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연구원 베트남 정부와 협력해 제도적 토대 구축 제시
경북연구원 김규섭 박사가 ‘CEO Briefing’ 제750호에서 ‘한-베 귀환여성 자녀, 경북 정책의 시선을 바꿔야 할 시점’이라는 주제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 박사는 이번 보고서에서 베트남으로 귀환한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한국 사회와 베트남 사회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 채, 청년기로 진입하면서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1일 김 박사가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한-베 국제결혼은 12만여 건, 이혼은 2만9000여 건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혼·별거로 인한 귀환 사례도 누적되고 있다. 특히 결혼 5년 미만의 이혼 비율이 31%를 넘어 대부분 어린 자녀를 동반한 귀환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베트남에 거주하는 귀환 여성은 약 1만5000명, 동반 자녀는 약 1만9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자녀는 한국 국적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사회보장·교육·청년정책 체계 어디에도 포함되지 못한 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귀환 자녀의 평균 연령은 12~13세로, 한국어 능력 부족과 가족 관계 단절로 인해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 청년기로 접어들면서 병역, 학력 인정, 진학·취업 등에서 복합적인 어려움이 예상된다. 현재 지원은 귀환 여성 중심의 한국어 교육과 법률 상담에 그치고 있으며, 자녀 대상의 체계적 교육·진로·심리 지원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김 박사는 “이 문제는 단순한 복지 차원의 지원을 넘어, 한-베 귀환 자녀를 미래 인적 자산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며 “인구감소와 청년 유출이 심각한 경북도는 이들을 청년 인구 유입의 새로운 자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북이 주도적으로 나설 경우, 봉화군 K-베트남 밸리를 거점으로 한 종합 지원체계 구축, 이중 언어·문화 역량을 활용한 인재 육성, 지역 기업과 연계한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지역 활력 제고와 국제화 전략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귀환 다문화가정 자녀를 ‘지원 대상’이 아닌 ‘지역 발전의 동반자이자 글로벌 인재’로 인식하는 전환이 필요하다”며 “더 나아가 ‘해외 귀환 다문화가족 지원 특별법’ 제정을 통해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베트남 정부와의 공동 협력을 통해 이들이 ‘경계에 선 아이들’이 아닌 ‘양국을 연결하는 다리’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