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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구사진작가협회 연말 결산 대규모 사진축제 성료

대구사진작가협회 (지회장 이호규)는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에서 ‘제12회 대구사진페스티벌’과 ‘제16회 포트폴리오 특별기획전’, ‘제39회 대구전국사진촬영대회 공모전’을 통합 전시하는 대규모 사진축제를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이번 행사는 사진예술의 성과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국내외 사진작가 간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구사진페스티벌’ 작품전에는 곽인숙, 권인순, 노재승, 박은주, 이경숙, 이재생, 이호경, 하의종 등 8명의 작가가 참여해 각기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동시대의 감성과 사진의 예술성을 담아낸 작품을 선보였다. 초대전으로 일본 교토사진가회의 나카무라 세츠야 (일본 오사카대학 사진학과 졸업), 히라이 투요시 (주식회사 아텍 대표이사), 후쿠다 쇼이치 (교토사진가협회 창립회원), 코바야시 사다히로 (일본사진가협회 회원) 등 추천작가 4명의 작품 12점이 전시됐다. 국제 교류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제35대 대구시지회 임원 14명의 작품도 참여해 총 28점의 작품이 선보였다. ‘제16회 포트폴리오 특별기획전’에는 김정애, 김정현, 오덕환, 이원희, 이종우, 한향자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개별 작품을 넘어 작가의 작업 세계와 사진적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작품을 전시해 관람객의 시선을 모았다. 또 전국에서 64명이 참여한 ‘제39회 대구전국사진촬영대회 공모전’의 입상작도 동시에 전시됐다. 입상자는 다음과 같다. △금상 박은혜 (북치는 여인), △은상 권오호(여인의 한풀이), 이해용(촬영1), △동상 김계연(비누방울 놀이), 김홍숙(찰나), 최상호(무희의 시선) △가작 신호억(나도 기장이야), 유재희(우아하게), 이영애(10월의 선물), 임영필(가을여인), 장운록(포즈) △장려상 권순임( 각설이), 노은정(유혹), 박나윤(웃음으로 달리다, 우리가족), 이경미(흥겹게), 허봉희(천사처럼) △입선작 강경임(날아라 고무신) 외 47점 선정됐다. 이날 작품전에는 최미경 대구시 문화예술정책과장, 이재화 대구시의회 부의장, 정일균 문화복지위원회 의원, 이창환 대구예총 회장, 강정선 대구예총 수석부회장 등 지역 문화예술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 축하를 했다. 대구사진작가협회 이호규 지회장은 “이번 통합 전시는 지역 사진예술의 현재를 시민과 나누고, 국내외 교류를 통해 사진문화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사진을 통해 시대와 인간, 지역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마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권정태 시민기자

2025-12-21

[방종현 시민기자의 유머산책] 말꼬리 잡기

컴퓨터는 세상과 통하는 나의 창이요 날마다 열리는 ‘희로애락 종합 선물 세트’ 같은 곳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컴퓨터 전원을 켜는 일이다. 이메일 확인, 카페 출석 체크, 신문 헤드라인까지 일사불란하게 진행된다. 그야말로 손가락 하나로 세상을 주무르는 느낌! 마우스 클릭 한 번에 세계 일주를 하는 셈이다. 요즘은 특히 내가 가입한 카페의 ‘말꼬리 잇기’ 코너에 푹 빠져 있다. 이 코너는 한마디로 표현하면 ‘말 달리기 경기장’이다. 누군가가 던진 말의 꼬리를 붙잡고 나는 말머리를 만들며 질주한다. 어찌 보면 말의 줄다리기요, 또 어찌 보면 말장난의 향연이다. 예를 들어 어부바-바이오-오렌지-지필묵-묵사발 식이다. 묵사발에서 ‘발로 차지 마!’라고 이어가는 회원도 있고, ‘발끝에 피어나는 봄’으로 시인처럼 쓰는 사람도 있다. 말 그대로, 말의 무한 확장 가능성을 실험하는 신개념 놀이문화다. 회원들은 대부분 실명이 아닌 닉네임을 사용하는데, 이 닉네임들이 또 기가 막히다. ‘물레방아’, ‘굼뜬 소’, ‘군자 향’, ‘수선화’, ‘바람의 언덕’, ‘등등. 이쯤 되면 카페라기보다 조선시대 시문(詩文)모임 느낌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말 달리기’는 시작되었다. 회원 ‘대봉 군자 향’이 퀴즈를 하나 냈다. “달 밝은 밤에 대봉 군자 향이 빗자루로 마당을 쓸다 말고 갑자기 캄캄한 밤하늘을 멍하니 바라보고 선 모습을 여섯 글자로 묘사하시오!” 맞추면 상품이 있다고 하자 순간, 모두의 손가락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건 퀴즈인가, 수수께끼인가, 아니면 문학평론인가. 어떤 이는 ‘서울대 인문계 2025학년 수시 논술 문제 같다’고 하고, 다른 이는 정답 ! ‘달 어디로 갔노’ 하며 외친다. ‘달이 밝디 마는’, ‘와이리 어둡노’, ‘멍청한 군자 향’, ‘상품에 눈멀어’ 등등. 차라리 국립국어원에서 회수해 가야 할 해학의 향연이 펼쳐진다. ‘달 밝다’ 했다가 ‘캄캄하다’고 하니, 논리적으로 따지면 말이 안 되지만, 이 코너에선 그런 걸 따지는 사람이 바보다. 심지어 누군가는 “이 문제는 스님이 화두로 잡고 십 년은 정진해야 풀릴 문제”라고까지 했다. 출제자는 거기에 또 한마디 얹는다. “문제가 어려웠다면, 여러분 수준 탓이 아닐까요?” 그 말에 카페는 조용한 분노(?)와 유쾌한 웃음이 동시에 터졌다. 분명 기분 나쁜 말인데도, 다들 웃고 넘어가는 걸 보니, 이곳 사람들은 참 너그럽다. 마침내, 한 회원이 ‘쓸데없는 사람’이라는 여섯 글자를 올렸다. 정답이었다. 순간, 카페 전체가 뒤집어졌다. 그 정답은 철학적이면서도 해학적이고, 군자 향의 내면을 절묘하게 저격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정답을 맞힌 회원의 닉네임은 ‘바람의 언덕’이었는데, 정답자는 일부러 ‘바람난 언덕’이라고 발표했다. 이쯤 되면 유머인지 모욕인지 헷갈리지만,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이곳은 그 어떤 말도 유희가 되는, 말의 자유국이다. 사실, 끝말잇기라는 게 시시콜콜한 말 따먹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언어 감각을 키우고, 발상의 전환을 배우며, 창의성을 기르는 훈련이다. 한마디로 ‘말장난’을 가장 진지하게 하는 곳이다. 어쩌면 작가 지망생, 시인, 개그맨의 전초기지일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도 이 창(窓)을 연다. 오늘은 또 어떤 말꼬리를 잡을까? 어느 회원이 ‘사이다’ 같은 말로 나를 웃게 만들까? 농담 따 먹기라 해도 좋다. 그 가운데서도 순 기능은 있으니까.

2025-12-21

땅속에 잠든 가락국의 시간을 찾아서

김해의 땅속에는 여전히 가락국의 오래된 시간이 숨 쉬고 있다. 구지봉에서 분성대, 봉황대로 이어지는 길을 걸으면, 신화와 역사가 잔향처럼 피어오르며 현재의 풍경과 포개진다. 도시의 일상적인 소음 너머로, 오래전 사람들의 기운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다가온다. 구지봉은 6가야 시조의 탄생 설화가 깃든 곳이다. 하늘에서 여섯 개의 알이 내려왔다는 이야기가 여전히 봉우리의 기운처럼 남아 있다. 정상 동편에는 남향으로 자리한 수로왕비릉이 펼쳐지고, 능선은 거북의 목처럼 서쪽으로 뻗어 ‘구지봉’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일제 강점기에 훼손되었다가 복원된 산책길을 따라 오르면 남방식 고인돌이 모습을 드러낸다. 기원전 4세기 추장의 무덤으로 전해지는 이 고인돌의 윗면에는 한석봉의 글씨로 알려진 ‘구지봉석’이 새겨져 있다. 맞은편 비석에는 ‘대가락국태조왕탄강지지’라는 문구가 또렷해, 신화적 탄생의 무게를 전한다. 그 앞에 서니 오래된 시간의 여운이 조용히 마음속으로 번져왔다. 1976년 봉우리 중앙에 세워졌던 여섯 개의 알과 아홉 마리 돌거북 조형물은 지금 수로왕릉 연못가로 옮겨져 있다. 그런데 원래 위치에 두는 것이 역사성이 더 있을 것 같다. 육란의 석조상이 모여 있는 모습에서 설화가 세월을 넘어 여전히 생명력을 지니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분성대는 가락국의 또 다른 중심지다. 지금의 연화사가 자리한 이곳은 2008년 ‘김해객사 후원지’로 지정되었으며, 한때 중궁전이 있던 터로 알려져 있다. 허왕후가 가져온 파사석탑을 세우기 위해 호계사가 세워졌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지금은 궁궐의 흔적이 거의 사라져 ‘가락고도궁허’ 비만 외롭게 서 있다. 비석 뒷면에는 윤용구가 글을 짓고 김문배가 1928년에 세웠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 앞에 서자, 사라진 궁궐의 자리는 오래된 빈터처럼 조용히 숨을 쉬고 있었다. 그 적막 앞에 서니, 태풍 사라호로 집터를 잃었던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이 잿빛 잔상처럼 떠올랐다. 역사와 개인의 기억이 한순간 겹친다. 봉황대는 회현리 패총과 함께 사적 제2호로 지정된 유적지다. 구릉을 오르니 김해 시가지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이곳이 오랜 세월 주거지이자 대외 교류의 창구였음을 실감하게 된다. 1991년부터 2000년까지의 발굴 조사에서는 도랑과 집터, 고상 가옥의 흔적이 드러나며, 이곳이 한때 교류와 생활이 뒤섞여 흐르던 터였음을 확인하게 했다. 외부 침입에 대비하면서도 무역 활동을 위한 저장과 집배송 기능을 수행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봉황대는 허왕후를 맞이하기 위해 수로왕이 신귀간에 명해 머물게 했다는 승점의 자리로도 추정된다. 서편 기슭에 복원된 고상 가옥은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고요하게 재현하며, 유적을 찾는 이들로 하여금 가락국의 일상을 상상하게 한다. 세월 속에 많은 것이 사라졌지만, 구지봉의 설화와 분성대의 궁궐, 봉황대의 삶의 터전은 여전히 땅 아래 깊은 호흡을 간직하고 있다. 그 위를 걷는 일은 오래된 시간과 오늘의 내가 마주하는 일이다. 과거는 멀리 있지 않았다. 땅의 기억 위에서 현재의 내가 다시 세워지는 순간이 김해의 시간 속에 조용히 깃들어 있었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5-12-21

아홉문중이 세운 배산임수의 대구 이락(伊洛)서당

대구시 달서구 파호동에 위치한 이락서당은 한눈에 봐도 풍수지리상 딱 맞아 떨어지는 맞춤형 가옥이다. 배산임수(背山臨水)는 풍수지리의 근본이듯이 이락서당이 서있는 자리는 뒤로는 궁산(弓山)을 베고 앞으로는 금호강과 낙동강을 바라본다. 풍수(風水)가 ‘바람을 막고 물을 얻는다’는 뜻에서 볼 때 이곳은 명당임에 틀림없다. 서당 북쪽은 영귀대(詠歸臺)라는 푸른 절벽이 금호강을 안고 궁산을 짊어지고 있는 모습인데, 절경 중의 절경이다. 이락서당은 이름부터 특별하다. 이락(伊洛)은 금호강의 옛 이름 이수(伊水)와 낙동강의 옛 이름 낙강(洛江)을 딴 이름이다. 서당의 구조는 마루를 중심으로 동서 양 쪽에 방이 하나씩 배치된 형태이다. 동쪽 방은 모한당, 서쪽 방은 경미재라 이름을 붙였다. 모한은 한강 정구 선생을 존숭한다는 뜻이며 경미는 미락제 서사원 선생을 공경한 뜻이라 한다. 이락서당은 대구시민이면 누구나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대구지하철 2호선 강창역에서 도보로 5분이면 족하다. 외지에서도 대구외곽고속도를 타면 서울, 부산 등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면 서당이 궁산 입구에 위치하고 있으니 일석이조다. 이락서당은 낮에 봐도 고풍스런 모습이 아름답거니와 밤에 보는 야경은 옛 궁궐을 연상할만큼 아름답다. 조선시대에는 육지보다 강을 이용한 이동이 편리했던 점을 감안하면 발아래 금호강이 흐르고 육안으로 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낙동강이 합수하니 이보다 더 교통이 편리한 곳이 또 있었을까 싶다. 이곳의 지명 또한 강창이니 그 시대에 세금으로 거둔 곡식들을 가득 실은 배들이 줄을 이어 서울로 떠나가는 광경을 이락서당은 지켜보았을 것이다. 이락서당은 조선 후기 1789년에 착공하여 이듬해 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대구, 칠곡, 성주의 향촌 아홉 문중에서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과 향촌 사회의 교화를 위해 뜻을 모아 정구 선생과 서사원 선생이 활동하던 곳인 이 파산(파호동 옛이름)에 서당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아홉 문중은 서재의 성주도씨, 덕산의 밀양 박씨, 묘골의 순천 박씨, 남산의 달성 서씨, 수성의 일직 손씨, 슬곡의 광산 이씨, 상지의 광주 이씨, 하당의 전의 이씨, 원대의 함안 조씨 등이다. 이락서당은 낮에는 새로 난 고속도로와 지하철 2호선과 유유히 흘러가는 금호강과 낙동강을 바라보며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휘황찬란한 밤 불빛에 휩싸인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놀라지는 않을까. 서당은 노후화로 보존 및 안전을 위해 2010년에 중건하였는데 서당 건립에 참여한 아홉 문중이 설립 당시의 정신을 바탕으로 ‘이락서당 규약’을 제정하여 현재까지도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전승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향촌 사회의 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락서당은 향토 문화유산으로도 가치가 높다하겠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5-12-21

안승대 포항시장 출마예정자 “암 치료는 포항에서 하자”···중입자 치료센터 설립필요성 강조

안승대 포항시장 출마예정자(전 울산시 행정부시장)는 지난 18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암 치료는 포항에서 하자“라는 비전을 내걸고 중입자 치료센터 설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승대 출마 예정자는 중입자 치료센터와 같은 첨단 의료시설을 유치한다면 포항시민들은 물론 전국에서 치료를 위해 포항을 찾는 인구유입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중입자 치료센터는 첨단 의과학 도시 포항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인프라로서 포항의 산업구조와 의료수준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전략적 선택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안승대 출마 예정자는 울산이 울산대병원을 중심으로 양성자 치료센터 도입을 추진해 의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포항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중입자 치료센터라는 미래 의학의 핵심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포스텍이 추진 중인 의과학대학(가칭) 설립과 연계할 경우 중입자 치료센터는 포항을 세계적 바이오·의과학 혁신 도시로 도약시키는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십 년간 가속기 운영을 통해 축적된 전문 인력과 방사선 안전관리 시스템, 초정밀 빔 제어 기술은 중입자 치료센터 건립의 최적 토대”라며 “일본·독일·중국 등 세계 주요 중입자 치료센터가 모두 가속기 기반 연구도시에서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항은 이미 절반 이상의 준비를 갖춘 도시”라고 말했다. 안승대 출마 예정자는 포스텍 의과학대학과 중입자 치료센터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묶어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포항에 필요한 것은 바이오·의과학·물리학·AI·가속기 공학을 융합한 연구·진료 통합 플랫폼”이라며 “중입자 치료센터는 포스텍 의과학대학의 핵심 교육·연구·임상 인프라로서 의사과학자 양성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정민 기자

2025-12-21

대구·경북 21일 찬바람에 체감온도 낮아⋯주 초반 쌀쌀, 성탄절 눈 소식 없어

대구·경북은 21일 기온이 전날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며 쌀쌀한 날씨를 보이겠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가끔 구름이 많은 가운데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낮 최고기온은 3~8도로, 어제(9.3~18.9도)보다 낮고 평년(5.0~8.9도) 수준을 보이겠다. 울릉도·독도는 늦은 오후부터 모레 새벽 사이 비 또는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 21일부터 22일까지 울릉도·독도의 예상 강수량은 5㎜ 안팎이다. 미세먼지 농도는 대체로 ‘좋음’에서 ‘보통’ 수준을 유지하겠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1.0~3.5m로 일겠고, 해안선에서 약 200㎞ 이내의 먼바다에서는 1.5~4.0m로 높게 일겠다. 동해 남부 북쪽 해상에는 차차 바람이 초속 9~16m로 강하게 불고 물결도 높아질 전망이어서 항해나 조업 중인 선박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주는 곳에 따라 비가 내리는 날이 있겠으나, 성탄절에 눈이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동지(冬至)이자 월요일인 22일은 대체로 흐린 가운데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1~영하 1도까지 떨어지겠고, 낮 최고기온은 6~10도로 예상된다. 23일은 가끔 구름이 많다가 오후부터 흐려지겠으며, 오후 6시부터는 곳에 따라 비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5㎜ 안팎이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4도, 낮 최고기온은 8~13도의 분포를 보이겠다. 24일은 대체로 흐리다가 밤부터 차차 맑아지겠고, 새벽에는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울릉도·독도는 흐린 가운데 새벽부터 오전 사이 비가 오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2~8도, 낮 최고기온은 7~13도로 전망된다. 성탄절인 25일은 대체로 맑겠으나, 동해 남부 해상에는 물결이 1.0~4.0m로 매우 높게 일겠다. 26일과 27일은 맑은 날씨 속에 아침 기온이 영하 8~3도, 낮 기온은 3~10도로 평년(최저기온 영하 7~0도, 최고기온 4~8도)과 비슷하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압골의 발달과 위치, 이동 속도에 따라 강수 구역과 시점, 강수 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며 “외출이나 이동 전에는 최신 기상 정보를 참고해 달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2-21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서 SUV·시내버스 충돌⋯승객 등 13명 중경상

대구 도심 한복판에서 주행 중이던 SUV 차량이 시내버스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10명의 승객을 포함한 13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큰 인명피해가 났다. 20일 오후 12시 20분쯤 대구 수성구 연호동 달구벌대로(범안로 방면)에서 SUV 한 대가 차선을 바꾸던 중 인근에서 유턴 중이던 차량을 피하려다 균형을 잃고 맞은편에서 오던 시내버스와 그대로 부딪쳤다. 이 사고로 SUV 운전자 A씨와 동승자, 버스 운전자가 크게 다쳤으며,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10명도 충격으로 인해 다수의 중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다친 승객들은 골절과 찰과상, 흉통 등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은 충돌 당시 파편이 2차선까지 흩어질 정도로 충격이 컸으며, 한때 주변 차량 통행이 큰 혼잡을 빚었다. 사고 직후 버스 내부에서는 비명과 함께 승객들이 좌석에서 튕겨 나가거나 넘어지는 등 아수라장이 펼쳐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SUV가 주행 중 유턴하던 차량과의 접촉을 피하려다 급하게 핸들을 튼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블랙박스 영상과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운전자의 음주 여부, 과속 가능성 등도 함께 확인하고 있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직후 해당 구간을 통제해 추가 피해를 막는 한편, 잔해물 제거와 차량 견인을 마친 뒤 1시간여 만에 교통을 정상화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20

한국은 ‘침묵’ 프랑스는 ‘분노’ ... 정년, 연금을 둘러싼 불편한 대비

한국에서는 요즘 정년(停年) 연장이 최대 현안이다. “아직 일할 수 있다”는 개인의 의지와 “일하지 않으면 불안하다”는 구조적 현실이 맞물려 있다. 통계청 조사에서 55세 이상 고령층이 희망하는 평균 근로 연령은 73.4세다. 75~79세 응답자는 82.3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놀랍지만 낯설지 않다. 노후를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사회에서 노동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한국 사회의 문화적 요인도 작용한다. 잘 노는 법을 배우지 못한 국민성, 사치와 게으름을 죄악시해온 분위기, 그리고 ‘쉬는 노인’을 불편해하는 시선(視線)까지.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핵심은 결국 연금이다. 한국의 평균 연금은 66만 원. 이 돈으로는 은퇴 이후의 삶을 설계하기 어렵다. 더구나 정년은 60세인데 연금 수령은 65세부터다. 이 5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년 연장은 불가피한 선택처럼 여겨진다. 프랑스는 정반대다.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늘리는 개혁에 프랑스 사회는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 시위가 이어졌고, 야당은 의회 결의안으로 맞섰다. 결국 정부는 연금개혁을 2027년 대선 이후로 중단했다. 정년을 2년 늘리는 문제로 총리가 바뀌고 국가 예산안까지 흔들리는 모습은 한국인의 눈에는 낯설다. 이 차이를 만드는 결정적 요인은 연금의 수준이다. 프랑스의 평균 연금은 1626유로(약 279만원)이다. 최소 보장 연금도 153만 원 수준. 하루라도 빨리 은퇴해 ‘연금으로 사는 삶’을 누리고 싶어 하는 프랑스인들과, 1년이라도 더 일해야 노후가 유지되는 한국인의 태도는 여기서 갈릴 수밖에 없다. 프랑스인들의 정년 연장 거부감은 단순한 이기심이 아니다. 그들은 ‘기술 발전으로 더 적게 일해도 충분히 부유해질 수 있는데, 왜 더 오래 일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노동은 연옥(煉獄)이고 은퇴 이후가 비로소 인생이라는 인식은 오랜 사회적 합의에 가깝다. 매달 급여의 20% 이상을 사회보험료로 납부해온 대가(代價)이기도 하다. 물론 프랑스 역시 현실의 벽 앞에 서 있다. 저출생과 고령화로 연금 지속 가능성은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 연금은 적립금이 없는 부과(賦課) 방식이다. 현재 근로자가 낸 보험료로 곧바로 은퇴자를 부양하는 구조다. 근로자 1.7명이 은퇴자 1명을 떠받치는 구조에서 정년 연장은 재정 논리상 가장 손쉬운 해법이다. 개혁을 미룬 선택이 미래 세대에게 어떤 부담으로 돌아갈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정년을 65세로 늘린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다면 정년 연장은 고령층 실업 기간만 늘릴 수 있다. 연금 개혁 없는 정년 연장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프랑스는 연금을 지키기 위해 거리를 점거했고, 한국은 연금이 부족해 스스로의 노후를 연장하고 있다. 정년을 둘러싼 두 나라의 온도 차는 결국 국가가 책임지는 노후의 깊이 차이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2-20

구룡포 과메기, 겨울 해풍을 품은 자연의 맛

추워진 날씨, 그 찬기를 그대로 품어버린 과메기. 맛이 최고다. 이 별미는 동해 겨울바다의 햇살과 해풍 그리고 말리는 시간의 흐름까지 고스란히 담아낸다. 올해 꽁치가 예년에 비해 씨알이 굵다더니, 매년 타지 사는 자식들과 지인들에게 보내는 과메기가 올해는 유난히 더 쫄깃하고 맛있단다. 야금야금 가격이 올라 여기저기 선심 쓰기에 많이 부담스러워졌지만 그래도 겨울 별미가 주는 행복을 택배에 실어 보낸다. 이제 과메기 하면 포항 구룡포가 연상될 만큼 겨울을 대표하는 지역 특산품이 된 지 오래다. 겨울 음식은 대체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국물이 대표한다. 뜨거운 불에서 갓 나온 따끈한 군고구마나 후루룩 마시는 뜨끈뜨끈한 어묵 국물 한 모금이 추위를 이기는데 최상이다. 그러나 겨울바다의 해풍을 그대로 품은 과메기도 뜨끈한 국물만큼이나 겨울 식탁을 행복하게 한다. 낮에는 햇살이, 밤에는 동해의 해풍이 번갈아 말리는 이 생선은 자연 숙성식품이다. 기온이 낮고 습도가 적은 겨울이라야 비린내 없이 쫀득한 식감이 제대로 살아난다. 자연의 온도와 바람이 생선 속 지방을 천천히 녹이고 다시 굳히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과메기 특유의 풍미가 깃든다. 구룡포 바다의 햇살과 해풍 그리고 적당한 시간의 건조과정이 조미 역할을 하며 비린 생선은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맛있는 생선요리가 된다. 지금은 ‘꽁치 과메기’가 일반적이지만 애초 과메기는 청어였다. 1960~70년대 청어 어획량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꽁치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두 생선은 지방 함량이 달라 건조시간에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겨울 해풍과 시간이 만들어낸 깊은 맛이라는 점에서 과메기의 본질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겉은 살짝 마른 듯 꾸덕꾸덕하지만 속은 촉촉하게 살아 있어 씹을수록 고소한 기름이 배어 나오는 특유의 감칠맛에 물미역이나 돌김, 생마늘, 초고추장과 함께 먹으면 향이 부드럽게 잡혀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한번 맛 들이면 겨울마다 찾게 되는 중독성이 있지만 자연 숙성에서 오는 특유의 생선 향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있기도 하다. 과메기가 이제는 단순한 지역 명물에서 겨울을 상징하는 전국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는다. 냄새를 줄인 초보자용 과메기. 밀키트형 제품까지 다양하게 등장한데다 포장기술의 발전과 온라인 유통 확대로 인해 점점 더 계절의 보편적인 음식이 되어가고 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바람과 햇살이 천천히 만들어 주는 자연의 맛이다. 빠름이 미덕이 된 시대지만 자연건조의 시간이 필요한, 느림으로 완성되는 풍미의 가치를 일깨운다. 그 한 조각 속에는 겨울 바다의 공기. 포항의 해풍. 그리고 시간이 만든 깊이가 고스란히 담긴다. 과메기는 결국 겨울이라는 계절이 직접 빚어낸 가장 자연스러운 선물이다. 주문 전화를 하니 주문량이 너무 많아 순차적으로 보내다보니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답변이 온다. 냉동 꽁치를 해동시키고, 손질하고, 말리는 전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다보니 밀려드는 주문에 덕장 안 외국인 근로자들의 손길도 따라 바쁘다. 겨울 바다와 지역의 삶이 담긴 구룡포 과메기. 택배를 기다리는 시간이 마치 소문난 식당에서 대기하듯 별미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소한 즐거움이 인다. /박귀상 시민기자

2025-12-18

순수했던 시절로 돌아간 즐거운 동기 모임

11월 마지막 주에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 있었다. 작년에 첫 모임을 연 이후 올해 두 번째 모임이다. 장소는 캠핑장과 함께 운영하는 펜션이었다. 모교에서 거리가 멀지 않은 곳이었다. 식사를 위한 각종 식자재와 조리도구들은 식당을 운영하는 회장이 도맡아서 준비했다. 바리바리 준비물을 싣고 회장이 먼저 도착하고 이어서 친구들도 하나 둘 달려왔다. 제주 친구가 보낸 새콤한 귤은 우리보다 먼저 펜션에 도착해 있었다. 고향을 지키며 사과 재배를 하는 친구 둘은 맛난 문경사과를 한 박스씩 들고 왔다. 포항 친구는 겨울 별미인 과메기를, 안동에서 온 친구는 안동식혜를 들고 왔다. 문경 봉천사에서 절 살림을 도맡아 하는 친구는 배추와 김치, 참기름, 쌈장 등을 푸짐하게 싸 왔다. 펜션 마당에 바비큐 숯불이 피워지고 잘 숙성된 고기가 구워졌다. 맛있게 구워진 고기와 생배추와 고들빼기김치 등으로 푸짐한 저녁상이 준비되었다. 오래전 꼬맹이 때의 추억들이 불려 와 정겨운 대화들이 이어졌다. 그때 코흘리개 아이들은 먼 시간을 건너와 벌써 머리 희끗한 중년이었지만 마음은 해맑은 그때의 마음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먼저 식전 공연으로 해금 연주가 있었다. 해금이 내는 고요한 음률이 우리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다음으로는 여성 동기들의 댄스 시간이었다. 의정부 친구가 준비해온 알록달록 가발과 재미있는 선글라스를 장착했다. 노래 ‘유난이다’에 맞춰 마구 막춤 퍼레이드를 벌였다. 다음으로 마종기 시 ‘우화의 강’ 시낭송 타임을 가졌다. 시가 주는 의미를 되새기며 같은 고향 같은 학급에서 만나 6년을 함께 공부하고 순수했던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의 인연을 생각했다. 이어서 즐거운 게임 시간이었다. 빙고 게임에 당첨되어 경품을 탄 친구는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했다. 운동회를 떠올리게 하는 게임도 하며 여러 가지 책임과 살아내는 무거움 따위는 다 던져버리고 어린 시절의 해맑음으로 돌아간 즐거운 시간이었다. 제주에 사는 친구가 늦은 시간에 서울에서 택시를 타고 문경까지 달려온 것은 어느 모임에도 없을 역대급 사건이기도 했다. 다음 날 아침 식사를 하고 천년고찰 대승사를 방문했다. 점심 식사는 고향에서 축산업을 하는 친구가 송어회를 샀다. 각종 채소를 채 썰어 신선한 송어회와 초고추장에 비벼 먹는 비빔 송어회는 문경의 유명한 맛이다. 바쁘고 숨차게 달리기만 하다가 잠시 여유를 가지고 친구들과 만남을 갖는 것은 참으로 귀중한 시간이었다. 마음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고 겉모습은 이제 중년의 아줌마, 아저씨들이지만 마음은 순수했던 시골 초등학교 학생들 그대로였다. 그 시절 때 묻지 않았던 동심이 가득했던 때로 되돌아가 마음이 맑아진 느낌이었다. 동기들 모두 몸 건강히 내년에도 즐겁게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하며 동기 모임을 마쳤다. /엄다경 시민기자

2025-12-18

비원뮤직홀이 지역 주민들에게 전한 클래식의 온기

도심 속 아담한 공연장 대구 비원뮤직홀에서 3주간 총 세 차례의 공연을 잇따라 관람하며 음악으로 일상을 가득 채웠다. 각 공연마다 다른 동반인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 11월 22일 열린 ‘듀오 보체 시리즈 2 – 박소영 & 석정엽 듀오 리사이틀’은 소프라노 박소영과 테너 석정엽의 탄탄한 호흡과 연기력이 돋보인 공연이었다. 혼자 찾은 공연이었지만, 두 성악가의 풍성한 울림이 홀을 가득 메워 외로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앙코르는 원래 한 곡만 예정되었으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즉흥적으로 추가 곡을 선보여 관객들의 감동을 배가시켰다. 11월 28일에는 남자친구와 함께 ‘콰르텟 아프로디테’ 콘서트를 찾았다. 창단 2년 차인 ‘아프로디테’는 팀명 선정 당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남자들이 ‘아프로디테라면 우리 공연은 절대 안 갈 거다’라고 했지만, 우리는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하겠다는 뜻으로 이름을 고수했다”는 말에 관객석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지휘자 김성진의 세심한 해설 덕분에 브람스와 슈만의 음악이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왔고, 특히 마지막 곡인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 1번’은 네 연주자(바이올린 조혜우, 비올라 배은진, 첼로 홍승아, 피아노 이윤수)의 완벽한 호흡으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남자친구는 “첼로의 매력에 새로 눈떴다”며 감탄을 전했다. 12월 6일은 엄마와 함께 ‘EZ클래식: 더 캔들라이트’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 전부터 설치된 수많은 촛불이 관객들을 맞이했고, 작은 불빛의 아름다움을 기록하려는 관객들은 휴대폰을 꺼내 사진으로 순간을 담았다. 진행을 맡은 EZ CLASSIC 권은지 대표는 “화려한 조명 대신 은은한 촛불이 빚어내는 특별한 분위기를 느껴보자”라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연주된 곡들은 대부분 대중에게 친숙한 클래식 명곡으로, 평소 클래식에 익숙하지 않은 엄마도 편안히 음악에 몰입할 수 있었다. 특히 연말 정취를 물씬 풍기는 영화 ‘나 홀로 집에’ OST와 앙코르로 연주된 크리스마스 캐럴은 가족과 연인 단위 관객들에게 따뜻한 여운을 선사했다. 공연 후 엄마는 “연주자들이 짧은 시간 동안 20여 곡을 연주하느라 팔이 아프지 않을까 걱정됐다”며 웃음이 묻어난 소감을 전했다. 비원뮤직홀은 지역 주민에게 수준 높은 공연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공연은 인터넷 예매로 관람했지만, 세 번째 공연에서는 예매에 실패해 당일 현장에서 대기하다가 취소표를 받아 관람했다. 예매 경쟁이 치열하지만 현장에서의 기회도 열려 있어 다양한 시민들이 공연을 접할 수 있게 됐다. 비원뮤직홀 홈페이지에서 공연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매주 다채로운 공연이 꾸준히 열리고 있으니 정보를 미리 살펴보고 관람해 보시길 추천한다. /김소라 시민기자

2025-12-18

헌재, 청송출신 조지호 경찰청장 파면

헌법재판소가 18일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해 파면 결정을 내렸다. 헌재가 경찰청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인용해 파면 결정을 내린 것은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열린 ‘조 청장 탄핵심판’ 선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조 청장 탄핵을 인용했다. 지난해 12월 국회가 탄핵소추한 지 1년만에 조 청장에 탄핵 심판이 마무리된 것이다. 헌재는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통제한 피청구인의 행위는 대통령의 위헌·위법적 지시를 실행하기 위한 것으로 대의민주주의와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되고,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 등 헌법상 권한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및 선거연수원 경찰 배치에 대해선 “위헌·위법한 계엄에 따라 선관위에 진입한 군을 지원해 선관위의 직무 수행과 권한 행사를 방해해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피청구인의 행위는 그 자체로서 대의민주주의와 권력분립 원칙에 대한 중대한 위반에 해당하고, 그로 인해 헌법 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도 엄중하다”며 “피청구인의 법 위반은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하다”고 덧붙였다. 조 청장은 경북 청송 출신으로 대구 대건고.경찰대(6기)를 졸업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12-18

‘투기의 도구가 된 도시관리계획’···포항시는 행정의 본령으로 돌아가야 한다

도시관리계획은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공공의 약속이다. 토지이용의 질서를 세우고 기반시설을 합리적으로 배치하며,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행정 장치다. 그러나 최근 포항시의 도시관리계획을 둘러싼 흐름을 보면 이 원칙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특정 이해집단의 요구가 계획 변경의 출발점이 되고, 그 결과가 투기 수단으로 작동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계획의 ‘공공성’ 보다 ‘속도’와 ‘편의’가 앞서고 있는 점이다. 충분한 수요 검증과 장기적 도시 구조에 대한 검토 없이 용도지역 변경이나 개발 가능성만 부각되면 정보에 먼저 접근한 소수에게 막대한 이익이 주어진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교통 혼잡, 교육·환경 인프라 부족, 주거 불균형이라는 형태로 시민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 도시관리계획이 부동산·건설시장을 안정시키기는 커녕 투기 심리를 자극하는 신호로 작동하는 순간 행정은 신뢰를 잃는다. 물론 포항시는 항변한다. 이번 ‘2030 포항시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안)’이 투기나 개별 개발을 위한 계획이 아니라 변화하는 도시환경과 인구 구조에 대응하고 장기적인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종합적 공간계획이라는 것이다. 또 용도지역·지구의 지정 및 변경, 기반시설 설치와 정비, 지구단위계획 수립 등 도시 공간 전반에 대해 종합 검토한 법정계획이었고, 상위계획에서 제시된 도시 비전과 전략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재정비는 과거 외연 확장 중심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인구 감소와 재정 여건을 고려한 내실 있는 도시공간 관리, 이른바 ‘압축도시(Compact City)’ 구현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힌다. 그동안 다소 미진한 것으로 판단된 도심 교통 순환축 구축과 교통망 체계 개선 등을 통해 침체된 도심 기능을 회복하고, 지역 간 연계를 강화하는 균형 발전의 기반도 담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래 신성장 산업 중심의 도시 구조 전환과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를 이번 계획에 포함했으며 오랜 기간 유지돼 온 각종 용도규제와 개발 제한도 합리적으로 정비했다고 덧붙이고 있다. 지역 특성에 맞는 토지 이용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실효성 있는 공간 관리 체계를 구축하도록 설계됐다고도 했다. 그러나 계획의 취지와는 별개로 도시관리계획은 ‘요청을 처리하는 창구’가 아니라 ‘원칙을 집행하는 기준’이어야 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개별 사업의 타당성은 전체 도시 전략 속에서 검증돼야 하며, 도시관리계획 변경의 필요성은 수치와 데이터로 입증돼야 한다. 인구 구조, 산업 변화, 교통 수요, 환경 수용력 등 기본 지표가 흔들리는데도 계획이 바뀐다면 이는 행정의 오류다. 더구나 반복되는 변경은 계획의 예측 가능성을 무너뜨려 정상적인 투자와 시민의 생활 계획마저 어렵게 만들어 버림을 알아야 한다.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안 공람 공고 후 논란이 일자 이강덕 포항시장은 “열람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향후 도시의 균형 발전과 경쟁력 강화, 시민 삶의 질 향상을 함께 키우는 공간계획을 목표로 시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제출된 의견들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향후 관련 기관 협의와 시의회 의견 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 법정 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며 시민들의 여론을 듣고 또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시장이 전문분야까지를 다 숙지하고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그는 최종 결재권자다. 시민의 입장에서 들여다보겠다는 발언은 그나마 크게 진전된 변화다. 포항시는 이번 재정비안과 관련해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특정 이해집단의 민원을 ‘신속 처리’로 포장할 것인지, 아니면 도시 전체의 이익을 기준으로 ‘집행’할 것인가의 여부이다. 시간이 부족해 신속 처리로 가더라도 행정의 집중도를 높여 사전 검토를 강화하고, 변경 기준과 판단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도시계획위원회 역시 견제와 균형의 본령으로 돌아가 전문성과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보장받아야 하며, 이후 제대로 된 조언과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도시는 한 번 바꾸면 되돌리기 어렵다. 오늘의 편의가 내일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 포항시 도시관리계획은 투기의 통로가 아니라 시민의 삶을 지키는 방파제가 돼야 한다. 도시관리계획의 주인은 소수가 아니라 시민 전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변경이 아니라 더 단단한 원칙이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2025-12-18

“줄은 더 길어졌고, 밥은 더 빨리 동났다”⋯경기 침체 속 무료급식소로 몰리는 어르신들

차가운 겨울 공기가 내려앉은 대구의 골목과 공원에 따뜻한 밥 한 끼를 기다리는 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와 후원 감소가 맞물린 가운데 무료급식소는 노년의 하루를 버티게 하는 마지막 안전망이 되고 있다. 17일 오전 대구 서구 홍익경로무료급식소. 매주 수·금요일 문을 여는 이곳은 대구시와 서구의 보조금, 회원 회비,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의 여파로 회비와 후원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운영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배식 시간을 앞둔 오전 10시쯤 주방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봉사자들은 각자 맡은 자리에서 분주히 움직였다. 30여 분 후 쌀쌀한 날씨에도 급식소 앞에는 이미 긴 줄이 생겼다. 공식 배식 시간은 오전 11시 20분이지만, 급식소 측은 추위를 피하라며 20분 앞당겨 문을 열었다. 공간이 좁은 탓에 봉사자들은 식판을 직접 자리까지 옮겨주며 어르신들의 이동을 도왔다. 빈자리가 생길 때 마다 대기 중이던 어르신을 안내하는 손길도 쉼 없이 이어졌다. “부족한 게 있으면 말씀하세요”라는 봉사자들의 말에 식사를 마친 어르신들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준비된 식사는 150인분. 그러나 평소보다 30여 명 많은 180여 명이 몰리면서 배식 시작 26분 만에 음식이 모두 소진됐다. 뒤늦게 도착한 어르신들을 돌려보내야 했던 순간 급식소 안에는 안타까움이 감돌았다. 급식소 관계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춥든 덥든 어르신들은 (우리가) 출근하기 전부터 줄을 서고, 이를 말려도 소용이 없어 마음이 아프다”면서 “회원 회비는 절반 가까이 줄었고 기부금도 감소해 봉사 인력도 늘 부족하다”며 더 많은 봉사참여를 호소했다. 무료급식소는 단순히 식사를 제공하는 공간을 넘어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덜어주는 쉼터다. 대부분 60세 이상인 이들은 밥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눈다. 김모 씨(85·서구)는 “혼자 밥 먹기 싫어 아플 때 빼곤 매주 온다”며 “이제 안 오면 서로 걱정할 정도”라고 했다. 이런 풍경은 서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하루 전인 지난 16일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운영된 ‘사랑해밥차’ 무료급식소 앞에도 시민들의 긴 줄이 이어졌다. 2004년부터 21년째 무료 급식을 이어온 사랑해밥차는 예년 하루 평균 700~800명이 찾았지만, 올해는 1000명 안팎으로 늘었다. 한 사회복지 전문가는 “무료급식소 이용자 증가는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노인 빈곤의 구조적 심화를 보여주는 신호”라며 “기초연금과 공적 지원만으로는 식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어르신들이 늘고 있어 민간 후원에 의존한 급식소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자체의 재정지원 확대와 지역사회 차원의 지속가능한 돌봄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글·사진/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2-17

주차 지옥 포항역⋯경주역으로 발길 돌리는 시민들

“주차와 열차 시간 때문에 경주역을 주로 이용합니다” 외지 출장이 잦은 포항시민 이모씨(42·남구 대잠동)는 포항역을 쭉 이용해오다 지난해 국도대체우회도로(상구~효현) 6.5㎞ 구간이 개통되면서 경주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포항역과 경주역 모두 집에서 가는 시간은 30여 분으로 비슷하지만, 주차와 열차 이용 여건에서는 차이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 씨는 “포항역은 주차가 힘들어 열차 시간을 맞추기 어렵고, 오전 시간대 KTX 운행 편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이용 과정의 불편이 역 선택을 바꾼 셈이다. 포항역의 주차난과 교통 혼잡 문제는 2015년 개통 이후 꾸준히 지적돼 왔다. 주차 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진입·회차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혼잡 시간대에는 인근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현재 포항역 주차장은 포항시가 관리하는 405면과 코레일이 관리하는 338면 등 총 743면이 전부이다. 이 가운데 사유지를 임대해 사용하는 405면은 내년 연말 계약이 종료돼 더 이상 사용할 수도 없다. 반면 경주역에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주차장 357면과 경주시가 운영하는 공영주차장 566면 등 총 923면이 조성돼 있다. 포항역보다 180면이나 많다. 기차 운행 시간도 경주역으로 발길을 돌리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포항역의 경우 서울행 KTX 14회, SRT는 2회밖에 운행되지 않지만 경주역에서는 KTX 19회, SRT 15회가 운행돼 이용자들의 열차선택 폭이 넓다. 특히 출근 시간대를 살펴보면 포항역에서 출발하는 KTX 열차는 오전 5시 35분, 7시 14분 이후 9시 57분과 10시 14분으로 열차 운행 간격이 크게 벌어진다. 하지만 경주역의 경우 오전 5시 47분, 6시 37분, 6시 44분, 7시 57분, 8시 40분 등 시간대 별로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지역으로 출근하는 시민들까지 포항역이 아닌 경주역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로 출퇴근하는 김모씨(52)는 “포항역은 출근 시간대 열차 시간이 애매해 경주역을 이용하게 됐다”며 “포항역에서 오전 8시쯤 출발하는 KTX열차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포항시 교통지원과 관계자는 “포항역 주차난 해소를 위해 철도공단 유휴부지를 활용한 주차장 확충을 추진 중이다”면서 “열차 운행 시간 문제 역시 관계기관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개선 가능성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2-17

공원식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 ‘3·3·3 긴급 단기 경제정책 연장제안‘

공원식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는 17일 “수소환원제철 조기 착공과 SMR 연계 에너지 로드맵은 포항 경제를 가장 단기간에 살릴 수 있는 최상위 정책 방향”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 전 부지사는 지난 10일 포항시청 기자회견의 후속 조치로 ‘3·3·3 긴급 단기 경제정책’의 연장선에서 포항의 구조적 경제 위기 해법으로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조기 착공과 중·장기 SMR 연계 에너지 전략을 핵심 실행 과제로 제시했다. 공 전 부지사는 “포항은 산업생산 부가가치의 약 73%를 철강산업에 의존하는 구조”라며 “탄소중립 규제 강화, 글로벌 관세 장벽, 중국의 저가 공급 공세, 세계 철강 수요 둔화가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 기존 고탄소 제철 구조를 유지하는 한 경쟁력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포항이 앞으로 100년을 더 산업도시로 존속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공 전 부지사는 일부 환경 관련 우려에 대해 “이미 제도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논의와 추진을 병행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소환원제철과 연계된 단기 실물 투자 규모만 최소 4~5조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수소 데모·실증·환원제철 실증 사업(국비 약 3000억 원 반영),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LNG 발전 사업(약 8000억 원), 해상 매립 및 부지 조성(약 40만 평, 1~2조 원 규모) 등이 포함된다. 공 전 부지사는 “건설·기계·자재·물류·서비스업 전반으로 파급돼 향후 3~5년간 지역경제를 실질적으로 떠받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투자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장기적으로는 SMR(소형모듈원자로)을 포함한 에너지 공급 로드맵 논의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소환원제철은 에너지 산업과 분리할 수 없는 구조”라며 “단기적으로는 LNG, 중·장기적으로는 SMR까지 포함한 현실적인 에너지 믹스를 국가·기업·지역이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12-17

영덕휴게소·남영덕 하이패스 이용 혼선에 도로공사 개선 대책 마련

포항영덕고속도로 개통 이후 통행차량들이 영덕휴게소와 남영덕하이패스IC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진입로 혼선과 포항 방향 진출 불가에 의한 불편을 호소하자 한국도로공사가 안내시설 보강 등 개선 대책을 내놨다. 17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8일 개통한 포항영덕고속도로는 개통 이후 한 달간 교통량이 당초 예측 보다 4000여 대 웃돌았다. 이로 인해 국도 7호선의 교통 혼잡이 완화되고 동해안 지역 관광객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개통 직후부터 영덕휴게소와 남영덕하이패스IC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길 안내가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휴게소와 하이패스IC가 가까이 위치해 있지만 실제 진입로와 이용 동선이 분리돼 있어 운전자들이 휴게소와 IC 진입로를 헷갈리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덕휴게소 이용 차량이 남영덕하이패스IC로 바로 진출할 수 없는 구조 역시 불편 요인으로 꼽힌다. 도로공사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차량 오진입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본선과 분기부, 군도 접속부 등에 안내표지 11개를 추가 설치해 전체 안내표지를 17개로 늘리고, 노면에는 색깔 유도선과 방면 표시를 9곳 보강해 진입 방향을 보다 명확히 할 계획이다. 또 휴게소와 IC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방안도 교통 안전을 최우선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포항 방향 진출로 추가 설치에 대해서는 향후 타당성이 확보될 경우 영덕군과 협의해 설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연말·연초 해맞이 기간에는 포항영덕고속도로 이용 차량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운전자들은 안내표지와 노면 표시를 충분히 확인하고 안전 운전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2-17

홍준표 대선 출마 홍보 혐의⋯검찰, 정장수 전 대구부시장에 벌금 200만 원 구형

전직 고위 공직자가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린 정치적 표현이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놓고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대선 출마를 지지·홍보하는 글을 게시한 혐의로 기소된 정장수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에게 검찰이 벌금 200만 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17일 대구지법 형사12부(정한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전 부시장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정 전 부시장은 지난 1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전 대구시장의 조기 대선 출마를 홍보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피고인은 전직 대구시 경제부시장으로서 공직자 신분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죄질이 나쁘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전 부시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안내를 받은 뒤 위법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며 “2026년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피고인의 피선거권이 유지될 수 있도록 벌금 100만 원 이하를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전 부시장은 최후 진술에서 “공직자로서 법률을 위반해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은 정 전 부시장의 향후 정치 행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 전 부시장은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며 내년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이에 대해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고 답했다. 글·사진/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17

연애 가장해 100억 가로챈 20대, 항소심서 감형

재력가의 딸에게 연인을 가장해 접근한 뒤 부모의 자산 100억 원 상당을 빼돌린 이른바 ‘교제사기’ 사건의 주범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의 중대성을 인정하면서도 대법원 양형기준에 비춰 1심 형이 다소 무겁다고 판단했다. 대구고법 형사2부(왕해진 고법판사)는 1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0대)에게 원심의 징역 20년을 파기하고 징역 16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가 빼돌린 현금 일부를 보관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로 함께 기소된 공범 B씨(30대)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2023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또래 여성 C씨가 자신에게 호감을 느끼는 점을 이용해 교제하는 것처럼 접근한 뒤 재력가인 C씨 부모가 보관하던 현금과 계좌에 있던 자산 등 약 100억 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으로 취득한 자금 중 약 70억 원을 자금 추적이 어려운 상품권으로 전환한 뒤, 이를 개인 상품권 업자에게 되팔아 현금화해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자금은 공범 B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현금과 상품권, 명품 시계와 가방 등 약 29억 원 상당의 자산을 가압류 조치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의 죄질과 피해자들의 분노를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1심 선고는 대법원 양형기준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1심 형이 무겁다는 피고인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해액이 막대하고 통상적인 사기 범행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피해자들의 경제적 기반을 흔드는 데 그치지 않고 인격적으로 말살하고 삶을 파탄에 이르게 했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17

대구·경북 17일 흐리고 비·눈⋯미세먼지 '나쁨'

대구·경북은 17일 대체로 흐린 가운데 곳에 따라 비나 눈이 내리겠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아침까지 일부 지역에 0.1㎜ 미만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경북 중·북부 내륙과 경북 북동 산지에는 곳에 따라 0.1㎝ 미만의 눈이 날릴 가능성이 있다. 경북 북부 동해안과 경북 북동 산지에는 늦은 오후부터, 경북 남부 동해안은 밤부터 18일 새벽까지 비 또는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 울릉도·독도에는 가끔 비가 내릴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경북 북부 동해안(울진·영덕)과 경북 북동 산지, 울릉도·독도에서 5㎜ 안팎이며, 경북 남부 동해안(포항·경주)은 5㎜ 미만으로 예상된다. 낮 최고기온은 7~12도의 분포를 보이겠다. 이날은 대기가 정체되면서 국내 미세먼지가 원활히 빠져나가지 못해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3.5m로 일겠고, 해안선에서 약 200㎞ 이내의 먼바다에서는 파고가 0.5~3.5m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전까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고, 눈이나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빙판길이나 도로 살얼음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차량 운행과 보행 시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2-17

대구소방, 고층건축물 화재예방 총력⋯ 범어W아파트서 간담회·현장점검

대구소방안전본부가 고층건축물 화재 예방과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대구소방은 최근 발생한 홍콩 고층아파트 화재를 계기로 수립한 ‘고층 건축물 화재예방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15일 대구 수성구 수성범어W아파트에서 고층 건축물 안전관리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대구소방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월 기준 대구지역에는 30층 이상 또는 높이 120m 이상 고층 건축물이 총 132개소 있으며, 이 가운데 50층 이상 또는 200m 이상에 해당하는 초고층 건축물은 3개소에 이른다. 고층·복합건축물은 구조적 특성상 화재 발생 시 대피와 대응에 많은 시간이 소요돼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이번 간담회는 이러한 위험성을 감안해 현장의 화재 안전관리 실태를 직접 점검하고, 건물 관계자 중심의 예방·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요 논의 내용은 △피난안전구역 운영 및 관리의 실효성 강화 △통합방재실 중심의 상황 전파·대응체계 고도화 △입주자와 관리주체 간 협력 및 책임체계 구축 등이다. 간담회 이후 엄준욱 본부장은 소방시설과 피난안전구역, 옥상층 인명구조공간 등 주요 시설을 직접 점검하며 소방시설 관리 상태와 대피·대응체계 운영 실태를 꼼꼼히 살폈다. 엄 본부장은 “고층 건축물은 화재 발생 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평소 철저한 예방관리와 신속한 초기 대응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소방은 고층 건축물 화재안전대책의 일환으로 초고층 건축물 3개소에 대한 긴급점검을 12월 중 완료했으며, 내년 6월까지 나머지 고층 건축물 129개소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16

지역 농산물 사고·먹고·치유까지···포항시 추모공원에 농산물유통지원센터 건립 추진 ‘눈길’

포항시가 남구 구룡포읍 눌태리에 2030년 6월 문을 열 예정인 추모공원에 농산물유통지원센터(먹거리통합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최첨단 화장시설과 봉안시설, 자연장지 외에도 공원과 같은 휴식 공간을 짓는 추모공원에 지역 농산물 집하·저장·가공·판매 통합 지원에서부터 로컬푸드 직매장과 음식점, 치유 체험까지 갖춘 복합공간을 짓겠다는 것이다. 먹거리통합지원센터는 국비 등 100억 원을 들여 추모공원 내 1만2000㎡ 부지에 연면적 1500㎡의 규모로 검토되고 있다. 이는 공공급식 식재료 공급 거점, 로컬푸드 직매장, 지역 가공식품 판로 확보, 농가 교육 및 홍보, 장례를 치르거나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추모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심리적 치유를 돕는 기능을 한다. 내년 6월 공모에 도전해 50억 원 가량의 국비를 확보하겠다는 게 포항시의 계획이다. ‘농산물유통지원센터 건립 구상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포항시는 다양한 농산물 생산 기반을 갖춘 데다 매일 수만 명 규모의 공공급식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농산물 직거래 매출도 2022년 8억 원에서 2024년 83억 원 이상으로 증가하는 등 직거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로컬푸드 수요도 늘고 있지만 소규모 매장 밖에 없어 수요 확대에 한계가 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농산물유통지원센터의 사업수요는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파급효과도 큰 것으로 전망됐다. 농산물유통지원센터 5년 차에 1000가구 이상의 농가가 참여할 경우 150억 원의 매출 달성이 예상되고, 1개 농가당 연평균 1500~2000만 원의 추가 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 258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14억 원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와 더불어 물류·가공·포장 관련 연관 산업 활성화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공공급식 확대와 잉여농산물 기부에 따른 취약계층 지원 외에도 일자리 창출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 농촌활력과 관계자는 “포항의 농산물 유통·저장·가공시설은 노후화와 분산 운영으로 인해 공공급식과 직거래 시장 확대 수요를 충분히 감당하지 못하고 있고, 대형마트의 지역 농산물 판매 비중이 극히 낮은 점을 보면 지역 농산물 소비 기반이 매우 취약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산물유통지원센터는 지역 내 먹거리 순환 체계 확립과 도농 상생, 농업인 소득 안정,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2-16

문수봉을 오르고 문수봉에서 배부르다

내연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 코스다. 그중에 많은 사람들이 오르는 길은 보경사를 지나 오르는 문수봉까지다. 기념사진을 찍고 삼지봉까지 돌아 은폭포, 연산폭포, 관음폭포의 웅장한 물소리에 귀가 먹먹하게 내려오다 상생폭포에서 잠시 쉬다 보경사로 회귀한다. 이른 아침 김밥 한 줄 먹고 올라갔으니 대부분 사람이 식당으로 향한다. 보경사로 향하는 길 양쪽에 식당은 어느 집에 들어가도, 등산객은 실망하지 않는다. 오래 그 자리를 지키며 쌓은 솜씨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일행은 등산 코스 중에 제일 먼저 만나는 ‘문수봉’을 간판으로 내세운 곳을 좋아한다. 가게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늙은 호박이 반긴다. 달걀판을 방석 삼아 잘 익은 호박을 돌담처럼 쌓아 창가에, 방에, 야외테이블에도 호박이 올라앉았다. 호박 사이에 밍크 담요가 있어서 자세히 보니 고양이들 잠자리였다. 날이 추워지니 야외테이블 둘레에 비닐로 둘러놓은 탓에 바깥과 달리 따듯했다. 세 마리 고양이가 서로 온기를 나누고 있었다. 호박 밑에 밥과 물그릇이 보였다. 오래전부터 문수봉가든은 유기견 유기묘를 보살피는 곳이라 소문이 난 곳이다. ‘어서 오세요’ 하며 마중 나온 사장님 손에 호박전 반죽이 묻었다. 더덕 정식 2인분을 시키고 방에 들어와 자리 잡았다. 미리 온 단체 손님이 있으니 좀 기다려야 한다고 미리 귀띔해 줘서 뜨듯한 방에 엉덩이 지지며 기다렸다. 단체 손님들의 박수 소리 웃음소리가 우리 방으로 넘어왔다. 5분 후, 손두부가 먼저 나왔다. 함께 싸 먹으라고 김치와 나물도 나란히 내려놓고 가위를 쥐여 준다. 손으로 찢어 먹어야 맛있는 김치지만 오늘은 귀차니즘으로 가위로 잘라 먹었다. 앞접시에 젓가락으로 두부를 스윽 잘라 담고 그 위에 김치를 얹어 먹으니 구수한 손두부의 맛이 최상이었다. 사이사이 나물로 리셋해 주다 보니 호박전이 나왔다. 호박전을 보면 스물여섯에 결혼해 주말마다 시댁에 다니러 갔을 때가 떠오른다. 처음 임무가 들에 나가시며 어머님이 큰 호박 한 덩이와 식칼, 그리고 귀퉁이가 닳은 놋숟가락 하나를 주시며 호박전을 구우라 했다. 할 줄도 모르면서 어떻게 되겠지 했던 철없는 며느리는 단단한 호박에 칼끝을 넣지도 못해 속상해 눈물이 앞섰다. 낮잠 자는 신랑을 불러 반으로 잘라 달라 하고서는 놋숟가락으로 단단한 호박을 긁으며 한 시간을 씨름해도 반도 못 긁었다. 또 눈물이 찔끔. 어찌어찌 찹쌀가루와 밀가루 넣고 소금 설탕으로 간을 하니 양이 ‘다라이’ 한가득이었다. 전기 프라이팬에 두어 시간 기름 냄새를 맡으며 구웠다. 농사일 바쁘신 시어머님은 그렇게 구워서 식힌 호박전을 차곡차곡 찬합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고 두어 장씩 새참으로 드셨다. 겨울에서 봄까지 안방 윗목에 자리 잡은 누런 호박이 자취를 감출 때까지 호박전을 구웠고, 나는 호박전이 싫어졌다. 특히 호박전은 남이 구운 게 제일 맛있다. 문수봉 사장님 솜씨가 그중 제일이다. 더덕 정식이 나오기 전에 우린 이미 배가 부르다. 그래도 주인공인 더덕구이와 함께 15첩 상이 차려져 입이 떡 벌어진다. 거기다 금방 구운 노릇한 가자미와 게가 들어간 된장찌개가 어서 먹으라고 보글보글 부추긴다. 평소 생선은 집에서 구우면 냄새가 나니 외식할 때 먹어야 제맛, 가자미 한 마리씩 앞으로 당겨 하모니카를 분다. 된장찌개 하나만 있어도 밥 한 그릇 뚝딱할 수 있을 맛이다. 배가 불러 남겨도 걱정하지 마시라. 주인장이 미리 알고 싸가라고 일회용 비닐팩을 주신다. 도토리무침과 백숙도 맛있다. 백숙은 예약해야 맛볼 수 있다. 문수봉가든: 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 보경로 471, (054) 262 9982. /김순희 시민기자

2025-12-16

배움, 삶의 기쁨이 되다

햇살이 포근한 지난 11일 오후, 지인의 행사 진행을 도와주기 위해 뱃머리 평생학습관을 찾았다. 주차장은 차들로 가득했고 약속 장소인 학습관 2층에는 오후 수업을 위해 강의실을 찾아온 사람들로 분주했다. 이날의 행사는 성인문해교육 수업의 결과물로 내놓은 ‘손끝으로 피운 꽃’ 시화전 전시였다. 2층 꿈담갤러리 창가에는 시화전 입간판과 상을 받은 분들의 작품이 특별히 반짝이는 금빛 리본을 달고 전시되어 있었다. 먼저 시화전을 찾아온 사람들의 사진 촬영 보조를 위해 임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조끼와 모자와 촬영 보조라는 명찰로 복장을 갖추고 오후 2시에 시작되는 행사를 기다렸다. 로비를 오고 가는 사람들은 시화전 작품 앞에 서서 글을 읽고 한참을 머물렀다.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을 현장에서 처음 접한 시민기자도 행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며 상 받은 작품들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갔다. 전국 문해 시화전, 경북 성인문해 시화전의 시화 부문, 엽서 부문 등에서 상을 받은 작품들이었다. 작품들은 대부분 한글을 배우게 되어 전과 다른 세상을 살게 되었다는 기쁨을 마구마구 표현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아들에게 보내는 엽서 내용이 있었다. 자신이 직접 배 아파서 낳은 아들이 아니지만 그 아들에게 이제까지의 고마움을 표현했다. 아들이 한글을 배워보라고 건넨 한마디가 인생을 바꿔 놓았다고 했다. 수업에서 ‘가장 고마운 사람’을 발표하라고 했을 때 단번에 우리 아들이라고 말했다고. 또 구룡포에서 한 시간을 버스 타고 수업에 오면서도 한 번도 결석하지 않았다는 이야기, 마트에서 물건 이름과 식당 간판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수업에 가려고 치장하는 것도 즐겁다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시와 그림으로 고스란히 표현했다. 수상하신 분들 가운데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상을 수상한 시니어는 한글 배우러 학교 간다니 올해 98세 된 친정어머니가 돈 이십만 원을 75세 된 딸에게 주며 책가방 사라고 하셨다고. 덕분에 친정어머니는 학부모가 되었다는 멋진 시였다. 한글을 배워서 쓴 시의 내용은 울컥하기도 했지만 모두 가족들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했다. 시니어들의 나이대를 보니 대부분 일흔은 넘으신 것 같았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분이 한글을 깨치지 못하고 있었다. 이분들이 거쳐온 어린 시절을 생각할 때 여성들에 대한 교육의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역사에 안타까웠다. 이런 까닭에 뱃머리 평생학습관에서의 성인문해교육은 연간 40주 과정으로 1~3 단계별로 운영되고 있고 방송통신중학교에 입학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행사가 시작되고 사회자는 먼저 작품 전시된 분들의 이름을 한 분씩 부르며 시상을 진행했다. 마지막엔 평생학습관 관계자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간단한 인사말 중에 “사연들을 하나하나 다 읽어 보았다. 무엇보다 어르신들의 배우고자 하는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꽃다발을 들고 단체 사진 촬영이 시작되자 수상자 중 한 분의 며느리가 급히 달려와 준비 해온 꽃다발을 건넸다. 어머니는 꽃다발을 받고 이내 눈이 촉촉해진다. 배움을 향한 열정이 있어서인지 눈빛들은 반짝였고 그간의 과정을 잘 마무리한 듯한 즐거운 모습이었다. 한 분씩 즉석에서 사진을 찍고 인화를 해드렸다. 예쁘게 사진 잘 나왔다고 건네니 연신 고맙다고 고개를 숙인다. 세 시간이 넘는 시간을 함께하며 배움이란 사람을 밝고 건강하게 한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그리고 이분들의 배움이 오래 계속되기를 바란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5-12-16

분천역 산타마을 축제 즐겨볼까요?

열두 달 달력이 달랑 한 장 남은 차가운 겨울이다. 날씨가 추워져 몸을 움츠리기에 십상인 12월. 그러나 겨울에 접어들면서 더욱 활기를 띠는 곳이 있다. 봉화군 분천역 산타마을은 축제로 이어질 눈 내리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다시 정비하고, 색칠하고 손님맞이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겨울의 진객은 뭐니 뭐니 해도 하얗게 눈 내린 설경. 설경 속에 펼쳐질 분천역 산타마을 축제가 20일부터 2026년 2월 15일까지 58일간 열릴 예정이다. 동화 속 분천역 산타마을은 대표 겨울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이곳은 봉화군 소천면 깊은 산골의 간이역을 중심으로 마을 전체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단장한 곳이다. 빨간색 지붕, 수백 개의 산타 조형물, 크리스마스 장식이 북유럽 못지않다. 경북도와 봉화군, 코레일의 협력사업으로 시작한 분천역 산타마을은 백두대간협곡열차로 명소가 되었고,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은 그야말로 동화 속 마을로 아이들에게는 꿈의 왕국으로, 어른들에게는 동심으로 돌아가는 공간으로 다가오는 곳이다. 감성의 겨울 나들이를 떠날 수 있는 곳으로 동심과 추억을 만들어 주고, 연인과의 낭만적인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조성된다. 분천역 산타마을은 각종 포토존과 놀이시설 등 마을 전체가 한겨울 감성과 콘텐츠가 어우러진다. 기본시설 외에도 새롭게 조성된 겨울왕국 산타 스튜디오, 테마형 관광지로 확장하기 위해 사계절 썰매장, 미니 기차, 슬라이드 등 다양한 체험형 시설들을 조성했다. 분천역 일대 산타 전망대와 친환경 숙박시설, 어린이 종합놀이 공간, 리틀 포레스트 봉뜨락 등도 조성해 새롭게 태어났다. 백두대간협곡열차는 분천역에서 양원역을 거쳐 승부역을 지나 철암역에 이르는 27.7㎞ 구간이다. 12월 찬바람이 쌀쌀하게 목덜미를 파고들고 코끝이 맵싸한 날씨에 난로가 빨갛게 달아오르는 객차에서 정겹게 다가오는 산골 풍경을 보는 건 겨울 낭만의 백미다. 한 해의 마지막. 낭만적인 여행을 하고 싶다면 느릿느릿 달리는 기차를 타고 겹겹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천역과 아담하게 자리 잡은 산타마을로 가보자. 역사 앞과 마을은 계절과 관계없이 온통 크리스마스 분위기다. 백두대간 협곡의 풍경은 웅장하고 경이롭다. 자연이 빚어낸 걸작들이 인상적이다. 철길과 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이야기가 들릴 듯하다. 설경과 잘 어울리는 계곡을 끼고 앉은 산골 집이 정겹고, 황량한 겨울의 삭막함과 포근함이 함께 공존한다. 눈이 내리면 순백의 비경에 등이 굽고 휘어진 소나무, 여기저기 삐죽삐죽 드러나 보이는 기암괴석들의 자태가 절경이다. 오는 20일부터 58일간 펼쳐지는 분천역 산타마을 축제는 함께 웃으며 추억을 만들고, 가족과 연인들이 공유하고 나누는 겨울 축제다. 이번 겨울은 더욱 풍성하게 조성된 봉화 분천역 산타마을에서 순수한 동심으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보면 좋을 것 같다. /류중천 시민기자

2025-12-16

불길 속으로 들어간 소방관들⋯대구소방, 실전 같은 화재 훈련 현장

“불길과 연기 속에서 판단하고, 몸으로 익힙니다.” 실제 화재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훈련장에서 대구 소방관들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실전 연습’에 나섰다. 눈앞에서 치솟는 불꽃과 순식간에 변하는 내부 환경을 직접 체감하며, 화재 현장에서의 판단력과 대응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16일 오후 1시쯤 대구소방교육훈련센터. ‘실화재 종합훈련 역량 강화 특별교육’이 시작되자 훈련장은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소방관 16명은 방화복 상·하의와 공기호흡기 세트, 방화두건, 헬멧 등 개인보호장비를 갖추고 2인 1조로 장비 점검을 마친 뒤 차례로 내부로 진입했다. 플래시오버 셀 안에는 파렛트 등 연소체가 설치됐고, 점화와 함께 불길과 짙은 연기가 빠르게 번졌다. 약 30분간 이어진 훈련 동안 소방관들은 불과 연기의 확산 양상, 문과 창문 개방에 따른 내부 환경 변화를 몸소 확인하며 방수 훈련을 병행했다. 훈련 중에 발생한 연기는 집진기를 통해 포집돼 외부로 배출됐다. 이날 훈련의 핵심은 ‘관찰과 이해’였다. 화재성상이 단계별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중성대가 형성되는 과정은 어떠한지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TIC(열화상카메라)를 활용해 온도 변화와 열 축적 현상을 점검하고, 가연성 기체 농도 상승과 복사열에 따른 동시 발화 가능성도 체험했다. 개구부 개방에 따른 연기 거동과 화재 확산 특성 역시 집중적으로 살폈다. 훈련을 마친 뒤에는 브리핑 시간이 이어졌다. 소방관들은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판단과 대응 과정을 공유하며 개선점을 짚었다. 최종대 대구소방교육훈련센터 교육운영팀 소방경은 “실제 화재를 경험할 기회가 줄어든 만큼, 급격한 연소 확대 상황에 대비한 대응 중심 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철 달서소방서 소방교는 “실제 불꽃과 연기를 활용한 훈련으로 현장 감각을 키울 수 있다”며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이달 초 실화재훈련시설 설치를 완료하고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글·사진/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