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포항시, ‘복지’ 내세워 13년 무허가 영업⋯동네 목욕탕은 줄폐업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6-02-01 13:51 게재일 2026-02-02 5면
스크랩버튼
Second alt text
청림문화복지회관 전경.

포항시가 주민 보상과 복지를 명분으로 13년 넘게 운영해 온 공공 목욕 시설이 정식 영업 신고조차 없는 ‘무허가’ 시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청이 앞장서서 실정법을 위반하며 ‘반값 공세’를 펼치는 사이 법을 지키며 세금을 내온 인근 민간 목욕탕들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줄폐업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12년 준공된 포항시 남구 ‘청림문화복지회관’ 내 목욕 시설은 2025년 10월 이전까지 법적 근거가 없는 무허가 상태로 운영됐다. 공중위생관리법상 목욕장업을 하려면 적절한 시설을 갖추고 지자체에 신고해야 하지만, 인허가 주체인 포항시는 정작 자신들의 시설을 13년 동안 방치했다.

사건의 발단은 2012년 준공 직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초 건축물대장상 용도는 ‘마을회관 내 샤워실’이었다. 하지만 쓰레기 소각장(생활폐기물 처리시설) 건립에 따른 주민 보상책 요구가 거세지자 시는 도비와 시비 등 5억 원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 온탕과 냉탕을 갖춘 목욕탕으로 설계를 변경했다.

특히 목욕탕 시설로 운영하면서도 업종 신고 없이 ‘마을회관’으로만 분류된 덕분에 일반 목욕탕이라면 반드시 받아야 하는 정기 수질 검사나 위생 점검 등 안전 관리 대상에서 13년이나 비켜나 있었다.

운영 방식도 변칙적이다. 해당 시설 내 키오스크는 신용카드 결제가 불가능해 오직 현금만 받았다. 현금이 없는 이용객에게는 ‘복지센터 명의의 통장’으로 계좌이체를 유도하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이 같은 행정 편의주의적 운영은 인근 상권의 몰락을 불러왔다. 시가 일반 목욕탕(9000원 선)의 절반 이하인 4000원에 무허가 영업을 지속하자 청림·도구 지역의 민간 목욕탕 4곳 중 3곳이 이미 문을 닫았다. 

지역 목욕업계 관계자는 “지자체가 스스로 법을 어겨가며 무허가로 손님을 뺏어가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정치권의 생색내기용 ‘선심 행정’에 영세 자영업자의 생존권만 짓밟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2012년 준공 당시 샤워실로 추진했으나 주민 요구가 거세지자 5억 원을 추가 확보해 탕 시설을 넣게 된 것”이라며 “운영 과정에서 미등록 사실을 뒤늦게 인지해 작년 10월에서야 건축물 표시 변경과 정식 목욕장업 등록을 마쳤다”고 실토했다.

13년간의 안전 관리 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소방 점검은 용역을 줘서 계속 받아왔다”고 강조했으나 목욕탕 안전의 핵심인 수질 및 위생 점검 누락에 대해서는 답을 피했다. 

이어 상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서는 “가격이 저렴해 타 지역 이용객까지 몰리고 있지만, 시 예산이 투입되는 시설 특성상 특정 지역 주민으로 이용을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