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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서기 수성사격장 이주대책위원장 “61년 희생 대책으론 역부족입니다”

김보규 기자
등록일 2026-01-20 14:11 게재일 2026-01-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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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피해 주민 이주 대책 절차 시작···감정평가 불공정 주장 
집단 이주 및 개인 이주 대책, “주민 쫓아내는 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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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기 수성사격장 이주대책위원장이 지난 15일 군 소음·진동으로 주택 내부 벽면에 발생한 균열을 가리키며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땅값, 집값 모두 바닥인데 감정평가가 무슨 소용입니까. 이주 대책이 아니라 주민 쫓아내는 대책입니다.”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리에 있는 해병대 전용 사격장인 수성사격장 이주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서기씨는(75) 지난 15일 경북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울분을 이렇게 울분을 토했다. 

그는 1965년 수성사격장이 들어선 이후 60년 넘게 사격과 폭파 훈련에 따른 소음과 진동, 분진 피해에 시달린 주민들이 주거 환경과 재산권 모두가 무너졌다고 호소했다. 

수성사격장 피해 문제는 2019년부터 집단 민원으로 이어졌다. 주민들은 사격장 폐쇄와 이전을 요구했지만, 국방부는 군사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는 이유로 이전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사격장을 옮길 수 없다면 주민이 떠날 수밖에 없다는 전제 아래 이주가 대안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2021년 11월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로 소음 저감 대책과 이주를 담은 민·군 상생 방안이 마련됐고, 4년여 만에 토지·주택 감정평가가 시작됐다. 국방시설본부가 시행하고 한국부동산원 대구경북지역본부 공익보상부가 보상 업무를 위탁받아 추진 중이다. 전체 매입 대상은 장기면 수성리 늘목·원방·성황·임중1리 일원 93만186㎡이며, 1차 보상 대상은 사격장과 가장 인접한 원방마을 16가구 25만8011㎡다.

정서기 위원장은 “집을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고 새로 집을 짓는 사람도 하나 없다. 마을 기능이 완전히 멈췄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가 해법이라고 해서 기다려왔는데, 막상 나온 대책을 보면 주민들이 실제로 떠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국방부가 제시한 이주 방식은 집단 이주와 개인 이주 2가지다.

집단 이주는 최소 10가구 이상 참여를 조건으로 약 363㎡(110평) 규모의 택지를 유상으로 분양받아 주민들이 직접 집을 지어 옮겨가는 방식이다. 개인 이주는 감정평가액의 30% 범위 안에서 1200만~2400만 원의 정착금을 받고 각자 이주하는 구조다. 

정 위원장은 “363㎡(110평)씩 분양을 해준다고는 하지만 무상이 아니라 결국 돈 주고 땅을 사라는 방식”이라며 “집도 국가가 지어주는 게 아니라 개인이 직접 지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요즘 컨테이너 하나 사도 몇천만 원이 드는데, 정착금 1200만 원 받아서 어디 가서 살라는 거냐”며 “결국 각자 알아서 나가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결국 자기 집 처분하고, 있는 돈 다 털고, 빚까지 내서 나가라는 뜻”이라면서 “이주가 아니라 사실상 쫓겨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감정 결과는 2월 중 토지 소유자에게 개별 통보된다. 이후 손실보상 협의 절차가 진행되며, 협의가 성립되지 않으면 토지수용위원회 수용재결 절차로 넘어간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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