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성서만 부담” vs “2030년 대비 불가피”…갈등 장기화 조짐
“왜 성서만 이러한 문제를 떠안아야 하는 겁니까.”
대구 성서소각장 대보수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차례 파행됐던 주민설명회가 재개됐지만 반대 여론은 여전했고, 주민과 행정 간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4일 오후 달서구 장기동행정복지센터 회의실. 설명회장 입구와 내부 곳곳에는 ‘보수 사업 재검토’, ‘성서 쓰레기 소각장 NO’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손팻말이 걸렸다. 이영애 대구시의원, 서민우 달서구의회 의장 등 지역 시·구의원과 주민자치위원, 주민 등 50~60명이 모인 자리였지만 분위기는 시작부터 팽팽했다.
이날 설명회는 앞선 설명회와 달리 주민들이 집단 퇴장하지는 않았다. 대신 대부분 참석자가 반대 의견을 밝히며 설명회 내내 긴장감이 이어졌다.
한 장기동 아파트 입주민 A씨는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그 지역에서 처리하는 게 맞다”며 “대구시는 새로운 소각시설을 다른 지역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종길 달서구의원도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정책으로 소각시설 필요성은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며 “자기 지역에서 나온 쓰레기는 해당 지역에서 처리하는 방향이 맞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절차 적정성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졌다. 일부 주민과 지역단체는 △설명회가 행정 절차 진행을 위한 형식적 과정으로 활용될 가능성 △소각장 주민지원 사업 정보 공개 부족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주민 의견 수렴 부족 등을 문제로 제기했다.
특히 용역업체가 사업 설명을 맡은 것을 두고 “사업 추진 수순처럼 보인다”며 퇴장을 요구하는 상황도 발생했고, 실제로 퇴장했다. 또한 회의는 여러 차례 중단됐다가 재개되기를 반복했다.
대구시는 설명회가 법적 의무 절차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주민 요청에 따라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주민 편익 지원사업 예산도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준공 30년을 앞둔 성서사업소 자원회수시설 2·3호기의 노후화가 진행된 만큼 대보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며, 하루 처리용량 320t 규모를 유지하면서 친환경 설비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약 1400억 원, 공사기간은 약 24개월로 예상된다.
시는 이르면 내년 연말 착공해 2030년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구시가 사업 추진 필요성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폐기물 정책 변화도 있다. 2030년부터 수도권 외 지역에서도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사실상 금지되고, 재활용이나 소각 처리 중심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결국 소각시설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다만 주민 반발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일부 주민은 “소각장 자체를 원하지 않는다”며 사업 중단을 요구했고, 일부 주민은 “반대하지만 정확한 정보 제공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