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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성·안동·영덕 등 도내 7개 시·군 주민 2만3300여명 대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5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의성을 비롯한 경북 북동부 7개 시·군에서 대피한 주민 수가 2만33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경북도에 따르면 밤새 북동부 산불로 대피한 지역별 인원은 청송이 1만391명으로 가장 많았고 영덕 4345명, 안동 452명, 의성 2737명, 영양 1493명, 울진 285명으로 나타났다. 청송의 경우 지난 2월 기준 총인구가 2만3000여명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대피한 셈이다. 이 때문에 청송지역 일부 대피 시설은 갑자기 몰린 주민들로 꽉 차기도 했다. 또 의성 산불과 별도로 봉화에서는 전날 저녁 물야면 개단리에서 발생한 산불로 15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이들 주민은 산불이 확산하면서 지자체가 내린 대피 명령에 따라 인근 학교, 마을회관, 체육관 등으로 몸을 피했다. 살던 집이 불에 타버린 이들은 삶의 터전을 갑자기 잃어버린 큰 상실감에 빠졌다. 직접 피해를 입지 않은 주민들도 대피시설에서 노심초사하며 진화 상황을 지켜봤다. 일부 주민들은 불이 소강상태가 된 것을 보고 일시 귀가하기도 했지만, 다시 확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피시설로 되돌아오기도 했다. 청송 진보면 한 주민은 “집이 산에서 떨어져 있어 다행히 피해는 없었지만, 산 근처에 사는 사람들의 집은 많이 불에 탔다”며 “도로교통 통제로 자녀가 직접 오지 못한 집 어르신은 대신 연락 받은 이웃이 대피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2025-03-26

영덕, 사망자 6명 발생… 전기 및 통신 마비로 피해 눈덩이

의성 산불이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영덕에서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피해가 산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영덕군내에는 26일 오전 7시 현재 6명이 숨졌다. 사망자 3명은 영덕읍 매정리 소재 실버타운 입소자들로 요양원에서 안전한 곳으로 옮기던 차에 불이 붙어 차량이 전소되면서 노인들이 숨졌다. 매정리  노인 2명이 대피하던 중 불길에 휩싸여 사망했고 1명은 축산리 대곡리 주택가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군은 날이 밝자 추가 피해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덕산불은 현재 영덕읍 중심으로 타고 있으나 다행히 강풍주의보가 26일 오전 5시 해제돼 진화에 다소 숨통이 틔워진 상태다.  그러나 이날 오후 다시 강풍이 예고돼 있어 군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불씨는 영덕 해안가는 물론 울진 방향으로 향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영덕군은 밤새 군민 4,345명을 긴급대피시키는 등 비상상태에 돌입했으나 불길이 워낙 거세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군지역 전역이 25일 밤 10시 22분부터 26일 새벽 2시까지 4시간여 정전되는 사태까지 빚어지면서 전기공급이 중단되는가 하면 전지역이 휴대폰 먹통에다 군 행정시스템마비 등으로 군민들이 큰 혼란을 빚었다.  7번 국도를 달리던 버스 1대와 승용차 2대에도 불이 옮겨붙는 등 차량 3대가 전소됐다. 지품면사무소도 일부 불에 타는 등 날이 밝자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영덕군은 "현재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재난문자와 안내 방송에 귀을 귀울여 달라"고 밝혔다. / 박윤식 기자

2025-03-26

의성 산불 번진 경북 북부권 피해 확산…사망자 15명 발생

닷새째 확산하고 있는 경북 의성 산불이 경북 북동부권으로 번지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6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현재까지 산불이 휩쓸고 간 현장에서 발견된 사망자는 모두 15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안동시 2명, 청송군 3명, 영양군 4명, 영덕군 6명 등 4곳에서 모두 15명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 25일 영양군 석보면에서는 오후 11시쯤 도로 등에서 일행 등으로 추정되는 불에 탄 남녀 시신 4구가 발견됐다. 이어 60대 남성 1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날 청송군에서는 70·80대 노인 2명이 자택 등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청송읍 한 외곽에서도 불에 탄 6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됐다. 영덕군 사망자 일부는 실버타운 입소자로 전날 오후 9시 대피 도중 산불확산으로 타고 있던 차량이 폭발하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족들과 함께 트럭을 타고 대피하던 70대 여성은 교통사고로 갈비뼈 등을 다치는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고, 진보면에서는 치매를 앓는 80대 여성 1명이 실종됐다. 안동에서도 현재까지 임하면과 임동면 2곳에 있는 주택 마당에서 각각 50대와 70대 여성이 숨진 채로 쓰러져 있는 것을 가족 등이 발견했다. 사고 현장에서는 사망한 50대 여성 남편도 상처를 입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국은 나머지 사망자들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산불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를 미처 피하지 못해 질식하는 등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3-26

의성 산불에 국가유산 재난 위기경보 ‘심각’격상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곳곳으로 번져 가면서 국가유산 재난 국가위기 경보 수준이 ‘심각’ 단계로 격상됐다. 국가유산청은 25일 오후 5시 30분 기준으로 전국의 국가유산 재난 국가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발령했다고 밝혔다. 국가유산 재난 국가위기 경보를 ‘심각’ 수준으로 격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위기 경보 ‘심각’단계에서는 국가유산청 내 필수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들은 비상근무에 들어가고, 청장을 중심으로 상황을 총괄 지휘하거나 대응한다. 국가유산청은 “의성군, 안동시 등의 대형 산불과 전국에서 발생하는 동시다발적 산불로 인한 국가유산 화재 피해 우려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비상 상황에 대비해 주요 유물을 옮길 예정이다. 병산서원은 세계유교박물관으로 주요 건물 현판을 이송한 상태다. 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관계자 30여 명은 안동 봉정사에 보관 중인 주요 유물을 옮기기 위해 이동 중이다. 봉정사는 2018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에 포함된 사찰이다. 대웅전, 극락전이 각각 국보로 지정돼 있으며 영산회 괘불도, 아미타설법도, 영산회상벽화, 목조관음보살좌상 등 보물도 있다. 국가유산청은 5t 규모의 무진동차량 2대를 동원해 불화 등을 국립대구박물관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날 오후 7시 기준으로 확인된 국가유산 피해 사례는 총 8건으로 집계됐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보물로 지정된 의성 고운사의 연수전, 가운루 2채가 전소됐고,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 알려진 명승 안동 만휴정 원림도 불에 탔다. 강풍으로 인해 화재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3-25

의성 산불 나흘째… 이재민 위한 ‘온정의 손길’도 들불처럼

의성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재민과 산불 진화대원을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는 25일 재해구호기금 1억 원을 긴급히 마련해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성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긴급 지원 성금 1억 원을 전달하고, 이재민과 봉사자를 위한 ‘사랑의 안심 밥차’를 운영해 6000여 명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또한 지난해 한수원이 경북소방본부에 기증한 소방관 회복 차량 ‘안심 히어로’가 현장에 출동해 소방관들의 심신 회복을 돕고 있다. 의성군종합자원봉사센터, 경북종합자원봉사센터, 의성군새마을부녀회, 대한재해구호협회, 농협중앙회 등 여러 기관·단체들의 성금과 구호물품도 속속 답지했다, 여영현 농협상호금융 대표, 권기봉 농협중앙회 이사(남안동농협 조합장), 최진수 경북농협 본부장 등은 지난 24일 의성실내체육관과 안평면 안평초등학교, 점곡면 대피소 등에 물품을 지원했다. 앞서 농협중앙회는 23일 의성체육관을 찾아 각종 생필품 등으로 구성된 구호물품 100세트를 전달했다. 서울 아리수본부는 생수 1만9200병을 긴급 지원했고, KT 경북북부지사는 물·충전기·물티슈 등 위생용품을 임시 대피소에 지원했다. 의성건설기계협회, 의성라이온스클럽 등도 이재민을 위한 구호키트와 성금, 간식, 물품 등을 전달했다. 의성종합운동장 옆 임시대피소인 의성체육관에 있는 자원봉사자들은 이재민들을 위해 밤을 지새우다시피 하고 있다. 한국구세군은 의성군 새마을부녀회와 함께 산불이 시작된 지난 22일 오후부터 사랑의 밥차를 운영 중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도 마스크와 식료품을 자체 조달하거나 후원받아 진화대원이나 이재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체육관에는 통신 지원에 나선 KT와 SKT가 각각 통신지원을 하고,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는 이동식 급식차량을 급파해 구호 급식에 나서는 한편 텐트·침구 등 재해구호물자를 지원하고, 대한재해구호협회도 응급구호세트를 긴급 지원했다. 경북 각 시·군도 구급차량을 지원하는 등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 대한적십자사와 도내 시·군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재난을 겪은 주민들의 심리상담을 벌이고, 지역 식당과 카페들도 진화대원에게 무료로 음식을 나눠준다. /황성호·김락현·이병길·피현진기자

2025-03-25

냉천교 재가설 공사 전면 중단·재검토 촉구

포항 청림동 상인들이 냉천교 재가설 공사의 전면 중단 및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25일 오후 2시쯤 포항시청 앞 광장을 찾은 청림동 상인 60여명(경찰 추산)은 “올해 1월부터 진행된 냉천교 재가설 공사로 기존 8차선 도로가 3차로 감축 운행되면서 이 일대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수가 급감했다”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통행제약 및 교통체증은 공사 인근 지역을 기피지역으로 인식시켜 포스코와 철강산업단지 기업체 직원들의 음식점 방문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그 여파로 주변 식당을 포함한 상가 100여곳의 매출의 50% 이상 감소를 초래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상인들은 “지금도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 앞으로 공사기간 2년 여 동안 어떻게 버티느냐”면서“해도 해도 너무한다. 답답해서 찾아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냉천교의 공기는 2027년 6월로 예정돼 있다. 청림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공사 기간의 장기화로 인한 지역의 슬럼화가 너무나도 명확히 예상된다”면서 “공사 주체인 경상북도는 상권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호소했다. 상인들은 포항시와 경북도의 무책임한 행정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한 상인은 “공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미리 가교나 가도를 설치해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했어야 했다”면서 “지자체의 무사안일한 행정업무처리로 청림동 상인들만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청림동 상인들은 “청림동 향한 우회전 없는 냉천교 공사를 당장 수정하라”면서 “제안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우리도 생존권을 지켜 내기 위해 상인들과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3-25

“불길 잡아라” 진화대원 하늘과 땅서 분투

“어떡하든 불길을 잡는 게 시급하니까요”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나흘째인 25일에도 산불 진화에 투입된 대원들의 ‘사투’는 이어졌다. 진화대원들은 체력적 한계를 딛고 장비 하나에 의지한 채 짙은 연기와 매캐한 냄새로 가득 찬 산을 넘나들며 불을 끄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지친 표정이 역력했지만, 진화를 위해 남은 힘을 모두 쏟아부으려는 의지는 산불 열기만큼 강했다. 의성에는 현재 전국에서 소방대원들이 지원을 하기 위해 들어왔으며 이들은 쪽잠 속에 화마와 싸우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소방관 김 모씨는“매일 9시쯤 교대근무를 한다. 마땅히 쉴 곳이 없어 차 안에서 배달된 도시락을 먹고 휴식을 취한다”며 “의성 산불은 강풍으로 종잡을 수가 없는 바람에 출동도 잦아 쉴 수도 없다”고 일상을 전했다. 강원소방본부에서 파견 나온 소방관 김 모씨는 “교대근무를 하고는 있으나 잠을 제대로 못 자다 보니 지금 피로가 엄청나게 쌓여있다. 그렇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진화해야 하는 만큼 최대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산불과 싸우고 있다”며 다 쉬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산불이 강풍을 타고 여기저기 확산하면서 지역의 의용소방대원 및 산불감시요원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의성군 소속 산불진화대원 정 모씨(59·의성)는 “전날 오후 단촌면 상화리 야산에서 진화하던 중 갑작스러운 강풍에 불길이 순식간에 주변을 덮쳐 간신히 현장을 급히 빠져나왔다”며 “조금만 늦었어도 꼼짝없이 불 속에 갇힐 뻔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진화대원 최 모씨(67·의성)는 “수압이 세기 때문에 불이 난 곳에 물을 뿌리다가 산비탈에서 넘어지고 구르는 일이 잦다”며 엉망이 된 바지를 손으로 가리켰다. 그는 “외지에 나가 있는 아이들은 지금 내가 산불 현장에 나와 있는지도 모른다”며 “자녀에게 짐을 지우기 싫어 이 일을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걱정할까 봐 말을 못 하겠다”고 고개를 떨궜다. 특히 의성 관내에서 투입된 진화대원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의성체육관으로 대피하는 광경을 보고선 힘들다는 소리도 못 하고 있다. 대원 이 모씨(55·의성)는 “어제도 12시간 이상 산불 진화에 투입됐다. 몸은 천근만근인데도 산 밑 마을 주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보면 잠시 쉬는 것도 그저 미안해 다시 산으로 올라가게 된다”며 이는 대원 모두가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헬기 조종사들도 진땀을 흘리기는 마찬가지다.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소속 김태권 기장은 의성군에서 산불이 발생한 지난 22일부터 현장에 투입됐다. 김 기장은 “의성 산불 발생 첫날부터 하루 8시간씩 비행하고 있다”며 “잡념 없이 오로지 불을 끄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기장 윤 모씨는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탓에 물을 뿌려도 불길이 제대로 잡히질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며 “기상이 도와주질 않으니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의성 산불은 안동시 길안면을 넘어 청송까지 위협하면서 산불영향 구역도 크게 확대돼 역대 3번째를 기록했다. 의성 지역에는 국가 소방동원령이 발령됐다. /이병길·피현진·단정민기자

2025-03-25

유해물질 가득한 산불 연기, 인체에 치명적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번지면서 산림·주택·농작물 피해와 함께 짙은 연기로 인한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25일 산불이 발생한 안평면을 비롯해 의성읍, 단촌면, 점곡면, 옥산면, 신평면, 안계면 등 산불이 옮겨간 지역은 온통 연기로 뒤덮였다. 이 연기가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산불 연기에는 초미세먼지, 일산화탄소, 벤젠 등 유해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관지염,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들에게 매우 위험하다. 산불연기는 또 혈압상승과 심장 리듬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어 고혈압이나 심장병 환자는 물론 고령자와 임산부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기침, 호흡곤란, 목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눈 따가움, 알레르기성 비염, 피부 가려움 등의 증상도 자주 발생한다. 실제로 지난 24일 의성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된 40대 소방대원 A씨가 연기로 인한 어지러움증을 호소했다. A씨는 당시 구토 증세도 보였다. 산불연기를 마시는 것이 일상이 된 주민들도 하나 같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임순연(여·74·의성읍)씨는 “산불이 난 이후 계속해서 목이 따갑고 숨쉬기가 답답하다. 가만히 있다가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며 “산불이 빨리 꺼져야 연기도 사라질 텐데 매캐한 냄새와 함께 연기까지 겹치면서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김상학(52·안평면) 씨는 “하루종일 산불 연기가 자욱한 상태에서 생활하다 보니 목과 눈이 따가운 일이 흔하다”며 “큰 호홉 대신 작게 숨을 쉬는 버릇까지 생겼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산불 연기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창문을 꼭 닫아 연기의 실내 유입을 차단하고, 외출시 KF94 이상의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 연기로 인한 기관지 건조를 막기 위해 충분한 수분 섭취와 실내 습도 유지도 중요하다”면서 “만약 기침이 심해지거나 숨 쉬기 불편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현진기자

2025-03-25

尹 대통령 선고 ‘하세월’… 4월로 넘어가나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한 지 한달이 됐지만 선고기일 지정은 무소식이다. 헌재가 26일까지 선고기일 공지를 하지 않는다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4월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 재판관들은 지난달 25일 마지막 변론 이후 한달째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재판관들은 다른 사건의 변론·선고 등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매일 평의를 열고 사건을 검토 중이다. 주말에는 자택에서 사건을 분석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사건 심리 기간은 전직 대통령 탄핵심판과 비교해보면 두배 넘는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11일이 걸렸다. 이를 바탕으로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3월 14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그 전망은 빗나갔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면서 선고 시기와 결론을 두고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당초 헌재는 윤 대통령 사건 접수 직후 ‘최우선 심리’ 원칙을 밝혔다. 그러나 선고가 늦어지면서 세부 쟁점에 관해 재판관들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과 함께 헌재가 사안의 중대성, 국론 분열 등을 고려해 합치된 재판관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심리가 늦어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 때문에 이번 주도 선고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재판관들이 늦어도 26일까지는 윤 대통령 사건의 결론을 내려야 이틀간 준비를 거쳐 28일쯤 선고가 가능하다. 그러나 27일에는 헌법소원·위헌법률심판 등에 대한 헌재의 정기 선고가 예정돼 있다. 재판관들이 그 준비까지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체됐던 평의가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두 전직 대통령 탄핵 사건들과 달리 헌재가 여러 건의 탄핵심판을 동시에 심리한 점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헌재가 이번주를 넘기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4월 초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다만,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오는 4월 18일에 동시에 끝나는 만큼 그 이전에는 윤 대통령 선고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3-25

의성 '괴물산불' 청송·영양·영덕·봉화까지 번져…야간 강한 바람타고 빠르게 확산

의성에서 시작해 나흘째 확산 중인 ‘괴물 산불’이 안동을 지나 청송 영양, 영덕, 봉화까지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영덕군 지품면은 최초 발화지인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에서 지도상 직선거리로 63㎞ 떨어져 있다. 산림 당국은 25일 의성 산불이 이날 저녁 강한 바람을 타고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과 영양군 석보면, 영덕군 지품면, 봉화 물야면까지 번졌다고 밝혔다. 지역별 발화시각은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 오후 6시 20분쯤, 영양 석보 오후 5시40분쯤, 영덕 지품 오후 6시 40분쯤, 봉화 물야면 7시쯤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진화대를 투입해 산불을 진화 중이지만 야간 시간대 번진 산불로 연기가많아 현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산림청 관계자는 전했다. 주왕산공원 관리사무소는 직선거리로 1㎞ 거리까지 불길이 근접하자 사무소 직원들은 대피를 준비했고, 국립공원 입구에 있는 사찰 대전사 승려들에게도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대전사는 통일신라시대 창건된 곳으로 전해지며 보물 제1570호인 보광전 등 다수의 문화재가 있는 곳이다. 안호경 주왕산국립공원 사무소장은 “바람이 너무 세지면서 산불이 지금 청송을 다 덮쳤다”라며 “국립공원에도 불씨가 날아와 불이 옮겨붙었다”고 말했다. 이날 낮 시간까지 청송을 태우던 거센 불길은 강풍에 영양 석보면과 영덕 지품면까지 번져나갔다. 영양군은 오후 6시 47분께 석보면 주민에게 영양읍 군민회관으로 대피하라고 대피 명령을 발령했다. 영덕군은 오후 7시 9분께 재난안전문자로 ‘지방도 911호선, 지품면 황장리∼석보면 화매리 구간 교통통제 중’이라며 통행금지를 요청했다. 군은 또 영덕아산병원 입원환자 60여명도 긴급 대피시켰다. 이날 오후 7시 16분쯤 봉화군 물야면 산 3번지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하는 산불은 야간 헬기 진화작업이 중단된데다 강한 바람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2025-03-25

고립·은둔 청소년에 따뜻한 도움의 손길

고립·은둔 청소년 10명 중 6~7명이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여성가족부는 대구 동구와 포항시를 비롯해 전국 12곳을 ‘고립·은둔 청소년 원스톱 패키지 시범사업’ 지역으로 정해 해당 청소년을 대상으로 고립·은둔 수준 진단, 상담, 치유, 학습, 가족관계 회복 등의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이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25일 ‘2024 고립·은둔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대상은 9세에서 24까지의 청소년이며, 주로 중고등학생이다. 전국적인 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가부는 1·2차 조사를 거쳐 고립·은둔 청소년을 선별해 조사했다. 1차에는 청소년 1만 9160명이, 2차 조사에는 2139명이 응답했다. 응답자 중 고립청소년은 12.6%, 은둔청소년은 16.0%로 나타났다. 고립청소년은 사회활동이 현저히 줄어들고 긴급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인적 지지체계가 없는 상태를, 은둔청소년은 사회활동을 하지 않고 제한된 거주공간에서만 생활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들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4.76점이었다. 고립·은둔에 해당하지 않는 청소년(7.35점)보다 현저히 낮았다. 고립·은둔 이유로는 ‘친구 등 대인관계 어려움’이 65.5%로 가장 많았다. ‘공부·학업 관련 어려움’(48.1%), ‘진로·직업 관련’(36.8%)이 다음 순위를 차지했다. 고립·은둔 청소년의 62.5%는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다’고 했다. 10명 중 7명(68.8%)은 지난 7일간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했고, 10명 중 6명(63.1%)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답했다.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이들은 25.5%에 불과했고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한다는 응답자가 56.7%에 달했다. 고립된 생활에서 벗어나길 원하는 응답자도 많았다. 10명 중 7명(71.7%)은 ‘현재 생활을 벗어나고 싶다’고 느꼈으며, 55.8%는 ‘고립·은둔 생활을 벗어나려 시도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일이나 공부를 시작했음’(52.6%), ‘취미활동을 했음’(50.6%) 등의 노력에도 39.7%는 다시 고립·은둔 상태로 돌아갔다. 재고립·은둔 이유는 ‘힘들고 지쳐서’가 30.7%로 가장 많았다. ‘고립·은둔하게 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20.9%), ‘돈이나 시간 등이 부족해서’(17.4%), ‘고립·은둔 생활을 벗어나는 데 효과가 없어서’(12.6%)가 뒤를 이었다. 고립·은둔 기간에 주로 한 활동은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시청’이 59.5%로 가장 많았다. /장은희기자

2025-03-25

사소한 부주의가 火魔로… 의성·안동·청송 야산 집어삼켰다

‘화마(火魔)’가 의성과 안동, 청송 등 영남권 일대의 야산을 대거 집어삼켰다. 관련기사 2·5면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한 불이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을 타고 쉴새 없이 이곳 저곳으로 옮겨 붙으면서 좀처럼 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5일 오후 7시 현재 영양, 영덕, 봉화군까지 확산된 이번 산불은 2000년 동해안 산불, 2022년 강릉·울진 산불에 이어 이미 역대 세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4시를 기해 전국 모든 지역에 대해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단계로 격상했다. 지난 22일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에서 시작된 산불이 나흘 동안 안동시 길안면 일대에 이어 청송군 파천면 일대까지 도달했다. 이에 법무부 교정본부에서는 경북북부교도소(옛 청송교도소)에 있는 재소자 2600여 명을 대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5시까지 의성 산불의 진화율은 60% 수준이다. 산불영향구역은 1만4501㏊(추정)이며 총 화선은 245㎞에 이른다. 산림당국은 헬기 77대와 인력 3708명, 진화 장비 530대 등을 투입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불길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날보다 더 강해진 최대 초속 13.7m에 이르는 강풍이 마치 풀무질을 하듯 불길에 산소를 불어 넣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첫 부상자도 발생했다. 오후 2시쯤 의성군 일대에 동원됐던 경북소방본부 상주소방서 소속 소방대원 40대 A씨가 산불 진압 도중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산림당국은 A씨를 경미한 부상자로 분류했다. 의성 산불이 최초로 옮겨붙은 안동시 길안면 백자리는 강풍주의보 발효와 함께 사태가 악화돼 소방 당국과 지자체 공무원 등이 진화를 포기하고 현장에서 탈출했다. 길안면 금곡리도 불길이 거세져 소방 등 진화인력이 모두 철수했다. 안동시와 청송군은 길안면, 남선면, 파천면, 안덕면 등 모든 시·군민에게 안전한 지대로 대피하라고 권고했다. 불길이 영양지역까지 번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영양군은 석보면 주민들에게 영양읍 군민회관으로 대피하라는 내용의 안전문자를 발송했다.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하자 통행이 재개됐던 서산영덕선 안동JC-청송JC 양방향 고속도로가 오후 3시 30분 전면 차단됐다. 안동-경주 간 열차 운행도 일시 중지됐다. 길안면 양곡재-청송군 파천면 914번 지방도도 폐쇄됐다. 산불의 영향으로 의성 내 대형사찰인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도 완전히 소실됐다. 또 산불이 안동까지 확산하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까지 위협받고 있다. 풍천면에는 하회마을과 함께 안동을 대표하는 병산서원 등 문화유산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산불은 하회마을과 직선거리로 10㎞ 가량 떨어진 곳까지 번졌다. 산불 확산 속도를 고려하면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화염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 안동시 관계자는 “하회마을에는 강을 끼고 있고 소방시설이 상대적으로 잘 돼 있다”며 “묵계서원과 만휴정이 가장 큰 문제다”고 했다.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산림당국에서는 이번 산불이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오는 27일 예보된 영남 지역 비 소식이 진화에 도움이 될지가 최대 변수다. 이날 새벽부터 저녁 사이에 경북북부 내륙에 5~1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3-25

미스터 선샤인 촬영지 ‘안동 만휴정’도 전소

지난 22일 발생한 산불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며 그 세력을 더욱더 키우고 있다. 25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천년고찰 ‘의성 고운사가’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전소된데 이어 미스터션샤인 촬영지로 유명한 ‘안동 만휴정’도 강한 불길에 전소됐다. 만휴정은 조선시대 문신인 보백당(寶白堂) 김계행이 만년을 보내기 위해 건립한 곳이다. 앞서 25일 불길이 길안면으로 확산하면서 안동시와 산림당국은 ‘만휴정’과 ‘용담사’, ‘묵계서원’을 지키기 위해 소방차와 인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강한 불길이 덮치면서 결국 장비와 인력을 철수했다. 당시 불이 만휴정 뒷산을 덮치는 것을 보고 직원들이 급히 철수하면서 현재 상황이 자세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만휴정이 불길을 피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인근의 용담사와 묵계서원도 함께 피해를 봤을 것으로 보인다. 안동시는 불길이 계속 확산하자 지난 24일 용담사 불상 4점과 탱화 5점, 금정암 불상 3점과 탱화 5점, 기타 문화재 6점을 안동 세계 유교문화박물관으로 미리 옮겼다. 문화 유산자료인 용담사 무량전과 금정암화엄강당은 건축물이어서 이동을 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의성군 점곡면을 덮친 산불이 안동시 일직면과 남후면, 남선면으로 확산하면서 안동시가 전 시민 대피 명령을 내렸다. 불은 현재 안동시 전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풍천면 인근 신평면까지 화마가 진출하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병산서원과 하회마을도 초비상 상태다. 국가유산청과 안동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현장에서 대기 중이다. 안동시와 안동하회마을보존회 측은 마을 안의 소화전 30곳을 중심으로 대비하고 있다. 초가지붕이 많은 마을의 특성을 고려해 곳곳에는 물을 뿌려둔 상태다. 이처럼 문화재가 잇달아 산불에 소실되자 국가유산청은 25일 오후 5시 30분 기준 전국 국가유산 재난 국가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발령했다. 경보 단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으로 나뉘는데 ‘심각’이 발령된 것은 처음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25

DGIST ‘사이버-물리 AI’ 개념 최초 제안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하 DGIST)은 25일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박경준 교수 연구팀이 AI(인공지능)와 사이버-물리 시스템(Cyber-Physical System·CPS)을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새로운 개념인 ‘사이버-물리 AI(Cyber-Physical AI·CPAI)’를 세계 최초로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AI가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의료 로봇 등 다양한 물리 환경에서 신뢰성 있게 활용될 수 있도록 돕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엔비디아(NVIDIA) CEO 젠슨 황은 “미래 기술의 핵심은 물리 AI(Physical AI)”라고 강조한 바 있다. 물리 AI는 감지 및 제어 장치를 갖추고 현실에서 직접 작동하는 AI를 의미하며, 자율주행차, 로봇, 스마트 팩토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CPS는 물리적인 장치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시스템으로, 스마트 팩토리, 자율주행차, IoT 기반 시설 등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하지만 AI가 CPS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한계가 지적돼 왔다. 이에 DGIST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이버-물리 AI(CPAI)’ 개념을 내놨다. CPAI는 AI가 CPS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적 접근 방식이다. 연구팀은 CPAI를 정의하면서 이를 Constraint(제약), Purpose(목적), Approach(접근 방식)이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분석하고 기존 연구를 체계적으로 재분류했다. 또한 CPS에서 AI가 도입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9단계로 구분해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특히 데이터 편향, 드리프트, 신뢰성 부족과 같은 AI-CPS 통합 과정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들을 실험과 사례 분석을 통해 해결할 방안을 모색했다. 박경준 교수는 “AI가 현실에서 신뢰성 있는 시스템으로 작동하려면 단순한 기술 적용을 넘어 AI와 CPS 간의 통합을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는 기존의 분산된 시도들을 하나로 정리하고,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3-25

봉화사람 이상섭의 ‘더불어 사는 삶’

3월이지만 봉화 산골은 잔설이 남아있고 아직 바람이 차갑다. 자식들은 도시로 떠나보내고 어른들만 덩그러니 남은 농촌 마을에는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봉화군엔 마을을 돌아다니며 칼갈이 봉사와 수도, 보일러 수리 등 손길이 필요한 노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이상섭(65)씨가 있다. 몇 년째 봉화 지역 마을들을 방문해 어르신들을 돕는 봉사활동 하고 있으며, 올겨울에도 30여 마을을 다니며 재능나눔 봉사를 했다. 그리고 봉화군 춘양면 20개의 마을에 보일러, 수도, 변기 등의 무상수리 쿠폰을 배부해 소외계층이나 손길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상섭 씨는 봉화군 소천면 임기 산골에서 태어나 춘양면 도심리에서 살고 있다. 어려운 산골생활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어르신들의 고충을 알고 있기에 도움이 필요한 곳에 자신의 기술을 활용해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 중이다. 추운 겨울에 갑자기 보일러가 고장나면 20~30리 떨어진 읍내에서 수리기사가 바로 방문하는 것도 아니고, 간단한 고장 같은 경우는 아예 방문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어르신들은 이런 경우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고, 오래된 주택에는 단열이 부실하고 외풍이 세서 추위에 떨어야 한다. 이런 산골생활을 잘 알고 있는 이상섭 씨는 도움이 필요한 곳에 달려가 봉사를 하고 있다. 어려운 노인이나 취약계층에게 어려운 사정이 닥쳤을 때를 대비해 이 씨는 춘양면사무소를 찾아가 20개 마을 이장들에게 ‘무상수리 쿠폰’ 배부를 부탁한다. 수리 또는 교환을 해야 할 때는 이 씨의 사비를 들여 연탄보일러 등을 새 보일러로 교체해주기도 한다. 어느 마을에선 보일러 순환모터를 교체 수리하는 등 춘양면 마을 곳곳을 찾아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로 지역사회의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소통 부재로 농촌 노인세대도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전통적으로 농촌 마을은 힘든 작업을 같이 하고, 지역공동체를 형성해 서로 돕고 소통하며 미풍양속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지금은 농촌마을 공동체가 예전과 같지 않다. 독거노인들은 무기력과 외로움을 겪는다. 이상섭 씨는 몇 년 전 큰 사고로 수술을 했고, 그로 인한 후유증으로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나 새롭게 태어난 삶이라 생각하고 손길이 필요한 곳에 언제든 달려갈 것이라고 한다. 이씨 같은 사람이 있어 외롭게 살아가는 농촌 어르신들이 위로와 힘을 얻고 있다. 지역사회에 퍼지는 이런 선한 영향력은 많은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서로 아끼고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실천하는 이상섭 씨의 사연이 산골 마을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류중천 시민기자

2025-03-25

콩국의 계절이다

해가 지자 봄바람이 제법 차다. 이런 날에는 뜨끈한 국물이 생각난다. 월정교의 야경을 보다가 경주 사는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따뜻한 음식을 추천해달라 했다. 오래된 맛집이라며 콩국을 먹어보라고 했다. 콩국수? 라고 되물으니 콩국이라고 고쳐 말했다. 일단 맛을 봐야 안다며 위치를 상세히 설명했다. 이른 저녁 시간이라 그런가, 주차장이 한산해 맛집이 맞나 의심스러웠다. 메뉴를 보니 직접 만든 순두부찌개도 있어서 낯선 콩국은 놔두고 익숙한 찌개를 시켰다. 옆 테이블에 외국 손님과 뒤에 앉은 손님은 콩국과 꽈배기가 함께 나오는 세트 메뉴를 시켰다. 그 맛이 궁금했지만 남편이 여름에 와서 먹자고 해 말았다. 콩국은 따뜻한 콩물에 찹쌀과 밀가루 튀김을 잘라 넣고 콩가루와 달걀노른자를 풀어 먹는 대구광역시의 향토 음식 중 하나이다. 대구 콩국은 1960년대 대구에 정착한 화교들이 만들어 팔던 중국 음식에서 영향을 받은 음식이다. 중국의 토우장(豆醬)과 비슷한 형태를 보이지만 대구식 콩국이 훨씬 진하고 고소할 뿐만 아니라 찹쌀 튀김과 밀가루 튀김 두 종류를 같이 사용하여 발효시킨 밀가루 반죽을 튀겨 낸 중국의 요우티아오와는 차별화된다. 대구 콩국은 포장마차와 24시간 영업을 하는 콩국 가게가 많았던 1980년대 초까지만 하여도 택시 기사와 경찰 등의 야간 근무자와 술꾼들에게 인기 야식이었다. 그러나 현재에는 아이는 물론 학생 등 남녀노소 누구든 좋아하는 음식이다. 설탕이나 소금을 식성에 맞게 첨가하여 먹는다. 콩국을 판매하는 대부분 식당에서 양배추와 달걀을 구운 토스트를 같이 판매하고 있어 한 끼 식사나 해장국으로도 손색이 없다. 아이들 식성을 고려해 돈가스를 곁들인 곳도 있어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콩을 깨끗이 씻은 후 하루 정도 불려 삶은 다음 걸쭉하게 갈아 콩국을 만든다. 콩물에 콩가루, 달걀노른자, 땅콩, 들깨, 참깨를 넣는다. 찹쌀과 밀가루는 반죽하여 숙성시킨 후 길게 튀긴다. 튀김을 잘라 콩물에 넣어 준다. 콩물만 있을 때보다 꽈배기가 동동 뜬 모양이 훨씬 식욕을 자극한다. 1980년대 문을 연 제일콩국을 비롯하여 대구 지역 곳곳에 콩국을 판매하는 가게가 있다. 특히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명덕역 주변에 콩국 전문점 여럿이 성업 중이다. 다른 지역의 콩국이 차게 먹는 냉국이라면 대구 콩국은 겨울철에 생각나는 따뜻한 음식이다. 콩으로 만든 음식을 좋아하는 대구 사람들의 식성을 잘 반영한 현대에 생긴 향토 음식이다. 부산 등 영남지방에서 주로 알려져 있다가 TV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소개되어 화제가 되었다. 포항 오천시장에서는 우뭇가사리 묵을 넣어서 우뭇가사리 냉콩국으로 판다. 더운 날 시장에 가서 몇 병 사와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꺼내 마시면 속이 든든하다. 물에 불린 콩을 삶아서 맷돌 또는 믹서기로 간 다음, 소금으로 간은 맞춘다. 레시피에 따라 국수를 넣어 콩국수로 먹기도 하고, 우무를 말아 우뭇국으로 먹기도 한다. 대구에 사는 지인이 주말에 콩국을 먹었다며 자신의 블로그에 사진을 올렸다. 우연히 맛을 본 후 빠져버렸다고 했다. 소울푸드라며 다른 지역에 가서도 맛집을 찾아내 친구와 방문했다고 한다. 6·25 전쟁 당시 남쪽으로 내려온 피난민들에게서 유래했다는 설명이 벽에 붙은 집이다. 포항에도 콩국을 파는 곳이 있을 거라고 해 검색하니 같은 분점이 용흥동에 성업 중이었다. 꽈배기가 헤엄치는 콩물을 보니 입 안에 침이 고였다. 서리태 두유라도 꺼내 따라 해 봐야겠다. 남편에게 꽈배기도 사 오라 주문을 넣는다. 오늘 저녁은 뜨끈하고 달달한 콩국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2025-03-25

나른한 봄날 포항초로 깨우세요

사방에서 봄이 쏟아진다. 휴대폰 속 지인들의 사진도 앞다투어 봄소식을 전하느라 손길이 바쁘다. 바야흐로 꽃샘추위가 물러나 날씨가 따뜻해지고 자연이 새롭게 살아나는 때다. 하지만 이때 우리는 불청객처럼 찾아온 환절기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알레르기, 감기로 인해 건강에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이럴 때는 무엇보다 제철 음식이 최고다. 봄철 나른한 입맛을 깨우고 에너지를 찾아주는 제철 음식 중 슈퍼 에너지라 불리는 ‘시금치’가 있다. 시금치는 비타민을 포함해 엽산, 철분, 루테인, 미네랄 등이 들어있어 모두가 반기는 음식이다. 포항에도 특별한 시금치가 있는데 포항의 바닷바람을 머금고 자란 이 시금치를 ‘포항초’라 부른다. 2015년 1월에는 정부에서 보증하는 지리적표시농산물 인증을 받았다. ‘포항초’라는 이름만 들어도 어디에서 재배되는 시금치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 포항의 호미곶, 곡강을 비롯해 청림동, 연일읍, 동해읍 등에서 출하된다. 일 년 내내 재배할 수 있는 일반 시금치와 달리 겨울에만 재배한다. 또 포항의 바닷가에서 재배되어 풍부한 햇빛과 적당한 염분을 머금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란다. 바람의 영향으로 길게 자라지 못하고 옆으로 퍼져 자란 일반 시금치보다는 길이가 짧은 게 특징이다. 그래서 뿌리부터 줄기와 잎까지 영양분이 고르게 스며있어 일반 시금치보다 당도가 높다. 피로 회복과 감기 예방, 콜레스테롤 감소의 효능이 있어 봄철 입맛을 돋우고 활력을 되찾는데 제격이다. 수확 후에도 잎이 쉽게 시들지 않아 저장성이 뛰어나고 신선도를 유지하기도 쉬워 보관과 유통하기에도 어렵지 않다. 외식업에서도 포항초 시금치는 인기다. 최근에 포항초가 들어간 닭강정이 인기를 끌기도 하고 함박스테이크와 파스타에 포항초를 넣어 맛집이라고 소문이 나기도 한다. 영양사들도 꼭 챙겨 먹는다는 건강과 맛을 동시에 잡는 슈퍼푸드 시금치, 가정에서도 ‘포항초’ 시금치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은 다양하다. 조리법에 따라 다양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데 살짝 데쳐 나물로 먹으면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국이나 찌개에 넣어 먹기도 하고 부침개나 쌈밥으로 즐기면 더 특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포항초로 가정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 두 가지다. △포항초 무침 재료: 포항초 100g, 참기름 1/2큰술, 소금 1/2작은술, 설탕 1/2작은술, 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고춧가루와 통깨 약간 1. 포항초를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30초~1분가량 데쳐 찬물에 헹구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짧은 시간에 데쳐야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다. 2. 볼에 잘라 놓은 포항초를 담고 참기름, 다진 마늘, 간장, 고춧가루, 설탕을 넣고 버무린다. 3. 통깨와 참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된장으로 무쳐도 맛있다. △포항초 계란볶음 재료: 시금치 1/2단, 계란 5개, 소금 1/3T, 설탕 1/4T, 식용유 2큰술, 대파 1. 시금치를 손질해 깨끗이 씻어 적당한 길이로 쓴다. 2. 볼에 달걀 5개를 넣고 소금을 넣어 간을 하고 설탕으로 계란 비린내를 잡는다. 3. 달군 팬에 식용유를 붓고 스크램블 에그를 만든다. 익으면 접시에 담는다. 4. 식용유에 잘게 썰어놓은 대파와 소금으로 파기름을 내고 시금치를 넣는다. 5. 살짝 숨이 죽으면 계란을 넣고 잘 섞어 빠르게 시금치를 볶는다. 6.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넣는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5-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