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지방선거의 해를 맞아 요즘 지역발전을 염원하는 유권자들은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인재를 찾기 위해 여러 매체에 부쩍 더 많은 관심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정보의 바다에 빠진 유권자들은 알권리의 보장은 커녕 때때로 일부 매체들의 왜곡된 정보로 인해 선거철이 되면 언론에 대한 불신의 경향 마저 보여온 것이 현실이다. 경북매일신문과 포항MBC의 `2014년 신년특집 여론조사`가 앞으로 6개월 뒤에 지역민들이 올바른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
■ 포항
선호도, 우창·장량·환여지역 27.2% 최저이강덕 전 해양경찰청장 7.7%로 3위 선전
박승호 시장은 선호도(34.4%)에서 공원식 전 경북도정무부지사(10.0%) 등 경쟁 예상자 6명의 지지를 모두 합한 39.5%에 육박할 만큼 우위에 있다.그러나 교체의사가 43.9%로 나와, 재신임 36.4%를 넘어선 것이 일단은 부담스럽다. 그동안 열심히 일했음에도 교체의사가 높은 것은 8년 재임이라는 기간에다 다소 비판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중규모 이상 도시민들의 정치 성향, 그리고 승마장 등 일련의 집단민원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 시장 교체의사는 두호/중앙/죽도 도의원 선거구에서 55.4%로 가장 높았고, 연령대에서는 40대가 56.2%로 나타났다. 재신임에서는 동해/구룡포/오천/장기/호미곶 도의원 선거구에서 46%가 다시 되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고, 연령대에서는 20~30대가 40.7%의 가장 높은 지지의사를 보였다.
중앙/죽도 선거구에서 교체의사가 비교적 높은 것은 도심공동화의 장기화로 인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보이고 20-30대에서 재신임이 많은 것은 영일대해수욕장 개발 등 도시를 밝고 젊어지게 만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박 시장에 대한 선호도는 남·북구를 통틀어 우창, 장량, 환여에서 27.2%로 가장 낮았는데 지난 후반기 승마장 건립 반대민원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공원식 전 부지사는 선호도에서 2위를 차지했지만 예상 외로 낮았다. 일각에서 실시한 그동안의 별도 조사에서도 15%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지지도의 정체를 확인 할 수 있다. 경북관광공사 사장 현직에 머물면서 아직 본 선거에 뛰어들지 않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관심을 모았던 이강덕 전 해양경찰청장은 7.7% 3위를 차지, 일단은 선전했다. 그러나 그 역시 지난해 가을 실시된 영남일보 여론조사에서보다 절반 이상 선호도가 떨어져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 전 청장은 현재 포항에 머물면서 지인들을 만나 여론을 탐색하고 있다. 특히 이 전 청장은 장세헌 도의원 등 출마예상자가 늘면서 지지층이 이탈한 것으로도 읽히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고향에 내려와 활동 중인 이창균 전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 자문위원과 모성은 전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전문위원도 아직은 선호도가 10%를 밑돌고 있다. 장세헌 도의원은 5.9%로 나타나 끝가지 완주할지가 관심사다.
한편 경북도지사 선거 경우 예상대로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선호도가 42.8%로 타 예비 후보를 압도했다. 아직 출마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강석호 국회의원은 포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하며 생활한데다 시의원 도의원을 역임한 영향으로 선호도는 비교적 높은 16.9%로 나타났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 포항에서 한동안 재직했던 이철우 의원은 4.2%, 김재원 의원은 3.5%을 받았다. 3명의 국회의원은 김관용 경북지사의 거취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아직 출마자체가 미지수다.
이번 조사에서 함께 실시한 지역평가에서 포항시민들은 주거만족도에선 46%가 매우만족 및 대체로 만족했으며 40.7%는 보통이라고 응답, 큰 불만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자부심과 애향심에 대해선 62%가 크다(보통은 36)고 답한 반면 매우낮거나 다소 낮다는 11% 뿐이어서 지역에 대한 애책과 관심은 절대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 경주
박병훈 경북도의원과불과 8% 차이로 박빙
조사결과만 놓고 볼때 올 6·4 경주시장 지방선거는 요동칠 가능성이 한결 높아지고 있다.
이는 최양식 경주시장의 선호도가 예상 외로 부진한데서 비롯된다. 최 시장은 현직이면서도 선호도가 26%에 머물렀다. 박병훈 경북도의원과는 불과 8% 차이고, 황진홍 전 경주시부시장과도 10% 내외다.
최학철 도의원도 10%대에 달해 무시못할 존재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최 시장은 지난해 10월 영남일보 조사에선 재신임 29.5% 교체 37.7%로 나타났으나 이번 조사에선 재신임은 28.8%로 비슷하나 교체의사가 47.8%로 지난 10월에 비해 10%나 올랐다. 최근 한수원 본사 이전 연기 발표 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 시장 경우 특정 지역에서 부정적 입장이 두드러진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도의원 선거구별 단위 조사에서 총 4개 지역 중 안강, 강동, 현곡, 천북은 선호도 16.3%로 전체 지역의 응답 중 유일한 10%대로 떨어져 최하위를 점했으며, 재신임에 대한 답변에서도 또 다시 유일한 10%대인 18.9%로 나와 이 지역구에서 유달리 비판적인 반응을 받았다.
행정안전부 차관 출신으로 입성한 최 시장은 문화 부분 등에 식견이 있어 최근 월성 복원 등 경주가 가야할 큰 사업들을 성사시키고 있음에도 낮은 선호도가 유지되는 것은 정무적 감각의 부족과 시민들과의 스킨십 결여가 우선으로 꼽히고 있다.
박병훈 도의원은 2위 자리를 견고히 하고 있다. 최근 실시된 다른 조사에서도 20% 내외에서 최 시장을 바짝 뒤고 있다. 비교적 유권자와 편하게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 등 정무감각이 일단은 뛰어난 것으로 보이나 그 역시 지지율 20% 선을 넘지 못한다는 한계가 관건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이는 3위에 오른 황진홍 전 경주시부시장이다. 그는 그동안 경주시장과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번번히 고배를 마셔오다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라고 주변에 선언해 놓은 상태다. 종전 국회의원 및 시장 선거 당시보다 훨씬 높은 선호도가 나온 것은 지금 거론되는 후보 중에선 선택해도 괜찮다는 민심 변화로 읽힌다. 너무 출마가 잦다는 여론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주목되고 있다.
안강을 지역구로 하고 경주시의장을 지낸 최학철 경북도의원도 예상외 지지를 받았다. 다른 예비후보들에 비해 비교적 뒤늦게 움직인 그는 어떤 경우라도 포기는 없다면서 끝까지 가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하고 있다. 경주 최씨가 대성이지만 최양식 시장과 문중을 양분하고 있어 선호도에서 다소 밀린다. 오랫 동안 정치 일선에 머물러 어떻게 하면 민심을 움직일 수 있는 지를 잘 안다는 점에서 그의 행보도 예사롭지는 않으나 이미 선거 구도가 짜여지고 있는 큰 판에 끼이지 못한다는 점이 큰 단점이다.
조사에서 이진구 전 경주시의회 의장의 선호도가 10%를 밑돈 것은 다소 의외다. 그는 경주의 친박 원조로서 정수성 국회의원을 무소속으로 당시 당선시킨 장본인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 선거 당시도 경주에서 큰 역할을 했다. 따라서 그동안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에 대한 선호도는 기대 이하로 나타나 그가 어떻에 이를 받아들일지가 더 큰 관심사항이다.
아직은 적극적이지 않은 점도 조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출마선언을 하면 가장 부담스런 이가 정수성 현 국회의원이다.
한편 도지사 선거에선 김관용 경북지사가 52%로, 권오을 전 국회의원 9.3%, 강석호 국회의원 6.8%, 김재원 국회의원 2.6% 등을 여유롭게 앞섰다. 김 지사 경우 다시 선출되는 것이 좋다는 재신임도에서도 56%를 받아 교체의사 22%를 압도했다.
정주의식과 관련한 조사에선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된 황성, 용강, 성건, 중부가 주거만족도도 52.8%로 가장 높았고, 미래발전 전망과 자부심 및 애향심에서는 동천, 불국, 양남, 양북, 감포 등이 32.0%, 57.6%로 가장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는 이들 지역민이 방폐장 및 한수원 본사 유치 등 최근 수년간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실제로 현실에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시기:2013년 12월 28일 ~ 29일
○조사대상:1차 경북동해안 성인 남녀 4천700명(포항 1천500명, 경주 1천명 포함)
○조사방법:자동응답전화여론조사(울릉은 전화면접조사)
○신뢰도:95%±2.5%(포항)·±3.1%(경주)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