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전교생 46명서 전학증가로 총 148명으로 늘어<br>학생·학부모중심 교육 및 외국어 중점운영 등 장점 많아<br>지속적인 영어·중국어교육으로 국제교류협력 강화추진
대구 가창초등학교대구에는 행복초등학교가 3곳 있다. 교육청이 학교의 자율화, 다양화, 특성화를 통해 학업부담을 줄이고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교과과정을 편성해 전인교육의 시발점이 되고자 지난 2011년 서촌초등학교를 행복학교 1호로 지정했다. 이후 지난해에 가창초, 유가초를 추가로 지정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는 신규로 6개 학교를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다. 서촌초는 아토피 치유 전문학교로, 가창초는 외국어중심, 유가초는 1인1악기 중심학교로 운영중이다.
시골의 폐교위기에서 일약 전국의 학부모들이 전학을 위해 대기중인 가창행복초등학교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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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위기에서 몰리는 학교로.12월 중순 전날 내린 눈이 운동장에 소복이 쌓인 가창초교를 찾았다.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에 위치한 가창초교는 겉으로 보기에는 시골의 여느학교와 다를바 없다. 건물도 요즘 새로 지은 초현대식건물도 아니고 과거 일자형에 평범하다. 눈까지 내려 조금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 학교에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올해 초 전교생이 46명에 불과 폐교위기까지 갔지만 급속도로 전학인구가 늘어 현재 유치원 22명을 포함 학생수가 148명이다. 거의 3배가까이 불어났다. 현재는 정원초과로 더 이상 전학을 받아줄 수 없어 대기자만도 100여명에 이른다. 인근 수성구를 비롯, 북구 남구 달서구와 심지어 타 시도 대기자도 있는 실정이라고 학교관계자는 밝혔다.
이렇듯 작은 시골학교에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학교관계자는 학교중심보다는 학생과 학부모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해 운영한 덕분이라고 보고 있다.
즉 외국어중심 특성학교로 어릴때부터 영어와 중국어를 배울수 있는 장점과 학교의 비전제시, 시골 전원학교의 장점을 살린 때문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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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중심으로 특성화가창초교는 영어와 중국어 등 초교때부터 외국어를 중점 공부한다. 이렇듯 외국어중점학교로 단기간에 성과를 낸데는 이상근 교장의 힘이 컸다.
이 교장은 오랜 교사생활과 장학사근무를 하다 4년전에 중국 천진에 있는 한국국제학교 공모교장으로 뽑혀 3년간 있었다. 이곳에서 외국어를 비롯 학교 운영과정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여기에서 익힌 노하우를 그대로 실천한 곳이 가창초교다. 올 초 가창초교 공모제 교장에 응모해 부임한지 1년도 안돼 외국어중점학교로 학부모들의 입소문을 돌게 했다.
이 교장은 각 학년별 외국어 교육시간을 주당 8~11시간씩 확보해 생활외국어 교육기회를 획기적으로 확대시켰다. 영어 경우 1, 2학년은 6시간, 3, 4학년은 7시간, 5, 6학년은 8시간씩 배정했다. 물론 방과후 시간도 포함됐다. 중국어는 1,2학년은 2시간, 3~6학년은 3시간씩 방과후 시간에 배정했다. 이러다보니 이 학교를 졸업하면 가벼운 일상 영어와 중국어는 어느정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것. 딱딱한 교실수업을 피하기 위해 영어 연극놀이와 ppt발표 등을 겸해 지루함을 줄이고 원어민교사와 한국인교사들이 합동수업을 하게해 학생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교실수업과 방과후 수업을 착실히 진행 결국 사교육없는 학교로 만든 것이 가장 큰 성공요인이라고 이상근 교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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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창달인제 운영가창초의 목적은 학교에서 배워야 할 대표적인 8가지 종목을 자체 선정해, 졸업무렵에는 각 종목별 달인을 만들겠다는 것.달인종목은 인문영역(영어, 중국어, 한자), 공학영역(컴퓨터), 예술영역(바이올린, 단소,리코더), 체육영역(음악줄넘기, 태권도) 등을 선정했다.
8가지 각 종목을 일정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급수제를 적용하고, 정규교과 및 방과후학교의 개설강좌와 연계해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종목별로 취득한 급수에 따라 학교장이 직접 인증서를 학기별로 2번 수여하고, 평가실적은 학생부에 기재해 진로 및 진학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외 기초기본학습력 바탕위에 글로벌 인재로서 지녀야 할 어학능력과 재능찾기 교육을 함께 시도, 꿈을 찾아가는 전 과정을 포트폴리오로 제작해 나만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만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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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하는 건강한 학교운영가창초교는 도심인근에 위치한 시골학교로서 자연친화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는 귀여운 농부`라는 슬로건아래 어릴때부터 학교텃밭가꾸기 사업 등을 통해 자연과 대화하고 있다.
“사실 도심의 아이는 벼를 쌀나무로 아는 등 자연과 친화할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이곳 학생들은 직접 농산물을 재배하는 경험을 통해 자연적으로 자연친화적인 환경으로 변해갑니다”
학생들은 학교실습지에서 무농약, 무비료로 농산물 재배를 해보는 경험을 맛본다. 이런 경험을 통해 자연과 땀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경험이 쌓인다는 게 학교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학생들이 직접 재배하고 수확한 채소를 급식 식단재료로 활용함으로써 노동의 가치도 조금이나마 깨우쳐 준다는 것. 학교는 안전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지역주민 중 한사람을 텃밭 상시관리자로 임명해 관리하고 있다.
주변의 자연을 활용, 시냇가나 야산의 산책길을 교사와 함께 이야기 하며 걷거나 식물과 대화하기 등을 통해 시골학교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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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계획가창초교는 사교육이 필요없는 전원학교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모든 학생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할 수 있다는 성공적인 공교육의 모델을 지향하고 어느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영어 및 중국어교육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국제교류협력 중심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외국어 평생교육의 기반을 형성하는게 목표다.아울러 외국어 학습방법의 다양화, 외국학생과의 국제교류 학습강화, 다양한 교내외 외국어 페스티벌등을 개최해 명실상부한 체험중심의 외국어교육 강화학교로 거듭 나겠다는 것.
이상근 교장은 “시골의 조그마한 학교도 프로그램 운영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들이 다시 찾는 성공적인 학교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학부모와 소통으로 독창적 교육 실현”“학교가 학부모님들의 욕구에 맞춰 앞서나가고 있는 게 여러 부모님들한테 어필된 것 같습니다”
가창초교 이상근 교장은 가창초교의 조그마한 성공은 학부모와의 소통에 중점을 둔 독창적인 교과과정운영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취임초 학부모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힘쓴 결과 초기에 참석률이 저조했으나 지금은 80~90%의 학부모가 참석해 관심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갖고 있더라도 학생과 학부모가 따라주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처음 한두번은 어렵겠지만 수차례 만나서 장단점을 의논하다 보면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폐교위기의 가창초교에 전학생이 몰리는 학교로 만든 것은 중국 천진에서 한국국제학교교장을 역임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이 교장은 말했다. 이곳에서 3년여 있는 동안 선진학습과정을 벤치마킹한 여러 교과과정을 다양하게 적용해 본 경험이 큰 힘이 됐다는 것.
“우리학교를 졸업하면 어디에 가더라도 기본 소통은 될 수 있는 실용 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외국인을 만나면 숨기에 바쁜 우리나라 여건상 초교만 졸업해도 실용외국어를 구사한다는 것은 학생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줄 것 이라고 말했다.
교과과정이 처음에는 좀 힘들지만 별탈없이 잘 따라주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전했다. 그리고 전학생이 밀려있지만 정원상 다 못받아줘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교장은 교사들이 열정적으로 학생을 지도하다 보니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한편으로 교사의 업무부담이 많아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