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사회

맛깔나게 풀어낸 옛 선인들의 풍류·멋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관장 김진홍)은 최근 복지관 평생대학에서 350여 명의 수강생이 함께한 가운데 방종현 수필가를 초청해 특별 인문학 강연을 열었다. 강연장에는 일찍부터 자리를 잡은 어르신들의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했고, 무대 위에서는 곧바로 역사의 장면과 문학의 숨결, 음악의 선율과 철학의 향기가 어우러진 한 편의 종합예술이 펼쳐졌다. 이날 방 강사는 당나라의 시인 이태백, 조선시대 문장가 송순, 재치 넘치는 백호 임제, 풍류의 대명사 김삿갓, 그리고 ‘천하의 명기’ 황진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적 인물을 불러냈다. 그는 인물들의 삶과 일화를 해학적이고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내며 청중을 웃기고 감동시키기를 거듭했다. 이야기에 빠져든 어르신들은 마치 옛 선비들과 기생이 노래하고 시를 읊던 시절로 여행을 떠난 듯, 눈을 반짝이며 귀 기울였다. 강연의 흐름은 더욱 다채로웠다. 이날 이현정 낭송가는 이상화 시인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낭송하며, 시대의 아픔과 민족의 희망을 함께 느끼게 했다. 이어 방 강사는 하모니카를 꺼내 들어 방랑시인 김삿갓을 정겨운 멜로디로 연주하자 강연장은 금세 화합의 무대로 변했다. 시조창이 울려 퍼지고, 청중과 함께 부르는 합창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었다. 어르신들은 손뼉을 치며 노래를 따라 불렀고, 강연장은 어느새 모두가 참여하는 잔치판으로 변했다. 한 수강생은 “옛 사람들의 풍류와 멋을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내는 강의는 처음”이라며 “노래하고 웃고 배우다 보니 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강생은 “강연이 끝났지만 마음이 한참 동안 따뜻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방종현 수필가는 달구벌수필문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대구수필가협회 이사로 활동하며, 담수회와 운경대학, 대한노인회 대구시 각 지회, 지역 노인복지관 등 여러 시니어 대학에서 인문학 강의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역사와 지리, 문학과 음악을 ‘풍류(風流)’라는 우리 전통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엮어내며,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는 탁월한 재능을 인정받아 ‘풍류 인문학의 아이콘’이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이날 강연을 지켜본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평생대학 총동창회 이단 회장은 “방 강사는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며 하모니카 연주와 시조창까지 더해져 시청각이 살아 있는 명품 강의였다”며 “시니어 대학의 새로운 문화적 사건”이라고 극찬했다. 김진홍 관장은 “우리 복지관의 바람은 언제나 ‘건강한 백세 노년의 행복 동반자’가 되는 것”이라며 “칸트가 말한 행복의 세 가지 원칙처럼, 꾸준히 배우고 움직이며 사람을 사랑하고,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복지관은 어르신들이 웃고 배우며 나눌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09-14

사라지는 숭조사상을 안타까워 하며

곧 추석명절이 다가온다. 민족의 큰 명절인 추석을 맞아 예로부터 자손들은 조상의 묘소를 찾아 벌초하고, 집에서는 차례를 지내며 조상을 기려왔다. 그러나 최근 세태는 이러한 전통 의식이 점점 간소화되거나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인다. 안타까운 일이다. 예전에는 자손들이 직접 낫과 예초기를 들고 묘소를 단정히 정리한 뒤, 성묘 후 술잔을 올리고 추석에 정성껏 차례를 모시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벌초 과정에서 술잔만 올리고 추석 차례는 생략하는 가정이 늘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벌초조차 전문 대행업체에 의뢰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시향도 예전에는 평일에 모시다 보니 참여 자손이 적었다.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 각 문중에서 많은 종인들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음력 시월 일요일로 날자를 변경하였다. 처음에는 전국의 종인들이 많이 참석하고 점심을 대접하려는 분들이 많아 축제 분위기였으나, 코로나19로 2020년부터 2년 쉬면서 참석 종인이 급격하게 줄었다. 일부 문중은 벌초 후에 윗대 조상님들에게 술잔을 올리고 추석과 시향을 아예 생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제사 역시 변화의 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매년 돌아오는 기일마다 제사를 지냈으나, 최근에는 그해 첫 제사에 함께 지내거나 중양절(음력 9월 9일)에 한 차례 같이 모시는 방식으로 대체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추석 차례를 지내는 비율을 자료로 살펴보니 이렇다. 2024년 기준, 추석에 차례나 제사를 지낼 예정인 사람은 약 41%, 지내지 않을 예정인 사람은 59%였다. (한국리서치 정기조사 인용)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 민족 고유의 설 명절에 차례를 지낸다고 응답한 비율은 약 39%였다. 코로나 이전인 2018년(65.9%)보다 많이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현상은 도시화와 핵가족화, 바쁜 생활 패턴으로 인한 변화로 분석된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조상 공경과 가문 계승의 숭조 사상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대 변화에 따라 의례가 간소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조상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은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장례문화도 매장에서 화장하여 매장하거나 납골당에 모셨으나, 문제점이 많아 부지를 다듬어 선대 조상님 산소를 한곳으로 모시는 종중이 늘어났다. 산이 없는 분은 수목장을 한다. 2025년 1월 24일 장사법 시행령 일부개정으로 화장한 유골의 분골을 산(자연장지), 묘지, 화장시설, 봉안시설 내 지정 장소, 바다(해안선 5Km 이상 떨어진 곳)에 뿌리는 산 분장이 제도화되었다. 산 분장이 활성화되면 묘지나 수목장도 없어질 것이다. 숭조사상(崇祖思想)이란 조상을 높이 섬기고 소중히 여기는 사상이다. 세태가 바뀌더라도 조상을 기억하는 숭조사상의 정신만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유병길 시민기자

2025-09-14

나무결 위에 아로새긴 ‘시의 향연’

영남대학교 출신 문인들로 구성된 천마문인협회(회장 김종근)가 목각 시 작품전을 개최 중이다. 목각 시는 회원들이 직접 쓴 작품을 목판에 새겨 전시하는 형식으로, 대구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드문 특별한 행사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회원 40여 명의 작품 50여 편이 20일까지 대구아트웨이 오픈갤러리(B 큐브)에서 선보인다. 오픈갤러리는 지하철 2호선 범어역 11번 출구 지하에 위치한 공간으로 접근성이 뛰어나 관람객들의 편의를 더하고 있다. 천마문인협회 목각 시 작품전 개막식에서는 김종근 회장의 인사말과 이상일 사무국장의 목각 시 추진 경과 보고가 차례로 진행된 뒤, 김옥희, 조영린, 이지희 시인의 시 낭송이 이어졌다. 이날 특별히 충남 공주에서 ‘나태주풀꽃문학관’을 운영하는 나태주 시인이 전시회에 참석해 자신의 대표작 ‘풀꽃’을 연상시키는 따뜻한 시어로 개막식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개막식 종료 후에는 장소를 옮겨 임시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했다. 주요 안건으로는 협회지 창간호 발간을 위한 제호 선정, 편집위원 위촉, 편집 방향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으며, 오는 11월 6일 통영 청마 유치환 문학관 탐방과 거제도의 노자산·저도 문학기행 일정을 확정했다. 천마문인협회는 2025년 9월 10일 현재 회원 수가 63명에 이르며,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한 문학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종근 회장은 “천마문인협회 협회지 창간호 발간에 이어 매년 정기적으로 연간지를 발행해 대구·경북 시도민들에게 위로와 감동의 글을 전하겠다”고 밝히며 “해마다 문학기행을 기획해 회원들의 창작활동에 영감을 불어넣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권영시 시민기자

2025-09-14

수성구 만촌2동 ‘달빛 경로당’ 주민염원 결실

대구 수성구 만촌2동에 새로운 어르신들의 사랑방, ‘달빛 경로당’이 문을 열었다. 단순한 건물이 아닌, 지역 공동체가 오랫동안 염원해 온 숙원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 8일 열린 개소식에는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과 조규화 수성구의회 의장을 비롯해 시·구 의원, 대한노인회 수성구지회 임원, 지역 단체장과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해 경로당의 첫걸음을 함께 축하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시설이 제 모습을 드러낸 자리에서 주민들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빛났다. 달빛 경로당은 노인 여가 복지시설이 부족한 만촌2동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됐다. 국비와 구비를 합쳐 19억원이 투입된 사업으로, 2022년 대지 매입을 시작으로 2023년 설계를 거쳐 2024년 4월 착공, 올해 9월에 준공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시설 건립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한마음으로 추진해 온 염원의 기록이다. 수성구 만촌동 975-20번지에 새로 문을 연 경로당은 지상 2층, 연면적 199.88㎡ 규모의 아담하면서도 기능적인 공간으로 조성됐다. 1층에 ‘할아버지 쉼터’, 2층에 ‘할머니 쉼터’를 나란히 마련한 구상은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으며, 옥상 텃밭은 어르신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동시에 작은 기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로당의 이름 ‘달빛’은 단순한 명칭이 아니다. 옛 명나라 장군 두사충이 달빛을 바라보며 고향을 그리워했다는 이야기와 ‘달빛 동네’라 불리며 이어져 온 역사적·지리적 정체성이 함께 녹아 있다. 이는 경로당이 지역 전통과 어르신 삶을 잇는 상징적 공간임을 일깨운다. 개소식에서 보여진 한빛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의 공연은 이날의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어르신들의 미소와 어우러지며, 경로당이 단지 노인만의 공간을 넘어 세대를 잇는 공존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지역 공동체의 새로운 구심점 역할을 했다. 김대권 구청장이 “달빛 경로당이 어르신들의 여가와 소통의 중심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힌 것은 단순한 덕담이 아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오늘날, 어르신들의 삶의 질은 곧 지역사회의 품격과 직결된다. 달빛 경로당은 노인 복지의 한 축이자 더 나아가 공동체가 얼마나 따뜻하고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달빛 경로당의 개소는 작은 시작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지역사회가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가 담겨 있다. 어르신에게는 쉼과 교류의 장을, 지역에는 세대 화합의 상징을 제공하는 이 공간이 앞으로 더욱 빛을 발하기를 기대한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09-14

영일만 야시장 매출 10% 증가? 상가 상인들 “전혀 체감 못해요”

“전혀 체감할 수 없습니다” 지난 13일 만난 포항 중앙상가 상인들은 포항시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고 했다. 포항시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매주 금·토·일요일 여는 ‘영일만친구 야시장’에 지난달 14일 개장 이후 한 달 간 10만여 명이 방문해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빈 점포를 활용한 청년팝업존과 문화 프로그램 덕분에 상가 매출이 10% 올랐다고 발표했다. 상인들은 “대강 짐작으로 헤아리는 어림잡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야시장 유치에 참여한 전직 상인회장은 “금·토·일요일 주말 반짝 운영으로는 경제적인 효과가 없다. 10% 매출 상승이란 말에 절대 수긍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울산·목포처럼 아케이드를 설치해 365일 운영해야 한다. 로컬푸드, 공연장, 청년광장 등 체류형 인프라가 없으면 전시행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쿠폰 이벤트를 두고는 “5000원, 1만 원짜리 쿠폰을 뿌려 일시적으로 손님을 모으는건 강제 수요일 뿐”이라며 “빵집이나 팬시점 정도만 잠시 매출이 늘 수 있어도 시장 전체에 도움이 될 리 없다”고 비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홍보만 요란했고, 실제 손님은 크게 늘지 않았다”며 “야시장 규모가 예전 보다 줄어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매출 10% 증가’는 근거 없는 소리”라고 말했다. 40년째 의류점을 운영하는 한모씨는 “개장 초반 잠시 인파가 몰렸지만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며 “젊은 층이 대부분이라 의류 매장은 매출 효과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포항시 경제노동정책과 관계자는 “개장 첫 주 광복절 연휴에 3~5만 명을 추산했고, 이후 3주 동안 금요일 2만 명, 토·일요일 각 1만 명씩을 더해 어림잡아 약 10만 명을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에 대해서도 “상인회가 자체 쿠폰을 발행해 룰렛 이벤트를 진행했고, 일부 상인들이 ‘평균 10% 정도 매출이 늘었다’고 전했다”라면서 “모두 종합해 평균치를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김주일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젊은 층이 외곽에 거주해 밤마다 걸어서 찾을 수 있는 상권이 포항에는 형성되지 않는다”며 “야시장은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발길이 이어지는 구조가 전제돼야 한다. 중앙상가의 고령화와 빈집 문제를 해소하지 않는 한 야시장 성공은 애초부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외부 사례를 단순 모방해 단기 이벤트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인구를 유입시키는 근본적 도시재생 전략이 없이는 어떤 방식도 오래가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9-14

대구·경북지역 대학 수시모집 경쟁률 지난해보다 상승

대구·경북지역 대학들이 지난 12일 2026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대부분 대학의 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수시모집에서도 의·치의·약학 계열이 강세를 보였다. 경북대학교는 4510명 모집에 6만 302명이 지원해 평균 13.3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쟁률 11.78대 1(4529명 모집에 5만 3352명 지원)에 비해 크게 상승한 수치이다.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모집단위는 논술(AAT) 전형의 약학과로 모집인원 3명에 516명이 지원해 17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논술(AAT) 전형의 수의예과가 모집인원 6명에 774명이 지원해 1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역 고등학교별 지원 현황은 대구·경북지역 고등학교의 지원 비율이 51.0%로 지난해(53.9%) 보다 2.9% 줄었다. 경일대학교는 1191명 모집에 8412명이 지원해 평균 7.06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전년도 6.53대 1 보다 상승했다. 기계전기공학부 일반전형이 10.8대 1의 경쟁률을 보여 공대 기피 현상 속에서도 약진이 두드러졌다. 계명대학교는 4110명 모집에 3만 330명이 지원해 7.3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경쟁률 6.53대 1(모집인원 4098명, 지원인원 2만 6768명)과 비교해 지원인원이 3562명 증가했다. 비수도권 사립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원서접수 지원자가 3만 명을 넘어섰다. 학생부교과(일반전형) 의예과가 30.6대 1, 약학부 23.0대 1을 기록하는 등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학생부교과(면접전형) 약학부 경쟁률도 25.8대 1을 기록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는 2345명 모집에 총 1만 5693명이 지원해 6.70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지난해(5.81대 1) 보다 대폭 상승했다. 대구대학교는 3723명 모집에 2만 659명이 지원해 5.55대 1의 경쟁률을, 대구한의대학교는 모집인원 985명에 7289명이 지원해 7.40대 1로 마감했다. 영남대는 3857명 모집에 2만 5293명이 지원해 평균경쟁률 6.56대 1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반학생전형 의예과가 8명 모집에 270명이 지원해 33.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의학과는 지역인재전형에서도 23.3대 1, 농어촌학생전형 18대 1, 지역인재전형 17.29대 1, 지역기회균형전형 17대 1, 의학창의인재전형 14.63대 1 등을 기록하는 등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올해부터 대폭 강화된 수시 면접전형을 시행하겠다고 예고한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은 최종 경쟁률 9.60대 1로 마감했다. 한동대학교는 최종 경쟁률 4.78대 1을 기록하며 최근 수년간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김락현·단정민기자

2025-09-14

경주 APEC 정상회의, 최고 수준 보안·경비

오는 10월말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주요 행사가 열리는 시설 주변은 최고 수준의 보안·경비 태세가 이뤄진다. 경찰 등은 APEC 정상회의(10월31일∼11월1)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위협·위험 요인 차단·제거 등을 위한 작전 태세 점검에 본격 돌입했다. 행사 기간 내내 인력·대테러 장비 등도 대거 투입할 방침이다. 정상회의장은 보문관광단지 내 경주화백컨벤션센터를 사용하며, 각국 정상 만찬장은 국립경주박물관이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APEC 기획단을 정식 발족한 경북경찰청은 전국 각지에서 차출할 기동순찰대, 경찰특공대, 형사기동대 등 경력이 묵을 숙소를 대거 확보했다. 경주에 지휘본부도 마련해 현장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번 행사 기간 경호·경비, 교통관리, 기습 시위 방지 등에 투입할 경력은 일일 최대 1만8500여명이다. 경주를 비롯해 인근 포항, 영천, 경산뿐만 아니라 울산, 부산 등에 이들이 묵을 숙소 1만3000여실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8∼9일 이틀간 보문관광단지에서 모터케이드(Motorcade, 의전 차량 행렬) 요원 593명과 순찰차 190여대를 동원한 대규모 기동 경호 훈련도 벌였다. 정상회의 당일 대규모 인력에 드론 무력화를 위한 전파교란 장치, 경찰특공대 장갑차, 헬기 등 지상과 공중에서 활용할 대테러 장비도 보문관광단지 등에 대거 투입된다. /황성호기자

2025-09-14

“귀여운 술병·연예인 음주 장면, 20·30 음주 의향 높인다”

TV 예능에서 연예인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나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주류 패키징이 20·30대의 음주 의향을 크게 높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 절반 이상은 현행 주류 광고 및 경고 문구에 대한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보건복지부 의뢰로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가 수행한 ‘주류 광고 및 주류 패키징 규제 강화 방안 마련 연구’에 따르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4.4%가 “‘TV 방송의 음주 장면’을 보고 술 마실 의향이 생겼다“고 응답했다. 귀여운 주류 패키징(26.6%)과 캐릭터 굿즈(20.9%) 역시 음주 의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20·30대는 모든 항목에서 전체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보여 젊은 층이 주류 마케팅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최근 주류 업계가 방송 규제를 피하기 위해 디지털 플랫폼 광고와 팝업스토어 등 체험형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은 방송광고 시간을 제한하고 알코올 도수 17도 이상의 주류 광고를 금지하고 있지만 업계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대 소비자 대상 심층 인터뷰(FGI)에서도 팝업스토어·이벤트·옥외 광고 등이 가장 인상 깊은 주류 광고로 꼽혔다. 응답자들은 “연예인이 방송에서 자연스럽게 음주하는 장면이 음주를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주류 및 광고업계 실무자들은 “국민건강증진법의 ‘음주 행위를 지나치게 미화하는 표현’이라는 규정이 모호해 현장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며 “구체적 예시를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8개국 조사에서는 대부분 정부 규제와 업계 자율규제를 병행하며 디지털 마케팅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 용기 건강 경고 라벨은 한국과 아일랜드(2026년 시행 예정)가 의무화했으며 캐나다·노르웨이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연구팀은 국내외 현황과 국민 인식을 토대로 온라인·오프라인 마케팅을 모두 포괄하는 새로운 주류 광고 가이드라인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주류 취약계층 보호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법 개정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9-13

가을 야외활동 ‘진드기 감염병’ 비상

가을이 깊어지며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자 등산과 성묘, 농작업 등 야외활동이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이 시기 가장 경계해야 할 건강 적신호가 있다. 바로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이나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쓰쓰가무시병, 가을철 대표 풍토병 쓰쓰가무시병은 털진드기 유충에 의해 감염되는 세균성 질환이다. 지난해 국내 환자는 6268명으로 이 중 83.7%가 10∼12월에 집중됐다. 물린 부위에는 딱지(가피)가 생기며 1~3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오한, 두통 등이 나타난다. 치료하지 않으면 뇌수막염, 장기부전, 패혈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예방 백신은 없어 긴 옷 착용과 진드기 기피제 사용, 야외활동 후 즉시 샤워와 세탁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 치사율 18.5%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참진드기에게 물려 감염되는 SFTS는 치사율이 18.5%에 달해 ‘살인 진드기’ 병으로 불린다. 감염된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 참진드기에 물린 반려동물을 통해 2차 전파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2013년 첫 보고 이후 매년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9∼10월에 집중된다. 9월 현재 환자 수는 170명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환자 수를 넘어섰다. ◇ ‘황소 눈’ 발진이 특징인 라임병 북미·유럽에서 흔한 라임병도 국내에서 매년 20∼40명가량 발생한다. 진드기 물림 후 피부에 가운데가 옅고 가장자리가 붉은 ‘황소 눈’ 모양의 발진이 나타나면 의심해야 한다. 치료가 늦으면 뇌염, 신경염, 심근염 등으로 진행될 수 있으나 초기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완치율이 높다. ◇ 예방이 최선··· 야외활동 후 반드시 점검 진드기 감염병은 백신이나 특효약이 없는 만큼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야외활동 시 긴 옷과 긴 양말을 착용하고 풀밭에 오래 앉지 않으며 귀가 후에는 옷과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야외활동을 한 뒤에도 세심한 점검이 필요하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9-13

미국 수용시설 수감됐던 한국인들, 12일 인천공항 통해 귀국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 수용시설에 갇혀있던 한국인 노동자 330명이 12일 오후 3시 23분경 인천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11일(현지시간) 오전 11시 38분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전세기는 이날 오후 인천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이 비행기에는 한국인 316명(잔류 선택 1명 제외)과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 일본 3명, 인도네시아 1명) 등이 탑승했다. 이들은 체포·구금된 지 8일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앞서 미국 이민당국은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사 직원 등 한국인 317명을 포함해 모두 475명을 체포했었다. 이에 정부는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에 나섰고, 6일 오전 구금시설을 찾아 한국인들을 면담했다. 이후 석방 교섭은 속도를 냈고, 대한항공 전세기가 이들의 귀국을 위해 10일 오전 인천공항을 출발해 애틀랜타로 공항으로 날아갔다. 애초 귀국 항공기의 출발 시점은 한국시간 11일 오전 3시 30분으로 알려졌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잔류 요청과 석방된 한국인들의 대우 문제 등이 맞물려 다소 늦어졌다. 이와 관련해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만나 이들의 미국 재입국에 불이익이 없도록 해달라 요청했고,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이 원하는 바대로 가능한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히 협의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응답했다. 현재 귀국한 이들 중에서 건강 등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9-12

천년 고도 경주서 ‘서라벌 풍류’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오는 10월 29일까지 경주 교촌마을·육부촌·첨성대에서 전통예술 공연 ‘서라벌 풍류’를 37차례 개최한다.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해 마련된 이번 공연에는 31개 단체, 국악인 700여 명이 참여한다. ‘서라벌 풍류’는 우리나라 최초의 왕실 음악기관인 음성서의 정신을 계승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무대를 지향한다. 신라 화랑의 기상과 불국토의 정신을 음악·노래·춤으로 풀어내 관람객에게 국악의 멋과 감동을 전한다는 구상이다. 교촌마을에서는 전국 공모로 선발된 23개 단체, 지역예술인 249명과 청년 국악인들이 참여한다. 9월 12~27일 매주 금·토요일 오후 5시, 추석 연휴 기간인 10월 7~12일에는 매일 오후 5시에 공연이 열린다. 전통 기악·성악·무용과 함께 현대 창작국악 무대도 선보인다. 육부촌에서는 10월 20~29일 매일 오후 7시 공연이 열린다. 국립청년연희단, 국립청년무용단, 지역 연희단체가 참여해 화려한 기예와 무용을 펼친다. 21일과 24~29일에는 오후 4시 30분과 오후 7시 두 차례 공연이 진행된다. 첨성대 특설무대에서는 10월 22~29일 매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등 국공립 단체가 참여해 대규모 국악 무대를 선보인다. '서라벌 풍류’와 별도로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는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신작 ‘단심(單沈)’이 공연된다. 고전 설화 ‘심청’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LED 영상과 국악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무대를 구현한다. 김진희 문체부 공연전통예술과장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경주시,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와 협력해 이번 ‘서라벌 풍류’를 국민과 외국인 모두가 함께 즐기는 국악 축제로 발전시키겠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5-09-12

도로침하 발견 후 균열 발생했는데 “소송하라” 피해보상 막막

포항시 남구 오천읍 문덕리에 있는 ‘포항철강산단4단지’ 내 도시계획도로 중로2-96호선 중에 원광스틸사업 정문~아주철강산업 방면 도로 180m 구간 2개 차로 통행이 8월 29일부터 전면 통제됐다. 포항시 남구청이 도로 침하로 인한 2차 사고 예방과 복구공사를 위해 긴급 조치에 나선 것이다. 남구청은 1억2000만 원을 확보해 올해 내로 도로 전면 철거와 슬라브 보강 공사 등 도로 원상 복구를 마칠 할 예정이다. 그런데,침하된 도로 주변의 대경폴리켐 포항공장 이진석 팀장은 “7월 21일 도로 침하가 발견된 이후 회사 옹벽 15곳에 금이 갔고, 9월 2일에는 창고 바닥이 갈라졌다”고 피해를 주장했다. 이 팀장은 “주변의 A 업체가 진행한 야산 절토와 벌목이 영향을 끼쳐 도로가 침하했을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라면서 "태풍 힌남노로 물이 찼을 때도 멀쩡했던 공장에 균열이 생긴 것을 보면, 해당 공사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지정 폐기물을 처리하는 A업체는 ‘사후관리 매립장 안정화 복구사업’을 발주했는데, 지난 3월부터 내년 2월까지는 흙깎기, 옹벽 설치, 도로 공사를 진행한다. 남구청의 판단은 다르다. 침하가 발생한 곳은 4공단 조성 때 계곡부를 성토해 만든 탓에 장기적인 침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고, 지표수를 따라 미세 토사가 빠져나가면서 도로가 내려앉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장 확인 결과 도로와 맞닿은 곳은 경관녹지로 손 댄 흔적이 없어 A 업체와 무관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도로 침하에 따른 피해를 본 업체가 보상을 받을 길이 없다는 점이다. 이호일 도로관리팀장은 “굴착을 통해 도로 밑 우수·오수 관로가 파손된 것은 아닌지 조사할 예정이고 이상이 없으면 자연적인 성토부 침하로 결론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도로 옆 공장에서 옹벽 및 건물 균열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남구청이 할 수 있는 건 도로 원상 복구뿐이다. 사유재산 피해는 원인이 도로 침하 때문이라는 점을 입증해 포항시를 상대로 승소해야 보상이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9-11

경주 APEC 정상회의 기념 ‘포항불꽃쇼’···10월 29일 영일대해수욕장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기념하는 ‘포항불꽃쇼’가 10월 29일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열린다. 18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6월 해도동 형산강 체육공원 일원에서 준비한 포항국제불빛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이 호의주의보로 취소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전망이다. 포항시는 1회 추경에서 확보한 경북도비 3억 원과 시비 3억 원으로 평일인 10월 29일 오후 7시 30분 ‘포항불꽃쇼’를 연다. 포항국제불빛축제보다는 작은 규모이지만 영일대해수욕장에 바지선을 띄워 15분 동안 불꽃쇼를 펼치는데 이어 1000대의 드론이 빛으로 밤하늘을 수놓는다.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알리는 문구와 이미지도 활용한다. 움직이는 대형 기계 예술 작품인 포항문화재단의 이아피(Iahfy) SF 퍼포먼스도 보탠다. 애초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인 10월 31일이나 11월 1일 ‘포항불꽃쇼’를 개최하려 했다. 하지만 국가적인 행사인 APEC 기간에 ‘포항불빛쇼’로 시선을 분산할 필요가 없는 점, 경찰 등 인력이 경주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질서유지 차원에서 파생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차단할 필요가 있는 점, 10월 31일이 핼러윈데이인 점 등을 고려해 APEC 정상회의 주간(10월 27일~11월 1일)인 10월 29일로 확정했다. 백대연 포항시 관광정책팀장은 “아쉽게도 평일에 행사를 열지만 포항국제불빛축제라는 대규모 행사를 개최한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하게 특별한 야간 관광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면서 “APEC 정상회의 참가자 등 국내외 방문객에게 포항의 매력과 명소를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10월28일에는 APEC 경제인 행사에 참여하는 중국과 일본 기업인 1100여 명이 850개 객실과 250개 객실을 갖춘 크루즈 선박 피아노그랜드호와 이스턴비너스호를 통해 영일만항에 입항해 플로팅 호텔 형식의 해상 계류형 숙박시설로 활용된다. 포항시는 APEC 경제인 행사 운영주체인 대한상공회의소를 통해 기업인들의 ‘포항불꽃쇼’ 관람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상현 포항시 관광켄벤션도시추진본부장은 “1억2000만 원 증액을 요청한 2회 추경예산안을 포항시의회가 19일 그대로 의결한다면 11월 1일 송도해수욕장에서 별도로 불꽃쇼와 치맥페스티벌 등을 개최할 예정“이라면서 “포항국제불빛축제 메인 행사 취소 피해를 본 해도동·송도동 상인과 주민을 위로하는 차원”이라고 말헀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9-11

초록우산, 동우물산에 ‘초록우산 나눔가게’ 현판 전달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본부장 박정숙)은 구룡포에 위치한 동우물산(대표 황보관현)에게 ‘초록우산 나눔 가게’ 현판을 전달했다고 11일 밝혔다. ‘초록우산 나눔가게’는 정기후원 3만 원 이상을 약정한 점포·기관의 내외부에 나눔가게 현판과 스티커를 부착해 참여 사실을 알리는 캠페인이다. 모금된 기부금은 지역 내 아동 복지, 교육, 긴급지원 등에 사용 되며, 기부금 영수증 발급을 통해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나눔가게는 가게뿐만 아니라 기업, 병원, 센터 등 다양한 기관이 참여할 수 있다. 황보관현 대표는 초록우산 포항후원회 명예회장이자 전국후원회 부회장으로서, 처음에는 구룡포 아동들을 돕기 위해 초록우산과 협력한 것을 계기로 후원을 시작했다. 아이들의 눈에 띄는 변화를 경험한 이 후 “모든 아이가 행복한 세상”이라는 비전을 품고 15년 7개월 간 나눔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나눔가게 참여하는 동시에, 매년 후원금과 후원물품을 지원하고, 취약계층 아동 추천과 신규 후원자 모집에도 앞 장서며 지역사회의 든든한 후원자로 활동하고 있다. 황보관현 대표는 “처음에는 작은 도움으로 시작했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며 달라지는 모습을 보 면서 오히려 제가 더 큰 힘을 얻었다. 앞으로도 초록우산과 함께 모든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동참하겠다”고 전했다.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 박정숙 본부장은 “황보관현 대표님의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이 포항 아동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이번 나눔가게 참여를 계기로 기업과 지역사회의 선한 영향력이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9-11

‘봉사 MOU’···지역사회 소외된 이웃 위한 나눔 실천

지난 8월 30일, 작지만 의미 있는 행사가 우리지역 포항에서 있었다. ‘소외된 이웃돕기 일일 소맥데이’ 행사로 한국방송통신대학교(방송대) 포항시학생회가 주관한 이 자리는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니라 학우와 동문 그리고 지역 소상공인 등 300여 명이 뜻을 모아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마련된 나눔의 자리였다. 학생회는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다’라는 2025년도 슬로건을 내걸고 올해도 열정적으로 전통을 이어갔다. 이날 행사에서의 성과는 방송대 포항시학생회가 민간 봉사단체 ‘한봉우리 봉사단’과 봉사를 위한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를 체결한 것이다. 두 단체는 이 협약으로 지역사회 나눔 실천을 약속한다. 한봉우리 봉사단은 지난 5월 해병대 가족모임과 포항지역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출범한 민간 봉사단체로 재난 대응, 소외계층 지원 및 크고 작은 지역 행사들의 안전을 위한 자원봉사 등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시학생회 소속 학우들은 봉사단과 함께 지역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두 단체의 협약으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학우와 동문은 물론 지역 소상공인들의 후원까지 이어지면서 행사는, 결실을 맺어 추수에 공들이는 가을만큼이나 풍성했다. 이삼배 한봉우리 봉사단 단장은 “이번 MOU 체결은 두 단체가 협력해 더 큰 봉사의 길을 열어가는 출발점”이라며 “상호협력으로 지역사회 발전과 자원봉사의 활성화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재민 학생회장 역시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마련된 소맥데이 행사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은 단순한 후원을 넘어 지역사회에 큰 희망과 용기를 전해준다. 앞으로도 방송대 학생회는 함께 나누고 연대하며 지역과 상생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행사에서는 작은 즐거움도 함께했다. 진행 프로그램의 하나로 열린 미니 가요제에서는 수상자에게 2학기 장학증서가 주어져 학업에 힘을 보탰다. 웃음과 화합이 함께한 순간은 학우들에게도 또 다른 격려가 되었다. 하지만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여전히 출석수업 문제다. 코로나19 이후 포항시학습관이 아닌 대구지역대학에서 수업이 진행되면서 직장과 공부를 병행하는 학우들, 특히 연세 많은 학우들에게는 수업을 위한 장거리 이동이 학업에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봉사와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업 스트레스 완화가 절실하다. 직장과 공부를 병행하는 팍팍한 일정에도 틈틈이 봉사에 나서는 학우들의 모습에서 삶의 희망과 활력이 느껴진다. 그들이 일상에서 만나지는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된 이웃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지역 봉사단체와 함께 작은 도움의 손길을 보낼 때 지역 사회의 어두운 구석까지도 밝아진다. 이번 행사 수익금은 소외된 조손가정 아이들의 학원비 지원과 어른들 무료급식소 후원에 쓰일 예정이다. 작은 손길이 모여 큰 등불이 되는 것이다. MOU 협약으로 이루어지는 사랑과 나눔이 깃든 봉사활동이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힘이 되고 희망이 되어주기를 기대해 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11

광복절 밤, 대구를 물들인 트롯 열기

유난히 뜨거웠던 올여름, 대구의 무더위는 유별났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대구를 ‘대프리카’라 부른다. 숨 막히는 더위 속에서도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은 공연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열기로 들끓었다. 지난 8월 15일 광복절, 대구 출신 가수 김용빈이 대구시가 마련한 제80주년 광복절 경축 음악회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에 수많은 시민이 몰려든 것이다. 혼자 공연장을 찾은 시민기자는 이른 시간부터 현장을 찾았다. 두어 시간 일찍 도착했지만 이미 넓은 광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관객들로 가득했다. 아이 손을 잡은 가족,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은 청년들, 그리고 시민기자처럼 혼자 온 관객들까지. 모두의 표정에는 같은 기대감이 묻어 있었다. 조명이 켜지고 무대 위에 김용빈이 등장하자 환호성이 하늘을 찔렀다. 그의 목소리는 힘차면서도 따뜻했고, 노래 한 소절마다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더위는 이미 잊혔다. 시민들은 하나 되어 박수를 치고 함께 노래하며 여름밤의 축제를 즐겼다.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을 가득 메운 관객들. 공연 시작 전부터 열기로 가득했다. 김용빈은 올해로 현역 22년 차 가수다. 무려 일곱 살 때부터 트롯을 불러왔다. 또래들이 동요를 즐겨 부를 나이에 그는 트롯을 더 많이 알고 있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무대에 서며 주목을 받았지만, 성장하면서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오히려 그를 짓눌렀다. 결국 극심한 불안과 공황장애로 이어졌다. 그는 7년간 가수 생활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팬들이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는 응원과 격려가 다시 도전할 용기를 주었다. 무대에 돌아온 김용빈은 한층 깊어진 목소리와 단단해진 내면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진(眞)’의 자리에 오르며 전국적인 스타로 떠오른 것은 그런 노력의 결실이었다. 최근 그는 ‘미스터트롯 TOP7’ 멤버들과 함께 미국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짧은 시간 안에 티켓이 매진될 만큼 해외 팬들의 관심 또한 뜨거웠다. 또한 전국을 다니며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직접 만나며 사랑을 나누고 있다. 이는 김용빈이 한국을 넘어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특히 이번 대구 공연은 그의 고향 시민들과 함께한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무대 위에서 그는 노래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도 대구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다짐을 보이는 듯했다. 관객들은 그의 노래에 환호하며, 한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진한 위로와 기쁨을 함께 나눴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여운은 오래 남았다. 귀에는 여전히 그의 노랫소리가 맴돌았고, 가슴은 따뜻함으로 가득했다. 이날의 무대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었다. 시민들에게는 광복절을 더욱 특별나게 만든 문화의 장이었고, 시민기자에게는 첫 단독 공연 관람의 설렘과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 앞으로 무대 위에서 더욱 활약할 김용빈 가수의 행보가 기대된다. /김영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11

나의 이야기가 영화가 된다면

나는 책을 좋아한다. 나와 다른 생각, 다른 환경, 다른 경험들이 특별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영화 같은 일상’은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 여겼다. 하지만 수필 모임에 참여하면서 달라졌다. 나의 일상을 돌아보고 작은 사건에 의미를 더해 하나의 글을 완성하는 과정을 겪으며 과거 경험에 특별함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글로 풀어낸 작은 일상이 제법 읽을 만한 글이 되었다. 영화 같은 화려함은 없어도, 눈앞에 그려지는 재미있는 이야기 정도는 되지 않을까? 일본의 소설이나 영화에는 평범한 일상적인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소소한 이야기지만 오히려 더 깊은 여운과 따뜻한 감동을 준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우리 가까이 존재하는 이야기를 다룬 예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예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보다, 실제 연애를 다룬 ‘연애의 참견’이나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를 보여주는 ‘SNL 시리즈’가 많은 사랑을 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추석, 늦은 시간에 택시를 잡기 힘들어 한참을 걷다가 어렵게 한 대를 탔다. 기사님은 “이 시간엔 사람들이 몰려 당연히 택시 잡기가 어렵다”며 카카오 택시 콜을 꺼놓는 이유까지 덧붙여 설명해주었다. 덕분에 지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목적지로 가던 중,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갑자기 차도로 뛰어드는 사람을 보았다. 놀란 나와 달리 기사님은 “이런 일은 흔하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거칠게 운전하는 기사와 오토바이 운전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짧지만 흥미롭고 의미 있는 대화였다. 택시를 타다 보면 아무 말 없이 목적지까지만 가는 기사님도 있고, 묻지 않았는데 삶의 신념과 가족 이야기를 풀어놓는 기사님도 있다. 때론 재미있고, 때론 지루하고, 때론 귀찮기도 하지만, 또 때론 마음에 오래 남는다. 인상 깊게 보았던 일본 영화 중, 시골 카페를 배경으로 손님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있었다. 단골 손님 몇 명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모여 하나의 서사가 되고 결국 영화가 된다. 평범하지만 내 주변의 이야기를 듣는 듯해 몰입해서 보았다. 택시 기사님들과 나눈 대화도 그렇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을 각색해 영화로 만든다면, 소소한 일상을 담은 하나의 작품이 되지 않을까? 이 영화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어쩌면 평범한 일상 속 이야기가 가장 큰 울림을 전해줄지도 모른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11

대구 엑스코, ‘한국국제축산박람회’ 인산인해

11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국제축산박람회’에는 축산 분야 관계자들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 대거 방문하면서 크게 북적였다. 박람회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국내 유일의 축산박람회인 이번 행사에서는 세계 축산 분야 기술과 산업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AI 기술이 적용된 축산물 품질 평가와 농장 시설 등이 많이 선보였다. ‘축산의 고유가치와 디지털 이행’을 주제로 열리는 박람회에는 국내외 총 233개 축산 관련 업체가 참여해 794개 부스를 운영한다. 네덜란드·벨기에 등 해외 10개국에서 45개 업체와 근우테크, 황소 농기계, 무한기술을 비롯한 대구지역 기업이 참여해 축산업의 경쟁력을 알렸다. 행사장 부스에는 축산 관계자들이 외국인 바이어에게 축산 관련 제품을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소와 돼지, 닭 등 실제 사육 시설과 똑같이 설치한 전시장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시연도 진행됐다. 축산환경개선 테마 전시장은 ICT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분뇨 처리 시스템, 악취 저감 기술, 에너지 절감 솔루션이 실물 전시와 함께 시연하며 관람객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기후변화대응 전시장은 폭염·폭우 등 기후 재해에 대비한 스마트 환기장치, 냉난방 자동화 시스템, 친환경 기자재 등이 소개되며 축사 환경을 개선하려는 농가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김성순씨(43·축산업·경남 의령)는 “시골 농가도 현대화 시대에 접어들었다“면서 “정보통신기술(ICT)와 인공지능(AI) 등을 한자리에서 추세를 볼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기준씨(25·축산업·경기도 여주)는 “자돈 관련 제품 등 새로운 제품을 보러 왔다”면서 “2017년 ICT초기 시절에 시설을 설치해 점점 노후화로 되고 있어 앞으로 시설 개선 방향에 대해서도 구상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했다. 학술 세미나도 눈길을 끌었다. 행사 첫날 천하제일사료 및 발코 오스트레일리아(Balco Australia), 둘째 날 선진 및 우성양행 등 주요 사료 업체가 축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 및 전문성 강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일반 관람객을 위한 즐길 거리도 풍성했다. 축산정책 홍보 부스, 자조금 연계 축산물 할인 판매장이 마련돼 신선한 축산물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글 ·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9-11

산란계 사육환경 개선, 계란 물가 안정화 열쇠 될까

더불어민주당 물가대책 태스크포스가 지난 9일 간담회를 열고 계란 물가 안정과 산란계 사육환경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정부는 당초 올해 9월부터 시행 예정이던 산란계 케이지 사육면적 확대 규제를 2027년 8월까지 자율규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2017년 살충제 계란 사태 이후 도입된 동물복지형 사육환경 개선 정책의 일환이다. 기존 1마리당 0.05㎡였던 케이지 면적을 0.075㎡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이다. 하지만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농가는 사육규모를 약 30% 줄여야 하며, 이는 계란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대한산란계협회는 유예기간을 2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고, 정부는 생산자단체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이를 수용했다. 생산자 단체는 계란 공급 안정화를 위해 추석 이후 노계(산란 능력이 저하된 닭)의 단계적 도태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성수기 이전에 노계를 도태할 경우 공급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계란 가격 급등을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다. 안두영 대한산란계협회장은 “사육환경 개선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지만, 공급 안정과 병행돼야 한다”며 “정부와 협력해 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에게 안정적인 계란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9월 상반기 기준 30개 특란의 산지가격은 5804원으로 지난해 대비 13.9% 상승했다. 소매가격은 7244원으로 12.1% 인상됐다. 일부 소형마트에서는 1만 원을 넘는 가격에 판매되며 이에따른 소비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에 농협은 마진을 축소하고 자조금을 활용한 할인판매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 역시 계란 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추가적인 수입 조치나 유통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미애 국회의원은 “산란계 사육환경 개선과 계란 가격 안정은 국민의 식탁과 직결된 문제”라며 “국회 차원에서도 지속적인 정책 지원과 예산 확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9-11

저비용·박리다매라면 1000원 빵도 가능할까?

‘990원 소금빵’을 내세운 유튜버 때문에 빵값 적정성이 논란을 빚는 가운데 포항과 대구 등지에 다양한 빵을 1개당 1000원에 살 수 있는 점포가 늘고 있다. 11일 오전 찾은 포항시 북구의 ‘1000원 빵집’도 어김없이 손님이 몰렸다. 24시간 무인으로 운영하는 이 점포는 ‘무방부제, 즉시 섭취 권장’이라는 문구를 내세웠다. 소보로빵, 단팥빵, 소시지빵, 버터 머핀 등 수십 종류의 빵을 산더미 처럼 쌓고 판매하고 있었다. 한 손님은 “1개당 1000원이라 부담이 없어서 마음껏 골라 담았다”고 말했다. 빵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1000원 빵’이 가능할까. 실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빵 물가지수는 138.61(2020년=100)을 기록해 지난해 8월보다 6.5%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7%)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SK텔레콤 통신요금 인하 효과를 제외한 물가상승률(2.3%)과 비교해도 3배 가량 높다. 무인점포의 ‘1000원 빵집’은 저비용·박리다매 구조다. 고급 버터 대신 마가린과 식물성 유지, 대량 생산에 맞춘 표준화 반죽을 쓴다. 공장에서 만든 빵을 대량으로 받기 때문에 빵 굽는 인력 인건비도 들지 않는다. 점포 운영자는 “메뉴를 단순화해 불량과 재료 낭비를 줄였고, 24시간 무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인건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라면서 “빵 하나로는 이익이 크지 않지만 판매량을 극대화하면 전체 매출로 수익이 난다”고 설명했다. 김보민 경북대경제통상학부 교수는 “1000원 빵집이 인기를 끄는 것은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중시하는 흐름을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9-11

“경북 산불 피해, 정부 발표보다 훨씬 심각”

경북에서 지난 3월 발생한 산불피해가 정부 발표 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불교환경연대, 안동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 생명다양성재단은 부산대학교 홍석환 교수와 11일 서울 불교환경연대 그린담마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산불 피해확산 원인조사 프로젝트’의 시작과 1차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3월 초대형 산불은 31명의 사망자와 4000여 채의 주택 전소, 1조1000억 원 이상의 재산 피해를 남기며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공식 조사와 과학적 검증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홍석환 교수는 “위성영상 분석 결과 산불 피해 면적은 산림청의 공식 발표인 9만9289ha보다 훨씬 넓은 11만6333ha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산림청이 초기 발표에서 피해 규모를 축소했다가 이후 통계를 수정했지만, 여전히 10만ha를 넘지 않으려는 의도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산림청의 소나무 단순림 숲 가꾸기 정책이 산불 확산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수관부까지 모두 불탄 지역 대부분이 소나무림이었으며, 이는 낙엽활엽수를 제거하는 숲가꾸기 정책으로 인해 식생구조가 왜곡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산불 피해 주민에 대한 지원은 터무니없이 부족한데 산림청은 긴급벌채와 임도 조성, 조림 등 산림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며 산림청과 산림카르텔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공동대표는 “기후위기 탓만 하는 산림청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 일본, 중국, 북한은 산불이 줄어드는 반면 우리나라는 대형화되고 있다”며 “해마다 산림청 예산은 늘어나는데 왜 산불은 줄어들지 않는지 의문을 가진 환경단체와 연구자들이 시민과 함께 직접 산불의 원인을 규명해서 재발방지를 위한 조사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황정석 산불정책연구소 소장, 기경석 상지대학교 교수, 염정헌 강릉원주대학교 교수 등도 참여했다. 이들은 올해 말까지 현장조사와 자료 분석을 거쳐 내년 2월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연구비는 파타고니아 ‘지구를 위한 1% 프로그램’과 시민 모금으로 마련됐다.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전문위원은 “이 연구는 정부가 외면한 진실을 시민사회와 전문가가 함께 밝히는 첫 걸음”이라며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연구 결과가 향후 건강한 산림으로의 생태적 전환을 이끄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9-11

개인회생 중 건강 악화로 변제 불가한 70대 남성, 채무 특별 면책

70대 A씨는 5억 원 이상의 채무를 지고 2021년 개인회생을 신청한 후 법원 승인 하에 3년간 월 114만 원씩 변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1개월간 1200만 원을 변제한 후 실직과 척추협착 악화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전환되며 생계 곤란을 겪었다. 이에 채권자 측이 개인회생 절차 폐지를 신청하자, 대한법률구조공단은 A씨를 대리해 특별면책을 요청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채무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정으로 변제계획을 끝까지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 특별면책이 가능한지 여부였다. 공단은 A씨가 실직이라는 불가피한 사유로 변제를 완료하지 못했고, 이미 1200여만 원을 납입해 청산가치 이상의 금액을 변제했으며, 고령 및 건강 악화(척추협착 등)로 재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해 변제가 불가능한 점을 들어 법에서 정한 특별면책의 요건 충족을 강조했다. 또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어렵게 생활하고 있으므로 특별면책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법원은 “A씨의 고령과 건강 상태, 재취업 불가능성 등을 고려해 변제 불능 상태가 채무자의 귀책 사유가 아니며, 이미 청산가치를 충족했다”며 면책 결정을 내렸다. 이는 회생 절차 중 변제 실패 시 특별면책 가능성을 인정한 첫 사례로, 사회적 취약계층의 경제적 재기 지원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공단 소속 정혜진 변호사는 “개인회생 및 파산 면책 제도는 개인의 채무 문제 해결을 넘어 사회적 취약계층이 제도적 장치를 통해 다시 삶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돕는 제도”라며 “공단은 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채무로 고통받는 국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9-11

안동MBC 소속 근로자들, 임금피크제 무효소송 항소심서 승소

안동문화방송(안동MBC)에 근무 중인 소속 근로자들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삭감된 임금과 퇴직금을 돌려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 1심에서는 패소했으나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대구고법 제3민사부(재판장 손병원 고법판사)는 지난 10일 안동 MBC가 2006년 도입한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위반이라며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안동MBC는 소속 근로자 33명에게 임금피크제 적용 전 기준으로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 안동MBC가 2013년 도입한 임금피크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를 위반한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이라며 “해당 제도는 51세 및 27호봉 이상 근로자의 임금을 5년간 누적 15% 삭감했으나, 정년 연장이나 직무 조정 등 대상 조치가 없어 무효”라고 밝혔다. 또 “업무 경감 조치가 미흡했고, 절감 재원이 고용 유지 대신 영업적자 해소에 사용된 점도 문제”라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제1심 원고 패소 판결을 뒤집은 것으로, 타 지역 MBC 사례와 유사한 흐름이다. 대구MBC와 포항MBC도 각각 2024년과 2025년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이 확정됐다. 반면 서울MBC는 2025년 8월 제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고 항소한 상태다. 원고 패소 판결의 경우 방송업계 임금피크제 운영에도 경종을 울린다. 법원은 임금피크제 도입 시 연령 차별 여부와 재원 사용 목적을 엄격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건비 절감보다 근로자 보호 조치가 미흡할 경우 무효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서울MBC 항소심 판결도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