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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작가들, 신라예술제를 즐기다

작가로 산다는 건 하나의 섬에 사는 것과 같다. 작업실이란 공간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그리고 쓰고 조각하며 산다. 그렇게 각자의 섬으로 살다 전시나 행사가 있으면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13일 저녁. 신라예술제를 핑계 삼아 뭍으로 나가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고 왔다. 이번 2025년 신라예술제엔 경주미술협회 소속으로 참여했다. 2025년 신라예술제는 한국예총 경주지회 주최 주관으로 지난 14일과 15일 양일간 오전 10시에서 오후 9시까지 경주예술의 전당 일원에서 열렸다. 경주 미술협회에서는 ‘아트빛, 머무르는 시간 : 종이컵을 이용한 설치물 제작’을 준비했다. 37명의 작가가 1인당 7개씩을 담당해 그림을 그려 넣어 종이 등을 만들었다. 오픈 행사가 7시부터 시작이라 30여 분 일찍 행사장에 도착했다. 입구에서부터 만난 반가운 얼굴들로 인사하기 바쁘다. 등은 행사장 안쪽 나무들이 있는 곳에 마련되어 있었다. 빛을 머금은 작은 등 위엔 꽃, 곤충, 사람 등 저마다 다른 색을 품은 이야기가 빼곡이 담겨있었다. 행사 전날 비가 제법 내린데다 당일에도 조금씩 뿌린 탓에 조금 번진 그림도 있었으나 그것은 그것대로 작품이 됐다. 등이 각각 나눠져 전시중이다보니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소소한 재미를 즐기는 사이 오랜만에 만난 동료 작가들과 반갑게 인사도 하고 짧은 안부를 전했다. 오후 7시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됐다. 일본 오이타현의 교류 공연 및 주제 공연 ‘신라의 빛’이 이어졌다. 주제공연인 ‘신라의 빛’은 국악과 클래식이 어우러진 관현악 연주에 연극과 마임을 결합한 ‘국페라타(국악+오페라+연극)’형식으로 선보였다. 공연은 13, 14일 이틀간 저녁 7시에 진행됐다. 그리고 이번 신라예술제엔 프리마켓과 푸드트럭이 함께 했는데 공연을 보며 잔잔한 먹거리도 함께 할 수 있어 더 좋았다. 친한 작가 몇이 모여 서로 한 품목씩 골라 모이니 포트럭 파티가 따로 없다. 조금씩 뿌리는 비를 피해 정자에 자리 잡고 앉았다. 아름다운 음악 소리와 어둠을 적당히 밝혀주는 종이등을 배경으로 그간 못 나눈 수다는 끝없이 이어졌다. 진짜 잔칫집에 온 기분이었다. 첫날 식이 끝나자 다시금 세찬 비가 한차례 쏟아졌다. 날씨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작은 등들은 굳센 주인들을 닮아 이틀간 잘 버텨주었다. 전시되었던 등은 희망하는 작가들 한정으로 행사 종료 이후 무상으로 관람객에게 나눠졌다. 좀 더 온전한 상태로 전달되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즐겁게 시작된 작업이 누군가에게 작은 기쁨이 되었으면 했다. 모처럼의 잔칫날은 그렇게 종료되었다. 다시 섬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외로움과 불안함을 한 몸처럼 한껏 껴안은 채 전쟁을 치를 것이다. 저마다의 섬에서 다들 안녕하길 바라본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16

경북도청 신도시 10년, 도시가 사람을 부르지 못했다

경북도청이 안동·예천으로 이전한 지 10년이 지났다. ‘행정 중심 복합도시’라는 비전을 품고 출발한 도청 신도시는 지금 도시의 외형은 갖춰졌지만 인구 유입과 상권 활성화, 교육 인프라 등 삶의 기반은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5년 3월 기준 도청 신도시의 주민등록 인구는 2만2787명으로 집계됐다. 도청 이전 이후 누적 전입신고 인구는 3만3000명을 넘지만 실제 거주 인구는 그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연간 인구 증가폭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으며, 2024년에는 고작 196명 증가에 그쳤다. 특히 외부 유입보다는 안동·예천 내 인구 재배치가 많아 ‘제로섬’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초 경북도가 목표로 설정한 1단계 정주인구 2만5000명에 근접했지만, 생활 인구와 실거주 인구간 괴리는 여전하다. 도청 신도시의 상권은 중심상권, 서문상권, 호명읍 상권으로 분산돼 있다. 구조적으로 상권 간 연결성이 떨어지고 공무원 중심의 유동 인구로 인해 점심시간 이후 상권이 급격히 침체된다. 상가 공실률은 30%를 넘는다는 분석도 있으며, 실제 체감은 그보다 높다는 상인들의 증언도 있다. 여기에 부채꼴형 도로망과 숲으로 가로막힌 상권 구조는 유동 인구의 흐름을 단절시키고 있다. 일부 상권은 ‘유령 거리’로 불릴 정도로 활력을 잃고 있으며, 2단계 개발이 본격화되면 기존 상권과의 경쟁 심화도 우려된다. 교육 인프라 역시 도청 신도시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중·고등학교는 부족하고, 청소년 문화시설도 미비하다. 경북도는 최근 안동·예천을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 지정하고 수도권 수준의 공교육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통학 불편과 교육 인프라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크다. 젊은 가족들이 정착하기엔 여건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인구 유입 정체와도 맞물려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민 김모씨(38)는 “학교도 멀고 학원은 거의 없다. 방과 후에 갈 만한 문화시설도 없어서 아이가 집에만 있는 시간이 많다”며 “도청이 있는 도시라면 교육부터 제대로 갖춰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도시계획의 구조적 한계도 문제로 지적된다. 자연 친화적 도시를 목표로 숲을 보존한 채 개발이 이뤄지면서 상권 사이가 물리적으로 단절됐고, 곡선형 도로망은 상권 간 접근성을 떨어뜨렸다. 이는 유동 인구의 자연스러운 이동을 막고 상권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상인들은 “도시가 사람을 불러들이지 못한다면 상권은 살아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청 신도시는 여전히 가능성을 품고 있다. 2단계 공동주택 5000여 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고, 안동 바이오 국가산단이 2028년 준공되면 배후 도시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경북도는 교통망 확충과 교육 인프라 개선, 소상공인 지원 정책 등을 통해 도시의 활력을 되살리겠다는 입장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청 신도시는 아직 성장 중인 도시”라며 “인구 유입과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9-16

대구참여연대, 홍준표 전 대구시장 무혐의 유감⋯정부의 감사 요구

대구참여연대(이하 연대)가 지난해 5월 대구시 공식 유튜브 ‘대구TV’ 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해 홍준표 전 시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고발했지만 최근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를 받은것에 유감을 표명하며 정부의 감사를 촉구했다. 연대는 15일 성명서를 통해 “공수처 이전에 이 사건을 수사한 대구경찰청이 담당 공무원들만 홍준표 전 시장의 업적홍보 등 부정선거운동죄로 송치하고 몸통인 홍준표 전 시장은 불송치한 부실 수사와 불공정 수사를 바로 잡아 주기를 기대했다”면서 “홍준표 전 시장이 이 사건을 주도한 몸통이라는 증거와 부실 수사의 정황도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23년 2월 대구지방검찰청에 처음 고발한 뒤 대구 경찰로 넘어가 수사를 했지만 홍준표 전 시장는 단 한 번의 소환조사도 이뤄진 적이 없다는 점 등 봐주기 수사로 일관했다”면서 “더구나 검찰은 대구 경찰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송치한 대구시 공무원 3명에 대해서도 1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처분을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참여연대는 “대구시에 대한 정부 합동 감사에서 바로 잡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9-15

환경부, 낙동강 녹조 심화지역 조류독소 공동조사 착수

환경부는 15일부터 환경단체 두 곳(낙동강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낙동강 녹조 심화지역을 대상으로 조류독소 공동조사에 착수한다. 이번 조사는 그동안 환경단체 조사에서 공기 중 조류독소가 검출돼 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확산된 데 따른 조치로, 객관적이고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다. 환경부와 환경단체는 그동안 공동조사 추진을 위한 협의를 장기간 이어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바 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이후 협의를 재개해 이번에 공동조사가 성사됐다. 공동조사는 환경부와 환경단체의 협의에 따라 국립환경과학원과 경북대학교가 조사기관으로 참여해 동일한 지점과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된다. 조사 대상은 낙동강 본류 구간 5개 지점으로 △화원유원지(대구 달성군) △달성보선착장(대구 달성군) △본포수변공원(경남 창원시) △남지유채밭(경남 창녕군) △대동선착장(경남 김해시) 등이 선정됐다. 각 지점별로 4회씩 조사가 이루어지며, 원수와 공기 중 조류독소를 모두 채취·분석할 예정이다. 시료 채취는 국립환경과학원과 경북대학교가 이달 안으로 완료할 계획이다. 이어 올해 안에 시료 분석을 마무리하고, 그 결과는 환경부와 환경단체가 공동으로 공개한다. 또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2026년 원수 및 공기 중 조류독소에 대한 공동조사 방향을 협의·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관계기관, 시민사회,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녹조 문제 해결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공동조사를 계기로 환경부와 시민사회 간의 관계가 회복되고, 녹조 관리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가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9-15

포항 국제여객터미널, APEC은 남의 일···정상 운영은 ‘캄캄’

해양수산부가 2021년 4월부터 196억 원을 들여 공사중인 포항 국제여객터미널이 준공조차 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특히 APEC 정상회의 경제인 행사에 참여하는 기업인 1100여 명이 850개 객실과 250개 객실을 갖춘 크루즈 선박 피아노그랜드호와 이스턴비너스호를 통해 10월 28일 영일만항에 입항해 플로팅 호텔 형식의 해상 계류형 숙박시설로 활용하지만, 국제여객터미널은 무용지물이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운영지원과 관계자는 “국제 부두에 필요한 보안 시설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아 외국 배는 접안할 수 없다”며 “APEC 기간 크루즈 호텔이 들어오더라도 여객 입출국과 CIQ(출입국·검역) 업무는 영일만 컨테이너 부두를 운영하는 포항영일만컨테이너(PICT)가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15일 찾은 국제여객터미널은 5만t급 크루즈선 접안 목표에 걸맞은 위용을 드러냈지만, 내부에서는 ‘공사 관계자 외 출입금지’ 안내판과 철제펜스만 마주할 수 있었다. 공사용 자재가 쌓인 채 공정이 멈췄고, 울릉도행 연안 여객선이 드나드는 대합실과 매표소만 불을 밝히고 있었다. 해양수산부는 2020년 11월 7만5000t급 크루즈선이 입출항할 수 있는 길이 310m, 수심 11m 규모의 여객 전용 부두를 362억 원을 들여 준공했다. 2021년 4월부터는 연 면적 8663㎡, 연간 7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국제여객선터미널 공사에 196억 원을 투입했지만, 그해 10월 준공 목표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용객 수와 불분명한 수익성 논란이 겹치며 공사는 지연됐고, 현재는 외부 건물만 완성한 상태다. 포항시는 2010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고 매년 국제 크루즈선을 맞이했지만, 국제여객터미널 미완공 탓에 출입국·검역(CIQ) 시설은 매번 임시로 설치해 크루즈 관광객을 맞는 실정이다. 정부가 뒤늦게 내년 예산안에 포항 국제여객터미널 운영시설 공사비 51억 원을 신규 반영했지만, 정상 운영은 장담할 수 없다. 경북 국정과제 국비 1조3800억 원 중 포항영일만항 복합항만개발 1112억 원, 영일만 횡단 고속도로 285억 원, 소형선부두 축조 132억 원과 함께 이번 운영시설 예산이 포함됐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항만건설과 관계자는 “내년 4월 발주를 목표로 계약과 절차를 거쳐 상반기 중 착공할 계획”이라며 “전체 사업비 101억 원 중 이번에 확보된 51억 원은 내부 시설 공사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운영지원과 관계자는 “전기 면허가 없어 공사가 지연된 상태“라면서 ”건설과에서 준공이 이뤄지고 운영지원과로 이관되더라도 선사가 해수부 면허를 취득해 국제선을 운항하겠다고 신청해야만 터미널로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정확한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9-15

채용비리 논란 포항가속기연구소장 해임

채용 비리와 안전사고 미보고 의혹을 받던 강흥식 포항가속기연구소 소장이 해임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2일 사업 운영위원회를 열어 해임을 의결했다고 15일 밝혔다. 포항공대 부설 연구소인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정부 출연금으로 전액 운영되며, 포항방사광가속기(PLS-II)와 4세대 선형 방사광가속기를 관리한다. 정부는 올해 약 676억 원을 지원하는 등 매년 600억 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해임 배경에는 지난해 8월 연구소 임직원 100여 명이 국민신문고에 제출한 청원이 있다. 이들은 강 소장이 신입 직원 부정 채용을 지시하고 안전사고를 허위 보고했으며 계약 조건과 다른 대금을 지급했다는 등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위반을 제기했다. 국정감사 지적 이후 과기정통부는 감사에 착수했고 4월 징계 권고를 통보했다. 강 소장은 포항공대의 자진 사퇴 권고를 일단 수용했다가 번복했지만 지난 5월 최종 감사 결과가 확정되면서 해임 절차가 진행됐다. 연구소는 이번 사안을 기관 전반의 문제로 확대 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기관 전체의 신뢰 문제로 일반화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며 “포항방사광가속기(PLS-II)와 4세대 선형 방사광가속기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고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새 소장 선임은 과기정통부가 주관한다. 연구소 측은 “과기부 공고와 임명 절차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신문고 청원과 강 전 소장의 자진 사퇴 의사 표명 등 세부 의혹에 대해서는 “기관이 제기한 사안이 아니므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9-15

대한법률구조공단, 전 직원 연봉 감액 합의⋯노사·노노 화합 선언

대한법률구조공단은 15일 이사장과 일반직·변호사 노조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노노 화합 선언식’을 개최하고,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전 직원의 연봉 감액 합의를 공식화했다. 이번 합의는 4년 만의 채용 재개와 청년 기회 확대를 통해 법률복지 서비스 개선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단은 누적된 퇴적적립금 고갈로 재정 위기에 직면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원들의 임금 상승 유보라는 고통 분담을 결정했다. 특히, 변호사 노조의 임금 감액 합의 후 일반직 노조도 조합원 90% 참여, 86%의 압도적 찬성으로 동의하며 노사·노노 간 화합을 이뤄냈다. 이번 합의에는 정부의 직무·성과 중심 보수체계 개편안이 부분적으로 반영됐으며, 공공기관의 자구 노력과 정책 방향이 조화를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김영진 이사장은 “구성원의 희생과 책임 분담이 진정한 공공성 실천”이라며 “법률복지 개선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단은 연봉 감액으로 확보된 재원을 재정 개선과 4년 만의 공개 채용에 투입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계획이다. 곽은석 일반직 노조 위원장은 “조합원의 어려운 선택이 합의를 가능하게 했다”며 “노사와 노노의 연대 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종항 변호사 노조 위원장도 “이번 합의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국민에게 더 나은 법률복지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9-15

신문윤리위, 1000회 기념 혁신 선포식·저널리즘 윤리 포럼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이사장 서창훈·전북일보 회장)가 오는 1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제1000회 기념 혁신 선포식’을 개최한다. 선포식 이후에는 ‘언론윤리, 현재가 묻고 미래가 답하다’를 주제로 ‘제1회 저널리즘 윤리 포럼’도 연다. 이날 행사에는 정부, 정치권, 언론계 등 각계 인사 3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제1000회 혁신 기념 선포식’은 9월 신문윤리위원회 심의 1000회차를 맞아 지난 64년간 이어온 언론 자율심의 성과를 기념하고 책임 있는 언론의 자세를 새롭게 다짐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 자유를 지키고,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1961년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설립한 국내 최초의 언론 자율심의 기구다. 지난 64년간 1000회에 걸친 윤리위원회 자율심의를 통해 정확하고 객관적이며 공정한 보도라는 신문윤리강령 정신과 저널리즘 원칙 구현에 매진해왔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이날 행사에서 ‘언론의 가치를 제고하는, 자유롭고 책임 있는 언론윤리’라는 새로운 비전 아래 ‘책임’ ‘소통’ ‘혁신’ 등을 내세운 3대 원칙과 9대 전략을 선포한다. 그동안 한국신문윤리위원회 발전에 기여한 인사 및 단체에게는 공로패와 감사패를 수여한다. 선포식에 이어 열리는 ‘제1회 저널리즘 윤리 포럼’은 윤리위원회 1000회차 심의를 맞아 언론 윤리를 되돌아보고 신문윤리의 새로운 방향과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신문윤리위는 매년 9월 정례적으로 ‘윤리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날 포럼은 김위근 박사(퍼블리시 최고연구책임자)가 ‘한국신문윤리위원회 혁신 비전과 바람직한 언론윤리 방향’에 대해 기조 발제를 맡고, 김재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공인(公人)보도에 관한 판단기준’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다. 패널로는 이진영 동아일보 논설위원, 조정 SBS 논설위원실장, 김진수 광주매일신문 서울본부장,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박진수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장, 현창국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심의실장 등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15

맛깔나게 풀어낸 옛 선인들의 풍류·멋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관장 김진홍)은 최근 복지관 평생대학에서 350여 명의 수강생이 함께한 가운데 방종현 수필가를 초청해 특별 인문학 강연을 열었다. 강연장에는 일찍부터 자리를 잡은 어르신들의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했고, 무대 위에서는 곧바로 역사의 장면과 문학의 숨결, 음악의 선율과 철학의 향기가 어우러진 한 편의 종합예술이 펼쳐졌다. 이날 방 강사는 당나라의 시인 이태백, 조선시대 문장가 송순, 재치 넘치는 백호 임제, 풍류의 대명사 김삿갓, 그리고 ‘천하의 명기’ 황진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적 인물을 불러냈다. 그는 인물들의 삶과 일화를 해학적이고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내며 청중을 웃기고 감동시키기를 거듭했다. 이야기에 빠져든 어르신들은 마치 옛 선비들과 기생이 노래하고 시를 읊던 시절로 여행을 떠난 듯, 눈을 반짝이며 귀 기울였다. 강연의 흐름은 더욱 다채로웠다. 이날 이현정 낭송가는 이상화 시인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낭송하며, 시대의 아픔과 민족의 희망을 함께 느끼게 했다. 이어 방 강사는 하모니카를 꺼내 들어 방랑시인 김삿갓을 정겨운 멜로디로 연주하자 강연장은 금세 화합의 무대로 변했다. 시조창이 울려 퍼지고, 청중과 함께 부르는 합창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었다. 어르신들은 손뼉을 치며 노래를 따라 불렀고, 강연장은 어느새 모두가 참여하는 잔치판으로 변했다. 한 수강생은 “옛 사람들의 풍류와 멋을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내는 강의는 처음”이라며 “노래하고 웃고 배우다 보니 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강생은 “강연이 끝났지만 마음이 한참 동안 따뜻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방종현 수필가는 달구벌수필문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대구수필가협회 이사로 활동하며, 담수회와 운경대학, 대한노인회 대구시 각 지회, 지역 노인복지관 등 여러 시니어 대학에서 인문학 강의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역사와 지리, 문학과 음악을 ‘풍류(風流)’라는 우리 전통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엮어내며,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는 탁월한 재능을 인정받아 ‘풍류 인문학의 아이콘’이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이날 강연을 지켜본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평생대학 총동창회 이단 회장은 “방 강사는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며 하모니카 연주와 시조창까지 더해져 시청각이 살아 있는 명품 강의였다”며 “시니어 대학의 새로운 문화적 사건”이라고 극찬했다. 김진홍 관장은 “우리 복지관의 바람은 언제나 ‘건강한 백세 노년의 행복 동반자’가 되는 것”이라며 “칸트가 말한 행복의 세 가지 원칙처럼, 꾸준히 배우고 움직이며 사람을 사랑하고,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복지관은 어르신들이 웃고 배우며 나눌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09-14

사라지는 숭조사상을 안타까워 하며

곧 추석명절이 다가온다. 민족의 큰 명절인 추석을 맞아 예로부터 자손들은 조상의 묘소를 찾아 벌초하고, 집에서는 차례를 지내며 조상을 기려왔다. 그러나 최근 세태는 이러한 전통 의식이 점점 간소화되거나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인다. 안타까운 일이다. 예전에는 자손들이 직접 낫과 예초기를 들고 묘소를 단정히 정리한 뒤, 성묘 후 술잔을 올리고 추석에 정성껏 차례를 모시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벌초 과정에서 술잔만 올리고 추석 차례는 생략하는 가정이 늘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벌초조차 전문 대행업체에 의뢰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시향도 예전에는 평일에 모시다 보니 참여 자손이 적었다.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 각 문중에서 많은 종인들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음력 시월 일요일로 날자를 변경하였다. 처음에는 전국의 종인들이 많이 참석하고 점심을 대접하려는 분들이 많아 축제 분위기였으나, 코로나19로 2020년부터 2년 쉬면서 참석 종인이 급격하게 줄었다. 일부 문중은 벌초 후에 윗대 조상님들에게 술잔을 올리고 추석과 시향을 아예 생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제사 역시 변화의 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매년 돌아오는 기일마다 제사를 지냈으나, 최근에는 그해 첫 제사에 함께 지내거나 중양절(음력 9월 9일)에 한 차례 같이 모시는 방식으로 대체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추석 차례를 지내는 비율을 자료로 살펴보니 이렇다. 2024년 기준, 추석에 차례나 제사를 지낼 예정인 사람은 약 41%, 지내지 않을 예정인 사람은 59%였다. (한국리서치 정기조사 인용)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 민족 고유의 설 명절에 차례를 지낸다고 응답한 비율은 약 39%였다. 코로나 이전인 2018년(65.9%)보다 많이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현상은 도시화와 핵가족화, 바쁜 생활 패턴으로 인한 변화로 분석된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조상 공경과 가문 계승의 숭조 사상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대 변화에 따라 의례가 간소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조상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은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장례문화도 매장에서 화장하여 매장하거나 납골당에 모셨으나, 문제점이 많아 부지를 다듬어 선대 조상님 산소를 한곳으로 모시는 종중이 늘어났다. 산이 없는 분은 수목장을 한다. 2025년 1월 24일 장사법 시행령 일부개정으로 화장한 유골의 분골을 산(자연장지), 묘지, 화장시설, 봉안시설 내 지정 장소, 바다(해안선 5Km 이상 떨어진 곳)에 뿌리는 산 분장이 제도화되었다. 산 분장이 활성화되면 묘지나 수목장도 없어질 것이다. 숭조사상(崇祖思想)이란 조상을 높이 섬기고 소중히 여기는 사상이다. 세태가 바뀌더라도 조상을 기억하는 숭조사상의 정신만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유병길 시민기자

2025-09-14

나무결 위에 아로새긴 ‘시의 향연’

영남대학교 출신 문인들로 구성된 천마문인협회(회장 김종근)가 목각 시 작품전을 개최 중이다. 목각 시는 회원들이 직접 쓴 작품을 목판에 새겨 전시하는 형식으로, 대구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드문 특별한 행사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회원 40여 명의 작품 50여 편이 20일까지 대구아트웨이 오픈갤러리(B 큐브)에서 선보인다. 오픈갤러리는 지하철 2호선 범어역 11번 출구 지하에 위치한 공간으로 접근성이 뛰어나 관람객들의 편의를 더하고 있다. 천마문인협회 목각 시 작품전 개막식에서는 김종근 회장의 인사말과 이상일 사무국장의 목각 시 추진 경과 보고가 차례로 진행된 뒤, 김옥희, 조영린, 이지희 시인의 시 낭송이 이어졌다. 이날 특별히 충남 공주에서 ‘나태주풀꽃문학관’을 운영하는 나태주 시인이 전시회에 참석해 자신의 대표작 ‘풀꽃’을 연상시키는 따뜻한 시어로 개막식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개막식 종료 후에는 장소를 옮겨 임시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했다. 주요 안건으로는 협회지 창간호 발간을 위한 제호 선정, 편집위원 위촉, 편집 방향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으며, 오는 11월 6일 통영 청마 유치환 문학관 탐방과 거제도의 노자산·저도 문학기행 일정을 확정했다. 천마문인협회는 2025년 9월 10일 현재 회원 수가 63명에 이르며,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한 문학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종근 회장은 “천마문인협회 협회지 창간호 발간에 이어 매년 정기적으로 연간지를 발행해 대구·경북 시도민들에게 위로와 감동의 글을 전하겠다”고 밝히며 “해마다 문학기행을 기획해 회원들의 창작활동에 영감을 불어넣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권영시 시민기자

2025-09-14

수성구 만촌2동 ‘달빛 경로당’ 주민염원 결실

대구 수성구 만촌2동에 새로운 어르신들의 사랑방, ‘달빛 경로당’이 문을 열었다. 단순한 건물이 아닌, 지역 공동체가 오랫동안 염원해 온 숙원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 8일 열린 개소식에는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과 조규화 수성구의회 의장을 비롯해 시·구 의원, 대한노인회 수성구지회 임원, 지역 단체장과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해 경로당의 첫걸음을 함께 축하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시설이 제 모습을 드러낸 자리에서 주민들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빛났다. 달빛 경로당은 노인 여가 복지시설이 부족한 만촌2동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됐다. 국비와 구비를 합쳐 19억원이 투입된 사업으로, 2022년 대지 매입을 시작으로 2023년 설계를 거쳐 2024년 4월 착공, 올해 9월에 준공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시설 건립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한마음으로 추진해 온 염원의 기록이다. 수성구 만촌동 975-20번지에 새로 문을 연 경로당은 지상 2층, 연면적 199.88㎡ 규모의 아담하면서도 기능적인 공간으로 조성됐다. 1층에 ‘할아버지 쉼터’, 2층에 ‘할머니 쉼터’를 나란히 마련한 구상은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으며, 옥상 텃밭은 어르신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동시에 작은 기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로당의 이름 ‘달빛’은 단순한 명칭이 아니다. 옛 명나라 장군 두사충이 달빛을 바라보며 고향을 그리워했다는 이야기와 ‘달빛 동네’라 불리며 이어져 온 역사적·지리적 정체성이 함께 녹아 있다. 이는 경로당이 지역 전통과 어르신 삶을 잇는 상징적 공간임을 일깨운다. 개소식에서 보여진 한빛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의 공연은 이날의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어르신들의 미소와 어우러지며, 경로당이 단지 노인만의 공간을 넘어 세대를 잇는 공존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지역 공동체의 새로운 구심점 역할을 했다. 김대권 구청장이 “달빛 경로당이 어르신들의 여가와 소통의 중심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힌 것은 단순한 덕담이 아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오늘날, 어르신들의 삶의 질은 곧 지역사회의 품격과 직결된다. 달빛 경로당은 노인 복지의 한 축이자 더 나아가 공동체가 얼마나 따뜻하고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달빛 경로당의 개소는 작은 시작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지역사회가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가 담겨 있다. 어르신에게는 쉼과 교류의 장을, 지역에는 세대 화합의 상징을 제공하는 이 공간이 앞으로 더욱 빛을 발하기를 기대한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09-14

영일만 야시장 매출 10% 증가? 상가 상인들 “전혀 체감 못해요”

“전혀 체감할 수 없습니다” 지난 13일 만난 포항 중앙상가 상인들은 포항시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고 했다. 포항시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매주 금·토·일요일 여는 ‘영일만친구 야시장’에 지난달 14일 개장 이후 한 달 간 10만여 명이 방문해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빈 점포를 활용한 청년팝업존과 문화 프로그램 덕분에 상가 매출이 10% 올랐다고 발표했다. 상인들은 “대강 짐작으로 헤아리는 어림잡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야시장 유치에 참여한 전직 상인회장은 “금·토·일요일 주말 반짝 운영으로는 경제적인 효과가 없다. 10% 매출 상승이란 말에 절대 수긍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울산·목포처럼 아케이드를 설치해 365일 운영해야 한다. 로컬푸드, 공연장, 청년광장 등 체류형 인프라가 없으면 전시행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쿠폰 이벤트를 두고는 “5000원, 1만 원짜리 쿠폰을 뿌려 일시적으로 손님을 모으는건 강제 수요일 뿐”이라며 “빵집이나 팬시점 정도만 잠시 매출이 늘 수 있어도 시장 전체에 도움이 될 리 없다”고 비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홍보만 요란했고, 실제 손님은 크게 늘지 않았다”며 “야시장 규모가 예전 보다 줄어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매출 10% 증가’는 근거 없는 소리”라고 말했다. 40년째 의류점을 운영하는 한모씨는 “개장 초반 잠시 인파가 몰렸지만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며 “젊은 층이 대부분이라 의류 매장은 매출 효과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포항시 경제노동정책과 관계자는 “개장 첫 주 광복절 연휴에 3~5만 명을 추산했고, 이후 3주 동안 금요일 2만 명, 토·일요일 각 1만 명씩을 더해 어림잡아 약 10만 명을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에 대해서도 “상인회가 자체 쿠폰을 발행해 룰렛 이벤트를 진행했고, 일부 상인들이 ‘평균 10% 정도 매출이 늘었다’고 전했다”라면서 “모두 종합해 평균치를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김주일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젊은 층이 외곽에 거주해 밤마다 걸어서 찾을 수 있는 상권이 포항에는 형성되지 않는다”며 “야시장은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발길이 이어지는 구조가 전제돼야 한다. 중앙상가의 고령화와 빈집 문제를 해소하지 않는 한 야시장 성공은 애초부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외부 사례를 단순 모방해 단기 이벤트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인구를 유입시키는 근본적 도시재생 전략이 없이는 어떤 방식도 오래가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9-14

대구·경북지역 대학 수시모집 경쟁률 지난해보다 상승

대구·경북지역 대학들이 지난 12일 2026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대부분 대학의 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수시모집에서도 의·치의·약학 계열이 강세를 보였다. 경북대학교는 4510명 모집에 6만 302명이 지원해 평균 13.3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쟁률 11.78대 1(4529명 모집에 5만 3352명 지원)에 비해 크게 상승한 수치이다.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모집단위는 논술(AAT) 전형의 약학과로 모집인원 3명에 516명이 지원해 17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논술(AAT) 전형의 수의예과가 모집인원 6명에 774명이 지원해 1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역 고등학교별 지원 현황은 대구·경북지역 고등학교의 지원 비율이 51.0%로 지난해(53.9%) 보다 2.9% 줄었다. 경일대학교는 1191명 모집에 8412명이 지원해 평균 7.06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전년도 6.53대 1 보다 상승했다. 기계전기공학부 일반전형이 10.8대 1의 경쟁률을 보여 공대 기피 현상 속에서도 약진이 두드러졌다. 계명대학교는 4110명 모집에 3만 330명이 지원해 7.3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경쟁률 6.53대 1(모집인원 4098명, 지원인원 2만 6768명)과 비교해 지원인원이 3562명 증가했다. 비수도권 사립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원서접수 지원자가 3만 명을 넘어섰다. 학생부교과(일반전형) 의예과가 30.6대 1, 약학부 23.0대 1을 기록하는 등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학생부교과(면접전형) 약학부 경쟁률도 25.8대 1을 기록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는 2345명 모집에 총 1만 5693명이 지원해 6.70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지난해(5.81대 1) 보다 대폭 상승했다. 대구대학교는 3723명 모집에 2만 659명이 지원해 5.55대 1의 경쟁률을, 대구한의대학교는 모집인원 985명에 7289명이 지원해 7.40대 1로 마감했다. 영남대는 3857명 모집에 2만 5293명이 지원해 평균경쟁률 6.56대 1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반학생전형 의예과가 8명 모집에 270명이 지원해 33.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의학과는 지역인재전형에서도 23.3대 1, 농어촌학생전형 18대 1, 지역인재전형 17.29대 1, 지역기회균형전형 17대 1, 의학창의인재전형 14.63대 1 등을 기록하는 등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올해부터 대폭 강화된 수시 면접전형을 시행하겠다고 예고한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은 최종 경쟁률 9.60대 1로 마감했다. 한동대학교는 최종 경쟁률 4.78대 1을 기록하며 최근 수년간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김락현·단정민기자

2025-09-14

경주 APEC 정상회의, 최고 수준 보안·경비

오는 10월말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주요 행사가 열리는 시설 주변은 최고 수준의 보안·경비 태세가 이뤄진다. 경찰 등은 APEC 정상회의(10월31일∼11월1)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위협·위험 요인 차단·제거 등을 위한 작전 태세 점검에 본격 돌입했다. 행사 기간 내내 인력·대테러 장비 등도 대거 투입할 방침이다. 정상회의장은 보문관광단지 내 경주화백컨벤션센터를 사용하며, 각국 정상 만찬장은 국립경주박물관이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APEC 기획단을 정식 발족한 경북경찰청은 전국 각지에서 차출할 기동순찰대, 경찰특공대, 형사기동대 등 경력이 묵을 숙소를 대거 확보했다. 경주에 지휘본부도 마련해 현장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번 행사 기간 경호·경비, 교통관리, 기습 시위 방지 등에 투입할 경력은 일일 최대 1만8500여명이다. 경주를 비롯해 인근 포항, 영천, 경산뿐만 아니라 울산, 부산 등에 이들이 묵을 숙소 1만3000여실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8∼9일 이틀간 보문관광단지에서 모터케이드(Motorcade, 의전 차량 행렬) 요원 593명과 순찰차 190여대를 동원한 대규모 기동 경호 훈련도 벌였다. 정상회의 당일 대규모 인력에 드론 무력화를 위한 전파교란 장치, 경찰특공대 장갑차, 헬기 등 지상과 공중에서 활용할 대테러 장비도 보문관광단지 등에 대거 투입된다. /황성호기자

2025-09-14

“귀여운 술병·연예인 음주 장면, 20·30 음주 의향 높인다”

TV 예능에서 연예인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나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주류 패키징이 20·30대의 음주 의향을 크게 높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 절반 이상은 현행 주류 광고 및 경고 문구에 대한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보건복지부 의뢰로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가 수행한 ‘주류 광고 및 주류 패키징 규제 강화 방안 마련 연구’에 따르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4.4%가 “‘TV 방송의 음주 장면’을 보고 술 마실 의향이 생겼다“고 응답했다. 귀여운 주류 패키징(26.6%)과 캐릭터 굿즈(20.9%) 역시 음주 의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20·30대는 모든 항목에서 전체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보여 젊은 층이 주류 마케팅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최근 주류 업계가 방송 규제를 피하기 위해 디지털 플랫폼 광고와 팝업스토어 등 체험형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은 방송광고 시간을 제한하고 알코올 도수 17도 이상의 주류 광고를 금지하고 있지만 업계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대 소비자 대상 심층 인터뷰(FGI)에서도 팝업스토어·이벤트·옥외 광고 등이 가장 인상 깊은 주류 광고로 꼽혔다. 응답자들은 “연예인이 방송에서 자연스럽게 음주하는 장면이 음주를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주류 및 광고업계 실무자들은 “국민건강증진법의 ‘음주 행위를 지나치게 미화하는 표현’이라는 규정이 모호해 현장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며 “구체적 예시를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8개국 조사에서는 대부분 정부 규제와 업계 자율규제를 병행하며 디지털 마케팅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 용기 건강 경고 라벨은 한국과 아일랜드(2026년 시행 예정)가 의무화했으며 캐나다·노르웨이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연구팀은 국내외 현황과 국민 인식을 토대로 온라인·오프라인 마케팅을 모두 포괄하는 새로운 주류 광고 가이드라인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주류 취약계층 보호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법 개정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9-13

가을 야외활동 ‘진드기 감염병’ 비상

가을이 깊어지며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자 등산과 성묘, 농작업 등 야외활동이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이 시기 가장 경계해야 할 건강 적신호가 있다. 바로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이나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쓰쓰가무시병, 가을철 대표 풍토병 쓰쓰가무시병은 털진드기 유충에 의해 감염되는 세균성 질환이다. 지난해 국내 환자는 6268명으로 이 중 83.7%가 10∼12월에 집중됐다. 물린 부위에는 딱지(가피)가 생기며 1~3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오한, 두통 등이 나타난다. 치료하지 않으면 뇌수막염, 장기부전, 패혈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예방 백신은 없어 긴 옷 착용과 진드기 기피제 사용, 야외활동 후 즉시 샤워와 세탁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 치사율 18.5%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참진드기에게 물려 감염되는 SFTS는 치사율이 18.5%에 달해 ‘살인 진드기’ 병으로 불린다. 감염된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 참진드기에 물린 반려동물을 통해 2차 전파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2013년 첫 보고 이후 매년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9∼10월에 집중된다. 9월 현재 환자 수는 170명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환자 수를 넘어섰다. ◇ ‘황소 눈’ 발진이 특징인 라임병 북미·유럽에서 흔한 라임병도 국내에서 매년 20∼40명가량 발생한다. 진드기 물림 후 피부에 가운데가 옅고 가장자리가 붉은 ‘황소 눈’ 모양의 발진이 나타나면 의심해야 한다. 치료가 늦으면 뇌염, 신경염, 심근염 등으로 진행될 수 있으나 초기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완치율이 높다. ◇ 예방이 최선··· 야외활동 후 반드시 점검 진드기 감염병은 백신이나 특효약이 없는 만큼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야외활동 시 긴 옷과 긴 양말을 착용하고 풀밭에 오래 앉지 않으며 귀가 후에는 옷과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야외활동을 한 뒤에도 세심한 점검이 필요하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9-13

미국 수용시설 수감됐던 한국인들, 12일 인천공항 통해 귀국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 수용시설에 갇혀있던 한국인 노동자 330명이 12일 오후 3시 23분경 인천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11일(현지시간) 오전 11시 38분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전세기는 이날 오후 인천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이 비행기에는 한국인 316명(잔류 선택 1명 제외)과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 일본 3명, 인도네시아 1명) 등이 탑승했다. 이들은 체포·구금된 지 8일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앞서 미국 이민당국은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사 직원 등 한국인 317명을 포함해 모두 475명을 체포했었다. 이에 정부는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에 나섰고, 6일 오전 구금시설을 찾아 한국인들을 면담했다. 이후 석방 교섭은 속도를 냈고, 대한항공 전세기가 이들의 귀국을 위해 10일 오전 인천공항을 출발해 애틀랜타로 공항으로 날아갔다. 애초 귀국 항공기의 출발 시점은 한국시간 11일 오전 3시 30분으로 알려졌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잔류 요청과 석방된 한국인들의 대우 문제 등이 맞물려 다소 늦어졌다. 이와 관련해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만나 이들의 미국 재입국에 불이익이 없도록 해달라 요청했고,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이 원하는 바대로 가능한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히 협의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응답했다. 현재 귀국한 이들 중에서 건강 등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9-12

천년 고도 경주서 ‘서라벌 풍류’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오는 10월 29일까지 경주 교촌마을·육부촌·첨성대에서 전통예술 공연 ‘서라벌 풍류’를 37차례 개최한다.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해 마련된 이번 공연에는 31개 단체, 국악인 700여 명이 참여한다. ‘서라벌 풍류’는 우리나라 최초의 왕실 음악기관인 음성서의 정신을 계승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무대를 지향한다. 신라 화랑의 기상과 불국토의 정신을 음악·노래·춤으로 풀어내 관람객에게 국악의 멋과 감동을 전한다는 구상이다. 교촌마을에서는 전국 공모로 선발된 23개 단체, 지역예술인 249명과 청년 국악인들이 참여한다. 9월 12~27일 매주 금·토요일 오후 5시, 추석 연휴 기간인 10월 7~12일에는 매일 오후 5시에 공연이 열린다. 전통 기악·성악·무용과 함께 현대 창작국악 무대도 선보인다. 육부촌에서는 10월 20~29일 매일 오후 7시 공연이 열린다. 국립청년연희단, 국립청년무용단, 지역 연희단체가 참여해 화려한 기예와 무용을 펼친다. 21일과 24~29일에는 오후 4시 30분과 오후 7시 두 차례 공연이 진행된다. 첨성대 특설무대에서는 10월 22~29일 매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등 국공립 단체가 참여해 대규모 국악 무대를 선보인다. '서라벌 풍류’와 별도로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는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신작 ‘단심(單沈)’이 공연된다. 고전 설화 ‘심청’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LED 영상과 국악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무대를 구현한다. 김진희 문체부 공연전통예술과장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경주시,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와 협력해 이번 ‘서라벌 풍류’를 국민과 외국인 모두가 함께 즐기는 국악 축제로 발전시키겠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5-09-12

도로침하 발견 후 균열 발생했는데 “소송하라” 피해보상 막막

포항시 남구 오천읍 문덕리에 있는 ‘포항철강산단4단지’ 내 도시계획도로 중로2-96호선 중에 원광스틸사업 정문~아주철강산업 방면 도로 180m 구간 2개 차로 통행이 8월 29일부터 전면 통제됐다. 포항시 남구청이 도로 침하로 인한 2차 사고 예방과 복구공사를 위해 긴급 조치에 나선 것이다. 남구청은 1억2000만 원을 확보해 올해 내로 도로 전면 철거와 슬라브 보강 공사 등 도로 원상 복구를 마칠 할 예정이다. 그런데,침하된 도로 주변의 대경폴리켐 포항공장 이진석 팀장은 “7월 21일 도로 침하가 발견된 이후 회사 옹벽 15곳에 금이 갔고, 9월 2일에는 창고 바닥이 갈라졌다”고 피해를 주장했다. 이 팀장은 “주변의 A 업체가 진행한 야산 절토와 벌목이 영향을 끼쳐 도로가 침하했을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라면서 "태풍 힌남노로 물이 찼을 때도 멀쩡했던 공장에 균열이 생긴 것을 보면, 해당 공사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지정 폐기물을 처리하는 A업체는 ‘사후관리 매립장 안정화 복구사업’을 발주했는데, 지난 3월부터 내년 2월까지는 흙깎기, 옹벽 설치, 도로 공사를 진행한다. 남구청의 판단은 다르다. 침하가 발생한 곳은 4공단 조성 때 계곡부를 성토해 만든 탓에 장기적인 침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고, 지표수를 따라 미세 토사가 빠져나가면서 도로가 내려앉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장 확인 결과 도로와 맞닿은 곳은 경관녹지로 손 댄 흔적이 없어 A 업체와 무관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도로 침하에 따른 피해를 본 업체가 보상을 받을 길이 없다는 점이다. 이호일 도로관리팀장은 “굴착을 통해 도로 밑 우수·오수 관로가 파손된 것은 아닌지 조사할 예정이고 이상이 없으면 자연적인 성토부 침하로 결론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도로 옆 공장에서 옹벽 및 건물 균열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남구청이 할 수 있는 건 도로 원상 복구뿐이다. 사유재산 피해는 원인이 도로 침하 때문이라는 점을 입증해 포항시를 상대로 승소해야 보상이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