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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강덕 포항시장 “캐나다·멕시코 철강도시와 연대해 관세 인하 촉구 가능”

미국 워싱턴 D.C.에서 ‘철강 관세 인하 촉구’ 캠페인을 하면서 포항 철강산업의 절박한 현실을 전한 이강덕 포항시장은 10일 “철강으로 먹고 사는 포항의 운명이 달린 문제여서 어떻게든 위기에 처한 철강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 국내외에서 공감대를 얻어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나섰다”고 소감을 말했다. 영국처럼 최소한 25% 수준으로 조정하거나 제한적 쿼터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이 시장은 “철강산업이 도시의 대부분을 차지해 관세 50% 유지로 직격탄을 맞은 포항과 광양, 당진을 비롯해 캐나다와 멕시코 도시들이 화상회의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대신해서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철강 관세 인하 촉구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을 보탰다. 이 시장은 특히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치솟는 물가 등이 유권자들의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관세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라면서 “이 부분에 대한 대비도 끊임없이 해야 하고, 정부도 나름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비교되지 않는 가격 경쟁력, 값비싼 전기료 부담에 관세 50% 폭탄, 내년 1월 1일 시행하는 유럽탄소국경세(CBAM) 등 악재가 쌓인 포항의 주요 철강사는 사업장 폐쇄 등으로 생산과 고용이 감소하는 등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시장은 김덕만 버지니아한인회 회장 등과 함께 1~2일(현지 시각) 한미 관세 협상에서 철강 품목 관세가 50%로 유지돼 직격탄을 맞은 철강산업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캠페인을 워싱턴 D.C. 백악관과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했다. ‘동맹국인 한국에 대한 철강 관세 부과를 멈춰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을 들고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미국 시민사회에 한국 철강산업의 중요성을 알렸고, 동맹국 사이 신뢰에 기반한 공정한 무역 환경 조성도 요청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9-10

‘한돈 70만원’ 금값 사상 최고 소비 심리 위축 금은방 ‘울상’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대구지역에는 소비 심리 위축으로 거래가 줄어 울상이다. 지난 8일(현지 시각) 런던금시장협회(LBMA)에서 금 현물 가격은 지난 8일(현지 시각) 장중 한때 1온스당 3646.29달러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된 금 선물 12월물도 전날보다 0.7% 오른 3677.40달러에 마감됐다. 국내에서도 금값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KRX금시장에서는 전날 오후 2시 48분 기준 금 1㎏ 현물 가격이 전일 대비 2.71% 오른 165만 910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152만 8600원에서 불과 열흘 만에 약 10% 가까이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은방들은 돌 반지뿐만 아니라 결혼 예물, 커플링, 기념품 등 귀금속 소비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은 대구 중구에 있는 전국 유일의 패션주얼리 특구에서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곳은 2005년 중소기업청에 의해 지정돼 귀금속 및 주얼리 산업의 집적지이자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지금은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10일 오후 대구 중구 교동 귀금속 거리에서는 금은방들이 오전부터 금반지나 금목걸이 등을 진열장 위에 가지런히 올려두며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다만 상점 대다수는 오가는 손님이 없어 보였다. 귀금속 가게에는 제품을 구매하러 온 고객들이 상인과 상담하는 모습도 보이기는 했지만 매우 드물었다. 황해범 대구패션주얼리특구상인회장은 “경기침체와 금값 상승으로 인해 매출이 50% 이상 줄었다”면서 “공직사회나 기업체 등이 귀금속을 재료로 한 기념 기념패, 상패 등의 주문도 금의 양을 줄이거나 없애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40년 이상 귀금속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상인 조모씨(70)는 “금 시세 문의는 늘어났다”며 “목걸이와 팔지 등 제품 구매보다는 투자목적으로 골드바와 금덩어리 등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시민들은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돌 반지 선물 조차 매우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직장인 김모씨(38)는 ”2년 전 친구에게 아이의 돌에 선물 받은 돌 반지는 30만 원대였다”면서 “친구 아이의 돌에 맞춰 돌 반지를 선물하려고 알아보니 한돈에 70만 원이 넘어 고민이 깊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최근에는 금의 양을 줄여 순금 반 돈 반지나 현금 등으로 선물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 귀금속 가게를 통한 금 매매가 부담스러워지면서 중고 거래플랫폼 등을 통한 개인간 거래도 늘어나고 있다. 판매자는 금을 사고·팔 때의 가격 차이를 줄일 수 있고 구매자는 수공비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 달러 약세,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 확대가 맞물리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1온스당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 경우 국내 금값은 순금 한 돈 값은 100만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사진/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9-10

SRT, 추석승차권 일반예매 시작⋯KTX 예매는?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SRT·KTX의 추석 기차표 예매 일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에스알(SR)은 10일부터 11일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추석 명절 승차권 예매를 진행한다. 10일은 경부선·경전선·동해선, 11일에는 호남선·전라선 승차권을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명절예매 전용홈페이지에서 운영한다. 앞서 에스알(SR)은 지난 8일부터 이틀간 경로·장애인·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추석 명절 SRT 승차권 우선예매를 진행한 결과 예매율 55%를 기록했다. 우선예매 기간 동안 PC, 모바일을 통한 온라인 예매와 전화접수로 예약한 승차권은 오는 17일 자정까지 결제해야한다. 기간 내에 결제하지 않은 승차권은 자동 취소된다. 특히 전화접수로 승차권을 예매한 경로·장애인·국가유공자는 주민등록증·복지카드·유공자증 등 본인확인이 가능한 신분증을 소지하고 반드시 역 창구에서 결제해야 승차권을 발권 받을 수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오는 15~18일 나흘간 추석승차권 티켓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지난 1일~4일 추석 연휴 승차권 예매를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19일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 사상사고 이후 진행된 선로안정화 조치 등으로 2주 간 연기됐다. 코레일은 명절기간 열차운행 조정이 필요해 불가피하게 일정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9-10

‘박정희 기념사업 지원 조례’ 놓고 갈등 고조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 조례를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구국대구투쟁본부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은 10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의회에서 상정된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조례 폐지안’을 부결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단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우리 민족 5000년의 빈곤을 해결하고 산업화를 이끌어 오늘날의 번영을 이룬 구국의 영웅”이라면서 “북한의 만행과 김일성 동상에 대해서는 말 한마다 못 하면서 그의 업적을 기리는 동상 철거를 하려는 것은 반민족적이고 반국가적 행위이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 기념 사업 조례 폐지안은 지난 8일 대구시의회 상임위 심사에서 부결됐다. 당시 의회 내부에서도 의견은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기념 사업 조례는 지난해 5월 대구시 주도로 제정됐다. 이후 동대구역 광장에 기념 동상까지 세워지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조례에 반대하는 측은 사회적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에 대한 기념 사업을 중단하라며 시민 1만 4000여 명의 동의를 얻어 조례 폐지안을 시의회에 전달했다. 결국 조례가 만들어진 지 1년여 만에 시의회 상임위 심사대에 오른 것. 하지만 조례 제정 당시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상임 위원 대부분이 동의했지만, 조례안 폐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결국 조례 폐지안은 찬성 1표, 반대 5표로 부결됐다. 임성종 박정희 우상화 반대본부 위원장은 “잘못된 것에 대해서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도 큰 용기”라며 “현명한 선택으로 이 조례안이 반드시 폐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주민 조례 발안법에 따라 기념 사업 조례 폐지안은 오는 12일 본회의에 다시 상정돼 표결을 거치게 된다. 구국대구투쟁본부도 이날 대구시의회 본 회장에서 열리는 본회장에 참관과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마찰도 예상된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9-10

김성환 환경부 장관, 기후 대응댐 정책 절반 중단 결정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지난 9일 윤석열 정부 시절 발표된 ‘기후 대응댐’ 정책의 절반가량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전국 14곳에 신규 댐을 건설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대폭 재검토하는 것으로, 기후위기 대응과 지역 수자원 확보라는 명분 아래 추진되던 사업에 큰 변화가 예고된다. 김 장관은 최근 국회 업무보고에서 “주민 반발이 크고 필요성이 적은 3곳은 포기하고, 지방정부가 자체 추진하는 1곳을 제외한 10곳을 직접 다녀왔다”며 “불필요한 곳은 사유를 충분히 설명해 중단하고, 필요한 곳은 기본 용역을 거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기후 대응댐은 극한 홍수와 가뭄에 대비하고, 국가 전략산업의 용수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 환경부는 최대 220mm의 강우를 수용하고 연간 2억5000t의 물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계획을 세웠으며, 댐 주변 지역에는 최대 700억 원 규모의 정비사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일부 전문가들은 해당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환경운동연합은 “기후 대응댐이라는 명칭 자체가 과장된 명분”이라며, 전체 후보지의 저수용량이 소양강댐이나 충주댐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14곳의 총 저수용량은 약 9980만 t으로, 대형 댐에 비해 규모가 작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예천군 용두천댐, 김천시 감천댐, 청도군 운문천댐 등 경북지역의 신규댐 3곳에 대해 현재 원점에서 재검토 중이다. 예천군은 과거 폭우로 인한 피해 경험이 있어 찬성 여론이 강한 반면, 김천과 청도는 홍수 이력 부족과 환경 훼손 우려로 반대 의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김 장관은 이들 지역을 직접 방문해 주민 의견을 청취했다. 김성환 장관은 “지역 공감대를 바탕으로 필요한 곳만 선별적으로 추진하겠다”며 “향후 공론화 과정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기후 대응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9-10

경찰, 440억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원 10명 검거

대구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캄보디아에 사무실을 차려두고 판돈 400억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국민체육진흥법을 위반한 혐의로 A씨 등 조직원 7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또 B씨 등 또 다른 조직원 3명과 해당 불법 도박사이트 이용자 174명 등 17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를 비롯한 조직원 10명은 2022년 2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캄보디아에 서버를 둔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 등 체포된 조직원 10명은 여행비자를 사용해 캄보디아를 수시로 드나들면서 도박사이트 운영 입출금, 회원 관리, 직원 감시 등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년여간 해당 도박사이트를 이용한 회원은 1만1000여명으로, 이들이 바카라 등 불법 도박에 사용한 판돈 합계는 4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경찰은 2023년 11월 온라인 모니터링으로 A씨 등이 운영에 관여한 불법 도박사이트를 인지해 수사에 착수했다. 국제공조 수사 등을 통해 A씨 등 조직원 10명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은 국내 은신처 등 체포현장에서 현금 2억7000만원을 압수하고 범죄수익금 1억2000만원도 기소 전 추징보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한 A씨 등이 속한 조직 상선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2025-09-10

공항관리 노동자들 19일부터 추석연휴까지 파업⋯대구공항은 큰 차질 없을 듯

전국공항노동자연대(이하 노동자연대)가 오는 19일부터 추석 연휴까지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9일 밝혔다. 노동자연대는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총파업 선포식을 가졌다. 노동자연대는 인천공항 노동자가 가입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와 대구공항, 포항경주공항 등 나머지 14개 공항 노동자가 가입한 전국공항노동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두 노조가 함께 총파업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원들은 주로 공항 자회사에 소속돼 활주로·청사 유지 및 보수, 소방, 전기 설비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인천공항 3조 2교대 근무의 4조 2교대 전환 △인천공항 4단계 확장에 따른 필요인력 충원 △전국 공항의 자회사 불이익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 공항의 자회사 불이익 개선의 주요 내용은 자회사 위탁계약 낙찰률을 현행 92%에서 100%로 적용해 줄 것과 결원 발생 시 계약 대가에서 일부 감액하는 감액제도 폐지 등이다. 노동자연대 관계자는 “올해 설 연휴 때에도 파업이 없었음에도 공항마다 3∼8시간 지연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전체 인원의 60% 이상이 참여해 결항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구공항과 포항경주공항에는 각각 112명, 50명의 공항 관리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 중 20%정도가 파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은 필수고객사업장으로 항공기 운항 등에 필요한 필수 인원은 유지해야 한다. 파업을 하더라도 고객들의 불편이 없도록 비노조원과 파업 미참여자, 외부 대체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락현·김보규기자

2025-09-09

농밀한 바다향 밀려오는 여름 보양식… 초록 면발은 ‘덤’

몸을 위해 필라테스 1대1 수업을 시작했다. 두 달이 지나고 몸이 조금 나아진 기분이다. 찬찬히 몸에 대해 알려준 강사님과 식사하자고 했더니 몸보신 가능한 식당을 추천했다. 처음 듣는 상호라 내비게이션에 의지해 찾아갔다. KBS 포항방송국 앞에 자리한 ‘울릉도태양식당’. 울릉도에 가지 않고 울릉도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고 했다. 차가 있어서 어디든 갈 수 있어서 편하지만, 주차장이 없는 맛집은 패스하는데, 이 집은 건너편에 아주 너른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좋았다. 편하게 스윽 주차하고 길을 건너갔다. 문을 열자마자 바닥에 따개비가 먼저 반겼다. 따개비 칼국수가 대표 메뉴이니 벽에도 카운터에도 따개비로 장식했다. 하지만 해물 재료 특유의 비린 향이 나지 않아 좋았다. 비위가 약한 사람은 가게에 들어서면서 훅 풍기는 냄새에 질리기 때문에 입맛을 잃곤 한다. 이 집은 일단 첫인상 합격. 메뉴판도 간단했다. 따개비칼국수, 따개비죽, 해물부추전 뿐이다. 귀한 명이나물은 포장 판매한다. 둘이 방문한 우리는 세 가지 다 먹고 싶지만 전은 다음에 먹기로 하고 칼국수와 죽을 시켰다. 기다리는 동안 찾아온 손님들의 연령대를 보니 다양했다. 아장아장 걷는 아기를 데려온 부부, 엄마와 딸, 중년 부부, 젊은 연인, 지긋한 어르신들이 밑반찬을 앞에 두고 자신의 메뉴를 기다렸다. 물과 함께 내온 세 가지 반찬이 정갈하다. 과일로 단맛을 낸 겉절이, 직접 담근 효소로 맛을 낸 상추대와 돼지감자 장아찌, 꼬시래기 초무침이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가게 구석에 주인장이 직접 담아둔 효소가 가득했다. 보양식이라 손님의 건강을 위해 손을 아끼지 않고 철마다 다른 효소를 만들어 저장한다고 했다. 가게 안을 둘러보는 사이, 칼국수와 죽이 나왔다. 그릇 위에 따개비가 가득 올려져서 누가 봐도 따개비 칼국수와 따개비 죽이다. 먼저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맛보았다. 바다향이 밀려왔다. 자극적이지 않고 뭉근한 맛이다. 그런데 면의 색깔이 초록이다. 어떻게 반죽했냐고 여쭈니 수입 밀가루는 경상도 사투리로 ‘생목 낀다’는 말이 있어서 비싸지만 국산 밀가루만 사용해서 포항 특산물 부추즙을 내서 반죽에 넣었다니 더 맛이 궁금했다. 생목 낀다는 의미는 위산이 역류해 소화불량이라는 뜻이다. 한 젓가락 후루룩 들이켰다. 쫄깃한 식감이 입안에 감돈다. 더 쫄깃한 것은 따개비였다. 주인장의 인심만큼 듬뿍 들어있어 숟가락을 뜰 때마다 씹혔다. 둘이 두 가지 맛보라고 내온 앞접시에 칼국수와 죽을 번갈아 먹으며 땀을 흘렸다. 국물까지 싹 비웠다. 담백한 맛에 밑반찬이 한몫해서 셀프바에서 리필해서 먹었다. 따개비는 단백질과 칼슘, 마그네슘, 셀레늄 등 미네랄이 풍부해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해 성장기 어린이와 노년층의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한 타우린과 오메가-3 지방산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관 건강을 증진해 고혈압, 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항산화 성분이 세포 손상을 막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면역력에 도움 준다. 최근 연구에서 항균 및 항암 효과가 입증되어, 암세포 성장 억제와 유해균 번식 억제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저지방·저칼로리 식품으로 체중 관리에도 좋다. 조개류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섭취를 피해야 하며, 반드시 충분히 익혀서 섭취해야 한다. 울릉도에 본점이 있다. 포항의 울릉도태양식당, 이곳은 육지에서 섬나라 울릉국의 맛을 그대로 내 뱃멀미 심한 우리에게는 좋은 장소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09

퇴직 후, 누리는 즐거운 취미 생활

포항시 북구 신광면에 거주하고 있는 이경희(64) 씨는 취미 부자다. 이른 아침 수영을 시작으로 오전에는 흥해복합커뮤니티에서 천아트와 캘리그라피 수업에 참여하느라 매일매일 바쁘지만 즐거운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지난 2학기에는 스마트폰 사진까지 배웠다. 여행지에서의 즐거운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배워두고 싶어서다. 4개월간 수업 후에는 그동안 배운 것으로 작품 전시회도 열었다. 퇴직 후에 취미로 누리는 쏠쏠한 재미다. 최근 주위를 둘러보면 퇴직을 앞둔 분들이 퇴직 후에 무엇을 하고 지낼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모습들을 종종 보게 된다. 대부분은 많은 시간을 어떻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로 이어갈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 어느 글에서 읽은 걸 떠올려보면 탑은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탑의 상륜부를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퇴직 후의 30년이 바로 상륜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나온 시간보다 앞으로의 30년을 더 잘 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시간이 여유로워지는 건 분명하지만 규칙적인 생활이 사라지면 무기력해지기 십상이다. 이때 취미가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취미 생활이 정신과 신체를 건강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적 관계 유지 함에 있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요즘 취미는 여러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고를 수 있는 취미도 많다. 보통 여행이나 음악, 미술, 요리, 운동, 공예나 글쓰기의 창작 활동 등이 있다. 또 AI 시대인 지금 디지털 기술에 새롭게 발을 들여놓기도 한다. 여러 가지 취미 활동 중 무엇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걸 하면 된다. 평소에 자신이 하고 싶어 했던 걸 선택하거나 어린 시절 막연히 꿈꾸어 오던 것을 도전해 볼 수 있다. 여기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모임으로도 이어지면 새로운 배움에 대한 기회가 끊임없이 생긴다. 투자의 복리 효과 같은 거다. 도서관이나 문화센터에서 가볍게 시작하게 된 취미가 뜻밖의 재능으로 연결되어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된 사람들도 더러 볼 수 있다. 등단을 하기도 하고 각종 공모전에서 당선되어 작가로서의 새로운 기회를 얻은 사람들이 그들이다. 수강생에서 강사로서의 길을 걷는 사람도 종종 있다. 이경희씨도 처음에는 퇴직 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나름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원래 배우는 걸 좋아해서 같이 수영을 하는 분에게도 다른 수업을 자주 추천하기도 한다. 나의 소개로 함께 하게 되면 더 기분이 좋다. 스스로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기고 젊은 분들도 알게 되니 일석삼조(一石三鳥) 이상이다”라고 말한다. 올해 2월 퇴직을 한 권 미경(62) 씨도 마찬가지다. 시간 제약 없이 해외여행을 시작한 것은 물론이다. 관심 있었던 그림책 독서 모임과 블로그도 시작했다. 블로그는 처음 여성문화회관에서부터 시작해 지난 여름 포은중앙도서관에서도 하고 세 번째로 9월부터 시작하는 대잠도서관 블로그 수업도 신청한 상태다. 초보 블로거지만 여행지에서의 기록을 남기는 게 두 번 여행하는 느낌이다. 관심을 두고 꾸준히 하니 약간의 수입도 생기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취미 생활을 두고 “취미 생활로 또 하나의 새로운 길이 열리는 기분이다. 배움으로 관심사가 비슷한 분들과도 알게 되니 아직 ‘현역’이다”라고 당당히 말한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09

‘행복’을 처방하는 약국을 아세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예끼마을에서 ‘예끼아트페어’가 열렸다. 안동시와 한국정신문화재단이 관광거점도시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도산면 서부리 선성현 문화단지에서 개최한 ‘예끼아트페어’는 다양한 예술 작품 전시와 함께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선성’은 예안의 옛 이름이다. 예안면은 안동댐 건설로 수몰되었고, 구 예안수몰지에서 북쪽으로 약 200m 지점 임야 구릉지에 택지를 조성하여 새마을을 형성해 이주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행정구역상 도산면 서부리에 속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예안이라 부르고 있으며 선성현 문화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되면서 ‘예술의 끼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의 ‘예끼마을’이란 별칭을 갖게 되었다. 선성현 문화단지는 선성현 관아의 옛 모습을 재현하여 역사와 문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조성한 체험 관광단지이다. 아름다운 안동호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건립되었으며 물 위에 조성한 선성수상길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 곳이다. 2025 예끼아트페어는 선성현 문화단지 건물 전체를 활용해 전통 공간과 현대미술이 만나는 프로젝트다. 작가들의 작품 전시 외에도 예술 놀이 프로그램인 ‘움직이는 공간’, ‘옛이야기와 신문지 숲’, ‘꼬물꼬물 아트페어’가 운영되었고 국악 공연, 악기 연주체험, 싱잉볼 명상, 한복체험 등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그중 발걸음을 멈추게 한 곳은 미술체험인 ‘꼬물꼬물 아트페어’의 한 프로그램인 ‘행복약국’ 체험이다. 행복약국은 현대인의 마음치료를 위한 공간으로 누구나 손쉽게 ‘행복 가득한 약’을 처방받을 수 있는 곳이다. 약의 종류는 ‘마음이 편해지는 약’과 ‘자신감이 생기는 약’, ‘끈기있게 마무리 할 수 있는 약’,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약’ 등이다. 약의 정체는 젤리와 초콜릿, 석기시대, 꾀돌이 등의 간식으로, 종류별 약을 증상에 맞게 제조한 후 내복약 봉투에 용법을 표기하여 처방받을 수 있다. 이중 가장 인기가 있는 약은 ‘마음이 편해지는 약’이었다. 이 장난스러운 체험은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었는데 아이에게는 신기한 체험을, 어른에게는 잊고 있었던 ‘놀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전자기기나 디지털 없이 얼마든지 즐겁게 놀았던 순수했던 시절의 추억 속 아날로그 놀이 말이다. 현대인의 아픈 마음을 치료해 행복을 전해주겠다는 의도가 전해진 체험으로 관람객 모두들 행복한 환자가 되고 말았다. 처방받은 약 봉지를 들고 나갈 때 행복약국에 걸린 배너 광고가 눈에 띄었다. “행복을 처방합니다. 아이와 함께 웃음, 사랑, 꿈을 처방받아 가세요.”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09

수성못서 숨진 육군 대위 사건, 경찰 본격 수사 착수

대구 수성못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육군 대위 사건이 경찰에 이첩됐다. 육군은 9일 “사망자의 유서 형식 메모와 유가족의 고소장 등을 고려해 사망 원인이 범죄 혐의와 관련 있다고 판단하고 오늘 경북경찰청에 인지 통보했다”고 밝혔다. 육군은 또 “민간 수사기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총기와 탄약 유출 경위에 대해서는 육군수사단이 계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총상을 입은 A대위는 대구에서 발견됐지만, 근무지가 경북 영천에 위치한 육군3사관학교 소속이어서 사건은 경북경찰청으로 이첩됐다. 경찰 관계자는 “형사기동대를 중심으로 사망 원인에 대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대구 수성못 인근에서 육군3사관학교 소속 A대위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는 총기류와 A대위의 메모가 있었다. 메모에는 직장 내 괴롭힘과 가혹행위를 겪었다는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총기류는 사고 전날 부대 내 무기고에서 반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한편 최근 2주 남짓한 기간 동안 초·중급 간부 3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최근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밝은 병영 문화 조성과 맞춤형 자살 예방 대책 등 제도적 방안을 시행해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이도훈·황인무기자 ldh@kbmaeil.com

2025-09-09

‘양신’에서 ‘방신’으로… 구룡포 앞바다서 행복한 인생 2막

‘한반도 동쪽 땅끝’ 포항시 남구 구룡포의 앞바다를 제2의 무대로 삼은 국민타자 ‘양신’ 양준혁씨(56)는 스파이크가 달린 야구화 대신 고무장화를 신고 질주하고 있었다. 손에는 야구방망이가 아닌 그물이 들려 있었다. 지난 8일 경북매일신문과 인터뷰에 나선 양씨는 “야구선수 때처럼 새로운 홈구장 구룡포 앞바다라는 타석에 매일같이 선다”면서 방어 전문 양식 수산인으로서의 각오를 말했다. 방어 1㎏당 3만8000원 최고경매가 기록… 이젠 방어 양식으로 홈런 카페 ‘동끝’•바다낚시터 함께 운영 “인생 최고의 성공은 가족의 탄생” 20년 숙원 ‘땅끝 표지석’ 활용 등 호미곶관광산업 활성화 제안하기도 대구 토박이인 양씨는 이제는 ‘구룡포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올해 5월에는 수협 조합원으로 가입했고, 카페와 바다낚시터까지 운영하면서 구룡포에 뿌리를 내렸다는 설명도 보탰다. 그는 2003년 지인의 양식장에서 물결처럼 솟구쳐 올라오던 광어떼를 보고 구룡포에 꽂혔다. 2006년 양식장 인수 이후 고군분투한 끝에 방어 양식에 성공하면서 ‘방신’이 됐다. 양씨는 “몇 해 전 노량진수산시장에 출하한 방어가 1㎏당 3만8000원이라는 최고가를 기록해 경매사도 깜짝 놀랐다”라면서 “이후에도 가격이 계속 오른 우리 방어가 진짜 최고라고 인정받았다”라며 활짝 웃었다. 야구장에서의 홈런이 환호의 순간이었다면 지금의 홈런은 가족이다. 양씨는 “아이 태어난 게 제 인생 최고의 홈런이다.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식장 앞 카페 ‘동끝’은 아내와 함께 꾸린 또 다른 삶의 무대다. 그는 “아내가 원래 카페 오픈식만 도와주려 했는데, 손님이 몰리자 아예 카페를 맡았다”면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장인어른도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고 했다. 양준혁씨의 시선은 이제 포항의 내일로 향한다. 양씨는 “포항은 앞으로 철강만으로는 안 된다“면서 “대한민국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곳, 독도를 바라보는 동쪽 땅끝 일원을 관광벨트의 거점으로 만드는 등 호미곶을 관광산업의 한 축으로 확실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20년째 풀리지 않은 숙원도 지적했다. 양씨는 “20년째 땅끝 표지석으로 가는 콘크리트 둑에 난간 하나 설치 못 하고 묶여 있는데, 포항시가 2억 내지 3억 원만 투자하면 수천억 원의 관광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실제로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지만 안전 문제 탓에 표지석에 접근 조차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야구 기록으로 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되고 있는 그는 이제 바다에서 삶을 설계한다. 바람은 분명하다. ‘나만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닌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길’을 여는 것이다. 양준혁씨는 “야구가 팀플레이였듯이 관광도, 수산도 혼자서는 못 한다"면서 “함께 힘을 모아야 포항이 살고 구룡포가 산다. 여기서 끝까지 전력 질주할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9-09

‘POEX 확장’ 주민설명회 준비… ‘동부초 이전’ 실마리 풀릴까

포항시가 포항국제컨벤션센터(POEX-포엑스) 2단계 확장의 조건인 동부초 이전을 위해 주민설명회를 통해 여론전을 펼치기로 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3년간 포항교육지원청과 갈등만 반복한 포항시는 지난달 11일 국장급 공개 간담회까지 열었지만 상견례 수준에 그쳤고, 2차 공개 간담회를 연다고 하더라도 원하는 성과를 도출할지는 미지수다. 그래서 포항시는 연구용역을 통해 포엑스 2단계 건립시 경제적 파급효과를 산출한 뒤 올해 내로 주민설명회를 열어 포엑스 2단계 확장 필요성을 설득할 예정이다. 9일 포항시는 포항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와 ‘포엑스 2단계 확장을 위한 동부초 이전 추진 현황’에 대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상현 관광컨벤션도시추진본부장은 ‘회색 산업도시’ 포항이 마이스(MICE) 산업 기반 ‘관광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 포엑스 건립은 필수적이고, 철강과 이차전지 등 지역기업의 국제 행사 유치를 위해서는 2단계 확장 공사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고 주장했다. 컨벤션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과 규모의 경쟁을 벌여야 하는데,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행사를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포엑스는 1단계 공사만 완료할 경우 연 면적은 6만3818㎡가 전부이지만, 2단계 확장하면 12만㎡ 가 늘어나 18만3818㎡에 이르게 된다. 서울 강남(COEX·46만㎡)과 경기 고양(KINTEX·33만9503㎡)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큰 규모의 컨벤션이 포항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교육 당국은 지역의 숙원 사업으로 컨벤션 확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안전과 교육환경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포항시와의 만남에 대해서는 언제든 찬성한다”면서 “다만 만남을 위한 만남 이 아니라, 학교 이전의 필요성과 대안에 대해 합리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는 자리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9-09

푸틴, ‘북극횡단 운송회랑’ 공식화···“포항은 북극항로 국가 전략 수행 주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75개국 7300여 명이 참석해 열린 제10차 동방경제포럼(EEF)에서 북극항로를 단순한 계절 항로가 아닌 ‘국가 기간 물류망’으로 격상하고, '북극횡단 운송회랑(Trans-Arctic Transport Corridor·TTC)’ 구상을 공식화했다. 2030년까지 연간 1억t 이상의 화물 운송을 목표로 하며, 원자력 쇄빙선 신규 건조, 구조·구난 체계 복원, 항만 현대화, 항공 인프라 확충, 디지털 물류 플랫폼 구축이라는 5개 축을 본격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최수범 사단법인 한국북극항로협회 사무총장은 9일 경북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동방경제포럼의 중심에는 북극항로(NSR)가 있었다”라면서 “북극항로는 환경문제 등의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기회와 도전임을 재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통과하는 해상운송로를 말하며, 북극회랑은 북극권 8개국을 관통하는 복합운송체계와 통합 교통물류 네트워크를 뜻한다. 2016년 세계 최초로 아시아에서 출발해 북극항로와 러시아 내륙수로를 연계하는 ‘북극항로 상업 운항 프로젝트’를 총괄한 최 사무총장은 러시아 외교부의 공식 초청을 받고 이번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했다. 최 사무총장은 “북극항로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거리 단축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대체항로로서의 신뢰성”이라고 제시했다. 한국은 예측 가능성·안전성·지속가능성을 3대 원칙으로 삼고, 운항 일정의 투명성 확보와 요율 체계 공개, 한·러 공동 시범 운항, 구조·환경 대응 훈련 정례화, 상설 공동 작업반 설치 등을 실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한국은 단순 참여자가 아니라 국제적 신뢰를 뒷받침하는 핵심 파트너로 역할을 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 사무총장은 포항은 단순한 물류 거점이 아니라 대한민국 북극 전략의 전초기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 연구 역량을 지닌 포스텍은 북극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 최고 수준의 연구진을 중심으로 북극해운정보센터를 운영해 핵심 정보를 생산·제공함으로써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북극항로 구축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한민국 지방정부 가운데 유일하게 대표단을 동방경제포럼에 파견해 국제 현장에서 직접 목소리를 낸 포항은 지역 차원을 넘어 국가 전략 수행의 주체임을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최 사무총장은 또 "포항시와 경북도는 영일만항을 수리조선과 첨단 물류산업을 결합한 복합항만으로 육성하면서 중앙정부와 협력해 국가 전략적 거점항만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라면서 “결국 포항은 포스텍의 연구·인재, 북극해운정보센터, 산업 생태계를 결집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고 북극에서 전략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북극항로 심장부’로 부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9-09

호미곶 횟집이 ‘귀신의 집’ 된 속사정?···SNS 인기에 ‘속앓이’

호미곶면에 솟아오른 ‘상생의 손’ 조형물은 포항의 상징과도 같다.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일출 명소다. 조금만 시선을 옮기면 전혀 다른 풍경이 나온다. 조형물과 마주한 채 오른쪽으로 40m쯤 걸으면 낡은 조립식 건물이 있는데, 한때 횟집으로 쓰인 이곳은 ‘호미곶 귀신의 집’으로 불린다. 7일 본지 취재진이 찾은 귀신의 집 벽체는 군데군데 갈라지고 창문은 바람에 삐걱대며 기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건물 사이로 불쑥 나타나는 인체 형상은 움찔하게 만든다. 가까이 가서야 무표정한 마네킹임을 알 수 있지만, 등골이 오싹했다. 밤이 되면 긴장감이 더 커진다. 건물 안 붉은 조명이 켜지면서 마네킹의 실루엣이 선명해진다. 파도와 삐걱대는 철문 소리가 겹치면서 건물 앞을 지나는 이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거나 놀란 표정으로 뒤돌아보곤 한다. 마네킹은 건물주 A씨가 2023년 초부터 설치했다. 항의의 표시다. 1981년 ‘영일만관광지구’와 2003년 ‘호미곶관광지구’로 지정돼 개발 행위가 제한되면서 토지주가 땅을 갖고 있어도 새 건물을 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A씨는 “관광지구단위계획을 풀어 달라”는 뜻을 담아 마네킹을 세웠다고 했다. A씨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 SNS 등에서 ‘호미곶 귀신의 집’이라는 이름으로 퍼지면서 젊은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일부러 찾아와 “무섭지만 재미있다”며 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이들이 늘었다. 시위를 위한 설치물이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이색 명소로 변해버린 것이다. 포항시는 이 건물을 ‘흉물’로 규정했다. 주민과 관광객들로부터 “경관을 해친다”는 민원이 이어져서다. 시는 여러 차례 건물주에게 철거를 요청했지만, 나아진 게 별로 없다. 처음 세워진 마네킹 3개에서 현재 1개로 줄었을 뿐이다. 건물은 여전히 서 있고 붉은 조명도 밤이면 빠짐없이 켜진다. 포항시 관광산업과 관계자는 “관광객이 몰려들어 관광자원처럼 활용되기는 하지만, 흉물스럽다는 민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3년 호미곶 관광지로 지정될 당시 주민 동의를 받아 진행한 사업이라 행정적으로 해제할 수 없는 구조”라며 “공공시설은 조성이 됐으나 호텔·콘도 같은 민간 사업은 수천억 원의 자본이 필요한 탓에 유치가 쉽지 않아 지금까지도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9-08

대구 서구 또 복합 악취 시작⋯주민들 민원 급증 “창문도 열기 힘들다”

염색 산단과 기초 환경시설 등이 밀집해 있는 대구 서구 지역은 매년 복합 악취 등 각종 환경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 수년째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지만 도무지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염색 산단과 직선 거리로 약 1㎞ 거리의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분뇨와 가스 등 복합 악취로 올해도 여전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평균적으로 바람 방향이 북서풍으로 바뀌는 매년 9월부터 12월까지 냄새가 집중됐지만, 올해는 7월부터 복합 악취가 진동했다. 8일 서구청에 따르면 악취 관련 민원은 지난 2022년 173건에서 2023년 1만 3451건으로 급증했다. 더욱 큰 문제는 주민들이 행정당국에 불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악취가 대부분 야간 시간에 집중되다 보니 구청의 야간 당직자에 따라 대처 방법이 달라 민원인의 불만을 더욱 키웠다. 실제 악취 신고 접수 시 현장을 직접 찾아 냄새를 맡으며 대응에 나서는 당직자가 있는 반면 다음날 해당 부서로 전달하겠다는 공지만 하는 당직자도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서구청은 “담당 업무가 아니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22일 서구청과 주민 대표의 만남의 자리가 마련되기는 했으나, 해당 부서장이 악취 문제 해결의 어려운 점과 민원 자제 종용 등의 발언을 하면서 주민들의 반발만 키웠다. 조용기 대구악취방지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악취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창문을 열고 살 수가 없다”면서 “ 행정기관은 서로 책임만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면서 주민들은 어디에 이러한 고통을 호소해야 할지도 모르게 됐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9-08

1000만t 포항 ‘벤토나이트’, 인공장기 원료로?···포항지질자원실증연구센터-하버드 메디컬 스쿨 공동연구 ‘관심’

포항이 1000만t이나 품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벤토나이트가 인공장기 원료로 쓰일 전망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 생산 기반이 없어 저가 중국산에 잠식당한 상황에서 ‘떡돌’로 불려 온 포항의 벤토나이트가 이번에는 제대로 활용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2016년 3월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문을 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포항지질자원실증연구센터(이하 센터)는 올해 3월부터 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의과대학 중 하나인 미국 하버드 메디컬 스쿨과 벤토나이트를 활용한 인공세포 배양 기술 활성화를 위한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의료공학 분야에서 인공장기를 만들 때 세포 간 전기신호를 일으키는 ‘카본나노튜브’ 역할을 벤토나이트 등 점토광물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와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그것이 세포 전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다. 지난 10년간 구룡포와 호미곶 일대에 전국 최대 규모로 매장된 벤토나이트 1000만t의 활용 연구를 진행해온 센터는 벤토나이트를 화장품 개발 원료로 사용하는 데만 국한하지 않고 스마트 비료와 개량신약, 인공장기 등 바이오 산업과 연계한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서성만 지질자원융합실증연구실장(책임연구원)은 “연구가 성공하면 벤토나이트가 조직 재생 소재로 사용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전 세계에 포항산 벤토나이트를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에 벤토나이트가 매장돼 있다는 것은 2014년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진행한 ‘광물자원 매장량 조사’를 통해 알려졌다. 그러나 벤토나이트를 지역 산업과 연계해 거둔 성과는 미미하다. 2019년 기준 벤토나이트의 최대 수입국 1, 2위는 중국(7만4495t)과 인도(6만7067t)로, 전체 수입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중국산 벤토나이트는 저가 물량 공세로 국내 주물과 토목, 정제, 종이 등 대부분의 산업 시장을 이미 잠식했다. 산업 수요 변화로 2014년 이후부터 국내 벤토나이트 수요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벤토나이트는 ‘반려동물 분변 처리 용품’과 ‘미용 팩 파우더’ 등에 사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포항산 벤토나이트가 국내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품질ㆍ소량 생산 방식으로 새로운 판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 국내 광물 원자재 생산시장에서 벤토나이트의 가격은 t당 3만~7만 원 수준이지만, 의약품이나 화장품 원료로 쓰이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으로 부가가치가 뛰기 때문이다. 박종규 선임연구원은 “고순도 제품 개발과 생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 관심 부족으로 산업화 단계 직전“이라면서 “포항이 생산한 고품질의 벤토나이트가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9-08

올해 임금체불 대구 368억 원, 경북은 472억원⋯제조업과 건설업 비중 커

대구·경북지역의 사업체 체불임금이 368억 원, 472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과 건설업이 비중이 높다. 7일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17개 시도별 임금체불 현황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임금체불 총액은 1조 3421억 원, 체불 피해 노동자는 17만 3000명이다. 수도권(경기·서울·인천)의 체불액은 전체의 56.6%를 차지해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경기도에서는 4만 3000명이 서울에서는 4만 7000명의 노동자가 임금을 받지 못했다. 수도권에 사업체가 밀집해 있다는 이유로 체불이 집중되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사전관리와 감독이 전무 했다는 분석이다. 대구는 5704명(368억 원), 경북에서는 6712명(472억원)이 임금을 받지 못했으며, 각각 전국 체불임금 분포도에서 체불 금액의 2.7%, 3.5%를 차지했다. 세종(0.3%), 제주(1.4%), 울산(1.4%), 대전(1.4%), 강원(1.8%), 충북(3.0%)의 뒤를 이었다. 고용노동부가 광역지방자치단체별 체불 현황을 분석해 지방정부와 공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와 경북은 제조업와 건설업 등 체불 규모가 높았다. 또 서울은 운수·창고·통신업 및 건설업, 제주는 건설업 및 도소매·음식·숙박업의 체불 규모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구노동청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다음 달 2일까지 임금체불을 집중 청산할 계획이다. 작년보다 집중 청산 기간을 2배 늘리고, 임금체불 신고 전담 창구도 개설했다. 대구고용노동청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인해 업종별로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며 “노동권 사각지대를 줄이고 체불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임금 체불은 지역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 중 하나란 지적이기에 노동부는 앞으로 매월 시·도별 체불 현황을 지방자치단체와 공유하고, 협력을 강화해 체불 예방의 효과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