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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LP와 함께한 집들이

오랜만에 집에서 하는 집들이에 초대받았다. 귀찮고 불편해서 대부분 사람은 맛집을 골라 배달한 음식을 내놓거나 식당에서 먹고 새집을 소개하고 티타임을 갖는 것으로 대신한다. 이런 과정도 생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이번 초대는 아주 융숭한 상차림이었다. 아침부터 전복을 솔로 문질러 손질해 솥밥을 하고, 향긋한 달래장을 곁들여 냈다. 가장 좋아하는 떡볶이도 놓였다. 이렇게 안주인이 준비하는 사이 바깥주인은 손님들을 데리고 안방에서 두 아이의 방과 팬트리까지 소소한 사연까지 덤으로 올려 들려주었다. 전망 좋은 고층 아파트의 장점을 살린 어여쁜 집이었다. 감성파인 남주인이 준비한 하이라이트는 티타임에 나왔다. 밀크티부터 시원한 녹차 물 건너온 커피까지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었다. 여기에 차 맛을 깊게 해주는 음악을 추가했는데, 턴테이블이 거실에 한 자리를 차지했다. 어릴 적 우리 집 안방에 젤 좋은 자리 차지했던 전축이 떠올랐다. LP판을 올리고 바늘을 올려주면 낮게 ‘지직’ 소리를 내며 좋아하던 임병수의 ‘약속’이 가슴속으로 파고들었었다. 집주인이 준비한 LP는 여러 장이었다. 제일 먼저 들려준 것은 1984년 강변가요제 앨범이었다. J에게, 오랜만에 듣는다. 잘 들으면 아는 목소리 나올 거라고 귀띔한다. 중간쯤 한석규의 목소리다. 장려상, 동국대학교 덧마루 팀의 한 사람이었다. 노래 제목도 ‘길 잃은 친구에게’이다. 직설적인 요즘 제목과 다르게 다정하다. 그다음 음반은 드라마 ‘멜로가 체질’ OST였다. 열 번은 돌려보며 대사와 장면을 외울 정도인 최애 드라마이다. 노래가 나올 때마다 어떤 장면에 깔리던 곡인지 알아 더 좋았다. 마시던 차가 떨어져 리필 받아 마셨다. 아파트 입주까지 바닥과 냉장고 같은 것을 골라야 하는 선택지가 너무 많아 힘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즐거운 고민이었을 거라는 것을 그들의 얼굴에 미소가 알려준다. 또 다른 LP가 돌아가고 그동안 창고에 있다가 앞으로 나와 손님을 맞이하는 군자란의 전설까지 들었다. 그 사이 음악은 우리를 노래가 태어난 시대로 데려가 주었다. 주말에 새로 들어선 도서관을 방문했다. 집들이는 이미 지난 후였고, 많은 사람이 책장 사이, 빛 좋은 창가 자리, 또 조용한 구석에 노란 조명을 켜 둔 자리까지 거의 빈자리가 없었다. 그중에 2층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남자 한 분이 작은 턴테이블을 앞에 두고 앉아 헤드폰을 쓰고 있었다. 책장에 꽂힌 앨범 중에 듣고 싶은 것을 골라 들을 수 있다고 했다. CD와 DVD 보는 자리도 따로 있었다. 벽면이 피아노 건반으로 구성된 하모니스텝의 경우 평소에는 책을 읽는 공간으로 쓰이다가 필요하면 소규모 음악 공연장으로 변신하는 오픈 스튜디오로 구성됐고, 경상북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흥해 농요 등을 감상할 수 있는 향토음악 전시 및 감상 코너도 마련돼 이곳이 영남권 최초의 음악 특성화 도서관임을 실감케 했다. 레트로 열풍과 더불어 최근 가요 업계가 LP 앨범 발매에 나서자 젊은이들이 구매에 나섰다. 구매자의 연령별 비율을 살펴보면 10대(0.9%) 20대(16.5%) 30대(19.8) 40대(35%) 50대(21.2%) 60대 이상(6.6%) 순이었다. 이 중 30대 이하의 MZ세대 비율만 합치면 37.2%로 50대보다 많다. LP를 거의 접해보지 않은 세대인데 놀랍다. 그들에게 LP는 오래된 것이라기보다 처음 보는 새로운 문화다. LP 발매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장르는 가요다. 새 노래를 발표할 때 CD앨범과 LP앨범을 같이 발매하기도 한다. 깊숙이 넣어 두었던 ‘화양연화’ LP를 꺼내 닦아야겠다. 두 번째 화양연화를 즐기려면.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4-01

에코백, 정말 친환경적이 되려면

21세기 필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에코백. 요즘 길거리에서 이를 보는 건 어렵지 않다. 아마도 친환경적인 소비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에코백은 세계적인 연예인들이 ‘나는 비닐백이 아니다 (l’m not a plastic bag)’라고 적힌 가방을 들고 다니면서 유명해진 것이 그 시작이었다. 무엇보다 환경을 위해 일회용품을 줄이자는 움직임 속에서 친환경을 내세우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가끔은 ‘이게 얼마나 환경에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에코백’은 ecology(생태학)에서 유래한 말로 친환경 가방을 말한다. 플라스틱 봉투 대신 사용하는 천연소재의 에코백이 사랑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가볍고 예쁜 디자인, 비교적 저렴한 가격, 친환경 소비라는 인식이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구매를 유도했다. 특히 친환경임을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죄책감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며, 사람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에코백을 선택하도록 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에코백이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게 되면서 필요에 의한 구입이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을 소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각종 행사는 물론이고 유명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무료 에코백까지 더해져 어느새 집집마다 사용하지 않는 에코백이 쌓여가고 있다. 포항시민 A(47)씨는 “여러 행사에 참여해서 받은 에코백이 많다. 지난해에도 아이들이 받은 것과 합쳐 여러 개가 생겼다. 에코백을 받으면 처음에는 예쁘다 싶어도 집에 쌓이다 보니 어느 순간 친환경이라는 관심도 덜 해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에코백을 만드는 데도 많은 자원이 소모된다는 사실이다. 친환경이 아닌 합성 원단으로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이는 본래의 친환경이라는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는 부분이다. 생산과 폐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오히려 비닐봉지 한 장이 더 친환경적일 수도 있다고 여겨진다. 천연소재가 아닌 합성 원단으로 만들어진 에코백은 이렇게 만들어진 가방은 모양새만 그럴듯하고 판매가 목적인 듯, 물건을 담기에도 적절하지 않다. 구입 시에 잘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에코백이 원래의 취지대로 친환경적이 되려면 이를 사용함에 있어서도 우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비닐봉지를 대체한 에코백을 131회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완전한 효과가 있으려면 7100번까지도 사용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에코백도 오랫동안 사용해야 그 가치가 드러난다. 반면 비닐봉지는 37회만 재사용하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상쇄한다고 한다. 이는 에코백을 소모품처럼 사용하게 되면 비닐봉지보다 더 환경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에코백이 친환경이 되려면 중요한 건 재사용을 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나를 오래도록 사용하는 것인데 이미 가지고 있는 에코백을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불필요한 구매나 수집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함께 나눠 쓰는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기존 제품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새로 구입하는 것보다 더 현명한 선택이다. 에코백을 오래 사용하기 위한 세탁 방법도 잘 알 필요가 있다. 천 소재이기 때문에 쉽게 더러워질 수 있어서 세탁기보다 손빨래를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모양이 뒤틀리지 않고 구김이 없고 프린팅도 손상이 덜 하다. 이처럼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담긴 에코백을 제대로 사용한다면 정말 친환경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허명화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4-01

전통시장에 봄소식이 도착했어요

봄은 어디에서 가장 먼저 우리에게 도착 소식을 알려줄까? 그 궁금증에 관한 대답을 들려주는 풍경이 있다. 의성군 의성읍 도동리에 자리한 의성전통시장은 1946년 정기시장으로 출발한 역사 깊은 시장이다. 마늘전, 곡물전이 있고 주요 판매 상품은 양파, 홍화, 고추, 참깨 등이 많이 거래되는 곳이다. 지역민은 물론 외지인들에게도 이름이 알려진 ‘아는 사람은 이미 아는’ 공간이다. 특히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은 연탄구이 무뼈닭발이다. 불향 가득한 닭발집에는 막걸리 한 잔에 벌겋게 양념한 닭발 안주와 묵밥이며 잔치국수 손님으로 북적인다. 2일, 7일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떡볶이, 어묵, 핫도그, 호떡 노점에도 인파로 북적이고 오징어며 고등어를 파는 어물전 앞도 흥정으로 시끌벅적하다. 정겨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장터의 봄소식을 전해주는 노점 꽃집이 가장 인기다. 봄을 맞은 장터에는 각종 꽃모종과 꽃화분이 가득하다. 다육이부터 천리향, 아젤리아, 퀸로즈, 노블, 장미, 목마가렛, 비올라, 미니수선화, 왕수선화, 은방울수선화 등 빨갛고 노랗고 알록달록한 꽃이 상자 안에 정렬해 주인을 기다린다. 주인장은 물 주는 법, 관리하는 법을 알려주느라 바쁘고 손님들은 팻말에 적힌 꽃이름을 외우고 꽃내음을 맡느라 바쁘다. 화분갈이를 할 계획을 세우고 화분 받침대가 필요한지도 따져보고 색깔별로 한 종류를 여러 개 구입해 가기도 한다. 가격도 저렴해 단돈 몇천 원에 봄을 산 손님들은 즐거운 얼굴로 집으로 돌아간다. 도동리에 거주하는 김씨 할머니는 “꽃구경하는 재미에 장날이면 자주 나온다”고 한다. “즐거울 일이 별로 없는데 이렇게 꽃이 예쁘게 핀 것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며 활짝 웃었다. 바쁜 발걸음도 멈추게 하는 노점 꽃집 앞엔 얼굴 찌푸리는 사람 하나 없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아름다운’ 봄꽃 가득한 시장에서부터 어느새 우리 앞에 성큼 봄이 다가와 있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4-01

행정안전부 인력 산불 피해 현장 지원에 총력

고기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을 비롯한 행정안전부 현장 지원 인력 50여 명이 지난달 27일부터 경북도청 사무실에서 초대형 산불이 발생한 5개 시·군의 현장 피해복구 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이들은 산불 피해 이재민과 지자체 애로와 건의 사항을 해결하고 중앙정부 차원의 피해 현장을 지원하는 등 수습·복구를 위한 지원 조치를 신속히 실행하기 위해 경북도에서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재난극복 컨트롤 타워인 중대본이 현장에서 운영되고 신속한 지원 체계를 갖춰 응급 복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특히 “중대본이 재난 현장에서 가동됨에 따라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고기동 장관 대행이 경북 현장에서 피해 주민지원과 산불 피해복구 조치를 직접 챙기고 활동함에 따라 지역에서는 상당히 좋은 평가와 함께 어려움에도 작은 희망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행안부 현장지원 인력의 현장 중심의 재난 대응 활동은 피해현장 응급 복구를 위한 신속한 예산 지원으로도 이어졌다. 1일 행정안전부는 경북과 경남에서 발생한 산불에 대해 재난특교세 226억 원을 추가로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 경북도 관계자는 “피해 규모가 매우 크고 긴급히 조치해야 할 응급 복구 대상도 많은 만큼 중앙정부와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갖춰 신속한 피해 복구와 주민의 일상 회복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4-01

경북적십자사 초대형 산불 재난에 최전선에서 이재민 돌봐

지난달 22일부터 초대형 산불로 큰 피해가 발생한 5개 시·군에 경북적십자사 봉사원 및 직원 1383명이 이재민들을 위한 대대적인 재난구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경북적십자사는 행정기관과 면밀한 협조 체계를 유지하며 산불 피해가 발생한 5개 시·군의 이재민 임시대피소에 이동급식차량 7대를 긴급 투입해 구호급식소를 설치했다. 또한, 산불 발생 당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대피 상황에 대응해 긴급구호세트 769세트, 쉘터 473개, 담요 1만840장과 생수 음료, 간식류 등 각종 구호물자를 신속히 지원했다. 이재민 및 화재진화요원을 위해 현재까지 총 88회, 4만5705인분의 구호 급식을 도왔다. 아울러 이재민의 건강과 청결을 위해 이동세탁차량 2대 및 샤워차량 1대를 현장에 긴급 투입해 이불과 의류 등 총 1960kg의 세탁 및 샤워 등의 생활편의를 제공했다. 봉사원과 화재진화요원 등의 피로 해소를 위해 회복지원차량 2대를 투입해 현장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물적 지원뿐만 아니라 시·군 주요 임시대피소에 재난심리상담 부스를 설치하고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도 했다. 경북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소속의 상담활동가 총 77명이 이재민 대상 총 435건의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영주적십자병원과 협력해 의성군임시청사에 이동진료소를 열고 이재민 및 구호활동가를 대상으로 의료적 지원을 병행했다. 김재왕 회장은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큰 충격을 받은 이재민들이 기본적인 생필품과 심리적 안정을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재민들의 조속한 일상 회복을 위해 행정기관과 원활한 협조 체계를 유지하며 구호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북적십자사는 현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추가 지원이 필요한 물품과 인력을 신속히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사회와 도민들의 적극적인 산불재난 기부금(품) 기부를 독려하며 피해 지역 주민들이 하루빨리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4-01

[투데이 핫 클릭!] 16만원이 없어서...회사 화장실에 거주하는 가구 판매원

“일을 하는데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중국이나 한국이나 다를 게 없구나. 참으로 딱한 사연이라 내 마음까지 무거워진다.” 중국의 한 여성 노동자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직장 화장실에서 거주하며 생활하고 있다는 해외 토픽이 알려지자 이에 연민의 감정을 드러내는 네티즌들이 적지 않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최근 중국 후난성 소규모 가구점에서 판매원으로 근무하는 18세 Y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Y씨는 현재 2평 남짓한 사무실에 딸린 화장실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의 월급은 한국 돈으로 54만원 남짓. 자신이 사는 도시의 평균 월세는 16만원에서 36만원 사이라고. 만약 Y씨가 방을 얻어 월급의 절반에 가까운 월세를 낸다면 다른 곳에는 돈을 쓸 여력이 거의 없어진다. 이에 Y씨의 사정을 들은 회사 대표는 한 달에 1만원 정도를 받고 화장실에서 사는 걸 허락했다. 접이식 침대와, 냄비, 옷걸이 등 단출한 살림살이만을 갖춘 화장실에서 1개월째 거주 중인 Y씨는 “생각과 달리 깨끗하고 24시간 감시 시스템을 갖춰져 안전하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고. 일찍 부모로부터 독립한 Y씨는 월급 중 6만~8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집을 사기 위해 모으고 있다고 한다. “과장된 연출”이라도 의심을 보내는 이들도 없지 않지만, Y씨는 “그렇지 않다. 이건 현실”이라고 말했다. 뉴스를 읽은 사람들은 “눈물겨운 사연이지만, 젊은이답게 힘을 내 꼭 빠른 시일 안에 작은 집이라도 마련하길” 또는 “어린 시골 여자애들이 식모살이 하러 서울로 향하던 1970년대가 떠오른다. 국적과 무관하게 Y씨의 사정이 딱하다”는 의견을 댓글로 남기고 있다. /홍성식 기자

2025-04-01

대구 남구·서구·중구 자살률 ‘빨간불’…특단의 대책 시급

대구 한 시민단체가 지역에 기반한 자살예방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일 우리복지시민연합이 발표한 대구 9곳의 구·군 자살률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구는 전국 평균(27.3명)보다 높은 28.1명이다. 특히 지역 평균보다 높은 곳은 남구, 서구, 중구 세 곳으로 분석됐다. 지난 2023년 지역별로 자살률은 남구(40.9명), 서구(35.4명), 중구(30.9명), 동구(27.7명), 북구(27.6명), 달서구(26.4명), 수성구(26.2명), 군위군(26.0명), 달성군(23.6명) 순을 보였다. 10년간 자살률를 보면, 서구와 남구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남구는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1위를 차지했으며, 2023년 자살률은 40.9명으로 처음으로 40명을 넘어섰다. 서구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위를 한 이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자살 상승률 원인으로는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조사됐다. 이에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정책과 예산 집행에도 왜 자살로 인한 사망은 오히려 늘었는지 원인을 찾고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사회적으로 논의해 지역에 기반한 자살예방대책을 의지를 갖고 강력히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 자살률은 지난 2019년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다. 중구는 매년 심한 변화를 보이더니 지난 2022년에 비해 2023년 12.6명이 늘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10년간 대구의 매년 평균 자살률보다 낮은 지역은 수성구가 유일하다. 북구는 2021년를 제외하면 지역 전체 자살률보다 낮았고, 달성군은 2015년과 2018년 두 해를 제외하면 낮았다. 달서구는 2015년, 2016년, 2019년, 2021, 2022년 5년을 제외하면 나머지 5년은 대구 전체 자살률보다 낮은 것으로 기록됐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4-01

대구보훈청, 4월의 현충시설 선정

대구지방보훈청이 4월의 현충시설로 ‘김창숙선생 생가’를 선정했다. 김창숙 선생은 경북 성주에서 출생해 1919년 유림단 독립청원운동(일명 파리장서사건)을 주도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이다. 그는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스승인 이승희와 함께 을사5적의 참형을 요구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8개월의 옥고를 치렀다. 1907년 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되자 전국단연동맹회 성주대표로 활동하며 국채보상운동에 앞장섰다. 1919년 김 선생은 영남·호남·호서의 유림 중진을 설득해 파리강화회의에 보내는 독립청원서인 장서를 작성하게 했다. 유림대표 137명이 서명한 장서를 휴대하고 1919년 3월 말 중국으로 망명한 뒤 영문 및 한문으로 각각 3000부를 인쇄해 파리강화회의 회장 및 각국 대표는 물론 중국을 비롯한 주요 외국의 주요 기구 및 언론계, 국내의 향교에 송부했다. 이후 상해에서 이동녕, 이시영, 신규식, 김구 등과 함께 임시의정원을 조직했으며, 1926년 이동녕·김 구·김원봉(金元鳳) 등과 상의해 의열단(義烈團)의 나석주(羅錫疇)를 파견해 1926년 12월 동양척식회사(東洋拓殖會社)를 폭파케 했다. 1927년 5월 병으로 상해 공동조계(共同租界)에 있던 영국인 병원 공제의원(公濟醫院)에 입원했다가 일본 밀정에 발각됐으며, 국내로 압송돼 변호도 공소도 거절한 후 재판을 받던 중 악독한 고문으로 두 다리가 마비되는 장애를 입었다. 김 선생은 징역 14년형을 선고받고 대전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른 후 1934년 9월 병이 위중해 형집행정지로 출옥했다. 광복 후인 1946년에는 전국 유림을 결속시켜 유림재단을 정리한 후 유도회(儒道會)를 조직하고, 성균관과 성균관대학의 건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 초대 학장을 역임했다. 아울러 1951년 독재정권인 이승만 대통령에게 하야 경고문(下野警告文)을 내어 부산형무소에 투옥됐다가 출옥한 후 1952년 국제구락부사건(國際俱樂部事件)으로 재차 투옥되는 등 선생의 민족을 위한 불굴의 의지는 지속됐다. 이러한 선생의 공훈을 기려 정부는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수여했다. 앞서 국가보훈부는 경북 성주군 대가면 칠봉2길 50-4번지에 있는 선생의 생가를 2012년 10월 17일 현충시설로 지정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4-01

[투데이 핫 클릭!] 아무리 만우절이라도..."이런 거짓말은 민폐에요"

“최소한 탄핵이 인용됐다, 혹은 기각됐다는 거짓말은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하지 맙시다. 아무리 만우절이지만 아침부터 사람 놀라게...” 매년 4월 1일은 만우절(萬愚節)이다. 가벼운 농담이나 그럴듯하게 남을 속이는 악의 없는 거짓말이 통용되는 날로 인식돼 있다. 16세기 유럽에서 처음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만우절인 오늘. 친구와 식구,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정도의 허언과 식언이 수차례 오갈 게 분명하다. 하지만, 세상사 모든 건 과하면 불화를 부르는 법.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해도 이해될 만한 거짓말과 해서는 안 될 거짓말을 가려야 한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네티즌들은 올해 만우절에 해서는 안 될 거짓말로 늦어지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관련 거짓말과 부모의 안위를 속이는 거짓말을 지목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가 차일피일 밀리면서 인터넷 상에는 “내일 탄핵이 인용된다” “결국 4월 말 탄핵이 기각될 것”이라는 등의 온갖 허위 정보와 ‘카더라 통신’이 떠돌고 있다. 심지어 현행법에 저촉될 수도 있는 심각한 ‘가짜 뉴스’까지 등장한다. 이건 위험한 거짓말이다. 처벌을 부를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할 듯하다.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어머니가 갑작스레 입원했다”는 거짓말을 하는 이는 드물겠지만,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큰 싸움이 생길 가능성이 있으니 해서는 안 된다. 과거 영국 BBC의 사례처럼 “하늘을 나는 펭귄이 발견됐다” 혹은, “스위스에는 파스타가 열리는 나무가 있다”는 정도의 위트 섞인 우스개가 부담 없이 만우절에 즐길 수 있는 거짓말이 아닐지. /홍성식 기자

2025-04-01

경북경찰청 오는 30일까지 ‘불법무기류 자진신고 기간’ 운영…자진 신고 시 책임 면제

경북경찰청이 불법무기류로 인한 테러 및 범죄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 국방부·행정안전부와 합동으로 1일부터 30일까지 1차 불법무기류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자진신고 대상은 허가 없이 소지하고 있거나 소지 허가가 취소된 총기, 화약류(화약·폭약·실탄·포탄 등), 도검, 분사기, 전자충격기, 석궁 등 불법무기류 일체이다. 기간 내에 신고할 경우 형사책임과 행정책임이 원칙적으로 면제되며, 본인이 소지를 희망하는 경우 결격사유 여부 등 확인 절차를 거쳐 허가를 받을 수도 있다. 특히, 경북경찰청은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의 자진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5개국(영어·태국·중국·베트남·러시아) 언어로 번역된 자진신고 포스터도 홍보에 활용한다. 신고 방법은 본인 또는 대리인이 가까운 경찰관서나 군부대에 불법무기류를 제출하면 되고, 부득이한 사정으로 신고 기간 내에 불법무기류를 제출하기 어려울 때는 전화 또는 우편으로 사전 신고 후 실물을 제출할 수도 있다. 경찰은 자진신고 기간 종료 후 5월부터 불법무기 소지를 집중단속할 예정이다. 불법무기를 제조·판매·소지할 경우 총포화약법에 따라 적발 시 3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상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오부명 청장은 “이번 1차 불법무기 자진신고 기간 운영을 통해 사회불안 요인이 되는 불법무기류를 회수하고, 불법무기류 소지 행위를 단속하는 등 무기류 관련 사건사고 예방과 도민 안전 확보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4-01

영덕군산림조합 내부직원 “간부들 1억 여원 빼돌려” 폭로

영덕군 산림관리대행사업 업무를 해 온 영덕군산림조합의 간부들이 위탁받은 예산에서 인건비와 장비대 등 1억여 원을 빼돌려 착복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조합 직원 A 씨는 31일 본지에 영덕군산림조합의 지방 보조금 등 공공 재정 자금 횡령 의혹을 폭로했다. 그는 간부들의 강압적 지시에 의해 자신이 관리하는 사업 중에서 허위서류를 작성해 장비대 4800만 원과 인건비 4400만 원 등 9200만 원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A 씨는 증거로 갖고 있던 인부 월별 출력부(2020년 7월~2022년 12월), 춘기 소나무재선충병 공동방제사업(2017년) 지출내역서 등을 제시했다. 그는 횡령한 자금처와 수법도 공개했다. 윗선 상납과 함께 조합장이 달아놓은 외상값을 갚고 나무시장, 마트 등에 비는 돈을 메꾸었는가 하면 일부 간부의 해외여행 및 유흥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했다. 또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조합 간부가 인건비를 허위로 청구할 사람을 구해오라고 한데 이어 급여와 수당이 입금되면 현금으로 찾아올 것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는 횡령한 돈을 조합 직원들도 손댔다고 전했다. 직원 5명이 윗선에 전달될 자금 일부를 돌려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등 유럽을 다녀오기도 했다는 것. A씨는 윗선에서 부정을 저질렀기 때문에 내부 직원들이 이런 짓을 해도 알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더 이상 이런 불·탈법에 관여하기 싫어 항의를 하자 조합이 조직적으로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내용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조합 내에 폐쇄회로TV를 설치해 본인을 감시해왔을 뿐만 아니라 업무 배제와 따돌림 등 엄청난 압박과 조롱을 받아왔다고 했다. A씨는 “물론 내 자신도 책임이 있다. 그 점은 처벌받겠지만 더 이상 조합의 이런 부조리를 눈감고 있을 수 없어 고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조합장과 대의원 간 대립으로 법정 소송을 이어가는 등 이미 피멍이 든 영덕군산림조합은 이번에 내부 직원이 세금 횡령이라는 조합 비리를 폭로하고 나섬에 따라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또 연초에 영덕군산림조합을 특별 감사한 산림청도 조만간 그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보여 감사 내용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5-04-01

‘의성산불’ 발화 현장서 첫 합동 감식

경북경찰청이 31일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산불 실화 피의자 조사를 위한 첫 현장 합동 감식을 실시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립과학산림연구원, 소방 당국 등이 동참한 이날 현장 감식은 지난 22일 발생한 산불의 정확한 발화 원인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 최초 발화 지점과 산불의 전개 방향 확인, 성묘객 실화 여부 등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특히 이들은 드론을 이용해 산불 발화 당일 화재 원인과 화염이 바람을 타고 번져나간 방향 등을 확인하는 한편, 발화지 주변을 수색해 산불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소각물 등이 있는지 추가로 확인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9일에도 이곳에서 2시간가량 현장 조사를 벌여 봉분 주변에서 라이터 1개를 수거하고 훼손된 묘지 주변을 촬영하는 등 기초 현장 조사를 진행, 괴산1리 마을이장 등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산불 발생 당시 상황 등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다. 김규은 경북경찰청 형사기동 1팀장은 “최초 발화지점에서 발화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감식을 진행했다”며 “불이 경북 북동부권 전역으로 번졌기 때문에 화재 방향 등도 같이 감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산불이 지난 22일 성묘객 A씨의 실화로 이번 산불이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A씨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현재 A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찰은 괴산리 산불 외에도 최초 발화 당일에는 금산면 청로리와 안계면 용기리에서도 산불이 발생한 것과 관련 의성군 산림과 특사경과 조율을 거쳐 안계면 용기리 산불 사건을 이송받을 예정이다. /피현진기자

2025-03-31

“집 잃고… 몸까지 아프니 더 서러워”

“집도 절도 없고 몸까지 아프니 무척이나 서럽습니다” 31일 오전 영덕군 산불 피해 이재민 대피소인 영덕국민체육센터. 곳곳에서는 “아고, 아고고… ”하는 낮은 신음소리가 연신 터져 나왔다. 일주일째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다는 80대 한 어르신은 “자고 일어나면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 쑤시고 아프다”면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데다 병원 가는 것도 불편해 몸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는 것 같다”며 고통스러워 했다. 대피소 생활이 일주일을 넘기자 고령의 이재민들은 심신이 지친데다 지병까지 악화되면서 급속도로 건강이 나빠지고 있었다. 이날 오후 영덕국민체육센터에는 247명이 이재민이 생활하고 있다. 이중 대다수가 고혈압, 당뇨와 같은 기저질환이나 관절염 같은 만성 질환을 앓는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이다. 이재민들은 대피소 생활 중 겪는 불편 사항으로 ‘의약품 부족’ 문제를 지목했다. 전국 각지에서 이재민을 위한 구호 물품이 이어지고 있지만, 경북도내에 대피소가 워낙 많고 고령자들이 매일 필요한 의약품과 의료지원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70대 한 어르신은 “불에 탄 집에 약을 두고 와서 타지에 있는 자식들을 불러 큰 병원까지 가서 약을 타왔다”면서 “자식이 멀리 살거나, 가족이 없는 사람들은 필요한 약을 구하는데 상당히 골탕을 먹었다”고 말했다. 대피소 내 환기를 적절히 하지 못해 공기질이 양호하지 못한 것도 천식이나 폐 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의 어르신에게는 치명적이다. 이재민들은 산불로 극심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었다. 이번 산불로 집이 완전히 소실된 이재민들은 실낱같은 희망마저 사라져 버린 듯 멍하니 하공만 쳐다봤다. 그들의 얼굴은 마치 조각상처럼 굳어 있었고, 눈물조차 말라버린 듯 했다. 김모(70)씨는 “눈만 감으면 불에 활활 타고 있는 집이 생각이 난다”면서 “혹시나 다시 큰 불이 마을을 집어 삼키지 않을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재민들을 집단 수용 대신 개별로 거주하거나 생활할 수 있는 시설로 신속하게 옮겨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이재민 상당수가 정신적 외상인 트라우마가 심해 장시간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시라기자

2025-03-31

대구염색산단 폐수 배출시설 10곳 ‘위법’ 적발

대구 염색산업단지 폐수 유출 사고와 관련해, 폐수 배출 시설 10곳이 위법으로 적발돼 지역사회에 심각한 우려를 촉발하고 있다. 31일 대구시, 서구청, 환경청 등으로 구성된 폐수 유출 합동조사단은 서구청 기자실에서 설명회를 열고, 염색산단 공단천 하수관로의 폐수 유출 의심 사업장 19곳 중 10곳에서 법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폐수 유출 또는 유출시설 설치 위반 업체 5곳에는 조업정지 10일 및 고발을 조치하고, 작업일지 미작성 업체 4곳에는 과태료를 처분했다. 또 공동폐수처리장으로 연결하는 폐수 관로에 균열이 발생해 폐수를 유출한 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에 대해 고발 등 행정처분을 진행 중이다. 염색산단 내 107개 사업장에 대한 전수 점검은 현재까지 서구청이 47개소, 대구지방환경청이 기존 정기·수시 점검 별도로 추가 전수 계획을 수립해 23개소를 실시했다. 나머지 업체는 이달 중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최준교 서구청 생활환경과장은 “폐수 유출 시 현장 대응반을 즉시 투입해 사업장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각 사업장의 하수관로 연결 지점에 맨홀을 설치해 폐수 유출 여부를 쉽게 확인하고 신속한 추적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며, 시범 설치 후 이를 전 사업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3-31

경북 사과 주산지, 산불에 직격탄...올해 金사과 불가피

“우리 같은 농사꾼은 평생 땅 파먹고 사는 것만 알지 다른 일은 할줄 몰라. 나이가 적으면 뭐라도 새롭게 시작할 텐데 나이가 들어 그것도 힘들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지난 22일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인근 5개 시·군으로 확산하면서 이들 지역에 살던 농민들이 가장 큰 손실을 입었다. 31일 경북도에 따르면 현재 이번 산불로 농작물 1500여ha, 시설하우스 290여동, 축사 70여동, 농기계 2600여대 등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 당시 임하면에 있다 대피한 조 모(78)씨.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할 그는 “산불이 산 밑에 있던 과수원까지 내려와 10년 넘은 나무들이 다 불에 탔다”고 힘없이 말했다. 이어 “다시 묘목을 사서 심는다고 해도 사과를 얻기까지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팔십 가까운 내 나이에 그게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무슨 지원을 해준다고 해도 잠시일 뿐일 것이고 앞으로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조 씨 과수원에 화마가 덮친 건 지난 25일 새벽이었다. 조 씨는 그전에 길안면에서 강풍을 타고 불길이 임하면으로 넘어오기 전에 대피 문자를 보고 대피했다. 그는 하루가 지나 자신의 과수원이 큰 피해를 입은 사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알았다. 수십년 간 사과를 재배해 온 조 씨는 “지난해 농약 살포기 등 농기계를 새롭게 구입했는데 이번에 사과나무와 함께 농기계도 모두 탔다. 더 이상 농사지을 의지도 능력도 없다”며 한탄했다. 그는 또 “이번 산불로 인근 옥산과 점곡 등 사과를 주로 재배하는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대로 사과 농사를 망치게 되면 최근 사과 대란이 다시 발생할 것 ”이라고 걱정했다.  이날 안동에서 산불로 과수원을 잃은 사람은 조 씨만이 아니었다.  현재 안동시의 과수 피해는 전체 농작물 1090여ha 중 1080여ha가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불길이 안동의 최대 사과 주산지인 길안면과 임하면 등을 지나가면서 피해를 더 키웠다. 특히 이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의성 점곡면과 옥산면, 안동 길안면, 청송군 등은 경북 사과 최대의 주산지여서 올 사과 공급에도 비상이 걸리게 됐다.  산불이 과수원과 밭 등에 있는 나무, 모종 등도 광범위하게 휩쓴 탓에 특산물 재배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 중 일부 특산물은 법적으로 공식적인 재난피해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탓에 피해를 본 주민들은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안동에 사는 남 모(60)씨는 “산불이 지나간 길안면 백자리 한 야산에서 송이를 채취해 1년을 먹고 살았다. 내 산이 아니라 5년 단위로 임대를 했는데 올해 새롭게 5년을 계약했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산불로 모든 것이 폐허가 됐다”고 허탈해 했다. 그는 “소나무가 많은 산이라 더 빨리 더 많이 탔다고 한다. 임대할 때 은행 대출을 받았는데 갚을 길이 없다”고 울먹였다.  실제 송이는 현행 법률상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돼 피해를 본 임야 산주들이 보상을 받을 방법이 쉽지 않다. 정부는 송이가 산에서 자생적으로 자라는데다 생산량 변동이 크고 피해규모 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피해  지원을 어떻게 할지가 관심사다.   자연산 송이 경우 경북 영덕, 청송,영양이 주산지이나 이번에 이 일대를 산불이 휩쓸고 가면서 송이산은 사실상 쑥대밭이 됐다.  산주들은 "그동안 송이산 하나만 보고 살아왔다. 검게 타버린 산에서 송인가 생산된다는 건 붕가능하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그저 가슴이 답답하다"며 하소연을 이어가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31

산불 잡혔지만… 돌아갈 집 잃은 이재민 2800명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등 경북 북동부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택 3600여채가 불에 타고 주민 2800여명이 여전히 귀가하지 못하고 있어 경북도가 이재민 주거안정대책 마련에 나섰다. 관련기사 2·3·4·5면 31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인한 주택 피해는 전소 3556채, 반소 25채, 부분 소실 36채 등 모두 3617채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영덕이 1356채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안동 1230채, 청송 625채, 의성 296채, 영양 110채로 파악됐다. 산불 발생 후 대피한 3만4800여명의 주민 중 2830명이 여전히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미귀가 이재민은 안동이 1232명으로 가장 많고 영덕 760명, 청송 464명, 의성 288명, 영양 86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고령자로 일주일 이상 대피소에서 불편한 생활을 감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이들에 대한 주거와 의료, 생필품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도는 이날 오후 안동 일직면에 긴급주거시설로 모듈러주택 40동을 설치하고 이재민 입주에 착수했다. 또 이재민들이 생활 터전과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며 농사 등 생업을 할 수 있도록 거주지 인근에 마을 형태로 임시 주거시설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도는 체육관 등 불편한 생활에 지친 이재민을 위해 환경이 조금이라도 나은 기업 연수원, 리조트 등도 확보하기로 했다. 이재민 4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43곳의 임시주거시설을 확보해 현재 639명의 이재민이 연수원 등에서 일시 거주 중이다. 어르신 건강관리를 위해 의사 47명과 약사 15명을 대피소별로 배치했고, 이날부터는 경북의사회 소속 100명을 추가로 투입한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도내 22개 시·군 보건소가 피해지역을 순회하며 방역 소독과 방역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이동식 모듈형 주택 마련 등으로 주거 대책을 신속히 세워나가고, 대피 주민에게 생필품 등 필요한 물품은 즉각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이재민들이 하루라도 빨리 일상을 회복하도록 피해조사가 끝나는 대로 신속하게 응급 복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산불 피해 5개 시·군은 지난 29일부터 피해 현황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오는 6일 피해 조사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불로 경북은 산림과 주택피해를 제외한 농작물 1555㏊, 시설하우스 290채, 축사 71채, 농기계 2639대 등의 피해가 났다. 수산업 피해는 영덕에 집중돼 어선 19척과 인양 크레인 1대가 전소됐고 어민 가옥 78채, 어가 24곳의 어구 창고 등이 소실됐다. 또 양식장 6곳에서 양식어류 68만여마리가 폐사 등 피해를 봤고, 4개 수산물 가공업체 공장·창고 18채가 전소했다. 문화재는 사찰, 불상, 정자, 고택 등 모두 25곳에서 피해가 난 가운데 이 중 절반가량은 안동에 집중됐다. 또한 5개 시·군 31개 지역에서 통신장애가 발생해 일부 지역에서 무선 중계기 등 피해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다. 주택 등 210여곳에서는 전력이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 이밖에 상·하수도 피해가 발생한 43곳 중 현재 3곳에서 아직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주민들에게 급수 운반차 또는 병물을 공급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31

의대생 돌아오는데 전공의도 복귀할까

의대 증원 반발로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들이 복귀 마감 시한인 31일 대부분 학교로 복귀하면서 집단휴학 사태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의대생들의 강의실 복귀가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사태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대구권 의대 중에는 경북대가 처음으로 “3월 30일자로 의대생 전원이 복귀했다”고 31일 밝혔다. 경북대 의대생 비상대책위원회는 논의를 거쳐 전원 복귀를 결정하고, 이를 30일 오후 학교 측에 알렸다. 이후 학생들은 30일 자정까지 복학원 제출을 완료했다. 대구가톨릭대·계명대와 영남대 의대생들도 전원 등록을 마쳤거나, 대부분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등록·복학 신청을 마감한 가천대를 비롯해 건국대, 단국대, 아주대, 원광대, 한양대 의대 등도 대다수 학생이 복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앞서 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가톨릭대·울산대 등 이른바 ‘빅5’ 의대를 포함해 고려대와 충남대·부산대 의대 학생들도 전원 강의실로 돌아오기로 했다. 의대생들의 학교 복귀가 지난해 2월 수련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복귀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대구·경북권 전공의 수련병원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전공의 지도부를 중심으로 강경론이 대체적이라 추가 복귀 움직임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 수련 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인턴 211명, 레지던트 1~4년 차 1461명 등 총 1672명이다. 전공의 집단 사직 이전(1만3531명)의 12.4% 수준이다. 그동안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백지화’ 등을 포함한 7대 요구안을 고수하며 ‘단일 대오’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의대생 복귀와 정부의 2026학년도 의대 증원 ‘0명’ 약속에 따라 전공의 내부에서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 7~8월에 진행되는 하반기 모집에 전공의들이 복귀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구지역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의대생들이 강의실로 돌아오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하반기 전공의 모집 때 복귀를 고민하는 인턴과 레지던트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3-31

산불 피해 기업에 법인세 재해손실 세액공제 적용

국세청이 최근 경북·경남·울산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피해를 입은 법인들에게 재해 손실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31일 밝혔다. 현 법인세법은 천재지변이나 재해로 인해 사업용 자산의 20% 이상을 상실해 납세가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해당 재해상실비율에 상응하는 법인세를 공제토록 하고 있다. 재해상실비율은 사업용 총자산가액 대비 상실된 사업용 자산가액의 비율로 산정된다. 이때 사업용 자산은 재해 발생일 현재 해당 법인의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장부가 소실되거나 분실돼 장부가액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관할 세무서장의 조사를 통해 확인된 가액을 기준으로 한다. 세무 당국은 자산가액 산정 시 토지가액은 제외하지만, 상실에 대한 변상 책임이 있는 타인 소유의 자산은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재해자산이 보험에 가입돼 있어 보험금을 수령하는 경우에도 상실된 자산의 가액 계산 시 보험금을 차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제 세액은 법인세에 재해상실비율을 곱해 산출하며, 재해로 인해 상실된 자산의 가액을 한도로 공제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를 신청하고자 하는 법인은 재해 발생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재해손실세액공제신청서를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에게 우편 또는 홈택스를 통해 제출해야 한다. 다만 재해 발생일 현재 과세표준 신고기한이 지나지 않은 법인세의 경우에는 신고기한까지 제출하면 된다. 재해 발생일부터 신고기한까지의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재해 발생일부터 3개월 이내에 제출할 수 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3-31

“일상복귀 돕자” 자원봉사·기부금 쏟아져

의성·안동을 비롯한 산불 피해지역에 자원봉사와 기부금이 쏟아지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기업, 의료계(양방, 한방), 지자체 등이 한마음으로 경북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로하고 빠른 일상복귀를 돕기 위해 나섰다. 한국수력원자력 황주호 사장은 31일 “한순간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이 하루빨리 건강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며칠 전 영남권 산불지역에 3억원을 기부한데 이어 청송군에 긴급지원 성금 1억원, 영덕·의성 이재민 등에 생수 2만병을 긴급 지원했다. 같은 날 안동에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플라즈마 등 계열사의 생산 거점을 보유한 SK디스커버리는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온 만큼 산불 피해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지원을 결정했다”며 안동 피해복구 성금 5억원을 기부했다. 앞서 SK그룹은 20억원 상당의 성금과 구호 물품을 전달한 바 있다. (주)금복주 김동구 회장은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에서 김재왕 대한적십자 경북지사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금 5억원을 전달하면서 “대형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고 상심하고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와 대구도매시장 유통인단체도 영남지역 농업인의 빠른 피해복구를 위해 2억4000만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대구시도 31일 ‘경북지역 산불 피해 지원 대책’ 마련 등 적극 나서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뿌리 경북도민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대구시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경북 지역 피해 복구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우선 5개 시군에 총 5억원의 성금과 생필품 1만5000개, 보건용 마스크 1만2000개를 지원하고, 대구의료원에서 7명을 파견해 의료지원에 나선다. 또 이재민 환자를 위해 24시간 응급실 비상 진료체계도 가동한다. 앞서 대구·경북한의사회에서는 지난 29일부터 의료봉사중이며, 한의사 40명은 “일상 복귀가 이뤄질 때까지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0일에는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이하 협의회) 조재구 협의회대표회장(대구 남구청장)과 대구시 구청장·군수협의회 류규하 회장(대구 중구청장) 등이 산불이 난 5개 시·군을 찾아 지원금 2500만원을 전달하고, 합동분향소 조문 등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조 대표회장은 “이제는 산불 예방과 대응체계의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며, 협의회는 피해지역 애로사항을 중앙정부에 건의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구·경북부종합

2025-03-31