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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합천에서 만난 가야의 목소리

가야인의 흔적을 찾아 경상남도 합천으로 향했다. 합천은 대야, 대량으로 불리며 대가야 전성기의 중심지 중 하나였다. 400년, 광개토태왕의 남정으로 가락국이 큰 타격을 입자 일부 세력이 이주해 새로운 문명을 꽃피웠다고 전해진다. 그 증거로 합천에서는 대가야식 고분보다 가락국 양식인 덧널무덤이 더 많이 발견된다. 그러나 합천의 위상은 역사 속에서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식민사관의 영향으로 일부 역사 학자들은 합천을 ‘일본서기’의 다라국과 연결지었다. 일본의 사학자 이마니시 류는 대량과 다라의 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스에마쓰 야스카즈는 ‘임나흥망사’에서 아예 합천을 다라로 비정했다. 그것은 단지 표면적 음운의 유사성에 근거하여 역사의 본질을 왜곡한 억지에 지나지 않는다. 옥전 고분군 주변에 ‘다라리’ 마을이 있다고 다라국으로 주장하는 역사학자도 있다. ‘한국지명총람’에 따르면 달 모양 때문에 붙여진 이름일 뿐이다. 오히려 대야국, 대량국이라 불렸을 가능성이 크다. 쇠퇴한 가락국 세력이 옮겨와 새로운 땅에서 문화를 꽃피운 세력일 것이다. 중국 양나라 ‘양직공도’의 기록 역시 사신들의 그림 중심 자료로 오늘날 지명과 단정적으로 잇기에는 무리가 있다. 합천에는 가야의 흔적이 곳곳에 살아 있다. 옥전 고분군은 4~6세기 가야 지배층의 무덤으로 토기와 환두대도, 금동 투구 등 찬란한 유물이 쏟아졌다. 언덕 위에 촘촘히 자리한 고분들은 마치 시간을 품은 채 숨 쉬고 있는 듯했다. 삼가 고분군에는 다양한 양식의 무덤들이 혼재해 가야 고분의 변천사를 한눈에 보여준다. ‘대왕’이라 새겨진 토기는 가야에 실질적인 왕이 존재했음을 증명한다. 합천박물관에 들어서면 환두대도의 모형이 당시 지배자의 위용을 떠올리게 한다. 출자형 금동관의 섬세한 장식은 신라의 금관과 견줄 만큼 정교하다. 옥전 고분에서 출토된 로만 글라스는 황강을 따라 이루어진 동서 교역의 흔적이다. 그것은 합천이 고립된 지역이 아니라 활발히 교역하며 열린 문화를 누렸음을 잘 보여준다. 성산 토성은 황강을 감싸 안듯 자리한 방어 유적으로 흙과 돌이 어우러져 견고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합천의 유물은 단순한 돌이나 금속 조각이 아니다. 그 속에는 땅을 일구고 철을 제련하며 장식과 무기를 만들고 문명을 일구었던 사람들의 삶과 영혼이 깃들어 있다. 고분 앞에 서면 과거와 현재가 맞닿아 맥동하는 듯한 실감이 전해진다. 그런데도 여전히 일부 사학자는 그 땅이 ‘다라국’이었다고 주장한다. 역사를 바라보는 양심은 어디에 있는가. 합천, 대야는 오늘도 진실을 향해 묵묵히 외치고 있다. 침묵 속에서도 그 외침은 역사를 바로 세우려는 이들의 귀에 또렷이 들린다. 황강 위로 저녁 햇살이 번지자 마치 가야의 기억이 강물 속에서 다시 깨어나는 듯했다. 그 빛을 바라보며, 잊힌 역사를 되찾는 길 위에 서 있음을 실감했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5-08-17

뜨거운 여름 알리는 배롱나무를 찾아서

배롱나무의 계절이다. 백일을 이어 핀다고 백일홍. 백일홍의 다른 이름이 배롱나무다. 또 배롱나무를 경상도에서는 간지름나무라고도 하는데, 이는 표피가 매끈매끈하여 손으로 살살 간질이면 꽃잎이 간지러워서 웃는 것같이 살랑살랑 흔들린다고 해서 붙인 말이다. 수성못에는 배롱나무가 30여 그루가 있다. 그 중에서도 수성못의 북쪽과 상화동산에 나란히 서서 손님을 기다리는 듯한 배롱나무들은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군락지다. 배롱나무는 분홍색, 보라색, 흰색, 붉은색 등 형형색색의 종류가 있는데, 수성못을 한 바퀴 돌면서 꽃 색이 몇 종류나 되는지 헤아려보는 것도 재미있다. 배롱나무는 뜨거운 여름에 꽃을 피운다. 7월 말부터 9월 초까지는 배롱나무가 만개하는 시기다. 지금 서둘러 수성못 배롱나무의 아름다움을 만끽해보러 나서기를 권해 본다. 배롱나무는 부처꽃과 배롱나무 속이며 가을에 잎을 떨구는 낙엽소교목이다. 가지 끝에 달린 화려한 원뿔 모양의 꽃차례가 돋보인다. 꽃차례 끝에 3㎝ 크기의 꽃잎 6개가 한껏 벌어져 피고 그 가운데에 수술 40여 개가 모여난다. 꽃잎이 마치 크레이프 종이처럼 주름지고 얇다는 의미에서 영어로 ‘크레이프 머틀’(Crape Myrtle)이라고도 불린다. 요즘은 가로수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배롱나무다. 알록달록한 꽃이 피는 여름에 주목을 받지만, 사실 배롱나무의 진가는 사시사철 드러난다. 바로 매끄럽게 벗겨지는 부드러운 질감의 수피와 가을에 붉게 물드는 낙엽도 한 몫하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배롱나무를 보기 좋은 곳은 수성못, 신숭겸장군 유적지, 하목정 등이며 경북에서는 병산서원의 배롱나무 꽃의 명성이 높다. 가로수로는 백암온천 길 가로수가 이름이 있는데, 바닷가 해풍을 받은 배롱나무꽃은 더 붉고 아름답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5-08-17

범어로터리 한켠에 버티고 선 500년 노거수

옛말에 “나무는 천 년을 살고, 사람은 백 년을 산다” 했다. 은행나무, 느티나무, 주목나무 같은 장수목은 여름이면 그늘을 내어주고, 비 오면 품을 벌려 사람을 안아준다. 마을의 당산목은 액운을 막고, 세월의 풍상을 고스란히 품은 산 기록이다. 대구 수성구 범어로터리 한복판, 그랜드호텔 부근에는 500년 넘게 서 있는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다. 조선 세조 14년(1468) 수성 들판 상동 마을에 심겨, 왕조의 흥망과 도시의 변화를 모두 견뎌왔다. “내 뿌리가 뽑히면, 사람 마음도 뽑힌다” 1592년 임진왜란이 대구를 휩쓸던 날, 연기와 비명 속에서도 이 나무는 잎 하나 떨지 않았다. 마치 “내 뿌리가 뽑히면 마을 사람들의 마음도 뽑히리라”는 기세였다. 일제강점기의 굴욕과 6·25 전쟁의 참상을 견디고, 2·28 민주운동과 5·16 군사정변까지 그 자리에 묵묵히 서 있었다. 보통 나무는 한 자리에 뿌리를 박고 사는데, 이 나무는 세 번이나 이사를 했다. 옛 속담에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 했지만, 이건 그야말로 ‘은행나무 팔자 뒤웅박 팔자’였다. △첫 번째 이사 1972년 대구 직할시 보호수 18호로 지정되며 안심하는 듯 했으나, 1981년 도로 확장 공사가 닥쳤다. “베어야 한다”는 소문에 마을 어르신들은 지팡이를 짚고 시청 앞으로 갔고, 아이들은 나무를 껴안고 울었다. “이 나무는 우리 마을의 기둥이요. 베면 안 됩니다!” 그 간절함이 전해져, 나무는 200미터 떨어진 정화여고 교정으로 옮겨졌다. △두 번째 이사 정화여고에서 10년을 보내며 여고생들의 웃음과 수다를 벗 삼았다. 봄이면 연둣빛 잎으로 “시험 잘 보거라, 떨어져도 인생 끝은 아니다” 격려했고, 가을이면 노란 잎을 흩날리며 “청춘아, 너무 서두르지 마라” 부드럽게 타일렀다. △세 번째 이사 1990년대 말, 정화여고 이전과 아파트 건설이 겹쳤다. ‘그냥 없애자’는 말이 돌자, 지역 유지들이 ‘은행나무 보존위원회’를 결성했다. “이 나무는 대구 사람들의 역사요, 숨결이요, 그림자요!”라는 절절한 호소 끝에, 2001년 4월 1일 범어로터리로 이사했다. 이삿날, 크레인에 매달린 나무를 보며 사람들은 ‘이제 끝이구나’ 했지만, 이듬해 봄 싱싱한 잎을 피우며 말했다. “나 아직 살아 있소. 내 뿌리는 세월보다 깊소.” △시대와 함께 숨 쉬는 나무 이 나무는 단순히 오래 산 나무가 아니다. 대구 사람들의 웃음과 눈물을 함께한 ‘살아 있는 문화재’다. 2002년 월드컵 때는 시민들의 “대~한민국!” 함성에 황금빛 잎사귀를 흔들며 응원하는 듯했다. 밤이면 연인들의 속삭임을 들었고, 이별의 눈물엔 바람 한 줄기 내어주었다. △황금빛 비 내리는 가을 가을이면 노란 잎이 거리를 환하게 물들이고, 바람이 불면 황금빛 비가 내린다. 그 앞에 서면 누구나 발걸음을 멈추고, 마음속 시계를 잠시 늦춘다. “나도 이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고 오래 살자”는 다짐이 절로 나온다. 오늘도 서 있는 대구의 산증인, 이제는 대구를 지키는 수호목이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08-17

광복 80주년과 한국의 미래

올해는 우리 민족이 35년간 일제강점기를 끝내고 자유를 되찾은 광복 80주년 되는 해다. 1945년 8월 15일, 조국의 하늘 아래 울려 퍼진 환희의 함성은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자유와 책임, 그리고 희망을 일깨워 주는 소중한 메시지이다. 일제강점기를 겪으며 선조들은 국방의 힘과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뼈마디마다 느끼며 한 서린 삶을 살았다. 80년 전, 광복은 총칼이 아닌 민족의 끈질긴 염원과 피맺힌 저항,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희생이 오늘날 보석 같은 피땀으로 일궈낸 대한민국의 역사이다. 한국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교육과 산업, 기술과 문화를 통해 세계에 우뚝 선 나라가 되었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고도성장, 위기를 기회로 바꿔낸 IMF 극복과 민주화의 여정,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서로를 지켜낸 국민의 연대는 ‘함께’라는 말의 참된 의미를 일깨워 주었다. 80년이란 시간 동안 대한민국은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지만, 그 과정에서 독립의 소중함과 자유의 의미를 잊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깨닫는다. 광복은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국민 모두에게 자유와 책임, 정의를 실천하는 삶의 원동력임을 상기시켜 준다. 이제 우리는 그 정신을 바탕으로, 국민 개개인이 정의롭고 성숙한 시민의 자세를 갖출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하자. 타인과 사회를 존중하고, 공동체의 번영을 위해 힘쓰며, 진실과 양심을 지키는 것이 바로 광복의 정신을 계승하는 길이다. 변화하는 글로벌 시대 속에서 대한민국은 자유와 민주주의,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지키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과거를 되돌아보며,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책임 의식을 가지고 국민이 모두 함께 나아가야 할 때이다. 광복 80주년을 맞이한 우리는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며,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굳건한 의지를 새롭게 다져야 한다. 그 정신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져 대한민국이 더욱 정의롭고 밝은 미래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광복은 단순히 ‘과거의 승리’가 아니다. 그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정의롭고 성숙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힘이 되어야 한다. 서로를 존중하고, 공동체를 위해 진실과 양심을 지키는 것, 이것이 바로 선열들이 꿈꾼 자유를 지키는 길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고 하는 이승만 대통령의 연설처럼 우리는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다.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더욱 빛내기 위해 국민이 한뜻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야 할 것이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08-17

포항 새 관문 기대 ‘복합환승센터’ 건립, 끝내 없던 일로…

지난 16일 오후 포항시 남구 상도동 시외버스터미널은 주말임에도 한산했다. 35도가 넘는 폭염에도 대형 선풍기만 쉴 새 없이 돌아갔다. 이용객들의 이마와 목덜미에는 굵은 땀이 흘러내렸고, 연신 손부채질만 했다. 일부 승객은 휴식을 취할 의자가 부족해 서서 버스를 기다렸다. 심지어 낡고 오래된 화장실은 입구에서부터 퀴퀴한 냄새를 풍겼고, 지저분한 변기와 세면대는 이용객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남구 해도동 고속버스터미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서울을 비롯한 광주, 부산 등으로 향하는 길목이라 많은 사람이 거쳐 간 곳이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10명에 불과했다. 좁은 공간에 들어선 편의시설은 매점 1곳과 화장실이 전부여서 이용객들은 멍하니 앉아 버스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포항을 처음 방문한 이지민씨(22)는 “최신식 KTX 역사와 달리 초라한 모습 터미널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면서 “화장실 너무 지저분해 두 번 다시 터미널을 이용하고 싶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낡은 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버스터미널을 대신할 새로운 포항의 관문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무산됐다. 노후화된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포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이용객의 불편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 복합환승센터 건립 계획은 없다”라고 못 박았다. 이어 “막대한 사업비, 사업자 간 입장 차이 때문에 실질적인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버스터미널은 1985년과 1972년도에 지어졌는데, 시설 노후화로 이용객 불편이 계속되자 포항시는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계획했다. 2016년 5월 (주)포항터미널이 사업 제안서를 경북도에 제출해 관련 사업이 본격 추진됐고, 이듬해 3월 경북도와 포항시가 제3자 사업자 공모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포항시는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을 KTX포항역 쪽으로 묶어 이전하기로 정하고 일방적으로 이전 부지를 밀어붙여 터미널 운영 사업자와 시민의 비난을 샀다. 거센 반발을 이기지 못한 시는 2017년 사업비 3341억 원을 투입해 남구 상도동 2만4925㎡ 부지에 지하 4층~지상 20층 규모의 환승센터를 짓기로 계획을 바꿨다.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해 포항시는 터미널 운영 사업자와 여러 차례 간담회도 했지만, ‘도심 환승센터가 경제성이 떨어지고, 신설 터미널을 지을 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다’라는 입장만 들어야 했다. 결국 복합환승센터 건립은 물 건너 가버렸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17

신탁 전세사기 LH 매입 첫 사례 ‘대구’서 나왔다

지난해 개정 전세사기 특별법 시행으로 뒤늦게 법적 지원 대상이 된 신탁 전세사기와 관련,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첫 피해 주택 매입 사례가 대구에서 나왔다. 17일 국회와 LH 등에 따르면 LH는 대구 북구 침산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한 16세대를 매입하는 계약을 오는 19일 해당 건물 신탁사 및 우선수익권자 측과 체결할 예정이다. 특히 피해자들이 떼일 뻔한 보증금은 감정평가액에서 매입 가격을 뺀 차익을 활용해 일부 반환되며, 신탁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대한 첫 매입 사례로 기록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시행된 개정 전세사기 특별법에 신탁 전세사기가 지원 대상으로 추가된 뒤 LH가 신탁사 등 주택 처분권자와 접촉해 매입 관련 협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해당 주택을 임차해 거주하는 피해자들은 신탁사 측이 제기한 명도소송 패소에 따른 강제 퇴거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매입 절차는 내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매입이 결정된 대구 다세대주택 역시 신탁사 측에서 임차인들을 상대로 퇴거를 요구하는 명도소송을 냈고 임차인들이 패소했다. 판결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임차인들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쫓겨날 가능성에 더해 패소 확정 시 소송비용 부담 우려로 마음을 졸이던 상황이었다. 지난해 11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에 따라 LH가 신탁사기 피해주택 매입 추진을 시작했지만, 공적자금을 투입해 매입사업을 해야 하는 LH가 매입 대상 주택의 세금 체납 여부 등 구체적 조건을 확인할 권한이 없어 무턱대고 매수를 진행하기도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LH는 신탁 전세사기 주택의 매입 가격 상한을 높여 대상을 확대하고, LH가 신탁사 및 우선수익권자와 직접 접촉해 매수를 협의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 방침을 마련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3년간 세입자들이 눈물과 호소로 만들어낸 신탁 전세사기 주택 매입 첫 사례가 신탁 전세사기 문제 해결 출발점이 돼 더 많은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17

장사가 안된다… ‘영일만친구 야시장’ 원도심 상권 회복 ‘역부족’

주말인 지난 16일 저녁 ‘영일만친구 야시장’이 열린 포항시 북구 중앙상가 실개천 거리는 음악과 불빛으로 채워졌고, 가족 단위 시민과 관광객들이 몰렸다. 2019년 7월 시작한 6년 경력의 야시장이 다시 불을 밝혔지만, 이 공간에 머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눈으로 구경하거나 군것질 정도만 하고 떠났다. 일부 음식 판매대에서 줄 서서 기다리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판매대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사람은 많은데 장사가 되지 않는 것이다. 야시장을 둘러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입구에서부터 야시장이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다. 상황실에는 안내 리플렛은 고사하고 안내원 조차 없다. 음식으로 사람들을 끌어야 할 입구에는 프리마켓존이 입점해 야시장의 분위기를 제대로 연출하지 못했다. 일부 판매대는 개장 시간인 오후 6시가 훌쩍 지나서야 영업을 시작했고, 메뉴도 과일주스, 닭강정, 호떡 등 평범한 것들이었다. 대구에서 자녀들과 찾은 김대승씨(51)는 “야시장이라고 해서 기대감을 안고 왔는데, 거리도 짧고 메뉴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들 뿐이어서 실망스러웠다”라면서 “대구에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 올 이유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서효진씨(38·여)는 “많은 지역에서 운영하는 야시장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영일만친구 야시장은 매년 규모가 작아지는 느낌”이라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야시장 활성화를 위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실제 영일만친구 야시장은 2019년 첫 개장 당시 40개의 판매대로 시작했으나 매년 줄어들어 올해는 12개 업체가 19개 판매대를 운영하고 있다. 야시장 운영 기간 판매대가 줄어드는 현상도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상인들도 불만이다. 한 상인은 “찾아오는 사람들은 많지만, 실제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했고, 다른 상인은 “다른 지역에서는 야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가 컨설팅도 해주고 메뉴 개발을 위한 지원도 해 준다던데 포항시는 그런 게 없다”고 지적했다. 포항시와 달리 구미시는 야시장과 푸드페스티벌의 성공을 위해 지역 대학을 활용해 참여 업체에 대한 메뉴 개발, 친절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구미푸드페스티벌에서는 스타 셰프 정호영씨와 협업해 축제 메뉴 맞춤형 컨설팅도 했다. 덕분에 최근 2년간 구미라면축제, 푸드페스티벌, 낭만 야시장 등으로 약 80만 명의 방문객을 모았다. 임동현 중앙상가 상인회장은 “작년보다 올해가 훨씬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야시장을 찾은 방문객의 부담을 덜기 위해 룰렛 이벤트를 마련해 무료 상품권을 증정하고 있고,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인 만큼 시민들의 호응도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항시 경제노동정책과 관계자는 “운영 과정에서 나온 아쉬운 부분은 즉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8-17

영일대해수욕장 경주마 사고는 예견된 인재?

주말이나 휴일에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에 퇴역한 경주마가 활보하다 산책하던 시민을 밟아 큰 상처를 입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포항시는 경주마의 백사장 진입과 사고 발생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사고는 15일 오후 7시 50분쯤 발생했다. 영일대해수욕장 해변을 산책하던 60대 남성 A씨는 군중 속을 활보하던 경주마에 종아리와 어깨를 밟혔다. 병원으로 옮겨진 피해자는 종아리와 왼쪽 어깨 골절상 판정받았고, 18일 수술도 해야 한다. A씨는 경북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갑작스럽게 뒤에서 말이 나를 덮쳤다”라면서 “도심 해수욕장 해변 한복판을 말을 타고 지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엄중한 조치와 피해 보상이 꼭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시민은 “어린아이들이 말 근처에 있었다면 더 큰 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주마 주인은 “3~4년간 해변을 다녔어도 사고는 처음"이라면서 “버스킹 소음에 말이 놀라면서 벌어진 일인데, 죄송스럽다”고 했다.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포항시 해수욕장 관리 및 운영 조례‘를 비교해보면 이번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짐작할 수 있다. 상위법인 해수욕장법은 특별자치도·시·군·구의 조례로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자동차·건설기계·원동기장치자전거·자전거, 교통이나 운수에 사용되는 가축인 소와 말 등 차마(車馬)의 출입을 허용한 구역이 아닌 구역에 차마를 진입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반면에 포항시 해수욕장 조례는 자동차, 건설기계, 원동기장치자전거만 백사장 출입 금지 대상으로 정했다. 여기에다 포항지역 해수욕장 전체를 대상으로 차마의 출입을 허용한 구역이 없다. 포항시 해수욕장 조례만 적용하면 A씨를 밟은 경주마가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에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포항시가 차마의 출입을 허용한 구역이 아예 없어서 경주마의 백사장 출입은 위법이다. 포항시는 해양수산부에 상위법과 포항시 조례에 대한 해석을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에 있는 말 목장과 경주마 두수 확인 등 현황 파악도 하고, 조례 개정 등 필요한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포항시 해양산업과 관계자는 “경주마가 해변을 달린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럽고, 해수욕장 이용객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도 인정한다”라면서 “곧바로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이시라·임창희 기자

2025-08-16

포항서 ‘철강 릴레이 현장 간담회’··· “국가경제 버팀목, 위기 극복에 총력”

포항이 다시 한 번 철강산업의 심장부임을 입증했다. 지난 14일 열린 ‘철강 릴레이 현장 간담회’에는 기획재정부 윤인대 차관보와 산업통상자원부 오승철 산업기반실장이 바쁜 중앙 일정에도 불구하고 직접 포항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철강업계 관계자, 지역 상공인, 포항시의회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장에서는 포항의 산업 경쟁력 회복과 미래 전략에 대한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철강업계가 직면한 삼중고를 지적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촉구했다. 특히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K-스틸법’이 화두에 올랐다. 윤인대 차관보는 “철강산업은 단순한 지역 산업이 아닌, 우리 제조업의 기반이자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중앙정부도 위기 극복과 산업 혁신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승철 실장은 “산업계 현장과 소통하며 맞춤형 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포항시의회 김일만의장은 정부에 대해 정책적·재정적 지원 확대를 공식 요청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가 보여주듯, 정부·산업계·지역이 힘을 모아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며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해 철강산업의 미래를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회의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간담회장을 나서며 “단순한 행사에 그치지 않고, 오늘 논의가 곧바로 실질적인 정책과 지원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이번 간담회는 철강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현장 중심 대응’의 첫 단추로 평가받고 있으며, 후속 대책과 실행 여부가 향후 포항과 국가경제의 방향을 가를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시라기자

2025-08-16

‘워터퐝 스타’ 곽세현 군 영상 135만회 돌파

지난 8~9일 경북매일신문이 주최·주관하고 포항시·경북도가 후원해 올해 처음 선보인 ‘2025 SUMMER 워터 퐝 FESTIVAL’에서 깜짝 등장해 화려한 랩 실력을 뽐낸 포항 장흥중학교 1학년 곽세현(13)군의 무대 영상 조회수가 일주일 만에 135만회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포항 14살 클라스, 염따 파트 맡았는데 잘함’이라는 제목의 동영상과 글이 확산했다. 이 동영상은 지난 9일 포항 영일대 해상 누각에서 열린 ‘2025 SUMMER 워터 퐝 FESTIVAL’에서 곽군이 쇼미더 머니 출신 래퍼 래원의 힙합 공연 무대에 올라 그동안 갈고 닦은 랩 실력을 뽐내는 모습이 담겼다. 17일 오후 6시 기준 ‘워터 퐝 FESTIVAL’ 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업로드 된 59초짜리 숏폼 동영상의 조회수는 무려 135만2000회를 기록했다. 좋아요 역시 4만2000개가 달렸으며, 곽군을 응원하는 댓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곽군의 인스타 그램에 게재된 동영상 역시 9만3000회의 조회수와 좋아요 2707개나 달리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의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멋져요’ , ‘무대 장악력이 대단하다’, '실제 공연을 봤는데 정말 잘하더라‘라는 등 호평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는 것. 앞서 곽군은 래원의 포항물축제 공연 당시 또래의 친구들과 무대 아래에서 신나게 춤을 추고 놀았다. 반전은 그 이후 일어났다. 그의 열정적인 춤사위를 눈 여겨본 래원이 그를 무대 위로 불러올렸고 곽 군의 끼는 곧바로 폭발했다. 그는 파워풀한 래핑을 쏟아내며 단숨에 무대를 장악했다. 중 1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특히 래원이 피쳐링한 래퍼 염따의 ‘존시나’라는 곡 경우 원곡자에게도 전혀 밀리지 않은 모습으로 소위 무대를 씹어먹었다.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그를 격려했고 이후 곧바로 자신들이 촬영한 영상들을 인터넷에 올렸다. 곽군은 예상치 못한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지자 자신도 놀라는 모습이다. 그는 영상 100만회 돌파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것이라면서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아 기분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곽세현군은 “부모님과 친구들이 ‘100만스타’라고 나를 불러 행복하다”면서 “팔로워 수도 300명이 더 늘었고, 매일 칭찬과 응원하는 DM(다이렉트 메시지)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16

(재)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플라즈마 다중 스케일 문제 해결

(재)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소장 사사키 미사오, 이하 APCTP)는 서울대학교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핵융합 실험과 우주플라즈마 이론을 융합, 미시적 난류가 거시적 자기 구조 변화를 유도하는 ‘플라즈마 다중 스케일 문제(Multiscale Problem)’를 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 8월에 게재됐다. 플라즈마는 핵융합 발전의 매개체이자 우주 대부분을 구성하는 제4의 물질 상태로, 미시와 거시 현상을 연결하는 다중 스케일 문제는 핵융합 기술 개발과 우주플라즈마 기초연구 모두에서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핵심 과제였다. 연구팀은 전자빔이 유도한 미시 난류가 자기재연결을 촉진해 거시적 자기장 구조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을 실험과 시뮬레이션으로 동시에 규명함으로써, 미시·거시 규모를 잇는 구체적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APCTP 윤영대 박사는 “이번 Nature 게재를 비롯한 최근의 성과들은 APCTP의 풍부한 지원과 높은 연구 자율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특히 신진연구그룹 JRG는 젊은 우수 연구자들에게 독립적인 연구그룹을 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인재 양성과 연구 성과 창출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성과는 APCTP의 신진연구그룹(Junior Research Group, JRG) 프로그램의 결실이기도 하다. JRG는 독립적인 연구그룹 운영과 국제공동연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청년 및 해외 연구자 유입을 통해 안정적 연구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국내 연구자와 협력해 국제 수준의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번 Nature 등재는 이러한 구조적 지원이 성과로 이어진 대표 사례다. JRG는 연구수월성과 책임 있는 성과 관리 기반을 갖추는 동시에, 국내외 인재가 공동연구를 펼칠 수 있는 장을 제공함으로써 기초과학 분야의 지속 가능한 연구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이는 ‘기초과학의 질적 성장’과 ‘청년 과학기술인 경력 기반 확대’라는 국정과제와도 맞물려, 우수 이공계 인재와 국제 협력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는 정책 신뢰도 제고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APCTP 사사키 미사오 소장은 “이번 연구는 신진연구자 주도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연구 환경이 세계 수준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JRG를 비롯한 글로벌 인재 양성·유입 프로그램을 통해 아태지역 기초과학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젊은 과학기술인의 성장 경로 마련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APCTP는 ’96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회의를 계기로 설립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19개 회원국, 35개의 협정기관과 협력하는 국내 유일의 국제이론물리센터이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16

대구경찰, 광복절 폭주족 특별단속 결과 46명 적발

올해도 대구서 광복절에 폭주족 일부가 무리 지어 도로를 누볐다. 16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광복절 폭주족 출현에 대비해 특별 단속을 벌인 결과 도로교통법 위반 등 46명을 현장에서 적발했다. 경찰은 전날 오후 11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주요 집결지 일대에 경찰 인력을 배치해 단속했으며, 소규모 위반 행위를 벌인 운전자 22명을 도로교통법 위반(신호위반·안전모 미착용 등)으로 단속했다. 또 자동차관리법 위반(무등록, 번호판가림, 불법튜닝) 15명, 무면허운전 2명, 음주운전 5명, 공기호부정사용 1명을 적발했다. 이 중 오토바이 1대는 압수하는 등 총 46명을 현장 적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광복절 단속에서 경찰은 주요 폭주족 집결지 15곳에 싸이카·암행순찰팀·교통범죄수사팀·기동순찰대·한국교통안전공단 등 총 인력 162명을 배치했다. 이와 함께 순찰차·경찰오토바이·비노출차량 등 차량 71대를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장소를 수시로 바꿔가며 집결하는 폭주족에 적극 대응했다. 앞서 지난 4일부터 전날까지 열흘 동안 진행된 폭주족 대비 이륜차 사전 단속에서는 신호위반·중앙선침범·안전모 미착용 등 도로교통법 위반 526건이 현장 단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채증된 영상과 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활용해 폭주 행위에 가담한 피의자를 특정해 엄중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16

안동역 폭발물 협박 사건, 서울 거주 10대 고교생 검거

경북경찰청이 광복절인 지난 15일 안동시 옛 안동역 광장에서 열린 KBS ‘다큐 3일’ 특별판 촬영 현장에서 폭발물 협박 메시지를 남긴 범인을 추적해 서울에 거주하는 10대 고등학생을 같은 날 오후에 긴급 체포했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15일 오전 11시 30분경, 유튜브 라이브 방송 채팅창에 ‘폭발물을 터트리겠다’는 협박성 메시지가 올라오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긴장감에 휩싸였다. 당시 현장에는 KBS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수백 명의 시민이 모여 있었으며, 광복절을 맞아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분위기가 고조된 상황이었다. 경찰은 즉각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폭발물 탐지견과 특공대를 투입해 광장 일대를 수색했다. 다행히 실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협박 메시지의 IP 주소를 추적해,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10대 고등학생 A군을 오후 2시 25분경 자택에서 검거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공중협박 혐의로 형사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한 장난이라 해도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엄중히 처벌될 수 있다”며 “디지털 공간에서의 협박도 실질적인 범죄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한편, A군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현장을 노린 충동적 범행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KBS 측은 “촬영은 중단됐지만 시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이었다”며 “향후 방송 일정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16

10년 만의 재회 현장에 때아닌 폭발물 협박 소동

15일 오전, 10년 전의 따뜻한 약속이 공포로 얼어붙었다. 10년 전 방송된 KBS 다큐멘터리 ‘다큐 3일’의 특별한 재회를 위해 수백 명의 시민이 모인 안동 구역 광장에, 폭발물 설치 협박 시건이 발생해 현장이 일시적으로 통제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2015년 방송된 ‘다큐 3일-안동역 편’은 당시 폐역을 앞둔 구)안동역의 마지막 3일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였다. 당시 방송 말미, 인터뷰를 진행하던 두 대학생과 제작진은 “10년 뒤,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남겼고, 이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그리고 2025년 8월 15일, 그 약속을 기억한 시민들과 방송 관계자, 그리고 원래 출연자들이 다시 안동역 광장에 모였다. KBS는 이를 기념해 ‘다큐 3일’ 특별판을 촬영 중이었으며, 현장은 감동과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오전 7시 37분쯤 유튜브 라이브 방송 채팅창에 올라온 한 줄의 메시지가 모든 분위기를 뒤바꿨다. ‘폭발물을 터트리겠다’는 협박 글이었다. 신고를 접수한 안동경찰서는 즉각 초동 대응팀을 현장에 투입했다. 이어 경찰특공대와 폭발물처리반(EOD)이 출동해 구역 광장을 봉쇄하고 정밀 수색을 벌였다. 시민들은 안전을 위해 인근으로 대피했고, 촬영은 중단됐다. 약 2시간 반의 수색 끝에 경찰은 구)안동역에 폭발물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오전 10시 20분경 현장 통제가 해제됐다. 경찰은 현재 협박 글을 작성한 인물의 IP 추적을 통해 신원을 파악 중이며, 공중협박죄 적용을 검토하는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위협 행위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해당 죄는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공장소에서의 협박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10년 전 방송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고, 오늘을 손꼽아 기다려왔다”며 “순간 모든 게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이런 협박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추억과 감정을 짓밟는 행위”라며 분노를 표했다. 한편, 10년 전 ‘다큐 3일’에서 10년 후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던 대학생들은 이날 현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15

의무휴업 평일 전환 반대 시위한 대형마트 노조원 16명 벌금형

대구지법 형사3단독 박태안 부장판사는 집회 도중 시청 강당에 무단 침입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대형마트 노조원 50대 A씨 등 16명에게 벌금 200만 원씩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 노조 소속인 A씨 등은 2022년 12월 19일 집회 신고 장소인 대구시청 산격청사 출입구 밖이 아닌 산격청사 대강당에 들어가 3시간가량 점거 농성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은 대구시가 대형유통업계 대표 등과 기존 일요일이었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 추진 협약식’을 체결하기로 예정된 날이었다. 당시 마트 노조원들은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돼 연행됐으며, 시는 장소를 바꿔 협약식을 진행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이 비록 조합원들의 권익과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하더라도 무단 침입 결과 협약식이 예정된 장소에서 열릴 수 없게 돼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해하였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마트 근로자들의 휴일에 쉴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근로조건 개선이나 향상을 위해 범행에 이른 점 등을 참작한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15

송아지 3마리가 경품으로 내걸린 포항 신광면 광복 80주년 축구대회

지난 1947년부터 매년 8월 15일 개최하는 신광면축구대회가 올해도 15~17일까지 사흘 동안 신광중학교 운동장에서 열린다. 특히 올해는 광복 80주년이어서 더욱 성대하게 치러진다. 경품으로 송아지 3마리도 내걸렸다. 신광면민축구대회는 전국 유일의 광복기념 축구대회 행사다. 외세의 침략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의를 다지고, 면민들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것을 목적으로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1959년과 1982년, 그리고 코로나 감염병이 창궐했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개최되어 왔다. 오랜 기간 변함없이 면민들이 숭고한 그 뜻을 기려왔다는 점에서 이 대회는 광복단체 등 각계로부터 그 역사성도 인정받고 있다. 1998년부터는 마을별로 윷놀이, 팔씨름대회 등 민속경기도 시행되면서 남녀노소가 다 참여하는 화합한마당잔치로 자리 잡았다. 대회가 열리면 출향인들도 대거 고향을 찾아와 마음을 함께 나누고 있다. 김성훈 신광면체육회장은 “올해도 면민과 출향 인사 등 2000여명이 참여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 행사는 광복 80주년을 맞은 만큼 각 리 동장, 단체장 등 80명이 흰 천에 손도장을 찍는 퍼포먼스도 진행한다. 1945년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신광 발전과 면민들의 안녕과 안전을 염원하기 위한 것이다. 사흘 동안 신광을 떠들썩하게 할 올 대회에는 마을별로 25개의 축구팀이 참여하고, 22개 마을에서 팔씨름 팀과 윷놀이 팀이 각각 출전, 힘과 기량을 겨룬다. 특히 올해는 김성훈 체육회장이 1000여만 원 상당의 송아지 3마리를 경품으로 내놔 누가 그 행운을 잡아갈지도 흥밋거리다. /최진호 기자

2025-08-14

법률구조공단, 고금리 대출 추심 제동⋯법정 최고 이자율 초과 이자 ‘부당이득’

법원이 법정 최고 이자율을 초과한 채권 추심은 부당이득이라며 반환을 명령, 장기간 고금리 대출로 고통받아온 채무자 구제에 나선 사례가 발생했다. 14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2년 A씨는 한 대부업체로부터 연 69%의 이율로 200만 원을 대출받았다. 해당 채권은 여러 차례 양도를 거쳐 한 대부업체에 넘어갔고, 업체는 2024년 원금의 15배가 넘는 3300만 원 이상을 받아냈다. 당시 A씨는 부당이득 반환을 요구했지만, 개인 소송이 어려워 법원 소송구조 제도를 통해 법률구조공단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대부업법상 최고 이자율(2018년 9월 6일 기준 연 24% 이후 연 20%)을 초과한 부분의 추심이 정당한지 아닌지였다. 공단은 “이행 권고 결정은 기판력이 없으므로 실체적 권리관계와 다른 금전 교부에 대해서는 부당이득 반환 청구가 가능하다”며 “대출계약서에도 관련 법령 변경 시 변동이율을 적용한다는 조항이 있어 초과 이자는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포항지원은 지난 7월 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2018년 9월 6일 이후 법정 최고 이자율을 초과해 추심 한 금액은 부당이득”이라며 “대부업체가 A 씨에게 1849만 3900원을 반환하라”고 판시했다. 이상화 공단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과거 고금리 대출 관행이 채무자를 장기간 고통에 빠뜨린 사례에 경종을 울린 의미 있는 판례”라며 “앞으로도 무리한 채권 추심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14

정부기관·지자체 사칭 사기 기승 “조심하세요”

13일 오전 11시쯤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 있는 건축물 자재 납품 업체에 영천시 복지관장 명의의 공문이 도착했다. 발신자는 경북노인복지센터 구매과였고, 물품 구매 견적서도 첨부돼 있었다. 공문에 적힌 번호로 전화하자 특수소화기 14대가 필요하다고 했고, 업체 측은 물량을 맞출 수 없다고 답했다. 이 담당자는 다른 업체 번호를 알려주면서 물건을 구매·납품해 달라고 했다. 당연하게 관공서의 주문이라고 믿은 업체는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어 계약금 100만 원을 보냈다. 업체 대표는 뒤늦게 조악한 수준의 공문을 확인하고, 경북노인복지센터에 전화한 결과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포항에서도 정부 기관이나 포항시청 공무원을 사칭한 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포항의 한 파크골프 용품업체 대표는 포항시청 노인장애인복지과 소속 공무원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노인 우울증 예방 교육 프로그램에 필요한 물품 중에 파크골프채와 골프공이 빠져 긴급하게 구매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5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포항시장 직인에다 담당 주무관 이름이 적힌 물품구매확약서까지 보내오자 그대로이 믿었다. 그러나 자신을 공무원으로 속인 사기꾼이었고, 업체 대표는 275만 원의 손해를 봐야 했다. 그는 “공무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피의자는 정중한 말투를 사용한 데다 정식 공문서까지 모방해 보내왔기에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포항시 북구 죽도동 사진관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포항시청 복지정책과의 주무관 명의의 공문에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장수 사진을 찍는다며 사전 준비금 100만 원을 송금해 달라는 것이었다. 다행히 사진관 대표가 복지정책과에 전화를 걸어 확인하면서 사기범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포항 뿐 아니라 정부 기관을 사칭한 신종 사기 피해는 전국에서 계속 늘고 있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집중되고 있어서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부 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이름을 도용해 신뢰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공공기관이나 공무원이 제품을 구매할 때 반드시 공식적인 입찰 또는 계약 절차를 거치고, 전화나 문자로 개인 명의의 주문을 요청하는 일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최진호 기자 fair199500@kbmaeil.com

2025-08-13

경북도, 포항 영일만 횡단 고속도로 건설 박차

경북도가 2008년 광역경제권발전 30대 선도프로젝트에 선정된 이후 17년간 첫 삽도 뜨지 못한 포항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 건설사업 해결에 나선다. 포항시와 힘을 모아 올해 안에 사업을 확정 짓고, 내년에 사업을 시작한다는 목표가 실행되도록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13일 “북극항로 개척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는 필요한 사업”이라며 “포항시와 긴밀하게 협조해 올해 안에 사업이 확정돼 내년에는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영일만 횡단대교는 포항시 남구 동해면 약전리에서 북구 흥해읍 남송리 일원에 영일만을 횡단하는 해저터널과 해상교량으로 연장 18㎞, 왕복 4차로로 계획된 고속도로다. 총사업비는 약 3조2000억원 규모다. 그러나 연말 개통 예정인 포항~영덕간 고속도로 사업에 포함되고도 경제적 타당성 부족 등을 이유로 미뤄지고 있다. 포항~영덕간 고속도로 건설은 2013년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간의 총사업비 협의 과정에서 국가재정부담 및 국도대체우회도로 활용 가능성 등의 사유로 영일만 횡단구간을 제외한 포항 흥해읍에서 영덕IC구간(30.9㎞)만 확정해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경북도는 포항~영덕간 고속도로의 총사업비 변경을 통해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가 건설되도록 국회와 중앙부처 등을 찾아 계속 설득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받아들여 2021년 영일만 횡단구간에 대해 타당성 조사를 하고, 기획재정부는 이듬해 포항~영덕간 고속도로의 총사업비 변경 승인 협의를 거쳐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가 포함될 수 있도록 추진해 국비 등 사업비를 반영했다. 하지만 2023년 기획재정부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기점으로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다. 어렵게 확보한 2025년 예산(1821억 원)도 지난 정부 추경 편성 때 전액 삭감돼 지역에서는 사업이 취소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 7일 영일만항을 북극항로 개척에 대비해 신북방경제의 핵심 관문과 동해안 에너지산업의 물류거점으로 육성하고자 경제부총리를 직접 만나 관련 사업을 건의했고, 영일만 횡단대교를 필수적인 사업으로 건의했다. 그는 서해안 고속도로와 남해안 고속도로 완공으로 형성된 L자형 국가도로망을 2015년 개통된 포항~울산 고속도로와 연말 개통 예정인 포항~영덕 간고속도로를 이으면 U자형 국가도로망을 완성할 수 있어 영일만 횡단대교는 끊어진 동해안의 맥을 잇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하는 사업임을 강조했다. 한편 포항시개발자문위원연합회는 이날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일만 횡단대교 예산 삭감은 50만 포항시민을 기만한 정치적 사기극”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포항시와 포항시의회까지 싸잡아 비난한 연합회는 △해상 경유 원안 노선 즉시 확정 △2026년 본예산에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사업비 반드시 반영 △포항시·포항시의회·지역구 국회의원 정당 초월해 한 목소리로 사업 추진할 것 등 3가지 요구안을 제시했다. 글·사진/이시라·이창훈기자

2025-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