약대 4곳 등 대학시스템을 연계해 범의료인력 연간 7천명을 배출하고 있고 첨단의료기술훈련평가원, 신학융합캠퍼스 조성, 특성화대학원 선정, UST 석박사과정 운영 등을 계획하고 있다.환경부분에서는 RD지원 중심에서 대구식약청 기능 강화 이전, 의료기기제품인증 기능보강, 첨복 RD 지원확대, 가상현실 기반 의료융합 클러스터와 노화연구 클러스터 조성 등 신규 RD 기업지원사업 발굴에 주력하게 된다.또 앞으로 해외선진 의료클러스터인 미국 뉴저지, 중국 상해, 일본 고베, 싱가포르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글로벌 협력체계를 구축해 공동연구 개발 및 사업화, 기업유치 등 성공 모델을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김범일 대구시장은 “첨복단지 핵심연구시설 준공은 첨복단지가 지정된 한국뇌연구원을 비롯해 크고 작은 30여개 기업, 연구소 등의 유치되는 가시적인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대구경제 성장엔진의 역사적인 출발을 알리는 것으로 5년 안에 국책기관과 함께 100개 첨단의료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김영태기자piuskk@kbmaeil.com
글로벌 기업 포스코가 올해는 고객의 혼까지 감동시키는 초일류 품질비전(The POSCO Quality)으로 승부를 건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본사, 포항제철소, 해외 생산법인은 물론 패밀리사와 공급사까지 상생할 수 있는 글로벌 포스코패밀리 품질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전 패밀리사 업종별로 다양한 전략을 전개해 글로벌 품질경영체계를 완성하고, 제조 품질뿐만 아니라 서비스 품질도 향상시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기로 했다.제조·서비스 `명품 품질`로 고객가치 창출패밀리사 성과 공유 세계최고 경쟁력 목표□포스코패밀리 품질헌장 선포지난 2010년 포스코는 고객가치 창조를 통한 글로벌 초일류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포스코패밀리 품질헌장을 선포했다. 품질헌장 선포는 `품질은 고객과의 신성한 약속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품질경영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품질헌장은 품질비전과 3대 핵심가치로 구성돼 있다. 품질비전인 `The POSCO Quality`는 `포스코는 곧 품질의 상징`을 나타낸 것으로 고객의 혼까지 감동시키는 초일류 품질달성을 의미한다.특히 포스코패밀리 임직원의 품질마인드 향상과 품질경영에 대한 실무역량 강화를 위해 계층별 맞춤형 품질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매년 임원 및 그룹리더 품질전략 특강을 비롯해 신입사원 품질마인드 교육에 이르기까지 집합 과정과 e-러닝 과정 등을 통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품질경영진단시스템 호평포스코는 프로세스 성과와 품질경영진단시스템의 효과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매년 포스코패밀리 품질경영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품질경영 진단은 품질헌장의 핵심가치 및 행동강령을 기반으로 50여개의 진단항목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제조업의 서비스 품질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2년 업계 최초로 서비스 품질 진단모델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 제조뿐만 아니라 서비스, EC 업종의 패밀리사에 대해 추가적으로 진단모델을 개발해 세계적 수준의 포스코패밀리 서비스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매년 품질경영진단을 통해 포스코패밀리 우수기업을 선정해 포상하는 품질경영대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품질경영대상은 품질경영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운영해 품질경영 혁신 활동에 탁월한 성과를 낸 포스코패밀리사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상의 종류에는 대상, 혁신상, 도약상, 시너지상 등이 있다. 포스코패밀리사의 기업규모에 따라 대기업, 중기업, 소기업, 공급사, 외주파트너사 각 군별 최우수사에게도 상이 수여된다. □서플라이 체인 품질인증제도품질 핵심 자재 공급사 및 외주파트너사의 품질 보증체계 구축을 통한 지속적 개선과 품질경영시스템 구축 지원 활동으로 서플라이 체인의 동반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2012년 포스코형 공급사 품질인증제도(POSQC)를 신설했다. 품질인증제도는 선정, 운영, 심사, 인증, 모니터링의 총 5단계의 PDCA사이클로 운영되며, 품질 핵심 자재에 대한 공급 능력에 따라 품질인증서를 발급해 공급사 및 외주파트너사 선정 및 평가에 반영하는 제도다.국내외 글로벌 기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공급사 품질수준 평가와 인증제도를 통해 지속적인 개선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도요타 리콜사태 이후 공급사에 대한 품질관리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됨에 따라 품질인증제도는 필수항목으로 인식되고 있다.또 전문가의 객관적이고 엄격한 평가를 거쳐 Q1~Q5까지 5개 등급으로 구분되는데 Q3등급 이상을 획득하면 품질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2013년 심사에서는 총 18개 기업이 Q3등급 이상을 획득해 포스코 품질인증서를 받았다. 특히 노루페인트·범우·삼화페인트공업·조선내화·KCC 등은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포항제철소, `퍼스트 무버` 도약포항제철소는 `품질의 달` 선포를 통해 세계 최고의 품질을 위해 `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다짐하고 있다.포항제철소는 2013년 11월 6일 포스코본사 대회의장에서 2013년 한해의 품질개선 활동 성과를 점검하는 한편 품질목표 달성을 위한 결의를 다지는 `품질의 달` 운영 선포식을 열었다. 또한 전원이 참여하는 품질개선 활동으로 품질기술력을 한단계 높이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이날 행사에는 이정식 포항제철소장을 비롯해 포항제철소와 외주파트너사 임직원 320여명이 참석해 품질력으로 철강경쟁력을 높이자며 의지와 각오를 다졌다.특히 선포식에 앞서 냉연부 이동열, 설비기술부 백선현 씨 등에게 계측기 성능을 향상시키고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설비를 우수하게 관리한 공로 등으로 품질유공자 표창을 수여했다. 또 3제강공장, 1후판공장 등 공정능력을 개선한 우수공장과 우수 검사원, 외주파트너사를 선정해 표창을 수여했다.이정식 포항제철소장은 “글로벌 초경쟁 환경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프리미엄급 가격을 인정받는 차별화된 품질만이 미래의 수익성과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보장할 수 있다”며 “`명품` 품질로 세계 최고의 수익을 창출하는 제철소를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포스코패밀리 품질경영 정보교류회포스코는 지난해 12월 12일 포스코센터에서 `2013년 하반기 포스코패밀리 품질경영 정보교류회`를 가졌다.이 자리에는 포스코건설·대우인터내셔널·포스코ICT 등 23개 포스코패밀리사의 품질경영 리더와 담당자 50여 명이 참석해 2013년 한 해 패밀리 차원에서 추진한 교육·협업활동·교류회 등 품질경영 추진성과를 공유했다. 먼저 품질경영 진단 결과를 설명하고 패밀리사별로 지난해보다 개선된 품질경영 성과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전체 패밀리사의 품질경영 수준이 상향 평준화됐으며, 제조업뿐만 아니라 EC·서비스 업종도 품질경영 수준이 급속하게 개선됐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또 패밀리사별로 개선점을 도출해 내년도 품질경영 향상 과제로 추진하기로 했으며, 2013년 처음으로 실시한 서비스품질 진단결과를 발표하고 서비스품질 영역에서 각 패밀리사의 수준을 확인했다.서비스품질 진단은 포스코 고유의 진단모델을 통해 포스코패밀리의 고객서비스 역량을 평가하는 것으로 제조 중심에서 벗어나 전 비즈니스 영역에 걸친 글로벌 수준의 품질경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품질경영이다.□PPI로 제철소 생산성 혁신 강화포스코는 고유의 생산성 측정지표인 `PPI(POSCO Productivity Index)`를 개발하고 제철소 생산성 혁신활동을 한층 강화해 나가고 있다.`PPI`는 포스코 혁신지원실과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가 공동으로 개발한 제철소 공장단위 생산성 측정 지표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여러가지 요소 중 꼭 필요한 `4M1E(Man·Machine·Material·Method·Environment)`를 얼마나 잘 활용해나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제철소 각 공장은 `PPI` 평가항목에 따라 품질·원가·납기·신속성 등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을 받게 되고, 어느 부분이 우수하고 처지는지를 분석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모든 혁신역량을 집중하게 된다.포스코는 2013년 5월 양 제철소와 스테인리스압연부문의 30개 공장을 대상으로 PPI를 평가했으며, 포항제철소 3전기강판공장과 광양제철소 1냉연공장이 각각 최우수·우수공장으로 선정했다.평가를 마친 30개 공장은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강점과 약점을 분석, 현업 설명회를 열어 상하항목에 대한 개선방향을 모색했다./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포항시가 지난해 6월 실시한 포항사회조사에서 포항시민들은 포항의 미래상으로 해양문화관광도시를 꼽았다. 시민 4천19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해양관광도시 49.2%, 쾌적한 전원도시(28.8%), 첨단산업도시(25.6%)로 응답했다. 포항시민들은 철강도시, 첨단과학도시를 거쳐 21세기 굴뚝없는 산업으로 각광받는 해양관광문화도시로 탈바꿈하기를 희망했다. 세계 철강경기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포스트 포스코의 포항 발전 전략으로 해양관광도시 육성이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포항은 영일만을 중심으로 청정 동해를 접하고 있고 한반도에서 가장 해가 먼저 뜨는 해맞이고장, 해수욕장, 동해안 최대 어업항구 등의 천혜의 자연관광조건에다 포항운하와 영일만항, 도심속 영일대해수욕장과 영일대해상누각, 국제불빛축제 등의 관광자원이 더해져 세계적인 관광명소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관광 인프라도 구축됐다. 더욱이 올해 KTX가 개통되면 서울과 2시간대 생활권으로 접근하게 돼 해양관광도시 발전의 기틀을 완벽하게 갖추게 된다.포항해양관광도시 발전을 이끌어가는 핵심 추진동력으로 올해 준공되는 포항운하와 영일만항을 꼽고 있다. 포항운하와 영일만항에서 포항해양관광도시 발전 해법을 찾아본다.도시화로 땅속에 묻혔던 동빈내항~형산강 물길환경복원·도심재생 프로젝트로 40여년만에 복원물길따라 크루즈선 운항, 내륙 선상관광 매력 선물□사람·자연 공존하는 환경도시포항운하는 2012년 5월 22일 착공해 올해 1월 준공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2일 통수식과 함께 운하의 물길은 이미 열려있고 뚫린 물길에는 올 3월 취항을 하는 해상관광 크루즈선이 시험 운항을 하고 있다.과거 동빈내항과 형산강사이에 물길이 나 있었으나 1970년대에 도시화과정에서 매립돼 주거지로 변하며 사라졌다. 포항운하사업은 바로 땅속에 뭍혔던 동빈내항 ~ 형산강까지 총 1.30km 구간에 형산강의 물길을 다시 복원한 것. 심각하게 오염된 동빈내항의 수질을 개선하는 수로복원 및 수변유원지 조성사업이다.운하를 따라 9만6천455㎡의 친수공간이 조성된다. 대부분이 수로 및 녹지공간으로 조성되고 일부 수변공간에는 호텔과 수변상가, 테마파크, 워터파크 등 포항을 대표할만한 랜드마크적인 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환경복원 및 도심재생1960년대 후반까지 형산강과 연결돼 있었던 동빈내항이 형산강 하류의 방향이 바뀜에 따라 깊숙한 만으로 바뀌면서 심각하게 오염돼 있었다. 강가에 면하여 자리하던 주거지와 재래시장을 비롯한 도심상권도 이로 인한 악영향에 시달리게 되고 도심쇠퇴의 큰 원인으로 지적되기에 이르렀다. 그 중심에 위치한 죽도시장은 전국 최대의 전통어시장이라는 명성을 갖고 있지만, 동빈내항의 수질 오염으로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박승호 포항시장은 “동빈내항의 정화 없이는 포항이 환경도시의 목표를 이룰 수 없다”며 지난 2006년 동빈내항 복원과 관련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7년 만에 40여년간 막힌 물길을 복원시켰다.포항운하는 동빈내항 복원을 통해 철강도시의 무거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친환경 해양문화관광도시로 새롭게 변모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일념으로 힘든 과정을 넘겼다. 이 과정에서 박승호 시장은 480여회의 현장방문을 통해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주민들을 설득하면서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포항운하는 국내 최대의 전통 어시장인 죽도시장에 인접한 동빈내항과 포항시민의 젖줄인 형산강의 물길을 되살려 `생명의 물길`을 잇는 국내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환경복원·도심재생 프로젝트다.특히 사업으로 총 사업비 1천60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공사였지만 포항시가 실질적으로 부담한 비용은 10%도 되지 않는 154억원에 불과해 경제적으로도 큰 성과를 올린 공사로 평가되고 있다.환경전문가들은 “포항운하는 개발논리에 묻혀 잊고 있었던 동빈내항의 역사와 자연을 되살리는 사업이다. 동빈내항의 무거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걷어버리는 일은 단순히 복원의 의미를 넘어서 근대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잊고 있었던 소중한 환경을 보듬고 가꾸는 아름다운 대역사”라고 평가한다.□해양관광도시 도약포항운하는 오염된 동빈내항과 영일만의 수질을 정화시키고, 침체된 포항 도심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포항운하는 `예전의 물길을 잇는다`는 역사적인 의미는 물론 그동안 포항이 가지고 있던 `철(鐵)의 도시`라는 이미지에 `물의 도시`, `소통의 도시` 나아가 `환경의 도시`라는 이지지를 더하면서 나라 안팎으로부터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포항운하와 주변 공간을 활용한 각종 편의시설 조성, 나아가 장기적으로 추진될 도심재개발을 통한 뉴타운사업은 도심지역에 좀 더 많은 관광객과 거주자들을 끌어들이며 포항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한다.포항운하의 물길을 따라 운항하는 해상관광크루즈선은 내륙 도시인들에게 선상관광의 매력을 선물하며 물의 도시 포항 해양 관광 활성화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박승호 시장은 포항이 세계적인 해양관광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박승호 시장 인터뷰운하 수변공원 조성송도해수욕장 복원동빈부두 등 재정비세계 4대 미항 될 것-포항운하 통수에 이은 추가 개발 계획은.△포항운하 주변에는 호텔과 수상카페, 수변공원과 같은 문화생태공간을 조성하고 주변의 낙후지역도 수변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다. 바닷물에 백사장이 유실되고, 생활하수와 공단 폐수로 오염되고 황폐화된 송도해수욕장의 백사장 복원할 계획이다. 침체한 구도심을 활성화하고 균형적인 지역발전을 위해 해양공원 조성과 동빈부두 정비, 포항구항 재개발과 같은 사업들을 단계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다. 이런 계획들을 착실하게 진행해 포항을 반드시 호주 시드니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이탈리아 나폴리에 버금가는 세계 4대 미항으로 손꼽힐 만큼 아름다운 관광포항의 꿈을 이룰 것이다.-포항운하가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은.△포항운하는 철강산업도시 포항을 해양관광도시로 개발해서 포항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데 그 목표가 있다. 따라서 `포항운하`는 새로운 포항의 랜드마크가 되고 `포항운하`를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근에 있는 전국 최대의 어시장인 죽도시장을 비롯해서 포항지역의 명소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상권은 물론 나아가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포항운하`는 시민들에게 친수공간 제공과 더불어 지역상권을 되살리는 `1석2조`의 개발효과가 있다.-포항운하를 축으로 하는 포항의 도심재개발 방향은.△포항 도심 전체의 재활성화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는 `포항운하`를 포함한 동빈내항 지역만이 아니라 송도해변을 비롯한 넓은 구도심에 여러 재개발 사업들이 진행되어야 한다. 수도권을 비롯한 많은 대도시의 재개발 사업들이 물리적인 환경개선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포항의 도심재개발과 재정비사업은 물리적인 면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요소들이 강조되어야 한다. 사업성과 공공성이 균형을 이루고 도시의 미래상과 광역적인 틀에 부합한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치밀한 준비를 거쳐 진행할 계획이다. 따라서 현재 추진 중인 정부의 `도심재생 활성화 지원 특별법`이 시행되면 포항의 도심재개발 사업도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포항 해양관광 활성화 비전은.△21세기는 해양을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한다. 해양과 더불어 관광산업을 일으키는 것이 포항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고 믿고 있다. 포항운하는 환경복원을 넘어 세계적인 해양관광자원을 개발하는 일이기도 하다. 천혜의 영일만을 중심으로 포항운하와 포항운하크루즈사업, 영일대 해상누각, 국제불빛축제 등은 해양관광활성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해양관광산업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 영일만항이 바탕이 돼줄 것이다. 환태평양 물류중심항만 육성과 더불어 국제페리 정기항로를 개설하는 것이 과제이다. 국제여객선부두를 건설해 일본과 중국, 러시아 주요항과 국제페리 정기항로를 개설하는 작업을 착실하게 준비해 왔고 반드시 성사시켜 포항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발돋움시키겠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년에는 안동과 예천 일원에 새로운 도읍지인 경북도청이 개도 700주년을 맞아 둥지를 틀고 역사적인 전기를 맞게 된다.줄곧 대구에 있던 청사를 경북으로 옮겨 첫 살림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경북지방경찰청과 경북도교육청 등 산하 각급 행정기관이 함께 이전하고 2027년까지 10만명이 살게 될 경북도청이전 명품 신도시도 함께 건설된다.특히 신청사가 준공되는 2014년은 고려 충숙왕 원년인 1314년에 우리 지역이 경상도란 이름을 얻은 지 700년이 되는 해인 만큼 300만 도민 모두는 하나같이 새로운 도읍지에서 웅도 경북의 영광을 재현하는 기대감에 차있다.경북매일신문은 경북도청의 역사와 신도시 랜드마크, 파급 효과 등 전반적인 부문을 살펴본다.편집자주10월말 준공 신청사, 신재생에너지 활용 등 국내최고 녹색 모범청사로 건축안동 행정·문화 - 구미 전자 - 포항 철강 新삼각축 구축, 획기적 경쟁력 갖춰□ 경북도청의 역사1314년 고려 충숙왕 원년에 `경상도`란 이름이 생겼고, 1601년 대구 도심에 경상감영이 설치됐다. 이후 1986년 13도제 실시로 `경상북도`로 변경됐고, 대구에 관찰사를 설치했다. 1910년 대구 중구 포정동(현재 대구 경상감영공원 자리)에 청사를 지었다가 1966년 지금의 북구 산격동으로 옮겼다. 이후 1981년 대구가 직할시로 승격하면서 경북도에서 분리돼 행정담당구역과 도청 위치가 다른 상황이 이어오다 1991년 지방자치제 부활과 함께 도청이전문제가 공론화됐고, 2006년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결단으로 대구직할시가 분리된 지 27년 만인 2008년에 도청 이천예정지를 안동·예천지역으로 결정하고 33년 만에 이전한다.□ 도청이전의 필요성도청이전은 우선 도청이 도민과 가까운 곳에서 도정을 수행하고 봉사함으로써 진정한 지방자치의 이념을 실현하는 것이다. 더불어 경북도는 도청이전을 단순한 도청 소재지 변경이 아닌, 미래 경북 천년의 새로운 도읍지를 마련하고, 낙후된 경북 북부권의 새로운 성장 거점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정치적으로 경북은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도청의 입지가 담당구역과 달라 도정의 구심력 약화를 불러왔다. 따라서 도청이전은 단순한 담당구역과 사무소의 일치보다는 도정의 중심확보를 통한 경북도의 역량을 강화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도청이 대구시에 있음에 따라 경북도의 재정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더불어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경북도의 중심은 더 이상 대구가 아니라는 공간적 자부심 고취와 공동체 의식을 한층 끌어올리는 등 정체성을 확고히 할 수 있는 근간이다.□신도시 랜드마크, 명품 신청사 건립영남의 길지, 검무산 아래 자리잡은 도청 신청사는 신도시의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따라서 경북도는 경북의 역사와 문화적 전통을 반영하면서 현대와 어우러지는 명품청사로 거듭난다. 전체가 전통 기와 지붕으로 유교문화를 상징하게 된다.경북도 신청사는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건립됐다. 24만5천㎡ 부지 중앙에 본 청사가 들어서고 좌우로 의회청사와 2개 동의 주민복지관이 들어섰다.청사 전체 면적은 14만3천㎡로 전통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웅도 경북의 상징을 담아 전통한옥의 아름다운 곡선미가 살아 있게끔 지어졌다. 지상은 도민들이 언제든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개된 공간으로 조성돼 신청사 자체가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설계를 한 신청사는 태양광과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 초고속정보통신 도입, 지능형 건축과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건축 등 친환경 건물로서 국내최고 녹색 모범청사로 건축, 오는 10월말 준공을 목표로 현재 골조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부 창호공사 등이 한창 진행중으로 총공정률 58%정도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 균형발전과 화합의 새로운 시대70년대 국가의 선택과 집중에 따른 불균형 발전전략으로 인해 포항, 구미 등 동남·중부권역은 다양한 국책사업의 유치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때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블랙홀처럼 강한 흡수력을 자랑하는 서울은 물론, 전자산업을 기반으로 한 구미와 제철산업을 뿌리로 하는 포항에는 일자리가 넘쳐나면서 인구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반면 농업을 근간으로 하는 경북 북부지역은 극심한 이농현상으로 매년 인구감소라는 악재에 시달려야 했다. 그래서 경북북부지역민들에게 도청유치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였다.올해 도청이전은 도민을 포함한 대구·경북 지역민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대구시에서의 30년 더부살이를 청산하는 의미도 있지만, 그동안 중남부지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북부지역 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기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경북도는 지역간 균형발전은 물론,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대구시와의 경제통합도 새로운 모멘텀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청이전 신도시 건설 파급 효과대구에 있던 도청이 철저한 계획에 따라 도내로 이전함에 따라 각종 유·무형의 파급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유형적 파급 효과는 주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분석되고 무형적 파급 효과는 도정의 구심점 및 상징성 확보, 지역정체성 제고로 궁극적으로 지역의 경쟁력을 높인다. 특히 경북의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는 도청이전 신도시 건설로 인한 경제적효과로 생산유발은 21조1천799억원, 부가가치 유발은 7조7천768억원, 전체적인 고용유발은 13만6천여명으로 추정된다.□ 신 삼각벨트, 경북 새 발전계기 마련우리나라는 경부축과 서해안축으로, 어찌 보면 기형적인 성장이 수십 년간 지속했다. 경북지역도 대구를 중심으로 한 구미의 전자, 포항의 철강산업 등 남부권 중심의 불균형 성장이 계속되면서 안동을 중심으로 한 북부권은 개발에 소외되면서 동서를 관통하는 변변한 도로조차 없어 지역민은 큰 불편을 감수해 왔다. 그러나 도청이전으로 남부 대구 중심축이 안동·예천으로 이동하게 되면 구미의 전자, 포항의 철강, 안동의 행정과 문화를 중심으로 한 신 삼각축이 구축돼 경북이 대구의 영향력과는 별개로 획기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발전 계기가 마련됐다.□ 사통팔달의 교통망 구축도청이전 신도시는 중앙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 국도 34호선 등 비교적 양호한 교통망을 갖고 있다. 앞으로 동서 5축, 6축 고속도로, 중앙선 복선전철화가 완성되면 도청이전 신도시는 고속교통망의 교통섬으로서 접근성이 크게 좋아져 전국 어디에서나 2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해진다. 또 경북도는 도내 어느 지역에서도 1시간대에 도청을 방문할 수 있도록 신도시 인근 고속도로 및 국도, 지방도로부터 신도시로 진입하는 도로 7개 노선을 1조2,456여억원을 투자해 신설하고, 서안동 IC방향과 예천읍 쪽으로의 연결도로 2개 노선 13.5㎞는 2015년까지 우선 개통하고 나머지 5개 노선은 신도시의 성장속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개설한다.□ 도민생활권의 변화신 도청 시대가 열리는 올해 도민의 생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무엇보다 도청을 찾기 위한 도민들의 대구 방문이 안동·예천 방문으로 바뀐다.지금까지는 행정서비스 수요·공급 주체 간 행정구역 불일치로 인해 도민의 이용 불편과 효율적인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어려움이 따랐지만 신 도청 시대가 열리면 도청공무원이 도민과의 직접 접촉할 기회가 확대돼 현장감 있는 도민의 여론 수집과 함께 효율적인 도정운영이 가능해진다.도청을 대구에서 경북도내로 이전시킴으로써 도 단위 행사 개최의 불편해소는 물론, 도 단위 관계기관과의 비협조 극복, 병합 담당기관의 대구시 편중 완화와 함께 도정홍보의 애로사항을 극복하게 됐다. 또한, 도청 신도시가 경북의 새로운 중심지로서의 역할수행이 가능해지고 발전의 파급 효과가 인접지역으로 전파되면서 정주 여건 개선 등을 통해 경북의 균형 있는 발전을 꾀할 수 있고, 도정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도청이 담당구역 내에 입지함에 따라 도민의 자긍심과 애향심 고취로 지역연대감을 강화할 수 있다.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도청 신청사는 경북도의 미래다. 도민들이 화합하고 지역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명품 공간이 될 것”이라고 전제, “겉은 한옥의 아름다움처럼 전통적 미를 갖추고 속은 최첨단·친환경 등 현대적 알맹이로 가득찬 신도시 랜드마크로 새로운 경북 100년의 비상을 다 함께 하자”고 당부했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4년 갑오년(甲午年), 말띠 중에서도 가장 활달하다는 `청마의 해`을 맞는 말띠 이명주(24·포항스틸러스· 사진)선수의 마음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어릴 적부터 꿈꾸며 손꼽아 기다려 왔던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는 기회가 성큼 다가왔기 때문이다.이명주는 “월드컵 무대를 밟는 것은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목표일 것이다.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월드컵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 축구의 경쟁력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플레이를 펼치고 싶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반드시 승리를 따내 전 국민에게 기쁨을 안겨 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지난해 5월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6·7·8차전 국가대표로 최초 발탁된 이명주는 2014년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공교롭게도 지난 1990년 말띠 해에 태어난 이명주는 브라질 월드컵이 개최되는 2014년이 자신의 띠와 겹치면서 좋은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이명주는 “제가 태어나기 전에 어머니께서 태몽을 꾸셨다. 바다 한 가운데 우뚝 선 바위 위에서 저처럼 생긴 아이 3명이 해를 번쩍 들고 있는 꿈이었다”고 말했다.“지난해 팀이 좋은 성적을 거뒀고, 개인적으로 베스트 11 미드필더 수상에 이어 올해는 더 큰 성과를 거둘 것 같다”며 “특히 말띠해인 올해는 브라질 월드컵이 개최돼 월드컵을 밟을 수 있는 좋은 예감도 든다”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지난해 12월 1일 울산현대와의 K 리그 클래식 최종라운드 직후, 포항선수단은 오는 5일까지 휴식을 갖고 있다.하지만 이명주는 한 달간의 휴식기 동안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에 매진했다.그는 “월드컵을 앞둔 저에게는 이번 휴식기가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조만간 브라질 월드컵 국가대표 소집과 팀 전지훈련이 있기 때문에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동안 재활센터에서 컨디션 조절과 몸 밸런스 조정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고 말했다. 휴식기 동안 흘린 땀방울이 일으킬 기적을 알고 있는 까닭이다.亞 최종예선 A조리그 7차전서새 중원 해결사로 눈도장꿈꿔왔던 월드컵 무대 `장밋빛`포항스틸러스 트레블 달성까지`청마의 해` 소망 위해 뛸 것이명주는 “2013년을 되돌아보면 포항의 더블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고 기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그는 “마지막 울산전에서 그라운드에 나서는 순간, 많은 포항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줘 울컥했다”고 했다. “당시 원정경기장을 홈 경기장처럼 만들어준 팬들 때문에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연장전까지 이어지는 힘든 경기에서도 팬들이 있어 덜 지쳤던 것 같았다. 팬들이 너무나도 고맙다”고 말했다.2012년 포항에 입단한 이명주는 그해 FA컵 우승의 견인차 역할로 K리그 신인왕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K리그 최초 `더블(FA컵, K리그 클래식)` 달성 주역으로 K리그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을 수상했다.2013년 이명주에게는 2년차 징크스마저 떨쳐낸 행복한 해였다. 평소 모범적인 생활과 철저한 자기관리가 만들어낸 결과였다.하지만 이명주는 지난해의 결과물에 만족하지 않는다.지난 해 한국축구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분수령이 된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인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만점 활약을 펼친 이명주.그는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6·7·8차전에 앞서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지만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전에 직접 나서는 순간, 부담감이 상당히 심했다. 경기 승패에 따라 월드컵 진출 여부가 가려질 수 있었고 `지면 월드컵이 좌절 된다`는 상상을 하니 태극마크의 무게가 상당했었다”고 회상했다. 이명주의 대표팀 승선 분위기는 좋다.이명주는 지난 해 6월 11일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7차전 우즈베키스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이명주는 첫 A매치 경기에 나서는 선수답지 않게 제 몫을 소화해내며 전천후 미드필더로서의 능력을 맘껏 발휘했다. 이명주는 당시 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되는 등 새로운 중원의 해결사로 눈도장을 찍었다.최강희호에서 눈도장을 찍은 이명주는 홍명보호에서도 낙점을 받은 인상이다. 최종엔트리는 23명으로 이미 1차 점검은 끝났다.이명주는 지난해 6월 출항한 홍명보호에 탑승해 동아시안컵과 8월 페루전, 아이티전 등 국내파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이 때문에 이명주는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선덜랜드)과 함께 검증 과정을 통과했다. 홍 감독의 신임이 현재로서는 매우 두텁다.청마의 해인 2014년 이명주가 신명나게 그라운드를 뛰어야하는 까닭이다.그래서 2014년 다짐이 더 크다.전천후 미드필더인 이명주는 “제가 태어난 말띠 해인 2014년, 말갈기가 휘날리도록 열심히 뛰어 포항시민은 물론 우리나라 국민에게 행복을 선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올해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선보여 한국축구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것이다.이명주의 새해 소망은 트레블 달성에 기여하는 것과 브라질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것이다.그는 “올해 포항스틸러스가 FA컵, K리그 클래식,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등 3개 대회를 모두 석권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며 “국가대표팀에 합류 이후, `부담감`을 극복하는 용기를 얻었다. 브라질 월드컵 한국축구대표 최종엔트리에 들 수 있도록 팀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겠다”고 다짐했다.아울러 포항시민과 팬들에 대한 감사인사를 전했다.이명주 선수는 “포항시민들은 전국의 어느 도시보다 축구를 좋아하고 사랑해 주신다. 포항의 선수로서 매우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라며 감사했다.그는 “브라질 월드컵 한국축구대표팀에 최종 승선한다면 세계 속에 `포항`의 이름을 알리는데 일조하겠다. 또한 축구외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포항시민으로서 부끄럽지 않는 모범을 현지에서 보이겠다”고 약속했다.마지막으로 이명주는 “포항스틸러스 선수 전원이 포항시민과 팬들에게 `좋은 축구` `즐거운 축구`를 만들기 위해 생각하고 노력한다. 한 경기만을 통해 축구의 진가를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민과 팬들이 장기적으로 응원해 주신다면 선수들이 더욱 힘을 발휘할 것이며, 축구는 자연스레 성장, 발전할 것이다. 또한 시민들은 축구를 통해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이명주는…1990년 4월 24일 대구시 달성군 화원 출생으로 화원초, 포철중, 포철고, 영남대를 졸업했다. 2011년 8월, 제26회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축구 국가대표로 활약한 바 있으며 지난 2012년 포항스틸러스에 입단했다. 2012년 데뷔 첫해 신인왕을,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베스트 11 미드필더부문을 각각 수상했다./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아침이 밝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원정 8강 진출을 꿈꾸고 있다.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조별예선 H조에서 맞붙게 될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의 전력을 분석해 본다.◇벨기에(FIFA 랭킹 11위)유럽의 전통 강호월드컵 단골손님무패로 본선 진출▲ 벨기에의 신성 에당 아자르.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 진출 이후 무려 12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복귀한 벨기에는 내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다크호스`로 인정받는 유럽의 전통 강호다. 벨기에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 A조에서 8승2무의 무패행진으로 `난적` 크로아티아(5승2무3패)를 제치고 조 1위로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조별 예선을 치르면서 벨기에는 크로아티아, 웨일스에만 두 차례 비겼을 뿐 흠결 없는 경기 내용으로 일찌감치 조 1위를 확정했다.국제축구연맹(FIFA) 창립 멤버로 1930년 1회 우루과이 월드컵부터 참가한 벨기에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통산 12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벨기에는 198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준우승과 1986년 멕시코 월드컵 4강 진출을 바탕으로 `붉은 악마`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유럽 축구의 강호로 군림했다. 특히 1982년 스페인 월드컵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6회 연속 본선 진출을 달성하며 `월드컵 단골 손님`의 입지를 굳혔다.하지만 벨기에는 2006 독일 월드컵과 이어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연거푸 유럽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위기를 맞았다.위기의식에 빠진 벨기에는 유소년 육성에 공을 들였고, 마침내 에당 아자르(첼시), 마루앙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크리스티앙 벤테케(애스턴 빌라) 등 이른바 황금세대를 길러내며 다시 유럽 축구의 전면에 나섰다. 벨기에는 나세르 카딜(토트넘), 로멜루 루카쿠(에버턴), 케빈 더 브루이너(첼시), 악셀 비첼(제니트) 등 20대 `젊은 피`들이 맹활약하면서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세대교체를 마무리했다.이들의 활약을 앞세운 벨기에는 10월 FIFA 랭킹이 5위까지 치솟으며 브라질 월드컵 조추첨에서 당당히 시드 배정을 받아 냈다. 벨기에 대표팀을 이끄는 마르크 빌모츠(43)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2골을 터트린 공격수 출신으로 2012년부터 지휘봉을 이끌고 있다.◇러시아(FIFA 랭킹 22위)동유럽 다크호스12년만에 본선행국내파 위주 구성▲ 러시아 간판 골잡이 알렉산더 케르자코프.러시아는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동유럽의 강호다. 내년 브라질 월드컵은 러시아가 1994년, 2002년에 이어 세 번째로 출전하는 월드컵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모두 유럽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러시아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 유럽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지키는 포르투갈을 제치고 F조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포르투갈, 이스라엘, 아제르바이잔, 북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등 F조로 묶인 러시아는 조별리그에서 7승1무2패, 승점 22를 올렸다.이스라엘, 룩셈부르크에 4골씩 몰아치며 매서운 공격을 펼쳤고 실점은 단 5점만 했다. 이 때문에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러시아를 복병으로 지목하는 분석도 적지 않다.러시아는 소련에서 분리된 이후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외국인 사령탑을 데려오면서 변화의 조짐이 일어났다.줄곧 자국 사령탑에 지휘봉을 맡긴 러시아 대표팀이 처음으로 외국인 사령탑을 데려온 것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탈락한 직후다. 러시아의 지휘봉을 잡은 주인공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으며 4강 신화를 일궈낸 거스 히딩크 감독이다.러시아는 히딩크 사단으로 나간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2008)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예선에서 잉글랜드를 2-1로 격파하며 파란을 일으킨 러시아는 조별리그 2위로 16강에 오르고 8강에서 네덜란드를 연장전 끝에 물리쳤다.비록 4강에서 스페인에 지긴 했지만 사상 첫 국제대회 준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에서는 플레이오프 끝에 슬로베니아에 밀려 탈락한 아픔이 있다.지난해 7월부터는 파비오 카펠로(이탈리아)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 카펠로 감독이 사령탑으로 있는 동안 7승3무2패의 성적을 거뒀다. 2018년 월드컵 개최국이라 축구 발전에 적지 않게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선수들은 대부분 국내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유로2012부터 카펠로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은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제니트)를 주목할 만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달 러시아와의 평가전을 치러 1-2로 진 적 있다.◇알제리(FIFA 랭킹 26위)원정 다득점 행운힘겹게 본선 진출조별예선 5승1패▲ 알제리 수비의 핵심 마지드 보게라.11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6위인 알제리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프리카 최종 예선에서 원정 다득점의 행운을 앞세워 통산 네 번째이자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본선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1962년 프랑스 식민지에서 벗어난 알제리는 그해 축구협회를 설립했고, 1964년 FIFA와 아프리카축구연맹(CAF)에 가입했다.알제리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부터 본선 진출에 도전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1978 아르헨티나 월드컵까지 본선 진출은 `먼나라 이야기`였다.이런 가운데 알제리는 1962년부터 투자를 시작한 유소년 축구가 서서히 성과를 드러내면서 1975년부터 이들이 알제리 축구의 황금세대로 성장했다.마침내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처음 본선 무대를 경험한 알제리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까지 2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 아프리카의 신흥 강호로 떠올랐다.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고,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5회 연속 예선 탈락하는 침체기를 겪었다.알제리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20년 만에 본선 무대 복귀의 기쁨을 맛봤지만 조별리그에서 1무2패의 참담한 성적표에 그쳤다.2014 브라질 월드컵 아프리카 조별예선에서 5승1패를 기록, 선두로 최종예선에 나선 알제리는 `돌풍의 팀` 부르키나파소를 상대로 1차전 원정에서 2-3으로 패한 뒤 2차전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1, 2차전 합계 3-3 동점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룬 알제리의 핵심 선수는 카타르리그에서 뛰는 수비수 마지드 보게라(레퀴야)가 손꼽힌다.보게라는 부르키나파소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에서 알제리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결정하는 결승골을 꽂아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공격형 미드필더 소피앙 페굴리(발렌시아)와 수비형 미드필더 메흐디 라센(헤타페)이 중원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고, 지난해 A매치에 데뷔해 12경기에서 9골을 터트린 이슬람 슬리마니(스포르팅)가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로 인정받고 있다./연합뉴스
한겨울의 토요일 아침이다. 45층 고층 아파트의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잔뜩 찌푸려 있다.어떻게 할까.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다.그래도 이후는 길을 나서기로 했다. 아주 옛날에 연지가 사준 외투를 옷장에서 찾아내 몸에 걸쳤다. 몸도 마음도 저절로 따뜻해지는 것 같다. 연지는 그렇게 자기에게 늘 따뜻한 존재였다.하지만 연지는 지금 이 세상에 없다. 3주일 전쯤 이후는 모처럼 만난 대학 동창에게서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연지가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등졌다고 했다.ㅡ고등학생 애 하나, 여대생 하나, 그리고 30대 남자 하나에 연지까지, 도합 넷이었다더군.이후는 45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3층으로 내려갔다. 잠깐 망설였지만 코란도를 몰고 가기로 했다. 이번 길에 벤츠는 어울리지 않았다. 연지의 숨결이 서려 있는 이 구형 코란도라야 했다.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와 무작정 양재 인터체인지 쪽을 향해 달렸다. 내비게이션으로 무, 량, 사, 라고, 세 글자를 찍었다. 두 시간 남짓 걸린다고 했다.하늘은 잔뜩 흐리다. 금방이라도 눈발이 떨어질 것 같다.만남의 광장에서 뜨거운 커피를 사들고 톨 게이트를 향해 달릴 때쯤 드디어 눈이 내렸다.그때 휴대전화가 울리는 소리가 났다. 액정에 뜨는 번호를 본다. 인수다.또 무슨 할 말이 남았다는 것이냐.ㅡ형님이슈?ㅡ말해라.ㅡ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수.ㅡ누가 먼저 시작했나 생각해 봐.인수 쪽에서는 잠깐 말이 없다. 이후는 대학 후배인 이 작자를 더 이상은 만나고 싶지 않다. 이후 생각으로는 며칠 전에 모든 계산이 끝났다. 십 년 넘게 동업해 왔지만 이제 정말 헤어져야 할 때다.맨 땅 위에 회사 하나를 세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 더구나 불경기가 계속되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달마다 부족한 회사 돈을 메우는 일이 끔찍한 과업이었다. 이후와 인수는 남의 돈을 끌어대 증자를 하고, 그러다 감자를 하고, 다시 남의 돈을 끌어들여 증자를 해나갔다. 실적이 아니라 남의 돈으로 자금을 보충해서 회사의 외형을 유지하는 방식이었다. 남들도 다하는 일이지만 법을 다 따라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돈을 댄 이들을 물 먹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회사의 몸체를 불려나가는 중에 숱한 사람들과 인연을 맺었다 끊어내는 일을 반복했다. 그래도 한때는 이 녀석만큼은 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ㅡ그만하면 너도 나한테 못할 일 많이 했다.ㅡ알고 있수. 하지만 내가 눈 안 감았으면 콩밥을 먹어도 벌써 먹었을 거유.ㅡ그래서 이렇게 참아왔지 않냐. 그동안 니가 회사 돈 축낸 게 얼만지 알아? 그걸 또 얘기하랴?저쪽에서는 또 말이 없다. 이후는 이 침묵이 어쩐지 불안스럽다. 그럴수록 윤 검사를 동원하길 잘 했다고 생각한다.ㅡ연지 형수 떼버릴 때처럼 이 몸을 팽개쳐 버리시겠다? 후후. 내가 이대로 물러날 거 같수? 두고 봐. 너 죽고 나 죽는 거야, 알아!저쪽에서 핸드폰이 뚝 끊어진다.사람 형상은 하고 있다만 사람 같지 않은 녀석이었다. 녀석은 이후의 약점을 미끼삼아 연봉도, 업무지원비도, 다른 직원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챙겨댔다. 공동대표라고 직함을 걸어놓고 나오는 날이라야 일주일에 이삼 일, 그것도 열 시가 넘어 겨우 기어 나와서는 사우나로 직행하면 그만이었다. 그래도 경영학과 출신이라고, 회계 돌아가는 사정은 독사눈 같이 날카로웠다. 이후는 눈엣가시 같은 녀석을 떼어버릴 기회를 잡지 못해 몇 년을 두고 전전긍긍하는 나날을 보냈다.하지만 재주 좋은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제 깜냥에는 감쪽같이 빼돌렸다고 여긴 돈의 흐름을 올해는 이후 쪽에서 세무사를 동원해서 몰래 들여다보고 있었다. 마침내 기회가 왔다. 이후는 이 거머리 같은 녀석을 내쳐 버리기로 작정했다.웃기는 놈!이후의 입에서는 저절로 거친 말이 흘러나왔다. 자기도 모르게 엑셀레이터를 세게 들이 밟았다. 윈도우를 향해 내달려오는 눈발 속에 연지의 얼굴이 보이는 듯했다.그 날, 이후는 윤 검사를 청담동 참치요리 집으로 데려갔다. 일본에서 참치를 비행기로 직접 날라 온다는 곳이었다.윤 검사를 마주 대하고 솔직한 심정으로 대강의 사연을 밝히고 인수 녀석을 떼어달라고 했다. 윤 검사는 꽤나 즐거워 보였다. 이후가 모처럼 자신에게 청탁을 해온 때문일 것이다.ㅡ후쿠시마 원전이 어떻다고 해도 난 이 마구로가 좋습디다.윤 검사는 술잔을 부딪치며 아주 유쾌해 했다.ㅡ이 집 참치는 믿을 수 있지.주방장이 들어와 눈물주를 차례로 따라 올렸다. 눈물주란 참치 눈알의 수정체를 술에 타서 만든 것이다. 이후는 지갑에서 오만 원짜리 지폐를 집히는 대로 꺼내 주방장에게 건넸다. 윤 검사 보라고 주는 것이다. 주방장은 두 손으로 지폐를 받아들면서 머리가 탁자에 닿도록 깊게 조아렸다. 주방장이 문을 닫고 나간 후 이후는 윤 검사에게 꽤나 두툼한 서류 봉투 뭉치를 건넸다. 윤 검사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것을 받아서는 들고 온 가방 속에 밀어 넣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다.오십도짜리 특제 아와모리를 연거푸 들이킨 윤 검사가 이후를 노려보았다.ㅡ위기는 기회라고, 지금이 좋은 때요.이후는 윤 검사가 이미 취했음을 알아차렸다.ㅡ누구? 나 말인가, 윤 검사 말인가?ㅡ둘 다지. 하지만 순서로 보면 내가 먼저요.이후는 윤 검사의 표정이나 말투에서 인수 녀석을 그대로 보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이후를 건너다보는 윤 검사의 눈초리는 섬뜩하면서도 메스꺼웠다.ㅡ무슨 좋은 일이 있는 모양이군. 내게도 귀띔해 주시게.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된다지 않나. 이후는 술잔을 비운 윤 검사에게 아와모리를 또 한 잔 가득 따라주었다. 이 아와모리는 오키나와에서 만드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좀처럼 찾기 어렵다.윤 검사는 인수나 마찬가지로 어찌어찌 해서 알게 된 대학 후배였다. 처음에 만났을 때 나이를 맞춰 보니 이후와는 다섯 살 터울이 났다. 서른 살 갓 넘은 나이에 야심이 만만했다. 이후는 무슨 일에 소용이 될지 모르는 이 윤 검사에게 꽤나 공을 들여왔다.ㅡ후후. 형님. 누가 나한테 이 세상이 어떤 데냐고 물으면, 내, 숨도 안 쉬고, 뜨거운 곳이라고 말해 줄 테요.ㅡ뜨겁다? 그렇지. 불경에도 불타는 집이라고 했으니까.ㅡ제가 한 번 말해 볼까요? 이런 땐 비유가 좋지. 나도 한땐 문학이 좋았으니까.ㅡ비유?윤 검사는 목젖이 환하게 드러나도록 술잔을 비우고 거칠게 내려놓았다. 이후는 자기도 술잔을 들었다 입술만 축이고는 그냥 내려놓았다. 윤 검사보다 주량이 센 자신이지만 오늘은 정신을 차려두어야 했다.ㅡ이 세상은 말요. 풀도 나무도 없소. 다 타버렸으니까. 사막도 아니우. 모래도 자갈도 녹아버리고 없으니까. 그냥 끈적끈적하지. 발밑이 전부 구리물 아니면 쇳물이니까. 낮이면 태양처럼 뜨거운 화염이 하늘 끝까지 솟구쳐 올라. 사람들 살갗이 죄다 불길에 문드러지고 녹아내릴 지경이지. 그런데도 인간들은 살아 있어. 머리털이며 엉덩이며 다 타서 녹아버렸는가 하면 육체의 형상이 다시 만들어지고, 만들어졌는가 하면 다시 또 화염에 휩싸이는 거지.ㅡ끔찍하군.ㅡ아직 멀었어.윤 검사는 이제 말을 내려놓는다. 술이 다 됐다는 신호다. 윤 검사는 두 눈을 감고 자기가 그리는 형상이 제 앞에 지금 펼쳐지고라도 있는 것처럼 눈동자를 굴리고 눈썹을 꿈틀거렸다.ㅡ밤에는 모든 게 정반대가 돼. 이번에는 북쪽 끝에서 살을 에는 칼바람이 몰아쳐 와. 낮에 불길에 살이 문드러지고 내장이 녹아내리고 뼈가 다 드러난 인간들이 이번에는 북극에 몰아치는 눈보라보다 독한 칼바람에 몸뚱이가 죄다 깍여 나가. 입술이 떨어지고 손발이 시퍼렇게 변해서 뚝뚝 끊어져. 그러면 어느새 또 입술이며 손발이 자라나고. 고통이 끝없이 계속되는 거지.ㅡ윤 검사 상상력이 보통 아니시네. 허허.이후가 슬쩍 눙치는 사이에 윤 검사가 눈을 번쩍 떴다.ㅡ상상력? 하지만 그게 진짜 현실이지. 내가 안 죽으려면 남이 죽어야 하는 이치.그 순간 이후는 윤 검사의 눈동자가 그가 말하는 불지옥에서 이글이글 타고 있는 것 같다.ㅡ윤 검사. 한 잔 하시게. 이번 일로 상심이 큰 듯하이.윤 검사 말에 따르면 이번에 검찰총장이 떨려나는 통에 절친한 선배까지 한직으로 밀려났다고 했다.ㅡ상심? 외려 아주 잘 된 걸. 차장이 부릅디다. 이번에 줄줄이 갈려나가면 나한테 기횔 주겠다고.ㅡ그래? 잘 됐군. 축하할 일이네 그려.이후는 윤 검사의 술잔에 자기 술잔을 부딪쳤다.이후는 진심으로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후가 보기에, 이 작자는 그래도 인간미도 있고 염치도 아는 족속이었다.그날 이후는 꽤나 취한 윤 검사를 기어이 역삼동까지 데리고 가서 여자를 붙여 주었다. 윤 검사가 골라잡은 여자에게는 팁을 후하게 집어 주고 2차까지 윤 검사를 잘 챙겨 주라고 부탁했다.그날 밤 윤 검사가 그 여자를 어떻게 했는지, 자기가 건네 준 가방은 잃어버리지 않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날 이후로 인수 녀석에 관한 문제가 풀리기 시작했다. 윤 검사에게 청탁한 일이 효험을 본 것이다.이후는 내비게이션이 가르쳐 주는 대로 천안 쪽에서 천안논산 고속도로로 갈아탔다. 서논산 인터체인지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서는 부여 쪽으로, 다시 외산 쪽으로 달렸다. 무량사가 가까워질수록 눈발이 더욱 짙어졌다. 이에 더하여 윈도우에 비치는 연지의 모습은 더욱 선명해졌다.그때 이후와 연지는 버스를 타고 무량사에 갔었다. 남부 터미널에 가서 부여행 시외버스를 타고 부여에서 다시 외산 가는 시내버스를 탔다. 시내버스 좌석에 나란히 앉아 점심 대신 터미널 대합실에서 산 찐 달걀을 나눠먹으며 외산 종점까지 터덜거리며 갔다.그때도 겨울이었다. 눈이 내리고 있었다. 솜털처럼 포근한 눈을 맞으며 정류장에서 무량사까지 함께 걸어갔다. 두 사람은 그때 만났다 헤어지고 헤어졌다 다시 만난 직후였다.ㅡ이제 난 당신하고 절대 안 헤어져요.연지는 이후를 보면서 한 눈밖에 보이지 않는 눈으로 웃었다. 이후 쪽에서도 연지를 향해 씽긋 웃음을 날려 주었다. 그것은 연지의 바람에 대한 응낙의 뜻을 담고 있었다.그 무렵 이후와 연지는 함께 살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한 달이나 되었을까 한 때였다.ㅡ눈이 아파. 안 보여.이후가 새벽녘에 집에 들어갔을 때 연지는 오른쪽 눈을 감싸 쥐고 신음을 하고 있었다. 이후는 그 무렵의 일들을 어떤 여자의 모습과 함께 겹쳐 놓고서야 기억할 수 있다. 그 여자는 분명 연지와는 다른 종류의 여자였다. 쾌활하고 감각적인 삶을 즐기는 여자였다. 그것은 그녀가 연지에게서 찾을 수 없는 쾌락을 주는 여자라는 뜻이었다. 새로운 여자와 하룻밤을 지새우고 돌아온 이후에게 연지가 겪고 있는 고통은 자기를 둘러싼 누추한 현실을 말해주는 듯했다. 자신은 이런 원룸이나 얻어 살아가는 일개 회사원에 지나지 않았다.ㅡ아침에 병원 열면 같이 가 보자.이후는 육체적 쾌락 뒤에 찾아오는 격심한 피로감 속에서 혼곤한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날은 토요일이니 푹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침이 되어 이후는 거의 열 시쯤 되어서야 눈이 떠졌다. 연지가 이후를 깨우고 있었다.연지의 오른쪽 눈이 아주 빨갛게 충혈 되어 있었다. 이후는 겨우 몸을 일으켜 연지를 동네 안과 병원으로 데려갔다. 안과 병원에서는 연지의 눈을 검사해 보고는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하는 수 없이 택시를 잡아타고 종합병원 응급실로 들어갔다.시간이 더디게 흐르는 것 같았다. 전공 담당의가 오고 이것저것 검사를 했다. 또 한 시간을 허비해서야 결과가 나왔다.실명이라고 했다. 급성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밤새 방치해 놓은 게 화근이라고 했다. 이후는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연지는 외눈박이 물고기 같은 여자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망막을 상해 물체를 볼 수 없다고, 오로지 빛과 어둠만을 감지할 수 있다고 했다.그런 일을 겪고도 이후와 함께 무량사 나들이에 나선 연지는 눈 속에서 밝게 빛나고 있었다. 무량사 어귀로 접어드는 이후는 해맑은 연지의 얼굴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다왔다.이후는 차를 주차장에 세워놓고 트렁크에서 배낭을 꺼내들었다. 배낭 안에는 그가 산에 갈 때마다 한 잔씩 따라 마시는 양주가 한 병 들어 있었다. 이후는 무량사 명부전에 연지의 사진을 올려놓고 술을 한 잔 따라 올려 줄 작정이었다. 그것으로 연지를 떠나보내는 의식을 갈음할 참이었다.세상은 바야흐로 온통 눈 천지로 변했다. 이후는 눈송이가 펑펑 쏟아져 내리는 희끄무레한 세상 속으로 들어갔다. 일주문을 지나 피안교를 건넜다. 연지와 함께 피안교 건너던 일을 떠올렸다. 그때도 이 아름드리 느티나무들은 눈을 맞으며 고요히 서 있었다.천왕문에 와서 이후는 비로소 연지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아야 했다. 사대천왕을 무섭다고 말하던 연지의 얼굴 표정이 떠올랐다. 이후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졌다. 그때는 연지만큼은 아니어도 자기도 얼룩이 그나마 덜 묻어 있었다.천왕문을 지나 극락전 쪽으로 걸어갈 때쯤 세상은 아예 하얀 떡덩이 속에 들어앉은 것 같다. 그 희디흰 세상 어딘가에 이후를 바라보는 고요한 눈동자가 숨어있는 것 같다.이후는 그것이 연지의 눈동자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이후는 눈을 크게 뜨고 앞을 바라보았다. 연지의 맑은 외눈동자를 맞이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연지의 눈동자는 이후의 눈에 보이지 않았다. 연지는 지금 어떤 촉각으로나 느낄 수 있는 형체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었다.그런데도 이후는 마치 자기 자신의 모습이 맑디맑은 연지의 눈동자에 비추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이후는 연지의 맑은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이때껏 자신이 생각해 왔던 것과 달리 몹시 초라했다.회사 일에 진력이 난 이후는 그 무렵에 친해진 인수 녀석과 함께 회사를 뛰쳐나와 엠엔에이 사업을 시작했다. 말하자면 기업 사냥꾼이 된 것이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관련업체들에 지불해야 할 자금을 마련하느라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그래도 사업가라고 여자들이 달라붙었다. 그 중에는 술집 여자도 있고 유부녀도 있었다. 무엇보다 이후가 연지 문제만 정리해 준다면 사업 자금쯤은 넉넉히 융통해 줄 수 있다는 여자도 생겼다.미국발 세계 경제의 침체는 이후가 뛰어든 엠엔에이 시장에도 타격을 가했다. 한 달 한 달, 하루하루가 피가 마르는 나날이 지속되었다. 분명 살아날 수 있는 길은 있는데, 이를 위해 필요한 자금이 없었다.ㅡ나한테 와. 멋지게 살 게 해 줄 게.지금의 아내가 된 여자의 유혹적인 목소리가 매일같이 이후의 귀에 환청처럼 울렸다.마침내, 어느 날 밤, 이후는 혼자서 바에 가서 술을 잔뜩 마셨다. 작정한 대로 술기운을 빌려 연지 앞에 무릎을 꿇고 빌 작정이었다. 제발 살려 달라고, 빚이 목을 칭칭 감아 와서 못 살겠다고, 당신만 날 놓아주면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눈물이라도 뚝뚝 흘려가며 울부짖을 작정이었다. 헌데, 아무리 마셔도 취기가 오르지 않았다. 양주 한 병을 다 비우도록 오히려 의식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이후는 하는 수 없이 술 냄새만 풍길 뿐 멀쩡한 의식으로 이를 갈며 집으로 들어갔다.몹시 취한 흉내를 내면서 연지를 몰아세웠다. 헤어져 달라고, 이 감옥 같은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악을 써댔다. 서투른 연극 같은 이후의 행동을 바라보는 연지의 눈에는 이후를 향한 연민이 가득히 담겨 있었다. 이후는 연지의 눈동자를 외면해 버렸다. ㅡ이후 씨. 사랑보다 돈이 더 귀한 건가요? 잊었어요? 나, 당신하고 헤어지면 안 살 거예요.이후는 연지의 말이 자기 목에 올가미를 씌워놓는 것 같았다. 여자를 벽에 밀어붙여 쓰러뜨리고 악담을 퍼부었다. 그 밤으로 간단한 짐만 꾸려서 집을 뛰쳐나왔다.사업자금을 대주겠노라는 여자를 찾아가 온몸에 역겨운 교태가 흐르는 육체 속으로 파고들었다. 돈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참을 수 있었다. 그리고, 쾌락과 필요에서 시작된 관계인만큼 어느 만큼 시간이 흐르면 도로 자유를 되찾을 수 있으리라는 계산도 명확히 서 있었다.이후는 바야흐로 일대 유행이라는 연상연하 커플의 주인공이 되어 마침내 결혼까지 성사시켰다. 여자 쪽에서 한 번 결혼했었다는 사실이 지금 세상에서는 흠이 될 수 없었다.과연 여자는 이후를 초조한 자금 조달의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었다. 이에 때를 맞춰 몇 년씩 혼란과 어둠에 잠겨 있던 경제도 풀려나는 듯했다. 감자에, 증자에, 빚 끌어대는 것으로 연명하던 이후의 사업에도 빛이 비쳐들었다.ㅡ역시 여자 하나는 제대로 갈아 치웠수.룸살롱에서 인수 놈은 이후를 향해 능글맞은 웃음을 웃어보였다. 이후가 살아가는 방식을 속속들이 간파하고 있는 녀석이었다. 그런 녀석과 이후 사이에는 여자는 여자, 돈은 돈, 남자는 남자라는 암묵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다.ㅡ인생 뭐 있어. 큰 거 하나 잘 터지면 팔자 바꾸는 거야.ㅡ두 말하면 잔소리지.사업이 기름을 친 기계처럼 돌아가고 호주머니에 여윳돈이 생겨났다. 이후는 주식에 손을 대고 정선 카지노에도 출입하기 시작했다. 다 인수 녀석이 꼬드긴 일들이었다. 주식에서도, 카지노에서도 꽤나 손해를 봐야 했다. 하지만 주가를 알리는 막대 끝이 움직이는 순간들을, 손끝에 와 닿는 카드가 원하는 모양을 이루고 있을 때의 그 짜릿한 느낌들을 이후는 쉽게 잊을 수 없었다.ㅡ형님. 마카오가 나아. 정선 같은 덴 애들 장난이야.인수 녀석은 환각의 세상에 눈 뜬 이후를 더 깊은 수렁으로 끌어들였다. 녀석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날아간 마카오에서 이후는 마침내 별세계를 만났다. 마카오는 오로지 소비와, 쾌락과, 킬링 타임만을 위해 바다 깊은 곳에 지어놓은 수정궁이었다.늦게 배운 도둑질이었다. 인수 녀석보다 이후 쪽이 한 술 더 뜨기 시작했다. 탕아가 되는 일이라면 자신이 있는 이후였다.이후는 마카오에서 사람들을 사귀었다. 그네들을 따라 필리핀으로까지 행동반경을 넓혔다. 한 달이 멀다 하고 마카오며 필리핀 마닐라 같은 데를 떠돌아다니기 시작했다.필리핀은 노름은 노름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좋았다. 호텔 카지노에서 게임을 즐기다 그날 걸려드는 여자를 호텔방에 데리고 가 뒹구는 것이다. 호텔 카지노마다 거기 둥지를 튼 여자애들이 지갑 묵직한 외국인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에게서 100달러짜리 지폐를 단 몇 장만이라도 얻어 쥘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는 현지 여자들이었다.어느 날은 인생 전부가 카지노에 매달려 있는 그런 여자애 둘을 한꺼번에 데리고 놀기도 했다. 인수 녀석과 동행했을 때는 각자 하나씩 끼고 이후의 호텔방으로 돌아와 트윈 베드에 번갈아 눕혀가며 일을 치르기도 했다.그렇게 수없이 만난 여자들 가운데 기억에 남아 있는 여자가 하나 있었다. 마닐라의 헤리티지 호텔 카지노에서 만난 여자애였다.호텔 카지노에서는 보통 동그란 칩을 가지고 논다. 하지만 VIP룸에 입장하면 칩 모양도 달라진다. 그런 큰 판에는 노랗게 빛나는 금딱지 칩들이 돌아다닌다. 이 금딱지들의 크기가 커지는 만큼 그것들이 표시하는 돈의 액수도 올라간다.가령 마닐라의 VIP 룸에는 100만 페소짜리 금딱지 칩이 있다. 10만 페소짜리 딱지가 열 개가 되는 셈인데, 우리 돈으로 치면 2천500만원이 된다.마카오에서는 규모가 더 크다. 최대 50만 홍콩달러짜리도 있다. 우리 돈으로 치면 7천500만원이나 되는 이 칩을 가지고들 던져가며 논다. VIP룸의 매니저한테 부탁하면 이 액수를 100만 홍콩달러짜리로, 두 배로 만들어 판을 키워 주기도 한다.이런 금딱지 칩들을 판이 돌아갈 때마다 석 장도 가고 다섯 장도 간다. 그쯤 되면 이 카드놀이는 더 이상 노는 일이 되지 않는다. 개척시대 미국 서부 총잡이들의 목숨을 건 결투 같은 것이 되어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이후가 그런 VIP 룸에 들어섰을 때다.그 때 이후의 눈에 한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여자는 제 앞에 금딱지 칩들을 잔뜩 쌓아놓고 태연한 표정으로 패를 쥐고 있었다. 피부가 까맣고 윤이 흐르는 게 언뜻 필리피노 같았다. 필리피노 중에도 아주 가끔 돈을 주체 못는 희귀 족속들이 있다. 어떻게 보면 동남아시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화교 핏줄을 타고난 것 같기도 했다. 어딘지 모르게 연지를 닮은 것 같기도 했다.이후는 잠시 여자가 비스듬히 보이는 곳에 섰다. 여자는 패를 쥐고 놀면서 금딱지 칩을 툭툭 던져대고 있었다. 코발트빛 나시 티에 아래는 하얀 미니스커트에 맨살이었다. 하이힐은 아예 구겨 신고 있었다. 담배를 꼬나물고 맛있게 빨고는 능숙하게 재떨이에 비벼 끄는 모양이 여간내기처럼 보이지 않았다. 판이 한창 이 여자 손에 놀아나고 있었다.마침내 이후도 그 판에 끼어 앉았다. 전날에 꽤나 많이 따서 한창 기분이 올라 있는 이후였다. 이런 때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이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도 계속해서 딸 수 있을 것 같았다.억 단위도 아니고 십 억 단위로 이 노름판에서 계속 따는 사람은 없다. 우연히 판에 처음 뛰어든 사람이 어떻게 해서 하룻밤 사이에 몇 억 원쯤 딴다고 해도 그 다음엔 반드시 훨씬 많이 잃게 된다.한 번 따고 다시 그곳에 가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좋은 추억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한 달이 채 못 가서 그 사람은 마닐라행 비행기에 다시 오른다. 환청이, 환각이, 그를 내버려두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 집 방 한가운데 가만히 눈감고 누워 있어도 칩이 잘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번쩍 눈을 뜨면 천장이 눈부신 노름판으로 변해 있다. 잔뜩 쌓아 올려진 금딱지 칩들이나 엎어져 있는 카드패들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저것들을 당장 어떻게 해주어야 할 것 같은 조바심이 고개를 쳐든다.그렇게 해서 이후도 어제에 이어 오늘 다시 이곳에 들어선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 밤 이후는 저런 계집애 따위는 능히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이 세계에서 많은 일이 그렇게 돌아가듯 오늘 밤의 운은 이후의 것이 아니었다. 여자가 이후의 마지막 칩들을 쓸어간 다음에 이후는 허전한 심정을 끌어안고 호텔 바에 올라가 양주를 마셨다. 의자가 높아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았다. 허공 중에 떠 있는 사람처럼 이후는 술을 자꾸 들이켰다. 그렇게 얼마나 마셨는지 모른다. 문득 이후는 자기 귀에 들려오는 한국어를 들었다.ㅡ내 방에 안 갈래요?이후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연지가 서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연지가 아니다. 자기 돈을 송두리째 쓸어간 여자다. 이후는 몽롱한 눈으로 여자를 올려보다 스트레이트 잔을 천천히 마저 비우고 일어섰다.놀랍게도 여자의 방은 이후가 들어 있는 객실의 맞은편에 있었다. 이후는 혼란스러운 취기를 느끼며 여자를 따라 방으로 들어섰다. 객실 문을 닫아걸고 여자는 이후에게로 돌아왔다.ㅡ이제부터 넌 내 노예야. 말을 잘 들으면 돈을 줄게. 니가 오늘 밤 잃어버린 돈의 일부를.이후는 멍한 눈빛으로 여자를 바라보았다. 여자는 갑자기 돌변해 있다. 그러나 여자의 얼굴은 마치 손에 채찍이라도 들고 있는 것처럼 요염하다. 그 어느 곳엔가 연지의 해맑은 얼굴이 숨어 있는 것도 같다.이제 이후는 눈 속에 서 있는 5층 석탑을 돌아 극락전으로 들어간다. 눈이 내려서인지 참배객이 없다. 이후는 배낭을 내려놓고 아미타삼존불을 향해 세 번 절했다. 마음속으로 연지로 하여금 극락왕생하게 해달라고 빌었는지도 모른다.하지만 이후는 불교에서 말하는 극락을 믿지 않는다. 다른 곳에서 말하는 천당도 믿지 않는다. 삶은 이 지상에 단 한 번 꽃처럼 피었다 사라지는 것이라고, 이후는 생각하고 있다. 스스로를 그렇게 납득시키며 살아왔다.극락전을 나와 눈 내리는 절 마당을 지나 이후는 예전에 연지와 함께 걸었듯이 우화궁 너머 김시습의 초상화가 있는 전각으로 간다.연지는 그때 답사 온 듯한 학생들 틈에 끼어 서서 스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ㅡ우린 이생과 최랑처럼 만났다가는 헤어지고 또 만난 거 있죠?연지는 스님이 들려준 `금오신화`의 `이생규장전`이야기가 마음에 남은 듯했다.ㅡ산 남자와 죽은 여자가 사랑할 수 있어? 다 지어낸 얘기야.ㅡ나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ㅡ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헤어지고 만나고 하는 거야.ㅡ두 사람도 우리랑 같았나 보죠.그때 두 사람은 똑같이 옛날 일을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적어도 이후 쪽에서는 그랬다.처음에 연지는 이후의 선배의 여자였다.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그 선배를 향한 연지의 일방적인 사랑일 뿐이었다. 연지는 늘 선배 주위를 맴돌았지만 한 번 마음이 돌아선 선배는 그녀에게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후는 이 과정을 지켜보는 위치에 있었다. 그런 이후는 첫사랑에 목숨을 걸고 있는 연지에게 마음이 이끌렸다.어느 날 오후였다. 이후는 캠퍼스 한 모퉁이에서 그날도 선배의 자취를 찾고 있는 연지에게 말을 붙였다. 이때는 연지도 이후의 존재를 이미 깨닫고 있었다.ㅡ그런 사람한테 매달려 어쩌겠다는 거죠?이후의 눈빛은 그때 이글이글 불타고 있었다. 이후의 뜨거운 불길을 쏘인 연지는 한참만에야 간신히 목소리를 냈다.ㅡ너는 몰라.이후의 타오르는 눈동자에 비친 연지는 그때 제비꽃처럼 가녀렸다. 이후는 이렇게 가냘픈 여자가 믿을 수도, 의지할 수도 없는 사람에게 목숨을 걸고 있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었다. 마치 자기 자신이 직접 그 선배에게 모독을 당하고 있는 것 같았다.ㅡ내가 책임져. 이제부터는.이후는 연지에게 반말로 선언했다. 그것은 자신이 후배가 아니고 연인이어야 한다는 대담한 선언이었다.그때 이후는 연지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 연민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지난 후에 이후는 자신이 연지를 사랑한 것이 어쩌면 연지를 사로잡고 있는 선배에 대한 질투심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선배를 향한 연지의 애처로운 갈구가 이후로 하여금 연지를 가로채도록 했다고 말이다.그로부터 열 달이 다 못 가서였을 것이다. 밤낮 없이 밀물처럼 다가서는 이후에게 마침내 항복해 버렸다. 그로써 모든 사태는 종결된 듯했다. 하지만 인생의 결말이라는 것은 당사자들이 삶을 모두 끝마치기 전까지는 성립하지 않는 미래일 뿐이었다.연지를 손아귀에 넣고 나자 이후의 눈에는 갑자기 자기보다 두 살 어린 어떤 여학생의 모습이 어른거리기 시작했다. 그 여학생을 건드린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이후 자신으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연지보다 아름답지도, 착하지도 않은 여자애를 유혹하게 했을까.그 후에도 이후는 여자들을 만나는데 게으르지 않았다. 하루에 세 여자를 차례로 상대한 적도 있었다. 점심때부터 여자를 끌고 모텔에 들어갔다 나와서는 저녁에 또 다른 여자애의 자취방을 찾아갔다. 밤이 늦어서는 연지를 찾아가 마지막 일을 벌였다. 마치 온몸이 거대한 성기가 되어버린 것 같은 나날이었다.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이후에게는 여자의 가볍고 무거움을 측정할 수 있는 안목이 남아 있었는지 모른다. 혼탁한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결국은 연지와의 관계를 버리지 않은 것이다. 그 때 연지는 이후가 살아가는 방식을 어렴풋이 깨달아가는 중에도 이후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ㅡ나를 끝까지 지켜 줄 거죠?연지가 이렇게 물을 때마다 이후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러나 이후는 자신이 연지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못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기 안에는 무엇이라도 잡아먹어야 하는, 늘 배고파하는 괴물이 살고 있는 것이었다.김시습의 전각에서 발길을 돌려 이제 이후는 오늘의 순례의 마지막 목적지에 당도했다. 그곳은 바로 명부전이다. 명부전 앞에 서서 이후는 자신이 처음부터 이곳에 올 작정이었음을 생각해 냈다.이후는 닫혀 있는 명부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곳은 낮인데도 촛불들이 켜져 있다. 이후의 두 눈에 그곳에 모셔 놓은 위패들과 벽에 빙 둘러서서 자기를 바라보는 시왕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이후는 파카 외투 위쪽 주머니의 지퍼를 열었다.그 안에는 비닐로 싸서 간직해 온 사진이 한 장 들어 있었다. 이후와 연지가 지금보다 아주 어렸을 때 함께 찍은 스티커 사진이었다.이후는 연지를 버리고 난 후에도 이 사진만은 버리지 않고 연지가 사 준 외투 안에 넣어두고 있었다. 이후는 자신의 모습까지 함께 담겨 있는 연지의 사진을 위패들을 모셔놓은 불전 위에 올려놓았다. 배낭 안에서 술병을 꺼내서 술병과 같이 넣어둔 등산용 컵에 양주를 따랐다. 두 사람의 스티커 사진 앞에 술잔을 올려놓았다.한 번, 두 번, 세 번….이후는 천천히, 그러나 쉬지 않고 절을 올렸다. 이때 그는 망자를 위한 의식의 예절조차 잊은 듯했다.이윽고 절을 마친 이후는 불전 위에 올려 놓은 술잔을 물렸다. 명부전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마치 연지의 혼령을 받아들이기라도 하듯 술을 남김없이 비우는 그였다.이후의 목구멍을 태우며 넘어간 술기운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그러자 이후는 자신이 몹시 피로한 것 같았다. 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시왕들의 눈빛을 마주 대한 채 이후는 스르르 눈을 감았다. 술기운 때문일까. 현기증 속에서 이후는 많은 것들을 보았다.ㅡ이리와요.그날 밤 자기를 묶어놓고 온갖 벌을 주던 연지를 닮은 여자의 알몸이 보였다. 그 위로 한때 연지의 눈을 피해 놀아나던 감각적인 여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인수 녀석의 능글맞은 얼굴 뒤로 윤 검사의 사나운 표정이 불쑥 솟아오르기도 했다.ㅡ이 방은 더운 것 같군. 아니, 춥다.이후는 자기도 모를 소리를 중얼거렸다. 꿈속에서인 듯 자기의 벌거벗은 몸을 본 것도 같았다.ㅡ더럽군. 더러워.이후는 무어라고 중얼거렸는데, 그것은 마치 자기 스스로 자기를 탓하는 소리 같기도 했다.ㅡ괜찮아. 나는.그랬다. 어둠 속에서 이후는 자신이 당장 목숨이 끊어져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분명 숨을 쉬고 있는데도 자신은 살아있지 않은 것 같았다. 자기의 정신은 깨어 있는 듯한데, 명부전의 물상들은 전부 그에게서 멀찍이 물러나 있었다. 마치 우주 유영을 하듯 자신의 몸은 명부전 아래 깊은 어둠속으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듯했다. 그것은 이후가 말로만 들어온 무저갱이라는 것이었다. 깊고 깊은 땅 밑 어둠 속에서 검은 구덩이가 괴물처럼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 그 흑암지옥 속으로 이후의 몸뚱이는 다 떨어져 내려야 하는데, 그는 아직도 발밑이 닿지 않는 허방 속에 떠 있었다.이후는 왜 이렇게 끝이 나지 않는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꼭 감고 있는 자기 두 눈의 망막 속으로 이제껏 살아온 나날들이 딕셔너리가 넘어가듯 반짝거리는 것 같았다. 그 빛나는 종이조각 같은 페이지들을 바라보며 이후는 이제 자신에게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다고 중얼거렸다. 세상에 태어나 볼 것을 모두 다 보았으니. 만나야 할 사람을 다 만났으니.무엇보다 자신은 정말 연지를 잃어버린 것이었다. 연지에게 돌아갈 길을 잃어버린 것이었다.ㅡ나를 끝까지 버리지 않는다 했죠?연지의 다정한 목소리가, 정다운 눈빛이 지금 자기 곁에 머물고 있는 듯했다. 그러자 이후는 비로소 자신이 재산에도, 쾌락에도, 미래에도, 그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은 사람이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자유는 또 어딘지 모르게 텅 비어 있는 듯했다.어느 결엔가 이후가 두 눈을 떴다.▲ 글 방민호,그림 권정찬눈이 내리는 날이어서인지 명부전 안은 일찍 깊은 어둠에 물들어 있다. 이 어둠 속에 연지를 홀로 남겨두고 떠나가야 했다. 이후는 알지 못했다. 이 어둠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 하지만 그는 일어서야 했다. 명부전 바깥세상 더 어두운 곳으로 떠나야 했다. 끝/글 방민호·그림 권정찬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선거전이 주목받고 있다. 나란히 3선에 도전하는 김범일 시장과 김관용 지사가 무난히 3선 연임에 성공할 것인지, 아니면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다. 대구·경북은 전통적인 여당텃밭이란 점에서 새누리당 공천이 곧 당선이란 등식은 이번 선거에서도 예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직이든, 도전자든 누가 새누리당 공천을 받느냐를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이 시작됐다. 경북지사 2파전 속 자천타천 후보들 정중동김관용 “3선고지 도전” 표밭 누비며 소통행보권오을 “미래·번영위해 과감한 바통터치 필요”경북지사 선거는 후보 난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대구와는 사정이 다르다. 김관용 현 도지사가 `3선 도전`에 강한 뜻을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서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로는 권오을 전 국회의원이 유일하다.나머지 예비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관망하는 형국이다.구미시장 3선에다 도지사 재선에 성공한 김 지사를 뛰어넘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김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가운데 최고 득표율인 75.4%를 기록한데다 재선 도지사의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 김 지사는 지금까지 진행해온 대형 사업들을 제대로 마무리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도내 곳곳을 다니며 도민들과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이에 맞서 권오을 전 의원은 “경북의 미래, 활력, 번영을 위해 과감한 바통터치를 이룩해야 한다”고 출마를 공식화했다.제15·16·17대 국회의원을 거쳐 2010~2011년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그는 지난달 출마기자회견에서 “바닥 민심과 여론 주도층에서 변화에 대한 욕구가 굉장히 강렬하고 기회가 되면 이 욕구가 분출하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내년 도지사 선거가 젊은 경북의 시대를 만드는 기회가 되도록 하자”고 강조했다.그러면서 “행정 경험 이외의 50대 인적 네트워크를 가진 다른 경험의 도지사가 필요할 때”라면서 “더 이상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를 보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나머지 자천타천 예비후보군들의 움직임은 조용하다. 재선의 이철우(김천)·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국회의원 측은 “김 지사의 불출마 변수가 있지 않은 한 출마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박승호 포항시장과 남유진 구미시장은 기초단체장 3선 도전에 나선 상태다. 다만, 새누리당의 공천기준이 어떻게 제시되느냐에 따라 선거전 양상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공천 기준이 나이와 유권자들의 3선 단체장에 대한 피로감 등에 제약을 둔다면 관망 자세의 예비후보군들이 공천 싸움에 뛰어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일부 후보군들은 김 지사가 박근혜정부에서 총리 등 요직에 발탁될 `만일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북은 각종 선거에서 새누리당 득표율이 가장 높은 곳인 만큼 야당이나 무소속 후보군은 아직까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대구시장 `새누리 깃발` 경쟁 춘추전국시대전현직 국회의원·기초단체장 등 10여명 물망19대 총선출마 민주 김부겸 전 의원도 저울질대구시장 선거는 최근 예비후보들의 잇따른 출마 선언으로 혼전양상이다.2010년만 해도 몇몇 인물의 출마설이 나돌았지만 김범일 현 시장에게 도전장을 던진 후보는 없었다. 경선없이 재선에 성공한 김 시장의 3선 도전에는 만만찮은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전·현직 국회의원들이 대거 출마를 선언했거나 조만간 출마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일부 기초단체장들도 상황을 주시하며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현직 국회의원 후보군으로는 서상기(북구을), 조원진(달서병) 의원이 지역 여론을 살피며 출마 시기를 고심중이다.전직 국회의원 후보군으로는 권영진, 배영식, 주성영 전 의원이 꼽힌다.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을 맡고 있는 권영진 전 의원은 `세대교체론`을 주장하며 “침체된 대구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젊은 피 수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배영식 전 의원은 지난달 출마 선언에서 “30대 대기업 투자 유치를 통해 새로운 낙동강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구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8가지 발전 전략을 내놓았다.앞서 주성영 전 의원은 출마회견에서 `활력이 넘치는 대구`를 강조하며 “기업과 젊은 인재가 모이는 대구를 만들고 시민에게 꿈을 줄 수 있는 미래 비전을 세우겠다”고 말했다.출마가 예상되는 기초단체장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출마 의사를 비교적 명확하게 밝힌 윤순영(여) 중구청장과 이재만 동구청장은 선거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구정에 전념한다는 입장이나 조만간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지난달 한 토론회에서 “2월4일 예비후보 등록전까지 시민들의 반응과 동의가 확인된다면 최종적으로 결심하겠다. 이때 10% 이상의 지지를 얻는다면 김범일 시장의 출마유무와 상관없이 대구시장에 출마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심현정 대구여성환경연대 대표도 출마를 선언했다.민주당에서는 19대 총선 당시 대구에서 출마했던 김부겸 전 의원이 대구시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지난해 5월 포항 도심 중간에 미니운하를 만드는 동빈운하 공사 기공식이 열리면서 올 10월로 예정된 동빈운하 완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포항시는 동빈운하를 시작으로 `T7 오션프로젝트`로 형산강과 영일만에 이르는 동빈내항을 세계적인 미항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동빈운하와 해양공원 조성, 구항 재개발, 송도백사장 복구, 북부·송도 해수욕장을 연결하는 타워브릿지 등 다양한 해양개발 사업을 통해 포항을 호주의 시드니와 이탈리아 나폴리 등과 겨누는 `세계 4대 미항`으로 만들겠다는 것.바로 그(T7 오션프로젝트) 중심에 동빈운하가 있다. 동빈운하가 완공되면 포항의 도시 전반에 어떤 변화들이 일어날지 가상르포를 통해 그려본다. 시점은 서울∼포항 구간 KTX 직결 노선이 연결되는 2014년 말이다.2014년 12월31일가족과 함께 고향인 포항을 떠나 서울에 정착한지도 벌써 2년째다. 출장 업무 때문에 오랜만에 찾는 내 고향, 과연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일을 마무리하는 대로 친구를 만나 소주 한잔을 기울이기로 한 것도 나를 더 설레게 한다. 오전 9시 나는 지금 서울역에 와 있다. 30분 뒤면 KTX에 몸을 싣고 포항으로 떠나게 된다. 많은 사람이 나와 같이 어디론가 떠나기 위해 바삐 움직인다. 오전 9시30분 서울역에서 지난 2010년 차세대 신형 KTX로 불리던 HEMU-430X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 기차는 군청색으로 객실은 생각보다 편안하다. 좌석마다 달려 있는 LCD 모니터에는 스마트 메뉴가 들어가 있고, 작은 독서등도 달려 있다. 내가 앉아 있는 비즈니스실은 독립된 공간으로 최대 6명까지 앉을 수 있어 가족이나 회의실로 사용하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열차 안은 발디딜 틈없이 북적인다. 열차 안에는 알록달록 등산복을 입은 어르신, 대학생, 군인, 외국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시끌벅적하다.열차는 부드럽게 출발해 서서히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서울 시가지를 벗어나자 들판이 창밖으로 펼쳐진다.최고 속도로 시속 430㎞를 자랑하는 이 기차의 속도가 빨라지기 까지는 30여분의 시간이 걸렸다. KTX는 동대구로 달려 신경주역에서 직결선을 타고 신포항역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5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대학교에 다닐 때 포항으로 바로 올 수 있는 KTX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열차 차창 밖으로는 파노라마가 펼쳐졌다. 마치 열차와 시합하듯 나란히 달리는 자동차들, 다리 밑 강에서 낚시하는 어르신, 열차와 맞닿을 듯한 다리와 나무 사이를 지나 우거진 수풀… 그것만 보고 있어도 맺히고 뭉쳤던 마음의 근육들이 스르르 풀려나가는 듯했다. 어느덧 내 고향 포항에 이르렀다.오전 11시20분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리에 위치한 포항신역사에 내리는 순간부터 달라진 포항을 느낄 수 있었다. 신역사 답게 역사 내외부는 깔끔했다. 나는 포항에 있는 일본의 전자반도체와 회사의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택시를 타고 동빈내항으로 향한다.오전11시50분 동빈내항에 도착해 택시에서 내리자 입이 떡 하니 벌어졌다. 동빈내항은 언뜻 보기에도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동빈내항은 낡은 주택과 어선들이 쌓아놓은 그물 등으로 어지러운 느낌이었다. 또 정체된 물 때문에 심각한 오염에 직면해 있었지만 바다 속으로 노니는 물고기가 보일 정도로 맑아져 있었다. 또 1.3㎞ 규모의 동빈운하로 시민과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과 보트가 줄을 지어 떠다니고 있다.동빈내항은 19세기 초 형산강 범람으로 둑을 쌓으면서 수질이 급격히 나빠졌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1년 내내 물이 고여 호수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동빈운하가 완공되면서 그 아래 있는 동빈내항의 물이 차츰차츰 순환하면서 수질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들은 기억이 있다.포항시의 계획대로 운하 주변에 특급호텔과 워터파크, 아울렛매장, 상가와 문화체험공간 등이 다 들어서면 동빈내항은 관광지로써의 역할을 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갑자기 포항이 내 고향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자세히 눈여겨보니 다양한 선박이 눈에 띈다. 길을 지나던 시민에게 물어보니 30인승 연안크루즈 뿐만 아니라 10인승 미만인 소형리버크루즈도 보인다. 또 베네치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곤돌라도 연인들을 태우고 뱃사공에 의해 물길을 거슬러간다.낮 12시30분 약속을 위해 형산강 물관리센터로 향한다. 형산강 물관리센터는 동빈운하 건설과 연계해 충분한 유량 확보와 동빈운하 홍보를 위해 4대강 외 국가하천정비계획에 반영돼 국비예산으로 시행된 것이란다. 센터 교량 위로는 물이 흐르고 인도교에서 밑으로는 선박이 지나다닌다. 3층에 위치한 홍보관으로 향하자 동빈내항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3층에 있는 카페테리아로 향하자 많은 이들이 차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연인으로 보이는 한 커플이하는 이야기를 엿들어봤다. 20대로 보이는 여성은 “어렸을 때 포항에 온 적이 있는데 그때는 호미곶이 포항의 명물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동빈내항이 포항의 명물이 된 것 같아”라고 말하고 있었다.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어느덧 약속시간이 되었나 보다. 만나기로 했던 일본 전자반도체 회사 소속 사토 씨가 웃으며 악수를 청한다. 각자 마실 커피를 주문하고 간단한 안부 인사를 한 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고향에서 계약에 대한 대화를 하니 일이 더 잘 풀리는 것만 같다. 한 시간여 동안 이야기를 나눈 뒤 좋은 답변을 듣고 웃으며 다시 볼 날을 기약했다. 전화로 목소리만 듣다 실제로 만나 본 사토 씨는 웃음이 많아 인상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나는 어떻게 비춰졌을까. 나는 여유를 즐기기 위해 좀 더 앉아있기로 결정했다.오후 2시 앉아만 있기에는 시간이 아까운 것 같아 많이 바뀌어 버린 포항을 좀 더 둘러보기로 한다. 형산강 물관리센터를 나서 다른 곳으로 향한다. 잘 닦인 자전거길로 많은 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아버지와 아들로 보이는 이들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 혼자서 운동 중인 것 같은 남성들, 여성들… 많이 추운 날이지만 그들에게는 칼바람 따위는 큰 벽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20여분을 걷다 보니 특이한 것이 눈에 띈다. 지나가는 행인에게 물어보니 해상공원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궁금증이 생겨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보니 부력식 대형콘크리트를 물에 띄워놓은 공원이라고 한다. 이 곳에는 음악분수, 돌고래분수, 시민광장 등이 있었다. 예전에는 포항에 공원같은 곳이 많지 않아 편히 쉴곳이 많지 않았는데 이제는 고향인 포항에서 노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같이 즐거워 보이는 얼굴들을 보니 그런 마음이 든다.오후 4시 조금 더 걷다 보니 북부해수욕장과 송도해수욕장을 연결하는 브리지형 상업빌딩이라 불리는 타워브릿지가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백사장이 많이 복원됐다는 송도해수욕장으로 갈 생각이었는데 때마침 잘됐다 싶다. 울릉도로 가는 대표적인 관문인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송도 구항으로 연결된 다리를 걸어간다. 타워브릿지를 걸어가다 보니 동빈내항과 북부해수욕장, 송도해수욕장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타워브릿지에는 해양전망대, 문화시설, 각종 판매시설 등이 다 갖춰진 복합빌딩이라는 느낌이 들었다.송도구항에서 송도해수욕장으로 향한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옛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는 송도해수욕장의 백사장을 두 눈으로 확인할 생각을 하니 발걸음이 무겁지 않다. 15분여를 걸어가니 송도해수욕장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백사장이 예전보다는 더 늘어난 것이 확연히 눈에 띈다.1960~1970년대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쳤던 송도해수욕장은 백사장이 유실되면서 2007년 결국 폐쇄됐다. 하지만 포항시는 380억원을 국비로 들여 백사장을 복원하는 사업을 해왔다고 한다.백사장이 많이 늘어난 송도해수욕장에 있다 보니 어느덧 옛 친구를 만날 시간이 가까워 온다. 오후 6시 40분 송도해수욕장 인근 횟집에 앉아 친구를 기다린다. 기다리던 중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횟집 주인에게 말은 건넨다.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도로 너머에 바로 바닷물이 있었는데 최근 모래사장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모래사장이 늘어나고 북부해수욕장과 송도해수욕장이 연결되고 송도해수욕장, 동빈내항, 북부해수욕장이 함께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면서 횟집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도 더 늘었다”고 말하며 싱긋 웃는다.오후 7시10분 낯익은 얼굴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선다. 내일이면 내 고향을 등지고 다시 서울로 향해야 하지만 오늘은 오래된 나의 벗과 술 한잔을 기울이며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기로 한다.횟집 창 밖으로 보이는 포스코의 야경이 아름답다./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2013-01-02
지난해 4월 새누리당 19대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친박계이자 영남권의 모 의원은 “지난 5년간 고생했다. 이제 보상을 받을 차례”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야기했었다. 그리고 그의 예견대로 지난 12월 19일 치러진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가 `민생의 정부`를 표방하며 대통령으로 당선됐다.하지만 박근혜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인수위는 철저하게 측근을 배제하고 선대위와의 연속성을 고려했다는 평가다.박 당선인은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을 인수위원장에, 진영 정책위의장을 부위원장에 각각 임명했다. 또, 한광옥 전 의원을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에, 김상민 의원을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장에 각각 선임했다. 차기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는 중책을 맡은 인수위원장과 부위원장, 그리고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소위 측근그룹이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김용준 위원장과 한광옥 위원장은 지난 대선 기간에, 김상민 의원은 지난 총선 기간에 처음으로 박 당선인과 인연을 맺었을 정도로 측근과는 거리가 멀다.다만, 진영 부위원장이 박 당선인의 초대 비서실장을 맡는 등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오기는 했지만 현 정부 들어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등 소위 탈박을 했다가 정책위의장을 맡으며 다시 가까워진 경우로 측근 그룹으로 보기는 힘들다.더욱이 15명의 인수위 1차 인선에서 대구·경북 출신은 1명에 불과했다. 서울 출신이 9명이었으며, 호남 출신이 5명이나 됐다. TK출신은 김중태(72)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경북 의성이 고향이며 전 서울대 민족주의비교연구회 회장을 역임했다.□TK에 포진한 `박근혜의 남자는?`대구에서 출생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구미가 고향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때문에 대구와 경북은 박근혜 당선인의 정치적 원동력이 되는 지역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300만표 이상의 몰표를 안겨주며 당선에 결정적 공헌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역 친박계는 조용히 숨죽이고 있는 태세다.지난 대선에서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던 최경환(경북 경산·청도) 의원은 “후보에게 부담을 줄 수는 없다”는 이유로 비서실장직을 사퇴하고 2선 후퇴를 감행했다. 홍사덕 전 의원의 검찰 기소로 사실상 TK친박 수장 역할을 했던 최 의원의 2선 후퇴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는 것이 정계의 관측이다. 다만, 최 의원은 종종 서울로 상경해 당선인과 연락을 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박 당선인의 경제관련 가정교사로 알려진 이한구(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도 선거기간 대구에서 두문불출했다. 예산을 비롯해 국회 관련 일정이 아니면 상경 자체를 삼가했다. 다만, 이한구 원내대표는 박 당선인의 `민생의 정부`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안철수 전 후보에 대한 검증과 공세를 취했던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도 마찬가지다. 조 의원은 지난 12월 27일 있었던 대구·경북 시·도민회 송년회에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향후 움직임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은 군공항 문제와 경제 민주화 등 일련의 정책 입안 과정에서 박 당선인과 갈등을 빚기도 했으나, 당선인의 측근에 유 의원만한 심복이 없다는 평가다. 김태환(경북 구미을), 정희수(경북 영천), 서상기(대구 북구을) 의원 등도 `자리를 얻기 위해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당선인의 심중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선거운동 기간에도 지역구를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었다.그런가 하면,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대표적인 박근혜 당선인의 측근이다. `박근혜 당선인과 핫라인을 유지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전언이다. 결국, 차기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이들 중 당선인의 좌우에서 정책을 입안하고 지역 사정을 감안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평가다.□은거는 풀릴까홍사덕 전 의원은 지난 재판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를 시인했다. 하지만 박근혜 당선인이 정치적 동반자이자 좌장으로 모셨던 홍 전 의원을 구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론 차기정부 초반에 홍 전 의원을 `리콜`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그런 의미에서 강재섭 전 대표도 박근혜 당선인의 머리에 들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강 전 대표가 지난 총선 등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지만, 복심에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또 비례대표 중에서도 박 당선인의 심복은 있다. 현재 인수위 분과는 경제, 복지, 일자리, 교육, 외교ㆍ안보, 과학기술ㆍ통신 등 각 정책 분야를 전담하는 6~8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이러한 각 분과 업무를 총괄하고 조정하는 총괄간사에 박 당선인의 `정책 집사`인 안종범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경제통인 안 의원은 정책 전문성을 지향하는 박 당선인의 코드에 맞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선대위에서 핵심업무를 담당했던 신동철 총괄본부 여론조사단장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특히, 신 단장은 그간 박 당선인의 그림자 역할을 자임했다.박 당선인의 기획조정특보를 맡았던 최외출 영남대 교수도 측근 중의 측근이지만 외부에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 `숨은 실세`다.최 교수는 박 당선인의 외부인사 영입에 큰 역할을 하는 `메신저`로 알려져 있다. 안 전 대법관의 영입 이외에 최 교수는 한광옥 새누리당 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의 영입에도 적극 관여했다. 또 지난 9월 추석 직전 박 당선인이 소설가 이외수 씨를 만나러 갔을 때 사전에 조율한 사람도 최 교수였다.□당선인의 보좌관 라인박근혜 당선인과 오랜 세월 함께해 온 보좌관 그룹을 빼놓을 수 없다. 정계는 박근혜 후보 당선의 일등 공신으로 박 당선인 의원실 보좌관 3인방을 꼽는다. 이재만 보좌관, 정호성 비서관, 안봉근 비서관이 그들이다. 이들은 선대위 공식 직함은 없었지만 정책·메시지·일정 등을 총괄하다시피 하면서 박 당선인의 대선 선거 전략과 실행에 깊이 관여했다.한때 이들은 `4인방`으로 불렸으나 투표일을 보름 앞두고 이춘상 보좌관이 교통사고로 숨지면서 `3인방`이 됐다. `3인방`은 박 당선인이 1998년 대구 달성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정치에 입성할 때부터 15년을 함께해 온 동지들이다. 이재만 보좌관은 전략·정책, 정호성 비서관은 정무·메시지, 안봉근 비서관은 일정·수행을 총괄했다. 거물급 의원들이 눈치를 볼 정도로 실권을 행사하며 한때 `4대 천황`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박 당선인과 함께 청와대까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미리 본 박근혜 정부 국정 방향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신년사를 통해 “국민 여러분의 삶을 올해 국정운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면서 “국정의 중심을 민생과 국민대통합, 약속 실천에 두고 국민 모두가 행복한 100%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국정운영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이에앞서 박 당선인은 대선 다음날인 12월 20일 공식기자회견에서 `국정 키워드`를 화해와 대탕평, 국민대통합, 100% 대한민국, 경제민주화, 상생과 공생, 국민행복시대, 튼튼한 안보와 신뢰외교, 올바른 역사인식 등으로 표현했다. 박 당선인의 공약 등을 통해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미리 알아본다.□정치개혁=`기득권 청산`박 당선인의 개혁안 전반의 기저는 바로 `권력 내려놓기`이다.대통령의 인사권을 분산해 총리에게 헌법상 보장된 장관 제청권을 부여하고, 장관에게는 부처 및 산하기관 인사권을 보장하기로 했다.측근 및 친인척 비리의 근절을 위해 대통령 친인척과 고위공직자 비리를 감시, 수사하는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제를 신설할 계획이다.국회 개혁에 있어서는 국회의원의 주요 권한을 손질하는게 쇄신의 골자다.박 당선인은 불체포특권을 폐지하고 면책특권을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했으며, 국회 윤리위원회를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해 국민 눈높이에서 감시 기능을 확대하기로 했다.정당 및 선거제도 개혁의 경우 여야가 동시에 국민참여경선을 실시하는 것으로 법을 개정하고,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원의 정당공천제도 없애겠다고 약속했다.□정부조직=18부2처18청으로 3개부처 늘듯박 당선인은 대선공약으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해양수산부 부활 △정보통신 생태계 전담조직 신설을 약속했다.정보통신 전담조직이 `정보방송통신(ICT)부`와 같은 부(部) 신설 차원이라면 현재 15부2처18청인 정부조직의 규모는 18부2처18청으로 확대된다.미래창조과학부는 과학기술 분야를, ICT부는 정보통신 분야를 총괄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종전의 해양수산 업무에 더해 해양자원 개발까지도 도맡을 것으로 예상된다.박 당선인이 대검 중수부를 폐지해 서울중앙지검 등 일선 검찰청 특별수사부서에서 그 기능을 대신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한바 있어 검찰 조직도 축소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반면 경찰 인력을 2만명 증원하고 교육·안전·복지 분야 공무원을 단계적으로 늘리겠다는 공약에 따라 해당 부처는 정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경제민주화=소득양극화 해소경제민주화는 박 당선인의 핵심공약이다.`박근혜표 경제민주화`는 재계에 만연한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절대 관용하지 않겠다는 원칙에 방점을 두고 있다.박 당선인의 핵심 경제민주화 공약인 △불공정행위 징벌적 손해배상·집단소송제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사인(私人)의 금지청구제도 △중대 경제범죄자 집행유예 금지·사면권 제한 △부당 내부거래 이익환수 등은 모두 불공정행위 근절을 목표로 하고 있다.중소기업 육성책도 주목할 만하다. 정부출연연구기관 출연금의 일정비율을 중소기업 RD에 투입하는 쿼터제를 도입하는 등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을 늘리고, 세계화를 도와 글로벌 강소(强小)기업을 만들겠다는 것이다.□교육=고교 무상교육·대학등록금 부담완화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다. 소득 하위 80%까지 `소득연계 맞춤형 국가장학금`을 지원한다. 소득구간에 따라 소득 2분위까지는 등록금 전액, 소득 3~4분위에는 75%, 소득 5~6분위에는 절반, 소득 7~8분위에는 25%를 지원한다.이를 통해 2014년에는 대학등록금의 `실질적 반값`이 완성되도록 한다.고교 무상교육 대상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17년에는 완전 무상교육을 실현한다.구체적으로 2014년부터 매년 무상교육 수혜대상을 25%씩 늘려 2017년 100%를 완성하며, 교육기본법을 개정하고 관련예산을 반영한다.대학입시간소화와 선행학습 억제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도 추진된다.대입 수시모집은 학교생활기록부나 논술위주, 정시는 수능위주로 대입제도를 단순화한다.□노동=창조경제·근로시간단축으로 `일자리 만들기박 당선인의 고용·노동정책은 `늘·지·오`라는 구호로 요약할 수 있다.`창조경제` 실현과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새 일자리를 늘(늘)리고, 있는 일자리는 지(지)켜 고용안정을 꾀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통해 일자리의 질을 올(오)리겠다는 구상이다.박 당선인은 이 정책을 통해 임기 안에 15~64세 고용률을 EU 수준인 70%까지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을 낮추는 일도 역점 추진사업이다.우선 법개정을 통해 상시·지속적 업무를 수행하는 공공부문 근로자는 2015년까지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대기업의 정규직 전환도 유도할 계획이다.대기업에는 매년 근로자의 고용형태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해 공시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 비정규직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대기업의 관행을 개선하도록 유도한다.이밖에 월급여 130만원 미만(2013년 기준)인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해서는 고용보험·국민연금 보험료 100%를 정부가 지원한다. 위탁·도급 계약 등으로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직 근로자들도 산재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복지=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가장 주목되는 것 중 하나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4대 중증질환의 진료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겠다는 것이다.현재 75% 수준인 암·뇌혈관·심혈관·희귀성 난치병 등 4대 중증질환의 보장률(비급여 부문 포함, 간병비 제외)을 2013년 85%, 2014년 90%, 2015년 95%로 단계적으로 올리고 2016년까지 10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건강보험 본인부담 상한 차등화도 추진한다.현재 소득별로 3단계(200만원, 300만원, 400만원)로 돼 있는 건강보험 본인부담상한을 50만원 단위로 50만~500만원까지 10단계로 세분화한다는 것이 박 당선인의 공약이다.현행 기초노령연금과 장애인연금 대신 `기초연금`을 도입하고 65세 이상 모든 노인과 증증장애인에게 지급되는 연금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공약도 있다.“국민 여러분의 삶이 국정 운영 최우선 가치”박근혜 당선인 신년인사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계사년 새해가 밝았습니다.대통령 당선인으로 국민여러분께 새해 첫 인사를 드립니다.새해에는 국민 여러분의 꿈이 이루어지고 모든 분들이 행복해지길 기원합니다.그동안 저에게 보내주신 국민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고 민생현장에서 저에게 주신 말씀과 어려움들을 꼭 해결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삶을 올해 국정운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겠습니다.국정의 중심을 민생과 국민대통합, 약속 실천에 두고 국민 모두가 행복한 100%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저의 국정운영 철학입니다.공생과 상생의 정신으로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올해는 유난히도 춥습니다.이럴 때일수록 우리사회의 어려운분들이 많이 고통받고 힘들어 하십니다. 나눔과 사랑의 정신으로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드는데 국민 여러분께서 앞장서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국민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故 박태준 포스코 회장에 대한 박승호 포항시장의 한결 같은 존경심이 공교롭게도 1주기 추모 기간 동안 포항을 찾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전해져 기업인을 존중하는 도시로 깊은 인상을 준 사례가 있다. 지난해 12월 13일 중국 투자사절단 15명은 포항시청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 참석해 포항에 진출한 외국기업의 현황과 투자 환경, 산업단지 입주 시 지원되는 인센티브제도 등에 대해 파악한 뒤 숙소인 경주로 돌아갔다. 하지만 박승호 포항시장이 마침 자리를 비워 사절단과 시장의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이날 박 시장은 고 박태준 포스코 회장의 서거 1주기를 맞아 포항의 주요 기관단체장들과 함께 새벽 4시에 버스로 상경하는 강행군을 거쳐 서울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하느라 자리를 비웠다. 하지만 밤 늦게 포항에 도착한 박 시장은 곧바로 다음날 아침 7시 30분에 경주를 방문해 중국사절단과 식사를 함께 하며 포항 투자 유치에 열을 올렸다.특히 박 시장은 전날 중국인들이 특급호텔 유치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는 담당자들의 보고에 착안해 다시 한번 상세한 설명을 더했다. 박시장은 포항의 관광산업 잠재력과 국제비즈니스 중심도시 발전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강조해 특급호텔 사업이 매우 유망함을 각인시키기도 했다.이날 예기치 못한 박 시장의 깜짝 방문은 중국투자자들에게 포항시의 기업 유치에 대한 열의에 깊은 신뢰감을 줬다. 이들은 또 때마침 박 회장의 1주기를 맞은 포항시의 추모 열기를 직접 체험함으로써 기업인 존중의 기풍을 몸소 체험하는 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사절단의 한 관계자는 “어제 포항시청에서 박태준 회장을 기리기 위해 설치한 분향소와 생전의 모습을 담은 대형 걸개 사진, 조화 등을 보고 포항이 타계한 기업인까지 존중하는 감사와 의리의 도시임을 절감했다”라고 말했다.실제로 포항시청 로비에 걸린 걸개 사진 속에는 고인의 모습과 함께 지난 2008년 10월 14일 전 직원들이 도열하는 뜨거운 환대 속에 신청사를 방문했을 당시 박시장에게 `포항은 대한민국을 가난에서 건진 특별한 도시입니다. 더욱 노력해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어 주십시오`라는 인상적인 한마디가 적혀 있다. 박 회장은 또 박시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도시녹화사업의 성과를 특별히 언급하며 녹지 조성을 더 열심히 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박 시장은 뜻깊은 인연을 잊지 않고 지난해 이대환 작가와 송복 연세대 교수 등 전문가들을 초청해 박태준사상 심포지엄을 개최한 데 이어 올해 1주기에도 포항시청 안팎에서 대대적인 추모 운동을 주도해 고인에 대한 각별한 존경심을 보여줬다.또 다른 중국사절단 인사는 “의리와 관계를 중요시하는 중국인의 입장에서 기업인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이 확연히 드러나는 박승호 포항시장에게 대단한 신뢰감을 느꼈다”면서 “시장님이 직접 아침 일찍 이웃도시에 까지 찾아와 투자 유치를 위해 열의를 보이는 모습에서 해외투자의 면에서 포항의 매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모두 일자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자리는 최대의 복지라는 말이 위력을 발하고 있다. 철강산업 일변도인 산업구조에서 포스코의 철강 생산량이 지난해 9월 기준 3.5% 감소하고 수익 부문에서도 영업적자 제품이 40% 수준으로 급증하는 등 2013년도 그 어느 해보다 거친 시련이 예상되고 있다. 민선 4기에 이어 지난해 5기의 중반기를 넘어선 박승호 시장을 중심으로 포항시의 기업 유치 및 지원 정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올해도 최대의 시정 화두가 될 전망이다. 車부품 등 1천개 기업대상 올 초 투자설명회해외서도 개최…외투기업 등 고용 숫자 늘어□ 포항 경제의 젖줄, 철강공단새해는 포스코와 철강공단 업체들이 넘어야 할 힘든 장벽들이 예상된다. 지난해 포스코의 내부 부문 영업은 마이너스 성장이 잠정 집계되고 있다. 위기 타개를 위해 포스코는 베트남 호치민시의 다이아몬드 플라자와 부산의 센트럴스퀘어, 창원 대우백화점 등 대형 유통시설의 매각을 추진하고 SK텔레콤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의 지분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278개사의 305개 공장에 1만6천357명(남자 1만5천335명, 여자 1천22명)을 고용하고 있는 철강공단 의 수출은 지난해 9월 실적 이 8월보다 8.6% 증가한 3억6천942만불이었으나 2011년 9월 보다는 9.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포항시는 지난 2006년 포스코 주식 1주 갖기 운동 등 기업사랑 운동을 펼쳐 왔다. 포스코도 이익의 지역사회 환원을 위해 1995년 27억원 상당의 섬안큰다리 철강재를 공급하고 환호공원 조성에 200억원, 전국체전 기반시설 51억원, 문화예술회관 건립 57억원, 남구보건소 건립 43억원, 테크노파크 조성 200억원, 국제불빛축제 지원 11억원, 해도 수변공원 조성 300억원, 장학금 110억원 등을 기부해왔다. 포항시의 지방세 수입도 2005년 714억원, 2010년 376억원, 2012년 388억원에 이른다.□ 투자 유치 7조 3천억원박승호 시장 체제에서 포항시의 투자 유치 실적은 456개사의 7조3천억원에 9천98명의 고용을 창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민선 4기에는 366개사에 3조원, 고용 6천497명에서 5기에 들어 159개사에 4조3천억원, 고용은 2천601명에 이른다. 새해에는 주요 기업 5곳에서 350여명의 고용이 기대되고 있다. 이비덴 그라파이트 코리아가 80명, HC TP가 40명, 유니코정밀화학 40명, 동일산업 120명, 포스코켐텍과 도카이카본 70명 등이다.포항시는 민선 4~5기 기간 동안 투자 유치 목표를 10조원으로 정하고 조기 달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새해에도 더욱 공격적인 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는 자동차부품 700개사, 조선업 80개사, 금속기계 220개사 등 1천개 기업을 대상으로 1·3·5월에 업종별, 권역별 맞춤형 투자유치 설명회를 계획 중이다. 해외에서는 일본과 중국, 미주 등지에서 모두 5회의 설명회를 연다.□ 투자 유치 기반 조성포항시는 산업기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광명산업단지 25만2천㎡, 신흥산업단지 11만2천㎡ 등 입주 가능한 일반산업단지에 성장동력산업 분야 기업을 적극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블루밸리 254만6천㎡, 포항테크노파크 2단지 105만9천㎡ 등 개발 예정 단지 추진사업도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또 기업의 마케팅 활동 지원을 위해 환호공원 내 2만6천977㎡에 특급호텔을 유치하고 두호동과 송도동 시유지를 호텔 부지로 원가에 공급하는 등 민간개발 프로젝트 투자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무엇보다 포항시는 원활한 물류 인프라를 위해 2013년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 준공, 2014년 KTX 포항 직결선과 영일만항 철도 인입선 개통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또 철강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탈피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국 최고 수준의 RD 환경도 확충하고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포항에 경제자유구역과 외국인부품소재전용단지가 지정돼 있고 포스텍과 산업과학연구원, 방사광가속기, 나노기술집적센터, 지능로봇연구소, 포항테크노파크 등 산학연 연구협력체계가 구축돼 있는 현실은 외국기업들에게 큰 투자 유인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박승호 포항시장은 “2013년 새해 포항 시정의 최대 목표는 복지와 일자리, 삶의 환경 개선에 맞춰질 것”이라며 “포항은 포스코로 상징되는 한국 경제 성공 신화의 중심도시에서 첨단산업과학도시로 탈바꿈한 세계적 사례로 반드시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대구 가창초등학교대구에는 행복초등학교가 3곳 있다. 교육청이 학교의 자율화, 다양화, 특성화를 통해 학업부담을 줄이고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교과과정을 편성해 전인교육의 시발점이 되고자 지난 2011년 서촌초등학교를 행복학교 1호로 지정했다. 이후 지난해에 가창초, 유가초를 추가로 지정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는 신규로 6개 학교를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다. 서촌초는 아토피 치유 전문학교로, 가창초는 외국어중심, 유가초는 1인1악기 중심학교로 운영중이다.시골의 폐교위기에서 일약 전국의 학부모들이 전학을 위해 대기중인 가창행복초등학교를 알아본다. △폐교위기에서 몰리는 학교로.12월 중순 전날 내린 눈이 운동장에 소복이 쌓인 가창초교를 찾았다.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에 위치한 가창초교는 겉으로 보기에는 시골의 여느학교와 다를바 없다. 건물도 요즘 새로 지은 초현대식건물도 아니고 과거 일자형에 평범하다. 눈까지 내려 조금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 학교에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올해 초 전교생이 46명에 불과 폐교위기까지 갔지만 급속도로 전학인구가 늘어 현재 유치원 22명을 포함 학생수가 148명이다. 거의 3배가까이 불어났다. 현재는 정원초과로 더 이상 전학을 받아줄 수 없어 대기자만도 100여명에 이른다. 인근 수성구를 비롯, 북구 남구 달서구와 심지어 타 시도 대기자도 있는 실정이라고 학교관계자는 밝혔다.이렇듯 작은 시골학교에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학교관계자는 학교중심보다는 학생과 학부모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해 운영한 덕분이라고 보고 있다.즉 외국어중심 특성학교로 어릴때부터 영어와 중국어를 배울수 있는 장점과 학교의 비전제시, 시골 전원학교의 장점을 살린 때문으로 분석한다.△외국어중심으로 특성화가창초교는 영어와 중국어 등 초교때부터 외국어를 중점 공부한다. 이렇듯 외국어중점학교로 단기간에 성과를 낸데는 이상근 교장의 힘이 컸다.이 교장은 오랜 교사생활과 장학사근무를 하다 4년전에 중국 천진에 있는 한국국제학교 공모교장으로 뽑혀 3년간 있었다. 이곳에서 외국어를 비롯 학교 운영과정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여기에서 익힌 노하우를 그대로 실천한 곳이 가창초교다. 올 초 가창초교 공모제 교장에 응모해 부임한지 1년도 안돼 외국어중점학교로 학부모들의 입소문을 돌게 했다.이 교장은 각 학년별 외국어 교육시간을 주당 8~11시간씩 확보해 생활외국어 교육기회를 획기적으로 확대시켰다. 영어 경우 1, 2학년은 6시간, 3, 4학년은 7시간, 5, 6학년은 8시간씩 배정했다. 물론 방과후 시간도 포함됐다. 중국어는 1,2학년은 2시간, 3~6학년은 3시간씩 방과후 시간에 배정했다. 이러다보니 이 학교를 졸업하면 가벼운 일상 영어와 중국어는 어느정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것. 딱딱한 교실수업을 피하기 위해 영어 연극놀이와 ppt발표 등을 겸해 지루함을 줄이고 원어민교사와 한국인교사들이 합동수업을 하게해 학생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교실수업과 방과후 수업을 착실히 진행 결국 사교육없는 학교로 만든 것이 가장 큰 성공요인이라고 이상근 교장은 말했다. △가창달인제 운영가창초의 목적은 학교에서 배워야 할 대표적인 8가지 종목을 자체 선정해, 졸업무렵에는 각 종목별 달인을 만들겠다는 것.달인종목은 인문영역(영어, 중국어, 한자), 공학영역(컴퓨터), 예술영역(바이올린, 단소,리코더), 체육영역(음악줄넘기, 태권도) 등을 선정했다.8가지 각 종목을 일정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급수제를 적용하고, 정규교과 및 방과후학교의 개설강좌와 연계해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종목별로 취득한 급수에 따라 학교장이 직접 인증서를 학기별로 2번 수여하고, 평가실적은 학생부에 기재해 진로 및 진학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이외 기초기본학습력 바탕위에 글로벌 인재로서 지녀야 할 어학능력과 재능찾기 교육을 함께 시도, 꿈을 찾아가는 전 과정을 포트폴리오로 제작해 나만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만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자연과 함께하는 건강한 학교운영가창초교는 도심인근에 위치한 시골학교로서 자연친화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는 귀여운 농부`라는 슬로건아래 어릴때부터 학교텃밭가꾸기 사업 등을 통해 자연과 대화하고 있다.“사실 도심의 아이는 벼를 쌀나무로 아는 등 자연과 친화할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이곳 학생들은 직접 농산물을 재배하는 경험을 통해 자연적으로 자연친화적인 환경으로 변해갑니다”학생들은 학교실습지에서 무농약, 무비료로 농산물 재배를 해보는 경험을 맛본다. 이런 경험을 통해 자연과 땀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경험이 쌓인다는 게 학교관계자의 설명이다.또 학생들이 직접 재배하고 수확한 채소를 급식 식단재료로 활용함으로써 노동의 가치도 조금이나마 깨우쳐 준다는 것. 학교는 안전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지역주민 중 한사람을 텃밭 상시관리자로 임명해 관리하고 있다.주변의 자연을 활용, 시냇가나 야산의 산책길을 교사와 함께 이야기 하며 걷거나 식물과 대화하기 등을 통해 시골학교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향후계획가창초교는 사교육이 필요없는 전원학교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모든 학생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할 수 있다는 성공적인 공교육의 모델을 지향하고 어느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영어 및 중국어교육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국제교류협력 중심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외국어 평생교육의 기반을 형성하는게 목표다.아울러 외국어 학습방법의 다양화, 외국학생과의 국제교류 학습강화, 다양한 교내외 외국어 페스티벌등을 개최해 명실상부한 체험중심의 외국어교육 강화학교로 거듭 나겠다는 것.이상근 교장은 “시골의 조그마한 학교도 프로그램 운영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들이 다시 찾는 성공적인 학교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학부모와 소통으로 독창적 교육 실현”▲ 이상근 가창초등학교장“학교가 학부모님들의 욕구에 맞춰 앞서나가고 있는 게 여러 부모님들한테 어필된 것 같습니다”가창초교 이상근 교장은 가창초교의 조그마한 성공은 학부모와의 소통에 중점을 둔 독창적인 교과과정운영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취임초 학부모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힘쓴 결과 초기에 참석률이 저조했으나 지금은 80~90%의 학부모가 참석해 관심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아무리 좋은 정책을 갖고 있더라도 학생과 학부모가 따라주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처음 한두번은 어렵겠지만 수차례 만나서 장단점을 의논하다 보면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폐교위기의 가창초교에 전학생이 몰리는 학교로 만든 것은 중국 천진에서 한국국제학교교장을 역임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이 교장은 말했다. 이곳에서 3년여 있는 동안 선진학습과정을 벤치마킹한 여러 교과과정을 다양하게 적용해 본 경험이 큰 힘이 됐다는 것.“우리학교를 졸업하면 어디에 가더라도 기본 소통은 될 수 있는 실용 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외국인을 만나면 숨기에 바쁜 우리나라 여건상 초교만 졸업해도 실용외국어를 구사한다는 것은 학생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줄 것 이라고 말했다.교과과정이 처음에는 좀 힘들지만 별탈없이 잘 따라주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전했다. 그리고 전학생이 밀려있지만 정원상 다 못받아줘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교장은 교사들이 열정적으로 학생을 지도하다 보니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한편으로 교사의 업무부담이 많아 미안하다고 말했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짚신 장수와 우산 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의 우화가 생각나는 새해 아침이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비방을 찾는다며 지난 해 12월 우리는 전 국민의 지혜를 모아 새로운 지도자를 선택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우리 모두의 꿈이 모두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지역 명문 교육중심대학으로”▲ 서남수 위덕대학교 총장먼저 계사년 새해를 맞아 담대한 혁신과 유쾌한 도전을 통해 새롭게 도약하고 있는 위덕대학교의 전 교직원과 함께 그동안의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위덕대는 새해에도 지속적인 혁신과 도전을 통해서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꿈을 꾸고, 그것을 실현해 나아갈 길을 발견하고, 그것을 완성할 힘을 길러 줄 수 있는 대학이 될 것이다. 명문대학은 시험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입학하는 학교일 수 없다. 입학할 때보다 더 없이 크게 성장한 졸업생들을 배출하는 대학이 진정한 명문대학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교육의 질로 경쟁하고 학생과 지역 사회의 요구에 귀를 크게 열겠다. 중앙정부에서 30여 년간 고등교육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위덕대학교를 진정한 지역 명문 교육중심대학으로 만들겠다.“현대식 비즈니스센터 건립”▲ 최병곤 포항상의 회장정말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포항지역 상공계 및 경제인들은 지난해 그 어려운 고통에서 벗어나 올해는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한다.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겠지만 그래도 힘을 내야 한다. 포항의 발전은 경제인 여러분 손에 달려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와 자신감이다. 세계적인 불황이라고 하지만 주눅 들 이유가 없다. 어려울 때 일수록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더 많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개인적으로는 취임하면서 약속했던 포항상의 건물에 현대식 비즈니스센터 건립을 실현시키고 싶다. 또 회원사간 의견수렴, 소통강화, 애로사항 해결은 물론 글로벌 시대에 맞춰 국제협력사업 확대 및 지역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다양한 방법도 강구하겠다.“재미있고 감동주는 경기 펼쳐 보일 것”▲ 장성환 포항스틸러스 사장2013년 계사년에는 포항 시민 모두가 포항스틸러스로 하여금 행복한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포항스틸러스는 올 한해에도 축구를 통해 포항 시민들의 활력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53만 포항 시민 모두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을 통해 시민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구단으로 거듭나겠다. 올해는 매 경기 만원 관중이 스틸야드를 가득 채우고, 선수들은 최고의 경기력으로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FA컵 등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이다. 경기의 최종 목표는 승리하는 것이지만 이기는 과정도 중요하다. 팬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스포츠는 더 이상 존재하지 못한다. 우승을 목표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지만 무엇보다 팬들에게 재미있고 감동을 주는 경기를 펼쳐보이겠다. “도내 전 시군 문화예술인대회 개최”▲ 권창호 문화원聯 경북도지회장시간은 꽃이 피는 소리처럼 자신있게 다가오다가 가는비 손길처럼 스르름 맺혀도 주지않고 가버릴 때도 있다. 그러나 때로는 희망으로 내일이라면서 달려와 도전과 열정을 안겨주기도 한다. 경북의 23개 시·도문화원 문화가족 여러분들의 새해 행운을 빌며 문화원 발전을 기원한다. 문화와 전통예술은 뿌리 깊은 나무와 깊은 샘물 같아서 깊고 넓을수록 문화가족 정서에 시원한 그늘과 맑은 물을 공급해주는 원천이 되어야 하겠다. 문화를 기술적으로 연마하는 형이의 경계를 초월하여 문화의 얼과 정신을 통달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그게 바로 우리 문화원의 몫이다. 새해에는 도내 시군 문화원 전통문화박람회 같은 문화예술인대회를 한번 열었으면 한다. 새해에는 건강하시고 행복하길 바란다. “경영성과로 어업인들 주머니 두둑하게”▲ 강신국 강구수협장우리에겐 바다같은 넓은 삶의 터전이 있다. 여기에 우리의 꿈이 있고, 미래가 있다. 바다와 늘 함께 생활하며 바다를 귀하게 여기고 바다에서 얻는 행복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어업인들은 국가의 미래의 주인공들이다. 수협은 언제나 어업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으며 계사년 새해에는 어업인들의 가정에 행복이 충만하고 어촌마다 풍어와 만선의 기쁨이 가득한 한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아울러 수협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많은 분들의 이해와 협조로 부강어촌을 꿈꾸며 어떠한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하고 대처하는 새로운 각오와 마음을 다짐한다. 안정된 조합성장기반을 구축해 수협경영의 모든 역량을 집중, 흑자경영의 성과를 내 어업인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 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청년들 행복한 미래 준비하는 한해”▲ 홍덕률 대구대학교 총장2013년 새해가 밝았다. 설렘과 희망의 새해 아침이다. 지난해가 너무 힘들어서 그런지 새해에 거는 기대도 적지 않다. 먼저 우리 사회가 좀더 화합하고 따뜻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극심한 경쟁으로 해맑아야 할 아이들 심성마저 각박해진 것 같아 늘 안타까웠다.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함께 나누고 이해하면서 살아가는 화목한 사회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특히 새해에는 서민 생활의 주름이 펴질 수 있기를 바란다. 누구라도 끼니 걱정, 학비 걱정, 병원비 걱정만큼은 하지 않고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청년들 역시 행복한 미래를 신나게 준비할 수 있는 새해이기를 바란다.“적극적인 투자로 많은 일자리 창출”▲ 김동구 대구상의 회장지난해 우리 지역 경제는 그동안 축적된 역량을 통해 국내·외적으로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산업생산과 수출 등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새해에도 경제 환경에 많은 변화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경제계는 위기를 지역발전의 좋은 기회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 지역 현안해결에 앞장서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겠다. 특히 올해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상을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어려운 이웃, 낮은 곳을 배려하면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기업의 모습을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겠다. 우리 지역 기업들이 더 활발히 경제활동을 펼치고,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시도민 여러분께서도 많은 성원과 격려를 보내 주시기 바란다. “세계 최고 수준의 차별화된 제품 생산”▲ 박유덕 아주베스틸 사장올해는 창사 이래 가장 바쁜 한해가 될 것 같다. 지난해 2억불 수출탑 수상을 계기로 올해는 3, 4억불의 수출탑도 받고 싶다. 지난 1996년 강관업에 처음 뛰어든 이래 최고의 성장을 기록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소망이 헛되지 않게 CEO인 나를 비롯해 전 임직원들이 하나가 돼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올해는 유가증권시장의 상장과 북미지역의 셰일가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 세계 강관시장에 아주베스틸의 이름을 당당히 알리겠다. 직원들과 그 가족의 건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건강을 지키면서 회사일에 충실해 달라. “교육 미래방향 제시하는 학교로”▲ 최상하 포항영일고 교장2013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교직에 30여년을 봉직하면서 늘 변화와 개선에 전력을 기울여왔다. 즐겁고 신나는 학교생활을 위해 1인 1악기와 합창을 생활화했고, 인간의 도리를 가르치기 위해 전통예절교육을 실시하는 등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앞으로는 학생들에게 꿈과 감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학생중심의 토론과 발표위주의 수업을 꾸준히 시행하겠다. 새해에도 학생들이 따뜻한 가슴, 밝은 표정으로 교내에서 갈등, 폭력, 자살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포항영일고등학교가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방향을 제시하는 학교로 우뚝서 타학교에 모범이 되는 훌륭한 학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좋은 정책들 쏟아져 농민들 주름 펴지길”▲ 권순협 안동농협조합장계사년(癸巳年) 새해를 맞아 전국 수많은 인파들이 해돋이 명소로 모여들 정도로 사람들은 뜨는 해를 보며 새해의 소망을 빌기도 한다. 2013년 새해도 결국 밝았다. 설렘과 희망의 새해 아침이다. 지난해가 너무나 다사다난해서 그런지 새해에 거는 기대도 적지 않다. 예부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했다. FTA 등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따라 갈수록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다. 농협 차원에서도 이와 따른 관련 경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의 성과일 뿐 제도적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 문제에 대해 어느 특정 부서를 거론하기보다 이번 새해에는 각계에서 좋은 의견이나 정책들이 쏟아져 농민들의 주름이 펴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 웃음이 가득하고 바라는 일들이 속시원히 이뤄지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2012년은 그 어느때보다 숨가쁘게 달려온 격동의 시간이었습니다. 경제위기와 폭염·태풍, 불산 누출사고 등 크고작은 시련이 있었지만 도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 경북발전의 틀을 구체화시킨 한해였습니다.2013년은 우리에게 도전과 기회의 해가 될 것입니다. 세계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날 조국발전을 이끈 경험과 저력이 있습니다. 능히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계사년은 경북의 자존과 미래를 확인받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양질의 일자리와 성장동력 창출, SOC 확충,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와 경주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한 글로벌 문화경북, 경북정체성 확립, 강·산·바다 프로젝트, FTA를 넘어서는 농어촌의 미래, 서민이 대접받는 행복경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현장에서 도민 여러분과 소통하며 살아 움직이는 경북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무엇보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의 염원을 담은 새로운 정부가 출범합니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통해 지방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겠습니다.자랑스러운 도민 여러분!별은 어두울수록 빛을 발하고 나무는 비바람이 강할수록 뿌리가 깊어진다고 했습니다. 지금 다소 힘들고 어렵지만 우리에게는 내일을 향한 벅찬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이 대한민국의 길이 되고 역사가 된다는 자부심으로 손에 손을 맞잡고 계사년 한해를 힘찬 도약과 영광의 해로 만들어 갑시다.
존경하는 260만 대구시민 여러분! 희망찬 계사년(癸巳年) 새해가 밝았습니다.먼저 올 한해 시민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소망하시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이뤄지시기를 기원 드립니다.새해에는 우리 대구가 경제성장 기반을 더욱 굳건히 다지면서, 시민들의 꿈은 키우고 고충은 덜어드릴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 미래가 튼튼한 대구, 시민이 행복한 대구를 만들어 나가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국가산단과 첨복단지 등에 국내·외 우량기업을 적극 유치하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젊은이들이 찾아오는 활기찬 도시로 만들어 가겠습니다.`2013 세계에너지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대구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도시철도 3호선과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를 대구의 랜드마크로 건설하고, 신공항 건설과 K-2 이전을 비롯한 지역숙원사업 해결에 시민들의 역량을 결집시켜 나가겠습니다.아울러 새해에는 서민경제를 살려 온기를 돌게하는 한편 미래세대 성장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다져 `日就月將해 雄飛大邱`가 될 수 있도록 시정을 펼쳐 나가겠습니다.자랑스러운 시민 여러분! 2013년 새 해에도 우리 대구가 `희망이 넘치는 일류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저를 비롯한 1만여 공직자들이 자세를 가다듬고 다시 뛰겠습니다.시민여러분께서도 애정 어린 관심과 성원을 보내 주시기를 부탁드리면서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이 충만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존경하는 대구시민 여러분! 2013년 계사년(癸巳年) 새해가 밝았습니다.지난 임진년(壬辰年) 한해는 참으로 다사다난한 해였습니다. 제18대 대통령선거,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이 종합 5위를 달성해 국위선양을 하기도 했지만, 국내산업과 세계경제 침체로 서민경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무엇보다 경제를 활성화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서민경제가 살아나길 바라는 기대와 희망이 더 간절한 것 같습니다.대구시의회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지역 숙원사업을 국가정책에 반영해 신성장동력 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내 서민 경제를 살리고, 대구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올 한해는 대구 시민의 참뜻을 대변해 시민 모두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올해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새해 대구시의회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주민자치 시대, 진정 시민과 함께하는 의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