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번영사로 꾸며진 ‘구룡포 엘도라도’ 일본인 가옥거리 전시가 일제강점기 어족자원 수탈의 역사 중심으로 재편된다. 수탈의 역사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3년 보류됐던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도 13년 만에 다시 추진된다.
포항시는 10월까지 사업비 5000만 원을 투입해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추진 용역’을 진행한다. 학술자료 정리와 국가유산청 등록신청서 작성은 물론, 현장조사 이전까지 전시물과 설명 문구 전반을 수정·보완하는 방안까지 용역에 포함한다.
김규빈 포항시 문화유산활용팀장은 “‘구룡포 엘도라도’라는 표현처럼 일본인들의 관점에서 번영의 공간으로 비쳤던 전시에서 벗어나 일본인 거리가 왜 이곳에 형성됐는지, 어족자원이 어떻게 침탈됐는지 등 구룡포가 일제 수탈의 전진기지였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나도록 전시 방향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 등록 절차는 2007년 포항시가 일식가옥 10채를 문화재로 등록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국가유산청은 2008년 5채를 선별해 등록예고까지 했지만, 추가 현지 조사 결과 상당 부분이 개조·변형돼 보존 상태가 열악하다는 이유로 2009년 등록을 보류했다.
이후 등록예고 대상이었던 가옥 가운데 1채를 매입·복원해 2013년 다시 등록 신청했다. 그러나 당시 문화재위원회(국가유산위원회)는 “구룡포 근대역사관으로 활용 중인 이곳의 전시내용은 일제강점기 어족자원 침탈의 역사는 없고 일본인의 호화로운 생활상만을 보여주고 있어서 네거티브 문화재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전시 수정·보완을 전제조건으로 등록을 다시 보류했다.
이번 용역에서는 2008년 등록예고 대상으로 선정한 가옥 5채를 비롯해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과 돌계단, 약 457m 구간의 일본인 가옥거리 골목 등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신청하는 방안을 놓고 범위를 확정할 계획이다.
김규빈 문화유산활용팀장은 “이번 용역은 단순히 등록 절차만 밟는 것이 아니라 국가유산청 검토 이전까지 전시물과 설명 문구 전반을 수정·보완하는 과정까지 포함하고 있다”며 “2008년 등록예고 대상이었던 가옥들을 중심으로 현재 보존 상태를 점검해 가옥 별로 등급을 매기고, 결과에 따라 등록 대상 포함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