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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산골, 짜장면에 담긴 따뜻한 이야기

등록일 2026-01-27 17:50 게재일 2026-01-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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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을 만들고 있는 엄춘석씨.

짜장면 한 그릇 주문하여 나눠 드시던 노부부의 옛 기억을 지울 수 없어 시작한 산골 마을 짜장면 봉사활동. 벌써 9년째 하고 있는 엄춘석, 손영빈씨 부부는 올해도 어김없이 봉화군 오지마을을 누비고 있다. 

 

엄씨 부부의 선한 영향으로 함께 칼갈이 봉사를 하고 있는 이상섭씨와 더불어 마술과 이미용 재능기부를 함께 하겠다는 분들도 동참해 산골 어르신들께 환한 웃음을 전달하고 있다.  

 

부부는 본업을 쉬어가는 1월부터 시작하여 한 달 반 동안 봉화군 36개 오지마을을 돌면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짜장면 한 그릇 드시기 어려운 산골로 짜장면을 요리할 수 있는 손수 제작한 트럭을 운전해 다닌다.

 

엄춘석씨는 1990년대 봉화군 춘양에서 중식당을 몇 년 운영하였고 현재는 토목건설 사업을 하고 있다. 1990년대 중식당을 운영할 때 노부부들의 짜장면 한 그릇에 대한 안타까운 기억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돈을 아끼려고 할아버지 혼자 짜장면을 시켜 드리는 할머니도 있었고, 할아버지 혼자 식당에 들어와 짜장면을 드시고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다 드시고 나올 때까지 식당 밖에서 서성거리고 계시는 모습도 봤다. 한 그릇을 시켜 두 분이 나누어 드시는 분들의 모습이 세월이 흐른 뒤에도 가슴 한쪽에 아린 기억으로 남아 짜장면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2018년부터 시작한 나눔활동은 올해도 춘양면 소로리, 도심3리, 물야면 두문리 등 영하의 날씨에도 매일 진행 중이다. 

 

얼마 전 봉화군 춘양면 황터마을에서도 엄씨는 조리를 하고 부인 손씨는 환한 미소로 어르신들께 정성스럽게 짜장면 대접을 하고 있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해 마을회관에 나오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각 가정으로 배달까지 하는 세심한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산간마을 어르신들은 드시고 싶어도 읍내로 나오지 못한 분들이 많다. 몸이 불편해서도 그렇고 짜장면 드시겠다고 시내로 나가기란 추운 겨울날 어렵다 그것 때문에 엄씨가 36개 마을을 다니고 있는 것. 

 

특히 도심3리 황터마을에서는 칼과 가위 등을 갈아주는 재능 나눔에 오래전부터 동참하고 있는 이상섭씨와 새롭게 동참한 마술사 이준용씨, 미용사 최옥순씨가 재능기부 활동을 함께 하였다.
마을회관에 모인 어르신들께 마술을 보여 드리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추운 겨울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위해 이·미용 봉사를 했다.

 

고된 농사일로 병이 든 노인들은 경로당에 모여 겨울을 보내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배우자 없는 독거노인들은 홀로 외롭게 사는 분들이 많다. 이분들에게 따뜻한 짜장면 한 그릇의 온기가 추운 겨울을 이길 힘을 주고 있다.

 

어른 공경에서 나오는 나눔 활동으로 봉화 산골마을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는 엄춘석, 손영빈 부부의 짜장면 한 그릇은 단순한 짜장면 한 그릇이 아니다. 노부부,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우울증과 외로움을 해소해 정서적 도움을 주는 데도 기여를 하고 있다.


/류중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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