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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구하려 뱃머리 돌린 ‘울릉크루즈’... 승객 1088 명엔 ‘무료 조식’ 눈길

황진영 기자
등록일 2026-05-22 12:40 게재일 202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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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울릉 항해 중 70대 여성 응급환자 발생에 전격 회항
포항~울릉 항로를 운항하는 울릉크루즈의 전천후 카페리선 뉴씨다오펄호가 22일 포항으로의 출항을 앞두고 울릉 사동항에 정박해 있다. 뉴씨다오펄호는 전날 밤 항해 중에 발생한 70대 여성 응급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전격 회항을 결정, 지역 사회에 큰 감동을 주고 있다. /황진영 기자


승객 1088 명을 태우고 포항에서 울릉으로 향하던 울릉크루즈의 전천후 카페리선 뉴씨다오펄호가 바다 한가운데서 발생한 70대 여성 응급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뱃머리를 돌린 사실이 알려져 지역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막대한 운항 손실을 감수한 것은 물론, 회항으로 인해 일정이 지연된 승객 전원에게 무료 조식까지 제공해 진정한 고객 감동을 실천했다는 평가다.

22일 울릉군청 자유게시판 등 지역 커뮤니티에는 ‘울릉크루즈 임직원 여러분 고맙습니다’라는 제목의 훈훈한 미담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해당 크루즈 탑승객이라고 밝힌 작성자 이 모씨에 따르면 사건은 만석에 가까운  1088명의 승객을 싣고 전날 오후 11시 포항 영일만항에서 울릉도로 향하던 여객선 내에서 발생했다.
 

22일 오전, 울릉군청 자유게시판에 훈훈한 미담 글이 올라와 화제를 낳고 있다. /울릉군청 자유게시판 갈무리


출항 후 승객들이 여행의 여유를 만끽하던 자정 무렵, 선내에 다급히 의료진(의사, 간호사)을 찾는 안내 방송이 울려 퍼졌다. 이어 새벽 1시쯤 “환자의 상태가 위급해 포항으로 회항을 결정했다”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미 포항을 떠나 2시간가량 울릉도를 향해 항해하던 시점이었지만, 울릉 크루즈 측은 인명 구조를 최우선으로 삼고 바로 포항 영일만항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새벽 3시쯤 다시 포항에 도착한 여객선은 대기 중이던 119구급대에 무사히 환자를 인계한 뒤, 곧바로 울릉도를 향해 재출항했다.

선사 측의 탑승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와 책임 있는 후속 대처도 눈길을 끌었다. 회항으로 인해 애초 예상보다 늦은 오전 10시쯤 울릉도에 도착하게 되자, 선사 측은 지연 도착에 대한 도의적인 사과의 뜻으로 탑승객 1088명 전원에게 선내 아침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다.

글 작성자 이 씨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두 시간이 나 달린 길을 되돌아가면서 발생한 막대한 연료비 손실에, 선사 측 잘못이 아님에도 1천여 명분의 식사까지 무료로 제공했다”라며 “이런 결정과 배려에 정중하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아울러 환자분의 쾌유를 빈다”라고 전했다.

다행히 선사의 신속한 결단에 응급환자 A씨(74·여)는 적기를 놓치지 않고 현재 포항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해상에서 응급환자 발생 시 선사의 회항 결정은 규정상 가능하지만 수천만 원에 달하는 유류비 손실과 일정 지연에 따른 승객들의 불만을 오롯이 감수해야 하기에 절대 쉽지만은 않은 선택이다. 그런데도 눈앞의 이윤보다 한 사람의 생명을 먼저 생각하고, 나아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불편을 겪은 탑승객들의 마음마저 세심하게 보듬은 울릉 크루즈의 대처는 지역 사회와 관광객들에게 큰 본보기가 되고 있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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