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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산불, 숲 가꾸기 정책이 피해 키웠다

피현진 기자
등록일 2026-01-22 11:14 게재일 2026-01-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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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전문가 공동조사, 간벌·임도 정책의 역효과 지적
지난해 3월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경북 5개 시·군의 산림이 화마에 큰 피해를 입은 모습. /경북매일신문DB  

지난해 3월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 확산의 주요 원인이 정부의 산림 관리 정책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침엽수 단순림 조성과 숲가꾸기(간벌), 산불진화임도와 도로가 오히려 산불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불교환경연대·안동환경운동연합·서울환경연합·생명다양성재단과 홍석환 부산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21일 서울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성영상과 현장조사, 통계 분석을 결합한 국내 최대 규모의 산불 피해 영향요인 중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1050개 조사구를 분석한 결과, 간벌을 시행한 숲에서 교목 고사율이 미간벌지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특히 능선부 침엽수림 간벌지에서는 수관화 발생률이 70.9%, 교목 고사율이 95% 이상에 달해 피해가 집중됐다. 반면 아교목층이 유지된 숲에서는 산불이 지표화에 머물며 확산이 억제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홍석환 교수는 “간벌은 습도 저하와 바람 통로를 만들어 산불 위험을 구조적으로 증폭시켰다”며 “숲가꾸기가 산불 대응이 아니라 산불 위험을 키우는 요인임이 데이터로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산불 피해 면적은 11만6333ha로 산림청 발표치 9만9289ha)보다 1만7044ha 더 넓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면서 연구팀은 산림청이 정밀 피해 경계도와 피해 강도 지도를 공개하지 않아 복구 계획과 예산 편성이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로와 임도의 역효과도 드러났다. 전체 피해 면적의 57%가 도로 200m 이내에서 발생했으며, 도로에서 멀어질수록 피해가 급감했다.

연구팀은 “임도와 도로는 산불을 끄는 역할을 하지 못했고, 오히려 건조화와 바람 유입으로 산불 확산 경로가 됐다”며 “앞으로 침엽수 단순림을 활엽수림으로 전환하는 자연천이 촉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국가 차원의 객관적 원인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이 의문”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숲가꾸기와 임도 정책의 영향을 검증하고, 필요하다면 관련 예산을 조정해 피해 주민 지원에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동환경운동연합 김수동 대표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시민단체가 모금으로 대신하는 현실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수십 년간 반복돼 온 잘못된 산림 정책과 산불 대응 정책이 반드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 단체는 초동진화 실패 원인과 진화대응 체계 분석을 포함한 최종 여구 결과를 오는 2월 발표할 예정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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