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에도 왕성한 활동···작품은 어려운 이웃돕기에 써
금곡 신동호는 1948년생으로 78세다. 서각에 반 갑(甲)년을 보내고,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8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전시실에서 ‘전통의 숨결을 새기다’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가졌다. 지금도 시간만 나면 공방으로 가서 하루에 5시간 이상 작품 활동을 한다. 또 오전에는 매일 대구 범물노인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할 정도로 건강도 좋다.
범물복지관에서 신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신 작가는 서각을 시작하게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모 방송국에서 퇴직한 후 운동을 위해 신천을 산책하다 한가히 놀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고 늙어가지만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서경을 공부하다 잡지에서 본 서각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서각은 “나무와 작가가 나눈 이야기를 표현하는 예술작품이라 생각한다”면서 “때로는 나무가 나에게 말을 걸고 어떤 때는 내가 나무에게 말을 거는 예술”이라 설명한다. 그 와중에 나무의 무늬가 이야기에 끼어들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칼을 잡고 작업을 하는 순간만은 번뇌와 망상이 끼어들 틈이 없다고 했다. “참선보다도 더 좋은 것 같다”며 서각의 매력을 이야기했다.
신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32점을 전시했다. 작품이 팔려 수익이 생긴다면 전액을 이웃 돕기에 사용하고 남은 작품과 앞으로 만드는 작품도 원하는 공공 기관이나 복지관 등에 기증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의 작품 가격이 궁금해서 주변에 살짝 알아보았더니 주는 대로 받지만 ‘십장생’은 400만원에 팔렸다고 했고, 소품도 30만원 정도는 된다고 귀띔했다.
서각에는 나무가 가장 중요하다. 그는 무늬가 좋고 야문 느티나무를 주로 사용하며 은행나무, 호두나무, 먹감나무, 참죽나무 등도 사용한다고 했다. 나무가 좋으면 값이 비싸고 너무 싼 나무와 수입된 알마사카, 마디카 나무는 물러서 작품성이 떨어져 잘 사용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가 가장 아끼는 작품은 ‘마음을 다스리는 글’을 표현한 작품인데 느티나무를 사용했고 테두리는 참죽나무로 만들었다. 집 거실에 걸어 두면 좋다고 했다.
마음을 비우려 늘 노력한다는 그는 78세의 나이에도 현재 예목서각회 고문과 사단법인 한국각자협회 자문위원, 목산서각연구원 원장으로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 또 대한민국 각자대전 초대작가, 운영위원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서각 전을 둘러보던 시인 김동원씨는 “신 작가는 먹물의 흐름에 따라 나무와 한 마음이 되어 칼로서 글을 썼다”며 ”그의 양각은 쪽빛 하늘 허공에 대고 무형각(無形刻)으로 봄바람이 매화 향기를 머금듯 도풍(道風)을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안영선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