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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벌어 먹고 사는데”···‘치솟는 기름값’에 배달 라이더들도 ‘한숨’

김보규 기자
등록일 2026-03-09 14:56 게재일 2026-03-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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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생계형 운송 종사자들의 연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9일 오후 포항의 배달 라이더가 배송에 나서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배달 라이더와 같은 생계형 운송 종사자들의 연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포항에서도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라이더들이 체감하는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

포항에서 배달 일을 하는 김수혁씨(40)는 배달 특성상 장거리 운행이 잦아서 유류비 부담이 크다. 한 달에 25일 정도 일하고 하루에 200㎞ 이상 오토바이를 타는 날이 많은 김씨는 “125cc 오토바이를 기준으로 하루 휘발유 사용량이 10ℓ 정도 된다”라며 “일주일 사이 휘발유 가격이 ℓ당 300원 정도 오른 것으로 계산하면 하루 약 3000원 정도 기름값이 더 들어간다. 한 달로 따지면 9만 원 정도 부담이 늘어난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 수입 구조에서도 연료비 비중은 적지 않다. 김씨의 경우 최근 수입과 지출을 비교한 결과, 월 소득의 6% 정도가 기름값으로 들어갔다. 지금처럼 기름값 상승이 이어지면 연료비 비중이 8% 까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부 라이더들은 전기 오토바이나 전기자전거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휘발유 오토바이가 대다수다. 

유가 상승은 노동 강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라이더 이정민씨(37)는 “기름값이 오르니 한 건이라도 더 뛰어야 한다”며 “배달 플랫폼 기본 단가는 건당 2200원 정도인데 거리나 조건, 소속 업체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묶음 배달의 경우 여러 주문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지만 건당 단가는 더 낮아지는 경우도 있다”며 “배달 건수를 늘리다 보면 피로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배달 라이더의 고용 구조도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배달 라이더 박모씨(34)는 “배달 라이더들은 대부분 배달 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받는 특수고용노동자 형태로 일하고 있다”며 “유류비나 오토바이 유지비, 보험료 같은 비용도 개인이 부담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름값이 오르면 이런 부담이 결국 라이더들에게 그대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영학 전국이륜차배달라이더협회 대구지회장은 “기름값이 오르면서 라이더들의 수익성이 더 나빠지고 있어서 중앙회와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전기 이륜차 등 친환경 이동수단을 활성화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9일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1900.65원, 경북 평균 가격은 1908.81원을 기록했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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